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얼굴은 무엇인가

당신만의 얼굴은 무엇인가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필자에게 수술을 받은 젊은여성 환자가 오랜만에 나를 찾아왔다고 한다.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진료실에서 만났다. 그런데, 예전의 얼굴이 아니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낯설다.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서 예전, 수술할 때의 사진 자료를 뒤져서 찾아보았다. 예전에는 통통하고 생기가 가득한 자연스러운 얼굴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많이 변해 예전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내심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보았다.첫 수술을 하고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도 수술이 잘 되었다고 좋은 이야기를 해줘 힘을 얻어 더 할 게 없나 싶은 욕심이 마음속에서 생기더라는 것이다.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상담을 했는데, 얼굴이 너무 커서 줄여야 한다는 등 온갖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그래서 얼굴이 작아지는 안면 윤곽수술을 이것저것 연이어서 하게 되었다고 했다. 턱, 턱끝, 광대뼈 등을 줄여주는 수술을 하게 되었고 이 후 작은 얼굴이 오똑해져야 보기에 좋다고 이마, 코 수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얼굴은 작아지고 마치 인형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러나, 얼굴 표정은 굳어져 버리고 피부의 감각은 이상하게 되어서 마치 두꺼운 석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되었다고 한다. 이 모습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견딜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수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민스러웠다. 손을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마지막 수술을 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제는 수술 같은 것은 더 이상 생각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가끔 이런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만날 기회가 있다. 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그런 얼굴 모습의 특징을 보면, 볼록 튀어나온 이마. 일자로 처져서 움직이지 않는 진한 눈썹. 놀란 듯이 보이는 눈동자, 아래로 처져 내려온 아래눈꺼풀과 부자연스럽게 너무 큰 애교살, 보형물이 피부로 비쳐 보이는 콧대와 들창코처럼 들려서 콧구멍이 드러나 보이는 코. 통통해진 볼살. 너무 많이 깎아서 ‘개턱’이 되어버린 얼굴 윤곽. 입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할머니처럼 보이는 모습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모습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자세히 이야기해보면, 자존감이 부족하고 남의 이목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 중에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자 끊임없이 자신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다.그러다 보니 귀도 얇아져서 남들이 하는 이야기, ‘눈 수술하면 좋겠다.’ ‘코 수술하면 좋겠다.’ 같은 말에 쉽게 혹해서 자신에게 필요하지도 않는 수술도 별 고민 없이 하는 경향이 있다.가끔 친구 따라 병원에 갔다가 친구가 하는 것을 보고 대뜸 수술대에 누워서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후 서로 비슷한 모습이 되어 자연스러운 자신만의 개성이 없어졌다고 후회하는 경우도 이런 경우와 다르지 않다.그렇게 계속 수술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좋은 말을 해 주던 사람들도 점점 어색하게 변하는 모습에 멀어지게 된다. 그 후부터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대인관계도 예전같지 않아져서 어려워지고 점점 외톨이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이런 환자들을 만나다 보니 진료실에서 사람들이 ‘내 얼굴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오면 해 주는 이야기가 있다. ‘가장 당신다운 얼굴은 무엇입니까’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한데, 얼굴 전체의 모습을 단순히 거울로만 보지 않고,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얼굴 전체의 크기, 비례, 좌우대칭여부 등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사람의 심리상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면, 자신이 보고 싶은 모습만 보인다고 한다. 정확한 사진을 보여주면 ‘내 얼굴이 이렇게 생겼나요’라고 하면서 어색해한다.하지만, 이것이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객관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서 어떻게 변화를 주는 것이 좋은 것인지를 고민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그 속에 숨어있는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내 남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아름다움으로 만들 때, 자신만의 얼굴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현명함이 아닐까.

