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글이 보여주는 문화유산 많은 사람들 가슴에 큰 울림 되길

오래전 사진을 시작하면서부터 전국의 산하를 누비며 생활해 왔다. 산천은 계절에 따라, 시간이 흐를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맞이해 준다. 사람은 변해도 우리 주변의 아름다운 산천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비슷해 보여도 속 내용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 매력에 빠져 갔던 곳을 해마다 또 찾아가기도 하고, 한해에도 여러 번 반복해서 가기도 한다.전국적으로 각 지역은 나름대로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호반을 끼고 있는 충청도는 다소곳하고 아기자기한 것이 특징이라면 강원도는 험준한 산세만큼이나 다이나믹한 풍경이 압권이다. 음식은 호남지방이 맛깔스럽고 풍성한 반면 문화유산은 경상도 지방에 많이 산재해 있고 잘 관리되고 보존되어 있다. 그런 이유로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사진촬영 장소는 유독 경상도가 많은 편이었다.이번 대구일보 주최로 진행된 ‘경북문화체험전국수필대전’에 글을 쓰게 된 것도 자주 찾아갔던 봉정사이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홍보 전략으로 많은 예산을 써가며 축제를 한다. 예산대비 성공률이 어느 정도 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슷비슷한 축제를 진행하는 전국의 축제 형태를 보면 예산사용대비 너무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을 본다면 이번 ‘경북문화체험전국수필대전’은 아마도 경북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줄의 글이 보여주는 문화유산의 홍보는 사람들의 가슴에 큰 울림이 되어 퍼져나갈 것이다.좀 더 분발하여 수필을 써야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 주신 대구일보에 감사드린다. △사진작가, 수필가△푸른솔문인협회 회원△충북수필문학회 회원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 수필대전 봉정사 영산암

입선 강대식 비가 흐느적거리며 내린 다음 날 찾은 봉정사 영산암은 고요하기만 하다. 일요일이라 방문객이 많을 법도 한데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이상하리만큼 사람의 발자국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영산암을 혼자 차지한다는 것은 복 받은 일이다. 이런 큰 횡재를 언제 해 보았던가. 평소에 큰 공덕을 쌓기 전에는 불가능할 것 같은 행운이 따라온 것이다.툇마루에 걸터앉아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평화롭게 하늘을 유영한다. 나만큼이나 한가롭다. 살아오면서 앞만 보고 뛰다 보니 잠시 여유를 가지고 뒤를 돌아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내가 하지 않아도 일할 사람은 많고, 세상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왜 몰랐던 것일까. 내가 직접 처리해야만 직성이 풀리고 안심이 되었기 때문에 힘이 들어도 누구의 손을 빌리기보다 직접 처리하려고 애썼다. 그런 고집스러움 때문에 늘 시간에 쫓기고 일에 파묻혀 살다 보니 가족들과 같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냈던 기억도 별로 없다. 가족들과의 추억이 없다는 것은 아이들이 다 성장하고 떠나가니 더 허망하게 다가온다. 아이들 손이라도 붙잡고 해외는 아니더라도 국내여행이라도 해둘 걸 그 흔한 여행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는 무관심이 미안하고 미안하다. 아비로서 아이들에게 가족여행이라는 추억을 만들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가슴을 친다. 자꾸만 속에서 솟아오르는 부화가 가슴을 두드린다. 둥둥 북소리가 날 것 같다. 힘차게 법고를 두드리는 스님의 손놀림처럼 더 심장의 울림이 커져간다. 이런 산사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찾아왔었더라면 하는 늦은 후회가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게 했다.혼자인 줄 알았는데 스님이 안에 계셨나 보다. 객이 주인인 양 허세를 부리고 앉아 있었다는 죄스러움이 두 손을 모으게 한다. 편한 옷차림으로 나오셨던 스님도 툇마루에 제집처럼 편안하게 걸터앉은 처사를 보고 당황하셨는지 합장을 하시더니 이내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신다. 아마도 객이 누리고 있는 이 평화와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은가 보다.영산암 출입문인 우화루 밑을 지나면 한옥의 아름다움을 한껏 표현해 내며 건축된 ㅁ자 모양으로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다. 작은 마당에는 한쪽 귀퉁이를 할애하여 만든 화단과 건물에 비하여 큰 암석 위에 자리한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 가지는 송암당 하늘을 모두 가릴 정도로 자라 내부가 옹색해 보여도 건물의 멋들어진 배치는 인상적이었다. 마당에는 작은 석등이 앙증스럽게 서 있다. 오랜 세월 암자와 함께 했을 것이다. 부드러운 화강석을 다듬어 동서남북 구멍을 내고 머리에는 갓을 올려놓았다. 단아하고 우아한 것이 기품이 서려 있다. 석등은 이 암자의 세월만큼이나 세상의 희로애락을 보고 들어왔을 게다. 오래전 내가 처음 이 암자에 왔을 때 난 한눈에 석등에 반해 버렸다. 나한전 앞에 온몸이 온통 녹색 이끼를 덮어쓴 모습이었다. 아무 말 없이 시간의 흐름을 읽게 해 주었던 석등은 여느 사찰의 석등과 다르게 정겨웠고 편안했다. 영산암을 찾는 사람들을 제일 먼저 맞이해 주는 역할을 맡았는지 입구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서 있다. 오랜 시간 석등과 대화하며 촬영을 하였고 사진을 인화하여 전시회에 출품했던 인연도 있다. 고전미나 세월의 흔적이 없었다면 촬영조차 하지 않았을 게다. 