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전염병에 휘청거리는 지역경제 어떡하나

전염병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대구·경북은 지역 내 확진자 확산 추세가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여 다행스럽긴 하지만, 전염병 사태의 영향으로 위축되기 시작한 지역경제 상황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악화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지역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대구는 물론이고 경북 전역에서도 시도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실상 이동금지나 다름없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지가 벌써 한 달이 넘게 계속되면서 그 여파는 소비 업종뿐 아니라 제조업 등 경제 전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손님이 끊어진 식당가와 시장, 거리상가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대면 접촉을 꺼리고 피하는 분위기 탓에 보험·금융 등 업종을 불문하고 거의 전 분야의 경제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또 초중고 학교까지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상황에서 학원가 강사와 학교급식 관련 업체, 종사자 들까지 그 피해는 사실상 전 시·도민에게 미치고 있다.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나눠주기로 했다. 이는 취약계층의 생계 유지를 돕는 동시에 소비 진작을 통해 지역경제까지 살리자는 다목적용 정책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원 금액이 적고 대상자가 충분치 않다는 불만에다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전염병은 지역상권뿐 아니라 지역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계도 빈사 상태로 내몰고 있다. 특히 세계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전염병까지 덮친 탓에 기업들은 그 충격 강도를 더 크게 체감하고 있다. 정부의 실질적 지원이 시급한 이유이다.대구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부품이나 섬유 업체들의 경우, 이미 전염병으로 인해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한 피해를 입은 데다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주요 거래국에서 전염병이 대규모로 확산하자 앞으로 거래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업체 중에는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어 감원이나 휴직 등 구조조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도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지역의 연쇄 대량실업 사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기업 가운데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강제 휴직이나 임금 삭감, 근무 인원 축소 등을 하는 사례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정부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통해 이들 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복합 위기 국면에서는 단기적 임시 대책이 될 뿐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또 재원과 역량에 한계가 있는 지방정부가 나서 지역기업의 활로를 찾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는 것이다.◆ 생계지원금, 지역경제 마중물 될까지방정부의 긴급 생계자금이 4월부터 대구, 경북에 풀린다.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서민들과 이 돈이 돌게 될 시장이나 식당 등의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는 일단 한고비를 넘길 수 있는 단비가 될 전망이다.대구시는 긴급 생계자금을 4월10일부터 가구원 수에 따라 가구당 50만 원~90만 원씩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대상은 3월30일 0시 기준 대구시에 주민등록을 둔 중위소득 100% 이하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가구다. 정액형 선불카드와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생계지원금은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사용 기한도 정해 놓아 빠르게 소진되도록 했다.그러나 대구에서는 긴급생계지원금의 지급 시기와 사용처 제한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염병 사태로 수입이 끊긴 지원 대상자들에게 ‘신청 즉시 지급’ 방식을 도입해 최대한 서둘러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일용직 근로자, 자영업자 등 긴급생계비가 필요한 사람들의 상황이 다급한 데도 대구시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이에 대해 대구시는 선불카드 지급 방식으로는 준비 기간이 필요해 시기를 더는 앞당길 수 없다고 해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생계자금을 선불카드로 지급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게 이 돈이 신속하게 돌게 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제회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앞서 3월에 긴급생계비를 포함한 취약계층 지원자금으로 6천599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다.경북도도 재난긴급생활비 1천754억 원을 편성해 4월1일부터 신청을 받고 요건을 갖춘 대상자에게는 당일 지급한다. 대상은 중위소득 85% 이하 33만5천여 가구로, 가구원 수에 따라 50만 원~80만 원씩 차등 지급한다. 지원금은 23개 시, 군 실정에 맞게 지역상품권과 선불카드 등으로 지급된다.◆ 제조업 지원도 시급하다대구, 경북에서 주력산업이라면 자동차부품 섬유 철강 기계 등이 우선 꼽힌다. 그런데 이들 업체는 중간재이면서 수출 지향적 업종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특히 이번 전염병 사태에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당장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진정세를 보이더라도 유럽, 미국 등 해외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수출입 거래에 차질이 생길 것이고, 또 중간재이기 때문에 전방산업인 완성차나 전자가전제품의 국내외 판매 추이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지역 기업들의 경우 현재보다 앞으로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역경제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올해 1분기까지는 그나마 전염병 사태가 확산하기 이전 확보된 기존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이었다면 2분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구체적 피해가 통계상으로도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구, 경북 1, 2월 수출은 각각 11억5천200만 달러, 56억9천1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3%, 6.7%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대구는 자동차부품, 평판디스플레이제조장비의 중국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고, 경북은 평판디스플레이의 중국 수출, 무선전화기의 미국 수출, 필름류의 일본 수출이 크게 줄었다. 제조업은 대구와 경북 GRDP(지역내총생산)에서 각각 20%와 4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따라서 올해 1~6월 제조업 생산 감소를 대략 10% 수준으로만 예상하더라도 그 감소액이 2조9천여억 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또 제조업 생산 감소는 당장 지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제조업 생산 감소 규모를 10%로 가정하더라도 일자리가 대략 4만2천 개 정도가 줄어들 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오랜 경기 침체로 지역경제 상황이 나빠져 있는 상황인 것을 고려해 보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대량 실업 사태를 맞을 경우 지역경제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지역 제조업의 현재 상황을 외면하면 안 되는 까닭이다.중앙정부가 각종 제도나 세제 등을 통해 지원 대책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면, 지방정부 역시 자체예산 투입이나 현장민원 지원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코로나 사태를 맞아 대구시와 경북도도 현재 지역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지역기업들의 경영 및 고용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3월26일 시의회를 통과한 추경예산에 지역고용특별지원금 400억 원과 중소기업경영안정자금지원금 190억 원 등을 포함했다. 경북도 역시 이번 추경예산 7천억 원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융자 지원 이자 및 신용보증료 지원금으로 780억 원을 배정했다. 정부는 3월24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100조 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투입하는 기업 및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확정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박준우의 시시비비…“안방 주인 노릇 제대로 한 번 하자”

정치권의 4·15총선 시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25개 지역구의 후보자 선정을 끝내면서 대진표가 완성됐고, 26~27일에는 후보자등록이 진행된다. 그러나 전염병이 휩쓸면서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역민들에겐 선거도, 정치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그렇더라도 우리는 또 정치 없이 살아갈 수 없기에 마뜩잖은 정치일지라도 이를 외면하지 않고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대구·경북에서 정치라면 보수정당인 통합당이 늘 관심 순위 최상위에 놓인다. 그래서 선거 때면 통합당 공천 결과를 놓고 시도민들은 평가를 하곤 한다. 그게 선거 과정에 반영될 거란 기대도, 그로 인해 정치가 달라질 거란 희망도 별로 품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그렇게 한다. 아마 다음번엔 좀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일 거로 생각한다.얼마 전 통합당의 TK 공천 결과가 발표된 후 SNS에는 ‘보수 중도정당에서 공천받는 법’이란 글이 한동안 떠돌았다. 거기에 나온 몇몇 글이다. ‘어려울 때 당을 지키지 말라. 탈당했다가 복당하는 게 더 대접받는다’ ‘보수정당에서 절대로 당협을 맡지 마라. 맡으면 종처럼 부리고 팽 당한다’ ‘보수는 민주주의보다도 기회주의가 살아남는다’ 등등.지역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이라면 각 조건에 해당하는 인물들을 바로 꼽을 정도로, 특정인을 흠집 내거나 편들려는 의도가 분명히 읽히는 글이다. 그런데도 한편에서는 크게 틀린 말이 아니라면서 공감하는 걸 보면 통합당에서도 한번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문제는 왜 이런 류의 글이 선거 때마다 돌아다니고 일부에서지만 공감을 얻게 되느냐는 것이다. 통합당의 TK 공천 결과가 이번에도 그 빌미를 제공했다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을 듯하다. 당장 지역에서는 ‘기원전(기준, 원칙도 없고 전횡만 있는) 공천’이니, ‘낙하산 공천’이니, ‘지역은 안중에도 없는 공천’이니 하는 말이 나왔고, 또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통합당 공천에서 TK에서는 현역 의원 중 6명이 탈락했다. 현재 이들 중 상당수는 무소속 출마를 고민 중인 걸로 알려지고, 또 이들이 힘을 합쳐 무소속연대를 결성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아무튼 통합당에 험한 지역정서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그럼 이런 지역 분위기를 바라보는 통합당 지도부의 생각은 어떨까. 경험상 그 예측이 아주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낙천자들의 무소속 출마는 늘 되풀이됐던 터라, 당으로서 관심을 가질 만한 거라곤 그들의 출마로 인해 혹시라도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지 않을까 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낙천자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복당을 불허해야 한다는 공관위 측 주장 정도로 대응하는 모습이다.그러나 정작 답답해야 할 사람들은 이런 과정을 늘 지켜봐야 하는 지역민들이다. 언제까지 그들만의 리그를 바라만 볼 것이며, 핑퐁 게임을 하듯 그들끼리 주고받는 금배지 아래 줄서기만 할 것이냔 말이다.이번에 공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의 면면을 봐도, 그들 역시 4년 전이나 그 전 선거에서 지금 자신들이 비판하고 있는 공천 잣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였다. 직전 총선 때도 박근혜키드 얘기가 있었고, 이한구 공천위원장의 사천, 막천으로 지역이 난리 통을 겪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과 같은 통합당 공천 구조에 당사자로서, 또는 방관자로서 책임 있는 그들이 또 공천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부끄럼도, 염치도 모르는 정치인들에게 변화의 주체가 되길 기대하는 건 암만 봐도 무리일 듯하다. 특히 깃대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TK를 생각하는 통합당에 이 지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길 기대하는 건 더 그럴 것 같다.믿고 맡겨만 놔선 안 된다면 이젠 지역민들이 정당이, 정치인들이 변화하도록,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게 상황을 그렇게 만들어내자. 낙하산 공천받은 자에게는 표 주지 말고, 지역민은 안중에 없거나 지역이 어려울 때 앞장서지 않은 이에게는 우리도 눈길 주지 말자. 통합당은 늘 TK에 대해 우리 안방이라고 하는데 언제 여기를 제대로 안방 대접해 준 적이 있었던가 묻는다.

