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구·경북-부산 동반발전 외면 말아야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추진돼선 안된다는 주장과 분석이 연이어 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외눈 하나 깜짝 안한다. 4월 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부산 표심만 바라보고 있다. 많은 국민이 뭐라 하거나 상관않는다.민주당은 연일 가덕도 특별법 입법 강행을 공언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24일 “가덕도신공항을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이전에 개항하겠다”며 “부산·울산·경남 여러분이 한치 걱정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못박겠다고 했다. 뒤집어 보면 가덕도 특별법은 무리여서 상황 변화에 따라 백지화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이야기로 읽힌다.민주당 내에서도 가덕도 특별법은 무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우리 동네에 있는 하천 정비할 때도 그렇게 안하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사전 타당성 조사 면제와 관련 “이 법이 통과돼도 공항을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지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꼬집기도 했다.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네번 국회의원 하면서 낯 부끄러운 법안이 통과되는 것도 많이 봤지만 이렇게 기가 막힌 법은 처음 본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밀어붙이는 것이 ‘매표공항’이 아니고 도대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국회 보고자료를 통해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도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전성, 운영성, 경제성 등 여러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특별법을 수용하면 성실의무 위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선거에 목을 맨 집권당의 서슬 퍼런 압박에도 주무부처에서 이같은 반응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일 것이다.대구·경북 민심이 들끓고 있다. 최대 피해 지역이 되기 때문이다. 가덕도신공항이 건설되면 김해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동반 발전시켜 나간다는 정책이 휴지조각이 된다. 통합신공항의 안정적 발전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민주당이 가덕도 특별법을 끝내 관철시키겠다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도 함께 제정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대구권 공항도 경쟁력을 갖추고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설해야 한다.사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가덕도와 상관없이 특별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몇십년간 군사공항으로 인한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별도 국비지원 한푼없는 이전은 말이 안된다.민주당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을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 조그만 염치라도 있다면 통합신공항 특별법 제정에 반대해선 안된다. 그것이 대구·경북과 부산이 동반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다.

신한울 3·4호기, 탈원전 재검토 계기 돼야

울진 신한울 원전 3·4호기 공사계획 인가 기간이 2023년 말까지 약 2년간 연장됐다. 2017년 12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된 뒤 3년여 만이다.그러나 공사계획 인가 기간을 연장한다고 해도 한수원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설 백지화에 따른 책임론, 공사비 배상 등 부작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자 시간벌기에 들어간 것이다. 신한울 3·4호기 사업 취소와 관련한 최종 결정은 차기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로서는 당장 건설이 백지화되는 최악의 상황을 넘겼을 뿐이다.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2일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 인가를 2023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산업부 측은 기간연장 취지와 관련해 “(사업 취소시 발생할) 한수원의 불이익 방지와 원만한 사업 종결을 위한 제도 마련 때까지 한시적으로 사업허가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재개를 고려한 결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한수원은 2017년 2월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걸려 아직 공사계획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전기사업법 상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뒤 4년 내 공사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사업 허가취소 사유가 된다. 오는 26일이 그 시한이다.사업허가가 취소되면 향후 2년 간 한수원의 신규 발전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한수원이 신규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면 국가 전력수급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이제까지 토지매입, 사전 기기 제작 등에 7천790억 원이 투입돼 산업부와 한수원이 책임소재를 두고 법적 분쟁에 휩싸일 가능성도 컸다.이번 결정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사전에 당연히 짚어야 하는 절차적 허점조차 생각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과다. 많은 국민들은 이런 사태마저 예상 못하고 공사를 중단한데 대해 허탈감을 넘어 분노마저 느낀다.정부는 차제에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또 이번 신한울 3·4호기 인가기간 연장이 울진 주민들을 2년간 더 희망고문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원자력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탄소 감축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에너지 생산방법이다. 선진국들도 감축보다는 지속적 건설과 운영을 위해 유턴하고 있는 추세다.탈원전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국론 분열은 물론이고 국내 원전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지게 된다. 정부는 탈원전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바로 읽어야 한다.

