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만리…달밤

달밤이종문그 소가 생각난다, 내 어릴 때 먹였던 소/ 사르비아 즙을 푼 듯 놀이 타는 강물 위로/ 두 뿔을 운전대 삼아, 타고 건너오곤 했던,/ 큰누나 혼수 마련에 냅다 팔아먹어 버린,/ 하지만 이십 리 길을 터벅터벅 걸어와서/ 달밤에 대문 앞에서 움모-하며 울던 소/시조집 『그때 생각나서 웃네』(시학, 2019)..................................................................................................................이종문은 경북 영천 출생으로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저녁밥 찾는 소리』『봄날도 환한 봄날』『정말 꿈틀, 하지 뭐니』『묵값은 내가 낼게』『아버지가 서 계시네』『그때 생각나서 웃네』등이 있다.이종문의 시조는 거침이 없다.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검법이다. 그러나 남다른 내공과 기량으로 개성적인 시를 쓴다. 정형률에 충실하면서도 생각을 활달하게 전개한다. 특히 재치와 해학에 능하다. 시조가 자칫 엄숙주의에 빠지거나 단정함을 견지하려는 모범적 태도를 보이는 것을 탈피하고, 시원스러운 발상과 속도감 있는 보법을 통해 늘 새로운 시조를 선보인다.‘달밤’은 동화적이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행복감을 맛본다. 순한 눈빛의 소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한번쯤 소의 얼굴과 마주해본 사람이라면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 다시 소가 집으로 찾아온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화자의 말을 귀담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아홉 줄의 시조 ‘달밤’에는 내밀한 정서적 교감이 역동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 시절 소는 가축이자 한 식솔이나 다름없었다. 학교 일과가 파하면 집으로 돌아와서 책가방을 던져놓고 소 먹이러 갔다. 소는 눈빛을 나누는 친구였다. 가끔 소잔등에 올라타고 들판을 가로지르기도 했다.나이 들면 가끔씩 어린 시절의 일들이 떠오르곤 한다. 친구나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누나도 생각나겠지만, 그 중에서도 마당에 놀던 강아지나 닭도 있다. 그런데 화자는 그 소가 생각난다면서 어릴 때 먹였던 소를 등장시킨다. 그 소는 사르비아 즙을 푼 듯 놀이 타는 강물 위로 두 뿔을 운전대 삼아서 타고 건너오곤 했던 소였다. 그만큼 자주 타고 다니던 소였다. 몸과 몸이, 마음과 마음이 여러 차례 교감을 가졌다. 그런데 그 소를 큰누나 혼수 마련 때문에 장에 냅다 팔아먹어 버린 것이다. 그때 박탈감이 컸을 것이다.하지만 어느 날 이십 리 길을 터벅터벅 걸어와서 달밤에 대문 앞에서 움모하며 울었다. 그 울음소리를 화자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날은 환한 달밤이었는데 온 동네에 퍼져 울리던 소 울음을 듣고 화들짝 놀랐을 법하다.오늘의 우리는 무엇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가. 기실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고 허겁지접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달밤’은 단순한 회고의 노래가 아닌 것이다. 사람과 자연이 한 호흡이 되어 상생의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사실을 달밤에 다시 집으로 찾아온 소를 통해서 자각할 수 있다.스쳐지나가는 추억담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 되찾아야할 본성을 일깨우는 눈물겨운 노래다. 이정환(시조 시인)

대구시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라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 마침내 1천 명 선을 넘어섰다. 지난 18일 지역에서 첫 확진자(31번)가 나온 지 9일 만이다. 자고 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대구 시민들은 폭증하는 확진자 숫자에 거의 체념 상태다. 이제 더 이상 놀라지도 않는다. 대구시는 이 같은 확진자 급증이 신천지 대구교회의 전 교인을 대상으로 한 검사 결과를 반영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향후 1주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대구 시민들은 전전긍긍이다. 나도 모르는 새 이웃에서 확진자가 나타날 수 있다. 내가 만난 사람이 접촉자인 지도 알 수 없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시민 대부분이 강제나 다름없는 자가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대구시는 시민들의 이 같은 불안에도 불구,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지 않아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시민들은 확진자 발생 며칠 후에야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통해 겨우 동선을 파악하는 게 고작이다. 이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경북은 물론 부산, 경남 등 대부분 지자체들이 확진자 발생 시 신속히 동선을 공개하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대구시는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 수치만 공개하고 있을 뿐이다.대구시는 대구의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관리 인력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시민들은 그러한 어려움을 잘 안다. 하지만 구차한 변명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 동선 공개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 등은 매일 확진자에 지역 발생 번호를 부여, 상세한 동선을 실시간 홈페이지와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경북의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이에 시민들은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지역 보건 관계자는 확진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대구 전역이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라 동선 공개가 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확진자 동선은 지금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옳다. 시민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알 권리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확진자의 동선을 알면 이를 피해 활동할 수 있는 등 생활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또한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확진자 동선 공개는 시민들에게 방역 대책에 대한 신뢰도 준다.코로나19 관련 정보는 사생활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는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정부가 쉬쉬하다가 재앙을 자초한 사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대구시의 확진자 동선 공개는 순리다.

