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재검증…대구경북 배수진 쳐야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 때문에 잠시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김해신공항 재검증’ 문제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21일 오후 국무총리실이 정부 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과 관련한 ‘지자체 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먼저 부산시·울산시·경남도(부울경)와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가 열렸다. 이어 대구시·경북도와 국토부 관계자를 상대로 한 설명회도 개최됐다.설명회에서는 검증기구 구성기준, 검증범위 및 시기, 검증위원 선정 등과 관련한 총리실의 기본 방향이 제시됐다.총리실 측은 “현재 기본방향만 있을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힌 상태다. 중립적 입장을 취한 것 같지만 재검증 절차 개시 자체가 부울경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어서 대구경북의 주장에 반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새 공항 입지 문제 등은 설명회 내용에 들어있지 않았다지만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이번 설명회 참석 자체가 부울경의 수순에 말려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떨칠 수 없다. 자칫 가덕도신공항 논의의 장을 공식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대구시와 경북도에서는 “설명회 조차 참석않으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수 있어 마냥 외면할 수 만은 없다. 총리실의 설명을 듣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가덕도신공항 절대 불가’라는 일관된 방침 하에 사안에 따라 대응하면서 반박 논리를 제시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대구경북발전협의회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총리에게 김해신공항 재검증 즉각 중단을 요청했다.이들은 “재검증 문제는 사실상 여당에 의해 제기된 내년 4월 총선용이란 의혹이 짙다”며 “재검증을 하더라도 총선 이후여야 하며, 5개 시도가 합의하는 방식에 의해 용역시점, 기관, 방법 등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영남권 관문공항이 특정 지역의 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락하는것을 좌시하지 않을것이라는 입장을 기회 있을 때마다 표명했다.김해 재검증 문제는 가덕도신공항 재추진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지역민이면 삼척동자라도 안다. 가덕도공항이 추진되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허울뿐인 ‘동네 공항’으로 전락하게 된다.만약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가시화될 조짐이 보이면 대구경북은 지역 역량을 총동원해 반대 투쟁에 나서야 한다. 행정소송 등도 검토해야 한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치적 명운을 걸고 시도민과 함께 가덕도 공항을 저지할 수 있는 배수진을 쳐야 한다.

끊이지 않는 놀이공원 안전사고 “근절책 없나”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있는 대형 놀이공원 이월드에서 20대 아르바이트 안전요원이 열차형 놀이기구 ‘허리케인’의 바퀴와 선로 사이에 다리가 끼어 절단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지난 16일 오후 발생한 이번 사고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안전요원이 열차 출발 후 마지막 칸과 뒷 바퀴 사이 공간에 매달려 있다가 속도가 붙기 전 뛰어내리는 관행적 안전의식 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시민들은 “안전의식 미흡으로 놀이공원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며 “자기 직원들 안전도 책임지지 못하는 놀이공원이 손님들의 안전을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람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놀이기구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중대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시설일수록 숙련된 전문 직원이 필요하지만 사고가 난 시설에는 전문 관리자 없이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위험한 행동을 놀이공원 측이 알고 있었지만 묵인해 관행화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국내 유원시설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는 총 74건이다. 7명이 사망하고 8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중대 사고의 유형은 놀이기구 사이에 사람이 끼거나 추락, 갑작스런 기구 멈춤 등이다.이번에 사고가 난 허리케인은 모두 6량으로 돼 있고 1량 당 4명이 탑승하는 24인승이다. 놀이기구 작동을 맡은 안전요원은 동료 요원이 떨어진 사실도 모른 채 운행을 끝냈다. 그는 허리케인이 제자리에 돌아온 후 동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때서야 추락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비명소리가 음악소리와 현장 소음 등에 묻힌 때문이다.사고 놀이기구 승하차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않아 사고가 나도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현장요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대부분 놀이공원이 비슷한 실정이다.놀이기구를 운영하는 국내 유원시설은 매년 늘고 있지만 안전을 체크하는 검사기관이 크게 부족한 것도 문제다.지난해 문체부에 신고된 유원시설은 총 2천319곳. 2년 전 1천554곳보다 49%나 늘어났다. 그러나 시설점검은 단 1개 업체에서 하고 있어 점검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고, 점검의 질도 낮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놀이공원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반복 교육과 규정 위반에 대한 벌칙 강화가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 방안이다. 시설물 안전점검은 당연히 최우선 사항이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속도 내야