/이슈추적/ 코로나19 전쟁, 대구·경북 지금이 중요하다

하루 수백 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대구·경북에서 지난 주말을 고비로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감소하는 등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방역당국과 대구시, 경북도는 방역 작업에 더 고삐를 죄고 있다. 대구시는 시장이 나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328 대구운동’이라는 시민운동까지 제안했다. 이처럼 방역작업에 고삐를 다잡는 데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진 특성도 고려됐다고 볼 수 있다.코로나19는 과학적으로 아직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공기 중 전파인 에어로졸 가능성이 있는 데다 빠른 변이, 강력한 전파력이라는 특성까지 있어 방역 작업만으로 관리와 통제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래서 개개인의 철저한 생활위생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시민들의 자발적인 실천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염병 발생 양상을 보면 초기에는 특정집단을 매개체로 한 대규모 전염이라는 특징을 뚜렷하게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특정집단과 상관없거나 관련성이 밝혀지지 않은 감염 사례가 산발적이긴 하지만 꾸준히 나오는 등 전파 경로의 파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요양원, 복지시설과 같은 공동생활시설과 의료기관 등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 간의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특이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최근의 하루 신규확진자 감소 등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방역당국이 전염병 확산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권영진 대구시장은 3월15일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한 자리에서 “지금은 결코 (코로나19) 안정기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3월28일까지는 시민들이 스스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지금처럼 강도 높게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염병 전문가들 역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염병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이 퍼진다면 자칫 방역망에 구멍이 뚫려 다시 위험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계 늦출 수 없는 바이러스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다른 전염병에 비해 초기 감염 단계에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고, 또 초기 엑스레이 진단이 어려우면서 감염자의 급속한 증상 악화 사례가 관찰되는 등 그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특히 코러나19 바이러스는, 사스 등 다른 전염병 바이러스보다 그 입자가 커 야외나 환기가 잘 되는 곳보다는 밀폐된 실내에서 전염 가능성이 특히 높은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잠복기는 대략 1~14일(평균 4~7일) 정도로 추정되지만, 감염 후 초기 3~4일 이내에 강한 전파력을 보인다고 한다.코로나19의 또 다른 특이점은 무증상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감염자에 의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특히 경계해야 할 사례이다. 감염됐더라도 초기에 증상을 전혀 못 느끼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아주 가볍다면 감염자가 얼마든지 방역망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일상적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처럼 코로나19의 강한 전파력과 무증상 감염이라는 특성은 닫힌 공간에서 밀접 접촉이 발생할 수 있는 종교 행사나 요양원 복지센터 등과 같은 집단시설, 의료기관 등에서의 방역과 경계가 더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현재까지 코로나19는 주로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 코, 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중국 당국은 2월19일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 즉 에어로졸에 의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바이러스는 대개 빈번하게 일어나는 변이와 짧은 활동 주기, 그리고 이런 이유로 늦어지게 된 최초 발견(1950년대) 및 그 연구 역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동안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잘 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2019년 11월께 중국 우한지역에서 처음 번져갈 때만 해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전염병으로만 알려졌던 코로나19, WHO(세계보건기구)는 그로부터 불과 두 달여만인 2월 이것에 COVID-19라는 공식명칭을 붙였고, 또 3월에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분기점 될 ‘328 대구운동’3월15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시민 담화문 형식으로 제안한 ‘328 대구운동’의 핵심은 시민들의 개인 생활위생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다. 권 시장은 이날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만, 지금 대구는 시민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원과 싸워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전염병 확산 차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시민들이 실천해야 할 ‘328 대구운동’의 주요 내용을 보면 △외출, 이동 최소화와 모임, 집회 중단 등의 자율통제 강화 △노래방, PC방 등 다중밀집 실내영업장 운영 중단 △손씻기와 2m 거리두기 등 생활위생수칙 지키기 △유증상자의 질병관리본부, 시군구보건소 안내받기 △기업들의 유증상자 휴가 지원과 유연, 재택 근무 도입 △완치환자, 자가격리 음성환자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대구 밖으로의 이동자제 등이 있다.대구에서는 3월12일을 기점으로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감소하고 완치 후 격리해제자가 신규 확진자보다 많아지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던 신천지교회 신도의 진단검사가 마무리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최근 지역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반시민 확진자들을 보면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사례가 적지 않아 지역사회감염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현재로선 전염병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란 게 방역당국이나 대구시, 경북도의 판단이다.◆ 전염병에 노출된 공간 곳곳에지금 지역에서는 밀폐 공간, 그중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거나 활동하며 밀접 접촉이 가능한 소규모 공간을 전염병 확산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 소규모 밀폐 공간의 경우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상 감염자 한 사람이 짧은 시간에 실내의 바이러스 농도를 급격하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발생했던 신천지 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의 대규모 집단감염도 이 같은 바이러스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대구에서는 실제로 일부 요양병원과 재활병원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미 발생했다. 김신요양병원에서는 2월24일 간병사가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환자 15명, 간호사 1명, 간병사 11명 등 모두 27명이 확진자로 판정됐고 리더스재활병원에서는, 2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문성병원에서 전원 된 환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4일 코호트 격리된 환자와 간병인 중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3월14일에는 한국전력 서대구지사 검침 협력사 직원 12명이 확진자로 판정됐다.경북에서도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봉화 푸른요양원에서는 3월5일 34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이 요양원에서만 최근까지 모두 6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유사한 형태의 집단감염 발생을 막기 위해 사회복지시설 581곳에 대해 코호트격리 조치를 했다.그러나 전염병에 취약한 공간은 곳곳에 있다. PC방과 노래방, 학원 등은 밀폐공간인 데다 청소년들이 자주 출입하는 장소이고, 콜센터, 교회 등은 이미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발원지로, 언제든지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한 공간이다.특히 콜센터의 경우 서울지역 콜세터에서 100여 명의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대구지역 콜센터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된 상황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내 17개 콜센터에서 63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는데, 이 중 대부분은 신천지 신도가 최초 확진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현재 대구에는 68개 콜센터에 8천여 명이 상담사로 근무하고 있다. 대구시는 “(콜센터) 대부분 확진자가 3월6일 이전에 발생해 현재로선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3월 말까지 대구지역 고객센터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박준우 시시비비…감염병에도 가짜뉴스라니