제2대구의료원 추진 등 차질 없어야

대구시가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절감한 때문이다.특히 지난해 기존의 대구의료원이 코로나 전담병원 기능을 수행하는 동안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크게 약화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코로나 1차 확산 때 대구의료원은 모든 병상을 코로나 확진자 진료에 투입하며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공백을 초래했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8일 대구 코로나 확진자 발생 1주년을 맞아 “효과적인 감염병 대응과 의료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위해 2021년 추경에 제2의료원 건립을 위한 용역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제2의료원이 감염병 방역과 소외계층 의료서비스 기능을 분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대구경북연구원은 연구용역을 통해 병상규모, 건립장소, 기존 대구의료원과의 관계 설정 등을 검토한다.제2대구의료원 건립은 빠를수록 좋다. 의료는 다른 어떤 복지보다 중요하다. 급하지 않은 사안이 없겠지만 필요하다면 다른 분야 SOC 사업을 일정기간 미루더라도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예산 부족, 운영 적자 등의 해묵은 이유만 내세울 때가 아니다. 2천억 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건립비는 지자체와 국가가 공동으로 부담토록 돼 있다.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은 이번 기회에 시민들의 숙원인 제2의료원이 하루 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다행스럽게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앙정부가 지방의료원 지원에 적극적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그간 정부는 지방의료원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일각에서는 현재 대구의료원이 대구서부권에 위치한만큼 제2의료원은 동부권에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2의료원 건립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2026년 쯤에는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대구경북권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도 빼놓을 수 없는 지역 현안이다. 대구는 지난해 6월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선정에서 탈락했다. 시도민 모두가 지역 선정을 의심치 않았지만 최종 단계에서 부산에 고배를 마셨다. TK패싱이란 여론이 비등했다.이에 정부가 지난달 1곳 추가 구축 방침을 밝혔다. 다음달이면 입지 권역이 확정된다. 그러나 상황은 낙관을 불허한다. 이번에는 모든 의료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 수도권인데도 불구하고 인천이 해외 입국자 방역 등을 내세워 유치 경쟁에 가세했다.대구시는 지역 의료계 등과 총력체제를 구축해 감염병 전문병원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허술한 점은 없는지 유치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하기 바란다. 시민들에게 허탈감을 주는 사태가 거듭돼서는 안된다.

대구형 앱, 건전한 배달시장 형성 계기 되길

‘대구형 배달 플랫폼(앱)’이 오는 6월 첫 선을 보인다. 수성구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하반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시가 주도하고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민관 협력형 공공 플랫폼이다.기존 민간 배달앱의 비싼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전가 등에서 발생하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동시에 소비자의 폭넓은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온라인을 통한 배달시장이 급속 팽창하고 있다. 온라인 음식 서비스의 경우 2019년 9조7천억 원 규모이던 거래액이 지난해는 17조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현재 시장을 장악한 일부 대형 플랫폼 업체들의 중개수수료는 거래액의 6% 이상이어서 소상공인과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나 대구형 배달앱은 기존 사업자와 달리 광고비가 없고, 중개수수료도 절반 이하인 2%대로 책정될 전망이다.대구지역의 음식점 약 3만9천 곳(2019년 기준) 중 배달 가능업소는 1만5천 곳 정도로 추정된다. 대구시는 일단 지역시장 점유율 2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만 곳 이상의 가입을 목표로 정했다.대구시는 플랫폼 운영을 위해 지난해 연말 공모를 통해 지역 기업인 인성데이터 컨소시움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달 중 정식 협약을 체결한다. 운영사는 신용카드 매출 24시간 이내 정산, 배달기사 바이크 렌트 및 단말기 지원, 각종 데이터 제공 등을 한다.운영사는 향후 3년간 대구형 앱 시스템 구축에 77억 원, 운영에 51억 원 등 총 12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3년간 20억 원을 들여 홍보 및 각종 할인혜택 제공에 나선다.대구시는 일단 음식배달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앱이 계획한 대로 뿌리를 내리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배달지원 등 활용 분야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대구형 앱의 성패는 다양한 가맹점 확보에 달려 있다.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폭넓은 선택권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보다 앞서 공공 앱 서비스에 착수한 일부 지자체에서 가맹점 확보 미흡과 낮은 인지도 때문에 플랫폼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의욕만 앞서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준비없이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정확한 시장 파악과 치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대구형 배달앱이 시장교란 등의 부작용 없이 안착해 건전한 시장형성에 기여하고, 시민들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경주·김천 드론 특별구역, 관련산업 육성 기대

