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 교육

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 교육제갈덕주대구대 전임연구교수제4차 산업혁명 용어가 유행하면서 미래교육 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새 시대를 살아가야 할 당사자인 청소년층과 청년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대구시의 청년정책은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비한 스마트 일자리 환경을 구축해 가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반면 당장 대학 입시의 문턱부터 넘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기존 교육 시스템의 진로 탐색 방법이 새로운 흐름과 부합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대학사회와 함께 2018년부터 ‘대학-고교 연계 꿈창작 캠퍼스’를 진행하며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지역 대학의 전공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대학에서 개설한 강좌를 수료하고 나면 생활기록부에 등록해 주는 방식으로 청소년들의 활동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초연결성’에 있다. 디지털 기술에 기반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것을 초연결성이라고 하는데, 그 중간 매개 역할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게 된다. 이때 인공지능은 ‘컴퓨터’와 ‘로봇’이라는 인공 영역과, ‘수학’과 ‘언어학’이라는 지능 영역을 기반으로 완성된다. 특히 지능영역과 관련된 미래 학문을 ‘데이터사이언스’라고 부른다. 이는 크게 분류하면 ‘딥러닝’과 ‘빅데이터’로 압축된다. 딥러닝은 컴퓨터에 고도의 논리적 사고능력을 부여하는 것이고, 빅데이터는 컴퓨터에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기계가 인간과 동일한 상황 판단과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데 지능정보 기술이 관여한다.특히 시민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빅데이터’이다. 최근까지 빅데이터는 ‘정책수립을 위한 민원성 데이터’와 ‘시장개척을 위한 상품 수요 데이터’에 치중되어 있었다. 이는 빅데이터를 구축하는데 많은 재원이 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까지는 ‘정책입안자’나 ‘기업인’만이 데이터산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개인정보동의를 요구하는 민감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위치 정보’, ‘거래 정보’, ‘병적 정보’ 등이다. 그러나 실제로 데이터 기반 사회를 구축하고 데이터 거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거시적인 목적성 데이터 이외에, 일반 시민의 삶과 밀착되어 있는 생활형 데이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사전 의료지시서’를 받아 들고

‘사전 의료지시서’를 받아 들고이성숙재미수필가캘리포니아에 존엄사가 허용된 지 5년째다. 이제 우리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죽느냐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존엄사, 안락사 또는 다소 자극적 적극적 의미의 조력자살이라는 표현도 쓴다. 법안은 아마도 가장 경건하고 순한 느낌을 주는 ‘존엄’을 선택한 듯하다. 따라서 용어는 객관적으로 존엄사(Death with Dignity)로 정리되었다. 존엄사법은 의료수준의 발달로 회생 불가능한 환자에 대한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그만 두어야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법안이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죽음이 아니라 인위적인 죽음이라는 것 때문에 현재도 논란이 남아 있기는 하다. 법 제정 의도와 달리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가능성이 남아 있고, 환자 입장에서는 죽음을 강요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존엄사를 결정한 남은 가족에게는 정서적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다.필자는 과거 한 신문에서 존엄사에 대해 지면 대담을 진행한 적이 있다. 논의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시 죽음에 대한 이해나 태도는 한심할만큼 무지한 수준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일이지만 미국에서는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순간 병원에서 ‘사전 의료지시서’라는 것을 준다. 내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되었을 순간에 가족이나 누군가가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자신의 죽음에 대한 권리를 스스로 갖는다는 매우 진보적 조치이나 이 사전 의료지시서를 받고 며칠을 스트레스에 시달렸다.종이를 받아들고 내용을 검토하는데 마음이 왜 이리 착잡한지, 생에 대한 집착이 이리 큰 건지, 나는 새삼 이기심과 옹졸함에 놀라고 있다. 나를 망설이게 하는 질문 항목 몇 가지를 살펴본다.‘장기를 기증할 것인가?’ 망설인다. ‘어느 부위를 기증할 것인가?’ 멍하다.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연명치료를 원하나?’ 글쎄다.이것이 현재 나의 상황이다. 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삶의 질이 중요하지 연명치료는 해서 뭣하나 하며 큰소리치던 나다. 대담을 진행하던 몇 년 전만 해도 뇌사를 했다면 장기 기증이 마땅하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공익과 박애적 측면에서 그렇고 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공헌하는 게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 질문을 나를 향해 하게 되니 두려움뿐이다. 어떤 상대를 비난하기 위해 손가락질을 하는데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 세 개가 자신을 겨누고 있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었던 나의 죽음에 대한 태도는 얼마나 엉성한 것이었던가. 화장을 원하는가 매장을 원하는가 하는 질문도 있다. 평소에 나는 화장이 옳다고 믿었다. 땅도 좁아드는데 양지 바른 곳에 죄다 묘지를 둘 것이 뭐 있나 하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웬걸, 살점이 터지면서 탁탁 불꽃이 튀는 화장장을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나는 일주일을 넘기며 ‘죽음 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마침내 매우 이성적인 답안지를 작성하기에 이른다. 연명치료는 필요 없고 건강한 장기를 모두 기증할 것이며 주검은 화장하라.아직 불편한 마음까지 씻어낸 건 아니다. 나는 사전 의료지시서를 제출하기 전 간호사에게 몇 번이나 물어야 했다. 마음이 바뀌면 어떻게 하느냐고. 간호사가 나를 위로하며 답을 건넨다. 언제든 내용을 바꿀 수 있다고. 비로소 내게 안정이 온다. 의학이 쓸데없이 사람을 괴롭히는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옛날처럼,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삶의 한 과정이고 그저 앓다가 가면 좋을 것을 이라는 허탈한 생각도 든다. 수명이 환갑을 넘기기가 어렵던 때에 비하면 현대인의 수명은 거의 두 배나 늘었다. 덕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문제가 화두가 된 세상이다. 잘 먹고 잘 살다가 남은 것이 있어 나눌 수 있다면 축복이리라.사실 죽음이란 그리 먼 미래가 아닐지 모른다. 죽음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데 그것을 못 깨닫고 사는 것이지. 그래서 축복이라고들 하나보다. 사전 의료지시서를 써 내고 보니 건강한 하루가 이리 새삼스러울 수가 없다.