옐로스톤(Yellowstone)은 1872년 지정된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미국 서부 와이오밍 등 3개 주에 걸쳐 있다. 화산폭발로 이뤄진 고원지대에 마그마가 지표 가까이 있어 다채로운 자연현상이 나타난다.한국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3배가 넘는 약 9천㎢의 광대한 면적에 황야와 협곡, 간헐천, 폭포, 기암괴석 등이 분포하고 있다. 옐로스톤이란 이름은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가 바위 표면을 노랗게 변색시켜 붙여졌다.대한민국 최초의 국립공원은 지리산이다. 1967년 지정됐다. 우리의 국립공원 관련 논의는 일제 치하인 1935년에 있었다. 금강산을 지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불발에 그쳤다. 제1공화국 시절 남한산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 후 지리산이 지정된 1960년대 중반까지 뚜렷한 논의조차 없었다.---환경장관 “국립공원 지정 요건 충족”현재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총 22개소에 이른다. 산악형 18개소, 해상·해안형 3개소, 사적형 1개소 등이다.산악형은 가야산, 계룡산, 내장산, 덕유산, 무등산, 변산반도, 북한산, 설악산, 소백산, 속리산, 오대산, 월악산, 월출산, 주왕산, 지리산, 치악산, 태백산, 한라산 등이다. 해상·해안형은 다도해해상, 태안해안, 한려해상 등이다. 사적형은 경주다.최근 대구·경북의 명산인 팔공산이 국립공원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는 소식이 들려 지역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7월 “팔공산은 자연생태계 등이 우수해 국립공원 지정 기준을 중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자치단체와 협의 및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승격을 둘러싼 찬반이 첨예하게 맞서왔다.난개발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승격 논의가 10여 차례 있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재산권 행사와 관련한 불안감 때문에 토지소유 주민들이 반대에 나서면서 무산되곤 했다. 반대에 대한 대응책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때문이었다.찬성하는 사람들은 “국립공원이 되면 우리지역 명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관리의 효율화와 자연보전 기능 강화 등을 든다. 이들은 “국립공원으로 승격돼도 관리 주체가 국가로 바뀔 뿐 규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이에 반해 반대 측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금만 해도 그린벨트, 공원구역, 상수도 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 때문에 제대로 재산권을 행사해 본 적이 없다. 국립공원 지정을 밀어붙인다면 생존권 차원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팔공산은 행정구역상 대구 동구, 경북 경산시 와촌면, 영천시 신녕면·청통면, 군위군 부계면·산성면·효령면, 칠곡군 가산면·동명면 등 2개 광역시도, 5개 시군구, 8개 면에 걸쳐 있다. 전체 면적은 125.607㎢이며 대구가 28%, 경북이 72%를 점유하고 있다. 사유지는 78%에 이른다.-자연·인문자원 풍부…최고의 여건 갖춰팔공산은 수려한 자연자원과 함께 유서깊은 불교문화 유적 등이 산재해 있다.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 31점, 지방문화재는 90건에 이른다. 또 골짜기마다 전설과 설화가 서려있다. 스토리텔링화 해서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최고의 여건이다.국립공원 승격의 명분은 차고 넘친다. 이제는 반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환경부 등 정부 당국과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척시켜야 한다.지난 201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광주 무등산도 지정 전 사유지가 80%에 이르러 난개발로 큰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1980년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무등산 공유화 운동’이 난개발 방지와 국립공원 지정 등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내 대표적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으로 평가되는 이 운동은 ‘무등산 1천 원 땅 한평 갖기 운동’으로 이어져 사유지 매입과 함께 기부를 받는 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광주가 어떻게 난제를 풀었는지 벤치마킹도 필요한 시점이다.

‘최악의 지역경제’ 회생시킬 대책 내놔라

경제가 최악이라고 모두 아우성이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구·경북만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지역경제 상황이 전국 최하 수준이라는 통계에 접하면 떡심이 풀린다. 어느 분야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는 것 같다. 대구경북은 중소·영세기업 위주라서 구조적으로 취약한데다 경기마저 나빠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지역경제의 활력을 반영하는 신설법인 수는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상반기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신설법인은 3천624개로 지난해보다 4% 감소했다. 경북은 1천947개로 5.8%, 대구는 1천677개로 1.9% 줄어들었다.같은 기간 전국의 신설 법인은 지난해보다 2.1% 증가했다. 대구는 특별·광역시 7곳 중에서 광주 다음으로 저조했다. 경북은 광역도 9곳 중에서 강원 다음으로 낮았다. 신설법인 감소는 지역 주력인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업 침체와 맞물려 창업이나 투자가 위축된 때문으로 분석된다.수출과 수입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가 22.9% 줄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수입 역시 14.2% 감소했다. 특히 설비투자지표인 기계류 수입이 20.8% 감소해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지난달 대구의 취업자는 122만7천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7%(2만1천 명) 감소했다. 실업자는 5만4천 명으로 2천 명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4.2%로 0.2%포인트 상승했다.경북은 취업자가 144만7천 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0.2% 늘었고, 실업률은 3.3%로 0.4%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보이기 때문에 고용상황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다음달 추석 연휴가 끝나면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 된다. 정치권의 다양한 공약이 앞다투어 쏟아질 것이다.지역 차원에서는 경제회복이 최우선이다. 정치권은 민생 현장과 지역 경제계의 의견을 가감없이 수렴해야 한다. 경제를 회생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실질적 내용이 공론화 되고 공약에 담겨야 한다. 그래서 서민들의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정치 본연의 기능을 조금이라도 회복해야 한다.급한 사안은 중앙과 지방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즉시 전달해 해결책을 이끌어 내야 한다.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제회생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쉼없이 짜내야 한다. 그래서 지역 특성에 맞는 최상의 안을 도출해야 한다. 그것이 어려운 시기 지역 공직자들이 해내야 할 일이다.