웅장하지는 않았어도 한국의 전통적인 미美와 수백 년 세월을 비바람을 맞으며 감내하며 왔다는 사실에 더 정(情)이 갔고 고귀한 품격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요즘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존경하는 미덕(美德)이 많이 줄어들었다. 뭐든지 새롭고 빠르게 반응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이 든 어른들을 꼰대라고 무시하기도 한다. 세상이 변하면 변화하는 세상에 맞추어 살아야 하겠지만 늙고 지친 몸이 어디 젊은이처럼 빠르겠는가. 그렇다고 모두 폐물(廢物)은 아니다. 어른들이 살아오면서 몸으로 습득하고 익힌 노하우는 삶의 지혜가 녹아든 소중한 경험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젊은이들보다 쉽게 대처하고 해결한다.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힘만으로 할 수는 없다. 이런 사실을 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내쳐서는 안 된다. 조상들의 숨결이 묻어있는 건축물이나 문화유적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을 새것으로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나.세계인들이 인정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봉정사에 있다. 그 속에 수줍은 아낙네처럼 요사채 뒤편 끝자락 계단을 한참이나 걸어 올라가야 나타나는 영산암은 우리에게 보물처럼 영원히 기억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대를 이어 보존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영산암 툇마루에 쏟아지는 맑은 햇살의 눈부심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희망이고 배려이다. 내려가는 길, 소담스럽게 피어난 수국의 풍요로움이 달콤한 향에 실려 달려온다. 머릿속도 개운해진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심홍재 개인전 ‘劃(획)-화합’

심홍재 개인전 ‘劃(획)-화합’이 갤러리 문101에서 열리고 있다. 오랜 세월 베개와 죽부인을 주제로 작품을 하고 있으며 각국을 다니며 남북한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한국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퍼포먼스 작가 심홍재는 현실과 이상의 갈등을 상황인식의 모태로 삼아 생활 속에 일어나는 일들을 베개에 대한 단상으로 연결 짓고 있다.작가의 베개 작업은 나무판에 음각으로 획을 새기고 파낸 다음 두꺼운 한지를 덧씌워 눌러 찍어내는 방식으로 다양한 판재를 이용한 폭넓은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자개농에 새겨진 자개 문양들의 일부분을 오려내고 붙인 조합에서 획을 음각으로 새기고, 이후 두꺼운 한지로 눌러 찍어내는 캐스팅 기법은 형태와 재질감에 대한 관심의 범주 안에서 죽부인의 외관을 차용하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최근작인 스테인리스 강판 위에 획을 긋고 컬러페인팅을 접목시킨 현대적 작업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과거 전통적 모티브에서 찾아내던 작가만의 이야기를 현대사회에서 놓여 있는 자신의 처지를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이번 전시는 24일까지다. 문의: 010-4501-2777.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웃는얼굴아트센터 ‘7080 낭만콘서트’ 변진섭 공연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는 추억과 낭만이 있는 음악여행 ‘7080 낭만콘서트’를 25일 7시30분 청룡홀에서 개최한다.가을의 끝자락에 선보이는 이번 ‘7080 낭만콘서트’는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로 손꼽히는 발라드의 황제 ‘변진섭’이 출연해 7080세대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킬 가요를 선보일 예정이다.변진섭은 MBC 신인가요제 ‘우리의 사랑 이야기’로 1987년 데뷔해 1집 앨범 ‘홀로 된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받은 유일무이한 기록을 가진 가수이다.이듬해 선보인 2집 ‘너에게로 또 다시’로 두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차트 순위권을 석권하는 등 발표하는 앨범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발라드의 황제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데뷔 이후 3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변진섭은 지난 인기에 머물지 않고 활발한 활동으로 현재까지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웃는얼굴아트센터 이성욱 관장은 “90년대를 음악을 대표하는 가수 변진섭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변하지 않은 감성적인 보컬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며 “중장년 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 세대가 즐겨 부르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로 세대간 문화공감이 가능한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두번째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