박준우 시시비비 - 힘내자 대구·경북

2월은 4일이 입춘이고 19일이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쫙 펴고 이제 곧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모두가 마음이 들뜨고 설렘도 있는 시기가 바로 이맘때다.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생각지도 않았고, 아니 딴 나라 얘기인 줄만 알았던 감염병,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덮치고 있다. 국내에서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왔어도 한참이나 청정지역을 유지했던 곳이 대구였는데…. 대구에서는 2월18일 첫 확진자가 확인됐다. 그때부터 매일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지금 시민들은 걱정을 넘어 공포감마저 느낄 만큼 일상이 위축되고 있다.감염병은 시민들의 일상의 안녕뿐 아니라 지역경제도 사실상 마비시키고 있다. 조선 중기 때 형성됐다는 서문시장이 2월23일 개장 이래 처음으로 문을 닫았고, 평일, 주말 없이 늘 인파로 북적이던 동성로는 주말에도 인적이 끊겼다. 동네 상권은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 식당이고, 커피숍이고, 시장이고 ‘코로나19 임시휴업’이라는 문구를 내건 점포가 수두룩하고 그나마 간간이 보이는 문 연 점포도 손님 대신 주인만 텅 빈 가게를 지키고 있는 형편이다.교통 혈맥인 달구벌대로는 차량이 급감했고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는 몇몇 손님만 태운 채 운행하고 있어 지금 대구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인구 250만 거대도시, 대구가 감염병 패닉에 빠져 일상도, 경제도 위축된 채 어느 때부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되지 않을 경우이다.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럭저럭 헤쳐나가겠지만 근근이 버티며 일상을 지키는 이들에게는 감염병이 내몰고 있는 상황이 어느 순간 절망으로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힘든 가운데서도 시민들 사이에 지금의 위기를 서로 도와 이겨나가자는 자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서문시장의 한 건물주는 한 달 동안 점포 월세를 받지 않겠다는 문자를 세입자 20여 명에게 보냈고, 청소·방역 업체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하루 10곳이 넘게 유치원과 어린이집, 영어학원 등을 돌며 방역소독 무료봉사를 한다고 한다.또 최근 대구지역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음식점의 식재료 소진을 돕자’는 글이 올라와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손님이 끊긴 음식점에 남은 많은 음식재료 때문에 애태우는 음식점 업주와 직원이 정보를 주면 이를 널리 알려 시민들이 SNS나 전화로 주문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한 음식점 업주는 ‘마스크를 가져오면 식재료와 교환해 주고 이렇게 모은 마스크는 기부하겠다’는 뜻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물론 이런 상황이 되면 나타나기 마련인 사재기 현상도 일부에서는 있었다. 대구 확진자가 알려진 초기, 일부 슈퍼마켓의 식료품 코너에는 라면 쌀 달걀 만두 등이 동났고 대형마트나 약국에는 마스크나 손세정제가 품절됐다.그러나 이것은 대구에서 하루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계속 확인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었고, 그것도 많은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이동경로와 접촉자가 파악되지 않는 등 초기의 관리와 통제에 허점이 드러나 시민들의 불안감과 공포심이 커진 탓이었다.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감염병을 통제, 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확진자 확산 추세가 이른 시일 내에 꺾일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수단, 방법을 써야 할 것이고 지역민들도 손씻기, 마스크하기, 이동최소화 등 스스로 지켜야 할 것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감염병은 근래 들어 발생이 빈번하다. 2000년 이후만 해도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까지 주기는 빨라지고 감염자는 늘고, 또 전파의 범위와 속도는 빠르고 넓다. 그런데도 필요한 백신과 치료법은 그때그때 나오지 않고 있다.현실이 그렇다면 감염병 대처에는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대구·경북의 전례 없는 감염병 위기를 지역공동체의 힘과 지혜로 극복해내자. 요즘 자주 회자하는 ‘이 또한 지나가리’란 말이 진리임은 틀림이 없다.

기상이야기…지진 빨리 알릴수록 피해는 적어진다

지진 빨리 알릴수록 피해는 적어진다김종석기상청장삐~~, 한밤중 요란한 알림음에 집마다 불이 켜졌다. 2020년 1월 30일 새벽 0시 52분, 경북 상주시 북쪽 20km 지역에 규모 3.2 지진이 발생으로 인한 긴급재난 알림음이 울렸다. 경북·충북지역에서는 실내나 건물 위층에서 잘 느끼고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의 진도 Ⅲ이 감지됐고, 강원·대전·세종·전북·충남지역에서는 조용한 상태의 건물이나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수준의 진도Ⅱ가 감지되었다. 상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 대부분은 지진을 느끼고 공포의 밤을 보냈을 것이다.특히 상주는 지난 2019년 7월 21일에 규모 3.9 지진이 발생한 지역으로, 이는 작년 우리나라 내륙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다. 기상청의 디지털 지진관측(1999년) 이후 2015년까지 대구·경북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지진 발생비율이 높다. 대구·경북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 발생비율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16~32%로 나타났으며, 최근 대형지진과 여진으로 인해 그 비율은 73.4%(2016년), 57.0%(2017년), 45.2%(2018년)까지 증가하였다. 그리고 2019년에는 우리나라에 발생한 88회 지진 중 23회(26.1%)가 경북에서 발생하여, 2016년 이전 수준을 되찾았다. 이처럼 지진은 여전히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우리나라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웠던 규모 5.8의 2016년 경주지진과 규모 5.4 2017년 포항지진 이후, 기상청은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지진정보의 전달을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지진조기경보 및 통보시스템의 성능을 향상하여 관측 후 50초였던 정보전달이 현재 7~25초까지 단축되어 통보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18년 6월부터 지진 긴급재난문자를 기상청이 직접 송출하기 시작하면서 지진문자 도착시각이 더욱 빨라졌다. 2018년 11월부터 지진 발생 시, 진동의 영향 수준을 지역별로 구분해 알려주는 진도 정보를 제공했고 2019년 7월에는 재난문자 송출영역 기준을 진도 Ⅳ에서 진도 Ⅲ으로 변경하여 송출영역(진앙으로부터 진도Ⅲ이 나타나는 지역의 두 배 거리)을 확대했다.지진으로부터 더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올해도 기상청은 다양한 국민 체감형 서비스를 시행한다. 우선 지역별 차별화된 지진정보를 적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기상청 푸시앱 날씨알리미를 통해 사용자 위치에 따라 지진파 도착까지 남은 시간과 진도 정보가 제공된다.또한, 유관기관 협력으로 최적의 감시체계를 구축해나간다. 체계적인 국가지진관측망 확충을 위한 정부부처 지진관측기관 간의 국가지진관측자료 통합품질관리체계를 정착시켜 신뢰도 높은 지진관측자료 확보한다. 그리고, 신속하고 선제적인 지진·지진해일·화산 대응체계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모든 국민을 지진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지진정보전달의 사각지대 해소하고 5G 기반 재난문자서비스를 확대한다. 더불어 지진해일 정보를 세분화하고 정량적인 화산재 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보체계를 개선하여 더욱 실질적인 정보를 서비스하고자 한다. 특히 포항, 경주 등 지진 민감지역에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 즉시 현장대응반을 투입하여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여진 등 지진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주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다. 또한 지역 관계기관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지진재난대비 합동모의훈련 실시, 간담회 개최 등으로 지역사회의 지진대응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이제 우리나라가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평소 모든 분야에서 지진·지진해일 방재대책을 세밀히 세우고, 주기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국민의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등 유비무환의 자세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지진조기경보를 통해 얻은 수 초! 그 수 초 동안 평소 준비해둔 대책 및 익힌 행동요령에 따라 신속하고 질서 있게 움직인다면, 지진·지진해일에 의한 피해가 최소화될 것으로 믿는다.