우리 사회에 가짜뉴스(fake news)가 얼마나 퍼졌으면 이젠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도 있다. 최근 한 교수가 발표한 가짜뉴스 유형을 다룬 글이 눈길을 끈다. 그는 가짜뉴스를 모두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허위정보, 오인정보, 거짓정보, 루머(유언비어), 패러디(풍자) 등이 그것인데, 이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허위정보와 거짓정보일 것이다. 이 둘은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이가 의도를 갖고 계산해서 전파한다는 점에서 그 해악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코로나19 감염병이 지금 대구·경북을 휩쓸고 있다. 지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환자만 수천 명에 이르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감염병 때문에 평온하던 일상이 무너져버렸다는 사실이다.그런데 이런 와중에, 더군다나 감염병 방역에 모두가 온 힘과 정성을 모으고 있는 이런 상황에 확인도 되지 않는 가짜뉴스가 쏟아져나와 힘들고 지친 시민들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니 기가 찰 일이다.최근 SNS를 통해 접한 것 중 그나마 약한(?) 것만 추려봐도 이렇다. ‘코로나19는 치료가 되어도 폐 손상이 심하다’ ‘올해 4월까지 2개 여행사를 제외한 국내 모든 여행사가 부도난다’ ‘대만 전문가의 10초 이상 숨참기 코로나19 진단법’ 등등. 언뜻 보면 단순한 정보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을 가만히 읽어보면 불안감을 더 키우는 것들이다.이뿐만이 아니다. 정치적 의도가 섞인 감염병 가짜뉴스도 적지 않다. ‘정세균 총리는 대구 와서 자리 옮길 때마다 옷 갈아입고 지퍼도 보좌관이 올려준다’ ‘(총리는) 밥도 대구 음식 못 먹고 서울서 배달해 먹는다’.가짜뉴스는 그 역사가 커뮤니케이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고 한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웠던 백제 무왕과 선화 공주의 러브스토리 탄생의 비화인 ‘서동요’ 얘기도 엄밀하게 따져본다면 가짜뉴스였고,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본에서 조선인대학살이라는 참극이 벌어진 배경에도 일본 내무성이 악의적으로 퍼트린 허위정보가 있었다는 것이다.그 옛날에도 가짜뉴스가 있었는데, 요즘은 누구나 인터넷과 SNS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최적화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가짜뉴스의 경향을 분석한 학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가짜뉴스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정치·경제적 이해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주로 이해집단 내에서만 공유되었다면 근래에는 그 전파가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특히 최초 가짜뉴스가 여러 경로를 거치면서 스토리가 덧입혀져 2차, 3차 가짜뉴스로 확대, 재생산돼 그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종이 생기듯 가짜뉴스도 변종 가짜뉴스가 만들어져 전파되는 셈이다.얼마 전에는 SNS 등에서 국내외 톱스타들의 이름과 사진이 들어 있는 ‘신천지 연예인 찌라시’가 급속히 퍼진 적이 있다. 이 가짜뉴스는 그러나 실명 노출 덕(?)에 외려 그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여기에 이름이 들어있던 한 여가수는 SNS에 ‘찌라시 조심하세요,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가짜뉴스가 워낙 넘쳐나다 보니 의외의 일도 벌어진다. 최근 감염병 사태로 신천지 교회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데 이 교회 총회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했다. 그런데 이후에 벌어진 일이 참 묘했다. 회견 내용보다 그가 차고 나온 전직 대통령 이름이 찍힌 손목시계의 진위에 관심이 더 쏠린 것이다.감염병이 두려운 것은 그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지 않고 그래서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짜뉴스 역시 바이러스와 유사한 면이 많다. 최초 생산자가 잘 드러나지 않고 그 전파가 시, 공간을 넘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가짜뉴스가 빠르게 전파되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확정편향과 고정관념이라는 심리적 요소를 꼽는다. 즉 자신의 이익과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정보라면 그 진위는 상관없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안타까운 것은 자신에게 이득인지 손해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그냥 감정적으로, 분위기에 휩쓸려 가짜뉴스 전파자가 되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이슈추적/ 코로나19, 대구·경북 휩쓸다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방위적으로,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 2월18일, 대구 첫 확진자 발생일을 시점으로 보면 불과 2주 만에 확진자(3월4일 0시 기준)가 대구가 4천 명, 경북이 700명을 넘어섰다. 전국적으론 확진자가 5천 명을 넘어섰다.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양상을 보면 초기엔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이라는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됐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지역사회 감염자로 의심되는 확진자가 많아지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신규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 신도보다 일반 시민이 더 많아지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장애인복지시설, 구치소 등 집단 수용시설에서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확진자가 확인되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매일 발표되는 확진자 현황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은 대구, 경북의 신규 확진자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걱정하는 한편, 과연 언제쯤이면 지역의 확진자 규모가 대폭 줄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한편 시,도민들은 감염병 방역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내놓고 말 못 하는 고통과 아픔도 커지고 있다.시내 상가에는 문 닫은 점포들이 수두룩하고 사람들로 북적이던 재래시장은 인적이 뚝 끊어지는 등 지역상권이 사실상 직격탄을 맞고 있고, 지역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체들은 수개월 전 중국 내 감염병 발생 때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지만 아직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감염병에다 지역경제 걱정까지 더해진 지역민들은 이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왜 이렇게 지역 내 전파속도 빠르나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사실상 정상적인 일상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는 시, 도민들은 왜 이렇게 유독 지역에서만 전파 속도가 빠를까 궁금해하며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와 비교할 때 전파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종플루의 경우 2009년 5월2일 첫 발생 이후 확진자 1천 명을 넘어서는 데 81일이 걸렸지만, 코로나19는 30여 일 만에 1천 명을 넘어섰다.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이처럼 빠르게 전파되는 것이 이 감염병이 지닌 속성 때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려운 탓에 보균자들이 자신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하기 때문에 전파 속도가 빨라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초기 감염병 발생이 집단 내에서 있었던 것이 대규모 확산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내 첫 감염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였다는 점이다. 이 확진자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교회 예배에 참석한 탓에 무더기 감염이 있었고, 또 이곳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신도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하면서 2차, 3차 감염이 전방위로 나타나게 됐을 거란 분석이다.감염병 의심군으로 지목된 신천지 신도들의 명단이 초기에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점도 전파 범위를 넓히고 전파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신천지 대구교회 측은 신도 가운데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대구시의 요구에 따라 신도 전체 명단을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에서 제출받은 명단에는 누락된 신도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신천지 신도 명단에는 있지만 소재 파악이 안 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은 초기 대규모 확산의 원인이 됐기도 하지만, 앞으로 확진자 확산을 방어하는데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6천549명의 경북지역 신천지 신도 명단은 확보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신도가 아직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신천지 교회에서 제공한 부정확한 정보가 정부의 초기 방역 작업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 무더기 집단 감염이 발생한 청도 대남병원의 경우 신천지 교주의 형이 입원 치료를 받다 숨져 장례까지 치른 장소란 사실이 감염병이 지역에서 확산한 이후에야 파악됐다.신천지 신도들의 대규모 집단 감염은 또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감염병이 신천지 신도들을 통해 국내에 전파됐을지 모른다는 의혹으로도 번지고 있다. 2월29일 법무부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신천지 신도 24만4천여 명에 대해 출입국 기록을 전부 조회한 결과,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27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국내로 입국한 신도 수가 41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간 중국 전역에서 국내에 입국한 신천지 신도 수는 3천600여 명이라고 했다.정부는 또 신천지 신도 일부가 올해 1월 중 중국 우한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법무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감염 가능성이 큰 신도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이번과 같이 전국 규모의 감염병 발생에서 시, 군 단위 지자체의 감염병 대응이 느린 점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역학조사 권한이 정부와 광역 단위 지자체에만 있기 때문에 일선 지자체에서는 그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동경로나 접촉자 파악 등 직접 조사, 대응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경북에서는 경산, 청도에서 확진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 지역 확진자 역시 신천지 대구교회와 대남병원과 관련이 있는데, 경산은 특히 영남권 첫 확진자인 31번 확진자가 접촉한 신천지 신도 722명 중 536명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이 같은 지역으로의 급속한 확산에 시,군 지자체에서는 역학조사 권한을 한시적이라도 위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해당 지자체에서 확진자 이동경로나 밀접접촉자 등을 파악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경북에서는 소규모 집단감염도 우려되는 현상이다. 이탈리아,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갔다가 최근 귀국한 천주교 안동교구 38명 가운데 29명이 확진자로 확인됐다.◆ 확진자 급증세 언제쯤 꺾일까권영진 대구시장은 2월27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대구지역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적게는 2천 명, 많게는 3천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권 시장이 그렇게 추정한 배경은, 2월27일 기준 미검진된 신천지 교회 신도 6천 명 가운데 전수조사에서 확진자가 나올 확률을 10% 정도로 추산하면 600명, 여기다 2차, 3차 감염 가능성이 큰 일반시민 추정치를 더한 것이다. 그러나 권 시장의 예상과 달리 대구 확진자 수는 3월2일 이미 3천 명을 넘어섰다.이처럼 대구, 경북에서 그동안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이미 드러났듯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이 주로 대구, 경북 거주자가 많았고, 검체 검사가 주로 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이뤄졌기 때문이다.따라서 대구,경북 확진자 급증세가 꺾이는 변곡점은 우선 이들에 대한 검체 검사가 완료되는 시점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 진단검사는 3월5일께 완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예상도 확보된 신천지 신도 명단에서 누락된 신도가 속속 드러나고 있고 연락이 닿지 않는 신도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단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예측도 있다. 그동안의 확진자 급증 추세를 보면 신천지 신도들의 지역사회 전파가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신천지 신도뿐 아니라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일반시민까지 진단검사가 일정 수준 마무리돼야 확산 추세의 변곡점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검사 대기자가 1만여 명이 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해 보면 확산 추세가 꺾이는 시점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시,도민들의 자발적인 감염병 경계 강화도 확진자 증가 추세의 변곡점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지역민들이 감염병 경계심을 최고로 높이면서 스스로 손씻기와 마스크하기, 이동제한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어, 방역 당국의 감염병 통제와 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박준우 시시비비 - 힘내자 대구·경북

2월은 4일이 입춘이고 19일이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쫙 펴고 이제 곧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모두가 마음이 들뜨고 설렘도 있는 시기가 바로 이맘때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생각지도 않았고, 아니 딴 나라 얘기인 줄만 알았던 감염병,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덮치고 있다. 국내에서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왔어도 한참이나 청정지역을 유지했던 곳이 대구였는데…. 대구에서는 2월18일 첫 확진자가 확인됐다. 그때부터 매일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지금 시민들은 걱정을 넘어 공포감마저 느낄 만큼 일상이 위축되고 있다.감염병은 시민들의 일상의 안녕뿐 아니라 지역경제도 사실상 마비시키고 있다. 조선 중기 때 형성됐다는 서문시장이 2월23일 개장 이래 처음으로 문을 닫았고, 평일, 주말 없이 늘 인파로 북적이던 동성로는 주말에도 인적이 끊겼다. 동네 상권은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 식당이고, 커피숍이고, 시장이고 ‘코로나19 임시휴업’이라는 문구를 내건 점포가 수두룩하고 그나마 간간이 보이는 문 연 점포도 손님 대신 주인만 텅 빈 가게를 지키고 있는 형편이다.교통 혈맥인 달구벌대로는 차량이 급감했고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는 몇몇 손님만 태운 채 운행하고 있어 지금 대구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인구 250만 거대도시, 대구가 감염병 패닉에 빠져 일상도, 경제도 위축된 채 어느 때부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되지 않을 경우이다.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럭저럭 헤쳐나가겠지만 근근이 버티며 일상을 지키는 이들에게는 감염병이 내몰고 있는 상황이 어느 순간 절망으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힘든 가운데서도 시민들 사이에 지금의 위기를 서로 도와 이겨나가자는 자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서문시장의 한 건물주는 한 달 동안 점포 월세를 받지 않겠다는 문자를 세입자 20여 명에게 보냈고, 청소·방역 업체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하루 10곳이 넘게 유치원과 어린이집, 영어학원 등을 돌며 방역소독 무료봉사를 한다고 한다.또 최근 대구지역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음식점의 식재료 소진을 돕자’는 글이 올라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손님이 끊긴 음식점에 남은 많은 음식재료 때문에 애태우는 음식점 업주와 직원이 정보를 주면 이를 널리 알려 시민들이 SNS나 전화로 주문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한 음식점 업주는 ‘마스크를 가져오면 식재료와 교환해 주고 이렇게 모은 마스크는 기부하겠다’는 뜻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물론 이런 상황이 되면 나타나기 마련인 사재기 현상도 일부에서는 있었다. 대구 확진자가 알려진 초기, 일부 슈퍼마켓의 식료품 코너에는 라면 쌀 달걀 만두 등이 동났고 대형마트나 약국에는 마스크나 손세정제가 품절됐다.그러나 이것은 대구에서 하루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계속 확인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었고, 그것도 많은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이동경로와 접촉자가 파악되지 않는 등 초기의 관리와 통제에 허점이 드러나 시민들의 불안감과 공포심이 커진 탓이었다.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감염병을 통제, 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진자 확산 추세가 이른 시일 내에 꺾일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수단, 방법을 써야 할 것이고 지역민들도 손씻기, 마스크하기, 이동최소화 등 스스로 지켜야 할 것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감염병은 근래 들어 발생이 빈번하다. 2000년 이후만 해도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까지 주기는 빨라지고 감염자는 늘고, 또 전파의 범위와 속도는 빠르고 넓다. 그런데도 필요한 백신과 치료법은 그때그때 나오지 않고 있다.현실이 그렇다면 감염병 대처에는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대구·경북의 전례 없는 감염병 위기를 지역공동체의 힘과 지혜로 극복해내자. 요즘 자주 회자하는 ‘이 또한 지나가리’란 말이 진리임은 틀림이 없다.