국제라이온스 356-A지구 클럽, 나눔 행사 가져

국제라이온스 356-A지구 경혜·경구·대성 클럽 등은 최근 대구시 북구 대현동 지역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랑의 연탄나눔 및 물품 전달식을 가졌다. 이들 단체가 나눈 물품은 연탄과 라면, 이불, 넥타이 등 1천200만 원 상당이다.

십대

십대/ 허정분 어린 시절에도 미래가 있다고 여겼다/ 하얀 가루 떡가루를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노래가 현실이 된다면 흰 죽사발 가득 고봉으로 얹힌 떡 마른 침을 삼켰다/ 봄꽃이 지고 오래된 농담처럼 입하나 덜겠다던 아버지가 산으로 가셨다/ 지병을 만장처럼 앞세운 불혹의 나이셨다/ 꺼이꺼이 곡소리 장단을 맞추는 오라비와 상여꾼 틈에서 오줌을 갈기는 동생도 미웠다/ 아버지 생전에도 철천지원수와 산다던 어머닌 부뚜막을 헐고 노구솥을 꺼냈다/ 워낭을 매단 소달구지가 낡은 이불과 그릇 몇 개를 허름한 초가 행낭채에 부렸다/ 날품 팔러간 들판 개망초 흰꽃이 옥양목처럼 펄럭였다/ 밤이면 반딧불이 허공을 선회했고 섬광을 그으며 유성별이 떨어져 내렸다/ 산자락 소나무 켜켜이 쌓아가는 흰 눈의 무게에 생살을 찢는 그 겨울 첫 달거리를 했다/ 덧없이 미래에 기댄 까마득한 날이 흘러 흘러갔다- 시집『울음소리가 희망이다』(고요아침, 2014)........................................... 십대 성장기는 삶의 과정에서 가장 보편적인 통과의례이자 가혹한 변화의 시기다. 좋든 싫든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성장을 멈추기란 불가능하고, 누구도 그러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어른들은 흔히 십대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말한다. 그 시절엔 생에 대한 심각한 고민도,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마냥 좋기만 한 순수의 시간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돌이켜 보았을 때 그렇단 얘기지, 그 시기의 그들은 동의하기 힘들 것이다. 어른들의 말과 달리 십대엔 대개 시험과 입시에 시달리는가 하면 또 더러는 일찌감치 불우한 환경에 맞서야하고 사춘기도 겪는다. 이래저래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시기다.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며 그 요동은 통증으로 반응한다. 십대들이 겪는 아픔도 고역도 방황도 실패도 모두 삶의 한 요소이다. 성장통은 지나고 보면 짧은 순식간의 바람처럼 여겨지지만 그 시기에는 조바심과 지루함으로 가득한 순간순간들이다. 그 순간들을 떠올리며 아무렇지 않게 미소 짓거나 추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미래를 위해 혹독한 대가를 지불했거나 견디기 힘든 질곡의 나날이었을 경우 울컥 암울한 고통들이 역류되어 먹먹해지곤 한다. 가족들은 덫이자 굴레일 뿐이었다. 비루하고 신산한 삶들이 불운을 원망할 겨를도 없이 천형처럼 몸을 옥죈다. 어서 빨리 질척대는 가난과 고단에서 벗어나 세상 밖 미래로 뛰쳐나가야 했다. 반세기 전의 전태일도 그러했으리라. 추운 날씨에 수능시험을 치루는 수험생도 온몸에 불안을 휘감고 있다. 전태일은 “대학생 친구 한 명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대학생이 사방천지 널려있는 세상이다. 대학진학률이 80% 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그럼에도 수능시험은 여전히 인생의 전부가 걸려있는 최대 관문이라 여긴다. 적성에 맞는 대학이라는 등 말로는 둘러대지만 출세하고 대접받고 행세부리기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안간 힘들이다. 대학 나와도 별 볼일 있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지만 여전히 대학을 나오지 않고는 사람 취급을 못 받는다. 6~70년대엔 ‘가정 형편상’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일이 여사였다. 시인의 십대에도 물론이거니와 여자는 더욱 그랬다. 눈물을 삼키고 입술을 깨무는 일이 잦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인은 ‘미래가 있다고 여겼다.’ 그 미래가 문학이었던 셈이다.