항일운동 생생한 모습 담은 ‘최부잣집 문서’

일제 강점기 항일독립운동의 생생한 정황 등을 담은 문서와 서책 수만 점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경주 최부잣집에서 한꺼번에 발견됐다. 앞으로 우리 민족의 항일독립운동 규명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사료적 가치가 엄청난 이들 자료는 지난 1972년 최부잣집 사랑채에 불이 나 창고에 급히 옮겨두었던 것들로 지난해 6월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최부자 민족정신선양회’는 최근 한국학중앙회 등에 의뢰해 한글 번역을 추진 중이다.발견된 자료에는 당시 민족 지도층이나 지식인들의 생각, 사회상, 역사적 상황 등을 짐작케 하는 다양한 문서들이 들어 있다. 편지, 엽서, 명함, 육영사업 관련 자료, 경주지역 국채보상운동 참여 인사 명단 등과 함께 최부잣집의 과객 접대 현황, 은행 거래 문서 등이 우선 눈에 뜨이는 것들이다.1910년대를 전후한 편지 자료는 4천여 통에 이른다.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한 자료들이 적지 않다. 말로만 전해지던 선열들의 생각과 행적이 담겨 있다. 구체적 역사 자료들이다.경주 지역의 국채보상운동과 관련한 자료들도 발견됐다. 참여한 5천86명의 이름과 기탁금액을 적은 기록, 대구본부로 보고한 문서와 함께 지역민의 동참을 호소하는 광고문 등도 나왔다. 잘 분석해 지역별 국채보상운동을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백산무역주식회사의 회계보고서, 대차대조표 등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경주 최부잣집 등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한 백산무역은 독립자금을 모아 상해 임정 등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만석꾼 최부잣집 집안의 200년에 이르는 추수기를 기록한 250권의 서책도 조선 후기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듯하다.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크고 작은 항일독립운동은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 적지 않다. 조선총독부나 일제 경찰의 항일운동 탄압자료를 근거로 애국지사들의 공적을 입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발견된 자료들은 항일독립운동을 세세하게 재조명할 수 있는 귀한 사료들이다. 고증과 한글 번역작업을 서둘러야 한다.74주년 광복절에 앞서 향토의 경주 최부잣집에서 항일독립운동 자료가 대거 발견됐다는 소식은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인다. 소강 상태이긴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이 노골화 되는 시점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고령자 면허 반납’ 사회복지 차원 접근해야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고령 운전자(65세 이상)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은 제자리 걸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최근 5년간 고령 운전자에 의한 대구지역 교통사고는 2014년 1천251건에서 지난해 1천790건으로 43.1%나 증가했다.전체 사고에서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4년 8.7%에서 2018년에는 13.7%로 높아졌다. 특히 최근 5년간 대구지역 전체 교통사고는 9.2% 감소했으나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되레 43.1%나 급상승해 문제가 되고 있다.대구지역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15만3천여 명이다. 4년 전인 2014년의 10만3천여 명 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지역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156만3천여 명의 9.8%를 차지한다.고령 운전자의 경우 인지능력 등이 떨어져 돌발상황에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 이에 따라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대구시는 내달 2일부터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들에게 1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면허를 반납하면 혜택을 주는 정책은 지난해 7월 부산에 이어 경기, 전남 등 지역에서 선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유인정책에도 불구하고 호응이 높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령층 농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에 따르면 ‘면허를 반납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94.8%에 달했다. 이유는 ‘아직 건강상 문제가 없어서’가 39%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차가 꼭 필요해서’ 23.3%,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서’ 16.6% 순이었다.외국에서도 고령자 운전면허를 회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도되고 있다. 면허갱신 주기 단축과 함께 정기예금 추가 금리, 관광패키지 할인 등의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의 운전면허 반납실적이 저조한 근본 원인은 타인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의 미성숙에 있다.그러나 이와 함께 면허를 반납할 경우 이를 대신할 현실적 지원이 없는 것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자가운전을 포기하는 대신 걸맞는 현실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대상자들의 주장이다.평생 1회 10만원의 교통카드 지원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권리를 영구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뜻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정책은 이제 사회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그들에게 좀 더 위안이 되는 동시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한일 간 ‘경제전쟁’ 장기전 대비해야

