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면허 반납’ 사회복지 차원 접근해야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고령 운전자(65세 이상)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은 제자리 걸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최근 5년간 고령 운전자에 의한 대구지역 교통사고는 2014년 1천251건에서 지난해 1천790건으로 43.1%나 증가했다.전체 사고에서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4년 8.7%에서 2018년에는 13.7%로 높아졌다. 특히 최근 5년간 대구지역 전체 교통사고는 9.2% 감소했으나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되레 43.1%나 급상승해 문제가 되고 있다.대구지역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15만3천여 명이다. 4년 전인 2014년의 10만3천여 명 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지역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156만3천여 명의 9.8%를 차지한다.고령 운전자의 경우 인지능력 등이 떨어져 돌발상황에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 이에 따라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대구시는 내달 2일부터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들에게 1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면허를 반납하면 혜택을 주는 정책은 지난해 7월 부산에 이어 경기, 전남 등 지역에서 선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유인정책에도 불구하고 호응이 높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령층 농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에 따르면 ‘면허를 반납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94.8%에 달했다. 이유는 ‘아직 건강상 문제가 없어서’가 39%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차가 꼭 필요해서’ 23.3%,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서’ 16.6% 순이었다.외국에서도 고령자 운전면허를 회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도되고 있다. 면허갱신 주기 단축과 함께 정기예금 추가 금리, 관광패키지 할인 등의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의 운전면허 반납실적이 저조한 근본 원인은 타인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의 미성숙에 있다.그러나 이와 함께 면허를 반납할 경우 이를 대신할 현실적 지원이 없는 것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자가운전을 포기하는 대신 걸맞는 현실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대상자들의 주장이다.평생 1회 10만원의 교통카드 지원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권리를 영구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뜻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정책은 이제 사회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그들에게 좀 더 위안이 되는 동시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소강국면 한일 경제 전쟁, 탈출구 찾을 때다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한일 양국의 경제 전쟁이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 강경 기조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런 때에 양국은 사태를 좀 더 냉정히 분석하고 대응해 향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서로 흠집 내기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양국 정부가 물밑 교섭을 시작할 때가 됐다. 양국은 어느 정도 자국의 입장과 형편을 알리고 서로 확인했다. 이제 서로 간의 자존심을 접고 사태 수습 수순을 밟아야 할 때가 됐다. 한일 양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국제질서 속의 일원임을 새삼 확인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중·러의 공해 침범 등 동북아에 밀어닥친 엄혹한 국제정세 속에 양국이 자존심 싸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님을 확인했다.강경 일변도를 보이던 일본이 7일 수출 개별 허가 품목을 확대 않고 수출규제 3개 품목 중 일부 허가를 내주는 등 제한을 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도 8일 맞대응 조치로 ‘백색국가’에서 제외키로 한 일본에 대한 제재를 사실상 유보하며 화답했다. 양국이 탈출구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특사를 활용하거나 의원 연맹 등을 앞세워도 좋다.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갖고 이달 말쯤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가면 좋을 듯하다.국내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것도 좋은 징조다. 반일 운동이 ‘반 아베’ 운동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은 한국의 반응에 따라 공세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로도 분석되고 있지만 한숨 고르면서 그간 전개돼온 양국의 대응책을 짚어보고 시국의 엄중함에 맞춰 국면을 전환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한 방법이다.최근 ‘동경 올림픽 보이콧’까지 외치며 무섭게 일고 있던 ‘NO JAPAN’ 등 일련의 움직임이 ‘아베 정부’와 선량한 일본 시민을 구분하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바람직한 모습이다. 맹목적인 반일 운동은 본래 취지를 훼손할 뿐 양국의 미래를 위해 전혀 도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도 반일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다.지역의 비교적 차분한 시민 모습도 고무적이다. 우려됐던 민간 차원의 한일 교류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 각 지자체는 계획됐던 한일 교류 행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역 대학들의 일본 문화체험과 현지 연수도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민간교류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마주 보며 달리는 질주 기관차처럼 파국을 치닫던 한일 양국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그간의 상처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겠지만 7월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이제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나서야 할 때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행동하는 지성은 진실을 말하는 용기

