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연내 결정 가능할까

왜 올해 연말까지는 반드시 결정돼야 하나? 지금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결정 ‘시한’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를 꼭 올해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왜 그럴까? 최종이전지 결정이 해를 넘겨 내년으로 미뤄질 경우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고, 그 결과 전체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마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도에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이다.올해 안에 최종이전지 결정을 마무리하려면 가장 먼저 할 일이 두 이전후보지 중 한 곳으로 결정하는 데 필수요건인 주민투표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 의성군과 군위군이 합의를 하는 것이다. 이 합의가 있어야 대구시와 경북도가 사실상 공항이전 사업의 키를 잡고 있는 국방부와 세부 사항을 협의해 주민투표 실시와 동시에 신공항 최종이전지 결정을 연내에 마무리 할 수 있다.그런데 최근 두 달 동안 군위군과 의성군은 주민투표 방식을 둘러싸고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결국 최종절충안을 마련해 15일까지 합의해 줄 것을 종용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이에 따라 대구시와 경북도는 그동안 논의된 이전지 선정 기준안을 모두 종합하고 여기에 시,도민 전체 의견을 추가한 ‘새로운 안’을 만들어 국방부와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연내 최종이전지 결정은 꼭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연말까지 두 달여 남은 시점에서 이 새로운 안에 대해 군위군, 의성군 군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국방부가 앞으로 대구시, 경북도와의 협의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여전히 불확실해 연내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결정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애초 대구시와 경북도가 최종이전지 결정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최대한 빨리 잡은 데는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여러 외부변수를 고려했을 거란 분석이다. 즉 연내에 최종이전지를 결정지어 내년 총선 등 정치적 변수가 작용하거나 개입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했을 거란 말이다.실제 총선은 내년 4월에 있지만 분위기를 보면 이미 시작된 양상이고, 특히 부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 남부권은 가덕도신공항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향후 이 문제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지역 일각에서는 민간공항 대구 존치 주장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최악의 가정은 이전사업 진행이 미뤄지는 가운데 이 같은 여러 변수가 한꺼번에 작동할 경우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전체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다. 불과 1년 전, 2018년 예비후보지 2곳 결정 이후 1년 가까이 사업이 지체됐던 경험은 이런 우려를 기우라고 치부하기 어렵게 한다.◆ 4개 단체장 최종절충안, 수용 불가군위군의 최종절충안 수용 불가 입장이 알려진 15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 기준에 여론조사를 통해 시, 도민 전체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또 연내 이전지 결정과 관련해 권 시장은 “최종 이전지 연내 선정을 위해서는 늦어도 11월 초에는 주민투표 공고가 나야 한다”고 했고, 이 지사는 시도민 여론조사 방법에 대해 “국방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앞서 군위군은 15일 오전 4개 지역 단체장 모임에서 대구시장이 제안한 이전지 선정 기준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임을 밝혔다. 군위군은 절충안은 지역주민 의사를 모두 반영하는데 부적합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군민 대다수 여론이라고 설명했다.◆ 의성, 군위 엇갈린 입장두 이전 후보 지역의 합의를 바탕으로 연내 이전지 결정에 속도를 내려했던 시,도의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 최종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방식을 놓고 두 지역에서 번갈아 가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의성군에서, 다음엔 군위군에서 제시된 주민투표 방식에 반대했다.제시안대로 할 경우 나타날 유, 불리를 따져 판단했겠지만 대구,경북 전체의 상생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합의에까지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아직은 섣불리 단정 짓고 예측할 수 없겠지만 혹시라도 앞으로 진행할 새로운 안에 대한 대구시, 경북도와 국방부 간의 협의 과정에서 이 부분이 시간 지연의 빌미나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에 더욱더 그렇다는 것이다.8월 국방부가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 방식 방안을 제시했다. 군위 군민은 2개 투표용지(군위 우보/ 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의성 군민은 1개 투표용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에 각각 투표해, 그 유효투표 수와 찬성표 수를 합산해 군위, 의성 가운데 유효표와 찬성표가 많은 지역을 최종후보지로 결정한다는 안이었다.그러나 국방부 안에 대해 당시 의성군이 크게 반발했다. 의성군은 의성, 군위 전체를 각각 하나로 묶어 투표하는 ‘군 단위’ 방식를 제시하며 투표 찬성률과 함께 정성적 요소 등의 반영도 주장했다.의성군의 반대가 계속되자 9월, 10월 4개 지자체장이 만났다. 여기에서 처음 제시한 안은 의성군의 주장을 반영한 ‘군 단위 투표 방식’이었다. 군위 군민은 군위를, 의성 군민은 의성을 놓고 각각 찬·반 투표를 해 찬성률이 높게 나온 지역을 최종 이전지로 결정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이 방식에 대해 군위지역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지역 단체들은 공동후보지(의성 비안면-군위 소보면)에 군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 이후 마련된 자리가 지난 13일 대구시청 모임이었다. 여기에서 후보지별 투표와 찬성률과 참여율의 합산계산 방식이 절충안으로 제시됐다. 군위 우보, 군위 소보-의성 비안 두 후보지를 놓고 군위 군민은 2개 후보지에, 의성 군민은 1개 후보지 각각 투표한 뒤, 투표 찬성률과 참여율을 모두 합산해 최종이전지를 결정하자는 안이었다.◆ 통합신공항, 대구경북의 기회통합신공항 건설에 대구,경북민들이 집중하는 것은 이 사업을 통해 대구, 경북이 함께 재도약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이철우 경북지사는 통합신공항 사업을 민선 7기 최우선 정책 사업으로 삼고 있다. 최근 통합신공항 탈락 지역에 8천억 원 규모의 항공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한 것도 두 지역의 합의를 추동하려는 것이었다.권영진 대구시장에겐 침체에 빠진 대구경제에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국제 규모의 공항이다. 기존 대구공항은 규모가 너무 작아 수용인원이 포화 상태인 데다 제대로 된 국제공항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대구, 경북 공히 국내외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여 줄 국제 규모의 공항 건설이 절실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통합신공항은 최소 33만㎡(10만 평) 이상의 부지가 확보돼야 하고 원거리 국제선 취항이 가능한 3천200m 이상 활주로가 있게 건설돼야 한다는 게 대구시의 생각이다. 또 터미널, 주차장, 계류장 등의 시설도 공항 수요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올 초부터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충분한 규모의 공항건설이라는 원칙에 합의했다.경북도 역시 통합신공항을, 항공운송의 관문 통로를 넘어 공항 도시와 연계 지역의 경제산업 발전의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미 ‘통합신공항 필요성 및 발전 방향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이를 국토교통부의 제3차 항공정책 기본계획과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편 가르기

최근 우리 사회가 광장집회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일 경제 갈등, 미·중 무역 전쟁, 미·북 핵회담 등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적 현안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지만, 여기에 눈 돌릴 여력이 없을 만큼 온 나라가 광장에서 벌어지는 편 가르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실 편 가르기는 우리에게 전혀 낯선 것도 아니다. 아이 때는 여러 놀이를 하기 위해 편 가르기를 했었고, 좀 더 커서는 죽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였다. 물론 어른이 돼서도 이런 성향은 자연스럽게 이어져 소위 ‘끼리끼리 문화’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광장의 편 가르기는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감정대립 양상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가볍게 봐지지 않는다. 그동안은 거의 매 주말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극우 진영의 집회만 볼 수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여기에 보수, 진보라는 진영까지 가세해 서로 범보수니, 범진보니 부르며 세 대결로 번져가는 모습이다.게다가 주말 집회가 끝나면 어느 쪽 집회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렸는지가 또 다른 이슈가 되기도 한다. 참석자 수로 어느 진영이 이겼는지 결정 짓는 분위기를 보면 과연 이게 정상인지, 뭘 위한 것인지 의아스러울 정도다.그런데 합치되는 부분이 시쳇말로 1도 없어 보이는 이들이 ‘나라가 잘돼야 한다는 애국심 때문에 거리로 나왔다’고 똑같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또 희한하다. 애국심이라는 동기와 국익이라는 목표는 동일한데 어떻게 저렇게 죽기 살기로 싸움질만 하는지 모를 일이다.민주주의 국가에서 개개인이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두고, 합법적인 방법으로만 한다면 누가 뭐라 하고 또 이를 부정적으로 보겠는가. 다만 요즘 광장 집회와 이와 관련된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과연 이런 식의 편 가르기를 하는 목적이 이들의 주장대로 애국심 때문이라는 게 쉬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 국익이라는 알맹이 없이 세 과시라는 겉 포장에만 신경 쓰는 건 아닌가 해서 하는 말이다.서로 세를 과시하며 그것이 전체 여론인 양 포장하고, 또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포장된 세를 이용하는 행태가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 침묵하는 많은 국민은 과연 동의할까?더욱이 편 가르기 집회에 대해 정치권이 쏟아내는 말들은 국민을 과거 어느 고위공직자의 말처럼 개, 돼지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염치가 없고 볼썽사납기까지 하다.그래도 아이들의 편 가르기에서는 게임의 룰이 지켜지고 또 그 결과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승복이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겉보기에 이길 가능성이 커 보이는 쪽으로 가려고 행동하는 약삭빠른 친구들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놀이는 재미와 친교라는 목적에 충실했던 것 같다.그럼 지금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 가르기도 그럴까. 어른들이 하는 편 가르기는 대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 추구 때문일 수도 있고, 때론 이념이나 신념이 달라 대립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이 외에 다른 이유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편 가르기와 관련해 재미있는 주장이 있다. 학자 중에는 사회의 편 가르기가 ‘부추김’과 ‘따라 하기’ 때문에 증폭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즉 대중의 부추김과 따라 하기 심리를 여러 진영에서 편 가르기를 강화하고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인터넷이나 SNS에서 하는 댓글 달기와 동의-비동의 누르기도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특히 정치권에서 시작된 쟁점의 경우 편 가르기 구도가 직접 당사자인 정당을 넘어 지역, 계층, 세대로까지 확장되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경우 특정 세력의 의도적 부추김과 맹목적 따라 하기가 일정 부분 작용하지 않았겠나 하는 의혹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집단의 편 가르기는 때론 개인에게 곤혹스럽고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 물어본다. “혹시 내가 부추김과 따라 하기에 가세한 것은 아닌가?