/이슈추적/ 코로나19 확산에 패닉 빠진 대구

코로나19(우한 폐렴)의 지역사회감염이 대구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인가. 첫 확진자가 확인된 뒤 불과 하룻밤 사이 확진자 10명이 추가로 확인되자 대구사회가 감염병 패닉에 빠졌다. 더욱이 이들 확진자 중 11명이 대구의 첫 확진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감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보건당국은 현재 감염 경로에 따라 확진자를 1차, 2차, 3차 감염자로 분류하고 있는데 1차 감염은 발원지인 중국에서 감염된 사례이고, 2차 감염은 1차 감염자에 의해 사람 간 감염된 경우, 3차 감염은 2차 감염자로부터 감염된 경우로 나눈다. 그러나 2, 3차 감염의 경우 사람 간 전파라는 감염 경로는 같지만 엄밀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따라서 해외 여행력이 없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등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감염 가능성이 높아 감염병을 심각 단계로 간주하고 있다.19일 확진자가 하루 새 전국적으로 15명이 발생해 국내 확진자 수가 46명으로 급증했다. 15명 중 대구, 경북에서만 13명이 확진자로 판명됐다. 국내에서는 1월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그동안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에서는 확진자가 없었다.이런 가운데, 개학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는 2월 말이나 3월 초가 지역에서 감염병 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 관계 기관에서는 경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감염병 확산과 함께 지역민들의 경제활동 위축도 심각한 상황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일상적인 경제 활동은 걱정할 것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대중교통 이용객이 격감할 만큼 여전히 많은 사람이 다중 이용 장소나 시설에 가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통가와 식당가는 당장 매출 감소가 눈에 띌 정도로 커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중국과 거래 기업들의 피해도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산업계의 경우 중국과 거래가 많은 기업이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수출 길이 막히는 바람에 공장 가동 축소나 휴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생산 현장에서는 감염 우려가 부담스러운 고민거리다. 중국이나 동남아 출신 근로자가 다수 일하고 있는 기업들은 마스크, 세정제 등 안전용품을 대량 구매해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지만 현장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자금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나서는 한편,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문제는 감염병 사태가 이른 시일 내에 진정되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로,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상인이나 소상공인, 중소사업체 등 버틸 여력이 충분치 않은 자영업자나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코로나19는 2019년 12월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 발견된 이래 3개월이 채 안 되는 사이 중국 내 사망자가 2천 명, 누적 확진자가 7만 명을 넘어섰다. 또 확진자와 의심환자 신고가 있는 국가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구,경북 확진자 13명 발생19일 대구시와 경북도,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 10명, 경북 3명 등 13명의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으며, 이들은 현재 대구의료원 등의 음압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신규 확진자 13명 가운데 11명은 31번 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명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녔고 1명은 병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했다.18일 확인된 31번째 확진자(61·여)는 2월17일 오후 3시30분께 발열, 폐렴 증세를 보여 대구 수성구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양성으로 확인돼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다.대구 동구의 씨클럽이 직장인 31번째 확진자는 2월6일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고, 2월 9일과 16일에는 남구 대명동 신천지대구교회의 예배에 2시간씩 참석했다. 또 15일에는 지인과 함께 동구 퀸벨호텔에서 점심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 과정에서는 대중교통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생활 위축과 기업 피해코로나19가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대구 시내 중심가엔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탓에 식당이고 커피숍 할 것 없이 손님이 줄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통시장 역시 손님이 줄어 매출이 격감한 상인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지역 최대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의 경우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바람에 시장연합회 측은 평소보다 방문객이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봄철 각종 축제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인쇄물 제작이나 이벤트업체 등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고, 졸업과 입학 행사가 취소된 탓에 화훼업계 역시 고통을 받고 있다.최대 교역국이 중국인 지역 기업들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구의 대중국 교역량은 2019년 수출 15억3천800만 달러, 수입 19억7천400만 달러였다. 업체 수로는 2019년 1천583개 기업이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했다. 특히 지역기업 50곳은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다.따라서 중국 기업들의 조업 중단 등이 있으면 지역 기업들은 수출과 수입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중국에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기업들은 감염병 발생으로 주재원을 철수시킨 이후 공장 재가동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화장품 생산업체들은 중국 바이어와의 연락 두절로 애를 태우고 있으며, 또 매년 열리며 수출 창구 역할을 하는 중국 현지 전시회 참가를 포기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최대 공단지역인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기업들에도 감염병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 LG, 도레이첨단소재 등 대기업들은 임직원의 중국 출장을 중단하고 있으며, 중국을 다녀온 직원들에 대해서는 14일 격리조치를 계속하고 있다.더 큰 문제는 이번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다.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원사, 염료 등 원료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생산하고 있는데 현재 재고 물량이 한 달 치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아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걱정했다.◆ 중국 유학생 입국, 확산 고비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할 2월 말이나 3월 초를 지역에서는 감염병 확산의 고비로 보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중 겨울방학 중 중국에 들어갔다가 이번에 다시 입국할 학생 수는 대략 3천 명이 넘는다. 이중 계명대나 경북대 등 대구권 대학들의 경우 학교 내 기숙사에 이들을 전원 수용하는 게 가능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경북권 일부 대학들은 학교 기숙사 수용 정원이 적어 격리기간 14일 동안 이들을 전원 수용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해당 지자체에서 연수원 등의 시설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이와 관련해 경북도는 16일 경북권 격리 대상 중국 유학생 1천300여 명을 모두 대학 내 기숙사 등 교내 시설에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1천300여 명은 경북권 24개 대학에 재학중인 전체 중국인 유학생 2천87명의 62.3%에 해당한다.나머지 학생들은 방학 기간 국내에 체류(653명)하거나 휴·입학 등으로 국내 입국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133명)이라고 했다. 한편, 지역 대학들은 1~3월에 예정됐던 졸업식과 입학식은 모두 취소하고, 개강도 학교별 상황에 따라 연기했다.◆ 코로나19 정체는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 중 하나로, 현재까지 확인된 인체 전염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930년대 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개 돼지 조류 등에서 발견되었고, 사람에게서는 1960년대에 발견되었다.발생 초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우한 폐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2020년 2월11일 WHO에서 공식 명칭을 ‘COVID-19’(Coronavirus disease 2019)로 확정했다. COVID-19에서 ‘CO’는 코로나 ‘VI’는 바이러스, ‘D’는 질환, ‘19’는 발병이 처음 보고된 2019년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이를 줄여서 ‘코로나19’로 부르고 있다.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는 SARS-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국제바이러스분류체계위원회에서 ‘SARS-Cov2’로 명명했다.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 코 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감염된다. 2~14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무증상 감염 사례도 드물지만 나오고 있다.WHO에 따르면 SARS-Cov2의 전파력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며, 환자로 확진되면 기침, 인후통, 폐렴 등 증상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나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투여 등의 대증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한편 2015년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MERS-CoV) 사태 때는 5월20일 첫 확진자 판정 이후 7월28일 정부의 종식 선언 때까지 2개월여 동안 사망자 36명, 확진자 186명, 격리자 6천700여 명의 피해가 발생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정치권은 집 갖고 국민 우롱하지 마라

우리 사회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집값 정책만큼 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집이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라 더 많은 사회, 정치적 함의가 있음을 말해 주는 하나의 방증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최근 한 언론에 발표된 부동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6%가 집이 우리 사회에서 사회, 경제적 계급을 나누는 주요 요소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 이들 중 20대와 30대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각각 89.7%, 84.8%나 나와, 젊은층에서 특히 집에 대해 사회, 정치적 의미 부여를 크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조사가 전체 국민의 생각을 대변하진 않겠지만 왜 우리 국민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그렇게 일희일비하는지 알 수 있는 단서는 될 수 있을 것이다.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최근 부동산정책을 놓고 연일 격돌하고 있다. 발단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달 거론한 주택거래허가제였다. 그는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부동산을 투기적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매매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우리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이 발언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이 곧바로 공격에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사회주의적 부동산정책 바로 그 자체’라고 비판했고, 심재철 원내대표는 “엉터리 부동산정책으로 수도권 집값만 잔뜩 올려놓고, 말도 안 되는 발상이 터져 나왔다”고 성토했다.사회주의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해찬 대표는 “허가제 자체는 강한 국가통제 방식이기 때문에 시장경제에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정부는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전세대출을 원천봉쇄하는 ‘전세대출 규제 세부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4·15 총선 주택공약’을 발표하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맞불을 놓았다.한국당의 주택공약 골자는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 △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규제는 풀고 공급은 늘리는 부동산정책을 펴겠다며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19차례 크고 작은 부동산정책을 내놨다. 목표는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밝힌 대로 ‘고공 행진하는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조정대상지역 내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소득세 강화 △2주택 이상 보유자 종부세 중과 등으로, 집으로 돈 버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그런데 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연일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이지만, 사실 그들도 집권(당시 새누리당) 시기 속시원한 부동산정책을 내놓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2012년 집권한 박근혜 정부는 국내 경제가 2013년, 2014년 연속 저성장을 보이자 경기 부양을 위해 2014년 9월부터 LTV·DTI 완화, 재건축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분양권전매 제한 완화 등 공격적인 부동산정책을 추진했고, 이로 인해 부동산경기 부양에는 일단 성공했다.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가계부채 폭증이라는 그늘이 그만큼 커지고 있었다. 결국 급증한 가계부채 때문에 당시 시장에서는 가계의 채무불이행과 금융 대출로 집을 산 집주인들의 깡통전세 대란 우려가 나돌았다. 그리고 그 근본 원인으로 박 정부의 부채주도 성장, 일명 초이노믹스가 지목됐다.두 정당의 부동산정책을 대비시켜 본 것은 물론 어느 정당의 것이 더 낫거나 옳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게 가격이고 시장인데, 지금 정치권에서 보이는 자기들만이 옳다는 식의 주장은 아니지 않으냐는 것이다.세상이 보통의 국민 되기도 쉽지 않게 어려워지고 있다.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치권에서 내놓는 정책들이 양극단으로 대립하면서, 판단과 선택에 있어 국민의 역할이 그만큼 더 중요하고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권의 이런 다름은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가, 진영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많은 국민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슈추적/ 미궁 빠진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어떻게 될까