4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스위스 명품 오케스트라,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가 26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공연을 펼친다.‘2019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의 두번째 공연인 이번 무대에서는 섬세한 디테일과 폭 넓은 시각으로 수많은 연주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지휘자 토마스 체트마이어, 세계적인 첼로 비르투오소(virtuoso·명인 연주자) 미샤 마이스키가 함께 무대에 올라 베토벤, 슈만, 브루흐의 명곡을 연주할 예정이다.1629년 창단된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는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베베른 등 당대 최고 작곡가들의 작품을 받았을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이다. 고전, 초기 낭만주의, 20세기 작품을 망라하는 레퍼토리를 소화하면서도, 빈틈없는 연주와 관객의 눈높이를 맞춘 혁신적인 작품으로 스위스 대표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 했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아르맹 조르당과 같은 전설적인 지휘자들과 오랜 시간 함께 했으며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루돌프 부흐빈더, 안드라스 쉬프 등 거장들과도 꾸준히 호흡하고 있다. 지휘자 토마스 체트마이어는 동시대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1994년 자신의 이름을 따 결성한 체트마이어 콰르텟의 슈만 현악 사중주 음반을 통해 2003년 올해의 디아파종 상 및 그라모폰의 올해의 음반상을 거머쥐었으며, 지휘자로서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노던 신포니아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런던 주요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이끄는데 공헌했다. 이외에도 런던 필하모닉, 로테르담 필하모닉,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을 객원 지휘하였으며 2016-17시즌부터 무직콜레기움 빈터투어의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이번 공연에서는 그만의 남다른 통찰력과 관록을 바탕으로 공포정치 속에서도 승리를 다짐하는 베토벤의 ‘에그먼트 서곡’, 흔히 ‘운명 교향곡’으로 불리며 청력을 잃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운명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교향곡 제5번’ 등 하모니의 극치를 선보인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냉전시대에 소련과 미국에서 활동한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한 유일한 첼리스트이자 장한나의 스승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 30년간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등과 35장 이상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독일 레코드 상, 올해의 디아파종 도르상 등을 수상했다. 또 지금까지 레너드 번스타인, 주빈 메타, 리카르도 무티, 다니엘 바렌보임, 마리스 얀손스 등 지휘 거장과 연주해왔다.공연에서는 슈만의 시적이고도 상상력이 넘치는 ‘첼로 협주곡 a단조’, 유대교 성가 ‘콜 니드레’를 바탕으로 작곡되어 동양적인 비애와 종교적 정열이 넘치는 부르흐의 ‘콜 니드라이’를 선보인다.VIP석 15만 원, R석 10만 원, S석 7만 원, A석 5만 원, H석 3만 원. 문의: 053-584-030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수성아트피아 창작연극 팩토리 사업 진행

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한 수성 르네상스 프로젝트 ‘창작연극 팩토리’ 사업을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무학홀에서 개최한다.‘창작연극 팩토리’는 미술, 연극, 음악 3개 부분에서 청년 지역아티스트를 선정해 지원하는 ‘수성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연극분야 사업이다.주요 관람 대상인 중·고등학생들이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문제로만 접했던 고전명작들이 가지는 인문학의 가치를 연극과 강의로 구성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올해는 극단 미르가 프랑스 극작가 장 바티스트 몰리에르의 ‘억지의사’와 극단 예전이 영국 문학거장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공연한다.몰리에르는 17세기 고전주의 작가이지만 프랑스 근현대 문학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다양한 극 구성과 전개와 더불어 풍자가 뛰어나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출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으며 오늘날에도 매해 수만 회의 공연이 이뤄지고 있는 21세기에도 살아 숨 쉬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작품 ‘억지의사’는 부부싸움 끝에 남편을 골탕 먹이고자 하는 부인의 계략으로 졸지에 억지의사가 된 스카나렐이 사랑을 얻어내기 위해 벙어리 흉내를 내고 있는 지주의 딸을 만나면서 가짜들이 서로 진짜인척 흉내를 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17년에 이어 선정된 영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희극과 비극, 사극 등 여러 분야에서 대작을 발표했고 뛰어난 재능으로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4대 비극이라 불리는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를 포함해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통해 시대 초월하여 가장 사랑받는 작가다.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되는 작품 ‘베니스의 상인’은 사랑과 우정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과 위험한 거래를 하는 안토니오, 바사니오, 포샤의 일대를 담은 작품이다.수성아트피아 김형국 관장은 “본 사업은 젊은 예술인 지원과 입시에 매몰된 학생들에게 인문학 가치 전달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시행한다. 오랜 시간동안 이번 무대에 올릴 작품을 위해 젊은 연극인들은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며 “이 가을에 우리 학생들이 그들이 준비한 작품을 통해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또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무대이므로 지역의 연극을 사랑하는 분들도 찾아주시길 희망한다”고 밝혔다.전석 무료. 문의: 053-668-180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짧은 글 속에 담지 못한 이야기 긴 글 속에 담아