‘대구 고립’ 현실화…모두 조금만 더 인내하자

‘코로나19’ 대구지역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불과 열흘도 안돼 ‘대구 고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생활 불편과 함께 심리적 고통도 가중되는 양상이다.국내외 항공편에 이어 고속·시외버스 노선까지 잇따라 끊겼다. 대구에 다녀왔다고 하면 재택근무 조치를 하는 사업장이 늘고,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 진료거부 사태까지 빚어진다.대구국제공항은 현재 사실상 마비상태다. 28일 중국동방항공의 상해 취항을 끝으로 대구를 연결하는 국제선 노선은 모두 운항이 중단된다.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필리핀, 태국, 괌, 라오스 등 8개국 16개 노선(주 266편)이 올스톱되는 것이다.국내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의 대구~제주 노선을 제외한 다른 4개 항공사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티웨이도 운항 편수를 절반 가까이 축소한다.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는 대구에서 왔다고 하면 일정기간 병원에 격리시키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항공편 올스톱은 당장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대구경북 통합공항 건설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사안이다. 향후 사태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대구시에서 미리미리 챙겨나가야 할 부분이다.대구를 잇는 고속·시외버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탑승객이 격감했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 25일 현재 시외버스 운행 전면중단을 밝힌 지역은 전주, 춘천, 수원, 안산 등이다. 또 대전 유성, 세종, 서산, 당진도 시외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있다. 울산은 고속버스 운행이 하루 33편에서 7~8편으로 줄었다. 의정부와 인천 노선도 감축 운행되고 있다.이뿐이 아니다. 인천의 한 회사원은 아내가 있던 대구의 처가를 다녀왔다는 이유로 재택근무 명령을 받았다. 그의 아내는 출산 후 몸조리를 위해 최근까지 대구의 처가에 머물고 있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대구에서 왔다는 이유로 병원 진료를 거부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지난 주말 북대구와 서대구 IC를 이용한 교통량은 평소보다 40% 이상 줄었다. 교통량 급감은 타지역과 대구의 소통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런 와중에 온라인에서는 ‘대구 폐렴’, ‘TK 폐렴’ 등의 단어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구를 비하하거나 타지역 사람들에게 대구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 조어여서 권영진 시장이 간곡하게 사용 중지를 부탁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대구·경북을 꺼리는 사람들을 비난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안타까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방심도 금물이지만 지나치게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이번 사태를 이겨내는 방법이다. 모두 조금만 더 인내하며 견디자.

경제칼럼…이제는 시간과의 전쟁이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코로나19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감염자가 간헐적으로 나타나면서 일부 불안감은 있었지만, 정부와 우리 국민의 능동적인 대처도 있어서 조기에 진정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이후 대규모 감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위기경보가 마지막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기에 이르렀다.이는 국내로 유입된 해외 신종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을 뜻하며 이쯤 되면 인적·사회적 피해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지금 상황이 딱 그렇다. 예정되어 있던 각종 대규모 집회와 행사는 연기 또는 취소되고, 개학도 연기되었다. 무기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공기업도 있다고 한다. 영업시간 단축을 통해 어떻게 든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휴업 사례가 늘고 있고, 간혹 폐업 사례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염을 우려한 국가 간 여행객 감소로 큰 타격을 입은 항공사는 말할 것도 없고 유통업, 자동차, 화학 등 산업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적어도 이런 상황이 몇 달만 더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그토록 우려했던 1%대 성장이라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주요 해외 투자기관들의 최근 전망치를 살펴보면 이보다 더 나쁜 상황도 각오해야 할 판이다. 최근 모건스탠리나 노무라증권은 아예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올 해 0.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는 등 해외에서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우리 정부도 이런 심각성을 잘 아는지 금주 내로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한 종합경기대책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인 등 분주하게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방역 강화를 위한 비용은 물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특정 상품 구매 환급제도, 취약계층에 대한 소비쿠폰 지급, 영세사업자 간이과세 매출 기준 상향 조정,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경감을 위한 건물주 인센티브 제도 등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더 이상 경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안전핀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다행이다 싶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우선 이런 특단의 조치는 정부의 정무적인 판단 이외에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정치적인 이해관계의 조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선거를 앞둔 지금의 시점에서는 이런 절차가 더욱 절실하다 하겠다. 그런데,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국회가 코로나19 탓에 일시적으로나마 폐쇄 되었다. 더군다나 아직 정치적 이해관계 조정 당사자들인 여야 대표가 논점을 정리해서 마주 앉아 논의하자는 말도 없다.한편 지금 현상만 놓고 보자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앞으로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보는 것이 보편적인 견해다. 그렇다면 무너지고 있는 경기 방어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예비비와 같은 재원 이외에 추경과 같은 더 적극적인 조치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7조5천억 원,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11조6천억 원의 재난재해 대응 추경 편성이 가능했던 것은 용도에 관한 갑론을박은 있었지만, 추경에 대한 여야 및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국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시기를 놓쳐 실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무엇보다 시장의 정책 신뢰도가 훼손되어 의도했던 것보다 기대효과가 훨씬 못 미치거나 아예 정책 실효성을 찾아볼 수 없는 치명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즉 지금은 ‘뭘 해도 안돼’라는 부정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이 시장에서 현실화되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독자기고…노인 교통사고 예방, 함께 노력해야