/이슈추적/ 대구 학교 환경에 유해물질 경고등

학습권은 현대 국가에서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간주하곤 한다. 개인이 인격적 존재이자 사회적 존재로 성장하는 데 학습이라는 요소가 필수적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만큼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교육을 받을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고 있다. 학습 활동이 이뤄지는 장소인 학교가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쾌적해야 하며 유해한 환경에서 차단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대구지역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권에 경고등이 켜졌다. 학생들이 유해물질과 유해가스에 노출되는 학교 환경의 안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동안 학교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잇따라 검출됐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유해가스를 흡입한 학생들이 병원에 실려 가는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했다. 올해 9월 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시설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해성 검사 결과, 상당수 학교에서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검출됐다. 2016년 실시한 학교 운동장 유해성 성분 전수조사에서도 100개 이상 학교의 운동장 시설물이 납 성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2016년 납 성분 검출 당시에 대구시교육청은 곧바로 오염된 학교 운동장 시설물을 전면 철거하고 재설치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공사는 2018년 연말께 모든 대상 학교에서 마무리됐다.하지만 철거와 재설치 공사가 진행된 학교에서는 그 기간 운동장에 출입금지 라인이 설치됐고 각종 공사 자재는 운동장은 물론 학교 여기저기 쌓여야 했다. 당연히 정상적인 교실 밖 수업은 할 수 없는 형편이었고,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 등으로 학생과 교사들은 한동안 불편을 겪어야 했다.2016년 검사 때 유해물질이 검출된 전체 학교의 공사가 마무리된 지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또 수십 개 학교 운동장 시설물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오염 시설 철거 및 재설치 공사에 들어갈 해당 학교 학생들 역시 앞으로 수업 차질은 물론이고 소음, 먼지 등의 불편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대구시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2016년과 2019년 검사에서 각각 유해성분이 검출된 것은 유해성 검사 대상이 2016년과 2019년에 달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즉 2019년 검출된 프탈레이트라는 화학물질의 경우 2017년에서야 운동장 유해성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또 학습권 침해와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9년과 2016년 시설 공사 대상 학교가 겹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중복공사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 정책을 책임진 환경부의 늑장 기준 마련과 교육부와 시, 도 교육청의 안일한 대응 때문에 결국 학생들만 장기간 공사 중인 학교에서 공부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이와 함께 올해 9월 초 대구 한 여고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독가스를 흡입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병원 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학교의 가스흡입 사고는 지난 2017년에도 이미 두 차례나 있었다.불과 2년 새 유사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관련 당국이 아직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독가스가 어디서 최초 발생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학교에까지 유입될 수 있었는지 밝혀 줄 것을 학교 측은 요구하고 있다.◆ 2019년, 유해성분 72개교서 검출대구시교육청은 9월6일 우레탄 시설물을 설치한 126개 학교의 유해성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사에서 유해물질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허용기준치(0.1%) 이상 검출된 학교가 달서초교 등 72개교(57%)로 나타났다.72개교는 초교 40개교, 중학교 20개교, 고교 10개교, 특수학교 2개교 등이며,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해당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최고 50배나 초과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8억 원을 긴급 투입해 9월 중 이들 학교의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내년에 예산 98억 원을 편성해 모두 마사토운동장으로 재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시교육청은 유해물질이 검출된 학교 운동장을 곧바로 폐쇄 조치하고 가정통신문과 안내문을 통해 학부모와 시민들에게 안내했다. 또 학생들의 수업 차질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동장 대신 강당에서 교실 밖 수업을 하도록 했다.문제가 된 프탈레이트는 2017년 한국산업표준(KS)이 개정되면서 추가로 우레탄 운동장의 제한물질에 포함됐다. 특히 플라스틱의 유연성을 높여 주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피부나 눈에 자극을 주고 성장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2016년 100여 개교에 유해성분대구시교육청은 2016년에도 우레탄이 설치된 231개 학교를 대상으로 유해성 전수조사를 벌였다. 그때는 초교 53개교, 고교 45개교, 특수학교 4개교 등에서 납 등의 유해성분이 KS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당시 시교육청은 165억 원을 투입해 유해물질이 나온 운동장을 전면 철거했고, 철거 작업이 마무리된 학교에는 초교의 경우 마사토, 중고의 경우 환경기준치 이내로 확인된 우레탄으로 운동장을 재조성했다.그런데 운동장 유해 시설물 철거와 재조성 공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그 기간 교실 밖 수업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체육시설 이용이나 등하교 때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한편 전국 초중고의 우레탄트랙 유해물질 전수조사는 2016년 환경부 요구로 진행됐다. 당시 환경부가 수도권 일부 학교에서 실시한 ‘학교 운동장 우레탄 중금속 실태조사’에서 상당수 학교 운동장이 기준치 이상 납 성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당시 경북에서는 조사 대상 180개 학교 중 129개교에서 KS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초교 67개교, 중학교 24개교, 고교 37개교, 특수학교 4개교 등이 포함됐으며, 도교육청은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시설물을 전면 교체했다. ◆ 2년 새 가스흡입 사고만 세 차례대구 경상여고에서는 9월2일 오전 학생 70여 명이 가스 냄새를 맡고 두통과 메슥거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12개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사고 상황은 아침에 등교하던 학생들이 운동장 쪽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얘기들을 했고, 곧이어 소방서와 경찰서에도 ‘학교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대구시교육청은 사고 이후 “각급 학교에 대해 매년 공기질을 검사하고 있지만 경상여고가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가 되풀이되는 만큼 필요하다면 학교 이전에 대해서도 학교재단 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대구시 역시 사고 이후 전문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원인 규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사고 원인이 될 만한 특정 물질을 지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가스흡입 사고가 이 학교에서 2년 전인 2017년 9월에도 두 차례나 있었다는 점이다. 그해 9월 22일과 28일에 학생 100여 명이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당시 학교는 대구시교육청에 그해 수능시험장 변경을 건의하기도 했다.2017년 사고 때도 대구환경청과 대구시교육청, 북구청 등에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료 채취와 분석을 했지만 원인 규명에 실패했다. 불과 2년 간격으로 유사한 사고가 한 학교에서 세 차례나 발생했지만 당국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근심만 깊어지고 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대구신청사 결정, 연기 주장 안 된다

올해 연말께로 예정된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결정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연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배경이야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탈락 지역에서 일 것으로 보이는 후폭풍을 선거 이후로 미뤄보겠다는 의도라 보인다.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2006년,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있었고 그 결과 당시 신청사 건립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 무산된 일을 시민들은 아직 잊지 않고 있다.몇 달 전부터 지역 국회의원들이 신청사 결정 연기 얘기를 마치 간보듯 계속 던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달 2일 대구지역 자유한국당 초선의원 7명으로 구성된 한 모임에서 이 문제가 나왔다 한다. “올 연말 입지가 발표되면 민심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이와 관련해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데 참석 의원들이 뜻을 같이했다.”또 이들은 앞으로 예산간담회 등 지역 의원 모임에서 연기 문제를 대구시장에게 계속 거론하기로 했다고도 한다. 다만 일부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내 현재 조율 중이라는 얘기도 전해졌다. 이에 앞서 8월 말에는 자유한국당 연찬회 때 대구 의원들이 공개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고, 7월 초에는 ‘지역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같은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근래 들어 매달 들리고 있는 정치권의 연기론에 대해 대구시장과 신청사건립공론화위원회 측에서는 ‘절대 불가’라고 못 박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로서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물론 이들 의원의 처지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에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네 곳이나 매달리고 있지만 사실 모두가 기뻐할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은 자명하고, 또 그 과정에서 아무리 합의된 기준에 따라 공정한 절차를 거친다고 해도 탈락 지역에서 불만이 생겨날 것은 뻔한 일일 테니까 말이다.따라서 탈락 지역에서 제기될 책임론은 그 단체장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에게도 골치 아플 일이 될 것은 분명하다. 결국 국회의원들로서는 ‘잘하면 본전이고 못 하면 욕만 먹어야 할’ 문제를 일단은 미뤄놓고 싶을 것이리라.더구나 시기적으로도 그렇다. 선거는 내년 4월이라지만 예선이라 할 당내 공천 경쟁은 사실상 벌써 시작된 듯한 데다, 여당 후보자와 맞붙어야 하는 본선이 바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신청사 선정 문제로 우군(?)끼리 불협화음과 갈등이 생긴다면 아무리 텃밭이라지만 좋을 게 없을 거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도 같다.그러나 아무리 정치권 사정이 급박하더라고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결정은 반드시 올해 안에 마무리되어야 한다.입지 발표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유치 신청 구, 군 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마다 주민들까지 가세한 총력전 태세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느 지역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안 된다’는 네거티브성 뒷말도 들리고 이런 말들은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게다가 일부에서는 ‘경기의 룰’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달서구는 지난 9일 시청사 입지를 시민투표로 결정하자는 결의문을 대구시에 전달했다. 우리 지역이 최적지라는 차원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을 신뢰할 수 없다며 원칙과 기준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어디 달서구뿐이겠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린 상황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앞으로 또 다른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연기 주장은 그만큼 지역의 혼란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셈이다. 최악의 경우 과거 사례들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정치권의 개입 가능성을 예상해서일까, 대구시의회는 이미 지난 7월16일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 중립적 입장임을 밝힌 바 있다. 또 신청사건립공론화위원회 위원장도 이같이 말했다. “국회의원들의 개입은 결과에 따라 책임 소지가 생기게 된다. 대구 신청사는 250만 시민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것이어서 개별 정치인의 유, 불리에 따라 좌고우면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시민들이 뜻을 한 곳으로 모았고 분위기도 무르익은 지금이야말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문제가 마무리될 적기이다.