행동하는 지성은 진실을 말하는 용기나라 전체가 당장 일본과 전쟁이라도 치를 기세다. 100여년 전 구한말의 지식인들이 이랬을까. 나라 안팎을 살펴보면 참으로 암울한데 정치인들을 보면 도무지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비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우국충정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거푸 술잔을 비웠다. 이럴 때 조선의 선비 김굉필을 생각한다.대구 달성군 구지면 대니산 기슭의 도동서원은 김굉필의 정신을 지키고 있는 곳이다. 지난달 유네스코가 도동서원을 세계문화유산에 올렸다. 성리학의 시대적 가치를 잘 보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성리학의 개념이 여건에 맞게 바뀌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가치가 인정된다고 했다.성리학, 지금 조선을 망하게 한 주범이라고도 하지만 세계사에서 500년 왕조도 그리 흔하지 않고 보면 그 긍정적 역할 또한 없지 않을 터다. 더구나 안팎으로 강대국의 침략 조짐이 상존하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상으로 보면 참으로 대견하기도 하다. 당파싸움으로 사화가 끊이지 않았으나 그 속에서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면서 그 시대를 헤쳐 나왔다고 평가하는 역사가들도 있다.성종 연산군의 시대. 여전히 세조의 왕위찬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림파들은 지배권력에 계속 잽을 날린다. 왕조의 정통성은 집권세력의 아킬레스였다. 왕자의 난과 계유정난이라는 왕위쟁탈전은 유교적 윤리에 정면으로 배치됐다. 사림파의 주장은 훈구파 중심의 국정운영에 대한 도전이었다.결정적 한 방은 김굉필의 스승 김종직의 조의제문이라는 사초였다. 사림파들은 그전에도 남효온의 육인전이나 단종의 생모인 현덕왕후의 소릉 복원 주장으로 훈구파의 예민한 반응을 불러 온 터였다. 세조의 왕권에 대한 정통성과 그로 인해 생겨난 공신들에 대한 존재명분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로 읽혔기 때문이었다.그 중심에 김굉필이라는 도학자가 있었다. 소학, 참으로 시대에 맞지 않는, 지금의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그야말로 물정 모르는 꼰대의 원형이라고 할 것이다. 삼강오륜이 국가보안법보다 무서웠고 모든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능력과 역할이 남자에게 집중돼 있을 때였다. 그 시대에는 그 시대를 규정짓는 가치가 있었고 시대가 요구하는 세계관이 있었다.그런 세상에서 김굉필은 행동하는 지성이라 할 수 있었다. 그는 고작 50년을 살았다. 늦게 관료사회에 나갔다. 그리고 훨씬 긴 시간을 유배지에서 보냈고 그리고는 끝내 목이 달아났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조선을 관통했다. 그 정신, 지도자라면 과연 그런 정신을 지녔어야 한다고 꼽을 수 있는 선비였다. 고작 정6품으로 있으면서 교육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했다. 도덕이 지배하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리고 작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김굉필은 보여주었다.그는 특히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을 싫어했다. 공자도 ‘교언영색선의인 (巧言令色鮮矣仁)’이라 하지 않았던가. 듣기 좋은 말, 상대의 환심을 사려는 교묘한 아첨의 말과 비위를 맞추는 번지르르한 얼굴색을 한 사람치고 어질고 착한 사람이 드물다는 말이다. 늘 말을 조심하라고 했고 자신도 그렇게 말과 행동을 삼갔다. 선현의 가르침을 말 뿐이 아니라 실천했던 선비였다. 그러니 스승 김종직이 이조참판이라는 벼슬자리에 있음에도 임금에게 바른 말 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할 수 있는 것도 그였다. 이미 성균관 유생 시절에도 임금에게 직접 장문의 상소를 올렸던 그였다. 말 보다는 행동으로 몸소 실천했던 그의 정신,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했던 김굉필의 정신은 도동서원에 그대로 담겨있다.나라 돌아가는 꼴이 장히 어지럽다. 어느 쪽이 진실하고 어느 쪽이 국민을 속이려 드는가. 지성인이라면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런 날 김굉필을 생각하면서 도동서원을 찾는다. 유네스코에서 도동서원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정한 이유가 그 번듯한 외형에만 있지 않음을 본다. 행동하는 지성, 책임지는 지성.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김굉필의 정신이 도동서원 기왓장마다 서까래마다 박혀 있기에.

뜨거운 여름, 함께하는 전기화재예방

뜨거운 여름, 함께하는 전기화재예방김구인성주소방서 예방안전과 매년 높아지는 평균기온과 함께 전기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현재까지 여름철 전기 사용량이 약 2배로 급증했다.소방청이 밝힌 2018년 전국의 화재 4만여 건 중 1만471건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이며, 전기시설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이에 따라 전기화재를 줄이기 위한 몇 가지 방법으로 우선 문어발식 콘센트는 소비전력이 많은 에어컨과 같은 기구를 함께 사용하면 과부하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을 자제하고 콘센트 주변의 먼지를 깨끗이 청소해 단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또 전기용품 구입 시 KS마크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고 오래된 전선의 경우 피복이 벗겨진 곳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선풍기 사용 시 모터 과부하를 막기 위해 타이머를 설정해 두고 휴가철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사용하지 않는 전기플러그를 뽑아두어야 한다.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터미널, 병원,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건물 전체의 여름철 냉방을 위해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화재발생 시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많기 때문에 관리자는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전문적인 전기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전기안전 실천으로 화재를 예방하고 우리 주변에 있는 소화기·소화전의 위치와 사용방법을 익혀두어 나와 가족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식의 힘 / 최승호

인식의 힘/ 최승호절망한 자들은 대담해지는 법이다----니체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다- 시집 ‘대설주의보’(민음사. 1995).........................................................‘절망한 자는 대담해지는 법이다’라는 니체의 철학적 경구를 앞장세웠다. 이 짧은 시는 절망에 대한 인식이 곧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먹이를 찾아 끝없이 먼 사막을 통과해야 하는 도마뱀에겐 ‘짧은 다리’가 한계이고 곧 절망이다. 더 이상 기댈 것이 없고 잃을 것도 없다.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고 꿈틀하는 순간 겨드랑이가 스멀거리기 시작한다.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 식의 대담한 용틀임이, 그 몸부림의 적분으로 DNA가 형성되고 결국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 것이다.자신의 다리가 최대의 핸디캡이란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면 어림없는 몸짓이다. 한계를 인식하고 절망의 지점에서 대담해질 때 가능한 도약이다. 자기보다 신체적 조건이 좋은 천적에게 쫓기며 수없이 많은 도마뱀들이 절벽 아래로 몸을 날렸으리라. 그런 수천만의 절망이 날개를 돋게 했고 새의 시조인 ‘익룡’이 되었다. 그렇다면 절망이야말로 새로운 도약과 혁명의 출발점인 셈이다. 떠먹여주는 밥에 길들여지고 만족한 돼지는 우리 밖의 세계를 꿈꾸지 않는다. 절망적인 자신의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할 때 비로소 절망을 극복할 수 있다.절망을 두려워하거나 상황을 외면하려고만 하면 평생 짧은 다리의 불안한 도마뱀으로 살아가도 도리 없는 일이다. 어찌 절망을 두려워하랴. 절망과 도전이 아니었다면 이 세계는 이만큼 진보하지 않았으며 어쩌면 존재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까지 했다. 그만큼 절망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며 치명적인 마음의 상처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사 속의 숱한 터닝 포인트와 위대한 인물들의 생애에서 보듯 절망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었다.‘지구는 좌절의 별’이라는 볼프 슈나이더한의 말처럼 우리는 좌절과 고통이 함께하는 별에 살고 있다. 누구에게나 좌절과 절망의 순간은 있기 마련이지만 중요한 것은 절망의 도가니에 갇혀 내내 머리를 쥐어뜯으며 시간을 보낼 것이냐 ‘인식의 힘’을 발휘하느냐에 달려있다. 그 ‘인식의 힘’으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스포츠에서는 흔한 일이다. 극적인 승리의 많은 경우는 그렇게 해서 쟁취한 것이리라. 불치의 병이란 절망적인 진단을 받고서도 이를 이겨낸 많은 사람들의 불굴의 의지 또한 ‘인식의 힘’이라 할 수 있겠다.“난 이제 끝났어. 여기가 끝장이야”라고 스스로 규정지으며 주저앉지만 않는다면 사람이 빠져나올 방법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은 없다. 오히려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는 결기의 날을 세울 때 겨드랑이가 가려워지고 찬란한 날개가 돋는 법. 국가나 한 집단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문제도 그렇다. 절망적인 상황은 비관적인 마음에서 나오지 않는가. 자기 내부에서 스스로를 무릎 꿇게 하고 끊임없이 야단만 칠 때는 기가 모아지지 않고 힘도 빠진다. 불가능한 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한 생각이 존재할 따름이다.