노인 교통사고 예방, 함께하는 예방박난희영덕경찰서 교통관리계경북지방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 수’는 186명으로 전체의 약 50%이고, 영덕군의 경우 전체 9명의 사망자 중 6명이 노인으로 특히 노인의 보행 중 사망자는 전체 보행자 가운데 60%를 차지하고 있다.노인의 경우 신체적 특성상 인지반응 시간이 길어 상황대처 능력이 부족하며, 보행속도가 젊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느려 보행 중 사고가 날 위험성이 크다.이 때문에 경찰은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인정, 마을회관, 5일시장 등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농기계 반사지 부착 등으로 야간 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하지만 노인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은 비단 경찰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런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운전자와 노인보행자들이 기울여야 할 노력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우선 노인 보행자는 어두운 밤에 외출시 운전자가 인식하기 좋은 밝은색 계통의 옷을 입는 것이 좋고, 도로변이 아닌 잘 정비된 인도로 다녀야 한다.또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신호를 준수해야 한다. 노인 보행자들 또한 무단횡단을 지양하고, 반드시 도로를 건널때에는 횡단 보도를 이용해 미연에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필수이며 보행자 신호에 맞춰 방어보행 3원칙(서다-보다-걷다)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운전자들은 노인 보행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인들은 걸음이 느리기 때문에 넓은 도로를 횡단하거나 신호가 있는 횡단보도라도 제때에 건너기가 쉽지 않은데, 노인보행자를 교통약자로 인식하고 보호하는 자세가 선행 된다면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는 교통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대한민국은 고령화 사회로 노인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 보행자 모두 노력해야 하며 경찰 등 유관기관 또한 안전한 교통환경에서 보행할 수 있도록 노인 대상 맞춤형 교통안전교육에 더욱 힘써 노인교통사고를 함께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문향만리…소설 익명의 섬

소설 익명의 섬이문열~억제된 성이 있다면, 필요할 지도 모를~ … 나는 오지의 어느 작은 국민학교에 갓 부임한 여교사다. 타성들의 유입이 별로 없는 동족마을 옆에 학교가 있다. 그 마을엔 깨철이란 근본 없는 사십대 사내가 떠돌고 있다. 그는 일 없이 마을을 어슬렁거렸으나 그 마을에서 하루 세 끼 밥과 잠자리를 얻고 있었다. 그의 존재는 마을사람들에게 은연중에 묵인되고 있다. 어떤 성적인 역할이 그 배경이라는 짐작을 어렴풋이 한다. 내가 당하고 난 후에야 그의 존재 방식과 배경을 확실히 깨닫는다. 병신 취급을 받는 그는 마을 아낙네들에겐 ‘익명의 섬’으로서 억제된 성의 비밀스런 배출구다. 그는 여인들이 언제 자기를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안다. 절제와 함구라는 룰은 그를 지켜주는 보호막이다. 그는 모든 마을 아낙네들의 연인 또는 잠재적 연인이다. 그 마을 남자들이 묵인하는 이유는 얄팍한 자존심과 영악한 계산 때문이다. 그를 병신이라고 우기는 편이 속 편하다. 도덕과 인습의 굴레에서 자유로운 그와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얻어지는 보상심리 같은 것도 잠재한다. 그에게 어떤 금도가 존재한다. 젊은 층을 피하는 것과 동일 상대와 다시 관계하지 않는 것이다. 말썽 없이 롱런한 비결이다. 그 마을을 떠나던 날, 후임자에게 깨철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까 하다가 그만둔다. 분출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억제된 성이 있다면, 그녀 역시 그 ‘익명의 섬’이 필요할지도 모른다.…정체된 농경사회는 통상 씨족사회다. 마을사람들이 아재고 아지매며 사돈이다. 사소한 집구석 사정은 물론 부엌의 숟가락까지 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편안하고 아늑하기도 하지만 인습이나 혈연에 얽매여 숨 막히는 면도 많다. 모든 게 유리알 같은 공동체에서 비밀이나 프라이버시는 존재할 수 없다. 소설 「익명의 섬」은 그러한 동족부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관습과 도덕의 속박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끔 탈선 욕구가 찾아온다. 일종의 슬럼프다. 꽁꽁 얼어버린 호수에도 숨구멍이 존재하듯이 인습과 윤리에 꽁꽁 묶여 사는 동족마을에도 탈출구가 필요하다. ‘익명의 섬’이다. 남자들에겐 술이란 친구가 항상 옆에 있고 사당패가 숨통을 틔워주는 해방구로 작용한다. 여자들에겐 신체구조가 수용적인데다 임신이란 복병이 상존하고 정조의무마저 강요받는 처지라 선택지가 좁다. 그런 상황에서 깨철이의 존재는 기막힌 장치다. 지난 시절엔 ‘익명의 섬’ 역할을 하는 떠돌이가 마을마다 드물지 않았다. 비난받을 만한 존재이긴 했지만 우연 아닌 우연으로 생겨난 필연이었다. 비루한 존재로서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시신을 만지고 염하는 등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기도 했다.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필요악처럼 묵인되었지만 금기의 선을 넘지 않는 것이 묵시적 의무다. 절제와 비밀 준수. 혹시라도 그 선을 넘기라도 하는 날에는 어떤 식으로든지 제거되기 마련이다. ‘익명의 섬’은 양날의 칼이다.현대는 인터넷과 SNS로 대표되는 정보화사회다. ‘익명의 섬’이 ‘익명의 바다’에 잠긴 모양새다. ‘익명의 바다’도 독과 약이 공존한다. 절제와 배려는 익명의 바다에 가라앉은 상태다. 최소한의 룰조차 지켜지지 않아 익명의 바닷물에 빠진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고 있지만 자유와 책임은 아직도 그 균형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익명의 섬’이 큰 무리 없이 수용되었듯이 ‘익명의 바다’도 합리적 절제와 금기의 착근으로 보편적 행복추구에 기여하는 무대가 되길 기대한다. 오철환(문인)

