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역사박물관장 우호명

“대구 달서구 상인동의 옛 이름은 월촌인데 원래 이곳은 단양 우씨 후손의 600년 세거지였다. 1411년 역성혁명 정변의 화를 피해 천리 길을 남하해 낙향하던 때에 유난히 밝은 보름달이 비추었다는 데서 유래 됐다고 한다.”우호명 월곡역사박물관장은 상인동 일대의 역사를 이 같이 설명했다.1960년대부터 산업화와 근대화의 물결에 따라 생활환경이 변하고 대구시 경계구역이 확장되면서 이곳에 모여 살던 단양 우씨들은 흩어지게 된다. 이에 문중 대표들은 구청과 협의해 문중소유의 식물원 부지와 인근 장지산 일대를 함께 묶어 월촌역사공원으로 조성하고 공원 내에 박물관을 개관한다.우 관장은 “월곡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문중소유 박물관으로는 유일하다”며 “선인들의 농경생활을 추억하고 임진왜란 당시 선조들의 의병활동을 통한 충의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으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견학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또 우 관장은 “제가 어렸을 때 이 주변에만 우리 일가가 600여 호 가량 살고 있었다”며 “지금도 이 일대에 300여 호의 일가들이 모여 산다”고 소개했다.그는 또 “박물관 안에는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각종 고서적을 보관한 장서실도 갖추고 있다. 종중 박물관이지만 자료와 규모면에서 여느 박물관에 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월곡역사박물관은 개관과 동시에 지역 청소년들의 학습현장으로 사랑받고 있다. 박물관에 인접한 장지산은 월곡역사공원의 다양한 낙엽수와 사철나무 등과 어울려 인근주민들의 산책코스로도 인기가 높다.마지막으로 우 관장은 “인근 주민이나 학생뿐 아니라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박물관으로 가꾸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함께 떠나는 박물관 나들이(9)…월곡역사박물관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아파트단지 한가운데 잘 가꿔진 대나무 숲길이 인상적인 공원이 하나 나온다. 월곡역사공원이다. 공원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한 손에는 책을 들고 다른 손엔 검을 든 동상이 이채롭다. 임진왜란 때 대구 일원에서 활약한 월곡 우배선(1569∼1621) 장군상이다.백년 내전을 종식시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나라를 치러 가는 길을 빌려 달라’는 이른바 ‘정명가도(征明假道)’를 빌미로 선조 25년인 1592년 4월13일 부산항을 통해 조선을 침략한다. 고니시 유키나가 등이 이끄는 선봉부대는 파죽지세로 상륙 일주일 만인 4월21일에 대구성을 함락하기에 이른다.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이자 당시 나이 스물넷의 청년 우배선이 의병을 일으킨다. 가산을 정리해 무기를 장만하고 의병을 모아 대구·성주일대의 의병장으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인물이다.당시 의병장 대부분이 중·장년인데 비해 스물넷의 백면서생으로 의병장이 된 선생의 흔적을 찾아 공원 안에 있는 ‘월곡역사박물관’ 문을 들어섰다.우리가 흔히 상인동이라 부르는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성주목 화원현 월촌리다. 월배로도 불리는 전 지역이 월촌인데 이곳은 단양 우씨들의 600여 년에 걸친 세거지다. 이제 월촌은 지하철역 이름으로 남아 있다.논밭과 야산이던 이곳이 1980년대 중반 들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저수지가 메워지는 등 급격한 도시 확장으로 예전의 모습은 사라졌다. 그리고 1999년 단양 우씨 소유인 ‘낙동서원’ 일대와 달서구 공원인 ‘월곡공원’을 한데 묶어 구청과 민간단체가 제3섹터 방식으로 2002년 5월 현재의 ‘월곡역사공원’으로 꾸몄다. 이때 공원 조성과 함께 연면적 1천665㎡,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박물관도 건립됐다.현재 ‘월곡역사박물관’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전공을 세운 월곡 선생과 관련된 보물 제1334호인 ‘화원 우배선 의병군공책’ 및 관련자료 4종 15점 34건 외에 교지 등 400여 점과 고서적 7천여 권이 전시돼 있다.월곡 선생의 유물과 함께 단양 우씨 월촌 종중 여러 집안에서 내려오던 유품과 관련자료, 장서는 물론 농기구 700여 점도 함께 전시해 두고 있다.안내를 맡은 박물관 우만조 총무는 “1층 농경시대생활관의 농기구와 생활용품은 모두 한 문중이 실제로 사용하던 물건을 그대로 옮겨와 전시해 두고 있다”며 “박물관 옆에 마련된 야외 전시장에는 방앗간과 대장간이 예전 모습 그대로 재현돼 있고 절구와 맷돌 등 예전 민속도구 실물 그대로 구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우 총무의 안내로 들어선 2층 유장각에는 임진왜란 당시 유물이 다수 보였다. 우배선이 비슬산으로 들어가 전투에 쓸 활과 화살, 쇠를 불에 달궈 칼 등을 만드는 모습이 그림으로 복원돼 있고, 당시 쓰던 실제 칼과 화살 그리고 왜군의 조총도 두 자루 진열돼 있다. 우 총무는 “후손들이 내놓은 것”이라고 소개했다.2층 월곡 자료실에는 ‘우배선 의병군공책’과 서간문·창의유록 등이 전시돼 있다. 2018년 우씨 종중이 국립대구박물관에 원본을 기탁하면서 현재는 사본이 진열돼 있다. 또 이곳에는 종중이 소장한 교지·과지·분재기·간찰 등 각종 유품 400여 점도 함께 전시돼 있다.한 집안에 대대로 내려온 각종 고서적을 보관한 장서실도 독특하다. 종중 박물관이지만 자료의 규모와 전시의 수준 등이 국립박물관에 뒤지지 않는다. 우 총무는 “종중에서 해마다 두 차례 이곳에서 후손들을 모아 뿌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대구지하철 1호선 월촌역 4번 출구로 빠져나와 상인동우체국을 지나 화성파크드림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지하철 상인역에서 내릴 경우 6번 출구 지하철 본부 방향으로 나가 소방서 옆길로 올라가면 된다. 박물관 입장은 무료이고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문화예술회관…문화가 있는 날 ‘수요상설공연’ 27일부터 다시 시작