구름 메시지

새털구름, 양떼구름 구름의 이름을 최초로 지은 사람은 누구일까?기상학자나 천문학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최초로 구름 이름을 지은 사람은 영국의 제약사인 루크 하워드(1772~1864)다. 하워드는 1802년 ‘구름의 종류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발표하기 전까지 제약사로 살아왔으나, 아름답게 변하는 구름에 모습에 반해 평생 구름을 관찰하는 기상학자가 된다.제약사가 구름의 이름을 지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그 당시 구름은 이름 짓거나 분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메시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하워드가 지은 구름의 이름은 사람들의 인식의 틀을 바꾸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하워드는 구름의 이름을 여러 나라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라틴어를 사용했고, 구름의 모양을 통해 이름을 지으면서 구름의 성질 분석에 용이하도록 하여 후에 과학적 분류의 기초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그렇다면 과학적으로 구름은 무엇이고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구름은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많이 몰려서 대기 중에 떠 있는 것을 말한다. 구름의 생성과정을 보면,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가 높이 올라갈수록 점차 기압이 낮아지게 되고,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는 점점 부피가 커지게 된다. 부피가 커지면서 공기 온도는 낮아지고, 기온이 이슬점 온도 아래로 내려가면 수증기는 응결된다. 이 응결된 수증기는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되어 일정한 곳에 몰려서 구름이 만들어지게 된다.구름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모양’과 ‘높이’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구름을 모양에 따라 구분할 때는 ‘층운형 구름’과 ‘적운형 구름’으로 나눈다. 층운형 구름은 대기가 안정된 상태에서 생기는 구름으로, 공기 덩어리가 옆으로 얇게 퍼지면서 구름이 만들어지므로 두께가 얇아 밝게 보인다. ‘적운형 구름’은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생기는 것으로, 공기 덩어리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상승 기류가 활발하여 두꺼운 구름층이 만들어진다.구름을 높이에 따라 분류할 때에는 ‘상층운, 중층운, 하층운’ 등으로 나눈다. 상층에서는 ‘권운, 권층운, 권적운’이 발달하고, 중층에서는 ‘고층운, 고적운’이, 그리고 하층에서는 ‘층적운, 난층운, 층운’이 발달한다. 또한, 상층과 하층에 걸쳐서 수직으로 발달하는 ‘적운, 적란운’도 있다. 이렇게 해서 구름의 기본 10종이 분류된다.이렇게 분류된 구름 중에서도 날씨와 밀접한 구름들이 있다. 상층운은 높이 6㎞ 이상에서 만들어지는 구름으로, 구름을 이루는 물방울들이 얼음결정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햇빛이 비칠 경우에 투과되어 그림자가 생기지 않고 밤에도 별빛이나 달빛을 볼 수 있다. 이 상층운 중에서 우리가 가을 하늘에 자주 볼 수 있는 구름이 권운이다. 구름모양이 새털처럼 생겼다고 해서 ‘새털구름’이라고도 한다. 이 권운은 날씨가 맑았다가 점차 흐려지기 시작할 때 주로 잘 나타서 하늘에 새털구름이 보이면 날씨가 곧 흐려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하층운은 높이 2km 이내에서 생기는 구름으로 대부분 물방울로 이루어져 있다. 짙은 회색을 띠면서 하늘 전체를 덮은 구름을 난층운이라고 하는데 비 또는 눈을 동반하고 있다고 하여 ‘비구름’이라고 한다. 난층운이 보이면 비가 오기 시작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꼭대기가 둥글고 밑바닥은 평평한 모양으로 뭉게뭉게 떠 있는 구름인 ‘적운’은 맑은 여름날 발생하고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구름이 매우 크게 발달했을 때는 비가 내리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모양은 적운과 비슷하지만 수직으로 높이 발달한 구름덩이가 탑 모양을 이룬 구름인 ‘적란운’은 여름철 소나기를 내리게 하는 구름으로 높이 발달한 만큼 구름 속에 물방울뿐만 아니라 많은 얼음 결정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우박을 내리게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이처럼 구름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에게 날씨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김춘수의 시 “꽃”처럼 하운드가 구름의 이름을 지어주고 불러주어 단순한 현상에 불가했던 구름이 기상학의 기초가 되고 기상학의 발달이 조금 더 앞당겨졌을지도 모른다.기상청에서는 이러한 구름의 변화를 천리안위성을 통한 실시간 감시와 관측자를 통한 수동관측을 통해 예보 자료를 만들고 있다. 더 나아가 신속한 예보를 통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다양한 기상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일기예보, 구름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영원한 아군은 어디에도 없다!