의료칼럼…장벽 속에서도 희망을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며칠 전 병원을 방문했던 한 서울 환자의 연락을 받았다.대구를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 한 병원에서 수술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대구라는 험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야박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다음으로 찾아간 다른 병원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대구·경북을 봉쇄한다는 난데없는 뉴스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던 참에 대구를 다녀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더 이상 오해를 사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감염이 한국으로 건너오기 시작했을 때, 그나마 우리는 중국보다는 낫다고 위안하던 때가 있었다.그러나 그것도 불과 1~2주, 한 종교 집단 내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이와 관계된 한 병원에서 생긴 연관 감염으로 인해 견고했던 방어막이 내부에서 어처구니없이 허물어져 버렸다는 사실이 그동안 방어를 위해 애쓰던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매일 오전 오후, 대구와 경북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 숫자와 사망자 수라는 것에서 1등과 2등을 앞 다투게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터무니없이 비싸져 버린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어져 버려서 아침 출근길에, 마스크를 사려고 길게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을 바라보면 이것이 세계 최고의 IT강국을 구가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인지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인적이 끊어진 도심, 병원에 나와 있어도 드문드문 울리는 전화 소리 너머로 환자들이 당분간 스케줄을 연기하거나 취소한다는 소식만 들려오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고 퇴근길, 환하게 불을 밝힌 동성로의 거리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며칠 새 몇 군데의 상점 불빛과 가로등만이 발길이 뜸해져 어두워진 거리를 을씨년스럽게 비추고 있다.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에 의해 지구 온난화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면서, 우리들의 지구는 세상 곳곳에서 이상 신호를 신음처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연례행사가 된 미국과 호주의 대형 산불과 세계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이상 기온 현상이 바로 그 예이다.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구가 일일 생활권이 된 현재, 질병도 빛의 속도로 우리 주변에서 퍼져 나가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우리를 긴장시켜온 조류 독감, 신종플루, 메르스,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 앞으로 어떤 질병이 우리 곁에 다가오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질병이나 난관이 아니라 이것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갈라지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서울에서 차별을 받았던 환자처럼, 만약 실제로 대구나 경북의 시민들이 서울에 갔었다면 어떤 대접을 받았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우리가 함께 뭉쳐서 서로 도와야 할 상황에서 이렇게 혐오나 차별의 시선을 받게 된다면, 만약 자신들이 그런 위기를 맞았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하나 된 노력이다. 각자의 자리를 비우지 말고 자신의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높고 낮음이 없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부속인데, 자신의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현재 상황에서 그 빈 자리가 얼마나 크게 드러날 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을 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최소한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자세를 가지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특히 이러한 감염병이나 자연재해 같은 피해를 입은 우리의 이웃들에게 선입견이 없이 이들 역시 우리의 한 가족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이성적으로 원칙에 맞는 해결책을 함께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이제 해결책이 어느 정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앞으로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하겠지만, 역학적인 과정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어느 정도 파악했고 그 방법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제 대구와 경북의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아닌 듯 싶다.각자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개인위생 관리다. 손 소독, 마스크 착용 그리고 병원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출입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오히려 환자들에게 전염될 수 있으니 자신만이 아니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도 주의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우선이다. 다행히 모든 정보들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으니 이러한 주의사항에 잘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다행히 사회 곳곳에서 ‘힘내라, 대구’를 외치면서 우리를 위해 하나씩 뻗어오는 도움의 손길들이 보인다. 위험하다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대구를 향하는 의사와 간호사들. 문 닫은 상점 앞에 힘내라는 포스터를 붙여주는 시민들, 임대료를 조정해주는 임대인들, 자그마한 봉사활동으로 마스크를 기증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때로는 혐오와 차별만 가득한 세상이라고 실망하던 때가 있었지만, 이래서 세상을 살아볼 만하다고 해야 할까?

국토부에 대한 LH의 명분 없는 항명

김종윤경제사회부 기자연호공공주택지구 사업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이에 전례 없는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지역 중소업체를 상대로 한 협의양도택지(협택) 공급을 싸고 2년 동안 ‘준다, 못 준다’를 반복하며 지지부진의 입장을 고수해 온 LH가 이젠 국토부의 유권해석마저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국토부가 협택 공급 대상으로 업체의 손을 들어주는 답변을 내놨지만 LH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호지구사업 초기 단계부터 지켜봤지만 지금처럼 납득가지 않는 장면은 처음이다. 사업 초기 LH는 공공의 이름으로 이 업체의 사업 부지를 편입시킨 직후 “소수에 피해를 끼치는 점은 송구하지만, 다수의 이익과 평안을 위해 최종 결정 기관인 국토부 규정에 따라 우리는 움직인다”고 밝힌 바 있다.이랬던 LH가 최근 국토부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항명(?)이 벌어졌다. 그 바탕이 공공주택지구 부지에 사업지가 편입된 업체와의 문제다. LH는 그간 ‘사업권 명의’의 시점을 들어 이 업체에 협택 공급을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토부가 “협택 공급에 있어 사업 부지 승인 시기가 중요한 것이지 사업권 명의 시점과는 무관하다”며 사실상 LH의 입장을 일축하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LH가 국토부 의견에 따라 유권해석의 미흡을 인정하고 협택에 관한 재협상의 테이블을 마련할 것이란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신 여전히 사업권 명의를 앞세워 협택 공급에 부정적 입장을 취한다거나 국토부 의견에 관해서는 “무서워서(?) 아직 국토부에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업체에 밝혔다는 소리만 들린다. 국토부의 답변이 나온 지 보름이 넘은 상황에서 LH는 아직 국토부에 공식적인 확인이나 논의를 한 바 없다고 한다. 심지어 LH 내부에서도 협택과 관련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촌극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명확한 규정 확인을 하지도, 알지도 못하고 있는 LH 내부 사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는 동안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의 몫이란 것이다. 유일한 방패였던 ‘국토부 규정대로’의 명분마저 스스로 내던진 LH가 어떻게 변해갈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마스크 대란, 또 뒷북인가