대구·경북 재도약과 상생발전의 기틀이 될 것이란 기대 속에 추진 중인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이 군위군의 주민투표 결과 불복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암초를 만나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현재로선 군위군의 반발이 워낙 거센 탓에 신공항 이전사업의 주체인 국방부와 대구시는 물론이고, 경북도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일단 시간을 갖고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이다.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 예정된 2026년 군공항, 민간공항 동시 개항은 고사하고 이전사업 전체가 표류하거나 최악의 경우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지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최근 대구시는 2월부터 진행할 계획이었던 군공항 이전사업 기본계획 수립과 K2 이전 터 개발 관련 용역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군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2021년 대구시-국방부 간 합의각서 체결 및 민간사업자 공모, 2021년~2022년 기본 및 실시설계 등 대구시의 후속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1월21일 시행된 주민투표에서 공동후보지(의성 비안-군위 소보)가 통합신공항 이전지로 선정됐지만, 군위군은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군위군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의 제8조 2항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해 국방부 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신청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며 주민투표 결과에 불복하고 있다.주민투표에서 군위 우보(단독후보지)가 군위 소보(공동후보지 지역)보다 3배가량 높게 찬성률이 나온 만큼 우보로 신청하는 게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고 타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그러나 대구·경북민들은 군위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그렇지만 지역민 전체의 합의 속에 신공항 이전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대전제를 고려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군위군의 반발에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어떻게 해서든지 군위군이 승복한 가운데 이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설득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 도는 또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 국방부가 예정된 후속 일정을 이른 시일 내에 진행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국방부는 1월2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역사회의 합의에 따라 정당하게 수립된 선정 기준 및 절차와 그에 따른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향후 이전부지선정원회에서 의성 비안-군위 소보를 이전 부지로 선정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경북도, 대구시, 군위군, 의성군 등 지역 자치단체와 국방부의 이해가 직접 걸려 있는 사업이긴 하지만 수십조 원에 이르는 전체 사업 규모나 건설 과정과 그 이후에 지역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500만 대구·경북민이 함께하는 대역사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군위군이 애초 합의대로 공론화 과정과 주민투표를 거쳐 결정된 지역공동체의 합의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해야 한다는 게 시, 도민들의 요구이고 기대이다.◆ 주민투표 결과 불복 상황, 왜 발생했나군위군의 주민투표 결과 불복 상황이 발생하자 국방부가 애초 법적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로 부지 선정 기준을 정한 것이 이 같은 사태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군위군이 불복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특별법 제8조 2항에 따르면 주민투표 결과 공동후보지가 선정되면 군위군수와 의성군수가 공동으로 유치 신청을 해야 한다. 따라서 공동후보지의 경우 애초에 이 같은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거란 예측이 가능했었다는 것이다.또 국방부가 2017년 법제처에 이 조항에 대해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 합의를 미리 해놓지 않았느냐는 것이다.당시 법제처는 유치신청을 하지 않은 지역은 이전 부지로 선정할 수 없으며 공동후보지의 경우 한 곳의 자치단체장이 단독으로 전체 이전 후보지에 대해 유치 신청을 할 수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답변을 듣고도 국방부는 물론이고, 대구시도, 경북도도 대비책을 마련해 놓지 않았다.◆ 군위군의 주민투표 결과 불복국방부의 공식입장 발표 후에도 군위군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는 1월30일 국방부를 방문해 입장문을 전달하고 공동후보지 추진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군위군추진위는 “2만4천 명 군위군민은 국방부가 현 방침을 고수할 경우 법적 투쟁은 물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사 항쟁할 것”이라고 밝혔다.통합신공항 주민투표 집계에서는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의 경우 의성 비안이 투표율 88.69%, 찬성률 90.36%로 나왔고, 군위 소보가 투표율 80.61%, 찬성률 25.79%를 기록했다. 또 단독후보지인 군위 우보는 투표율 80.61%, 찬성률 76.27%로 나왔다.그러나 군위군은 주민투표 집계 직후인 22일 오전 2시께 국방부에 탈락한 군위 우보를 이전지로 하는 유치신청서를 보냈다. 유치신청서에는 ‘주민투표 결과 군위군 우보가 찬성률 76.27%, 소보가 찬성률 25.79%로 나와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우보면 일대만 단독 유치 신청한다’고 적혔다.군위의 단독후보지 유치신청에 지역에서는 4개 지자체장의 합의정신을 위반한 것이란 비판이 크게 일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주민투표 기준과 원칙에 합의한 데는 세세한 유, 불리 조건이나 지역의 의견 및 입장 차이를 넘어서서 총론적으로 투표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합의정신이 담겨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습 열쇠 쥔 국방부 향후 행보는지역사회의 혼란이 계속되면서 이전사업 추진의 주체인 국방부의 입장과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특별법에 따르면 이전부지 선정은 주민투표 이후 해당 지자체장의 유치 신청과 국방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국방부 장관이 최종 이전지를 선정,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미 1월29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지역사회의 합의정신을 존중해 이전지 선정 조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당장 지역의 관심은 국방부가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를 언제 개최하는지에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공식 입장문 발표 이후 향후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지역에서는 국방부가 선정위원회 개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거 국방부가 공동후보지 찬반 논란이 일자 의성-군위 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1년 넘게 선정위 개최를 연기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또 선정위원회 개최 시기와 관련, 특별법에 선정위원회 개최의 전제 조건에 해당 지자체의 유치 신청이 있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군위군은 현재 국방부 입장문만으론 법적 대응할 근거가 없어 선정위원회 개최 및 결정 등 공식 행정절차를 지켜본 뒤 대응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경북도 입장은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월30일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에 이전부지 선정과 관련한 지상파 TV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군위군추진위도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토론회에서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특별법의 제8조 2항과 제8조 3항의 해석 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제8조 2항의 경우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여’란 자구 해석을 두고 군위군과 국방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으며, 제8조 3항에는 국방부장관은 제2항에 따라 유치를 신청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전부지를 선정한다고 돼 있다.군위군은 3항을 근거로 1월22일 유치 신청한 군위 우보 후보지에 대해 선정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유치 신청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경북도는 탈락지역에 대한 추가 지원안도 검토하고 있다. 배후도시와 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교통망 사업 외에 추가로 국책사업 유치 등을 강구한다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1월22일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투표 결과에 아쉬움이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구경북의 새 역사를 함께 써 간다는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조만간 유치 신청과 국방부 군공항 이전부지선정위원회의 심의,의결 등 절차를 통해 최종 이전지가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두 광역단체장이 발표 형식을 애초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군위군의 불복 움직임을 대구시와 경북도에서 사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신도시 이야기

올해로 안동·예천 도청신도시는 경북도청 이전 4년째, 대구 신서혁신도시는 조성 7년째를 맞고 있지만 두 신도시가 애초 예상했던 만큼 인구 규모나 성장성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신도시의 경우 인구가 일정 규모 이상 돼야 인근 구도심이나 접경 도시와의 연계를 통해 확장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텐데 현재 상황으로는 두 곳 모두 플러스 효과는 고사하고 자칫 지역경제에 짐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신서혁신도시와 도청신도시의 당면한 문제는 결국 인구가 예상보다 훨씬 적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당연히 자체 유효소비가 부족해 신도시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심지어는 이로 인해 기존 거주인구마저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실제로 2013년 조성 완료된 신서혁신도시의 경우 이 일대 건물에서 빈 상가를 찾아보는 게 어렵지 않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공실이 는 건물 가격이 내려가 일부 건물주들은 대출금 상환독촉에 시달린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세입 점포주들은 사정이 다소 나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앞으로 좋아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 속에서 당장 장사가 안돼 속을 끓인다고 한다.이런 일이 벌어지자 애초 신도시 계획 단계에서 인구 예측이 잘못된 탓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초 조성 당시 공공기관 종사자를 7천~8천 명 정도로 예측하고 상가 등을 조성해 놨는데 실제 입주한 이들 기관의 종사자 수가 다 합쳐봐야 3천여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신서혁신도시에는 한국감정원 등 10개 기관의 직원 3천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경북도청 이전을 위해 조성된 도청신도시 역시 상황이 신서혁신도시와 유사하다. 이곳에는 2015년 11월부터 이전을 시작해 2016년 3월 완료한 경북도청을 비롯해 경북도교육청(2016년 3월), 경북지방경찰청(2019년 7월) 등 주요 행정기관이 들어가 있다.그런데 이곳 역시 실거주 인구가 애초 예상과 달리 크게 적어 평일 점심때를 제외하곤 길거리에서 사람 보기가 어려울 정도라 한다. 처음부터 행정기관 이전에 초점을 맞춰 조성된 탓에 병원 학교 등 실거주민을 위한 생활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하고, 또 애초 잘못된 인구 예측만 믿고 인구 유입책 마련에 소홀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도청신도시 인구 현황(2019년 9월 말 기준)을 보면 주민등록상 인구는 1만6천317명으로, 조성 당시 예상했던 1단계 목표인구 2만5천500명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행정도시라는 특성상 주민등록 이전은 않고 거주하는 사람이 많아 상주인구는 2만1천여 명 정도 된다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그러나 이마저도 인근 도시인 안동에서 40%, 예천에서 18% 정도 유입된 결과이고 실질적으로 의미가 있는 타 시,도 유입인구는 22%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는 도청신도시가 조성되면 접경 도시들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애초 경북도의 예상과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외려 인근 시,군에 인구 감소라는 예상 못 했던 걱정거리를 떠안기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예천의 경우 도청신도시 조성 초기만 해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있었지만, 행정기관 이전이 완료되자 부동산 가격은 원래대로 돌아갔고 원주민 가운데 소비 여력이 있는 주민들이 신도시 아파트단지로 이탈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물론 3년여밖에 지나지 않았고 앞으로 타지역 인구가 더 유입되면 상황이 호전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지금 여건을 보면 이른 시일 내 상황이 반전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신도시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변화를 촉구한다.특정 목적을 위해 조성된 신도시가 성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드러난 만큼, 지금이라도 신도시를 자급자족이 가능한 독립도시로 새로 조성한다는 변화된 밑그림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가령 시급한 인구 늘리기를 위해서는 일자리창출이 가능한 기업체를 유치하거나 공단 등을 조성하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기존 거주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자급자족형 도시인프라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연계교통망 확충은 두 신도시에 다 필요한 과제다.

