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의 한옥마을 집수리사업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한옥마을 집수리 사업의 핵심은 함석기와로 교체하는 것인데, 주민들은 보여 주기 식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중구청에 따르면 한옥마을 집수리 사업에 현재 4가구에서만 집수리 지원사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4가구 중 지붕 2곳, 지붕과 대문 1곳, 대문 1곳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사업은 20년 이상 노후주택의 외부경관 개선 목적으로 집수리 지원 담벼락, 지붕보수, 외곽 정비를 지원한다.중구청은 지난해 5월부터 6월까지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이후 실시설계의 절차를 밟은 뒤 지난해 12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노후화된 최근 4곳에 지붕과 대문을 교체했다.중구 동산지구 일대는 대구읍성과 인접한 곳으로 한옥, 구암서원 목조건물 80여 채 이상이 밀집된 곳이다.2015년부터 이곳은 한옥보호구역으로 지정됐고 중구청은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으로 170억 원을 투입해 공을 들이고 있다.이 중 동산동 한옥마을 일원은 집수리 사업에 10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100가구가 신청할 수 있지만 지난달 22일 기준 동산동 한옥마을 일원 거주민 30여 명 중 대다수 주민들이 신청하지 않았다.한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나 함석기와로 교체해 비용절감과 보수 과정을 단축하는데 급급하다는 이유에서다.전통기와는 세겹씩 기와를 쌓아 올리고 흙을 중간에 넣는 작업으로 세밀함이 필요하고 공사 기간도 함석기와에 비해 길다. 또 기와에 들어가는 재료값이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동산동 한옥지구 단위계획 김재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한옥마을 지정 유지 자체에도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 중구청에서 한옥을 잘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띠어야 하는데 함석기와로만 보수를 하면 한옥마을에 대한 고즈넉한 분위기도 잃고 가치가 떨어질 뿐이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동산동 한옥마을 일원에서 사는 주민들 이외에 소유주가 원하는 대로 최근 대문, 지붕을 교체했다. 또 대다수 고령층인 주민들의 비용 부담을 생각해 소유주의 의견을 반영해 값이 상대적으로 5배 가량 저렴한 함석기와로 교체 했을 뿐이다”고 전했다.이은호 기자 leh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