마스크 전쟁이다. 24일 오전 대구 시내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는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100m가 넘는 장사진을 쳤다. 외출조차 자제하던 시민들이 고작 마스크 몇 장 구하겠다고 몇 시간씩 대기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게 지역 현실이다. 인파가 대거 몰린 탓에 감염을 걱정하면서도 시민들은 새벽부터 줄을 섰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당수의 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준비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빈손으로 돌아간 이들이 수두룩했다.코로나19로 대구·경북이 초토화됐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행정은 마비지경이고 경제와 시민 생활은 올 스톱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스크 대란까지 이어졌다. 손 세정제도 품귀다. 마스크는 유일한 예방책이다.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마스크가 없다니. 코로나에 맨몸으로 대응하란 말인가.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스크를 매점매석한 유통업자를 적발, 압수한 221만 개의 마스크를 대구·경북에 우선 공급키로 하고 24일 지역 8개 이마트 매장에 공급, 판매했다.마스크 과수요와 사재기까지 발생하는 판국이어서 어지간한 물량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시중에선 품귀현상만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사재기 등 단속 대책을 내놓았지만 큰 효과가 없다.이런 판국에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하루 1천200만 개의 마스크 중 상당수가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국민들은 못 구해서 난리인데 중국에 수출하고 기증했다니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정부가 25일 마스크 중국 수출을 차단했다. 거기에 정부와 지자체들마저 제대로 전달되는지 알 수 없는 마스크를 주민센터 등에 복지시설 등 취약계층 용이라며 뭉텅뭉텅 뿌리고 있다. 모두 제정신인가.눈만 뜨면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를 보면서 TK 지역민들은 절망한다. 문재인 정부의 뒷북 행정과 무능으로 인해 국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대구시도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구시는 모든 집회와 외부 활동 자제를 주문해놓고 뻔히 예견된 마스크 전쟁을 아무런 대책 없이 방관했다.지금 정부는 코로나 대책에 코가 석자일 것이다. 하지만 마스크는 그 어떤 대책보다 우선돼야 한다. 마스크 대란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 위한 공급망 개선 등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는 전 국민에게 충분한 물량의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공급하길 바란다. 정부는 마스크의 안정적인 공급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다. 동네 마트, 편의점 등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해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공급망 문제로 지역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문향만리…백담에 이르다

백담에 이르다김미정백담에 이르기 전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사치도 나머지도 아닌 눈물이라 괜찮다던 계곡이 계곡으로 이어져 당신께로 이어져.노을이 삼켜버린 붉은 울음 따라서/ 느릿하게 풀어놓은 산 그림자 따라서/ 당신이 어루만져주던 바람 기억 따라서.백담에 이르고도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돌처럼 단단해져 물살을 이기라던/ 터널을 빠져나온 어둠, 물소리로 여울져.-『대구시조 23호』(2019, 가을).....................................................................................................................김미정은 경북 영천 출생으로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고요한 둘레』『더듬이를 세우다』『곁』(고요아침, 현대시조 100인선 82, 2017) 등이 있다.‘백담에 이르다’는 다소 직정적인 시다. 네 번에 걸쳐 당신이 등장한다. 그 부름에는 애절함이 깃들어 있다. 여기서 백담은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계곡으로 보아도 좋겠고, 화자가 생각하는 어떤 백담이어도 된다. 그곳이 어디인지가 그리 중요치 않다. 세 수의 시조가 의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텍스트 자체로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감상은 가능하다.백담에 이르기 전 당신을 생각했는데 사치도 나머지도 아닌 눈물이라 괜찮다던 그 말을 떠올리면서 계곡이 계곡으로 이어지면서 다시금 당신께로 이어져 있음을 반복해서 주지시킨다. 백담 계곡은 계곡으로 연이어지면서 종국에는 당신께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그리는 마음은 더욱 간절할 것이다. 그 이어짐은 또한 노을이 삼켜버린 붉은 울음 따라서, 느릿하게 풀어놓은 산 그림자 따라서, 당신이 어루만져주던 바람 기억 따라서이다. 따라서가 둘째 수 각장마다 각운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도 의도적인 시적 장치이고, 그리움의 깊이를 더하는 데 한 몫을 한다. 이와 같은 미완성 문장의 리드미컬한 되풀이는 시의 맛을 한껏 고양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다.이제 화자는 백담에 이르고도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 당신은 그에게 돌처럼 단단해져 물살을 이기라고 당부했다. 터널을 빠져나온 어둠이 물소리로 여울질 무렵 당신의 그 간절한 이야기는 심금을 울린다. 화자는 자신의 눈물을 어여삐 여긴 당신이 어루만져주던 바람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 따사로운 온기를 간직한 채 마침내 백담에 이르렀고, 백담에서 사랑의 가없음을 기리며 마음을 다독이고 다진다. 첫수 종장 끝마디 이어져가 끝수 종장 끝마디에서 되풀이 된 것도 효과적이다.시인은 ‘동행’이라는 단시조에서 속도보다 더 값진 함께 그린 그림자를 면밀히 살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휠체어를 돌리는 정경과 바큇살 사이로 퍼지는 햇살을 바라보면서 더불어 가는 길, 더불어 사는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 노래하고 있다. 또한 ‘배후’라는 시조에서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집요한 탐색을 보인다. 배후는 정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어떤 일이나 행동을 조종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부정적인 뜻이 크다. 궁금한 것들은 늘 뒤편에 도사리고 있어서 그 궁금증은 증폭된다. 조종당한 듯한 순간마다 몸의 각도가 뒤틀린다. 또한 등으로 울고 웃던 흔적과 감춰둔 허물까지도 뒤틀린다. 무작정 기다리던 당신의 등 뒤에서 밀어낸 걱정마저 땀방울에 휩싸일 때 가만히 물러서지 않는 무뚝뚝이 돌림판이기도 하다. 손닿지 않는 그곳 물무늬가 차갑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배후의 냉혹한 시선을 뜻한다.이처럼 김미정은 연륜의 깊이에서 오는 존재론적 성찰을 육화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인간관계와 상생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천착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깊은 울림을 안겨준다. 이정환(시조 시인)