/이슈추적/ 이월드 아르바이트 직원 다리 절단 사고

얼마 전 있었던 대구 놀이공원 ‘이월드’의 아르바이트 직원, 22살 청년의 다리 절단 사고에 시민들이 공분했다. 관련 당국의 조사에서 이월드가 경영 개선을 위해 그동안 직원 관리와 놀이기구 안전 관리 등을 소홀하게 해 온 사실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해온 ‘정규직 감원, 비정규 아르바이트직 충원’ 이라는 인력 운용관리 방식이, 결국 미숙련자인 아르바이트 직원 한 사람에게 놀이기구를 맡겨야 하는 상황을 만들게 됐고,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그나마 이들 아르바이트 직원들마저 필수 인력으로만 운용되다 보니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휴식시간 확보를 위한 ‘위험한 행동’이 아르바이트 직원들 사이에서 관행처럼 있어 왔고, 이들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이런 상황을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상 회사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외면해 왔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특히 이월드는 근로환경 개선과 늘어나는 인건비 충당을 이유로 2017년, 2019년 두 차례나 입장료를 인상해 놓고도, 정작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놀이기구 안전관리 보완이나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보다 경영지표 개선에만 집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랜드그룹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이월드를 통해 2018년 12월 2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이 외에도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그동안 관련 법을 교묘하게 악용한 점도 드러나, 모기업인 이랜드그룹이 기업윤리를 내팽개쳤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놀이기구 안전관리 구멍…위반사항 수두룩이월드가 사고 이후 관련 당국의 안전점검에서 위반 사항 36건이 적발됐다.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최근 안전보건공단과 합동으로 벌인 안전보건 감독에서 이월드는 △놀이기구 체인, 벨트 등 회전부 방호덮개 미설치 △고소 작업장 안전난간 미설치 등 협착, 추락, 감전을 유발할 수 있는 위반 사항이 다수 적발됐다.또 놀이기구를 담당하는 안전보건 조직이 관리 부서에 포함된 탓에 독립성과 책임성이 취약하고 시설, 설비 담당 부서보다 위상이 약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이에 따라 서부지청은 안전보건 조직을 대표자 직속 기관으로 두도록 하고 안전보건 전문가를 보강하도록 지도하는 등 위반사항 36건을 시정명령하고 2건을 권고 처분했다. 또 위법 사안이 중대한 28건은 고용노동부 조사를 거쳐 사법처리하고 10건에 대해서는 3천17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이와 함께 운영 적자를 이유로 놀이공원 입장료를 올려놓고 그동안 정규직 직원은 줄이고 비정규직 직원은 늘려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월드는 2017년과 2019년 각각 평균 10% 정도 입장료를 인상했다. 당시 이월드가 담당 기관인 대구시에 제출한 인상 사유는 △물가 상승 △최저임금 인상 △신규 놀이기구 시설 투자 등이었다. 이런 명분으로 입장료를 인상해 놓고도 이월드는 정규직 인력 충원에는 소홀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월드는 2017년 4종의 놀이기구를 새로 도입하면서 정규직을 182명까지 충원했지만, 이후 경영난을 이유로 2018년 176명, 2019년 170명 등으로 정규직 수를 줄였다. 반면 비정규직은 2016년 100명에서 2017년 90명으로 줄었다가, 2019년에는 133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이 중 단기근로자(아르바이트 직원) 수가 2016년 43명에서 2019년 59명으로 증가했다.이외에도 이월드가 놀이기구 전담 운영 부서를 최소 인력으로 관리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9종 놀이기구를 정규 직원 5~9명이 도맡았던 탓에 대부분 놀이기구는 아르바이트 직원이 혼자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뤄야 할 현장 안전관리에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책임감과 전문지식, 숙련도 면에서 부족한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력 운용 구조로 인해 놀이기구에는 늘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미숙련 아르바이트 직원이 혼자 관리이월드의 변칙적인 비정규직 고용 행태도 또 다른 사고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월드에 따르면 8월 현재 근무 중인 아르바이트생 272명(주말 187명, 주중 85명) 가운데 10~11개월 근무한 뒤 퇴직했다가 재계약한 이들이 23명(8.45%)이다.이월드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채용할 때 △최초 6개월 계약한 뒤 연속 재계약을 원하면 최대 5개월까지만 계약을 갱신하거나 △11개월 근속 이후 수개월 휴직 이후 재계약하는 방식으로 고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12개월 미만 근속한 노동자는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근로기준법 규정에 맞추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게 전직 직원들의 말이다.다리 절단 사고 부상자와 교대 근무하려던 20살 아르바이트 직원도 회사 측의 권유로 10개월, 2개월, 6개월 등으로 시차를 두고 계약해 왔다는 것. 결국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수시 해고, 채용이라는 고용 방식이 이들에게 놀이기구 조작을 익숙하지 않은 일이 되게 했다는 것이다.이월드가 비용 때문에 노후 놀이기구 교체보다는 신규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놀이공원을 운영해 온 점도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이월드는 현재 전체 놀이기구 29종 가운데 20년 이상 돼 정기 안전성 검사 대상인 기종이 21종(72%)에 이른다.이 가운데 특히 안전성 확보가 중요해 반기별 점검 대상 기종이 15종에 달하고, 14종(48.2%)은 1995년 3월 이월드 전신인 우방타워랜드 개방 당시 설치한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허리케인도 1995년 개장 당시 설치된 놀이기구다.이월드 역시 노후 놀이기구의 계속 사용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 때문에 수년 전 노후 놀이기구에 대해 전면 수리, 개선을 검토한 적이 있었지만 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추산되자 그만뒀다는 것이다.대신 단종된 놀이기구의 경우 부속품을 특별제작 의뢰하거나 비슷한 것으로 대체해 수명을 연장해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대다수 놀이공원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노후 놀이시설을 관리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한편 놀이공원 운영 및 시설에 관해 규정한 관련 법의 미비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관광진흥법 등 관련 법에는 설치 후 10년 이상 돼 탑승객, 직원을 해칠 수 있는 놀이기구가 연간 2차례씩 엄격히 점검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규정은 있지만, 정작 안전성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놀이기구 사용 가능 연한이나 부품 교체 주기 등에 관한 기준은 없다는 것이다.◆ 사고 개요 및 경찰 수사8월16일 오후 6시52분께 이월드 내 놀이기구인 열차형 롤러코스터 ‘허리케인’에서 근무하던 아르바이트 직원이 열차와 레일 사이에 다리가 끼어 오른쪽 무릎 10cm 아래 부위가 절단됐다. 부상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 구급대원에 의해 10여 분만에 구출돼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았다. 경찰과 이월드에 따르면 부상자는 출발하는 놀이기구인 열차 맨 뒤 칸에 매달려 있다가 탑승 지점에서 뛰어내리려던 중 사고를 당했다.전담팀 30명을 꾸려 수사했던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건한 회사 대표이사를 비롯해 놀이기구 현장관리 매니저와 팀장 등 7명을 9월9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사고 발생 당시 근무 상황 관리 및 감독을 소홀히 하고 평소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은 특히 이번 사건의 직접 사고 원인으로 지적된 ‘열차 뒤에 올라타는 행동’이 관행처럼 이뤄졌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이월드 전, 현직 아르바이트 직원 400여 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상당수로부터 ‘이 같은 일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이를 관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대구·경북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일본 아베 정부의 7월 초 대한(對韓) 수출규제로 시작된 국내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대구·경북에서도 전 품목, 전 연령층으로 확산하며 지속되고 있다.두 달여가 지나면서 초기와 같은 항의 시위 등 직접적 대응은 줄었지만, 대신 어떻게 하는 것이 일본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을지 따져보고 참여하는, 조용하지만 실속 있는 방식의 불매운동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 도민들은 “언제까지 일본에 당하고만 살 수 없다”며 자발적 애국심을 발휘하고 있다.7, 8월에는 일본 브랜드 점포 앞에서 벌이는 릴레이 시위 등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일본 여행 안가기 등 ‘개념 행동’이 대세가 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항공 노선은 이용객 수가 격감하고 있다.특히 일제강점기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노년층은 물론, 초·중·고 학생들까지 나서 이번 일을 극일의 계기로 삼자며 불매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더불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본 잔재 청산 운동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한편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가 불매운동에 찬성했고, 또 수출규제 철회 이후에도 일본제품 구매를 자제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1.8%에 달했다. 여론조사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달 8~9일 전국 만 20~4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일본 안가기는 개념행동대구~일본 항공 노선이 많이 감소했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시, 도민들의 반일 정서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2일 대구공항을 운항하는 저가 항공업계에 따르면 6개 일본 노선을 운항하던 티웨이항공은 최근 삿포로 등 3개 노선 운항을 잠정 정지했고, 추석 연휴 이후에는 나리타, 오사카 등 2개 노선만 운항한다. 에어부산도 전체 5개 일본노선 중 9월1일부터 후쿠오카 1개 노선만 남기고 운항을 중단했다.9~10월 신규 예약 상황이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고, 향후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이후에도 일본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국내 여론이 높아 운항 축소를 결정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추석 연휴(9월12~15일) 일본 항공편 좌석 예약률의 경우 9월1일 기준 에어부산 45%, 제주항공 40%, 티웨이항공 20~30%대에 그쳤다. 이는 과거 추석 연휴 기간 평균 예약률 80% 선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시행된 8월 초부터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는 일본의 대표적 신발, 의류 업체인 ABC마트, 유니클로 앞에서 시민들의 1인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아베 정부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한 사람씩 교대로 매장 앞을 지켰다.시민들이 많이 찾는 일제의약품 불매운동에는 약사들이 앞장섰다. 대구시약사회, 경북도약사회는 8월 초 일본의약품과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조용일 대구시약사회 회장은 “국내 유통되는 대다수 일제 약품은 국산, 외산 대체재가 있어 큰 문제가 없다.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불매운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제품은 매출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본 경제보복 조치가 처음 나온 지난 7월 한 달 대구권 7개 점포의 일본 맥주 매출이 전월 대비 50.7% 급락했다. 동네 마트와 식당가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아사히맥주 등 일본 제품은 판매진열대에서 아예 철거되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뒤편으로 옮겨졌고 식당 메뉴판에는 제품은 물론 일본어 표기도 사라졌다. 