제1차 세계대전의 총성이 멈춘 뒤 독일 총리 베트만홀베크는 ‘아, 일이 이렇게 될 줄 진작 알았더라면’이라고 후회했다고 한다.비교적 온건한 정치인으로 알려진 그로서는 아마 독일이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 간 전쟁을 부추긴 것이 유럽은 물론 세계적인 참혹한 전쟁으로까지 비화할 줄 몰랐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전후 배상금 지불을 위해 엄청난 양의 마르크화를 찍어내 상상을 초월하는 인플레와 대규모 실업으로 자국 경제를 절망의 나락에 빠지게 할 줄도 몰랐을 것이다.다른 이유도 있었을 것 같다.영국이 우방국까지는 아니어도 중립을 지킬 줄만 알았지 러시아와 더불어 프랑스 측에 서서 싸울지 몰랐었고, 미국이 적으로 참전할 줄도 몰랐었으며, 패배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특히 영국이 적이 되어 나타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과거 독일이 경험한 것과 같은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참 안타깝고 염려스럽다.다름 아닌 최근 급변하고 있는 일본과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행보가 그렇다는 얘기다.우선, 일본 아베 내각의 태도다.지금까지 양국은 과거사나 영토 문제 등 많은 갈등을 안고 있었으나,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경제만큼은 상호 호혜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하지만 우리 대법원의 신일본제철에 대한 한국인 강제징용배상 판결 후부터는 이러한 태도가 완연히 바꼈다.지난달부터 시작된 특정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지난 주말 아예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물론 이 정도까지의 경제 보복 조치는 이미 일본정부도 밝힌 바 있고, 우리도 그렇게 하리라고 예상했던 바다.그래서인지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산업계 또한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아 다소 마음이 놓인다.반면에 미국의 태도 변화는 우리를 더 당황스럽게 한다.미국은 한미일 동맹 측면에서 볼 때 이번 분쟁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중재하는 것이 누가 보더라도 바람직해 보인다.하지만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우리나라에 대해 WTO 농업 분야 개도국 혜택을 스스로 포기할지 미국의 일방적인 개도국 대우 중단 조치를 당할지 양자택일하라고 압박에 나선 것이다.우리가 만약 이 혜택을 포기한다면 농산물 관세 인하는 물론이고 농업보조금 감축, 운송및 물류 보조금의 즉시 철폐를 통해 농업 부문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가뜩이나 미국이나 호주 등 농업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상태에 있는 농업은 그 기반마저크게 흔들릴 수 있다.여기에 더해 비농산물도 관세 인하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오는 10월 말까지 약 3개월동안 미국과 협상의 여지가 남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잠재적인 리스크도 만만치 않은게 바로 중국이다.당장 지난 사드 사태 때의 경험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을 우리의 우방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경제로 넘어가면 문제는 사뭇 달라진다.예를 들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5%를, 무역수지는 550억 달러를 훨씬 넘는다.이 사실만 보더라도 중국의 변심이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앞으로도 우리는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말이다.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지금껏 우리의 우방이라 믿었던 미국과 일본도 태도를 바꾸는 데 중국이 변심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이렇게 보면 일본의 태도에 화가 나고, 미국의 변심에는 섭섭하고, 중국은 믿을 수 없다는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또, 당장에는 그런 마음이 빨리 치유되면 좋겠다.하지만, 편협한 애국심과 폐쇄적인 국수주의를 이용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오히려 지금은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두 번 다시 이런 일을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스피노자의 말처럼 현재가 과거와 다르기를 바란다면 과거를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한일 간 ‘경제전쟁’ 장기전 대비해야

일본 정부가 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정식 공포했다. 이날자 관보에 개정령을 싣고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수출규제 시행세칙인 ‘포괄허가 취급요령 개정안’도 공개했다. 그러나 시행세칙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 채 이미 규제에 들어간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외에 추가 개별허가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다.어쩌면 미국의 중재 등을 감안해 일단 속도조절에 나선것으로 볼 수도 있다. 또 향후 한국 측의 대응을 보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시행세칙은 수출무역관리령의 하부 규정이다. 1천100여개 일본의 수출 전략 품목 중 어떤 것을 개별 허가 대상으로 변경할 지 결정하므로 국내 기업의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개별 허가 품목이 추가되지 않음에 따라 직접 타격을 받는 분야는 현재로서는 반도체 부문으로 한정된다.무역 관계자들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추가 수출규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분석했다.일본의 추가 규제가 없을 경우 한국기업이 일본 CP(내부자율준수 규정)기업과 거래하면 원칙적으로 특별일반포괄혜택은 유지할 수 있다. 기존 화이트리스트가 받던 수준의 혜택은 일단 유지된다는 것이다.그러나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근본 기조는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과의 경제전쟁 확전을 유보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세부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후 일본이 어떤 추가 규제를 취할지 주시해야 한다.중소기업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CP기업과 거래하지 않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대구와 같은 중소기업 위주의 도시에서는 정도가 더욱 심할 것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의 대책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시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경제보복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전으로 어어지거나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 민간 부문에서는 일본상품 불매, 일본관광 취소 등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 대한 국민적 성토 등을 배경으로 정부는 국제규범에 맞으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본과의 교류 취소 등은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자치단체나 지역 간 축적된 신뢰관계는 계속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맞다. 일본배제 운동은 민간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한일 간 경제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분야별 더욱 정리되고 다듬어진 대책이 필요하다. 시행착오가 용납되지 않는다.