이경우의 따따부따…남은 임기는 국민에게 지는 대통령으로

남은 임기는 국민에게 지는 대통령으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모두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2017년 5월 9일 자정이 임박한 무렵 서울 광화문 네거리, 상대 후보들을 따돌리고 당선이 거의 확정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당시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든 혹은 지지하지 않았든 모두가 흥분했고 또 기뻐했습니다.“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는 나라를 꼭 만들겠습니다.” 이 말을 했을 때 아무도 후보자가 기쁨에 겨워서 오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대통령 선거에 나가서 이겼고 전임 대통령의 추락을 지켜봤을 후보자로서 준비된 발언이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그러나 당선인의 그 빛나는 선언은 부도수표가 됐습니다. 21.8%의 지지율을 보냈던 대구에서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국민들이 불통하는 대통령, 당신들만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선 당시 득표율 41.1%를 밑도는 지지율을 기록한 것도 그런 불만의 소리를 담은 때문일 겁니다.지난 9일 임기 절반을 지나온 대통령께서는 ‘혁신 포용 공정 평화’를 다시 꺼내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가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하긴 우리 개인사에서조차 어느 땐들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위정자들이 말하는 ‘이번 선거’가 중요하고, ‘올해’가 중요하다는 식의 수식어는 언제 어디에서 쓰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럼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대통령님의 임기 2년여를 통해서 던진 메시지는 익숙한 과거와의 단절이었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여러 차례 대통령 연설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전임 대통령의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고, 전직 대통령들의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고, 그러면서 민족정기를 바로 잡는 것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는 각오를 곳곳에서 확인했습니다.최근 대통령의 지지율이 등락을 거듭하는 가장 큰 변수는 경제문제이고 민생이라고들 합니다.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이 무엇보다 우선이어야 하며 그 척도는 민생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고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입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추진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욕심의 수정이 필요한지는 후보 시절처럼 경제 전문가에게 맡기는 전략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시는 나라다운 나라인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는 정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일에 비하면 조금 미뤄 두어도 좋을 일입니다.그런데 그 나라다운 나라는 국민이 이기는 나라여야 합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이기려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임명한 사례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물론 대통령님께서는 불만이 많으실 줄 압니다. 그러나 국민으로서는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한 것은 실망 그 자체입니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왜 끝까지 국민을 이기려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통령 주변에서는 이렇게 비호했습니다. 검찰이 장관 임명도 하기 전에 내사했다거나 표적수사 했다거나 한 개인을 이렇게 철저하게 과잉수사한 적이 없었다고. 검찰이 할 일이고 국민들이 바랐던 수사였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는 개인적 욕심을 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지도자와 함께라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국민이 반대하는 인물들을 데리고는 적폐를 청산할 수도, 선거법을 개정할 수도, 검찰을 개혁할 수도 없습니다.대통령님,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데 앞장서지 말고 한중간에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데 중심을 잡아 주십시오. 그것이 대통령님이 강조하시는 통합이고 소통의 전제조건입니다. 그래야 국민들을 이끌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경제는 그 다음 챙기시더라도 말입니다. 정권재창출을 넘어 진정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님의 커다란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이런 약속을 기대합니다.그래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내기를 기원합니다.