여름도 떠나고 말면 / 정완영

여름도 떠나고 말면/ 정완영번개 천둥 비바람도 한 철 잔치마당인데잔치 끝난 뒷마당이 더욱 적막하다는데여름도 떠나고 말면 쓸쓸해서 나 어쩔꼬//무더운 여름 한 철 나를 그리 보챘지만그 여름 낙마(落馬)하고 텅 비워둔 하늘 아래푸른 산 외로이 서면 허전해서 나 어쩔꼬- 시조집 『시암의 봄』 (황금알, 2011).........................................................백수(白水) 정완영 시인께서 타계하신지 3년이 되어 그제(8월27일)가 선생의 3주기였다. 3년 전 그 뜨거운 여름을 다 견디고 막 한숨을 돌릴 즈음 부음을 들었다. 백수(白壽)를 누리실 줄 알았는데 이태를 앞두고 안타깝게도 우리들 곁을 떠나신 것이다. 1919년 기미생인 선생께서는 내 아버님과 갑장이신데 내 아버지보다 27년을 더 건강하게 장수하신 셈이니 선생의 향년은 백수나 다름없다. 선생은 20대부터 시조에 뜻을 두고 시창작과 동인활동을 해오다가 한국전쟁 때 고향인 김천으로 피난을 와 ‘백수사(白水社)’라는 문구점을 차렸었다.이때 동네사람들이 그를 ‘백주사(白主事)’라 부르곤 했는데 선생의 호가 된 연유가 아닌가 짐작된다. ‘백수(白水)’는 김천의 ‘천(泉)’을 나눈 것으로 깨끗한 물, 오염되지 않은 물이 되어 세상을 정화코자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선생은 1960년 ‘해바라기’로 국제신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지만, 그 자신 등단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삶 속에서 시를 즐기고자 했다. 그런 백수의 모습에 주변의 지인들이 더 답답해했고, 결국 백수의 처남이 몰래 신문사에 작품을 출품하여 당선된 것이라고 한다.선생의 이력 가운데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고향에서 보통학교를 다닌 것 말고는 특별한 학력이 없다는 것이다. 공부 대신 방방곡곡 유랑 생활로 스스로 깨우치면서 감성을 가슴에 담아왔던 게 문학의 밑천이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선생의 시는 솔직담백하여 꾸밈이 적다. 선생께서는 진정한 시인이 되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노력해야 하는가를 몸소 후학들에게 보여주신 분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시조에서 가람 이병기와 노산 이은상을 맨 앞에 둔다면 그 뒤를 이어 김상옥과 이호우 그 다음에 백수를 세우는 것이 거의 상식처럼 되어 있다.이는 현대 시조의 초창기, 계승기, 완성기의 맥락과 통하며 상징적으로 시조의 초장, 중장, 종장과도 비슷하다. 선생은 평소 시조에서 종장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시의 윗부분이 수석이라면 마지막 시조의 종장은 수석의 받침돌이라고 했다. 아무리 명석이라도 받침대가 좋지 않으면 명석이 될 수 없다. 받침대처럼 종장에서 위의 시를 딱 떠받쳐야 명시가 된다는 것이다. 이 시의 종장도 그러하다. ‘여름도 떠나고 말면 쓸쓸해서 나 어쩔꼬’ ‘푸른 산 외로이 서면 허전해서 나 어쩔꼬’ 그 귀결점이 눈물겹다.선생께선 마지막 생의 이별을 고해야할 지점을 알고 계셨던 것이다. ‘번개 천둥 비바람’ 잔치도 끝난 마당, 이 풍진 세상에서 이제 살 만큼 살았다는 듯 스스로 몸에 힘을 스르르 빼셨던 것이다. 예전 문교부장관 국회의장을 두루 지낸 민관식씨는 2006년 89세로 타계하기 전날에도 테니스를 3게임이나 치렀을 정도로 체력이 탁월했다. 그런 체력이야 언감생심이기도 하겠지만, 그렇게는 말고 나도 세상 떠나는 날 강민 선생이나 백수 선생처럼 조금은 쓸쓸하고 헐렁하게 잠시 의식을 잃고서 스르르 힘을 빼고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30, 그들의 마음 누가 다스려주나