병산서원에서 보내는 늦은 전언 / 서안나

병산서원에서 보내는 늦은 전언 / 서안나지상에서 남은 일이란 한 여름 팔작지붕 홑처마 그늘 따라 옮겨 앉는 일/게으르게 손톱 발톱 깎아 목백일홍 아래 묻어주고 헛담배 피워 먼 산을 조금 어지럽히는 일 햇살에 다친 무량한 풍경 불러들여 입교당 찬 대청마루에 풋잠으로 함께 깃드는 일 (중략)/ 삼천 권 고서를 쌓아두고 만대루에서 강학(講學)하는 밤 내 몸은 차고 슬픈 뇌옥 나는 나를 달려나갈수 없다/ 늙은 정인의 이마가 물빛으로 차고 넘칠 즈음 흰 뼈 몇 개로 나는 절연의 문장 속에서 서늘해질 것이다 목백일홍 꽃잎 강물에 풀어쓰는 새벽의 늦은 전언 당신을 내려놓는하심(下心)의 문장들이 다 젖었다 - 시집 『립스틱 발달사』 (천년의시작, 2013)...........................................................신윤복의 풍속화 '월하정인(月下情人)'에는 쓰개치마로 반쯤 얼굴을 가린 여인과 넓은 갓에 중치막을 입은 사내가 초승달 아래서 밀회를 즐긴다.이 그림 제목은 ‘깊은 달밤 3경에 두 사람의 마음 그들만이 알리라’이다.이 시에서도 남녀상열지사의 애절한 사랑과 안타까운 곡절이 슬며시 엿보이는데소상한 사연은 알지 못한다.은유가 깊어 더는 넘겨 짚지 못해 그들 심사는 그들만이 아는 것으로 내버려둬야겠다.서원에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학인의 몸으로 멀리 있는 정인을 그리워하는 심사가 애틋하다.“지상에서 남은 일이란 한여름 팔작지붕 홑처마 그늘 따라 옮겨 앉는 일” 이런 무더위에그늘을 찾아 몸을 옮겨 앉는 것 말고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랴. 서원의 둘레에서 물도리동을 휘감아 흐르는 하회를 통해서도 회자정리와 엇박자의 이치를 깨닫는다. “삼천권 고서를 쌓아두고 만대루에서 강학하는 밤 내 몸은 차고 슬픈 뇌옥 나는 나를 달려 나갈수 없다” 몹시 아쉽고 안타깝지만 당연한 노릇이다. 이제 와서 공부를 팽개칠 칠 수는 없지 않은가. 세월이 너무 흘러 기다려줄 리 만무겠으나 “늙은 정인의 이마가 물빛으로 차고넘칠 즈음” “흰 뼈 몇 개로” 수습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절연의 문장 속에서 서늘해질 것이다”병산서원은 배롱나무로 유명하다.지금쯤 목백일홍 꽃이 활짝 펴 분홍빛 장관을 연출하고 있겠다. 얼마 전 한 절집에서 백일홍이 만개한 모습을 보았지만 예부터 배롱나무는 사찰이나 선비들의 공간에 많이 심었다.이는 배롱나무가 껍질을 다 벗어버리듯 스님들도 세속을 벗어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다.선비들의 거처 앞에 심는 이유도 청렴을 상징하기 때문이란다. 원추꽃차례로 뭉클뭉클 피어댄 “목백일홍 꽃잎 강물에 풀어쓰는 새벽의 늦은 전언”과 “당신을 내려놓는 하심(下心)의 문장들”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만대루 7폭 병풍으로 펼쳐진 여름 화산과 흐르는 강, “게으르게 손톱 발톱 깎아” 목백일홍그 밑에다 묻어주고 싶은. 뜨거운 해를 온몸으로 받으며 배롱나무 속은 얼마나 비우고 비웠을까.가끔 소나기 몰려와 닦고 가면서 수피는 또 얼마만큼 매끄러워졌을까.그래서 한 생애 얼마나 깊고 넓어야 거기 분홍으로 가득할까.피보다 진한 붉은 빛이 저리 처연하게 고울까.오래 전 겉치레 없이 알몸으로 서 있는 목백일홍의 가식 없는 아름다움에 깊이 빠졌던 삽상한 기억이 이 여름 송골송골 이마에 맺힌다.나를 둘러싼 수많은 껍데기들을 벗겨내고 나면 나도 저처럼 떳떳하게 붉을 수 있을까.하심의 문장들이 써질까.