일본 정부가 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정식 공포했다. 이날자 관보에 개정령을 싣고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수출규제 시행세칙인 ‘포괄허가 취급요령 개정안’도 공개했다. 그러나 시행세칙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 채 이미 규제에 들어간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외에 추가 개별허가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다.어쩌면 미국의 중재 등을 감안해 일단 속도조절에 나선것으로 볼 수도 있다. 또 향후 한국 측의 대응을 보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시행세칙은 수출무역관리령의 하부 규정이다. 1천100여개 일본의 수출 전략 품목 중 어떤 것을 개별 허가 대상으로 변경할 지 결정하므로 국내 기업의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개별 허가 품목이 추가되지 않음에 따라 직접 타격을 받는 분야는 현재로서는 반도체 부문으로 한정된다.무역 관계자들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추가 수출규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분석했다.일본의 추가 규제가 없을 경우 한국기업이 일본 CP(내부자율준수 규정)기업과 거래하면 원칙적으로 특별일반포괄혜택은 유지할 수 있다. 기존 화이트리스트가 받던 수준의 혜택은 일단 유지된다는 것이다.그러나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근본 기조는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과의 경제전쟁 확전을 유보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세부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후 일본이 어떤 추가 규제를 취할지 주시해야 한다.중소기업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CP기업과 거래하지 않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대구와 같은 중소기업 위주의 도시에서는 정도가 더욱 심할 것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의 대책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시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경제보복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전으로 어어지거나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 민간 부문에서는 일본상품 불매, 일본관광 취소 등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 대한 국민적 성토 등을 배경으로 정부는 국제규범에 맞으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본과의 교류 취소 등은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자치단체나 지역 간 축적된 신뢰관계는 계속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맞다. 일본배제 운동은 민간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한일 간 경제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분야별 더욱 정리되고 다듬어진 대책이 필요하다. 시행착오가 용납되지 않는다.

일 규제 맞서 ‘100대 핵심소재’ 5년내 자립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백색국가) 배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발표됐다.정부는 5일 그간 일본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100대 핵심 전략 품목을 선정, 5년 내 공급 안전성을 확보해 나간다고 발표했다. 또 경쟁력위원회를 신설하고, 소재·부품특별법을 장비까지 확대해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7조8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를 무력화시키고 향후 일본의 해외부품 시장을 균점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번 대책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평가된다.“국가 경제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구체적 큰 그림이 이제서야 그려지나”하는 답답함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국민과 경제현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킨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첨단 소재·부품 국산화 대책 실행에는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선진국과의 기술력 차이 때문이다. 또 핵심부품을 손쉽게 해외에서 조달하는 국제 분업체제에 익숙해진 우리기업들의 체질 개선도 쉽지않은 과제다.앞으로 기업들이 현장에서 효과를 실감할 수 있도록 내용과 실행계획을 다듬어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산업구조 개편과 함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중재가 현실성 있는 하나의 해법이다.일본의 경제보복이 국제무역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현재 일본·독일 등 일부 국가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파병 등도 미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전략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또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파기문제와 함께 독도 방어훈련을 강행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안보나 군사분야의 카드를 꺼내는 것은 사안의 특성에 맞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정경두 국방장관은 5일 지소미아와 관련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폐기는 ‘북한 핵’이라는 공동의 적을 눈앞에 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독도방어 훈련은 이달 중 실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본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영토 주권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일 경제 보복’에 긴 호흡으로 대처해야