당직변호사

▲15일 공준식 ▲16일 정수영 ▲17

수능시험 치는 날 아침에

수능시험 치는 날 아침에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매년 치러지는 연례행사인데도 오늘 아침은 유난히 마음이 착잡하다. 최근 우리 사회를 강타한 대입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을 두고 일어난 일련의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대학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이렇게 대입에 목숨을 걸고 수능시험 날은 출근 시간을 조정하고 항공기 이착륙까지 통제하는가? 자녀를 고사장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며 학부모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우리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자신의 저서 ‘대학의 이념’에서 ‘대학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는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연구자와 학생의 공동체다. 대학은 알고자 하는 근원적인 의지를 구현하며, 그 제일의 목적은 바로 우리가 무엇을 인식할 수 있으며, 그 인식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숙달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비판적 자기 성찰과 철학적 통찰을 통해 국민의 의식 수준과 인식 수준을 향상하고, 이를 통하여 정치 민주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대학의 이념이라고 보았다. 그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문적, 민주적 지성인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 대학의 목적이라고 역설했다.야스퍼스는 대학의 존립 조건으로 ‘대학 구성원의 가치관과 능력, 대학을 유지시키는 국가권력과 사회의 의지와 요구, 물질적 수단’ 세 가지를 들었다. 그는 대학의 생명은 ‘교수와 학생’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은 학생과 교수라는 그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지향하는 바에 따라 특성이 규정되기 때문에 인적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국가는 대학이 학문의 요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을 지원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가의 지원과 감독이 강압적이고 위협적일 때 대학의 자율성은 침해된다. 대학은 학문 연구에 필요한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연구실험실, 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유지할 수 있는 물질적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대학을 지원하는 국가 권력이나 후원 단체들이 재정지원을 빌미로 대학의 권위를 실추시키거나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 야스퍼스의 지적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우리 대학에 현실감 있게 와 닿는다.오늘 수험생을 고사장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대학의 존재 이유 같은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대학은 좋은 일자리를 잡기 위한 수단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출신 대학과 학벌에 의한 밀어주기와 끌어주기, 배타적인 패거리 의식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이 땅의 모든 학부모들은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가 진정으로 구현되는 사회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다. 대학이 가진 자들의 기득권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계층이동의 통로를 좁히거나 막아서는 안 된다.‘수능 대박’ 이란 현수막이 가득 걸린 고사장 입구와 거리를 바라본다. 이제 우리는 사행성 오락에서 사용하던 ‘대박’이란 말을 수능시험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뿌린 대로 거두고, 땀 흘린 만큼만 수확하겠다.’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수험생들에게도 수능시험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누구나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가르쳐야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고는 자신의 성적과 적성에 맞는 대학에 진학하고, 그 자리에서 꾸준하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수험생들이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수능 날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지는 않을 것이다.오늘 아침 자녀를 고사장에 데려가면서 두 손 모아 간절하게 기도하는 학부모들을 보며 우리 사회는 그들을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예우를 해야 한다는 다소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이 시대에 자녀를 낳아 기른다는 것이 정말로 힘들고 고단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수험생을 뒷바라지 한 그 정성에 우리는 감사한다. 오늘 하루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마음의 평화가 함께 하길 빌며, 수험생들이 차분하게 자신의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하기를 기원한다.