말실수와 오보, 우연을 생각하며

“The Berlin Wall has collapsed.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1989년 11월 9일 오후 7시께 이탈리아 국영 통신사 안사(ANSA)의 동 베를린 발 기사 제목이다.이 기사는 오보였다.그러나 이 기사는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을 가져온 세기의 특종이었다.해외여행 간소화 조치를 발표하려던 동독의 정치국원이자 정부대변인이었던 귄터 샤보브스키의 “eased travel restrictions”(여행제한 조치를 완화했다)는 말이 기자들에 의해 “The border was opened”(국경이 개방됐다)를 거쳐 “The Berlin Wall has collapsed”(베를린 장벽이 붕괴됐다)로 발전한 것이다.“여행완화조치를 언제 시행하느냐”라는 질문에 “내가 아는 한 즉시”라고 답한 샤보브스키의 말실수와 기자의 오역과 오보가 역사를 바꾸었다.물론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든 주역은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인류 역사에서 우연한 사건이나 실수가 역사의 물줄기를 일거에 바꾼 경우는 많다.그래서 우리는 돌파구가 없을 때 터무니없는 상상력을 발휘해 보기도 한다.#오전 5시30분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이 미사일은 오키나와 상공, 정확히 말하자면 오키나와 본 섬이 아닌 오키나와 현에 속해있는 이시가키 섬 근처 상공을 통과했다는 발표가 나왔다.미사일을 발사한지 40분 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이제 실속 없이 미사일을 동해에 빠뜨리는 일은 하지 않겠다. 동족인 남조선을 향하게도 하지 않겠다. 오늘 탄두는 북·남 공동의 적인 일본 상공을 지나가게 했다. 마음 같아서는 탄두가 도쿄 머리 위로 지나가게 해 아베 일당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싶었지만 양심적이고 착한 다수의 일본 국민들이 놀랄까봐 변두리 상공을 지나게 했다”고 발표했다.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통전화를 걸어 “긴급하게 판문점에서 만나 분단 상태를 종식시키고 민족의 번영을 위해 조건 없이 조국을 통일하자”고 제의했다.문 대통령은 이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국가안보회의와 국무회의를 소집했다.#오전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그리고 양당 지도부는 국회에서 현 시국에 초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긴급 모임을 가졌다.이 자리에서 두 당은 상호 비난과 비방을 즉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양당 대표는 국난에 준하는 위기 극복을 위해 양당이 주축이 되고 나머지 정당 모두가 힘을 합쳐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두 당은 앞으로 어떤 경우든 서로를 향해 종북 좌파, 보수 골통, 토착 빨갱이, 토착 왜구, 반일 정권, 친일 정권 같은 용어를 쓰지 않기로 합의했다.양당 대표는 소속 의원과 당원이 어떤 형태로든 상대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편 가르기를 하거나 정치 도의와 신의에 어긋나는 언행을 할 때는 가차 없이 제명하고 상대 당이 납득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두 당은 오로지 국익과 국민만을 생각하기로 했으며 모든 사안에 대해 당리당략을 떠나 사심 없이 토론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로 합의했다.정부도 이에 호응하며 코드 인사가 아닌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추천과 자문을 받아 초당적인 거국 중립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두 기사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냥 상상해 본 것이다.지금 우리의 마음이 너무 답답하기 때문이다.정치권의 무능과 오만방자함에 넌더리가 난다.점심 반주로 마신 술이 진짜 일본 사케냐 아니냐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반일 전략이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여당의 속마음이라면 심각하다.의식 있는 국민들은 이런 말들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당신들이 매국노라고 생각한다.생산적 대화와 토론을 거부하고 오늘을 파탄시키면서 내일을 갉아먹는 여야의 ‘소모정치’가 극일을 방해하는 원흉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터무니없는 말장난 기사가 영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지금 이 시국에서 정말 일본을 이롭게 하는 자가 누구인지, 누가 고통 받고 있는가를 두 눈 부릅뜨고 살펴보라.

경제 쓰나미, 상황 맞춰 정밀 대응해야

일본의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 분쟁, 환율 폭등 등 경제 쓰나미에 지역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중 환율전쟁으로 원/달러 환율도 폭등하고 있다. 기업마다 전전긍긍이다. 경제 전반에 위기 경보가 내려졌다. 상황이 워낙 엄중해 당국의 정밀 분석과 품목별 맞춤 대책이 요구된다.대구·경북 지역의 정밀가공과 소재·부품 분야의 경우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지역 기업들이 자칫 공장을 세워야 할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지난 5일 대구 시청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대구시·유관기관·경제계 대책회의’에서 드러난 내용이다.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 배제 조치에 따라 소재 및 중간재 수입지연에 따른 생산 감소가 불가피해 대구 143억 원, 경북 342억 원 규모의 생산 감소를 예측했다.또 연간 수출 감소는 대구가 998억 원, 경북이 2천164억 원으로 추정했다.일본에서 수입 부품 조달이 어려울 경우 완성품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할뿐더러 독일산이나 미국산으로 대체 시 원가 상승 부담과 함께 운송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공작기계, 로봇 핵심부품, 시험 측정기 등 핵심 부품은 대부분이 일본산으로 현재 사용 중인 일제 기계가 고장 날 경우 수리가 어렵다며 걱정들이다. 대구텍의 경우 현재 일본 수입 부품 800여 개 중 대체불가 품목이 220여 개에 이른다고 밝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더욱이 기계부품을 판매한 일부 일본 기업의 경우 한국 지사를 철수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일본 대기업들이 국내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상당 부분 끊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이 밖에도 국내 중소기업들이 주요 부품들을 개발해도 중견, 대기업들이 사용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 의지를 꺾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환율 폭등도 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변동이 너무 심한데다가 예측 어려움으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계 부품 등의 수입단가가 뛰어 올라 기업의 부담이 가중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이 같은 중소기업들의 상황을 잘 살펴 일본의 수입 규제로 인한 피해 회복에 적절하게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기업들의 예비 부품 확보 비용, 엔화 자금 사용업체들의 환차손과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 형편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요구된다. 지자체와 금융 당국이 상황별로 정밀하게 대비해 지역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산산조각 / 정호승