한일 관계가 지난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지난 2일 넘지말아야 할 선을 끝내 넘었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에서 배제하는 경제 보복을 감행했다. 우리의 명줄을 죄려는 엄청난 도발이다.민간 분야에서 연간 1천만 명(2018년 기준 방한 일본인 292만 명, 방일 한국인 753만 명) 이상이 상대국을 방문하며 교류를 확대하고 신뢰를 쌓아온 양국 관계는 일순간 얼어붙었다.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양국 관계 경색은 경제에 이어 군사협력, 관광, 문화, 학술, 스포츠 등 전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강 대 강’ 대치 때문에 타 분야로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자 배상 판결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이면에는 급격한 성장으로 일본 경제를 위협하는 한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자신들 저지른 문제 경제보복 연결시켜일본이 자신들이 저지른 과거사 문제를 경제 보복으로 연결시킨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사태 확산의 징후가 여러번 포착됐지만 간과한 우리 정부의 무대책, 무능력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역시 맞대응할 방안들을 가지고 있다. 부당한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례없는 초강경 발언이다.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일본이 우리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주한 일본대사에게 “우리국민은 (일본을) 더 이상 우호국으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력 항의했다. 외교관계 단절 등의 초강경 조치 직전에나 들을 법한 격한 톤이다.민간 분야도 들끓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일본의 이번 조치를 규탄하는 집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과 일본 관광을 하지말자는 시민 운동도 확대되고 있다.사태는 일본이 도발하고 키웠다. 그러나 목소리만 높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당연히 강온 양면 전략으로 임해야 한다. 또 좀 더 냉철하고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국민들도 정도 이상으로 공포감에 휩싸이거나 일본을 혐오할 필요는 없다. 차분하게 추이를 지켜보면서 정부와 경제계의 대책을 지켜보는 것이 옳다. 특히 정부는 좀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우리가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나 보고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해야 한다. 당장 뚜렷한 것이 없다면 외교적 노력을 더욱 확대하면서 시간을 벌어야 한다. 국민 감정을 달래느라 설익은 대책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상대에게 결정적으로 아픈 ‘한 수’를 찾아내거나 만들어야 한다.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폐기같은 양측에 모두 피해를 줄 수있는 조치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장에 도움을 주는 그 어떤 조치도 안된다. 북한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즐기고 있을지 우리국민은 보지 않아도 안다.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는 싫으나 좋으나 일본과 부대끼면서 살아야 하는 지정학적 운명을 가지고 있다.---해법 찾기 어려운 상황…우리 실력 키워야국가 간 관계는 가까울 때도 있고 멀어질 때도 있다. 일본과는 과거사 문제 때문에 갈등이 상존한다. 한일관계는 당분간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언젠가는 경색국면이 풀린다. 당장 발등의 불은 그 시기를 앞당기는 노력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번과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우리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긴 호흡, 긴 안목으로 대처하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변화 요인이 있을 때 중요한 팩트를 놓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실용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각종 대응 명분을 쌓아가야 한다. 잠깐 분노하고 말아서는 안된다.열흘 뒤면 8·15 광복 74주년이다. 더 이상 일본과의 과거사가 미래로 나아가는 우리의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반쪽 전락’ 지역인재 육성협의회 큰 실망감

지역대학 총장들의 ‘대구시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인재 육성지원협의회’ 대거 불참 소식이 지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던져주고 있다.지난달 30일 개최된 지역인재 육성지원협의회는 지역과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방분권시대 지역혁신 인재를 육성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위원으로 선정된 16명의 대학 총장 중 7명만이 참석했다. 불참한 총장들은 부총장 등을 대리 참석시켰다.또 대구시의회 의장과 대구시교육감도 휴가 등을 이유로 불참하거나 부교육감을 대리참석시켰다. ‘반쪽회의’로 전락한 것이다.지난 2016년 출범한 협의회는 올들어 경산권까지 참석 범위를 확대하면서 위원을 종전 15명에서 30명으로 대폭 늘렸다. 또 의장을 행정부시장에서 대구시장으로 격상시켰다. 지역대학의 현장 목소리 반영을 늘리고 협의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이날 회의에서는 권영진 시장이 “위원들이 휴가를 가거나 해외출장 때문에 대리참석이 많은 것 같다”며 양해를 구하는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회의 안건은 지역대학 공동 협력사항, 해외 자매도시 대학과 교류확대 및 외국인 유학생 지원, 대구경북지역학 교양과목 확대, 대입 지역인재 선발 전형 확대 등이었다. 그러나 저조한 참석률 때문에 안건 논의보다는 보고를 받는 수준으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휴가나 출장 핑계를 대면 안된다. 협의회는 유례없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지역대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모임이다. 지역 대학의 참여 폭을 확대한 것도 지역의 젊은 대학생들을 위한 것이다.지역인재 육성의 길을 찾자는 모임에 참석해 누구보다 앞장서 아이디어를 내고, 방법을 찾아야 할 지역대학의 총장들이 아닌가. 입만 열면 지역인재 육성을 부르짖는 총장들이 막상 장이 열리니 무관심과 무성의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이와 함께 협의회 운영 방식이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기회의가 연 1회로 돼 있는데다 안건 논의 시간도 1시간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세부 사항은 실무 협의회에서 논의된다고 하지만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큰 흐름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정식 협의회가 연간 단 1차례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다.지역대학 책임자들이 지역 기관장들과 연간 몇 차례씩 함께 모여 지역인재 육성과 지역대학의 미래를 걱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지역인재 육성지원협의회의 형식적 운영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눈길이 싸늘하다. 새로운 분발을 촉구한다.