대구 수성구 한 음식점은 블로그에 ‘매장에 남아있던 일본산 수입 맥주를 전량 폐기했습니다. 당분간 일본 맥주 판매를 중단함을 알려드립니다’란 안내문을 올려놓았다.◆ 반일운동, 친일잔재 청산도 가세수출규제가 반일 정서를 자극하면서 친일잔재 청산 운동도 힘을 받고 있다. 경술국치일(1910년 8월29일, 한일병합조약 공포일)이었던 8월29일에는 태극기 조기달기 운동이 대구시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펼쳐졌다.또 일본 강점기 때 붙여 지금까지 사용 중인 대구 동성로, 송현로, 신기로, 대곡동 등의 지명을 원래 우리말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대구도시철도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발표 이후 승차장이나 열차의 일본어 안내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전화도 잇따랐다.포항시는 일제 잔재로 논란이 일었던 ‘포항지구 전투전적비’의 기단을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전투전적비는 한국전쟁 당시 포항지구 전투에서 활약했던 국군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지만, 그 기단이 일본 강점기에 일본인 흉상을 받쳤던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논란이 일었다.경북에서도 반일 구호와 아베 규탄이 이어졌다. 울진지역 시민단체 회원과 주민 등 100여 명이 지난달 9일 울진군청에서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결의했다.포항여성회 등 22개 시민,사회단체는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8월14일에는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NO 일본 포항문화제’를 진행했다.◆ 한·일 경제전쟁…지역경제 영향 및 대책경북도는 8월28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구미, 포항 등 7개 지자체와 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 기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간담회를 진행하고 일본 수출규제 대비책을 논의했다. 도는 철강 디스플레이 반도체 정밀화학 등 10대 특별관리품목으로 선정했다.경북지역의 대일 수입액(2018년 기준)은 22억 달러로, 경북 총수입액 152억 달러 대비 15%를 차지했다. 기계, 철강, 화학업종 관련 품목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반도체 관련 기업이 집적해 있는 구미상공회의소는 8월13일 구미지역 기업체 대표, 경제지원 기관 및 단체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응책을 논의했다. 구미지역 국가별 수출입 현황(6월 기준)에 따르면 일본은 수출 6위 국(5억 달러), 수입 2위 국(8억5천만 달러)에 올라 있다.특히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웨이퍼, 탄소산업 관련 기업들인 LG디스플레이(주), SK실트론, 도레이첨단소재 등은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구미시는 이번 일본 수출규제로 구미지역에서는 반도체, 탄소, 기계 업종 등이 포함된 전체 제조업체 가운데, 약 10% 정도인 300여 개 업체가 직간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대구에서는 기계, 섬유 관련 업체가 수출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16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5.2%가 영향권에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이 현재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내년부터는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대구지역의 일본 수입액(2018년 기준)은 6억5천73만 달러이며, 854개 기업체가 일본 기업과 거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재, 부품 가운데 대일의존도가 가장 높은 품목은 이차전지 제조용 격리막으로, 수입의 83.4%를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외에 블랭크마스크용 석영유리판, 수치제어식 금속절삭가공용 선반, 수치제어식 연삭기, 수직형 머시닝센터 등도 일본 수출규제에 영향을 받고 있다.박준우/ 논설위원 및 특집부장사진설명-일본 아베 정부의 도발로 불 붙은 국내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두 달여가 지난 9월에도 차분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초기에 많았던 1인시위 등 직접대응 방식 대신 일본 여행안가기 등 일본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주민소환제

오스트라시즘(Ostracism, 도편추방제)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국가에 해를 끼칠 정치적 영향력이 큰 인물을 시민들이 비밀투표로 뽑아 10년간 국외로 추방한 제도를 말한다. 유권자인 시민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한 제도였지만 정적 제거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변질하면서 결국 소멸했다.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 대의정치, 즉 간접 민주정치가 보편화하면서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주민투표제, 주민발안제, 주민소환제 등 직접 민주정치 요소가 가미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민소환제의 선례로 이 오스트라시즘을 꼽는다.요즘 경북 포항에서는 시의원의 주민소환 추진을 놓고 주민들의 입장이 갈려 어수선하다고 한다. 편이 갈리는 근본 이유는 ‘어떤 일이 주민소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곧 ‘그 어떤 일’의 범위를 둘러싼 해석을 두고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2019년 2월부터 포항시는 남구 오천읍에 건립한 ‘생활폐기물 자원화시설’의 가동에 들어갔다. 국·시비와 민자 등 1천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이 시설은 하루 500t 규모의 생활쓰레기를 연료화해 시간당 12.1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그런데 시설이 가동되자 그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시설 가동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을 문제 삼아 5월부터 시설의 가동 중단과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장에 적극 동조하지 않았다고 해당 지역 시의원 2명에 대해 주민소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그러자 얼마 후에는 이 지역의 또 다른 주민들이 주민소환에 반대하고 나섰다. 민원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의원 주민소환을 청구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고,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이 생기고 지역 이미지가 손상된다며 주민소환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어느 쪽 주장이 타당한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어쨌든 주민소환제가 구체적 적용에서 집단 간 갈등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수개월째 주민 갈등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주민소환법 자체의 미비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행 주민소환법과 그 시행령에 제정 목적과 청구 서명인 수 등 요건만 갖춰져 있을 뿐, 주민소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 행위나 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그래서 특정한 목적을 갖고 주민소환제를 악용하려고 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의 지역정책 참여 및 관심을 높여 지방자치를 제대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민소환법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주민소환제는 2006년 5월 제정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주민소환법)’에 근거해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출직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주민들이 직접 소환할 수 있게 됐다.이익집단의 남용 등 부작용은 물론 가볍게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주민소환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자치단체의 불합리한 행정을 견제하는 등 실보다 득이 많은 제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실제로 법 시행 이후 주민소환법으로 직을 상실한 사례는 2007년 경기도 하남시의 시의원 두 명뿐이다. 그만큼 악용과 남용 가능성이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민소환법이 적용 대상인 선출직 정치인에게 도입 취지에 맞게 실질적 견제 효과를 내게 하려면 법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같은 이유에서, 국민들은 또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법(국민소환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선출직 가운데 대통령을 비롯해 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은 임기 중이더라도 제도적으로 유권자가 직접 재신임 여부를 물을 수 있지만, 유독 국회의원은 일단 선출만 되고 나면 유권자들이 이들을 직접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사실 일부 국회의원들이 막말과 음주추태 등으로 자질 논란을 일으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국민소환제 도입 요구가 빗발쳤지만, 국회는 그동안 관련 법안을 발의만 해놓고 자동폐기 시키는 방법으로 국민적 요구를 외면해 왔다. 현재 20대 국회에도 국민소환제 관련 법안이 3건이나 계류된 상태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6월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하자는 청원이 올라와 단기간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슈추적/ 대구, 경북 출생률 하락 어떡하나

대구, 경북에서 신생아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출생률이 전국 최저 수준으로 뒤처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구 1천 명 당 연간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2019년 5월 기준)이 대구 5.3, 경북 5.2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전북(5.1)과 부산(5.1)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출생률 감소에 주목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지속하는 수도권 인구집중 현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세 현상이 겹쳐 나타나면서 지방 인구 감소가 예상을 넘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또 지방 인구 감소는 생산 활동이 가능한 연령대인 청장년층 감소로 이어져 결국 지역경제 위축은 물론, 최악의 경우 지방소멸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대구의 경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젊은 층이 대구를 떠나는 탈대구 현상이 출생률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즉 일자리 부족이 젊은 층의 탈대구와 결혼 기피로 나타나고, 그리고 그런 현상이 출생률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점점 구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경북은 대구보다 인구 감소 현상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탈농촌과 출생률 하락에다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일부 시, 군의 경우 인근 시, 군과의 행정구역 통합이나 조정 얘기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이 때문에 대구시와 경북도는 인구 감소로 인해 야기될 향후 여러 변화상에 대해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예측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북의 경우, 농촌인구 감소가 전국적 현상인 만큼 전국 시, 군, 구와 연대한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기가 매년 줄고 있다대구의 연간 출생아 수가 매년 줄고 있다. 2015년 1만9천400명에서 2016년 1만8천300명, 2017년 1만5천900명, 2018년 1만4천400명으로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9년에는 5천800명(5월 기준)으로 집계됐다.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해 보면 3년 새 5천 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의 ‘2019년 5월 전국 인구 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조출생률은 5.3을 기록했다. 