2030, 그들의 마음 누가 다스려주나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며칠 전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만 15~29세 청년실업률은 9.8%를 기록했다. 역대 7월 수치로는 1999년 7월(11.5%)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대략 청년 10명 중 1명은 통계상으로 실업자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이 체감하는 실업률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난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의 비율을 따지기 때문이다. 육아나 가사, 심신장애, 취업준비자, 진학준비, 군인, 군입대 대기 등에 해당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자로 분류하지 않는다. 비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하면 청년의 실업률은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보다 2배 차이가 난다. 실제 이들 청년층의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23.8%로 전년 동월대비 1.1%포인트나 상승했다.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아 말 그대로 ‘청년고용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수치대로라면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높아지는 취업 문턱 때문에 아예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구직활동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구직포기 청년이 21.6%로, 1년 전보다 2.1%포인트 올랐다. 반면 구직활동을 하는 비율은 13%로 2.4%포인트가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청년고용을 유지시키고 있는 통계마저도 예산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 대표적이다. 재작년 48억 원짜리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이 제도의 올해 예산은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자금사정이 여의치않은 중소기업들은 이 제도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아 지원금이 끊기면 대규모 실업사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의 ‘직접 일자리사업’도 효과없이 재정 낭비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 참가자들의 이후 1년간 취업 유지율은 7.8%. 이 사업에 참가한 100명 중 8명만 사업 참가 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했다는 것은 대부분 재정지원이 끊어지면 다시 실업자가 된다는 말이다. 단순 아르바이트 수준의 업무만 시키다보니 세금으로 만드는 ‘알바천국’이라는 자조섞인 말들도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대 우울증 환자가 2014년 4만9848명에서 지난해 9만8434명으로 최근 5년간 배 가까이 늘어났다. 20대 불안장애 환자도 2014년 3만7100명에서 지난해 6만8751명으로 배 가까이 많아졌다. 특히 지난해 20대 우울증 환자는 전년 대비 29%, 불안장애 환자는 20% 늘어났다. 최근 두 질병 모두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지만 요즘 청년들의 박탈감과 상실감은 심각하다.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 실업률, 끝이 안보이는 경기 침체도 앞으로 이들이 안고 나가야 할 여건이다. 야속하게도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고 취직하기 어려운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구하려고 해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최저임금 쇼크에 자영업자들마저 직원을 줄이고 있으니 청년들의 고통만 심해졌다. 밤새워 가며 공부하고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도 해보고, 열정을 쏟아부어 봐도 현실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필기시험 한번 거치지 않고 외고와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들어간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에 대한 ‘불공정 의혹’에 청년들의 마음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그 과정에 외고 2년생이 2주간의 인턴생활로 대한병리학회지 논문의 제1저자가 되고, 두 번씩이나 낙제를 해도 장학금을 몰아주고… 이들은 지금 분노한다. 공정한 경쟁과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결과가 상식이 되는 사회를 꿈꾸며 촛불을 들었던 청년들이 화가 나있다. 특히 정의와 공정을 그토록 강조하던 그가 공정함에는 묵묵부답인채 법적으로 하자가 없지않느냐는 말로만 대응하고 있는 선택적 정의에 분노하고 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믿음, 이 믿음이 무너진 청년들이 화가 나있다. 손쉽게 스펙을 쌓고, 그 스펙을 이용해 대학을 가고, 장학금을 받는 ‘그들만의 리그’에 끼지 못하는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 서울대교수도 아니고, 고위공직자도 아니면서, 재산도 75억을 모으지 못한 이 땅의 보통의 부모들 역시 단단히 화가 나있다.

육지 속의 교통 섬 영양군의 ‘통곡’ 외면할 텐가

지역에 ‘통곡위원회’라는 이름도 괴상한 단체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통곡위원회’는 경북 영양지역 시민단체가 만든 이름이다. 낙후된 영양군의 도로 등 환경을 군민들이 ‘통곡(痛哭)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지었단다. 얼마나 통한이 됐으면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영양군민들의 애절함이 지역민들의 가슴을 친다.경북 영양지역 7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국도 31호선 개량을 위한 영양군민통곡위원회’는 지난 26일 영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양군 서부리에서 청송군 월전리를 잇는 국도 31호선 16㎞ 구간에 대한 조속한 선형 개량을 촉구했다.위원회는 또 군민의 마음을 담은 호소문을 청와대와 국회, 정부 등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영양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차로가 없는 지자체다. 그마저도 낙석과 선형 불량 등으로 인해 군민들은 안전에 위협을 느끼며 굴곡진 도로를 이용해왔다. 옷 한 벌 사고 병원 한 번 가기 위해 인근 지자체까지 1시간 이상 가야 했다. 열악한 도로 여건 때문에 영양군은 수십 년 째 낙후지역과 오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주민들은 이 같은 상황에 분노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어 통곡위원회까지 만들어 대국민 호소에 나선 것이다.영양군은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누리고, 교통 인프라 확충과 교통복지 향상을 위해 31번 국도 청송과 영양 구간을 4차로로 확장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해 놓고 있다.하지만 청송~영양~봉화~태백에 이르는 국도 31호선 구간 중 봉화~태백 도계 구간 등 영양 인접 지역은 도로 개선 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지만 영양 구간은 전혀 손도 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영양은 고속도로·4차로·철로 등 주요 교통 기간시설이 없는 전국 유일의 육지 속 교통 섬이다. 도시와 접근성이 떨어져 많은 문화관광 자원이 있지만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이런 이유로 영양군민들은 국도 31호선의 4차선 확장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국도 31호선 구간의 선형개량 요구는 교통량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하는 등 매번 외면당했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은 정부가 경제성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이제 경북도와 정치권이 나서 영양군의 절규를 들어주어야 한다. 정부도 이 도로가 영양 지역민들의 생명줄임을 인식, 지역 소멸을 막는 균형발전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예산을 반영, 지역민들의 소망을 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영양군민들이 더 이상 통곡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청소년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 대구