대구문화예술회관이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하는 문화가 있는 날 ‘수요상설공연’이 27일 시립국악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재개한다.‘수요상설공연’은 전국적으로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시행되는 ‘문화가 있는 날’을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시립예술단이 지역민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매주 수요일로 확대 진행하는 무료 공연으로 2014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대구문화예술회관 동편야외무대에서 진행하는 이번 공연에는 시립국악단, 시립무용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시립극단 등 4개 시립예술단체가 참여해 국악과 클래식, 성악, 무용 등 다채로운 장르를 선보인다.특히 이번 ‘수요상설공연’은 코로나19로 위축돼 있는 시민들에게 정서적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지역예술가들에게는 공연의 장 마련과 함께 경제적 지원을 위해 마련됐다.대구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수요상설공연이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시민들에게 활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며 “안전한 관람을 위해 관객간 거리를 준수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한다”고 전했다.대구문화예술회관의 문화가 있는 날 ‘수요상설공연’은 5월27일부터 10월7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진행되며 우천 시에는 취소된다.한편 이번 공연이 열리는 동안 감염 확산방지를 위해 출연자들의 건강상태를 수시 확인하고 야외무대 2개소에는 손소독제도 비치한다. 또 관람객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관객간 거리도 1m이상 유지할 수 있게 자리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수요상설공연 일정표△5월27일–시립국악단 △6월3일-시립극단 △6월10일-페도라 솔리스트앙상블(성악중창) △6월17일-풍류21 (퓨전국악) △6월 24일-CM앙상블 (클래식) △7월1일-JJ댄스(현대무용) △7월8일-김현태무용단(한국무용) △8월19일-우리음악집단 소옥(국악) △8월26일-펠리체 남성앙상블(성악중창) △9월2일-시립무용단 △9월9일-VESNA TRIO 박진아트리오(클래식) △9월16일-백경우무용단(한국무용) △9월23일-토즈댄스(현대무용) △10월7일-시립소녀소녀합창단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제30회 대구무용제…무관중 온라인 경연으로 진행

한국무용협회 대구시지회가 주최하는 ‘제30회 대구무용제’가 오는 30일 오후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올해 9월 강원도 원주에서 열리는 ‘제29회 전국무용제’에 참여할 대구대표 무용단체 선발을 겸한다. 특히 이번 대구무용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처음으로 무관객 행사로 진행하고 행사 전 과정을 대구무용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한다.올해 대구무용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3개 팀이 경연을 펼친다.첫 공연은 카이로스댄스컴퍼니(안무 김영남)의 ‘몇 번 방 이야기’로 최근 ‘n번방’ 사건을 통해 드러난 비대면 폭력의 심각성을 다룬 작품이다. ‘타인의 정보를 이용해 누군가는 권력을 갖고, 누군가는 노예가 되고,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는’ 새로운 폭력의 개념과 문제점을 현대무용으로 표현한 작품이다.두번째 작품 와이타입무브먼트(안무 최상열)는 자아의 독립을 주제로 한 ‘완전한 분리’다.혼돈과 질서의 경계선에서 안정적인 일상을 누리면서도 탐험과 변화, 수정과 협력을 찾는 현대인의 상호작용을 인간의 신체 인지, 자각을 통한 신체 코디네이션으로 표현한 작품이다.마지막 공연 작품은 프로젝트엠(안무 김윤지)의 ‘Bolero-The unknown story’이다. 공감과 모방을 반복하며 완성되는 자아에 대한 고찰을 담은 작품으로, 세 공연 중 유일한 발레 장르다.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고 내면의 다양한 자아에게 주체성을 부여하며 꾸준히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강정선 대구무용협회장은 “대구무용제는 대구 무용인들의 자부심이자 꿈의 무대다. 갑작스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관객 무용제로 진행하게 됐다”며 “시민들과 공연장에서 함께 할 수 없어 아쉽지만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펼치는 무용인과 안무자들에게 많은 응원 바란다”고 전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색으로 전하는 여성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대구예술발전소 ‘각·색(각각의 색)’전