전태일

전태일/ 맹문재나는 완전에 가까운 그의 결단을/ 지천명처럼 믿네// 그에게는 하루 14시간의 작업이나/ 단수(斷水) 같은 월급이/ 문제가 아니었네// 위장병이나/ 화장실조차 막는 금지도/ 문제가 아니었네// 바늘로 졸음을 찌르며/ 배고파하는 어린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준 일이/ 문제였네// 내게 인정으로 배수진 치는 법을/ 처음으로 알려준 사람// 최후까지 알려줄 것이네- 시집『기룬 어린 양들』(푸른사상, 2013)..................................................... 어제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재봉틀이 아니다!”를 외치며 몸을 불살랐던 전태일 열사의 49주기였다. 그동안 전태일 열사에 대한 많은 평가 작업이 있었고, 열사를 기리는 여러 사업들을 해왔다. 올봄에는 총사업비 180억을 들여 ‘전태일 기념관’을 청계천에 건립하였다. 전태일 열사의 고향 대구에서도 오랜 기간의 침묵과 방관 끝에 몇 년 전부터 시민운동 차원에서 불을 지펴 매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대구 전태일 기념관’ 건립에 대한 의견도 모아졌으나 대구시가 의지를 보이지 않자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함께 추진에 나서 지난 9월 순수한 시민 성금으로 열사가 살았던 옛 집 부지를 매입했다. 시민모금운동을 전개해온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은 그동안 모은 기금 1억3천여만 원으로 계약을 맺고 다양한 방식의 시민 모금운동을 통해 총 5억 원을 내년 6월까지 추가로 마련해 매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전태일의 친구들’은 내년 여름 공사에 착수해 열사의 50주기에 맞추어 기념관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동안 이 사업을 주도해온 김채원 ‘전태일의 친구들’ 상임이사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열사의 집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짓겠다”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기념관 건립에 동참해 열사의 정신을 대구에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을 기대했다. ‘대구 전태일 기념관’ 건립은 고향인 대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등을 배출한 지역이라는 자부심에서 한국 노동운동의 대부 전태일 열사와 그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의 고향이라는 자긍심으로 대체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대구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는 가설도 성립하리라 믿는다. 그동안 전태일의 고향임에도 생가에는 표지판 하나 없었고 그를 기리는 어떤 사업도 이곳에서는 싹을 틔우지 못해 대구는 전태일 정신과는 가장 먼 거리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 미약하나마 큰 발자국을 내딛었고 50주기를 맞으면서 열사의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것이다. 다만 전태일 정신을 단지 노동문제나 자기희생의 정신만 강조되는 수준에 가두어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다시금 전태일 정신을 환기해내는 일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때에 그의 불의에 맞선 용기와 더불어 ‘인정으로 배수진 치는 법’ 등 전태일 정신의 진정한 계승이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 하겠다. 시인은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그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내고 훗날 공고를 나와 노동자의 삶을 산 이력을 갖고 있다. ‘전태일 평전’을 끼고 다닌 시인에게 전태일의 삶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게 한 계기가 되었다. 황지우 시인은 어느 시에서 “가령 전태일 같은 이는 聖者다”라고 했다. 그렇듯 맹문재 시인에게도 전태일 열사는 신앙에 가까운 위인이었다.

딸을 기다리며-고3 아이에게

딸을 기다리며-고3 아이에게/ 박철늦은 밤이다/ 이 땅의 모든 어린 것들이 지쳐 있는 밤/ 너만 편히 지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지구상 어느 나라에 우리처럼/ 가난은 곧 불행이다, 라는 공식을 외우며/ 걸식하듯 밤하늘을 쳐다보는 바보들이 있을까/ (중략)/ 딸아 가여운 아이야/ 많은 이들이 옳다면 옳은 것이겠지/ 지지 말고 살아라/ 이민 가며 친구가 남긴 한 마디/ 악하게 살아야 오래 산다는 말도 되살아오는 밤/ 어서 돌아와 잠시라도 깊은 잠 마셔봐라 숨소리 예쁘게-/ 반쪽의 달이 외면하며 구름 뒤에 숨고/ 밤이 어둔 것조차 내 죄인양 송구스런 밤/ 너의 행복을 쌓으며 몇 자 쓴다 아이야- 웹진『시인광장』2009년 겨울호.............................................................숱한 불면의 날과 고통의 시간들을 감내했을 고3수험생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자식들 바라지한다고 애썼을 학부모들, 시험을 치루는 당사자의 마음고생도 그렇지만 그들의 비위 맞추랴 공부한답시고 부리는 짜증 다 받아주랴 그들 못지않게 힘겹고 가슴 조아렸던 지난 시간이었으리라. ‘정시’니 ‘수시’니 ‘수능’이니 ‘학종’이니 말도 탈도 많은 가운데 일생일대 결전의 날이 오고야 말았다. 오랜 기간 준비했던 실력을 단 한 번의 평가에 쏟아내야 하는 날이니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초조와 긴장의 낯을 숨길 수 없으리라.해마다 되풀이되는 입시지옥에 단판 승부로 자신의 인생이 결정되는 이 행태는 가혹하고 부조리하기 그지없지만, 그들을 구렁텅이에서 해방시킬 뾰족한 묘책은 없었다. 다양한 선발기준을 마련했다지만 여전히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몇 시간의 결과로 평생 갑의 위치에서 순탄한 생을 살아갈지, 험난한 삶을 예고할지가 판가름 나는 가혹하고도 모순적 상황임에도 속수무책이다. 그런 현실에서 자식들을 안쓰러워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옳다면 옳은 것이겠지’ ‘지지 말고 살아라’며 등을 떼민다. ‘가난은 곧 불행’이라며 모든 가치의 척도로 경제능력을 꼽는 현실이 변하지 않는 한 이 왜곡된 교육의 부담을 벗기란 무망해 보인다.수능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도 적성에 맞는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지고, 설령 가난하게 살더라도 자기 일에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면 주위의 편견 없이 얼마든지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어야 교육제도 개선도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그런 가치관의 폭넓은 사회적 수용이 선행되지 않고는 특목고 폐지, 선행학습금지, 심지어 서울대가 없어진다고 해도 대학서열화문제는 해결되지 않으며 따라서 입시경쟁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학력 간 지나친 신분격차와 임금격차를 해소하지 않고는 사교육이 줄지 않으며 교육비 부담도 경감되지 않을 것이다.당국에서는 해마다 학교교육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자본주의를 지금껏 존재케 하고 굳건히 떠받치고 있는 힘은 경쟁을 통해 앞서는 자가 뒤처지는 자보다 부와 명예, 안락함 등의 아이템을 더 획득할 수 있는 사회구조에 있다. 사회구성원으로서 부모나 자녀들이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모든 이가 열망하지만 ‘막상 부자로 사는 이들은 열의 둘’이고, 그들조차 마냥 행복에 겨운지는 알지 못한다. 이것이야말로 불편한 진실이 아닌가. 수능이 각자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도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위험, 왜 무시하나