경주시와 김천시가 드론(무인비행체) 특별자유화 구역으로 선정돼 국내 드론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특별자유화 구역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신속하게 실용화, 상품화될 수 있도록 실증 테스트와 관련한 각종 규제(항공안전법, 전파법 등)가 대폭 면제 또는 간소화 된다. 이에 따라 실증 활동과 함께 관련 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4차 산업혁명의 날개’로 주목받는 드론은 핵심 미래산업이며,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8대 혁신성장 산업에 속한다.자유화 구역으로 지정되면 기체의 안전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특별감항증명과 안전성 인증, 드론 비행 승인 등 관련 규제가 면제되거나 대폭 완화된다. 실증 테스트와 관련한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조치들이다.특별자유화 구역에는 드론 정비 및 유지 보수를 위한 시설이나 서비스 업체, 드론 사용을 교육하고 관리·감독하는 기관, 관련 기업의 유치도 기대된다.경주는 탑동·배동 일원, 인왕동·교동 일원(이상 문화재 훼손 점검, 관광지 주차현황 제공), 노서동·황남동·사정동 일원(문화재 모니터링, 관광상품 개발), 보문동 일원(문화재 순찰안전·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 4곳이 자유화 구역으로 선정됐다.김천은 대신동, 어모면, 개령면 일원(위험지역 도색 페인팅, 교량 점검)에 1곳이 지정됐다. 김천시는 2023년까지 드론 실기시험장을 건설하고 현재 추진 중인 고층구조물 페인팅 드론 개발, 교량 안전점검 및 자동화 균열검사 시스템 개발 등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간 김천시의 드론 관련 사업에 참여 중인 기업들은 개발 후 실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찮아 애로를 겪어왔다.국토교통부 드론 특별자유화 구역에는 전국 15개 지자체(33개 구역)가 최종 선정됐다. 앞으로 이들 구역에서는 환경 모니터링, 교통·물류 배송, 시설물 점검, 방역 등 다양한 분야의 드론들이 최적화된 환경에서 실증 서비스를 받게 된다.그러나 과제도 없지 않다. 지역주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드론 자유화 구역은 성공할 수 없다. 드론의 기체 결함이나 기상 악화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관계 당국의 철저한 현장 감독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소방, 의료기관, 군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사고 대응체계도 완벽하게 구축해야 한다.드론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90조3천억 원, 국내시장은 4조4천억 원대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한다.이번 경주, 김천의 특별자유화 구역 지정이 지역 드론관련 산업 육성과 전문기업 유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국민의힘, 다른 선택할 수 없었나