짧은 글 속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긴 글 속에 담았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드나들던 경주 남산, 용장 계곡 물소리를 따라 매월당의 흔적을 찾아 걸었다. 드나든다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닐 것이며, 읽는다고 해서 제대로 다 읽은 것 또한 아닐 것이다. 두고두고 무너진 탑을 세우듯이 바로 잡아가리라.여름의 끝자락에 기림사에서 매월당의 영정을 뵈었다. 매월당이 머물렀던 용장사 경내에 오산사를 지어 영정을 모셨으나 훼철되어, 기림사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매월당 주련 글귀 중에 ‘잠깐 갰다가 다시 비 오고 비 오다 다시 갬이여’가 마치 우리네 인생사를 말하는 듯하다.사람은 가고 없어도 그 향기는 남아 길을 만든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쓰며 나아갈 길을 모색하던 매월당! 그분이 남긴 글을 더 찾아 읽어 봐야겠다. 이른 봄, 질척거리는 눈길을 걸어 매화꽃을 찾아 나섰던 매월당의 향기를 다시 찾아가 보리라. △경북 영천 출생△월간 시문학 시로 등단△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시집 ‘우화의 시간’, ‘이슬도 풀잎에 세 들어 산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 수필대전 ‘금오신화의 산실을 찾아서’

장려상 황영선금오신화의 산실 용장사지를 찾아가는 길이다. 금오산과 고위산 사이 용장 계곡으로 흐르는 낮은 물소리가 글 읽는 소리처럼 들린다. 이 길이 은적골로 가는 길임을 알려주듯 길의 초입에 김시습이 은거하며 쓴 시가 발걸음을 붙든다.시대와의 불화를 글로 쓰며 은둔과 방랑을 선택한 그에게도 인간적인 고독은 어쩔 수 없었는지 그가 이곳에서 쓴 시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용장골 골 깊으니 오는 사람 볼 수 없네가는 바람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나고비낀 바람은 들매화를 곱게 흔드네 작은 창가에 사슴 함께 잠들었으라낡은 의자엔 먼지만 재처럼 앉았는데깰 줄을 모르는구나 억새 처마 밑에서들에는 꽃들이 지고 또 피는데 (설잠 김시습) 역사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지조를 지키며 은둔의 길을 걸어간 고독했던 옛 시인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길이다. 물소리는 돌돌돌 흘러 밖으로 길을 내는데, 뭇 꽃과 봄빛을 누리지 않고 세간의 불의에 등을 돌린 채 홀로 지조를 지키려 했던 매월당의 향기를 찾아간다.경주 남산은 가는 곳마다 돌부처가 말을 건다. 이곳은 골짜기 이름조차 절골, 열반골이다. 이 길을 곧장 걸어가면 열반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김시습이 승려가 되어 찾아든 은적골로 들어서면 바위 속에 집을 짓고 웃고 있는 부처를 만날 수가 있다. 김시습의 삶의 궤적은 신라 말 전국을 유랑하며 수많은 글을 남긴 비운의 천재 최치원을 떠올리게 한다.경주 내남 용장골로 들어서서 풀벌레 노랫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길을 놓치지 않게 설잠교가 나온다. 설잠은 김시습의 법명이다. 골짜기에서 올려다보면 산정 높이 산을 기단으로 한 용장사 3층 석탑이 아득하게 보인다. 아! 하고 탄성이 새어 나오게 만드는 산과 한 몸이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그 석탑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용장골을 벗어나 계곡을 건너 은적골로 향한다.골짜기를 따라 휘적휘적 걷노라면 집에서 한 짐 지고 나온 무겁던 상념들이 사라지고 다른 세계로 들어가듯 생각이 맑아진다. 이 기슭 어디엔가 사람이 살았다는 것을 말하듯 깨어진 돌절구가 보인다. 숨이 살짝 가빠질 무렵 대숲에 둘러싸인 공터가 나온다. 매월당이 은거하며 우리나라 최초 소설 금오신화를 썼다는 바로 그곳이다.그가 머물던 암자도 사라지고 절도 사라진 빈터에 무슨 인연으로 와 이렇듯 서성이는 것일까? 시대와의 불화를 글로 풀어내었던 고독한 시인이자 소설가. 대숲을 둘러봐도 은적암의 흔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암자를 앉히기 위해 쌓았던 축대와 무너진 석탑들이 골짜기에 나뒹군다. 폐허에 불을 밝히듯 양지바른 한쪽에 달맞이꽃이 피어 방문객을 맞고 있다.그는 이 적막함 속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어둠을 갈아 글을 썼으리라. 우리나라 최초의 기전체 한문 소설 금오신화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무엇이 그를 이곳으로 이끌었고, 내면에 불을 밝히며 글을 쓰게 하였을까? 전국을 떠돌며 은둔의 길을 걸었던 매월당이 이곳에 6년여 머물며 금오신화를 썼으니, 방랑자도 발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이 은적골에 있었음이 분명하다.은근히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이 때론 숨 가쁘고, 좌우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길만 보며 걸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내내 오르막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시야를 확 틔우며 쉬어가라는 듯 반석이 나오고, 먼 곳을 내다보며 살라는 듯이 하늘이 숨통을 틔워준다. 