눈에 보이는 위험, 왜 무시하나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델리리움(Delirium)’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벨기에 맥주가 있다. 병 라벨에 귀엽게 보이는 분홍코끼리가 그려져 있다. 하지만 보기와 달리 단어의 뜻은 정반대이다. 델리리움은 섬망이라는 뜻으로 심한 과다행동과 생생한 환각, 초조함과 떨림 등이 자주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4가지 델리리움 맥주 중 하나인 ‘델리리움 트레멘스(Tremens)’는 ‘진전섬망’이란 뜻으로 알코올 중독자가 알코올 섭취를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손떨림,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이는 의학용어다. 이 때 나타나는 환각 중의 하나가 분홍 코끼리라고 해서 이 맥주의 상징이 됐다. 물론 이름값을 할 만큼 알코올 도수도 높다. 코끼리는 경제현상을 설명할 때도 등장한다. 하얀 코끼리이다. 옛날 동남아시아에서는 하얀 코끼리를 영적인 존재로 신성시했다. 당시의 왕들은 아니꼬운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하사하곤 했다. 그러나 막상 왕이 선물한 신성한 동물에게는 일도 시키지 못해 쓸모는 없으면서 사료비 등 유지비는 엄청 많이 들었다. 이처럼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고도 효과가 별로 없어서 처치 곤란한 프로젝트를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라고 한다. 주로 국제스포츠경기를 위해 사후 운영방안을 생각하지 않고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 시설이나 경기장을 말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경제현상 또는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는 다른 동물들도 등장한다. 검은 백조를 뜻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도 그 중 하나다. 블랙 스완은 17세기말 서양인들이 호주 대륙에 발을 디딘 이후에야 발견됐다. 그때까지 백조는 당연히 흰색이었다. 이같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실제 일어날 경우를 표현하는 말이 블랙 스완이다. 월가 증권분석가 나심 탈레브가 월가의 위기를 경고한 그의 책 ‘블랙 스완(Black Swan)’에서 주장했다. 블랙 스완은 발생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큰 충격이 가해진다. 2008년 경제위기, 9.11 테러 등이 대표적인 블랙 스완이다. 블랙 스완이 예상할 수 없는 위험이 일어나는 경우라면 ‘회색 코뿔소’는 반대 개념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너무 멀리 있는 위험으로 느껴 아무런 대책없이 시간을 보내는 상황을 비유한다. 코뿔소는 몸집이 커서 멀리 있어도 쉽게 눈에 띄는 바람에 말 그대로 빤히 보이는 위험이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가까이 달려오면 두려움이 커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위기라고 진단하는 한국의 현 상황과 관련해 위의 동물들이 회자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하얀 코끼리도, 블랙 스완도, 회색 코뿔소도 배회하고 있다. 어쩌면 델리리움 상태에 빠져 분홍코끼리마저 보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의 경제상황은 어떤가. 예측 불가능한 위험인 ‘블랙 스완’은 아닌 것 같다. 이미 국내외 많은 경제전문가들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IMF 등에서 한국의 경제위기에 대해 경고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큰 위험이 보이는데도 무시하는 ‘회색 코뿔소’에 가깝다. 정부조차 지금이 경제위기라는 인식에는 동조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 멀리 회색코뿔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쓰러지며 건물마다 임대 현수막이 나붙고, 수출은 11개월 연속 감소세이고, 경제성장률은 2%도 불투명한 상황이며 소비와 투자마저 위축되고 있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저출산도 빤히 보이는 회색코뿔소다. 아직은 평온해보이지만 잠재된 위험 때문에 언제 회색코뿔소가 돌진해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경제는 정치이슈에 철저히 가려지고 있다. 지금처럼 위기를 보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한다면 어느 순간 큰 몸집의 회색코끼리가 우리를 들이받을지 알 수 없다. ‘회색 코뿔소가 온다’의 저자 미셸 부커의 경고가 의미심장하다. “예측이 불가능하면서 어느 순간 나타나면 엄청 큰 타격을 주는 블랙 스완 보다는 오히려 눈에 보이지만 무시해버리는 위험인 회색 코뿔소를 더 걱정해야 한다” 서민들은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는 이 경고를 정치권에서 무시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관광산업으로 먹고살자