정통보수의 정체성을 살릴 기회였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의 관계를 떠나서라도 ‘가덕도신공항 지지’는 국민의힘이 갈 길이 아니다. 역발상이 정말 아쉬웠다. 국민혈세로 부산 표심을 사려는 더불어민주당의 꼼수에 맞서 전체 국민여론 결집에 나서야 했다.의석 수에서 절대적으로 밀리는 야당이 현실론을 앞세우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에서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어정쩡한 자세로 눈치만 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막판에 떠밀리다시피 가덕도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혔다. 오는 4월 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한 민주당 포퓰리즘의 정당성을 인정해준 꼴이 된 것이다.◆가덕도신공항, 정체성 살릴 기회인데부산·서울시장 보선은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한다. 시장 선거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전초전은 전초전일 뿐이다. 본선이 남아 있다. 여야 모두 내년 대선 승리가 최종 목표 아닌가. 국민의힘이 가덕도 문제에서 정도를 택하지 않은 것은 대선 국면에서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국민의힘이 그 짝이다. 민주당 욕하면서 같은 행보를 하고 있다. 편법과 꼼수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별 반향이 없다. 정체성에 흠집만 간다.민주당의 가덕도 밀어붙이기는 모든 면에서 명분이 없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뢰밭’이다. 천문학적 예산의 비효율성, 예타면제를 내세운 절차상 폭거, 국책사업 공신력 실추 등 곳곳에 폭발성 강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영남권 5개 시도 합의 파기, 대구·경북과 부산 간 지역감정 조장 등도 향후 국정 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다.국민의힘은 이번 가덕도 사태를 통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다수 국민과 국가를 위해 올바른 길을 가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했다. 그러나 그 길을 외면했다.지난 2~4일 실시된 갤럽 전국 여론조사를 보면 가덕도 반대가 37%로 가장 많았다. 찬성은 33%, 모름/응답거절은 30%였다.지역별로는 대구/경북(찬 31%, 반 51%)뿐 아니라 대전/세종/충청(찬 23%, 반 39%), 인천/경기(찬 29%, 반 39%), 서울(찬 32%, 반 38%) 등에서도 반대여론이 높았다.찬성은 부산/울산/경남(찬 49%, 반 30%)과 광주/전라(찬 40%, 반 32%)에서만 많았다. 부산·경남 내에서도 분위기는 달랐다. 부산은 찬성 61%, 반대 20%였지만 경남은 찬반이 39%로 같았다.연령별로는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반대가 많았다. 명분없는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국민이 더 많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수 있는 혜안이 없었다. 상대가 제기한 이슈를 되받아쳐 승부를 거는 결기도 없었다. 집권 여당의 숱한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민생정당, 대안정당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가덕도 사태는 터무니 없는 결정을 한 민주당을 밀어붙일 기회였다. 국민의힘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반대 당론을 정하고 여론을 선도해 갈 수 있었다. 정공법을 택했으면 향후 대여 투쟁 행보도 힘을 받았을 것이다.◆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결정 내려그러나 대구-부산 갈라치기를 목적으로 민주당이 친 ‘가덕도신공항’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기만 했다. 대구·경북 의원을 중심으로 뒤늦게 소리를 내고 있으나 ‘버스 지나간 뒤 손들기’ 꼴이다.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고 눈앞의 작은 이익만 기웃거리는 야당은 짠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국민의힘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했다. 비전이 없는 때문인가, 당의 확장성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인가. 보수정당의 가치 훼손이 뼈 아프다.여야 가릴 것 없이 보선을 겨냥한 가덕도신공항 지지는 “한국정치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인가”하는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 두고두고 한국 정치사의 수치로 남을 것이다.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가 삼류정치의 희생양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권익위, 수성사격장 갈등 해법 제시하기를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의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이 내달까지 중단된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과 국방부, 주한미군 간 격화되고 있는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국방부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집단민원 조정기간 동안 사격훈련 중단을 요청함에 따라 9일부터 예정됐던 훈련을 중단했다.권익위는 지난 8일 수성사격장 집단민원 처리를 위한 준비회의를 개최하고 조정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회의에는 전현희 권익위원장과 주민 대표, 국방부 차관, 해병대 1사단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국방부는 권익위의 조정절차에 협조하기로 했다. 조정기간은 9일부터 3월까지다.권익위는 군 사격소음·진동 관련 조사반을 구성해 주민 피해를 현장 조사하고 국방부, 해병대 등 관련기관을 방문해 사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수성사격장과 관련한 주민 반발은 국방부가 경기도 포천 영평사격장에서 실시하던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을 지난해 2월 수성사격장으로 변경하면서 비롯됐다. 주민 피해와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대책 마련 등 사전 협의가 없었다.이번 사태는 기본적인 사항을 점검하지 않은 국방부에 근본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 행정편의적 결정이 주민 반발로 이어진 것이다. 굉음을 내는 헬기 사격의 특성을 감안하면 당연히 인근 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먼저 구해야 한다.지역 주민들은 경기도에서 하던 미군 사격훈련을 왜 포항에서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또 56년간 사격훈련으로 고통을 입고 희생해 온 주민들에게 국가가 보상은커녕 아파치 헬기 사격까지 떠맡으라고 하는 것은 지역을 무시하고 홀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지난해 11월 이후 잠정 중단됐던 훈련이 지난 4일 재개되자 주민들은 진입로를 농기계로 차단하는 등 시위와 집회를 이어갔다. 그간 군의 각종 화기훈련에 따라 불발탄, 유탄, 소음, 진동, 화재 위험 등을 겪어온 데다 주한미군 사격훈련까지 더해지자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지난 1965년 조성된 수성사격장은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수성리 마을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우선은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주민 이해와 희생만 요구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주한미군 사격훈련은 국가안보, 한미동맹 등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사격장 주변 주민들의 권익과 생존권도 더 이상 해결을 미뤄서는 될 문제가 아니다.권익위 실태조사 후 주민과 국방부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적절한 대체부지를 찾아 사격장을 옮기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비수도권 도심 고밀도 개발, 부작용 검토했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지난주 나왔다.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급 쇼크’ 수준으로 물량을 늘려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을 잡겠다는 것이다.핵심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사업기간 단축, 도심 고밀도 개발 등이다. 정부 주도의 공공 개발에 방점이 찍혀 있다.정부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전국에 83만6천 호의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공급된다. 지역별로는 서울 32만3천 호, 인천·경기 29만3천 호, 대구 등 5대 광역시 22만 호 등이다.그러나 이번 대책은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비수도권 지역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구의 경우 공급 확대에 주안점을 둔 이번 대책이 지역 실정과 맞지 않아 보완책 없이 현실에 적용될 경우 혼란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비수도권의 경우 지역별 목표 물량마저 나와 있지 않다. 5대 광역시를 한데 묶어 22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만 밝혔을 뿐이다.대구의 경우 최근 3~4년간 10만 호의 신규 물량이 공급됐다. 또 향후 3년간 7만 호의 분양이 예상된다. 공급 과잉에 따른 주택경기 급락과 미분양 우려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한 수도권과 대구는 사정이 다르다. 공급확대가 필요치 않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역세권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확대키로 했다. 선호 지역을 대상으로 고밀도 개발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지난해 말 도심 난개발을 막기 위해 700% 전후의 상업지역 주거용 용적률을 400%대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의 용적률 확대는 대구시와 거꾸로 가는 정책이다.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도심의 경우 이미 재개발이 상당 수준 이뤄져 있다. 여기에 공공 주도로 고밀도 재개발이 더해지면 도로, 학교 용지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져 주민생활 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도심분양 집중으로 외곽지 미분양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대구는 이미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포화상태다. 공공부문까지 나서 역세권 저층 주거지 등에 고밀도 개발을 부추길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주민이 희망하는 지역에 공급을 늘려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책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성급하게 한쪽 면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된다. 잘못된 처방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게 된다. 비수도권에는 지역 실정을 감안한 특화된 정책이 필요하다. 비수도권을 수도권의 들러리로 세우지 말아야 한다.