이는 6대 광역시 가운데 부산(5.1명)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경북의 경우 2019년 5월 조출생률이 5.2로,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전북(5.1) 다음으로 낮았다. 연간 출생아 수 역시 2017년 1만8천명, 2018년 1만6천100명으로 감소했다.출생아 수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통계청의 인구 동향 자료를 보면 2019년 5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5천300명으로 2018년 5월과 비교해 2천700명(9.6%)이 감소했다. 전국 평균 조출생률도 5.8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통계청은 장래인구 전망에서 현재 5명대인 조출생률이 향후 4명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도권은 인구집중, 지방은 인구소멸통계청 자료를 보면 수도권 인구는 2015년 2천527만 명, 2016년 2천539만 명, 2017년 2천552만 명으로, 3년 새 약 25만 명이 증가했다. 인구 비중도 이 기간 49.4%, 49.5%, 49.6%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이 시기 인구 변화에서 주목할 것은 서울 인구는 2015년 990만 명에서 2017년 974만 명으로 줄어든 반면, 인천(2015년 289만 명→ 2017년 292만 명)과 특히 경기도(2015년 1천248만 명→ 2017년 1천285만 명)의 인구는 많이 증가했다는 점이다.지방분권화, 균형성장 정책에도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인구 추이 변화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수도권과 달리 대구, 경북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대구 인구는 2000년 248만 명, 2010년 244만 명, 2017년 245만 명 등으로, 2000년 이후 250만 명선 아래에서 정체 현상을 보인다.대구시의 ‘2017년 구, 군별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2035년 대구 인구는 231만 명으로 현재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또 고령화의 영향으로 생산가능 인구 비중은 2015년 74.1%에서 2035년 59.2%로 큰 폭의 감소가 예측됐다.경북 인구는 일부 시, 군, 구에서 행정구역 유지를 걱정할 정도로 감소 규모가 크다. 전체 인구가 1985년 301만 명, 2001년 278만 명, 2017년 269만 명 등으로 줄었다.인구 감소는 실제 각급 학교의 학생 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다. 2019년 유치원 및 초,중,고 학생 수가 23만2천155명으로, 2018년에 비해 1천448명이 감소했다. 올해 신입생이 전혀 없는 학교도 초교 21곳, 중학교 2곳 등 23곳에 달했다.실제로 일부 시, 군의 인구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청송군은 감소하던 인구가 2010년부터 2만6천명대에서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었지만 2019년 2만5천500여 명(7월 기준, 행안부 자료)으로 결국 2만6천명대가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인구 구조상 65세 이상이 33%(2018년 기준)나 될 정도로 노령화율이 높은 데다 출생률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추가 감소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경북의 고령화율은 2019년 19.9%(2월 기준)로, 전남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국 평균 고령화율은 14.87%이다. 비슷한 인구구조를 가진 봉화군도 2010년 3만4천567명에서 2019년 7월 기준 3만2천500여 명으로 채 10년도 안 돼 2천여 명이 줄었다.인구 10만 명선을 지키려고 애썼던 상주시는 2010년 10만5천600여 명에서 2019년 7월 9만9천600여 명으로 10만 명선이 무너졌다. 북부지역 철도교통 중심지였던 영주시 역시 2010년 11만3천900여 명에서 2019년 7월 10만5천600여 명으로 감소했다. 10만 명대 유지가 가능할지 우려하고 있다.◆ 경북도, 대책은 세웠지만…인구 감소 때문에 시, 군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인구 늘리기를 위해 출산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은 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북도 역시 시, 군과 힘을 모아 광역 단위 차원에서 가능한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2018년 ‘저출생극복위원회’를 발족시켰고, 2019년 하반기에는 시, 군 단위 저출생위원회와 함께 하는 협의회체를 구성해 공동 연대에 나설 계획이다.또 전국 최초로 ‘저출생, 지방소멸 극복 사례 만들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의성군에 2018년부터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조성했다. 이곳을 2022년까지 ‘30분 내 보건-교육, 60분 내 문화-교육, 5분 내 응급의료’가 가능한 지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지역별 임신, 출산 의료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예천 울진 영주 영천 등 분만 취약지에 외래분만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의료 인력도 대폭 확충한다. 또 군위 영양 영덕 고령 성주 봉화 등 6개 지역에는 집으로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한다. 경북지역 23개 시, 군 가운데 현재 외래산부인과나 분만시설 중 1개만 있는 곳이 8개 시, 군이고 전혀 없는 곳도 6개 시, 군에 이른다.한편 지방의 인구감소 위기가 확산하자 국회 차원에서도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019년 4월16일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인구 3만 명 미만이거나 인구밀도(인구수/㎢) 40명 미만 군은 ‘특례군’에 지정해 정부에서 지원한다는 것. 전국 24개 군 단위 지자체가 해당하는데, 경북의 영양 울릉 청송 군위 봉화 등 5개 군이 여기에 들어간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지속가능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양은 얼마나 될까? 대략 929.9g 정도 된다. 그럼 1년 동안에는? 365일을 곱하면 대략 33만9천450g, 약 339.45kg이다. 이는 환경부의 ‘2018년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결과이다. 환경부는 이를 더 세분화해 분석했다.하루 배출쓰레기 929.9g에는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쓰레기 255.4g, 음식물류 368g, 플라스틱 등 재활용가능자원 306.5g 등이 들어 있다. 그런데 배출된 쓰레기의 내용을 보면 개인이 일상생활하면서 줄이기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쓰레기의 종류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듯하다.물론 쓰레기줄이기는 개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래도 쉽게 실천할 수 있어야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성과가 클 것임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비닐봉지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쓰레기 줄이기의 대상이다.정부는 법률로 2018년 8월1일부터는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2019년 4월1일부터는 마트 등에서 비닐봉지를 무상 제공하는 것을 금지해 생활 속 쓰레기줄이기를 강제하고 있다.쓰레기줄이기 문제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시민들의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시민들이 쓰레기줄이기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계속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다.얼마 전 외신에 나온 기사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관광객이 운하에서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쓰레기낚시 운하크루즈’ 관광 상품을 내놨고, 로마에서는 페트병과 대중교통 이용 포인트를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다. 모두 쓰레기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국가에서는 대개 쓰레기를 생활쓰레기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업장쓰레기로 분류하는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에는 종이 플라스틱 스티로폼 가전제품 소형가구 음식물쓰레기 등이 포함된다.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기준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소비량이 98.2kg으로, 국가별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97.7kg, 프랑스 73kg, 일본이 66.9kg을 소비한 것보다 더 많았다.이 기간 한국은 일회용 컵을 연간 257억 개 사용했다. 인구를 5천만 명으로 잡고 단순계산하면 1인당 연간 514개를 사용한 셈이다. 그만큼 우리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고, 또 그럴 만한 여지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기에 여전히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일 것이다.대구, 경북에서도 1인당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대구경북 2015~2017년 생활폐기물 발생량 집계를 보면 2015년 5천772t, 2016년 5천842t, 2017년 6천59t으로 3년 새 5%가량 증가했다.또 같은 기간 ‘1가구당 배출량/1인당 배출량’은 5.76kg/2.20kg(2015년), 5.77kg/2.23kg(2016년), 5.88kg/2.42kg(2017년)으로, 1가구당 배출량은 2.1%, 1인당 배출량은 10.1% 증가했다.대구, 경북의 쓰레기 배출량과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인구와 쓰레기 배출량과의 상관관계다. 인구가 이 기간 526만6천여 명에서 500만3천여 명으로 약 5%가 줄었는데도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오히려 5천772t에서 6천59t으로 5% 정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역민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본다.2000년대 이후 정부의 쓰레기 정책은 기존 ‘채취-생산-소비-폐기’라는 선형구조에서 ‘채취-생산-소비-회수-이용 및 재소비’라는 순환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사용 후 쓰레기 회수율 높이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미 시행 중인 쓰레기 정책에도 시행착오가 적지 않다.가령 농어촌 폐비닐과 빈병, 폐건전지의 경우 회수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 그 회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쓰레기 문제는 정책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관심과 실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개발하고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이슈추적/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미국의 심장전문의 로버트 엘리엇(Robert S. Eliet)이 자신의 책에서 소개한 현대인을 위한 스트레스 대처법 세 가지 중 한 가지로, 최근에는 일상의 금언(?)이 될 만큼 널리 쓰이고 있다.그런데 폭염과 열대야가 일상이 된 대구 사람들의 ‘여름나기 노하우’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이 없을 듯하다.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대집트(대구+이집트)라고 불릴 정도로 대구의 여름 무더위는 정말 덥다. 낮에는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밤에는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거의 매일 밤 나타난다.그렇다고 언제까지 지쳐 짜증만 내며 지낼 순 없고,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특이하고 이색적인 게 주목받는 시대, 대구에서 무더위가 거듭났다. 치맥축제, 호러페스티벌이 그렇게 탄생했고 나무심기와 담장허물기 운동도 마찬가지 이유로 대구에서 뿌리내렸다.◆ 폭염으로, 즐기고 돈 벌자언제부턴가 대구의 7, 8월이 축제의 계절이 됐다. 피할 수 없는 폭염이 즐길거리, 볼거리 아이템으로 변신한 것이다. 여기다 돈까지 벌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폭염이 국내외 관광객을 모으는 지역경제 효자노릇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8월9일부터 11일까지 대구스타디움 시민광장에서는 대구국제호러페스티벌이 열린다. ‘짜릿하게, 시원하게, 살벌하게, 호러야~ 놀자’란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대구 폭염이 테마인 행사다. 올해는 세르비아 체코 일본 중국 등 4개국에서 5편의 작품을 출품한다. 무대 행사 외에도 거리퍼포먼스와 게임형식공연 등도 마련돼 흥미를 더한다. 