세상읽기…슈퍼전파자는 정부다

슈퍼전파자는 정부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코로나19가 봇물 터지듯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세계가 벌집 쑤셔놓은 듯 난리법석인데 충분히 관리가능하고 방역 대응이 안정국면에 들어섰다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황당한 발언이 화를 키워갔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가 오히려 문제라는 식으로 최근의 공황 상태를 가짜뉴스 탓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무증상감염’을 거론하고 ‘에어로졸 감염’을 보고하는 등 전문가단체가 높은 감염성을 경고하는데도 정부·여당은 근거 없는 안일한 낙관과 무능한 뒷북 대응으로 일관했다. 국내의료계에서도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질병’이라며 ‘세계 어떤 전문가도 아직 코로나19에 대해 확실하게 알지 못 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내어놓았으나 정부·여당은 ‘우리 방역당국의 성공적 대응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만 하였다. 쇠귀에 경 읽기가 따로 없다. 그러는 동안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뻑 하면 들먹이던 골든타임을 어이없이 허비했다. 국내의료계는 초기부터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등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였으나 무슨 연유에선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접근하는 우를 범했다. 초기 대응의 실패가 정치적 목적에서 중국 눈치를 본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략적 이유로 국민의 생명을 내놓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역사적 단죄가 두렵지 아니한가.코로나19가 우후죽순처럼 창궐하자 한국인에 대해 입국금지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늘어나는 등 '한국인 공포증'이 일고 있다. 세계인이 한국인에게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입국보류 조치를 취한 나라도 나타나고 일정기간 격리하거나 건강상태를 관찰하는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나라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향후 입국금지 또는 입국제한 대상으로 지정하는 국가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애써 쌓아올린 국가신인도가 한순간에 추락할 걸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운항을 중단하는 항공사가 늘고 있고 중국마저 한국인 입국금지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너무 어이없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러시아도 중국인 입국금지조치를 취한 마당에 중국인을 포함한 중국 경유 외국인 전면 입국금지 조치를 지금까지도 취하지 않고 있는 우리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다. 아직도 만절필동이고 ‘중국의 어려움은 우리의 어려움’인가. 마스크를 사려고 선 긴 줄을 보면서 그래도 중국에 마스크를 무상으로 보내줄 마음이 동하는가,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세월호 사건에 비해 당혹감이 들 정도로 허술하다. 세월호 일곱 시간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던 사람들은 우리국민을 지켜주지 않고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곱 시간을 분단위로 밝히라던 서슬 퍼렀던 기세는 다 어디로 갔는가. 골든타임 여섯 시간을 놓쳤다는 죄목으로 수많은 공직자들을 법정에 세웠던 일,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 때 골든타임이 훨씬 지난 시점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라며 구조대원을 독려하던 일 등이 최근 일처럼 기억에 생생하다. 이번 사태에서도 골든타임을 놓치고 사태를 악화시킨 팩트의 진상을 명백히 밝혀내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일벌백계로 응징하여야 마땅하다. 국민의 불안과 공포가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심하고 정신적 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대충 넘어갈 사안이 결코 아니다.이젠 국가를 믿고 안심할 수 없다. 국민이 적극 나서서 살 방법을 찾을 때다. 그렇다고 홀로 개별적으로 해결할 사항은 아니다. 감염된 사람을 색출·격리하여 자신에게 옮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도 남을 먼저 배려함으로써 감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일이 바람직하다. 자기가 잠재보균자라는 가정 하에 남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철저히 단속하는 자세가 요체다. 내 탓이란 깨어있는 시민의식 말이다. 슈퍼전파자의 신상을 털고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일이 필요하진 않다. 슈퍼전파자도 어찌 보면 피해자다. 신천지교회가 이단인지 아닌지, 그게 주안점이 아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르는 법이다. 현재 공인된 종교들도 초창기엔 이단으로 박해받았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전염병 창궐은 접어두고 종교문제에 초점을 맞추려는 조짐은 극히 불손하다. 신천지를 희생양 삼아 책임전가를 노린다면 천벌을 받을 일이다. 굳이 그 멍에를 써야할 자를 찾아야 한다면 정부가 다름 아닌 슈퍼전파자다.