건너 고위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이 눈앞에 다가선다.은적골을 올라서면 맷돌을 쌓아 올린 듯한 삼륜대좌 위에 앉은 석조여래와 바위에 은거한 마애여래불이 나온다. 신라 고승 대현 스님이 염불을 하며 탑을 돌면, 석불도 고승을 따라 얼굴을 돌렸다고 전하는 그 여래불이다. 그러나 얼굴이 사라지고 없다. 그 옆 바위 속에 은거한 여래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남아있다.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고 손을 내밀어 위로해줄 것만 같다. 지워질 듯 희미한 바윗길을 따라 오르면 아래쪽에서 우러러보았던 삼층석탑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김시습은 경주의 유적을 돌아보며 흥망성쇠는 끝없이 반복되는 법이며, 옛일과 지금 일로 미래를 추론한다는 의미깊은 말을 남겼다. 무너진 담에 봄비가 내려 풀이 무성한 그곳에 나그네의 한이 머문다고 했으니, 매월당이 경주 용장사지로 찾아든 까닭을 알 수 있을 듯도 하다. 그는 이곳에서 눈 속에서 피어나는 매화처럼 지조를 지키며 은둔의 세월을 소설을 쓰고 시를 지으며 견뎠다.그는 유독 매화를 사랑했다. 뜰에 매화를 심고 당호를 매월당이라고 지었으며, 글을 쓸 때도 매월당이라는 호를 사용했다. 그는 매화를 보며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연 속에 피어나는 매화에 이끌려 무심의 경지에 가 닿고 싶어 하던 그. 세한의 시절을 견디며 매화꽃 향기 같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을 집필했다.매화는 차가운 겨울을 이겨 내는 고결하고도 지조를 지키는 고독한 꽃이다. 세한은 올바른 이념이 실현되지 못하는 시대를 상징한다. 세한에 홀로 피어난 매화는 곧 지조를 지키는 고결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뜻하니, 매월당은 지조를 지키며 은둔한 고독한 자신의 모습을 매화에 투영하고 위로받았음이 분명하다.은적골에 눈이 내리면 사방은 적막강산이 되고, 찾아드는 이 하나 없는 이곳에서 불을 보며 찾아든 산짐승을 서로 측은하게 바라보며 외로움을 나눴을 은자! 전국 명산대찰을 돌며 방랑과 은둔의 길 곳곳에서 글을 써서 남겼다. 냉철한 시선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세상에 등을 돌린 불꽃 같은 성정의 그.탈출구를 찾듯 미친 듯이 시를 읊었고, 누군가 읽어주는 시를 들으며 울음 우는 눈물 많은 남자였다. 단종의 폐위 소식을 듣고 사흘간 통곡한 뒤 읽던 책을 모두 불사르고 불가에 입문해 승복을 입고 전국을 떠돌았던 김시습. 지조도 절개도 없이 꺾이는 변절자들을 보며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고 세상에 등을 돌리고 은둔의 길을 걸었던 그는 시인이요, 소설가요, 고독한 선각자였다.산정의 흰 눈처럼 깨끗하지만 고독했던 사람 설잠(雪岑)! 그는 이곳에서 세월의 무상함과 인생무상을 글로 쓰며 폐허가 된 자신을 수습하였는지도 모른다. 구름처럼 전국을 떠돌며 방랑을 하던 조선 시대 생육신 김시습. 그가 금오신화를 집필했던 산실 용장사지에서 차 한잔을 올린다.매화처럼 절개를 지키며 달처럼 은둔의 길을 걸어간 매월당. 그가 고뇌에 찬 얼굴로 굴갓을 눌러쓰고 산길을 걸어가고 있다. 뻥 뚫린 가슴의 구멍에 손을 얹으면 대숲이 대금 소리를 낼 것 같은 적막이다. 그가 머물던 금오산 기슭 은적골에 대숲 그림자가 수묵화를 그리고 있다. 사슴이 와 창가에 머물다 갔다는 절터에 바람이 불고 있다.나뭇잎에 시를 써서 강물에 띄워 보낸 시는 어디쯤 가 닿았을까? 그가 불태운 수많은 시는 불씨가 되어 수많은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을 것이다. 밭둑가의 쑥대처럼 떠돌아도 세상 살아가는 길이 험하고 위태로워 꽃떨기 냄새나 맡으며 말없이 지내겠다던 그는 글 속에 할 말을 쏟아 부었는지 모른다. 거름통 같은 세상을 벗어나 글 속에 아름다운 산천을 담고, 고통에 신음하는 누군가를 위로하는 글을 남겼다.그가 머물렀던 매월당은 빈 원고지처럼 남아있다. 절은 사라지고 없지만, 아직도 남은 이야기가 많다는 듯이 용장사지 곳곳에 깨어진 돌탑들이 뒹군다. 흩어진 탑신을 찾아 다시 일으켜 세우듯 용장사지 금오신화의 산실을 찾아 걸었다. 종교를 아우르는 사유와 빼어난 문장가였던 그가 말을 걸어오고 있다. 신화를 꿈꾸듯 금오신화를 썼던 대숲은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다는 듯이 바람결에 사운댄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THE MATCH’전 수성아트피아 전관에서 열려

수성아트피아에서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에서 후원하는 ‘THE MATCH’전이 오는 26일까지 수성아트피아 전관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소외되기 쉬운 대안적 활동들을 조명하고 신진작가의 현주소와 작업 생태계를 확인하는 기획전시다.전시명인 ‘THE MATCH’는 경쟁, 시합이란 의미도 있지만 조화, 어울림의 의미도 동시에 내포된 단어로 기존 작품성향이나 친목을 위해 결성된 전통적인 미술단체와 다르게 필요와 충분조건에 의해 모임과 해체를 반복하며 경쟁과 조화를 같이 이루어가는 신진작가들의 활동적 의미를 내포한 것이다. 전시에는 지역의 대표적인 B커뮤니케이션과 아트클럽삼덕 보물섬이 참여한다.B커뮤니케이션은 2009년 방천시장예술프로젝트 입주부터 현재까지 청년작가 개인전 및 단체전을 약 100여 회 진행하며 지역신진작가들을 양성해온 곳으로 최근 동성시장프로젝트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단체다.아트클럽삼덕 보물섬은 2010년 썬데이페이퍼를 시작으로 2017년 해체까지 30여 회의 프로젝트 기획전을 치룬 단체로, 현재 2016 아트클럽삼덕, 2017 미술중심공간 보물섬으로 새롭게 변모해 지역 신진작가의 자립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호반갤러리에서는 아트클럽삼덕 보물섬의 최성규, 김정희, 신준민, 신명준 작가가 참여하고 B커뮤니케이션에서는 정세용, 구민지, 황인모, 이민주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각 단체를 대표해 30여 점의 다양한 현대미술의 작품들을 선보이게 된다.멀티아트홀에서는 두 단체가 10년 동안의 자생적 레지던시 활동내용들을 아카이브로 구성해 일련의 활동과 발전과정을 학술적 가치로 재발견할 예정이다.18일 오후 2시에는 ‘지역 신진작가의 그룹 활동에 대한 방향성 모색’을 주제로 수성아트피아 알토홀에서 세미나도 마련된다.문의: 053-668-1566.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서양화가 조덕현 ‘제20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