지역 내달부터 백신접종, 차질없이 이뤄져야

설 연휴가 지나면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본격 공급된다. 대구·경북도 1분기 내에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모두가 기다리던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백신 접종은 지난해 2월18일 대구·경북 1차 대유행을 촉발한 대구 31번 확진자 발생 후 1년여 만이다.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일 ‘코로나19 극복 대구 범시민대책위원회’ 영상회의에서 “1분기 내에 4만7천여 명의 시민에게 접종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대구지역의 접종 대상자(만 18세 이상)는 206만5천여 명이다. 이 중 1분기 우선 접종 대상자는 요양병원·시설 환자·종사자, 코로나 관련 의료진,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1차 대응요원(역학조사원·119구급대) 등이다.2분기에는 65세 이상 고령자, 노인재가복지 시설 이용자·종사자, 장애인 및 노숙인 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41만3천여 명이 접종을 받게 된다.3분기에는 18~64세 성인 중 만성 질환자, 군경, 소방 및 사회기반 시설 종사자 등을 우선으로 나머지 160만여 명이 순차적으로 접종을 받게된다. 4분기에는 2차 접종자, 1차 미접종자 등이 대상이다.경북도 같은 기준으로 진행된다. 1·2분기 우선 접종 대상자는 65만4천여 명이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백신 접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백신의 확보, 보관, 유통은 물론이고 최종 접종까지 한치의 허점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의 특성 상 저온 유통이 가능한 콜드체인 확보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접종할 의료인력과 시설도 충분해야 한다.부작용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긴급 대책 마련과 함께 백신에 대한 불신이나 기피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가을 독감백신 사태와 같은 혼란이 재연되어선 안된다.코로나 백신 접종은 단기간 내에 18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상 초유의 국가적 과제다. 전문가들은 어느 한 과정에서라도 예상치 못한 차질이 빚어지면 기대하는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백신 접종으로 실제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 만남은 허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엄중하다. 조금만 방심해도 확진자가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대구시 범시민대책위가 설 명절 고향·친지 방문과 여행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고향 방문은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사안이기도 한다. 나와 가족, 그리고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캠페인에 따라야 한다. 이제까지 잘 견뎌왔다.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조금 더 견디자.