대구예술발전소가 올해 첫 기획전으로 독자적인 창작세계를 구축한 작가 10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각·색(각각의 색)’전을 선보인다.오는 8월9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각·색’전은 회화의 중요한 조형요소인 ‘색’을 매개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여류작가전이다.척박한 환경에도 묵묵히 작가의 길을 지키며 독창적인 색을 꽃피운 이 시대의 여성작가를 재조명하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김미경, 박정현, 서지현, 소영란, 신소연 작가 등 10명의 회화와 영상, 설치작품 90여 점이 전시된다.김미경 작가는 자연, 생명체에 대한 사유를 통해 생명의 탄생과 소멸 과정을 재현과 비재현이 공존한 형식으로 표현한다. 자연의 질서와 그 축소판인 인간의 삶, 이성과 감성의 관계성을 표현하고자 한다.박정현 작가의 작품 ‘0.917’은 현대인들의 불완전한 소통을 표현한 작품이다. 관계 속에 억눌리고 묻혀있어 실제로 표현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인 8.3%뿐이라는 것. 작가는 표현된 말 이면의 무수히 많은 숨은 언어들에 주목한다. 91.7%의 숨김과 8.3% 드러냄의 방식으로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자 한다.소영란 작가의 작업은 작가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형성된 잠재된 자아를 무의식으로 꺼내 쓰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자연이 주는 모호한 경계의 불완전함은 서로를 들여다보는 거울의 역할을 하며 자연은 작가 자신을 반영하는 형식으로 드러난다.원선금 작가는 현대사회의 대량생산과 소비문화에서 파생되는 일회용품과 폐 포장지를 주재료로 작품을 제작한다. 폐 포장지에 인쇄된 상표, 화려한 색상, 각종 문구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의자’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이고도 이중적 의미와 함께 폐 포장지를 패턴화해 무겁고 권위적인 이야기를 긍정적이고 위트 있는 재생의 매개체로 표현했다.예술발전소는 이번 전시 작품을 유튜브에도 공개했다. 참여 작가 전원이 직접 출연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려놓은 것이다.또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과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볼거리도 추가된다. 연주자가 작품을 보고 느낀 것을 곡이나 느낌으로 표현하는 방식의 솔리스트 연주도 함께 진행된다. 클래식 및 국악 솔리스트들의 연주는 전시기간 중 5회 진행된다.대구예술발전소 임상우 감독은 “온라인 전시 작품 소개로 좀 더 밀도 있는 관람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 한다. 비대면 관람문화가 관람객과 소통하는 새롭고 다양한 방식의 전시의 시작”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과 삶, 현실과 이상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녹아있는 여성작가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한편 지난 20일부터 재개관에 들어간 대구예술발전소는 개인별 사전예약제로 운영키로 했다.예약 신청은 대구예술발전소 홈페이지를 이용한 온라인 신청 또는 전화(053-430-1228)접수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솔리스트 연주 일정(날짜/연주자/장르)△5월29일 박승원(첼로) △6월12일 홍기쁨(아코디온) △6월26일 민정민(가야금) △7월10일 김소정(바이올린) △7월24일 오나래(해금)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하회세계탈박물관…길 위의 인문학 사업 7년 연속 선정

하회세계탈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 협회가 주관하는 ‘2020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공모사업에 7년 연속으로 선정됐다.이에 따라 하회세계탈박물관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전국 초·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탈 빙고!’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인 ‘워크맨’을 진행한다.‘탈 빙고!’는 보드게임과 윷놀이를 접목한 미션수행 프로그램으로 미션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탈과 탈춤에 대해 이해해보는 체험프로그램이다.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워크맨’은 진로탐색 검사와 젠가게임을 응용한 게임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이해하고 나아가 박물관속 직업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은 아동·청소년 및 성인들에게 유물과 현장, 역사와 사람이 만나는 인문학의 새로운 학습의 장을 제공하고자 시행하는 국가사업이다.문의: 054-853-2288.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시립무용단…‘국제현대무용제’ 폐막무대에 오른다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김성용)이 오는 28~29일 양일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MODAFE)’의 폐막공연에 초청받았다.축제 대미를 장식할 폐막무대를 책임지는 김성용 감독의 신작 ‘비(Be)’는 공연시간이 약 70분 가량인 대극장 작품으로 올해 축제 초청작중 유일한 단독공연이다.올해 39회를 맞는 국내 최장수 현대무용 축제인 ‘모다페(MODAFE)’는 오는 29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과 한국장애인예술문화원 이음아트홀에서 열린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팀으로만 구성된 올해 축제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 안무가 안애순, 정영두, 이경은, 김성용, 김설진 등이 총출동해 관심이 뜨겁다.