서양화가 조덕현이 제20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대구미술관은 이인성 미술상 심사위원회 개최 결과, 서양화가 조덕현을 ‘제20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이인성 미술상은 한국 근대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서양화가 이인성(대구, 1912~1950)의 작품 세계와 높은 예술 정신을 기리고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99년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대구미술관은 미술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천위원 회의를 거쳐 최종 5명의 수상 후보자를 선정하고,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조덕현(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 화가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이번 심사위원회는 한국 현대미술분야 전문가 5명(심사위원장/김복기 경기대학교 교수, 아트인컬처 대표)으로 구성해 작가들의 역량과 수상 자격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평가해 선정했다.심사위원장인 김복기 교수는 “아시아 역사를 재현해 밀도 높은 구성력으로 인간의 대서사시를 표현해온 조덕현 작가는 미술의 본원적인 의미와 사회와의 관계를 꾸준히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라며 “잠재력과 상징성을 내포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작품 기량을 높이 평가하였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또 심사위원들은 회화의 오랜 전통 위에서 이뤄진 탄탄한 묘사력과 타 장르와의 협업 및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역사 속 인간의 삶을 깊이 있게 구현한다는 점이 ‘이인성 미술상’의 지향점과 부합한다고 말했다.횡성 출신인 조덕현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일민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박수근미술관, 프랑스 국립 주드 뽐므 미술관, 모리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시상식은 다음달 4일 오후 5시 대구미술관에서 개최한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 대학로소극장축제 in 대구 D.Festa’ 22~27일 개최

‘2019 대학로소극장축제 in 대구 D.Festa’가 22일부터 27일까지 대명공연거리 소극장에서 열린다.한국소극장협회와 대구소극장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대구의 대학로인 대명공연거리 조성 이후 생태계조성의 일환으로 전국이 주목하는 소극장축제를 열어 소극장에 쉬운 접근성, 다양하고 질 높은 컨텐츠, 공연자의 보다 나은 창작환경, 여러 관객의 욕구충족 및 관객개발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2019 대학로소극장축제 in 대구 D.Festa’에는 서울, 대구, 광주, 진주 등 4개 도시에서 총 12개 소극장협회 연극 단체가 참여한다.호평 받은 연극 작품부터 놀이로 만나는 참여형 어린이극, 무용과 나레이션이 만나는 컬래버레이션 등까지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선보여 여러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구성했다.이번 축제 공식 참가작은 8편이다. 서울의 극단 목수는 작품 ‘진지한 농담’을 26일 오후 3시 한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극단 더늠의 작 ‘심우’는 26일 오후 3시와 6시에 소극장 길에서, 광주 푸른연극마을의 ‘옥주’ 작품은 27일 오후 3시와 6시 액터스토리에서 만날 수 있다. 진주는 극단 현장 ‘신통방통 도깨비’를 27일 오후 3시, 6시 작은무대에서 공연한다.대구의 극단 고도 ‘마요네즈’는 25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6시 고도5층극장에서 공연한다. 카이로스댄스컴퍼니 ‘반짝반짝 그 찬란한 날’은 27일 오후 3시, 6시 골목실험극장에서, 극단 함께사는세상 ‘달과 놀’은 24, 25일 오후 7시30분 소극장함세상에서 공연한다. 극단 초이스시어터 ‘효도관광’은 22일, 23일 오후 7시30분 아트벙커에서 진행한다. 자유 참가작 4편은 모두 대구 작품이다. 극단 이송희레퍼토리의 작 ‘향촌연가’는 25, 26일 빈티지소극장에서, 생활문화 아띠의 작 ‘지금도 가슴 설렌다’는 26, 27일 우전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극단 기차 ‘9 to 5’는 24, 25일 창작공간기차에서 극단 구리거울 ‘어린왕자’는 23, 24일 소극장 소금창고에서 진행한다.부대행사도 마련된다. 25일 오후 2시 한울림소극장에서는 ‘민간소극장을 활용한 문화도시 활용의 가능성’이란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27일 오후 1시 공연연구소 ‘짓’에서는 배우, 극작가, 연출, 교육자인 롼느 포먼을 초청해 '동시성과 직관의 세계로 우리 자신을 내던질 때 생겨나는 신체적인 반응'이란 주제로 해외 초청 워크숍도 열린다. 문의: 053-246-2925.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내 글 평화의 소중함을 더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내가 나서 자라고, 공직생활을 한 칠곡은, 명실상부한‘호국 평화의 고장’입니다. 6·25전쟁 당시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전투는 전세를 역전시키며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를 살려낸 호국의 성지입니다.