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안동대학교 박물관장과 역동서원 원감을 동시에 임명된 인문예술대 사학과 강윤정 교수를 만나 보았다.◆ 안동대학교 박물관장이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안동독립운동기념관을 거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학예연구부장으로 12년간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 경력으로 2급 정학예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이번에 박물관장으로 임명되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듯 합니다.◆ 관장님은 안동대학교 사학과 교수이시기도 한데, 그만큼 오래 역사에 관심을 가져오신 것 같습니다. 역사를 전공한 이유가 있으신가요?시작은 단순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역사 인물에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의 영향도 컸던 것 같습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해 지금까지 역사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역사 공부의 매력은 ‘현재의 기원’을 추적하는 작업이라 생각됩니다. 그를 통해 나와 인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온 사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겠죠.◆ 박물관장은 보통 어떤 업무들을 하나요?안동대학교 박물관은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수집‧정리‧연구‧전시해, 학생‧교수‧직원의 학습과 연구, 나아가 지역민 문화 향유 및 평생교육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학예연구사가 이를 위한 기획‧전시 등의 실무를 수행한다면, 관장은 이를 총괄하는 자리입니다.◆ 박물관장으로서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아직은 박물관 현황을 파악‧학습하는 단계입니다. 박물관에 속한 상설전시실(3층)‧특별전시실의 전시물, 야외전시장, 역동서원 등의 현황과 상태 등을 파악하고, 앞으로 실현 가능할 학내 및 지역사회를 위한 프로그램 구상 등의 그림을 그려보는 단계입니다.◆ 박물관장님이 생각하는 안동대학교 박물관만이 가진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안동대학교 박물관은 1979년 3월 안동대학교 개교와 더불어 개관하였습니다. 그동안 박물관 개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다양한 박물관이 건립‧운영되고 있습니다만, 이들 박물관에 견주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형태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대학의 특성상 학내 전문분야 교수들과 연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꼽을 수 있습니다.◆ 훌륭한 컬렉션 중에서도 가장 소개하고 싶은 안동대학교 박물관의 소장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안동대학 박물관은 선사시대에서 근‧현대시기에 이르기까지 1만 2천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유물 가운데 중요도가 큰 유물이 적지 않지만, 1998년 4월 안동시 정상동 있던 2기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무덤의 주인공은 고성이씨 이응태(李應台, 1556~1586)와 그의 조모 일선 문씨입니다.이 무덤에서는 미라와 함께 복식 등 100여 점이 넘는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그 가운데 세간에 잘 알려진 것이 미투리와 이응태 부인의 편지입니다. 병든 남편의 쾌유를 기원하며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을 섞어서 만든 미투리 한 켤레와 31살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남편 이응태에게 보낸 부인의 편지에서 16세기 후반기를 살았던 한 여성의 애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박물관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다양한 유물, 전문성을 갖춘 학내 구성원의 역량을 지역사회‧일반 공중과 연결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관장님이 가진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박물관의 역할은 자료 수집과 보존, 연구, 전시, 교육, 다섯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자료를 모아 보존‧연구하고, 전시와 교육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문화의식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력의 한계로 이를 다 수행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우선 순위를 정하고, 실현 가능한 일부터 학예연구사와 협의해 진행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관람객 혹은 안동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면?20대 청년 시기는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을 시기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으로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열어가는 청년시기를 보냈으면 합니다. 그 길에 역사 속의 수많은 인물들이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도구는 엄청난 변화를 보였지만, 결국 단단하되 탄력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는 근원적 질문을 통한 방향성의 정립일 것입니다.김진욱 기자 wook9090@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