/이슈추적/ 다가오는 21대 총선, 대구·경북은

국회의원 선거가 대구·경북에서는 그 정치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지 지역민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가 별로 없이 치러지고 있는 듯하다. 4년에 한 번씩 있는 선거인데도 그렇게 된 것은 그 결과가 오랫동안 특정 정당에 편향된 것을 주된 이유로 볼 수 있을 것이다.물론 4년 전 있었던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대구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정당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두 명을 배출하긴 했지만, 그게 큰 이변으로 불릴 만큼 지역민들의 정치적 선택은 그동안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뤄져 왔다고 볼 수 있다.왜 이런 투표 경향이 계속 나타났던 것일까. 그리고 그 결과는 과연 지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던가. 간접민주주의를 하고 있는 나라에서 국민이 주권자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는 건 선거가 거의 유일한 수단일 것이다. 그런데 주권자의 투표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면 과연 유권자에게 유리할까, 불리할까. 그 답은 대구·경북에서 그동안 벌어졌던 일들로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선거는 다양한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 각자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심판받는 것이라고 우리는 배워왔다. 그리고 그게 정상적이라고 알고 있다.그런데 대구·경북에서는 어느 때부터인지 이런 정상적인 과정들이 형식적 절차로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유권자의 심판보다 특정 정당의 공천받기가 사실상 선거 결과를 결정 지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벌어졌다고 보면 대체로 맞을 듯하다.이런 분위기가 오랜 세월 계속되자 많은 지역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사는 선거구에 누가 출마했는지, 출마자들의 공약이 뭔지, 그리고 그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출마자의 자질과 도덕성이 어떠한지 등, 당연히 챙겨봐야 할 기본적 사항에조차 관심이 없어진 듯하다.출마자들 역시 특정 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금배지가 보장되는 게 현실이기에 자신들의 관심 순위에서 자연스레 유권자들을 뒷순위로 밀어놓은 것 같다. 즉 출마자들에게 유권자들은 더 이상 존재감도 없고, 단지 세력 과시를 위해 있어야 할 겉포장용 표가 된 것이다.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채 석 달도 남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지역정가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대구·경북 현역의원 물갈이 이슈가 화두가 되고 있다.그렇지만 보수통합은 ‘통합해야 한다’는 명제만 내놓은 채 각론에 들어가서는 각 진영의 정파적 이해관계가 맞서면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고, 자유한국당 물갈이 역시 지역 의원들 사이에 일단 지켜보자는 눈치보기 분위기만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보수통합과 물갈이 이슈는 자유한국당이 그 중심에 있어 결국 지역의 공천 문제도, 그것 중 무엇이 먼저 구체화하든지 이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자유한국당, TK 물갈이홍의락(대구 북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요즘 대구 국회의원이 측은하고 대구의 미래도 걱정된다. 대구는 중앙정치의 자양분으로 전락한 지역 국회의원을 지켜야 하고 중앙 정치의 빨대를 배격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 국회의원들의 위상이 이렇게 된 것은 개개인보다는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공교롭게도 이 글은 당시 지역 자유한국당 주변에서 흘러나온 대구·경북 국회의원 물갈이설과 맞물리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2019년 10월 전국의 현역 지역구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조직 관리와 인지도, 평판, 당선 가능성 등에 대한 종합평가를 한 사실이 나중에 확인됐다.이와 관련해 지역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종합평가에서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들의 교체 요구가 전국 시,도당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또 지역 당원들 사이에서 지역 국회의원 전체를 물갈이해야 한다는 격한 의견도 있었다는 뒷말이었다. 이에 대해 당시 지역 국회의원들은 즉각 반발하며,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불순한 의도가 섞여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그러나 총선이 가까워져 올수록 지역 의원들의 운신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지역 여론이 현역 의원 대폭 교체 쪽으로 점점 기울어지고 있는 분위기인 데다,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대구·경북과 함께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경남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은 지역 의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PK에서는 전체 의원(22명) 중 30%에 가까운 중진급 의원 6명이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TK에서는 전체 의원(19명) 가운데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만이 19일 불출마를 선언했을 뿐이다.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은 “당이 원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조건부 불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상황이다.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지만, TK에서 교체가 많이 돼야 물갈이든 판갈이든 된다고 국민들은 볼 것 아닌가, 거기에 맞춰가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이는 대구·경북 현역 의원을 절반 넘게 대거 교체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또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이며, 이번에는 할 수밖에 없는,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얼마 전에는 자유한국당 고위 당직자가 “(현역 의원) 30% 컷오프, 50% 물갈이가 예상되지만, TK는 보수 텃밭으로 쇄신 기대치가 높아 50% 컷오프를 점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 안팎의 이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지역정가에서는 결국 자유한국당 대구·경북 현역 의원들은 공천관리위원회라는 타의에 의해 강제적 물갈이가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보수통합 논의 결과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들린다.◆ TK 잠룡, 유승민과 김부겸은보수 진영,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쪽에서는 보수는 크게 보면 모두 하나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그 큰 틀을 찬찬히 따져보면 현재 개혁보수니, 중도보수니, 새로운 보수니 하는 정파로 갈라져 있고, 그 통합도 그리 쉽지 않아 보이는 게 현실이다.각 정파는 자신들이 차별화된 보수이고 국민이 원하는 정통 보수라고 자임하며 자파 주도로 보수통합을 끌어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다가오는 총선이 이들에겐 고민거리다. 주도권 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다 지금 같이 보수 진영이 갈라진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승산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얼마 전 보수 진영의 정당, 시민단체가 대거 참여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꾸려져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역에서 이 보수통합 논의를 바라보는 관전 포인트 중에는 새로운보수당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있다.그는 2017년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며 친박계와 결별한 뒤, 20대 총선에서는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힘든 선거를 치러야 했다. 그랬기에 그가 보수통합 과정을 통해 TK 지지세를 다시 얻고 차기 대권주자로 재기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유한국당에 보수 재건 3원칙을 제시한 유승민 의원이 계획대로 보수통합을 통해 새로운 당 간판을 달고 지역에서 출마하게 된다면 지역 정치권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자유한국당이 포함된 보수통합 정당이 새로 출범하고 그 간판으로 지역에서 출마한다면 그에게는 자유한국당 친박계가 씌워놓은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도 자연스럽게 해소되리란 예상도 해 볼 수 있다. 여기에 TK 친박계 의원들의 대폭 물갈이가 구체화하고, 그동안 정치 행보를 함께 해 온 측근들의 총선 출마까지 이루어진다면 예상보다 빨리 지역에서 보수 진영의 중심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그러나 탈당까지 하며 새로운 당을 만들었던 그로서는 보수 성향 지역민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납득할 만한 명분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 있다. 그 역시 이런 맥락에서 총선 승리만을 위해 통합을 위한 통합은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권주자로 평가받았던 그가 이번 보수통합 과정에서 보여줄 리더십은 그의 정치 역량과 향후 행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TK에서 또 다른 대권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이다. 그는 경기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2016년 고향인 대구로 돌아와 ‘대구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수성갑에서 31년 만에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특히 자유한국당 텃밭인 TK에서의 당선은 그가 민주당에서 대선주자급 반열에 올라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김 의원의 수성갑 재선은 현재까지로는 이변이 없는 한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 예상이다. 정치적 무게감에서 현재 거론되는 자유한국당 주자들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 지역 출신 큰 인물을 내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역구가 대구라는 점이 민주당 소속인 그에게는 늘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변수가 되고 있다. 4년 전과 달리 여당 의원으로서, 그것도 탄핵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라는 점에서 지역 보수층에서 불고 있는 정권 심판론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에서 언제라도 이곳에 거물급을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이래저래 그에게는 이번 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지역경제를 살리는 묘수를 찾자