산산조각/ 정호승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시집 ‘이 짧은 시간 동안’(창비, 2004)....................................................정호승 시인은 외부 요청으로 강연을 자주 다니는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산조각’은 시인이 50세 무렵에 쓴 작품으로 강연 시 단골로 인용 소개하는 시 가운데 하나다.평소에 가장 아끼며 늘 가슴 속에 담고 다니는 시라고 한다. 지금은 네팔 남동부에 위치해 있는 룸비니동산은 싯다르타가 태어난 곳이다.시인은 그곳을 여행하며 기념으로 부처님 조각상을 하나 사왔던 것 같다. 그런데 후일 그것을 그만 바닥에 떨어뜨려 깨트리고 말았다.반사적으로 서랍에 넣어둔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이려할 때 불쑥 부처님 말씀이 생각났고, 그 지점에서 이 시가 태어났던 것이다.법정스님은 “종이 깨어져서 종소리가 깨어져도 종이다”라고 말씀하셨다.아무리 깨진 종일지라도 종소리를 울리는 한 종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못나도 못난 그대로 나 자신이라는 뜻이기도 하다.사람의 희망과 꿈을 종에 비유한다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받은 상처나 좌절로 그 종은 수시로 깨어졌고 깨지고 있고 장차에도 깨어질 것이다.종이 박살이 날 때마다 끝장이라 생각하며 자기 자신에게 실망한다.그런데 금이 가고 깨어진 종을 종매로 치면 깨진 종소리가 나듯이 완전히 깨진 종의 파편을 치면 종의 형체는 산산조각 났을망정 그 조각조각에서 작지만 나름의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고 한다.깨져 산산조각난 종일지라도 종이 지닌 본래의 속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꿈이 산산조각 나고 삶 자체가 파산될 수도 있다.그러나 조각 난 절망의 파편을 꿰맞추어 다시 꿈을 복원시킬 수도 있겠으나, 조각난 꿈의 파편을 수습해 그 자체의 삶을 부여안고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절망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견디어도 좋을 일이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고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시인은 이 말씀을 평생 가슴에 품고 힘들고 지칠 때마다 꺼내보며 위로와 용기의 거울로 삼았다며서 강연 때마다 말하곤 한다.삶에서 불행이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산산조각 난 절망적 상황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건 또 다른 삶의 방식으로 나를 이끈다.‘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이 시는 절망의 늪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가게 하는 묘한 주술 같은 리듬을 갖고 있다.하지만 머리로는 이해되는 아포리즘이긴 하나 솔직히 얼른 가슴에 와 닿지는 않는다.그렇더라도 위기의 순간, 개박살이 나서 주저앉고 싶은 순간에 누군가에게 한 편의 시가 삶의 지침이 되고 위안이 되고 다시 살아가는 힘을 준다면 누구에겐들 좋은 시라 아니할 수 있으랴.

열두 척의 배와 이순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는 상황에서 일본은 대한민국과 경제전쟁을 불사할 태세다. 국난이란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열두 척의 배와 이순신’을 끌어대는 것만 봐도 우리가 정말 국난에 처하긴 한 모양이다.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해법을 찾고자 한다면 똑바로 알고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다.비교·비유도 제대로 해야 한다. 비교·비유는 복잡한 사안의 정곡을 찔러 문외한의 이해를 돕기도 하지만 그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무릇 만사가 대강 그렇듯이 비교·비유도 최소한의 한계는 존재한다. 전혀 다른 상황을 견강부회로 끌어와 얼치기로 비교·비유하게 되면 선량한 사람을 속이려 한다는 의심을 받는다.지금 상황에서 열두 척의 배를 거론하는 의도는 대충 짐작된다. 최근 상황과 열두 척만 남았던 임진왜란 당시의 위기상황을 유사하게 본 모양이다.그렇게 말한 사람은 자신을 이순신으로 생각한 듯하다. 의병을 일으켜 죽창으로 왜병을 물리치자고 선동한 사람도 있다. 언뜻 보면 그럴싸해 보인다. 그렇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얼토당토않다. 후세 사가들에게 창피당하기 십상이다.1597년, 명과 왜의 강화회담이 결렬되자 왜군이 다시 쳐들어왔다. 이순신은 백의종군하고 있었다. 선조의 무지한 부산포 진격 명령에 불응했다는 이유였다. 원균이 후임 수군통제사였다.원균의 조선 수군은 칠천량에서 대패하고 겨우 열두 척의 병선만 남았다. 원균은 전사하고 병사들은 흩어졌다. 열두 척의 배는 누란의 위기에 고립무원, 그런 상황이다.선조는 이순신을 다시 수군통제사에 재임용했다. 이순신은 열두 척의 병선과 빈약한 병력을 수습해 명량에서 133척의 적군과 맞서 싸웠다. 무려 31척을 쳐부수고 대승했다. 명량해전은 조선 수군을 재정비하는 역할을 한 중요한 싸움이었다. 이를 기회로 장병들이 다시 모여들었고, 군진의 위용도 다시 갖춰졌다. 단시간에 수군을 재정비하고, 제해권을 장악했다. 이순신이 나라를 구한 영웅담이다.열두 척의 배만 남도록 조선 수군을 위기로 몬 사람은 선조를 위시한 위정자였다. 지금의 위기상황에 열두 척의 배를 대입하려고 한다면 누가 어떻게 이 위기상황을 조성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대북제재 완화 시도와 사드 배치에 대한 미온적 조치 등 일련의 친중연북 정책으로 한미동맹을 균열시키고, 위안부 합의 파기와 징용 배상 판결로 일본과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다. 게다가 중국의 몽니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해 국제적 놀림감이 된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위정자가 지금의 국난을 불러들인 면이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그 장본인이 ‘열두 척과 이순신’을 운운하는 것은 상황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선조나 원균이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있으니 승리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상황이다.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통제 불가능한 외생변수는 그냥 두고 통제 가능한 내생변수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승리의 요체다. 이순신의 등용이 그것이다.지금 상황을 열두 척에 대비했다면 선조와 원균은 그 잘못을 즉각 인정하고 이순신을 다시 불러오는 일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지금의 국난을 수습할 이순신을 찾는 일이 사안의 핵심이다.이승만과 박정희를 조커로 써먹을 통찰력과 심미안이 필요하다. 혼란한 해방정국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과 가난한 나라에서 부국강병한 나라를 만들어낸 박정희, 이 두 분은 국난 상황에 내놓을 조커라 할만하다. 지금 이순신으로 내세워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불세출의 위인이다. 열두 척 상황에 이순신이 필요하다면 이승만의 건국 정신과 박정희의 부국강병 정신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답이 나온다.왕이 무능하고 군이 무력해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서고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을 때,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선 민병이 의병이다. 죽창은 병기가 없던 백성이 손쉽게 준비할 수 있는 조잡한 무기다.죽창 의병은 그 정신은 높이 살 만하지만 전력은 아마추어 수준이다. 죽창 의병이 승전했다면 테러와 게릴라전을 응용한 변칙적인 전투를 통해서일 것이다.의병이 백성의 정의로운 기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의병만으로 국난을 극복한 예는 드물다. 의병이 필요할 정도로 나라가 개판이라면 책임 있는 위정자는 의병과 죽창을 거론할 자격조차 없다. 지금은 의병이 봉기할 성질의 국난도 아니다. 부끄러운 일이다. 시비지심이 없다면 최소한 수오지심은 가져야 한다.