관광산업으로 먹고살자오용수대구관광뷰로 대표이사 세계 각국이 관광을 국가전략산업으로 꼽고 있다. 최근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산업 다각화를 위해 관광을 꼽았고, 일본은 지방에서 제조업이 점점 사라지고, 젊은이들이 빠져나가자 관광이 지역을 살리는 보물이 되었다. 또 관광산업의 외화가득률이 80% 이상으로 다른 산업보다 높다. 그러다보니 전쟁 폐허 위에서 워커힐호텔을 만들고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조성하여 외화를 벌고 경제부흥에 이바지했다. 더구나 관광은 다른 산업과 융합하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관광이 농업과 만나면 농촌관광이 되고, 제조업과 만나면 산업관광, 3차 산업과 융합하여 한류관광, 의료관광이 생겨났고 4차 산업인 공유숙박·차량, 빅데이터 활용 관광마케팅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 변신하고 있다. 국가 간 관계가 서먹할 때도 스포츠, 예술, 관광단 파견으로 해소한 경우도 많다. 이같이 관광은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해소와 내일을 위한 활력을 얻고, 지역과 국가에서는 인구 감소를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살리는 만병통치약 역할을 하고 있다.대구는 세계적 항공권 플랫폼 스카이스캐너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올 4월 말~5월 초 일본 최대의 연휴인 골든위크 때 일본인의 선호 여행지 중 증가세 1위였고 여름휴가 인기 급상승 여행지 TOP5의 1위가 대구, 그 뒤가 블라디보스토크, 스톡홀름, 부다페스트, 양곤이었다. 대만에서도 작년 말 단거리 여행지 항공 검색 1위가 대구, 장거리는 호주였고, 호텔 예약 플랫폼인 부킹닷컴에서 가장 가고 싶은 도시 1위가 다낭, 2위가 대구였다. 그 결과 21만 명이 대구여행을 했고, 한국에 온 대만관광객 6명 중 한 명이 대구에 온 셈이다. 올해도 8월까지 이미 21만1천 명이 와서 전년대비 55%나 증가하고 있다. 이 얘기를 한중일 관광장관회의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 했더니, “대구가 1등이라니!”라며 기뻐하였고, 옆에서 “방탄소년단(BTS)도 5년 전에는 무명이었는데 세계 1위가 되었고, 대구관광도 비슷하네”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는 대구공항에 일본과 대만 행 직항노선이 늘어났고, 근대골목, 서문시장, 맛집, 카페, 치맥축제 등 두 나라 관광객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즐길거리가 많고, 74%나 되는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도 주효했기 때문이다.한편 경북은 역사문화자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경주는 우리나라 관광 1번지로 불리며 한국관광을 세계에 알리는 얼굴이었다. 1979년 아시아태평양여행협회 서울 총회에 참석한 관광인들이 경주에 내려와 천년 고도 경주의 모습에 반하였다. 이후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오면 거의 경주를 들렀는데, 특히 일본 청소년들이 수학여행으로 찾아와 역사를 배우곤 했다. 또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후 경주시 전체를 역사유적지구로,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을 역사마을로, 영주 부석사와 안동 봉정사도 산사로, 올해는 한국의 서원으로 안동 도산서원, 병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등 4곳이 지정되었다. 이런 문화재는 민족의 자긍심과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관광밖에 없다. 이에 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문화관광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이제 대구·경북이 손잡고 추진 중인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대구의 도시관광을 즐기는 개별관광객과 경북의 문화관광을 주제로 하는 단체관광을 각기 강점을 살려 마케팅도 하고, 서로 연계하여 양 지역을 오가는 여행객을 유치하자. 국내외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수용태세도 개선하고, 대구·경북 대표 관광상품을 만들어 팔자. 그러나 주민들의 따뜻한 서비스와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대구시민은 경북을, 경북도민은 대구를 자주 가보자. 다음으로 서울, 부산 등 타지에 거주하는 대구·경북 출신의 출향민들이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고향을 찾도록 권해보자. 그리고 대만,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을 비롯해 동남아와 구미주 각국에 이르기까지 대구·경북 관광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전략적으로 유치 활동을 펼치자.대구시장과 경북지사가 대구·경북의 상생의 상징이자 통합경제의 대표로 관광을 지목하였다. 이제 대구·경북이 관광으로 하나되고, 관광으로 먹고살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관광을 열심히 키워보자.