경제는 심리라고들 한다. 시장이 경제활동 주체들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말하는 것일 텐데 현재 들쭉날쭉한 집값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사실 지역경제는 얘기하는 것 자체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각종 지역경제 관련 지표가 희망적인 내용보단 침울한 것들밖에 보이지 않으니 그렇다. 어쩌다 이런 걱정까지 할 정도가 됐나 싶지만, 이게 지금 대구 경제의 현실이다.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대구·경북권 전문대, 대학, 일반대학원 졸업자 취업 및 진로 현황’(2018년 12월31일 기준)에 따르면 경북은 4년제 대졸 취업률이 61%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5위였고, 대구는 57%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취업률은 64.1%였다.이 결과에 눈길이 가는 것은 이번 취업률 조사가 건강보험과 국세 자료 등을 이용해 전국 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곧 지역 내 일자리 부족만을 저조한 취업률의 원인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지역 졸업생들의 취업경쟁력 약화가 조사 결과에 나타나 있다는 사실이다.지방정부는 젊은층의 탈대구 현상을 막기 위해 양질의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런 식이라면 당장 우수한 인력을 원하는 기업체를 대구에 유치해 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또 중장기적으론 지역공동체의 미래경쟁력 약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현재 지역경제 실상은 정권 탓만 하면서, 정권 교체를 기다리기엔 분야별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다. 또 설령 앞으로 정권이 교체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이미 경험해 봐서 알 수 있듯이 크게 나아질 것도 없으리라 예상된다. 그래서 지금 시급한 것은 지방정부를 비롯해 모든 경제 주체들의 변화와 각성이다.지난해 12월 대구상의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경제동향 보고회’ 자료를 보면 대구의 경기 부진은 생산, 고용을 비롯해 대부분 지표에서 전국 동향보다 훨씬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대구는 제조업 상황을 알 수 있는 광공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전국 평균 1.2% 감소)했고, 중소기업 가동률도 70.6%(전국 평균 73%)로 하위권이었다. 고용 역시 취업자 수가 122만6천 명(2019년 11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2천 명 감소했다. 취업자를 세분화해서 보면 제조업이 9천 명, 도소매숙박업이 2만1천 명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취업자 수는 33만1천 명 증가했다.전문가들은 대구의 대기업과 중국에의 과도한 의존도를 경제지표가 저조하게 나온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자동차부품 수출의 경우 대구는 중국 비중이 15.1%를 차지했지만, 국내 전체로는 중국이 8.5%에 그쳤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중국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미국, 동남아, 러시아 등지로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는데 반해, 대구는 중국 영향에 고스란히 노출된 형편이다. 지역 기업들의 수출선 다변화가 어려운 것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혹시라도 변화를 거부하는 지역의 보수적 정치 성향이 기업활동에서도 나타난 것이라면 어쩌나 해서, 걱정스럽기도 하다.올해 최대 이벤트는 역시 국회의원 선거이다. 그런데 대통령선거나 지방선거와 달리 총선을 보는 지역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한 것 같다. 그 결과가 아마 예측범위 안에 있을 것이기에 굳이 선거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내 한 표가 갖는 가치와 의미도 못 찾는 듯하다.그렇지만 지역경제 현실을 보면 이번 선거는 또 다른 의미에서 중요성이 있다. 지역에서 지금 절대적으로 필요한 변화의 물꼬를 정치 쪽에서 먼저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 알다시피 정치와 경제는 따로따로 굴러갈 수 없다. 두 분야가 각기 그 역할을 온전히 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때 공동체에 활력이 돌 수 있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특정 정당이 정치를 독식하고 있는 지역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은 정치에 온전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고, 그 결과는 침체한 공동체와 경제에 변화의 계기를 만드는 것일 수 있다. 게다가 그건 또 정치인에게 최대치의 역량을 끌어내는 유권자의 묘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슈추적/ 김태일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장 인터뷰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지가 지난해 12월23일 두류정수장 터로 공식적으로 최종 확정됐다. 10년 넘게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숙원 사업이었지만 그동안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면서 누구도 쉽게 결정 내기 어려웠던 것인데, 공론화 과정이라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특히 신청사 문제는 대구 4개 구, 군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섰기에 무엇보다 결정 이후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절차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결국 후폭풍까지도 차단하게 됐다는 평가이다.대구에서 처음 도입된 공론 민주주의 방식을 실제로 현안에, 그것도 가장 크고 민감한 사례에 적용하면서 잡음 없이 시작부터 운영, 마무리까지 무난하게 끝낸 대구시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 김태일 위원장에게 그동안의 과정 얘기를 들어봤다. 공론화위원회 일을 하느라 본업(영남대 교수)인 학교 일이 미뤄졌던 탓에 그는 신청사 일이 마무리되자마자 기말고사 채점 등 학교 일로 바쁜 연말과 연초를 보내고 있었다.-공론 민주주의 방식으로 이뤄낸 이번 대구시청 신청사 결정의 의미를 평가한다면.“(대구시 신청사건립 추진기획팀이 설치된 2005년 기준) 15년 ‘묵은 문제’를 ‘시민의 힘’으로 풀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치행정 엘리트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250만 시민의 이름으로 해결한 것이다. 시민들은 자신의 특수이해에 집착하지 않고 ‘대구’를 생각하며 결정에 참여한 것 같다. 대구에서 공론민주주의를 통한 문제 해결 사례로는 첫 번째였고 ‘공공기관 입지 선정’에 공론민주주의 절차를 밟은 것은 전국 최초의 일이다. 공론민주주의는 사회통합적 의사결정이라고 교과서에 나와 있는데 이번 사례에서 그것을 확인했다. 수용성이 가장 높은 ‘의사결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민들의 평가 결과는 놀라웠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평점이었다. 시민 개개인들이 아니라 시민들이 모여서 이루어낸 총의는 루소가 말하는 일반의사(general will)였다. 이른바 ‘집단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논의는 2000년 이후 계속돼 왔다. 업무공간 부족 상황이 오랜 시간 계속됐지만 시는 건물을 증축하는 등 확장에 어려움이 있어 궁여지책으로 인근 몇몇 건물을 빌려 시청 일부 부서를 이주시켜야 했다. 당연히 직원들의 불편이 생겼고, 더 큰 문제는 시민들이 겪어야 할 불편이었다. 여기저기 부서가 흩어지면서 시청 업무를 보려면 시민들이 필요한 사무실 위치를 물어물어 찾아다녀야 했기 때문이다.시민 불편과 불만이 계속되자 대구시는 2005년 추진기획팀을 구성하는 등 신청사 건립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과 입지 선정의 어려움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특히 입지 선정 문제는 대구시가 스스로 해결하기 곤란한 어려움이 있었다. 시청 건물은 곧 ‘대구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시청 유치를 희망했고, 또 나름대로 최적의 입지라는 타당성을 제시했다. 게다가 국회의원 등 정치권마저 여기에 가세하면서 대구시로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결국 신청사 건립 문제는 이런 상황 속에서 10년 넘게 시간만 끌게 됐다. 이 풀리지 않던 매듭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끊어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권 시장은 2015년 “2018년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신청사 유치 의사가 있는 곳이 4곳이나 되면서 처음부터 지역 간 갈등이 예상됐다. 그래서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밖에 다른 이유가 있었나.“(공론화위원회 출범 배경에 대해) 어떤 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공론화 과정 대신에 가령 여론조사나 주민투표 등이 하나의 해결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나.“여론조사 민주주의와 공론 민주주의의 차이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여론조사 민주주의나 주민투표는 ‘어느 한 시점에’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판단, 선호, 직관적 선택이다. 공론 민주주의는 학습, 토론, 평가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공론 방식이 훨씬 더 진화한 것이다. 공론 방식이 질적으로 더 우수하다. 공론 방식이 훨씬 더 수용성 높은 사회통합적 의사결정 방식이다.”대구시의회는 2018년 12월 ‘대구시신청사 건립 위한 조례’를 제정했고, 대구시는 2019년 4월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신청사 건립을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공론화위원회 위원 구성 문제를 비롯해 그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시비였다.-공론화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기구가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이다. 김 교수님이 위원장을 맡으셨다. 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에 대해 되짚어 보신다면, 또 위원회 구성 직후 시장, 시의장 추천 위원들에 대해 말들이 좀 있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신청예정지 거주자가 아닌 각 분야 전문가들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만 알고 있다. 어쨌든 공론위원회는 진행 과정에서 진지하게 의견을 모았다. 단 한 차례의 잡음도 없었다. 누구 한 사람 자기 추천자를 위해서 발언하지 않았다. 대구 전체의 이익, 공론 절차의 성공을 위해 모두 고심했다. 한 번 회의하면 4~5시간 지칠 지경에 이를 때까지 했다. 매번 ‘끝장토론’이었다. 절차 관리를 잘한 것으로 본다. 여러 차례의 고비도 있었는데 공론위는 지혜롭게, 책임 있게 판단했다.”공론화위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립 원칙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입지 선정을 시민참여단이 결정하도록 하는 공론민주주의 방식 도입을 결정했다. 시민참여단은 2박3일의 합숙 토의를 통해 상징성과 균형발전, 접근성, 토지적합성, 경제성 등 5개 항목을 꼼꼼히 평가했고, 여기에 전문가 가중치, 감점 등이 더해져 지역별 최종점수가 산출됐다.-공론화 과정을 통해 신청사와 같은 이해 충돌이 있는 지역 현안이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유사한 지역 현안이 있으면 공론화 방식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공론화 방식 외에 지역공동체가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공론 방식이 적실한 이슈가 있고 공론 방식이 적용되지 말아야 할 이슈도 있다. 예를 들면 종교, 이념 등과 같은 이슈는 공론화 방식으로 풀 수 없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얘기다. 공론민주주의의 전제는 학습, 토론을 통해 애초의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해도 생각이 변하지 않을 이슈에는 공론민주주의는 실효성이 없다. 공론민주주의가 만능열쇠는 아니다. 일차적으로 사회 갈등의 해결은 우리의 대표자들이 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그들의 ‘의무’다. 공론민주주의는 그들이 문제 해결의 ‘방편’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런 방편은 보충적인 것이다. 초기에 대구시장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런 공론민주주의를 채택한 것이 아니냐는 눈총이 있었으나 나는 책임 회피용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적절한 방편을 선택한 것이며 그것은 오히려 높이 평가할 일이라고 본다. 공론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더라면 결론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공론민주주의 방식은 시민 스스로 지역 현안을 결정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민자치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다. 그런 면에서 신청사 결정은 일단 성공적인 사례로 보인다. 시민참여단을 비롯해 관심을 갖고 응원해 준 대구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민선6기 출발부터 지금까지 6년 가까이 ‘시민의 시장이다’가 대구시정의 모토다. 이번 일은 그 가치의 정점을 찍은 것이었다. 시민들이 시장이다라는 말에 걸맞게 계속 시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바란다. 주민참여예산제, 시민원탁회의, 리빙랩 등 다양한 시민참여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민의 힘을 잘 이끌어낸 ‘권영진 대구시장과 공무원들’ ‘배지숙 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의 공이 컸다. 정책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제도로 설계하고, 사려 깊게 집행한 이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특히 공론 과정을 실무 집행한 우리 팀(신청사건립추진단)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진광식 국장(대구시 자치행정국), 이은아 단장(신청사건립추진단) 그리고 실무자들은 밤새워 일했다. 여름 휴가도 반납했다. 육아휴가 중 불려 나오기도 했다. 병가를 내고 주저앉은 분도 있다. 이분들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 나는 이분들을 ‘어벤져스’라 부른다. 나에게는 영웅들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4월15일은 국회의원 선거일