지난 6월 현충일을 앞둔 날 문우들과 칠곡 호국평화기념관을 찾았습니다. 로비의 조형물인‘구멍 난 철모’를 마주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전쟁사의 한 편 서사였으며 뭉클함으로 다가왔습니다.6·25전쟁이 일어난 지도 어언 70년, 안타깝지만 그 참상은 점점 잊혀만 갑니다. 처절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집집마다 깊은 상흔을 남겼습니다. 전쟁을 겪은 세대는 세상을 떠나고 있고, 우리의 안보 의식은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그때의 전화는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전쟁에 부대낀 내 시댁의 고통과 아픔을 적은 나의 글이 평화의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더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낙동강 전적지를 찾아 안보에 대한 심지를 굳건히 다지는 일이 되기를 바랍니다.늘 힘을 북돋우어 주신 문우님들께 따뜻한 고마움 전합니다. 글 쳐다보며 덜렁대는 날 보듬는 옆지기가 있어 행복합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 참으로 고맙습니다. △전)칠곡군청 안전행정과장△2016년 녹조근정훈장 수여△2018년 수필과비평 등단△대구수필문예대학 수료. 수필문예회 회원.△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원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수필대전 ‘시할머니 노래’

장려상 이홍선 문패 밑에는 ‘유공자의 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시할머니는 사립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먼산바라기를 하며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말리는 사람도 물어보는 사람도 없지만 늘 그렇게 앉아 있었다. 가늘게 들리는 그 소리는 염불 같기도, 때로는 구슬픈 노랫가락 같기도 했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아들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칠곡호국평화기념관 중앙 홀의 큰 철모 조형물을 마주한다. 6월이면 전쟁의 상흔을 더듬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총탄이 관통한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표면에는 치열했던 낙동강 전투의 격전지와 전쟁 지휘관의 이름이 적혀있다. 6·25전쟁 당시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전투에서 산화해간 용사들을 기리는 곳이다. 칠곡군청의 현직 때 내 업무와 연관된 일로 자주 찾곤 했는데 오늘은 문우들과 함께다.철모를 에워 돌며 55일간의 낙동강 전사를 읽는다. 낙동강 방어선, 55일, 시산혈하, 다부동 전투, 정일권 참모총장, 워커 중장, 유학산 전투, 왜관철교 폭파, 융단 폭격, 백선엽 준장, 자고산 전투, 워커 라인, 게이 소장, 인천상륙작전, 328고지 전투, 노무대, 볼링앨리, 수암산 전투, 맥아더 장군, 약목나루 전투의 20개의 이야기가 돋을새김으로 6월의 추모객들을 붙든다. 선생님을 따라나선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재잘거림이 무명용사를 흔들어 깨우는 초혼가처럼 울리고, 수많은 시할머니의 아픈 노랫가락이 환청처럼 따라붙는다.낙동강을 최후의 방어선으로 삼은 전투는 치열했다. 무수한 공방전 끝에 전세를 역전시키며 승기를 잡았고, 인천상륙작전으로 연결되어 풍전등화 같았던 나라의 운명을 되돌려 놓은 역사적 일이었다. 하지만 그 아픔은 오늘도 이어진다.시할머니의 21살 맏아들은 전쟁이 일어나자 군에 자원입대했다. 피난 갔다 돌아와 때늦은 모심기를 하는 들판으로 하얀 보자기에 싸인 조그만 상자를 들고 한 병사가 찾아왔다. 한 줌의 재로 돌아온 아들을 만난 시할머니는 혼절하고 말았다. 입대한 지 채 1개월도 되지 않아 포항전투에서 중상을 입고 23육군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짧은 삶을 놓았다.19살이던 둘째도 피난길에 전쟁터로 붙들려 간 후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이따금 전쟁 때의 일을 녹음기처럼 들려주는 지금의 시아버지다. 길고 긴 그 이야기에는 늘 시할머니의 아픈 노랫가락 읊조림이 꼭지에 있었다.시아버지는 대구농림학교에서 7일간 군사훈련만 마치고 신령 갑령재에 배치되었다. 15일쯤 되었을 때 인민군의 공격 소식이 전해졌다. 산 위에서 보초 근무를 서는데 왜관 쪽에서 비행기가 하늘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폭격 소리가 들리고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게 보였다고 한다. 낙동강 전투의 서막이었다.그 후 시아버지는 전쟁의 한가운데로 밀려들어 갔다. 인천상륙작전의 승전보가 전해오자 6사단 2,000여 명 장병의 한 사람으로 트럭을 타고 북진했다. 38선을 돌파하여 평양을 탈환하고 20일간 계속 파죽지세로 북진하여 10월 초순에 압록강변 초산에 도달했다. 강 건너 모래사장이 조용하고 평화스럽기까지 해 통일을 이루는 줄 알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3일 만에 대규모 중공군의 기습공격으로 포위되었다. 총알이 쏟아지는, 겹겹이 싸인 포위망을 28일 만에 벗어났다. 살아남은 사람은 150명 중대원 중에 시아버지와 파편에 한쪽 팔이 떨어진, 남해가 고향인 병사 두 사람뿐이었다. 민간복으로 군번만 몸속에 숨긴 채 거지행세로 얻어먹으며 남쪽으로 내려왔다.전시관의 녹슨 무기와 전리품과 전쟁 기록영화가 아리다. 흑백 영상의 잔영 뒤로 시아버지의 얼굴이 겹쳐 흐르고, 문득 오늘 휴전선의 집총한 병사들이 떠오른다. 베트남 미북 회담 결렬 후에 혼미해진 남북 관계에 대한 의견이 좌우로 갈려 온통 시끄럽다. 정치는 밀려나고 거리에선 깃발과 삿대질로 상대를 몰아세기만 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이 강둑 언저리에서 사라진 무명용사의 의미는 무엇이며, 옆 문우들은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인가.