또 페스티벌 기간 중 호러연극제(8월1~8일)가 열려, 스릴과 긴장감 넘치는 공연으로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에게 재미와 함께 휴식까지 준다.7월에는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대구 치맥페스티벌(7월17~22일)이 두류공원과 이월드 등 4곳에서 열렸다. 2019년 축제에는 100여 개 치킨업체와 10개 수제맥주 업체, 5개 세계 맥주 브랜드가 참가했다. 시민들은 마련된 부스에서 치킨과 맥주를 먹고 마시며 EDM파티 등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치맥 아이스펍, 치맥 아이스놀이터 등 40여 개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해 한여름 무더위를 잊었다.올해로 7년째 행사를 치른 치맥페스티벌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등 흥행 보장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외 관광객 수가 매년 증가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하고 있다.국내 최정상급 포크뮤지션이 참여해 포크공연, 포크송콘테스트를 진행한 대구포크페스티벌도 7월26~28일 김광석콘서트홀 등 대구 시내 곳곳에서 열렸다.축제성 행사 외에도 폭염에서 착안, 기획한 박람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제1회 대한민국 국제 쿨산업전(7월11~13일)’이 그것이다. 쿨산업이란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과 미세먼지 등 자연재해에 선제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련 산업을 통칭한다.올해는 100여 업체가 200여 개 부스에서 폭염 관련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클린로드 쿨링포그 쿨루프 그늘막 차열도료 관련 기술 및 제품과 쿨 섬유 및 소재 관련 제품이 전시됐다. 쿨 관련 패션 의류 침구 화장품 제품은 특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구의 놀라운 여름기온 그리고 신풍속대구의 폭염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200만 명이 넘는 거주인구에다 인구밀도마저 높은 대도시가 분지형 지형에 위치한 점이 우선 거론된다.해발 1천m가 넘는 산들(팔공산 1천193m, 보현산 1천124m)이 대구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도심의 뜨거운 열기가 오고나가는 바람길이 막혔고, 이는 또 외부 공기가 높은 산을 타고 넘으면서 기온이 높아지는 푄현상(Fohn phenomenon)까지 일으켜 도시 기온을 더 높여준다는 것이다.대구분지에 형성된 도시인 경산시, 영천시가 매년 여름 전국 최고기온 지역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지형적 특성의 사례라는 것이다.여기다 대도시 자체의 열섬 현상도 대구 기온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열섬(Heat Island)은 인구와 건물이 밀집돼 있어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도심지를 말한다. 각종 인공시설물과 포장도로의 증가, 주택 및 아파트, 빌딩 등에서 나오는 인공열 그리고 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 배출열이 도시기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특히 대구의 경우 부산 등 다른 대도시와 달리, 도심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 단핵도심이라는 점이 열섬 현상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자연지형적 조건에다 인공적 조건까지 더해지면서 대구의 기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한편, 기록적인 폭염은 도심의 풍속도 새로 만들어가고 있다. 대구에서는 여성들의 여름패션 용품인 양산을 찾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 마트 등에 따르면 따가운 햇볕을 막기 위해 양산을 구매하려는 20~30대 젊은 남성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실제 양산으로 햇빛을 가리면 온도를 7도 정도 낮출 수 있으며, 체감온도는 10도 이상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도심 한복판에 설치된 폭염을 상징하는 이색 조형물도 눈길을 끌었다. 6월 대구 중심가 한 백화점 앞 공터에는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 핸드백, 하이힐 조형물이 설치됐다. 이 백화점에서는 2018년에도 ‘바닥에 눌어붙은’ 2.8m 길이 대형 슬리퍼, 러버콘(꼬깔콘), 달걀프라이 조형물을 전시했다.◆여름기온 조금이라도 낮춰보려고대구 폭염이 점점 강하고 길어지자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대구의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일 수는 2014년 22일, 2015년 21일, 2016년 32일, 2017년 33일, 2018년 40일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그런데 이 같은 기온상승 추세가 2015년을 기점으로 한풀 꺾였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일수와 온열질환자 발생률 순위에서 전국 최고도시라는 타이틀을 타 도시에 내줬다는 것이다.한반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반적인 기온상승 현상으로 다른 지역의 기온이 대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간 점도 있겠지만, 어쨌든 대구시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추진한 나무심기운동, 담장허물기운동 등 녹화사업과 최근 5년간 폭염 저감시설을 대폭 확충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실제 대구에서는 2017년부터 쿨링포그, 쿨루프, 그늘막 등 폭염 저감시설을 늘리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열 반사 성능이 높은 특수물감 칠감을 바르는 차열성 포장을 적용하고 있다. 또 2018년 9월 개정된 재난안전법에서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함에 따라 대구시는 ‘폭염 및 도시 열섬현상 대응 조례’를 제정하고 시청에 폭염전담팀을 신설했다.지속해서 도시 기온을 낮추기를 위해 대구시는 2021년까지 180억 원을 들여 도시 바람길 숲 조성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클린로드 시설 확충에도 2021년까지 21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폭염과 관련해 장기적이고 구조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7월 쿨산업전에서 정응호 대구녹색환경지원센터장은 ‘대구 신천의 찬 공기 유동성 변화 분석’ 발표에서 “대구의 경우 찬 공기가 주로 가창 일대 산지에서 생성되는데, 이를 도심으로 끌어올 수 있다 대기 순환성을 증대 시켜 대구 전역의 기후환경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안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대구시설공단의 ‘이상한’ 주차장 관리

요즘 대도시 사람들은 거의 매일 주차 전쟁을 겪으며 산다. 어쩌다 일 때문에 차를 몰고 시내에 나가게 되면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골목길이나 이면도로를 이리저리 헤매기 일쑤고, 조금 늦게 퇴근한 날에는 동네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 차 댈 곳이 없어 쩔쩔맨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다.차량 증가 속도에 맞춰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일어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그나마 스트레스 덜 받고 다툼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그런데 대구 교통 1번지라 불리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 이면도로 주차장 밀집 지역에서 수년째 이해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범어네거리 범어지하도 상가를 관리하는 대구시설공단이 이곳에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 세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세 주차장의 출입구를 종일 차단봉과 쇠사슬로 막아놓고 있는 것이다.사연은 이렇다. 2009년에 범어지하도 상가가 건립되면서 대구시설공단은 부근 주차장 밀집지역 터에 차량 28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 세 곳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그런데 2014년부터 세 곳 주차장 출입구에 차단 시설이 설치돼 이용객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시설공단 측의 설명은 출입구를 열어 놓으니 일반 시민들이 이용해 이를 막기 위해 출입구를 막았다는 것. 즉 상가 이용객만 이곳을 이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상가 이용객일 경우 전화를 주면 상가관리소 직원이 주차장 앞에 나와 기다리다가 차단기를 올려준다는 설명이다.그렇지만 현재 세 곳 주차장은 시설공단 측 설명과 달리, 상가 이용객보다는 주로 상가에 입주한 시설공단 산하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대구문화재단, 대구교육청 글로벌스테이션 관계자들이 구역을 나눠 사용하고 있다 한다. 사실상 직원과 관계자들의 전용주차장 구실을 하는 것이다.날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도심에 만들어 놓은 무료개방 주차장을 일부 사람만이 전용 주차장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에 대해 시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시설공단은 이참에 이곳을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가령 지하상가 통로 벽에 붙여놓은 상가위치도에 주차장 안내글이라도 써놓든지 아니면 주차장 부근에 안내판이라도 설치해 놔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안내문 한 줄 보이지 않고 주차장 출입구마저 막혀 있다면 이곳이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인지 누가 알겠는가.사실 범어지하도 상가의 경우 지하철 역사와 붙어 있어 직원이나 관계자 외에 부설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그리 많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럴 바에는 아예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영주차장화 하는 방안도 생각해봄 직하다.직원 전용주차장으로 사용한 게 벌써 6년 가까이 된다니 대구시설공단의 무관심이라고 봐야 할지, 아니면 다른 시민은 이용하지 말라는 배짱인지 알 수 없는 속내다.대구 골목길에는 내집 앞 주차를 막기 위해 놓아둔 주차금지 표지판, 폐타이어, 콘크리트 장애물 등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곳에 점용허가나 사용허가를 받은 것도 아닐 텐데 밤낮없이 이렇게 장애물을 놔두고 있으니 통행하는 차량이나 보행자로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어떨 때는 이것 때문에 이웃 간에 다툼이 생기기도 하고, 특히 긴급출동 중인 소방이나 순찰 차량은 곤란을 겪기도 한다. 물론 차 댈 장소가 없어 생기는 불편한 사정 때문이란 걸 짐작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같은 행동이 정당화 되는 건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시민들의 내집 앞 주차공간 잡아놓기와 대구시설공단의 범어지하도 상가 무료개방 주차장 관리 행태는 뭐가 다를까. 대구시의 무료개방 주차장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봐야 할 텐데 이를 특정 개인이나 기관, 단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과연 옳으냐는 말이다.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내집 앞 장애물 놓아두기가 묵인되는 게 현실이라면 대구시의 무료개방 주차장도 관계자들만 이용하게 하는 걸 그냥 모른 척하는 게 공동체를 위하는 길이지 싶기도 한 데, 정말 그런 것인가./

/이슈추적/ 대구취수원 이전, 올 연말엔 결정되나