‘왜관’ 지명 바꾸기…주민 의견수렴이 최우선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에 맞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칠곡군 왜관읍 지역 시민단체가 ‘왜관’이라는 지명이 일본의 잔재라며 지우기에 나섰다.칠곡군역사 바로세우기 추진위원회는 지난 29일 왜관역 광장에서 ‘NO 왜관’ 궐기대회를 열고 ‘일본인 숙소’라는 뜻을 가진 ‘왜관’이라는 지명을 지우고 ‘칠곡’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행사를 주관한 김창규 추진위원장은 “6·25 전쟁에서 국토를 지켜낸 자랑스러운 호국의 고장 칠곡군에 왜관이라는 지명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왜관과 관련된 각종 시설과 기관의 명칭변경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 위원장은 “우선 서명운동과 공청회 등을 실시해 주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수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왜관은 조선시대 왜인과 통상을 하고 사신의 유숙 등을 위해 설치한 일종의 공관이었다. 왜관읍 홈페이지에 의하면 왜관이 설치된 곳은 부산 부근 및 서울 등 5개소였고, 왜사 전담의 숙소인 소왜관이 낙동강 중로인 칠곡군 약목면 관호동과 왜관읍 금산2리 등 2곳을 포함해 모두 5개소에 설치됐다.지금의 왜관읍은 1905년 일본인들이 경부선 철도를 부설하면서 낙동강변 지역이 발전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역을 세우면서 마을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왜관으로 불리던 관호2리는 구왜관으로 부르게 됐다.추진위는 경부고속도를 통해 칠곡군으로 오는 외지 사람들이 왜관 IC를 지나쳐 대구의 칠곡 IC에서 내리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며 왜관역, 왜관 IC 명칭 변경 등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왜관 명칭변경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적지 않다. 지난 1981년 대구의 직할시 승격 때 칠곡군 칠곡읍이 편입된 이후 칠곡군은 ‘칠곡없는 칠곡군’이 되고 말았다. 그후 지명, 상호, 단체이름 등에서 우려한 대로 칠곡군과 대구 칠곡지구가 혼선을 빚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했다. 왜관 대신 칠곡이라는 이름을 쓰려해도 대구 칠곡이 선점하고 있어 조정이 쉽지않은 실정이다.실제 5년, 10년, 20년 전 등 여러 차례 왜관 명칭변경이 시도된 적이 있었으나 그때마다 무산됐다. 주민의견 수렴이 어려운데다 6·25전쟁 격전지인 탓에 유엔을 비롯한 전세계 전쟁관련 기구에 지명이 왜관으로 등재돼 있어 변경이 쉽지않았다는 이야기다.행정구역 명칭 변경은 일시적 반일 감정이나 시류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지명에 대한 지역민의 자부심, 주민과 외지인의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다. 무엇보다 주민 의견 수렴이 먼저다.

자연재해 때 ‘학교 휴교 기준’ 마련 바람직

대구시교육청이 여름철 잦은 태풍, 호우, 폭염 및 겨울철 대설에 대비해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의 구체적 휴업·휴교 기준을 마련했다.그간 대형 자연재해가 닥쳤을 때 휴업 조치 등의 판단을 학교장 재량에 맡겨 혼선을 빚었던 경우가 많았다. 중구난방식 늑장 조치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해와 불편이 잇따랐다. 그래서 명확하고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결정은 학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한다.전국 최초로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기준에 따르면 초대형 태풍이 예상될 경우 휴교, 대형 태풍(1급)이 예보되면 휴업 조치가 실시된다. 휴교령이 발령되면 단순 관리 업무를 제외한 학교의 모든 기능이 정지되며, 휴업의 경우 수업과 학생의 등교가 정지된다.중형 태풍(2급)은 휴업 또는 등교시간 조정, 소형 태풍(3급)은 등교시간 조정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겨울철 대설의 경우 적설량 10㎝ 이상이면 휴교, 7~9㎝ 휴업, 3~6㎝ 등교시간 조정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다만 1~2㎝의 눈이 오면 정상 등교한다.여름철 폭염의 경우 경보나 주의보 상관없이 모두 정상 수업이 실시된다. 종전에는 기상청 폭염 예보시 단축수업을 하고 오후 2시 전후에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상수업 후 기온이 낮아지는 오후 4시30분 전후에 교직원과 함께 귀가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냉방시설이 잘 돼있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보다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또 기타 의견으로 태풍의 경우 2~3일 전에 휴교 등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미리 알려 학부모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이번 결정은 지난 주 대구시교육청이 학부모, 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태풍 예보와 휴교’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교육청은 공청회 결과를 풍수해 재난 대응 매뉴얼에 적용하는 한편 미흡하거나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적극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그러나 이번 조치는 일단 교육청 관할인 유치원까지만 적용된다. 구·군청 관할인 어린이집은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원생들은 자연재해에 더 취약하다. 각 구·군청도 서둘러 자연재해와 관련한 통일된 휴원·휴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맞벌이 부부들이 어린 자녀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해 휴원, 휴교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한 대책도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 자녀들의 어린이집과 학교에서의 생활안전을 위한 조치는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다. 또다른 빈 틈은 없는지 차제에 일제 점검을 하는 것이 좋겠다.