청소년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 대구강창원대구청소년수련시설협회 사무국장청소년국제교류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이번 행사는 매년 방학이 되면 대구시와 자매·우호도시 협정을 맺은 도시의 청소년들이 상대국을 방문하여 홈스테이를 하며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성장의 시간을 갖는 행사이다.그동안 대구는 잇단 대형 사고로 인해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와 제반 인프라 부족으로 관광매력도가 가장 낮은 도시였다. 이에 대구시는 관광을 통한 도시이미지 제고 노력을 기울여 결실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역대 최고 기록은 이를 방증한다.하지만 대구시의 이런 국제적 관광도시라는 모습과는 달리 젊은 세대에게 비춰지는 대구의 이미지는 다소 거리감이 존재한다. 특히 대구하면 기타 광역시와 다르게 인터넷에 부정적인 특정 단어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이는 10대를 비롯한 2,30대 청년들에게 두드러진다. 하지만 대구는 2·28운동을 비롯해 국채보상운동 등 빛나는 정신문화의 발상지이다. 또한 뮤지컬, 오페라 등 문화예술과 축제가 열리는 생동감 있는 도시이기에 그런 부정적인 지칭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대구에 대한 국내 이미지 개선의 한 방법으로 청소년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 조성도 한 방법이다. 실제로 2017년 대구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요구조사에서 청소년들은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국내여행을 꼽고 있다. (2017년 대구 청소년정책지표 조사)그러나 지난해 강릉에서 수능을 마치고 여행 온 고교생들이 허술한 보일러 시공과 관리로 사망한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에는 여행을 다니는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묵을 수 있는 숙소가 마련되어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구 또한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청소년 숙박시설인 유스호스텔이 도시 외곽에 있어 교통문제로 청소년들이 이용하기에 다소 불편하다. 하지만 최근 대구 도심에 게스트 하우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특히 청소년들이 함께 향유하는 광장은 근대 정신문화 발상지인 대구가 청소년 문화의 발상지가 되는 근간이 될 것이다. 대구시의 청소년들에 대한 믿음과 따뜻한 시선은 청소년문화의 발상지로서의 역사로 화답할 것이다. 이번 청소년국제교류 또한 이런 따뜻한 시선을 함께한 시간이었고 참가 청소년들 또한 몰라보게 성장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국제도시로서의 대구의 매력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경안리에서 / 강민

