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도 대전의 ‘성심당’, 군산 ‘이성당’ 같은 전국적인 빵집이 있어야죠. 저희가 꼭 만들어낼 겁니다.”‘홍두당’은 시민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대골목단팥빵’이라고 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2015년 가게를 오픈한 지 5년 만에 대구를 대표하는 제과 브랜드로 거듭난 ‘홍두당’도 시작은 미미했다.홍두당을 이끄는 정성휘(37) 대표는 미국 미시간대 외식산업경영학을 전공하고 2011년 28세의 젊은 나이로 한국에 돌아왔다. 부산역의 조그마한 매장에서 씨앗호떡으로 장사를 시작했다.제대로 된 시장 분석도 없이 그야말로 젊은 나이에만 할 수 있는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그의 장사 수완은 괜찮았다.매장은 하나 둘 늘어갔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제안도 들어왔다.사무실을 내겠다는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막상 욕심을 내니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사태 등 외부상황까지 겹치며 1년6개월여 만에 그야말로 ‘쫄딱’ 망했다.그는 2015년 고향인 대구에 돌아왔다. 내려오자마자 대구역에 있는 한 매장을 인수한 그는 곧바로 시장 분석에 들어갔다.서울에서 인정 받았던 ‘팥죽’ 메뉴를 살릴 수 있는 카페를 차리기로 하고, 메뉴 고민을 하다 생각해낸 것이 단팥빵이다.홍두당의 단팥빵은 특별하다. 맛을 살리기 위해 반죽, 냉동 생지 등을 직접 만든다.그의 단팥빵은 입소문을 탔고, 관광객들이 대구를 들르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 됐다.그는 고향에서 장사하며 꿈이 생겼다.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근대골목단팥빵’은 최근 전국적인 골목투어 바람을 주도하며 가장 대표적인 명소로 부상한 대구 ‘근대골목’에서 따왔다.근대골목이 대구를 대표하는 전국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부상한 것처럼 대구를 대표하는 전국구 명물빵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대전의 ‘성심당’, 군산의 ‘이성당’, 안동의 ‘맘모스제과’ 등 전국에서 ‘빵지순례’를 올만한 그런 곳 말이다.빵의 퀄리티 유지를 위해 매장 확장도 그만뒀다. 전국 백화점 및 역 등에 입점해 있던 20여 개의 매장도 차차 줄여나갈 예정이다.빵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약한 브랜드 입지다.‘근대골목단팥빵’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단팥빵’이라는 단품의 명성에 제약을 받아 신제품 적용이 어렵고, 브랜드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브랜드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가 도움을 요청한 곳은 바로 대구경북디자인센터.센터는 브랜드 확장성과 국내외 판로 확대 등에 초점을 두고 ‘달구화 양과’라는 새로운 관광 브랜드를 만들어냈다.‘달구화 양과’는 대구의 옛 이름 ‘달구화’와 서양과자를 의미하는 ‘양과’의 합성어다.단팥빵에 국한돼 있던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고, 대구를 대표하는 제빵 브랜드, 관광 상품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다.달구화 양과는 곧바로 성과를 냈다. 론칭도 안한 신규 브랜드가 대규모 프랜차이즈들도 어렵다는 경기도 안성 스타필드에 입점하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젠 손을 대는 것마다 소위 ‘대박’을 터뜨리고 있지만, 정 대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정성휘 대표는 “대구의 대표적인 빵집 및 관광지가 될 공간이 올해 오픈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 서기 위해 지금까지 둘러온 것 같다. 시민들에게 받아온 사랑을 돌려드릴 수 있는 공간으로 창출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