아침논단…왜 ‘자영업자 정당’ 꿈틀대나

왜 ‘자영업자 정당’ 꿈틀대나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을 덮쳤다. 이후 일상생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시도민들의 ‘자발적인’ 자가격리다. 이웃들에게,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배려에서 출발했다. 스스로 외출을 자제하고 서로 간의 접촉을 차단하고 나섰다.대구에서 외식업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로서 자발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간 지 오늘로 벌써 6일째다. 업장 입구에 ‘임시휴업’ 안내를 써 붙이고 문을 닫았다. 언제까지 휴업인지는 아예 안내조차 하지 못했다. 이게 어디 외식업소만의 문제일까. 그 사이 미용실, 카페 뿐 아니라 약국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휴업에 들어가고 있다.휴일도 없이 온가족이 매달려 일해 오다가 언제까지일지도 모른 채 기약없이 문을 닫아야 하는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처음 2, 3일은 생계걱정 뿐이었다. 그 다음 며칠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다스리며 보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포기한 상태랄까.그러다 문득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그 많은 정당에서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줄만한 정당이 있을까. 없다면 이들을 위한 정당, 가칭 자영업자당(黨) 창당이 가능할까.25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은 39개다. 여기다 등록된 창당준비위원회도 30개나 된다. 그러나 수많은 이들 정당 중에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만한 정당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 게다. 근래 들어 ‘자영업자당’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혼자만의 상상이 아니라는 말이다.물론 지금은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모든 역량을 쏟을 때다. 매일매일 확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들, 공무원들, 방역 관계자들을 격려할 때다. 또 지금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기업도, 직장인도, 일용직도, 최저임금 시급을 받는 알바생들도 어려운 시기다. 분명한 것은 이럴 때 일수록 자영업자들처럼 힘없는 약자들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정당이란 어차피 정치적 뜻을 같이하는 결사체 아닌가.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정당사를 봐도 이런 특정 목적의 정당들이 있어왔고 성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맥주당’이다.1991년 폴란드 최초의 자유선거에서 ‘맥주애호가당’은 37만에 가까운 표를 받아 16명의 의원을 배출해냈다. 구 소련의 잔재를 청산할 목적으로 보드카 대신 맥주를 마시자는 일종의 불매운동도 벌였다. 그 덕에 보드카 소비량은 많이 줄었고 맥주문화는 품질이나 생산량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해 폴란드가 세계맥주생산량 10위권에 드는 국가가 되었다.1990년대는 폴란드 외에 각국에서 맥주당이 창당되었다. 체코의 ‘맥주친구당’,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맥주애호가당’, 우크라이나의 ‘맥주애호가정당’, 미국의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정당’에 이어 노르웨이에서는 ‘맥주연합당’이 창당되기도 했다.이런 ‘맥주당’보다는 그래도 자영업자당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실제로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들의 정치세력화가 시도되기도 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참여 금지' 조항 정관변경을 통해 정치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정관 삭제 승인권한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정치세력화 열망은 또다시 표면화될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발 느린 정부 대처를 보며 걱정과 분노를 삼키며 조용히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오죽하면 권영진 대구시장도 중국인 입국 금지는 때늦은 감이 있다고 했을까.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라곤 시민들에게 2주 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이동을 최소화해달라는 요청이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겐 최소한 2주일이나 더 휴업을 연장해야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매일매일 수십만원의 고정비용을 감당해야하는 이들의 생계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이러다 어느 순간 폴란드 맥주애호가당처럼 자영업자당이 돌풍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사정은 그만큼 절박한데 아무도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대한민국을 삼키는 '퍼펙트 스톰'이 될 것인가

중국에서 급습한 ‘코로나19’가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무엇보다도 대구·경북지역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삽시간에 ‘두려움의 도시’로 변했다.지금 대구는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연이어 ‘폐쇄’ 조치가 내려지는 등 도시 전체가 마비되고 있다.시민들은 “나도 언제 어디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지 모른다”며 ‘패닉’에 빠졌다.지난주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은 코로나19의 청정지역 이었다.중국 우한의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같은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하지만 지난 18일 대구에 첫 확진자가 나타난 후 상황은 급변했다.불과 2~3일 만에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사망자가 이어지면서 시도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지금 대구는 31번 환자가 ‘슈퍼전파자’로 지목되면서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어느분야 할 것 없이 모두 꽁꽁 얼어붙었다.‘코로나19’ 전염사태는 대구·경북뿐 아니다. 이제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됐다.우리가 이미 경험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INI) 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이미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세계 2위의 국가가 됐다.전염병은 때로 전쟁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재앙으로 나타난다.14세기 유럽을 강타했던 흑사병(페스트)과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에 퍼졌던 천연두는 전쟁보다 더 무서웠던 존재다.당시 흑사병은 유럽인구의 3분의 1을, 천연두는 아메리카 대륙의 선주민인 인디오들의 95%나 죽음으로 몰아넣었다.코로나19의 현실도 상당히 심각하다. 빨리 국가적인 차원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제2의 페스트가 될 가능성도 있다.우리나라에 왜 이런사태가 발생했는가? 사전에 방비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최근 모 의사가 주장한 코로나19와 관련한 범국가적 대책에 적극 공감한다.그는 ‘일차 방역 실패’를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애초에 정부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철저히 차단하지 않은것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밝혔다.정부에서는 아직도 코로나19의 정확한 진원지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31번 감염자가 대구·경북에 바이러스를 퍼트린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 온 감염자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맘대로 활동하도록 방치한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특히 코로나19는 감염자를 가려내기가 쉽지않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잠복기이거나 가벼운 증세의 환자는 의료인이 봐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결국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증상을 보이지 않은 잠복기의 사람들이 국내에 들어올 때 체온 체크만으로는 잠재환자들을 구분해 내기가 불가능했다.의사협회 등 의학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초기에 “중국인들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를 무시했다. 중국정부의 눈치보기에 급급하다가 재앙을 초래했다. 이 무서운 전염병을 차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다.중국과 5천㎞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몽골은 아직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국가에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일찌감치 중국과의 모든 교역과 통로를 차단하는 초강력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이제 코로나19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다.심각한 문제는 지금도 전국 어디에선가 아무도 모르게 또다른 지역감염을 발생시키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더 이상 대형 재난을 막기위해 국가가 사활을 걸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이미 늦긴했지만, 방역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우리나라 전역을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 국가의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서 숨어있는 경증환자와 잠복기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더이상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야 한다.문대통령은 23일 범정부 대책회의를 하고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이제서야 심각성을 깨달은 것인가?이미 늦었다. 국민을 더 이상 희생시키지 않기위해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휩쓸어 버리는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