특히 이번 축제의 모든 공연은 현장관람과 함께 오는 28일 오후 8시 네이버TV 온라인으로도 방송될 예정이어서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지역 무용 애호가들도 ‘모다페’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모다페’의 폐막작으로 대구시립무용단의 작품이 선정된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리틀 히어로, 컴 투게더’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에는 코로나19로 무너진 시민들의 일상을 위로하는 춤사위가 보여진다. 코로나로 인한 어둠속 불안과 우울을 연대와 인내로 이겨낸 대구시민의 절박함을 춤의 존재로 새겨낸 작품이 바로 ‘비(Be)’다.‘비(Be)’는 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작으로 호평을 받은 ‘군중’과 ‘트리플 빌’ 중 ‘더 기프트’, ‘디씨디씨(DCDC)’, ‘더 카’ 등 네 개 작품의 하이라이트와 아직 선보이지 않은 신작 ‘더 신 앤드 롱 메시지(The thin and long message)’, ‘비(Be)’까지 총 여섯 작품을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또 지난 2년간 상임 안무자인 김 감독이 대구시립무용단과 함께 작업해 온 작품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시립무용단 김성용 예술감독은 “모든 것들이 위축된 시기에 타 지역에서의 갖는 공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 무용단이 행사 대미를 장식 한다는 것은 대구 문화 예술이 차지하는 현 위치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일”이라고 했다.한편 대구시립무용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정기공연을 영화로 제작해 8월중으로 상영할 예정이며, 9월에는 대규모 야외공연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MODAFE)’ 에 관한 정보 및 온라인 생중계 시청 방법은 모다페 공식 홈페이지(http://www.modafe.org) 에서 확인할 수 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도예가 이경옥 14번째 개인전…경산 ‘샤갈의 마을 갤러리’

도예가 이경옥의 14번째 개인전이 다음달 30일까지 경산 ‘샤걀의 마을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도자기 작품 6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생텍쥐페리의 소설 중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함을 사랑과 행복으로 해석한 ‘어린왕자’를 비롯해 재복을 부르는 호랑이, 희망과 행운을 품은 파랑새, 모란을 안고 있는 소녀 등이 이번 전시 작품의 소재로 활용됐다.액운을 물리치고 재복을 부른다는 호랑이와 부귀영화를 의미하는 모란, 희망을 상징하는 파랑새와 지혜의 상징인 부엉이 등 길상의 상징인 동물을 인물상과 매치한 것이 특징이다.이경옥 작가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치유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이번 도예 전시는 흙으로 빚어내는 탄탄한 도예 작품을 통해 삶과 여유를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2015년 한국문화예술인총연맹으로부터 예술부문 도예명인으로 선정된 이경옥 작가는 개인전 14회와 초대전 5회를 가진 바 있으며, 현재 대구가톨릭대 평생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한편 이번 전시의 수익금 일부는 코로나19 극복에 매진한 의료진에게 기부되고 방문객에게는 다육이를 무료로 증정 행사도 갖는다.‘샤갈의 마을’은 화가 샤갈의 작품 ‘산책’(The Promenade)을 모티브로 고향으로의 회귀본능을 담은 전원생활, 함께 익어가는 부부의 사랑, 삶의 품격을 더해 주는 문화예술의 향기를 표현한다.전시문의: 053-795-1700.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제42회 대백 어린이 미술 공모전 당선작 발표

대구 매천초등학교 1학년 이수민 양의 ‘마스크 속 벚꽃 가족사진’이 올해 제42회 대백어린이미술공모전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벚꽃이 만발한 봄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예방수칙을 준수하며 야외활동을 하는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전염병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많은 변화시키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심사를 맡은 최우식 대구미술협회 부회장은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 나자는 취지가 잘 담겨 있어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대상작품으로 선정했다”고 심사평을 남겼다.이번 공모전은 3월11일부터 5월8일까지 대구백화점 지정 배부처에서 공모용 도화지를 배부한 후 완성된 작품을 접수받아 심사하는 공모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동미술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대상인 ‘마스크 속 벚꽃 가족사진’을 비롯해 금상에 영신초 김도근 군, 아트하우스미술학원 여사랑 양 등 모두 514명의 입상작을 발표했다.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5시 대백프라자 프라임홀에서 열린다.한편 대구백화점은 26일부터 31일까지 이번 제42회 미술공모전 입상작 200여 점과 역대 공모전 대상 수상작, 역대 공모전 포스터 등을 전시하는 ‘수상작 작품전’을 대백프라자 갤러리 전관에서 진행한다.대백프라자 갤러리 김태곤 큐레이터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아동미술대회가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백 공모전도 예년에 비해 참가자가 많이 줄었지만 참가 어린이들의 작품 수준은 예년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경주 김정자 작가의 공간접기 서양화 개인전