국민의힘 가덕도 지지…지역 의원들은 뭐 했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신공항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조장한 TK(대구·경북)-PK(부산·경남) 지역 대결구도에 굴복한 결과다.제1야당이라는 국민의힘이 자신들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을 우습게 보지 않았으면 할 수 없는 결정이다. 자신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대구·경북에 이런 대접을 하는 것은 명분과 신의를 앞세우는 보수 정통야당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에서 비롯된 부산시장 보선이 대구·경북에 ‘김해신공항 백지화-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결과로 뒤통수를 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부산 표심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앞서고 국민의힘이 뒤처질세라 따라가는 모양새에 다름 아니다.대구·경북 정치권은 대응자세를 분명히 해야 한다. 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목소리 한번 내보지 못하고 가덕도신공항에 끌려가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지역의 ‘백년 미래’가 걸려 있다며 그토록 강조해온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이제 앞길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가덕도신공항 위세에 눌린 조그만 동네공항 신세가 눈에 아른거린다.지역민들은 그간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무엇을 했는지 묻는다. 재보선을 앞둔 당 지도부 눈치를 보며, 반대도 아니고 찬성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를 유지하다 결국 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민주당의 가덕도신공항 추진은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합의를 뒤엎은데다 공정성과 객관성마저 잃은 폭거다. 국민의힘도 같은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동남권 관문공항 사업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정치논리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번 사태가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귀결된다면 향후 국가 정책에 심각한 불신과 국론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지난달 12일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은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우리는 김해신공항 확장방안 22개 분야 중 18개가 적정하고, 4개 분야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검증위 결론이 근본적 재검토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정치권의 터무니없는 행보에 감사원이 빠른 시일 내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 시급히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의 에너지를 한데 모아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기재부 입 틀어막는 정치인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린 것은 정치인들이 재정을 화수분처럼 쓰려 하기 때문이다.그 이틀 전 자영업 손실보상제와 관련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법제화한 나라를 찾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원색적으로 몰아붙였다.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돕자는데 무슨 말이 많으냐’는 것이다. 그는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 중 한 명이다.기재부 때리기에는 대권후보 여론조사 선두에 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가세했다. 그는 “(기재부가)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건전성을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 내세우며 소비, 가계소득 지원을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 도지사는 포퓰리즘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주역이다.코로나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재원이 문제다. 기재부의 반발은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지출을 여권 정치인들이 강요하기 때문이다.-이의 제기하면 개혁 저항으로 몰아붙여만만한 것이 공무원인가. 순순히 따르지 않으면 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몰아붙인다. 그러나 주무 부처의 입을 틀어 막아선 안된다. 협의의 장이 형성될 수 없다. 당연히 올바른 정책도 나올 수 없게 된다.소신에 자리를 걸만큼 웬만큼 강단있는 관료가 아니면 정치인에 끝까지 맞서기 어렵다. 몰아세우기만 하면 그들은 입을 닫는다. 마음 속으로는 “그러면 이나라가 당신 나라냐”고 반발하면서. 전문 관료들이 외압 때문에 소신을 꺾으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기재부를 찍어누르는 정치인들에게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파급영향은 어디까지 미칠지 더 멀리 내다보고 고민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들이 앞다투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단 법제화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 재난지원정책을 정치인들이 독단적으로 재단해서는 안된다.코로나 사태 후 재난지원금 관련 논의에서 주무 부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잦다. 지난해 5월 1차 재난지원금 때도 기재부는 선별 지급을 주장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주장한 정치권에 밀리고 말았다.결과는 KDI 분석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급한 14조2천억 원 가운데 소비 증가로 이어진 금액은 4조 원에 그쳤다. 경기부양 효과는 약 30%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체 소비를 한 뒤 저축이나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만약 그때 피해가 큰 계층에 선별 지급을 했으면 재정투입 효과가 훨씬 더 컸을 것이다. ‘선별-보편’ 지급 논쟁도 종식됐을 가능성이 높다. 첫 단추를 잘못 꿴 여파가 지금껏 이어지는 것이다.대국을 보는 눈은 정치인들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의 전후방 파급 영향을 따져보는 전문 관료들의 섬세한 판단도 중요하다. 홍 부총리의 말처럼 ‘그 길이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일 경우 더욱 그렇다.---손실보상 법제화, 짚어야 할 사항 많아논란이 일자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교통정리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등에 대한 손실보상의 제도화를 주문했다. 다만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라는 단서를 달았다. 하루 뒤 정 총리는 손실보상제는 소급 적용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앞으로 닥칠 사태에 대비한다는 것이다.어떤 형식으로든 법제화가 된다면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 재원 조달, 지급 대상·금액, 형평성, 법제화의 경직성 등 짚어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코로나가 백신 접종으로 올 가을쯤 극복된다고 해도 감염병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기적으로 찾아와 우리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차제에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해 고통입은 국민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권이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시행착오가 없게 여유를 갖고 검토해 나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화순 첨복’은 기능 중복…대구 기민한 대처 필요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의 안정적 성장과 발전에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최근 전남도가 2022년까지 화순군에 첨복단지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때문이다.첨복단지는 의료기기, 신약물질의 연구개발과 성과의 상품화를 촉진하기 위한 특구다. 국내 의료산업의 실리콘 밸리로 평가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별법에 의해 집중 지원되는 국책사업이다.첨복단지는 지난 2009년 전국 모든 광역 지자체(제주 제외)가 참여한 공모 끝에 대구 신서혁신도시와 충북 오송 등 2곳이 지정됐다. 2014년까지 핵심시설 건립, 실험장비 도입 등이 완료돼 현재 본격 가동되고 있다.그러나 아직 성장 단계다. 만에 하나라도 전남 화순이 추가 지정된다면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이 불가피하다.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으로 공멸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입주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바이오·의료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조성 취지가 무색해진다.전남도의 계획은 화순 백신산업특구에 ‘면역중심 의료서비스업 육성형 국가 첨복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서울에서 전남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연말에는 보건복지부에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전남은 면역중심의 의료서비스 산업으로 차별화를 한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름만 다를뿐 내용은 ‘오십보백보’라는 평가다. 또 하나의 첨복이 들어서면 지원할 국비가 한정된 상황에서 배정되는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대구시가 공들이는 앵커기업 유치도 더 힘들어진다. 기존 입주기업의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대구·경북 첨복에는 현재 103개의 기업이 입주했으며 고용유발 효과는 3천여 명에 이른다. 인근 의료연구개발특구까지 포함하면 입주 기업이 200여 개에 달한다.대구·경북 첨복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기능을 분산시키는 추가 지정이 이뤄지는 것을 용납하면 안된다. 현 정권의 정치적 지원을 등에 업고 무리하게 화순 첨복단지 지정을 강행하는 무리수를 막아내야 한다.보건복지부는 국책사업 육성 차원에서 중복 투자와 비효율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첨복단지 추가허용은 대구와 오송에 입주한 기업들의 미래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국책사업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로도 이어진다.대구시는 전남의 움직임과 관계부처 대응방안 등을 기민하게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충북과 연합전선 구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첨복단지는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관점이 개입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12년 전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참여한 공모 결과는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

