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1일 ‘경북 반도체산업 초격차 전략’을 발표했다. 경북을 중심으로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는 AI, 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신산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자동차, 로봇, 에너지, 의료 등 각 산업에서 미래형 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지속해서 수요가 창출되는 분야다. 경북도의 차세대 반도체 시장 선점 구상이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인구유출 등 지방소외를 극복하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의 75%는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한다. 그만큼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며 현재 3% 수준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경북도의 발표에서 주목되는 것은 경북, 대구, 울산을 잇는 삼각 협력체계 구축 전략이다. 포항 포스텍에서 차세대 전력반도체, 대구 DGIST에서 센서, 울산 UNIST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각각 맡아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각 지역이 보유한 우수한 기술을 한데 묶어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도는 이를 기반으로 구미에 차세대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하는 목표도 세웠다. 여기에는 기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 및 투자 유도와 함께 기업, 연구소 유치 계획도 들어 있다. 반도체 전문인력 2만 명 양성 계획은 당장의 효과보다 중장기적인 파급효과가 더 기대된다. 기본적으론 기존 특성화고, 대학, 대학원 등의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포항공대, 금오공대에는 대기업 채용을 조건으로 계약학과 운영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인적 인프라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수도권 반도체 벨트의 영남권 확장과 국가균형발전이 가능해지리란 게 도의 복안이다.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미, 중 등 강대국의 패권 경쟁의 무대가 됐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정부가 이미 ‘AI 반도체산업 성장 지원’ 대책을 수립했고 삼성, SK 등 대기업도 시스템반도체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도가 반도체산업 발전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지방정부로서 역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앙정부나 대기업의 협력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도 나올 수 있을 거라 본다. 도의 용기 있는 도전에 지역정치권도 적극 나서 힘을 보태야 한다.박준우 기자 pj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