꽃과 하늘 등 자연현상의 공간을 접은 그림으로 표현해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서양화가 김정자의 개인전이 다음달 13일까지 경주 현곡 제에제이갤러리에서 열린다.작가의 8회째 개인전으로 ‘내 안에(inner mind)’라는 제목의 기획초대전이다.김정자 작가는 장미, 해바라기, 나팔꽃 등의 꽃을 정물화처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접은 그림으로 표현했다.김 작가는 꽃 그림에서 하늘 접기로 공간을 확장해 사유의 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 흰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푸른 창공,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의 현란스런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연에 머물지 않고, 사유의 세계로 끌어들여 독자들의 사고를 증폭시킨다.이번 개인전에는 접은 하늘 그림 ‘inner mind 19-018’, 최근작 핑크뮬리를 그린 ‘inner mind 20-023’ 등 그의 독특한 창작기법이 담겨 있는 30여 점이 전시된다.작가만의 독특한 ‘공간 접기’ 화법은 “익숙한 표현에서 벗어나 묘사의 한계를 깨고, 초현실적인 환영으로 다차원적인 공간으로 의식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평을 듣는다.이에 대해 그는 “다차원 공간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열린 의식 세계 속에서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려는 노력이 이색적인 표현으로 드러난다”고 전했다.김 작가는 동국대학교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이번 개인전에 앞서 서울 인사아트센터와 뉴욕 K&P 갤러리 등에서 7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 여류작가 100호 전, 한·중 교류전, 한·일 교류전, 남부현대미술제 등 국내외 그룹전과 초대전 400여 회에 참여했다.전국 공모전 우수상과 특선 등 20여 차례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경북도의회 공모전에 당선돼 그의 100호 그림이 경북도의회 청사에 걸려 있다.김정자 작가는 경북미술대전과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 등의 초대작가, 한국여류화가협회, 한국미술협회, 경북창작미술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행복북구문화재단…각종 공모사업 19건 잇따라 선정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이하 재단)이 각 기관단체가 주관하는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이에 따라 재단은 3호선 매천시장역에 무인도서 대출 및 반납이 가능한 스마트도서관 설치 사업을 비롯해 생활문화 동호회 활성화를 위한 ‘문화가 있는 날’ 등 다양한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됐다.공연, 전시, 독서진흥 등 모두 19개 분야 공모사업에 선정된 재단은 산하의 ‘어울아트센터’, ‘문화예술거리 이태원길’, ‘구수산·대현·태전도서관’, 그리고 8개의 ‘작은도서관’ 등 지역내 문화시설 특성에 맞는 사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먼저 북구지역 대표 공연장인 어울아트센터에서는 문예회관과 함께 연극, 음악, 무용, 국악 등 기초예술분야 유망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시리즈 공연 ‘유망예술가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3년째 이어져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촉망받는 신진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또 1950년대 영화 ‘자유결혼’을 생생한 더빙과 노래, 폴리아티스트의 실감나는 효과음으로 재탄생 시킨 영화 더빙 쇼 ‘자유결혼’과 명창 안숙선과 남상일, 박애리의 판소리 수궁가 ‘토선생 용궁가다’ 등이 하반기 지역민들을 찾아간다. 이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 퓨전 전통 버라이어티 쇼 연희 코미디 쇼 ‘수상한 광대들’ 등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공연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어울아트센터 갤러리와 야외광장을 활용한 대형 기획프로그램 ‘꿈의 색, 꿈의 빛’ 행사도 예정돼 있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꿈을 실현해 나가는 작가의 창작 정신과 다채로운 표현방법을 살펴볼 수 있다.또 지역에서 가장 먼저 ‘테이크아웃 도서대출 서비스’를 도입한 행복북구문화재단 도서관은 ‘스마트도서관 구축 지원사업’, ‘인문독서아카데미’, ‘도서관 상주 작가 지원사업’ 등을 통해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사회의 정보격차 해소한다는 방침이다.이와 함께 북구 지역 내 작은도서관 활성화 및 지역공동체 거점 조성을 위한 ‘작은도서관 꿈키움 책가방 배달사업’과 ‘작은도서관 마을공동체 운영강화’, ‘작은도서관 순회 사서 지원사업’을 운영해 더욱 촘촘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행복북구문화재단 이태현 대표는 “이번 공모사업들은 재단의 역량을 보여준 결과로 지역민과 지역 예술인들에게 폭넓은 창작 활동과 문화예술의 향유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사업비 4억1천만 원을 확보해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문화재단…신임 대표이사 공개 모집