‘진단검사 행정명령’까지 간 포항 코로나 사태

‘목욕탕발’ n차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포항시가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포항시는 지난 25일 전국 최초로 가구당 1명 이상이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무증상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 감염 확산의 고리를 끊기 위한 조치다.최근 전국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효과로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포항은 목욕탕 관련 연쇄 감염 등으로 확진자 발생이 이어져 지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목욕탕 관련 확진자는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33명에 이른다.포항에서는 코로나 3차 대유행 기간 중인 최근 약 두 달(지난해 12월~올해 1월26일)간 지역 전체 확진자(398명)의 70.9%인 28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차 유행 때는 51명, 2차 유행 때는 46명이었다. 또 무증상 환자 비율도 40%로 서울 등 다른 도시의 30%에 비해 크게 높다.일일 평균 확진자는 4주 전(12월28일~1월3일) 3.6명에서 지난 주(18~24일) 6.3명으로 늘어났다. 경북지역 전체가 같은 기간 동안 44.7명에서 11.1명으로 감소한 것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포항시의 행정명령은 동(洞)지역 전역과 연일·흥해읍 주요 소재지에 적용된다. 이 지역 18만 가구 주민들은 가구당 1명 이상이 26일부터 6일간에 걸쳐 의무적으로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미 검사가 실시된 오천·구룡포읍은 제외된다.최근 확진자 발생 상황에 비추어 보면 포항시의 행정명령 발동은 불가피하다. 선제적 대응이 확산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검사를 받아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켜야 한다는 것이 다수 시민의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방역당국이 미리 대비하지 못한 점은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대전에서는 종교단체 소속 비인가 국제학교와 관련한 확진자가 26일까지 130여 명이나 발생했다. 밀집·밀폐·밀접 등 최악의 ‘3밀’ 조건을 개선하지 않은 채 집단생활을 한 것이 화를 불렀다. 이에 앞서 대구에서는 노래방·스크린골프연습장 등에서 감염이 확산되기도 했다.모두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경각심이 해이된 때문이다. 사태가 터지고 나면 “그런 취약시설을 왜 사전에 점검하지 못했나”하고 후회한다. 취약시설을 방문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양식없는 시민’들도 반성해야 한다.지역 간 인구 이동이 많은 설 연휴가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해외 유입)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다시 한번 점검대상에서 빠진 취약시설은 없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대구·경북, ‘가덕도 밀어붙이기’에 KO패 위기