벌써 1년 넘게 시간이 흘렀다. 구미공단에서 유출된 배출물 과불화화합물이 대구 시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수계 문산, 매곡 취수장에서 다량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온 게 지난해 6월이었다.당시 많은 시민들은 불안한 수돗물 대신 판매용 생수를 사 마시며 먹는물 안전에 대해 걱정해야 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수돗물 발암물질 검출 진상조사 요구’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시민들의 서명이 이어지기도 했다.문제가 된 과불화화합물은 반도체 세정제,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고도정수 처리를 거쳐도 제거율이 10~15%에 불과하고 끓이면 오히려 농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유해물질이다.‘오염 수돗물’ 사건이 잊힐 만 하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과 서울 일부 지역에서 ‘붉은 수돗물’ 사건이 발생했다. 그 수돗물을 사용하거나 마신 시민들은 피부질환과 위장염 때문에 병원을 찾아야 했다.권영진 대구시장이 민선 7기 1주년이었던 7월1일 시민 숙원 사업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정부가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두 건의 용역 결과가 11월께 나온다. 대구와 구미가 상생 협력의 자세로 현안을 풀어갈 수 있도록 그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겠다.” 또 권 시장은 불필요하게 구미를 압박해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지피지 않고 인내를 갖고 상생의 길 속에서 해결하겠다는 말도 했다.◆ 낙동강 물 용역결과 11월께 나올듯대구시장이 언급한 두 건의 용역이란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연구용역(이하 낙동강물 용역)’과 ‘구미산업단지 하수처리시설 폐수 무방류시스템 적용 방안 연구용역(이하 무방류시스템 용역)’을 말한다.낙동강물 용역은 낙동강 유역 지자체들의 물 공급 및 수요 현황을 분석해 합리적인 물 배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여기에는 2014년 국토부 용역결과 등 과거 낙동강 수계에서 실시한 각종 용역결과의 재검증이 포함돼 있다.앞서 권 대구시장은 2018년 12월26일 기자간담회에서 환경부의 낙동강 수계 폐수 무방류시스템 도입안과 2014년 국토부의 ‘구미 해평취수장 구미-대구 공동사용 적합’ 용역결과 발표 내용을 검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또 무방류시스템 용역은 생활폐수와 공장폐수를 분리 처리하는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공장폐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찌꺼기 처리의 경제성을 알아보는 것으로, 구미시에서 그 결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무방류시스템 용역은 환경부의 제안을 구미시가 동의해 진행하게 된 것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앞서 구미산업단지에 폐수 무방류시스템 도입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면 대구취수원 이전 논란이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환경부는 2018년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 때 2019년 연말까지 낙동강 관련 종합적 물 관리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중 낙동강은 지자체의 물 관련 이해 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지역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추진된 두 건의 연구용역은, 그 결과가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대구시는 물론이고 구미시, 경북도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대구시와 구미시의 물 갈등을 풀어 나갈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취수원, 대구시와 구미시 대립 팽팽대구취수원 이전을 둘러싼 대구시와 구미시의 오랜 갈등은 먹는물 문제가 지역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이다.갈등의 원인은 대구취수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있다. 구미공단을 경계선으로 할 때 현재처럼 공단 아래쪽(하류)에 그냥 놔둘 것인지, 아니면 대구시가 원하는 대로 공단 위쪽(상류)으로 옮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지금도 이전을 원하는 대구시의 입장과 구미시민들의 식수원이 있는 공단 상류로 옮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구미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현재 대구 시민들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67%(53만 톤)는 낙동강 수계 문산, 매곡 취수장에서 공급된다. 문제는 문산취수장과 매곡취수장의 취수원이 각각 구미공단 아래쪽 28km 지점과 34km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수돗물은 강, 하천, 저수지(취수원)의 물(원수)을 취수장에서 퍼올리고 이 물을 받은 정수장에서 여러 단계 정화해 각 가정에 공급된다. 이 과정에서 취수원은 용수 확보가 쉽도록 대개 취수장 부근에 있다. 대구 수돗물은 낙동강 수계 취수원에서 문산·매곡 취수장, 문산·매곡 정수장을 거쳐 각 가정에 공급되고 있다.이 때문에 대구시는 두 취수장의 취수원(대구취수원)이 구미공단 배출물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공단 위쪽 지역인 구미 해평면이나 산동면 부근 낙동강 수계로 취수원을 옮기길 원하고 있다. 대구취수원을 지금 위치에 그대로 둘 경우 또 수돗물 오염사건이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구미시의 입장은 다르다. 대구시가 옮겨가길 원하는 해평면이나 산동면 일대는 현재 구미 시민들의 식수원인 구미광역취수장(해평취수장)이 부근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구미광역취수장을 대구시와 구미시가 함께 사용하게 되면 수량 감소와 이로 인한 수질 악화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구미시의 우려다.구미광역취수장에서는 현재 구미와 김천, 칠곡 지역 70만 명에게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해평취수장은 2011년 5월 구미 수돗물단수 사고 이후 구미광역취수장의 강 건너 바로 맞은편에 추가로 만든 것으로, 낙동강 동쪽 구미지역에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구미광역취수장의 취수량이 부족할 경우에만 비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구미시는 취수원 이전보다 낙동강 수질개선 측면에서 해결책을 찾는 게 바람직한 방안일 거라고 대구시에 역제안하고 있다.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구미시로서는 대구취수원 이전을 장소만 옮기면 되는 단순한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취수원이 이전될 경우 그 지역의 개발제한 규제가 불가피해져 기업 유치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또 상수원보호구역 확대로 인해 재산권을 침해받게 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미에서는 2018년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돼 ‘대구취수원 이전 반대 10만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취수원 갈등 언제부터, 그리고 정부 대응은이처럼 대구시와 구미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이 커지자 정부가 중재에 나섰다. 국토부는 2014년 대구취수원 이전의 타당성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구미광역취수장에서 하루 44만8천 톤(2025년 수요량 기준)을 취수해 대구에서 43만 톤, 칠곡-고령-성주에서 나머지 물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내용이 나왔다.그러나 구미시는 당시 이 용역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선 국토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신뢰할 수 없고, 또 용역결과대로 한다면 낙동강 상류쪽에 상수원보호구역을 추가 설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이 외에도 정부는 두 지자체의 먹는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부터 국무조정실 주관의 실무협의를 통해 양측 입장을 조율했다. 또 지역에서는 교수, 지역정치인,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가 2015년 구성됐다.한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가 표면화된 것은 2009년이었다. 그 해 1월 구미공단에서 배출된 발암 의심물질 1,4-다이옥신이 낙동강에 유출됐고 이 때문에 대구 시민들은 먹는물 때문에 한동안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이후 시민들의 취수원 이전 요구가 계속되자 대구시는 2012년 3월 대구취수원을 구미공단 위쪽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국토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물론 2009년 이전에도 페놀 사건(1991년) 악취 사건(1994년) 등 낙동강 수질오염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해 대구취수원을 다른 데로 옮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왔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지진특별법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포항지진이 발생 2년이 다 돼 가지만 50만 포항시민이 염원하는 ‘지진 특별법’은 언제 제정될지 아직 오리무중이다. 그간 나왔던 정치권 얘기를 모아보면 특별법은 제정이 됐어도 벌써 됐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다.이미 정부는 지진 발생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고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특별법안을 이미 독자 발의까지 해놨다. 그런데도 특별법은 미뤄지기만 했다. 시민들이 원성을 높이자 정치권은 “내 할 일은 다 해 놨는데…”라는 식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정쟁 놀음에 속 타는 이들은 포항시민뿐이다.포항에서는 2017년 11월15일 규모 5.4 강진이 발생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직,간접 피해를 냈다. 주택 등 재산피해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이 입은 피해도 적지 않아 철강 도시는 자체 재건이 어려울 만큼 그 후유증에 힘들어하고 있다.포항 시내 곳곳에는 지금도 아파트 외벽에 낙하물 방지 펜스가 설치되어 있고 집 잃은 시민 수백 명은 조립식 임시대피소나 체육관에서 무더위를 견뎌내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시민들은 자체 복구 활동을 벌였지만 역부족임을 절감해, 정부에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청해 왔다.그러나 특별법에 대해서는 정부가 응답이 없다. 물론 정부는 지진 직후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복구에 힘써왔다. 지자체에는 피해복구비를 지원했고, 시민들에게는 전기, 통신 등의 이용료 감면 혜택을 줬다. 그렇지만 이 정도론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에서 벗어나 있는 피해시민들이 아직 있고, 심각한 피해를 본 지역경제도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정부는 2019년 3월20일 원인조사 발표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지열발전 실험에 의해 지진이 촉발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래서 당시 시민들은 지진의 원인과 책임이 밝혀졌으니 늦었지만 정부에서 당연히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그뿐이었다. 그 후로 다시 100일 넘게 지나갔다. 이제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정치권에 완전히 떠넘겨 놓은 듯하다. 그런데 책임을 넘겨받은 여당은 물론이고, TK 맹주를 자임하고 어려울 때마다 지역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했던 자유한국당마저 포항지진 특별법 처리에 열의가 없는 듯한 모습이다.오죽하면 “정치권이 그동안 한 것이라곤 국회 문 걸어 잠가놓고 싸움질하다 이달에 다시 문 연 게 전부다”라는 얘기가 시민들한테서 나올까. 그런데도 포항시민들은 국회만 바라보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두 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돼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7월 중에 특별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니 이번 회기엔 반드시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시민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 정치권, 특히 자유한국당은 이 기대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지진원인 발표 100일째인 7월2일 포항시가 개최한 ‘포항지진특별법과 피해배상을 위한 포럼’이 서울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 포항의 자유한국당 두 국회의원도 참석해 특별법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민주당에서 승낙하지 않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구제법과 진상규명법이 상임위에 올라가 있어 7월 중순께 상임위가 열리면 최우선 논의되도록 할 것이다.” 김정재 의원(포항북)“국회가 열린다. 지진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추진 전략을 짜야 하지만 법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의 협조 없이는 안된다.” 박명재 의원(포항남-울릉)두 의원의 말을 종합해 보면 특별법 제정이 이번에도 호락호락할 것 같진 않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염원을 생각한다면 두 국회의원은 결기를 갖고 특별법 제정에 더욱 바짝 달라붙어야 할 것이다. 여야 합의처리가 최선일 테지만 그게 어렵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데도 두 의원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불의의 재난을 당해 국가의 지원 없이 회복이 불가능한 처지에 있는 국민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고 있는 게 특별법일 텐데, 왜 이렇게 특별법 제정이 어렵고 힘드냐?” 하소연할 데가 없어 더 답답한 포항시민들이다.