대구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신임 대표이사를 공개 모집한다. 박영석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른 공모로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지원서를 접수 받는다. 임기 3년으로 한 차례 연임도 가능하다.재단 대표이사는 문화예술의 창작·보급·활동의 지원과 시민의 문화향수 기회 확대 및 창의성 제고, 전통문화예술의 계승과 발전 등의 업무를 맡는다.재단은 공정하고 개방적인 차기 대표 선임을 위해 최근 ▷대구시의회 ▷대구시 ▷문화재단 이사회로부터 추천받은 7명의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렸다.추천위원회는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대표후보를 재단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는 이들을 2배수 이상으로 압축해 대구시장에게 추천하면 시장이 이 중 1명을 새 대표로 임명한다.지원신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www.dgfc.or.kr)와 대구시 홈페이지(www.daeg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지역 문화예술 컨트롤타워로서 문화예술관련 지원행정을 총괄하는 재단은 2009년 대구시 출연기관으로 설립,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산하에 대구예술발전소와 대구공연예술연습공간 등 대구시내 4군데 문화시설공간도 운영하고 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천영애의 영화산책…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우리의 삶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알고 보면 특별할 것도 특별하지 않을 것도 없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운명론자가 되는 것은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삶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본 경험이 많아지면서일 것이다. 누군들 지금의 자신처럼 살고 싶었겠는가. 티 없이 맑은 어린 시절과 빛나는 청춘을 보내고 늙어가는 자신을 돌아보면 그때 가졌던 꿈과 열정이 속절없어진다.“물고기, 개구리, 뱀 그 중에 하나라도 죽었다면 넌 평생 그 돌을 가슴에 얹고 살아갈 것이다.” 영화에서 뱀과 개구리, 물고기의 몸에 돌멩이를 묶어 놓고 놀다가 잠든 아이의 등에 큰 돌을 묶어 놓은 노승이 풀어달라고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한 말이다. 물고기와 뱀이 죽었으니 아이는 두 개의 돌을 가슴에 얹은 셈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기 자기 가슴에 돌을 얹고 산다.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것처럼 윤회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의 늙음 다음에는 젊음이 다시 찾아들 것이다. 지난 계절에 가슴에 얹은 돌 위에 또 하나의 돌을 얹으며 시간이 흐르고 그 돌의 무게로 점점 힘겨워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는 일은 점점 무거워진다.계율이 육신의 욕망을 없애지 못하고 비참과 불행을 모두 겪은 청년에게 노승은 담담하게 “속세가 그런 줄 몰랐더냐?”고 하지만 알면서도 행할 수 없는 것이 삶이다. 세상의 좋은 말들이 모두 우리 가슴에 박히고 삶이 말처럼 흘러간다면 고뇌와 고통은 왜 생기겠는가. 내가 좋은 것은 남들도 좋고, 내가 가진 것들은 언젠가 놓아야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그 아름다운 명구들을 하나의 무늬처럼 흘려보낼 뿐이다. 그러면서 봄이 가고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는 것처럼 아이가 어른이 되고 늙어간다. 그리고 머지않아 다시 봄이 올 것이다.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미로도 격찬을 받았는데 실제로 영화를 찍은 경북 청송의 주산지는 영화만큼이나 아름다운 곳이다. 노란 싹이 움트는 봄, 주산지에 몸을 담근 왕버들이 무성해지는 여름, 짙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가을, 하얗게 눈이 뒤덮이는 겨울,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주산지로 오르는 길을 가다 보면 영화에서처럼 아름다운 절 하나가 문득 모습을 드러낼 것만 같아 설렘이 깊어진다.수많은 사진 작가들이 물안개 피어오르는 풍경을 담기 위해 잠을 설치며 달려와 삼각대를 걸어놓고 기다리지만 정작 그런 날은 흔치 않을 것이고, 비라도 내리는 날은 주산지에 그 작은 암자가 있는 듯도 하다.영화의 아름다운 영상미는 아마도 김기덕 감독이 파리에서 3년 동안 거리의 화가로 살았던 이력과도 관계가 있을 듯하다. 그는 영화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충무로의 아웃사이더였지만 오히려 그런 비정형성이 그의 영화를 살아있게 하는 힘이었다.‘감독사전’의 앙케이트에서 그는 “나는 밤새 파리 시내를 헤매며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생닭을 사서 허기를 채웠다. 