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철 교수30년 전에는 머리가 큰 아이를 보면 ‘장군상이다.’ ‘머리가 크니까 나중에 공부를 잘하겠네’ 하는 말들을 하기도 했다. 10년 전부터 얼굴 작은 것이 미의 척도가 돼 ‘머리가 작아야 이쁘고 잘생겨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그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머리의 크기는 무엇일까?머리둘레는 눈썹 위와 이마 사이에 가장 튀어나온 부분과 뒤통수에서 가장 튀어나온 부분을 연결해서 측정한다. 정확한 머리둘레 측정은 소아 진찰에서 중요하며, 3세 이하의 어린이는 매번 소아청소년과 방문 때마다 확인해 머리 성장 도표에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한 번의 머리둘레 측정보다는 연속적인 측정이 의미가 더 있는데 만삭아로 출생한 영아의 평균 머리둘레는 출생 시 34~35㎝, 6개월 때 44㎝, 1세 때 47㎝이다.아이의 머리둘레가 비정상이라면, 부모와 형제들의 머리둘레를 재보는 것도 중요하다. 엄마, 아빠의 머리둘레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엄마, 아빠 얼굴을 열심히 쳐다보고 또 물어본다.머리가 작은 경우를 소두증(Microcephaly)라고 하는데 의학적 정의는 머리둘레가 연령 및 성별 평균치의 2표준편차 이하인 경우를 의미한다. 소두증은 외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문제고 특히 발달지연 환자에서 많이 발견된다. 소두증의 원인은 유전성과 비유전성으로 나눌 수 있다.유전성은 상염색체 열성과 유전성 증후군 등 X염색체 연관 유전자 이상 등이 있을 수 있다. 이차성 소두증은 자궁 내 태아 혹은 급격한 뇌 발달이 이뤄지는 시기인 영아기의 다양한 독성요인과, 최근 알려진 지카바이러스 감염, 레트 증후군, 엔젤만 증후군 등에서 볼 수 있다.매우 작은 머리둘레는 이상이 태아발달 초기부터 시작된 것을 암시하며 2세 이후에 뇌에 가해진 손상은 심한 소두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은 편이다.대두증은 머리둘레가 연령 및 성별 평균치의 2표준편차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원인으로는 수두증, 경막하 삼출액 축적, 뇌부종, 두개골 비후, 거대뇌증 등이 있다. 거대뇌증은 비장상적으로 크기가 큰 뇌를 지칭하는 말로 단순 대두증과는 구별돼야 한다.거대뇌증의 원인으로는 신경대사장애질환, 소토증후군, 뇌의 선천적 기형, 결절성경화증, 신경섬유종증, 카나반 병, 알렉산더 병 등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병력청취와 신체검사 및 뇌 MRI 및 염색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머리가 너무 크거나 혹은 너무 작을 때는 고민하지 말고 소아청소년과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해서 원인을 찾고 필요한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머리둘레가 연속적으로 잘 성장하는지, 아이의 발달이 잘 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똑똑하고 건강한 어린이가 되길 바란다면 어릴 때부터 머리둘레를 재어보자.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