대구 북구 ‘셀럽 거리’ 특화된 구성 선보여야

대구 북구에 지역 정체성 확립과 관광 활성화를 겨냥한 셀럽(셀러브리티·유명인) 거리가 잇따라 들어선다.북구청은 방탄소년단(BTS) 리드래퍼 ‘슈가’(27·본명 민윤기)가 살았던 태전동에 관광테마거리 조성을 추진 중이다. 테마거리는 태전대백2차 맨션과 대구보건대 주변 1㎞ 도로를 BTS 테마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로 재정비한다는 것이 골자다.외벽과 인도블록에는 슈가라는 이름을 디자인하고, 벤치에는 BTS 노래가 나오는 시스템 설치 등이 검토되고 있다. 중고교 학창시절 타던 724번 시내버스를 슈가를 테마로 디자인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가 열성 농구팬이라는 점을 활용해 ‘길거리 농구대회’도 검토 중이다. 사업 계획은 다음달 쯤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이와 함께 북구청은 최근 지역 문인들과 협의를 거쳐 칠곡3지구 문화예술길 이름을 ‘이태원길’로 변경했다. 소설가 이태원은 1942년 북구 읍내동에서 출생해 칠곡초교와 경북중·고교를 졸업했다. 객사, 개국, 초야, 낙동강 등의 작품을 발표한 향토출신 천재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북구청은 그의 소설 객사를 극화한 야외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이태원길에서 정기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지역 특성을 담은 체험형 거리로 꾸밀 방침이다.북구의 셀럽거리 2곳은 전국 여러 도시에서 앞다투어 이뤄지고 있는 유명인 테마거리 조성과 맥을 같이 한다.대구 중구의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에 이어 경기도 수원시에는 축구선수 ‘박지성 거리’ , 강원도 양구군에는 탤런트 ‘소지섭길’이 조성됐다. 또 서울 종로에는 국민MC ‘송해길’이 등장했다.지역 출신이거나 지역과 연관이 있는 유명인을 활용하는 자치단체의 관광 마케팅은 매우 바람직하다. 지역 홍보는 물론이고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그러나 의욕만으로는 안 된다. 세심한 검토와 치밀한 계획이 필수적이다. 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하지만 ‘총성 없는 전쟁’이기도 하다. 그저 그런 구성으로는 성공하지 못 한다.전문가 검토를 거쳐 추진된 여러 사업이 용두사미격으로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지역주민과 외지인들의 호응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정말 특화된 내용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후관리에 투자를 해야 한다.시민혈세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해보고 안되면 그만’이라는 식은 용납되지 않는다.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결기가 있어야 한다.