경안리에서/ 강민“이놈의 전쟁 언제나 끝나지. 빨리 끝나야 고향엘 갈 텐데.”/ 때와 땀에 절어 새까만 감발을 풀며 그는 말했다/ 부풀어 터진 그의 발바닥이 찢어진 이 강산의 슬픔을/ 말해 주고 있었다/ (중략)/ 희미한 등잔불 밑에서 우리는 같은 또래끼리의/ 하염없는 얘기를 나누었다/ 적의(敵意)는 없었다/ 같은 말을 쓸 수 있다는 행복감마저 있었다/ 고급중학교에 다니다 강제로 끌려나와 여기까지 왔다는/ 그에게 나는 또 철없이 말했었다/ “북이 쳐내려오니 남으로 달아나는 길” 이라고/ 적의는 없었다/ 우리는 서로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 (중략)/ 그리고 새벽에 그는 떠났다/ “우리 죽지 말자”며 내밀던 그의 손/ 온기는 내 손아귀에 남아 있는데/ 그는 가고 없었다/ 냄새나고 지치고 더럽던 그의 몸과는 달리/ 새벽별처럼 총총하던 그의 눈길/ 1950년 8월 경안리/ 새벽의 주막 사립문가에서 나는 외로웠다- 시집 『외포리의 갈매기』 (푸른사상, 2014).........................................................경안리는 경기도 광주를 끼고 흐르는 경안천 주변의 동리 이름이다. 1933년 서울태생인 강민 시인은 18세에 한국전쟁을 겪었다. 1950년 8월이면 경기도는 물론 대구 부산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인민군에 의해 점령당한 상황이다. 유엔군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력의 열세로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하지 못해 8월1일에는 낙동강전선까지 후퇴한다. 8월 내내 낙동강 방어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8월18일엔 부산으로 임시수도를 옮겼다. 뒤늦게 피난길에 오른 시인은 경안리 한 주막에서 우연하게 또래의 북한군 병사를 만난다.시인은 지친 북한군 병사와 주막의 ‘희미한 등잔불 밑에서’ 밤을 밝히며 ‘하염없는 얘기를 나누었다’. 서로 적의는 없었다. 북에서 고급 중학교에 다니다 강제로 끌려나왔다는 그에게 “북이 쳐 내려오니 남으로 달아나는 길”이라고 속엣 이야기를 털어놓을 정도로 서로 경계 없이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 서로 쳐다보며 피식 웃었을 뿐이었고, 그도 “이놈의 전쟁 언제나 끝나지. 빨리 끝나야 고향엘 갈 텐데.”라며 전쟁의 향방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만 가득했다. 도무지 이념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서로 연민하는 가운데 전장에서 꽃피운 순수한 우정이었다. 문단에서 ‘마지막 휴머니스트’로 불렸던 강민 시인은 작고하기 직전까지도 그때 일을 오롯이 떠올리며 그 북한군 병사를 궁금해 했다. 그도 나처럼 그날 밤을 기억하고 떠올릴 때도 있을까 내내 궁금했던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꽃도 피우기 전에 전장에서 뼈를 묻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소망은 어디서 날고 있나’ 통일의 꿈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으나, 이제 저 하늘에서 ‘경안리’ 친구와도 재회하고 먼저 가신 부인과 그리운 친구들과도 다시 만나 긴긴 회포를 풀 것이다.어쩌면 강민 시인이 ‘경안리에서’ 만난 북한병사는 씻겨놓으면 정해인 처럼 귀여운 꽃미남일지도 모른다. 강민 시인처럼 맑은 모습의 로맨티스트로 살다가 비슷한 시기에 세상을 떠났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오랜 외로움의 해원이 이제야 풀려 ‘새벽별처럼 총총하던 그의 눈길’과 조우하게 되는 것이다. 못 다한 우정을 나누고 남과 북의 동질성도 비로소 회복되었으리라. 강민 시인의 생전 그 염원이 이 지상에서도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