철망 앞에서

철망 앞에서/ 김민기내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미움의 골짜기로/ 물살을 가르는 물고기떼 물위로 차오르네/ 냇물은 흐르네 철망을 헤집고/ 싱그런 꿈들을 품에 안고 흘러 굽이쳐 가네// 저 건너 들에 핀 풀꽃들 꽃내음도 향긋해/ 거기 서 있는 그대 숨소리 들리는 듯도 해/ 이렇게 가까이에 이렇게 나뉘어서/ 힘없이 서있는 녹슨 철조망을 쳐다만 보네// 자, 총을 내려 두 손 마주잡고/ 힘없이 서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저 위를 좀 봐 하늘을 나는 새 철조망 너머로/ 꽁지끝을 따라 무지개 네 마음이 오는길/ 새들은 날으게 냇물도 흐르게/ 풀벌레 오가고 바람은 흐르고 마음도 흐르게/ 녹슨 철망을 거두고 마음껏 흘러서 가게........................................이처럼 명징하게 서정적으로 통일을 염원한 노래가 또 있을까. 노태우 정부 때 만들어졌으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불리어지기로는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햇볕정책을 시행하면서부터다. 햇볕정책의 기본 틀은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정착에 토대를 두고 발전시켜나가면서 ‘남북연합’이라는 과도적 통일 체제를 거쳐 완전한 통일로 향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도 큰 틀에서 이와 다르지 않으며 문재인 정부도 이를 계승발전 시켜나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 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문재인 정부 집권 반환점을 돈 이때 그동안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역시 한반도 평화통일의 물꼬를 다시 텄다는데 있다. 보수정권이었다면 쉽지 않았을 일이다. 군사분계선에 있는 군대를 비무장 시키고 끊어진 남북 철길을 잇고 있다. 통일을 바라는 남북 동포들은 이미 새가 되어 녹슨 철조망을 걷어내고 그 위를 훨훨 날고 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한 도올 김용옥은 만약 김정은이 바로 앞에 있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묻는 유시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말 간절하게 “문재인 대통령 같은 사람 다시 못 만난다” 지금의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당부다.‘10.4 공동선언’부터 꼭 실천하라는 주문을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정치란 어떤 경우에도 대중보다 한발자국 먼저 나가야하는데, 꼭 그렇게 하시라” 국민의 눈치를 너무 살펴서도 곤란하고, 국민의 의식과 역사를 항상 선도해가라는 당부였다. 이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철학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도 대통령에게 힘과 믿음을 실어줘야 한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김용옥은 “우리 국민의 오판이 현재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다는 것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과거보다 훨씬 험난한 가운데서 문 대통령이 어렵게 뚫어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공감 가는 말이었다.지난 11월 9일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되는 날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동서냉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베를린 장벽이 독일분단 44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지 28년 만인 1989년 11월 9일 무너진 것이다. 11개월 뒤인 1990년 10월 3일엔 역사적인 통일을 달성한다. 그리고 30주년 기념일, 동독 출신으로 3선 총리인 메르켈은 이날 장벽 인근 예배당에서의 기념행사에서 “베를린 장벽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상기시킨다”면서 “전 세계가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녹슨 철망을 거두고 마음껏 흘러서 가게’ 두면 반드시 통일은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