그리고 어스름한 아침, 흑인 청소부들이 거리를 청소하는 것을 보았다. 아직까지 잊을 수 없는 파리를 청소하는 흑인 청소부들은 그 후 내가 파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데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고 모델이었다”고 말한다.그의 영화에서 드러나는 날것의 이미지와 호평과 악평의 사이에서 논쟁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근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날것과 논쟁 사이에는 김기덕만의 휴머니티가 살아 숨쉰다. 아이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업의 질긴 끈을 일러주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아이는 노승의 말처럼 업을 돌멩이처럼 지고 살아가는데 되돌아보면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묶인 업일지도 모른다.이 영화는 영상을 보지 않고 귀로만 들어도 대사와 음악이 어울려 하나의 드라마를 이루는 묘한 재미가 있다. 51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관객상과 24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과 기술상을 수상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문화예술회관장에 김형국 수성아트피아 관장 내정, 내달 초 임용 예정

대구시는 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으로 김형국 수성아트피아 관장을 내정했다. 김 관장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발시험위원회의 심사와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방형직위(4호)인 대구문화예술회관장에 내정됐다. 영남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신임 김형국 관장은 아양아트센터 관장·대구대 산학협력단 대외협력특임소장·수성아트피아 관장 등을 지냈다. 대구시는 김 내정자의 결격사유 조회 등이 마무리 되는 대로 임용할 예정이다. 임기는 2년이며, 근무 실적이 우수한 경우 최대 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지난 3월 원서 접수를 진행한 대구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공모에는 모두 10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7명이 서류심사를 통과해 지난 8일 면접심사가 진행됐다. 선발시험위원회는 이날 면접심사를 통해 후보자 2명을 선정해 대구시에 전달한 데 이어, 20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김 관장을 차기 관장으로 내정했다. 김형국 신임 관장은 “지난 30년 간 대구예술, 대구예술인, 그리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시민을 위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며 “문화로 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문화예술회관을 만들기 위해 모든 구성원과 마음을 모아 함께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인생의 나침반 같은 산문집

내가 지금 가는 이 길이 바른 길인지 어떤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마음 가볍게 들춰보면 위안이 되는 책 한 권. 이번 주는 최근 서점가에 새로 진열된 인생의 나침반 같은 산문집을 소개한다. ◆어디로 가야 이 길의 끝이 보입니까/종현 지음/조계종출판사/252쪽/1만4천 원.지난 11년간 월간 ‘해인’ 편집장을 지낸 대구 팔공산 도림사 주지, 종현 스님의 산문집이다.매일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는 연화장세계, 불교계 대표 사찰 해인사 행자실의 전통적인 풍경부터 비밀스럽게 구전되는 절집의 수행담까지 스님들이 수행하는 산속 생활을 담았다.청주 마야사 주지 현진 스님은 “이 책에는 촌철살인의 대화도 있고,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문답도 있다. 이론과 지식을 초월하는 파격도 담겨 있어 통쾌한 삶의 지혜를 보여준다. 법상 위의 법어보다 더 생생한 현장 법문이라 할 만하다. 모두가 비단에 놓인 꽃이라서 그 어느 것도 버릴 게 없다. 행간마다 어리석음을 타파하는 취모검들이 총총하다”라고 극찬했다.20년 전 범어사 선원 동안거를 보내던 종현 스님은 참선하다가 잠시 멈추고 산책을 하는 포행 길에서 한 여인과 마주친다. 처음 보는 여인은 길을 가로막고는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스님, 어디로 가야 이 길의 끝이 보입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아무 대답도 못 하고 돌아서며 스님은 얼굴이 뜨거워지고 온몸이 하얗게 얼어붙었다. 이후 스님은 오래도록 그 물음을 곱씹으며 자문해보았고 어느새 화두가 돼버린 그 말을 제목 삼아 2020년 봄, 자신의 수행 여정을 담은 산문집을 펴냈다.이 책에는 종현 스님이 직접 겪었던 출가 과정을 토대로 해인사로 출가한 이들의 첫걸음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출가자가 해인사로 들어가면 일주일간 속복 생활을 한다. 삭발하지 않고 행자복도 입지 않은 채 출가한 복장 그대로 대기하는 생활이다.첫날 보경당에서 삼천배를 하고, 이후 6일간 벽을 보고 서있다. 인내와 의지를 시험하는 극한의 시간은 앞으로 다가올 수행 길, 출가 의지를 바로 세우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이다.행자 생활 일주일이 되면 삭발식을 한다. 상행자들의 ‘참회진언’ 염송 속에 원주스님이 머리를 깎아주고, 속복들은 기쁨과 슬픔이 담긴 눈물을 흘린다. 