시아버지의 말을 또 찾아 쫓는다. 12월 초에 평양에서 다시 후퇴하다 인민군의 폭격으로 오른쪽 다리와 오른팔을 다쳤다. 걸을 수가 없으니 낙오병이 되었다. 피난민의 지게에 실려 대동강을 건넜고 서울 수도육군병원으로 옮겨졌다.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수없는 군인들이 죽어 갔고 시체실 칸으로 던져졌다.절단해야 한다고 했던 다리는 대드는 시아버지의 발버둥으로 억지 수술 끝에 깁스하는 걸로 보전했다. 3개월 뒤 걸음도 못 걷는 상태로 복귀하여 부대를 전전했고, 제주도 자동차 학교에서 조교로 근무 중에 결혼했다. 그 전쟁의 와중에도 군수, 면장, 동장의 도장을 받아 시할아버지는 관보를 보내주었다. 둘째도 맏자식 같아질까 후손을 받아두려는 조바심이었고 내 남편이 세상에 나온 인연이었다. 결혼식 다음 날 바로 귀대하여 1955년 1월 제대할 때까지 3년 동안 집에 오지 못했다. 지금도 시아버지의 방에는 참전용사의 옷과 모자와 군번줄이 걸려있다. 마치 금방이라도 뛰어나갈 준비가 된 것처럼.기념관 전망대의 앞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에 걸린 왜관철교가 바라보인다. 인민군의 진격을 저지하려 폭파하여 끊어버린 그 다리다. 오늘 전적지의 명소가 된 철교를 건너 오가는 사람들은 강물에 역사의 소리를 들으며 이곳 전시관으로 몰려든다. 6월 현충일을 앞둔 토요일, 망나니처럼 휘둘러대는 북의 도발에 나서지도 못하고, 되레 감싸려는 나랏일의 행방이 아연하다.제대하지 못한, 그때의 무명 병사가 남긴 군번 인식표가 불빛 아래 말없이 누웠다. 남북군사합의서는 정녕 평화의 길이 될 것인가. 자꾸 의뭉스럽다. 굴종과 족쇄의 길 끝에 다시 낙동강 언저리에 말 없는 군번줄을 묻을 날이 되면 어쩔까 싶어진다. 시할머니의 아픈 노래가 오늘 더 크게 울린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꽃은 인생의 깊이를 알려주지요…이경희 작가 초대전

“꽃은 한시적인 동시에 인생의 깊이를 알려주는 매개체죠. 또 마음의 위안이기도 하고요.” 15일~25일 대구 수성구 박물관 수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는 이경희 서양화가는 화폭에 담긴 꽃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만큼 꽃이 아름다운과 인생의 순환 가치를 지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이 작가의 꽃은 날 것 그대로이다. 꽃잎의 세밀한 붓터치와 가장자리에 자리한 수술은 오로지 손끝의 촉각에만 의존해 그려 나갔다. 꽃을 통해 지나온 삶을 필름처럼 반추했을 대목이다.그는 “삶 속에 얻어지는 느낌과 감동을 회화적 표현을 통해 승화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자신의 인생 여정을 소개했다.대구교대를 나와 평범한 교사로 살다 그림의 표면 질감 표현을 위해 자리를 박차고 나 온 이 작가는 “꿈은 미대에 입학 해 작가가 되길 원했어요. 하지만 부모님의 강권으로 교육대를 졸업하고 지역에서 교사로 생활했지요. 하지만 그림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작가의 길로 나서 석·박사 과정은 미술을 전공했지요” 그만큼 삶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을 방증한다.그의 작품에는 손때가 뭍어져 나온다. 사실적이다. 한동안 작품을 보고 있으면 수없이 덧칠하고 문질렀을 손끝의 쓰라림까지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그가 말하고 있는 내면세계의 깊이 때문이다.작가로서 오랜 숙련에 다져진 뛰어난 묘사력과 독창적인 조형감각은 담백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꽃을 주제로 그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작가는 “나에게 꽃은 삶의 심연과 인생을 고뇌하는 마음 속에서 마음을 주는 ‘화폭 속 언어’로 주제인 꽃의 추구와 탐색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화폭에 고스란히 옮겨놓고 그 속에 미화된 향수를 느끼게 하는 것이 이유이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행복북구문화재단 유망안무가전 ‘춤’ 18일

행복북구문화재단은 ‘유망예술가 발굴 프로젝트’ 시리즈 첫번째 무대로 유망안무가전 ‘춤’을 18일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개최된다.유망예술가 발굴 프로젝트는 기초예술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젊은 유망예술가를 발굴하고 무대공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올해는 이번 유망안무가전 ‘춤’을 시작으로 무용, 음악, 뮤지컬 등 3가지 분야의 유망예술가 연출작을 선보일 예정이다.유망안무가전 ‘춤’은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한 공연으로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30대 안무가 2명의 작품을 선정했다.한국무용 안무를 맡은 엄선민(34)씨는 2016년 대구춤페스티벌 ‘몸을 만나다’ 안무, 2017 아양신인안무가전 대상, 2018 수창청춘맨숀 ‘청춘예술가’ 선정 및 공연 등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현대무용 안무를 맡은 김영남(39)씨는 대구시립무용단, 2018 베트남 호치민 국제예술교류 안무가, 제25회 대구무용제 대상 수상, 제17회 New Dance Festival 올해의 안무가상 수상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먼저 엄선민이 연출하고 엄선민 소울무용단이 공연하는 ‘Over the moon!! 얼쑤’가 공연된다. 화선지에 난을 치듯 무대 위에 번지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고요하지만 그 안에 꽈리를 튼 감정선은 요동을 쳐 큰 파도를 만든다. 이어 김영남이 연출하고 카이로스 댄스컴퍼니가 공연하는 ‘Body talk: 춤추는 콘서트’가 진행된다. ‘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에 따른 개인의 사회적 지위와 위치, 타인의 시선에 의한 몸, 성별의 구분, 몸의 정체성 등 인간의 외형적 단면에 대한 이야기를 몸으로 풀어본다.R석 1만5천 원, S석 1만 원. 문의 : 053-320-512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