/이슈추적/ 총리실, 김해신공항 재검토… 대구경북 분노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해신공항 총리실 재검토가 결정된 지난달 20일, 대구경북에서 터져나온 첫 반응이었다. 그때부터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가 하나가 돼 재검토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등 3개 자치단체장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국무총리실에서 하기로 6월20일 합의했다. 총리실 재검토가 곧바로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정부가 보인 태도 변화와 민주당의 분위기를 보면, 지역의 우려를 기우라고 하기에는 드러나고 있는 정황들이 지역에 우호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더욱이 정부가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명분 없이 이를 중단하거나 변경할 경우 그 후폭풍이 클 것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재검토에 합의해 주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신뢰 추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추진할 만큼 절박한 이유가 정부, 여당에 있을 것이란 얘기다.지역에서는 김해신공항 재검토의 필요성과 이유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이를 추진한 배경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그동안 국토부에서 여러 차례 ‘총리실 재검토’가 없다고 밝혔고, 또 김해신공항 합의안이 영남권 5개 자치단체의 오랜 갈등과 진통 과정을 거쳐 마련됐던 것이기에 이를 뒤엎은 정부의 의도에 의심을 하는 것이다.이는 또한 정부, 여당의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지역정치권의 주장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어차피 맹지나 다름없는 TK는 포기하더라도 PK에서 표를 모은다면 절반의 성공은 될 수 있다는 셈법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또 다른 우려는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통합대구공항 최종이전지 결정과 맞물려 진행될 수 있고, 이렇게 될 경우 통합대구공항이 애초 계획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갑작스럽게 공항 문제가 재론되는 데 대해 지역민들은 “이런저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측면에서라도 김해신공항 확장과 통합대구공항 이전지 연내 결정이라는 기존 약속을 정부가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 건설, 길 열렸나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6월20일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부울경 단체장은 특히 검토의 시기, 방법 등 세부 사항은 총리실 주재로 국토부와 부산 울산 경남이 함께 논의하여 정하기로 한다고 덧붙여, 실질적 논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로써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 부울경의 가덕도신공항 주장 등에 대해 전반적 재검토가 가능하게 됐다.6월26일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부산에서 열린 시민강연회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은 국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고 입지로는 안전성과 부산신항 연계성이 뛰어난 가덕도가 최적”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합의안 발표 1주일 만인 26일 방송기자클럽초청토론회에서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정책 검증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자는 취지이지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건 아니다. 국토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우려가 현실 됐다, 지역민 분노총리실 재검토 발표는 화난 대구경북 민심에 기름을 끼얹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6월25일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함께 국무총리실에 대구시와 경북도의 네 가지 요구안을 전달했다.요구안에는 △김해신공항 재검토의 필요성과 이유를 밝히고, 대구경북 시도민의 동의를 구할 것 △재검증 절차를 거친다면 검증 시기, 방법, 절차 등을 영남권 5개 시도와 합의할 것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할 것 △재검증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할 것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권 시장은 “영남권신공항 입지 문제는 가덕도와 밀양으로 갈등을 거듭하다, 영남권 5개 시도가 2014년 10월, 2015년 1월 두 차례 모임을 하고, 정부 용역결과 수용과 외국 전문기관 용역이라는 합의안을 어렵게 도출해 낸 사안이었다”고 강조했다.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국가정책으로 결정된 사업을 정치 쟁점화 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부울경의 주장은 자치단체 간 합의를 파기하고 국가정책의 불신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총리실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7월 초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를 함께 만나 김해신공항 재검토 문제를 공식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면담 일정은 조율되지 않고 있다.앞서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소속 국회의원 21명은 6월21일 기자회견을 열고 “5개 광역단체장 합의로 이루어진 국가적 의사 결정을 여당 소속 3개 단체장과 여당 소속 국토부장관의 합의만으로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또 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홍의락(대구 북구을) 국회의원은 재검토의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부겸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으로 간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도 없고, 그렇게 되면 엄청난 갈등, 씻을 수 없는 불신이 남는다”고 비판했다.7월1일에는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국토부를 방문해 대구, 경북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나온 김해신공항 재검토 일방 발표를 항의했다.◆ 신공항 문제, 전망과 변수는분노한 지역민의 관심은 향후 김해공항 재검토가 어떤 식으로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이것이 통합대구공항 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모이고 있다. 애초 이 문제가 영남권 관문공항 건설이라는 영남 5개 시도민들의 요구에 따라 비롯됐고, 그 과정에서 5개 지자체 합의에 따라 김해신공항 확장과 통합대구공항 건설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지역 일각에서는 “합의 파기는 부울경의 주장대로 김해신공항 확장 대신 가덕도신공항 건설이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영남권 관문공항을 요구했던 10여 년 전으로, 즉 원점으로 상황을 되돌리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대구시민단체인 남부권관문공항재추진본부는 6월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권 관문공항을 원점에서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무엇보다 지역에서는 이로 인해 통합대구공항 건설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 정부, 여당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해신공항 재검토 결과와 통합대구공항 최종이전지 발표 시기와 관련된 분석도 나오고 있다.두 사업의 결과 발표가 올해 안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내년 총선에서 나타날 부산, 경남 표심이 김해공항과 가덕도신공항 가운데 한 곳으로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리란 것이다. 이 경우 통합대구공항도 그 영향권에 들어갈 거란 예상이 가능해진다.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정부에서 국책사업을 그렇게까지 해서 추진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국책사업의 선례가 될 수 있고, 총선 이후 바로 대통령선거로 이어지는데 정략적으로만 판단해 무리수를 두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한편, 7월4일 경남의 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과 전남의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고흥군 보성군 등 9개 시, 군이 참여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에서 제2국제공항의 사천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포스코 조업정지 파동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로 지난달 조업정지 위기에 몰렸던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길 듯싶다. 사건이 불거지자 애초 포항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했던 경북도가 이후 제철소 조업정지로 인해 야기될 국가경제 피해 우려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정부 대응의 변화, 지역경제 손실을 걱정하는 지역민들의 호소 등을 받아들여 행정처분을 연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포스코 조업정지 파동에서 드러난 경북도의 오락가락 대응과 불법한 행위를 했음에도 당당했던 포스코의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게다가 정당한 법 집행마저도 뒤엎을 수 있는 ‘경제 제일주의’가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한 것은 뒷맛을 개운치 않게 한다.특히 정부 주무부처이자 환경 정책을 책임진 환경부가 보인 안일한 대응과 어정쩡한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이참에 대응매뉴얼 등은 확실히 보완돼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제철소의 불법 행위 확인에 미적미적 시간을 끌더니 지자체가 엄정한 법 집행을 공표하자 뒤늦게 지자체에 행정처분 연기를 요청했다. 그나마 환경부가 중심이 돼 민관협의체를 2~3개월 운영해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한 것은 뒷북치기로 보이긴 하지만 다행스러운 대목이다.조업정지 파동의 발단은 올해 3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용광로)에서 유독물질이 무단으로 배출된다고 주장한 전남 광양지역 환경단체의 폭로였다. 이들은 제철소에서 고로 정비 기간에 ‘브리더’(고로 내부의 압력을 빼내 폭발을 방지하는 안전밸브)를 통해 일산화탄소와 분진 등 유해물질을 여과 없이 배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했다.유독물질 배출 문제는 곧 제철소가 위치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현재 국내에서 용광로는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4기, 광양제철소 5기와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3기 등 모두 12기가 운영 중에 있다. 지자체의 유권해석을 의뢰받은 환경부는 한 달여가 지난 4월 말에야 제철소의 브리더 개방 행위가 법 위반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놨다.환경부 결론은 파장이 컸다. 경북도 전남도 충남도 등 3개 지자체는, 정비를 위한 휴풍과 재송풍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걸러주는 방지시설이 없는 브리더를 개방해 가스를 배출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대해 조업정지 처분 절차에 들어갔다.그러자 해당 기업과 철강협회가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지역민들도 동조했다. 철강업계는 제철업의 특성상 조업정지가 가동정지나 마찬가지고, 철강 생산이 멈추면 지역근로자도 쉴 수밖에 없다는 엄포성(?) 이유를 들며 지자체에 행정처분 취소를 요구했다.물론 제철소 가동 정지는 국민 누구라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그렇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터져 나온 철강업체와 철강협회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오염물질을 차단하거나 걸러 줄 관련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는데 어쩌라는 거냐’, ‘50년 가까이 아무 소리 않다가 이제 와서 왜 문제 삼느냐’는 식이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대응이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세계 일류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포스코에서 이런 식이라니,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은가.용광로 배출가스에 대기오염물질이 섞여 나왔다면 당연히 방지 대책을 세웠어야 했을 것이고, 상용화된 관련 기술이 없었다면 해당 기술을 자체적으로라도 이미 개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그동안 시간이 50년이나 있었는데 말이다.다행인지 불행인지, 최근 정부의 대응 변화 과정을 보면 포스코는 이번 사건을 운 좋게 그냥 넘길 듯하다. 그러나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수십 년 동안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온 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특히 지역민들에게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법 집행이 이익단체와 일부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했던 점을 스스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이번 일이 선례로 작용할 텐데, 그때는 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걱정스러워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