다를 뿐 틀린 건 아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야구왕 베이브 루스, 나폴레옹, 레오나르도 다빈치, 노벨상 2회 수상자 큐리 부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캐릭터 네드 플랜더스,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지미 헨드릭스.이들 10명의 공통점은 뭘까? 왼손잡이라는 사실이다. 2013년8월 타임지가 꼽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왼손잡이 ‘톱10’이 이들이다. 타임지 뿐만 아니라 해마다 8월이 되면 각종 매체에서는 왼손잡이에 관한 내용들로 넘쳐난다. 8월13일이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은 왼손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한 활동의 하나로 ‘왼손잡이 협회’(Left-Handers Club)가 1976년 제정한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왼손잡이는 힘없는 소수자였다. 오른손잡이들이 보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편견이 있었다. 왼손잡이 자녀에겐 왼손을 묶어놓고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까지 오른손잡이로 바꾸려 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왼손으로 숟가락을 들기라도 하면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군”이라며 측은해하기도 했다.어쨌든 왼손잡이의 날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동안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일단 ‘왼’이라는 말부터 부정적이다. ‘왼’의 원형은 ‘외다’로 사전적으로 ‘그르다’의 옛말이다. 반면 ‘오른’은 ‘옳다’라는 말에서 나왔다. 오른쪽을 바른쪽이라고도 하는 이유다. 왼손잡이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영어에서도 오른쪽을 뜻하는 'right'는 옳은, 정당한, 곧은 등의 의미를 가진다. 반면 왼쪽인 'left'는 쓸모없다는 뜻의 ‘lyft’에서 파생한 말이다.그러나 내가 오른손을 쓴다고 해서 왼손을 쓰는 사람을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또 대다수가 오른손잡이라고 해서 무조건 ‘왼손잡이는 나쁘다, 그러니 오른손을 써야한다’고 강요할 수도 없는 법이다. 세계 왼손잡이의 날을 제정한 숨은 뜻도 같으리라 짐작해본다. 왼손잡이가 세계 10%의 마이너리티라고 해서, 90%의 오른손잡이가 보기에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오른손이 익숙하고 다른 사람은 왼손이 익숙할 뿐이다.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요즘 이 둘을 너무 혼동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다른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틀린 것이라고 몰아세우는 경향을 너무 자주 봐서일 게다. ‘나와는 생각이 다른 너는 틀렸다’라고 단정적으로 취급해버려서다. 무서운 세상이다.다름을 틀림으로 보는 경우는 요즘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정치판이 더 그렇다. 호불호가 워낙 뚜렷하다 보니 아주 쉽게 나와는 다른 의견을 틀린 것이라 간주해버린다. 문제는 그 판단도 자의적으로 내리고 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생각 혹은 판단과 같지 않으면 틀린 것이라 단정해버린다.더 큰 문제는 이게 심해지면서 상대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고 철저하게 배척하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권의 현주소다. 틀리다고 생각하면 애초에 이해할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지만 다르다고 생각하면 이해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된다. 서로 헐뜯고 싸우게 되는 것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비록 정치권뿐만은 아니다. 온 사회가 마치 분노조절장애라도 생긴 듯 서로 으르릉댄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비로소 어울림이 생긴다는 걸 왜 모를까. 오른손잡이가 오른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듯 왼손잡이라서 왼손만 쓰는 것도 아니다. 전설의 왼손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도 코드를 잡는 오른손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전쟁터에선 오른손에 들고 있는 칼뿐만 아니라 왼손에 들고 있는 방패도 중요한 법이다.똑같은 목표를 두고 방법론이 다르다고 해서 ‘난 맞고 넌 틀렸다’고 몰아세우는 건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다. 더군다나 적 앞에서는 말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금은 일본과 경제전쟁 중이다. “왼손을 써야 이긴다”, “틀렸다 오른손을 써야 이긴다” 하는 싸움에 힘을 뺄 수는 없다. 항일(抗日)이든, 반일(反日)이든, 극일(克日)이든 방법이 다름을 인정하고 양손을 함께 써야 이길 수 있다.

일 규제 맞서 ‘100대 핵심소재’ 5년 내 자립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백색국가) 배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발표됐다.정부는 5일 그간 일본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100대 핵심 전략 품목을 선정, 5년 내 공급 안전성을 확보해 나간다고 발표했다. 또 경쟁력위원회를 신설하고, 소재·부품특별법을 장비까지 확대해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7조8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를 무력화시키고 향후 일본의 해외부품 시장을 균점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번 대책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평가된다.“국가 경제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구체적 큰 그림이 이제서야 그려지나”하는 답답함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국민과 경제현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킨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첨단 소재·부품 국산화 대책 실행에는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선진국과의 기술력 차이 때문이다. 또 핵심부품을 손쉽게 해외에서 조달하는 국제 분업체제에 익숙해진 우리기업들의 체질 개선도 쉽지않은 과제다.앞으로 기업들이 현장에서 효과를 실감할 수 있도록 내용과 실행계획을 다듬어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산업구조 개편과 함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중재가 현실성 있는 하나의 해법이다.일본의 경제보복이 국제무역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현재 일본·독일 등 일부 국가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파병 등도 미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전략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또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파기문제와 함께 독도 방어훈련을 강행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안보나 군사분야의 카드를 꺼내는 것은 사안의 특성에 맞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정경두 국방장관은 5일 지소미아와 관련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폐기는 ‘북한 핵’이라는 공동의 적을 눈앞에 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독도방어 훈련은 이달 중 실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본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영토 주권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