더불어민주당의 가덕도신공항 추진이 노골화되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지난 21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있는 힘을 다해 조기 착공과 조기 완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민주당의 행보는 예상한 대로다.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가덕도신공항 추진은 오는 4월 실시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선거전략이다. 특정지역 자치단체장 보선 승리를 위해 이미 결정된 국가 SOC사업을 뒤엎겠다는 것이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절규도 들은 척 만 척이다. 대구·경북은 버리더라도 부산만 잡으면 된다는 얄팍한 정치공학적 계산의 결과다.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가덕도신공항의 추진 근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더한다. 국토부가 6차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년)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용을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그러나 대구·경북의 대응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 비정상 상황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특별법을 2월 중 처리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은 지난 해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대구·경북은 그간 아무런 성과 없이 두 달 넘게 시간만 보냈다.가덕도 특별법 저지와 관련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은 “민주당이 숫자로 밀어붙이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 지금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해야 할 때다. 가덕도에 반대하는 수도권 의원들과 연대해 반대 움직임의 세를 불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시도를 했다는 이야기조차 들리지 않는다. 지난 연말 이후 4차례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대구시와 경북도도 마냥 기다리는 모드다.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궁금해 하는 시도민에게 전혀 답을 주지 못한다. 추이를 보자는 것 외에는 움직임이 없다. 반대운동 조직화에 한발 물러서 있는 느낌이다. 반대논리를 전국 여론화 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완벽한 방안만 찾고 있을 수는 없다. 현재 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방안을 찾아 행동에 나서야 한다. 배수진을 치든, 플랜 B를 선택하든 지금은 지역민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힘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되면 저지 투쟁의 떡심이 풀릴 수도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을 모아 이슈화 시킬수 있는 동력도 떨어진다. 대구·경북이 이대로 시간만 보내면 잽 한번 날리지 못하고 KO패다. 늦어도 1월이 가기 전에 구체적 대응 방안이 나와야 한다.

협동조합 택시, 불황 돌파 새로운 모델 되길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제도의 장점을 모은 ‘협동조합 택시’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의 새로운 탈출구로 주목받으면서 협동조합 설립이 증가하고 있다. 협동조합 택시는 가입 기사들의 만족도가 높아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대구지역 협동조합 가입 택시는 1천100여 대(9개 조합)에 이른다. 전체 법인택시 4천400여 대 중 4분의 1이 협동조합 택시다. 지난 2016년 4월 ‘대구택시협동조합’이 100여 대의 택시로 출범한지 5년 만에 10배의 성장을 한 것이다.협동조합 택시는 지난 2015년 과도한 사납금, 열악한 근무여건 등 택시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 후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조합 설립이 늘고 있다.협동조합 택시의 장점은 개인택시처럼 회사 운영비 절감분 등이 모두 기사에게 돌아가 일한 만큼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고율도 낮아진다고 한다. 연료 구입, 보험료, 차량 정비 등은 법인택시와 같은 이점이 있다. 이들 사항은 협동조합에서 공동관리하게 돼 기사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2천만 원 가량의 현금 출자를 하고, 매달 일정액의 운영비를 내는 조건으로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운영비는 통상 40만~50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법인택시에 있을 때보다 매월 30만~50만 원 정도의 수익이 늘어났다고 말한다.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기사의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면 과속이나 난폭운전 등이 줄어들어 승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택시 협동조합 설립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의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협동조합이 기사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면 시민에게도 좋고, 기사에게도 좋다.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택시기사는 기피 직종이 된지 오래다. 수입이 적고 일이 힘든 때문이다. 그러나 택시는 시민의 발로써 없어서는 안될 교통수단이다.협동조합 택시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 공익형 운영모델 개발, 종사자 교육 등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 해외 성공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초기 가입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 가입 못하는 기사들을 위한 지원책도 강구됐으면 한다.새로운 제도가 시행착오를 겪어서는 안된다. 협동조합 택시가 지역 택시업계의 새로운 운영모델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