비교육적인 사립 초교 호화 수학여행

수학여행은 학교 교육의 연장이다.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자연이나 역사·문화적 유적지 등에서 실시되는 현장 학습이다. 며칠씩 학교 친구와 숙식을 함께 하며 공동생활을 하게 된다. 단체활동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공감능력, 협동심, 자율적 생활방식, 지도력 등의 능력을 키우는 기회를 갖게 된다.수학여행도 교육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령에 걸맞는 여행지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취지와 달리 왜곡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대구의 한 사립초등학교에서 학생 1인당 300만 원이 드는 해외 수학여행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10월7일부터 13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호주 시드니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1인당 공식 경비만 296만 원이라고 한다. 개인비용까지 감안하면 300만 원이 훌쩍 넘는 초호화 수학여행이 될 전망이다.학교 측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수학여행지가 결정됐고 학부모 동의와 교육청 컨설팅을 마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해외 유학이 결정된 학생을 제외한 전원이 참여하기 때문에 위화감 문제도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사립초교에 아이를 보낸다고 모든 학부모가 경제적으로 넉넉한 것은 아니다. 아이의 자존심 때문에 겉으로 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의 비용 부담 호소가 터져 나오고 있다. 또 과소비 논란과 함께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 여행지에서의 안전문제 등 여러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한 학부모는 “학급 친구들이 모두 간다고 하니 경제적으로 부담스럽지만 보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결정에 답답하기만 하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관계자도 “초교생 수학여행비로 300만 원은 ‘황제 수학여행’ 그 자체다. 들어본 적도 없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호화 수학여행이 어린이들에게 그릇된 특권의식이나 선민의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어릴 적 잘못된 특권의식은 아이들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다.소득과 소비생활의 양극화 현상은 우리사회 갈등의 최대 요인이다. 초호화 수학여행을 경험한 어린이들이 어른이 된 뒤 사회 양극화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게 될까 두렵다. 수학여행이 아이들의 마음에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될 씨앗을 심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이번 대구의 한 사립초교 호화 수학여행은 시민사회의 상식과 아이들의 나이에 걸맞게 계획자체를 재검토하는 것이 당연하다.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장학지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직원 인사권 독립’은 지방의회의 숙원

인사권은 조직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의 필수적 요소다. 인사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독립된 조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의회에는 그러한 요소가 결여돼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 직원의 인사권은 자치단체장에게 있다.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의원들의 보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지적이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1~2년 근무기간이 끝나면 집행부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자치단체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무처(혹은 사무국·사무과)가 의원들과 완전한 일체가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때도 왕왕 있다.---대통령이 국회사무처 직원 임명하면 되겠나의회에 사무처 직원 인사권이 없는 것이 자방자치 발전에는 큰 핸디캡이다. 실무조직의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해 의회와 집행부 간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지방의회 의원들은 “국회사무처 직원이나 국회의원 보좌진 인사권을 대통령이 행사하면 국회의원이 어떻게 국정을 감시할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지방의회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는 것.지방의회의 직원 인사권 독립은 지난 1991년 지방의회 출범이후 계속 제기된 숙원이다. 최근 이같은 숙원이 해결될 조짐이 보여 많은 이들이 반기고 있다.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8일 지방공무원 인사제도 개편 내용을 담은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회 통과 후 준비 기간 1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개정안은 지방의회 소속 공무원의 인사권을 광역의회에 한해 의장에게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행안부는 지난 3월 국회에 제출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법률안에 시도의회 인사권 조정 내용이 있는데, 이번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은 인사위원회 구성 등 세부 방안을 후속 법률로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새 법안이 발효되면 의장이 의회 소속 직원의 임용과 보직관리, 교육훈련 등 인사관리를 의회차원에서 하게 된다. 지방의회 인사권 강화에는 여야 간 이견이 없어 국회 통과가 확실시된다.이와 함께 지방의회 의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는 지방의회에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정책지원 인력은 조례 제·개정, 예·결산 심의, 행정사무 감사·조사 등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게 된다.행안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원안대로 확정되면 지방의회 의원도 보좌관을 둘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제도 개편 앞서 검토·보완 요소 적지않아하지만 검토·보완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다. 우선 각 시도 의회 사무처는 행정사무 직원이 적어 독립 인사단위로 운영하기에 규모가 작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대구시의회 사무처의 전체 정원은 91명이지만 행정직은 58명에 불과하다. 경북도의회 사무처는 정원 111명에 행정직은 64명이다.자칫 인사교류가 되지않아 ‘고인 물’이 되기 십상이다. 다른 시도 의회와의 교류를 허용하거나, 의장의 요청에 한해 집행부와 인사교류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의회 사무처 근무 경험이 있는 일부 공무원들은 “의회 인사권 독립은 안된다”는 주장도 한다. 집행부는 의회가 견제하지만 의회는 견제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회의 직원인사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장치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그러나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은 지방자치 발전의 큰 흐름이다. 기초지자체인 시군구 의회 사무국(과)의 인사권 독립도 검토해야 한다. 이는 시도 의회 인사권 독립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달렸다. 시도 의희가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시군구 의회 인사권 독립은 말도 꺼내지 못하게 된다.시도 의회는 직원 인사권 독립을 역량 제고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집행부 견제와 함께 지역민 삶의 질 개선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지방의회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지방의원들 스스로 사명감을 바탕으로 책임감, 전문성을 키워 제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의회의 법적, 제도적 환경 개선에는 그러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