정치인을 평할 때 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개개인으로 보면 모두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룰 만큼 능력이나 자질 흠잡을 데가 없어 보이는데, 이런 양반들이 어째 정치판에만 들어가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 모양, 하는 게 영 시원치 않다.”국회의원들로서는 듣기가 거북하겠지만 국민에게 비치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사실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정당 구조를 꼽는 정치학자들이 많이 있다.정치적 의견이나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가 정당인데, 그 정당이 파벌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민의의 중개라는 본연의 역할보단 줄서기나 눈치보기 행태가 당내에 일반화돼 있고, 거기다 정치적 출세를 우선시하는 정치인 개인의 성향까지 더해지면서 지금 같은 정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2020년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이다. 4월15일이 지나면 앞으로 4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갈 제21대 국회의원들의 면면이 결정된다. 선거법개정안을 놓고 연말 국회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어쨌든 선거의 룰은 정해졌다. 3개월여 남은 선거일까지 각 정당의 의석수를 늘리기 행태가 볼 만할 것 같다.선거 때면 후보자가 쏟아져 나온다. 대개가 우국지심으로 의사당에 들어가려 하겠지만, 막상 국회에서 이들이 하는 걸 보면 꼭 그런 것 같지 않아 보여 국민은 정치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국회의원이 중요하고 좋은 자리란 건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하는 것은 중요함을 말하는 것일 테고, 그럼 좋은 자리라는 건 왜 그럴까. 요즘처럼 돈이 대접받는 세태의 관점에서 보면 일단 금전적 혜택이 아주 많다.국회의원은 당선되는 순간부터 200여 가지에 이르는 특권을 누린다고 한다. 우선 헌법상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란 ‘법 위의 지위’를 누리게 되고, 그리고 월 1천만 원이 넘는 기본급은 생활의 여유를 보장한다.여기다 매월 유류비, 차량 유지비, 각종 이동경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 의원사무실 운영비와 전화요금, 우편요금 등으로 또 수백만 원이 지원된다. 정책홍보나 정책자료 발간비 등은 무제한 지원 항목이고, 연간 수천만 원의 해외 시찰경비에다 철도 선박 항공기 등 국내 공공교통수단의 무료이용 혜택까지 모두 일일이 열거를 다 못할 정도로 많다.다 아는 걸 왜 또 얘기하느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얼마 있으면 선거일인데 국민 혈세를 이렇게 펑펑 쓰는 자리에 앉을 국회의원을 정말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꺼낸 얘기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국회의원을 잘 뽑을 수 있을까.선거철이면 지역마다 지역예산을 얼마나 가져왔는지, 어떤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는지 홍보하는 현수막을 보게 된다. 과연 이런 성과지표가 선택의 올바른 기준이 될까, 또 출마자가 내세우는 화려한 스펙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우리는 이미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선택한 정치인들로부터 배신당한 경험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기준으로 한번 선택해 보면 어떨까. 개인 대신 그가 속한 정당을 보고 선택해 보는 것이다. 물론 정당 역시 구조적으로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다.하지만 정당정치를 하는 나라에서 이는 최선은 안 되더라도, 차선의 선택 기준은 될 수 있다고 많은 정치학자가 주장한다. 우리처럼 개인이 정당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기에 더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정당이 그동안 보여온 정치가 과연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었는지, 아니었는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면 될 듯하다.물론 이 방법이 모든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정당이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공천해 당선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당이 공천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 등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판별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갖춰놨느냐는 것인데, 이게 또한 국민 신뢰를 얻기엔 많이 미흡한 현실임을 경험상 알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정당을 보고 선택하는 게 옳다고 한다. 대신 이로 인해 나타날 문제에 대해서는 그것대로 대비해 두면 될 것이다. 만약 정당의 잘못된 검증으로 부적격자가 당선된다면 유권자가 직접 다시 심판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이 국회의원소환제가 될 수 있다.

/이슈추적/ 초고령사회의 경북, 대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경북은 2020년, 대구는 2025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 경북, 대구 고령화 통계’에 나온 내용이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게 특이한 점이다. 출산율이 애초 예측치보다 훨씬 낮아진 탓에 전체 인구 감소가 빨라지면서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고령화율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흔히 요즘 65세 이상은 한 세대 전 동년배와 비교해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다고 한다. 꾸준한 자기관리와 균형 잡힌 식생활 그리고 의료, 보건, 위생 등의 향상으로 앞세대보다 신체 능력이 월등히 좋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즉 요즘 고령자들은 ‘젊은 오빠’가 많아졌다는 말이다.한때 일본 방송작가 에이 로쿠스케가 쓴 ‘대왕생’이란 책에 나온 독특한 나이 계산법이 시중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그는 나이에 0.7을 곱해 나온 나이가 진정한 지금의 나이라고 주장했다. 가령 지금 나이가 65세라면, ‘65X0.7=45.5’이므로 진정한 나이는 40대 중반이라는 것.신체 나이뿐 아니다. 뇌 활동력에서도 지금의 고령자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 건강한 지적 능력을 오랜 시간 유지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개발경제 시대에 치열한 경쟁을 헤쳐왔기에 자신의 영역에서 가진 기술과 노하우로 여전히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령화를, 고령자를 걱정만 할 일은 아니란 것이다.그렇다 하더라도,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특히 지방에는 미래 불안의 주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고령자 정책은 국가 차원에서 당연히 우선 순위에 놓이겠지만, 보다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특히 지방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지역사회의 인구 구조 변화 부분이다.저출산에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으로 지방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고령화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시,군 단위 행정구역 유지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령 인구가 많은 경북 농촌지역 일부 군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그러나 인구 200만 명이 넘는 광역자치단체인 대구는, 고령화와 관련해 걱정해야 하는 결이 경북과는 조금 다르다. 지역공동체의 고령자 부양책임이 무거워지고 있다는 점은 경북과 비슷하지만, 그 주된 원인이 고령화보다는 젊은층의 탈대구 움직임과 더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어느새 눈앞까지 성큼 다가온 초고령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근본적으론 국가 전체의 생산가능인구(만15~64세)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지만, 이로 인한 공동체의 부양 부담 증가는 또 다른 각도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고 있다.특히 대구, 경북의 경우 경기침체 장기화에다 인구 감소까지 겹친 상황에서 맞닥뜨린 급속한 고령화이기 때문에 위기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방정부로서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름의 대비책을 세울 필요는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 빠르게 높아지는 고령화율‘2019 경북,대구 고령화 통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경북이 두 번째, 대구가 아홉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경북은 전체 인구 266만5천 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52만7천 명으로, 19.8%를 차지했다. 2000년 11.5%, 2010년 16.6%, 2015년 17.5%, 2018년 19.2% 등으로 고령 인구 비율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이 같은 추이를 통해 통계청은 경북이 2020년 고령인구 비율 20.7%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노령인구 비율은 2025년 25.7%, 2030년 31%, 2040년 40.8% 등으로 예측됐다. 고령자 가구(2019년 기준)는 32만1천523가구로 전체 가구의 29.1%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38.3%는 홀몸노인 가구로 조사됐다.대구는 2019년 고령인구 비율이 15.1%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243만2천 명 가운데 36만8천 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이는 8개 특별시, 광역시 가운데 부산(17.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고령인구 비율은 2000년 5.9%, 2010년 10.3%, 2018년 14.6% 등이며, 2025년 21.1%로 이때부터 대구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증가세는 2030년 26.3%, 2040년 35.5%로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고령자 가구(2019년 기준)는 21만768가구로 대구 전체 가구 수의 22.1%이고, 이 중 홀몸노인 가구가 33.4%를 차지했다. 고령자 가구 비율은 2025년 29.2%, 2030년 35.4%, 2040년 46.2%로 예상됐다.국제연합(UN) 분류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이다. 세계 최장수국가 일본의 경우 노인 인구 비율이 1970년 7.1%, 1994년 14%를 넘어섰고, 2025년 27.4%로 추정된다.◆ 경북의 초고령화는 공동체에 이상 조짐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경북에서는 젊은층의 고령자부양 부담 증가가 당장 현실이 되고 있다. 국세청의 ‘국세 통계(2019년 12월 발표)’에 따르면 경북의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할 고령자 수, 즉 노인부양 비율이 2019년 28.8명으로 나타났다. 또 2025년 40.0명, 2030년 51.5명, 2040년 80.2명 등으로, 증가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된다.초고령화는 특히 저출산과 맞물려 진행되면서 일부 군지역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해 기존 행정구역의 유지조차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영양군은 2019년 10월 말 기준 인구 1만7천15명으로,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1만7천 명 선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군위 의성 청송 청도 봉화 등도 인구 감소로 해당 지자체가 애를 태우고 있다.현재 전국적으론 24개 군 단위 지자체가 인구 3만 명이 안 되는 미니 지자체로, 살림살이가 쪼그라든 상황이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이들 지자체는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특별법 제정도 요구하고 있다.◆ 젊은층 탈대구, 고령화 심각성 키워역시 고령화와 저출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는 그러나 젊은층의 탈대구 움직임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지역경제의 성장 둔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인구 순유출(전년도 동기 대비) 규모는 2018년 20대 6천40명, 2019년(3분기 기준) 6천230명이며, 30대와 40대는 2019년(3분기 기준) 각각 1천905명, 1천836명으로 조사됐다. 저임금 구조와 일자리 부족,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정주 여건이 악화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노인부양 비율은 향후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20.8명, 2025년 30.8명, 2030년 40.9명, 2040년 64.6명 등으로 예측됐으며, 이런 추세라면 노인 1명을 2019년에는 생산가능인구 5명이 부양하다가 2040년에는 1.5명이 부양하게 된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