삭발을 마치면 선행자 중 막내는 밭에 미리 파둔 구덩이에 행자들의 머리카락을 묻고 ‘반야심경’을 외우며 그들이 무사히 사미계를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준다. ◆끝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복병학 지음/모아북스/256쪽/1만5천 원.어느새 중년. 머리엔 하루가 다르게 새치가 늘어가고 눈가엔 주름이 깊어만 간다. 몸의 노화가 눈에 띄게 뚜렷해지지만 마음은 나이 들지 않는 시기. 취향이나 행동이나 신념도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은 떨어지지 않는 이 복잡한 나이에 이른 사람은 인생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 그렇다고 늙었음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중년이 되면 누구나 인생무상을 느끼고 사는 게 뭔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25년 넘게 사회인으로, 전문가로, 직장인으로 살면서 가장으로서,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살아온 중년의 저자는 일상에서 관찰한 주변 사람과 풍경 속에서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한다.이 책은 오랫동안 삶을 관찰하고 매일 꾸준히 써온 글 중에서 ‘인생’이라는 큰 키워드를 위주로 뽑아낸 글 묶음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의 풍경과 취미 활동 속에서도 가볍지만 섬세하고 단순하지만 깊은 맛이 우러나는 글로 인생의 의미를 탐구한다.저자가 큰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은 ‘나이’다. 당연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누구나 현실로 당면하게 되는 ‘나이 듦’이라는 현상을 경험하면서, 특히 100세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 인생의 절반이자 반환점에 해당하는 중년에 이르면서 저자는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로 삼았다.중년이 되면서 새롭게 깨닫는 것이 있다. 마음은 몸처럼 나이 들지 않고 눈도 취향도 행동도 좀체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만큼은 늙지 않는다는 것. 다만 성숙한 50대는 부모로서, 배우자로서 그리고 사회적 지위에 걸맞은 근엄함을 수행하면서 자신을 수양하며 살아갈 뿐이라는 것이다.저자는 젊은 시절 일관되게 추구하던 물질에 대한 욕망을 과감히 내려놓고 방향 선회를 해보자고 권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활용해 재능 기부와 봉사로 인간미를 키워 스스로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주위로부터 존경받는 어른이 돼 보자는 것이다.나다움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고집과 아집으로 퇴화되지 않으려면 부단히 스스로 연마하고 사색하며 사람과 교류해야 한다. 이 책은 그 방법을 안내해줄 것이다.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임창아 지음/학이사/192쪽/1만3천 원. “종종 사랑에 관해 질문하거나 받을 때가 있지요.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을 너무 간편하고 납작하게 사용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눈이 멀고 숨이 멎으면 사랑의 잔혹은 사랑의 매혹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임창아 시인의 첫 산문집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 가 출간됐다. 학이사의 산문 기획시리즈 첫 작품으로 출간된 작가의 언어에는 속도감이 있다. 특히 잡음이나 군더더기가 없는 문장이 읽는 이에게 청량감을 준다. 그래서 작가의 글은 매력적이다. 곁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여자처럼 ‘슬퍼할 자신이 생겼다’며 슬픔과 당당히 마주한다.산문집은 각각 ‘어느 날’, ‘문득’, ‘그윽하게’ 3부로 구성돼 있다.1부 ‘어느 날’에서는 한 단어에 꽂히면 그녀만의 특별한 공간이 탄생한다. 시인이니까 시적인 산문을 쓰고 싶다고 했다. 산문이라고 보기엔 시에 가깝고, 시라고 보기엔 산문에 가까워서 산문시나 시산문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2부 ‘문득’에서는 그녀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시인들에 대한 단상이 실렸다. 연필심 끝에 침을 묻혀 그윽한 마음으로 꾹꾹 눌러쓴 지극함이 느껴진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시론도 아니고 시인론도 아니고, 시론이면서 시인론이기도 한 글을 쓰면서 행복했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시인들에 대한 글을 쓰는 내내 그들에게 온전히 빠져있었다고 한다.3부 ‘그윽하게’에서는 세음절로 된 제목과 그에 따른 각각의 부제가 친근하게 시적이다. ‘가장 아름다운 작품은 아직 탄생하지 않았다’, ‘고독한 어느 타화상의 한때’, ‘하지만, 하지만 우리의 아버지’, ‘불완전이라는 생각의 완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감성과 지성이 교직돼 있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다.작자는 글머리에서 도무지 도달할 수 없는 어떤 지점에 새로운 의미가 탄생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슬쩍슬쩍 들여놓은 구절로 인해 글쓰기는 더불어 아팠고 더없이 행복했다고 말한다. 경남 남해 출생인 작가는 2004년 ‘아동문예’ 동시와 2009년 ‘시인세계’ 시로 등단, 시집으로 ‘즐거운 거짓말’과 동시집 공저 ‘구름버스 타기’가 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