“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아이는 공감과 소통을 통해 극복 가능하고 이를 통해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김형섭 국립대구청소년디딤센터(이하 대구디딤센터) 원장이 정서적 문제로 학교생활에 부적응하는 학생의 근본적인 치유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지난 26일 개원한 대구디딤센터는 용인디딤센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설립됐다.대구디딤센터는 자살·자해 및 일탈, 인터넷·게임 중독 등으로 정서적 회복이 필요한 학생에게 전문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대구디딤센터에서는 크게 장기 및 단기프로그램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장기프로그램은 학생의 상태에 따라 디딤과정(4개월)과 오름과정(4주)으로 구분되고 단기프로그램은 인터넷 중독 학생을 위한 e-세상지킴이(11박12일)로 구성돼 있다.김 원장은 “지역에 청소년을 위한 여러 기관 및 단체가 활동 중이지만 심각한 자해나 게임 중독에 빠진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데는 여건상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치유 가능한 곳이 대구디딤센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구디딤센터는 앞서 지난달 1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는데 개원식이 있던 26일 센터의 첫 번째 수료식도 함께 열었다.모두 7명의 학생이 대구디딤센터의 4주의 오름 과정에 참여했으며 모두 성공적으로 과정을 끝마쳤다.해당 학생들은 4주 동안 심리검사, 집단 및 개인 상담, 체험프로그램(숲 치유 활동, 글램핑 캠프, 원예치료, 수료 여행) 등을 하며 기숙 생활을 했다.김 원장은 “이번에 수료한 학생들은 자살·자해, 게임 중독 등으로 평범한 학교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만큼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구디딤센터의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마음의 문을 닫았던 학생들이 집단생활로 소통하고 서로 이해와 칭찬을 하면서 어두웠던 정서가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대구디딤센터에 따르면 대구지역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 수(초1~고3)는 해마다 1천200여 명에 이른다.전체 지역 학생 수에 약 0.4%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치다.그는 “이 아이들은 외부 환경에 의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랑받지 못하는 집안 사정, 부모와의 불통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어른의 애정과 관심만 있다면 아이가 현재의 방황에서 벗어나 충분히 원래 자리를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앞으로 대구디딤센터는 기존 15명의 직원 수를 내년에 34명까지 늘리고 입교생도 모두 300여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현재 중1~고3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지만 내년에는 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김 원장은 “아이에게 일방적인 가르침을 주는 것보다 어른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줘야 한다”며 “지역에 모든 학생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대구디딤센터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