이웃과 잘 지내는 법

이웃과 잘 지내는 법오철환객원논설위원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에 대하여 대한민국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구사했다. 백색국가 제외로 대응하고, 한술 더 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파기하였다. ‘너 죽고, 나 죽자’ 식이다. 화끈하고 시원하다. 그렇지만 갈등이 해결될 기미는 없다. 일본도 한심하긴 하지만 남의 나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순 없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편에 서서 훈수를 떠보는 일은 의미 없진 않을 것 같다.일본이 백색국가 제외를 결정한 이유로 든 건 화학무기 제조나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 불화수소다. 그 논리는 간단하다. 불화수소를 평소 물량보다 훨씬 더 많이 사갔는데, 그 행방이 묘연하다.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안보상 이유로 전략물자 수출을 심사하겠다. 이건 WTO 위반이 아니다. 견강부회로 명분을 급조한 감은 있지만 논리는 된다. 대한민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일본의 백색국가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젠 믿을 수 없으니 다른 국가와 같이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막연한 정황만을 트집 잡아 수출할 때마다 일일이 심사해보고 그 허가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말이다.사법적 판단 내지 정치·외교적 사안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보는 입장에선 가히 흥분할 만하다. 글로벌 밸류 체인으로 묶여 복잡하게 뒤엉켜서 돌아가는 자유무역체제하에서 정치·외교적 문제로 경제보복을 감행하는 일은 비열한 짓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그 본심이 무엇이든 간에 외형상 안보불신을 명분으로 경제보복을 당했다면, 그 명분에 대한 성실한 해명이 필요하다. 일본이 의심하는 전략물자 수입 분에 대한 사용실태와 재고를 상세히 알려주고, 그 의심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협상의 실마리가 풀린다. 그런 절차도 없이 감정적으로 맞대응한 조치는, 순진한 건지 무능한 건지, 적절하게 대처한 건 아닌 것 같다. 격분한 상태에서 판단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칭기즈칸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일본이 선공했기 때문에 보복 차원에서 똑같은 제재를 한 것이 되었다. 일본 주장처럼 WTO 규약 위반일 수 있다. 덫에 걸린 꼴이다. 안보불안으로 인한 제재는 WTO 규약 위반이 아니라는 일본이 뺨을 때리고 싶도록 얄밉긴 하다. 그렇지만 계속 당하고 화만 낼 게 아니라 일본의 영리한 면모도 배워둘 필요도 있다.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죽창 의병’과 ‘이순신의 열두 척’을 거론하며 일제 불매와 반일을 선동하며 국민을 갈라 친 전략은 거의 초등학생 수준이다. 명분으로 내세운 이유를 성실히 해명하고 물밑으로 본심을 공략하는 세련된 대응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일본의 제재는 올 초부터 벌써 예견된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대책도 없이 손 놓고 있다가 보복을 당하고 나서 허둥거리며 국민의 뒤로 숨는 모습은 정말 무능하고 못났다.국민들이 흥분하여 일제 불매와 반일을 선동하더라도 정부는 냉정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흥분하면 진다. 낭창하게 대응해야 이긴다. 일본이 수출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일일이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협상과 동시에 관련 기업에게 당장 도움이 필요한 조치를 해주고, 보란 듯이 대일 투자와 협력을 더욱 돈독히 하도록 장려하는 등 통 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한수 위의 대응방법이 아닐까. 이런 고수가 상대방을 더 자극할 수 있다. 글로벌 초연결사회에서 소재·부품·장비 등 모든 부문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폐쇄적 독립경제체제는 퇴행적 시스템이다. 글로벌 밸류 체인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국제 분업 생태계에서 수직 계열화를 갖추겠다는 생각은 원시적 사고다. 국가 간 경제전쟁을 불가능하게 하는 묘책은 상호 긴밀히 밀착하는 것일 수 있다. 상호 의존성이 높은 개방경제가 경제전쟁을 원천봉쇄하는 최선책이다.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지원하는 인위적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가 마음먹은 대로 다 할 수 있다면 세상에 못사는 나라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국제 분업은 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최선이다. 기업이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다. 국가는 인력개발과 기초과학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기업은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식의 역할분담이 장기적 해법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이웃을 바꿀 수 없다면 서로 돕고 협력할 일이다. 분노는 후회를 낳고, 용서와 배려는 상생으로 이끈다. 이웃과 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조국과 촛불 드는 대학생들

대학입시 취재는 늘 긴장됐다. 전 국민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1990년 중반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과 성적표가 나올때 바짝 긴장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초·중반은 달랐다. 수시 전형비율이 점차 확대되면서 6월, 9월 모평이 중요해졌다. 실제 수능 당일은 물론 이듬해 서울대 합격자가 발표될 때까지 오롯이 긴장의 끈을 풀지 못했다.그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했다. ‘너 지금 대학을 간다면 인 서울(In seoul-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할 수 있겠나?’라는 물음이다. 대답은 금방 나왔다. ‘자신없다’고 말이다.참고로 기자는 84학번이다. 한번의 시험 성적과 체력장 점수를 합산해 대학을 지원했고 자기소개서도, 논술도 없었다. 면접에서는 지원동기와 대학생활에 대한 포부를 묻는게 고작이었다.그때도 지금처럼 수많은 전형의 수시와 논술, 사고력을 요구하는 대입이었다면 물론 선생님들은 무척 열심히 우리를 가르쳤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 공부만으로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어마무시한 사교육 시장이 확인해준다.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논란이 2주째 정치를 블랙홀로 빨아들이고 있다. 대통령도 아니고 장관 임명을 두고 이렇게 갈려 다투는 나라가 또 있을까.조 후보자는 야당과 보수 우파 언론의 파상 의혹 제기에 처음에는 “제도와 법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곧이어 웅동학원과 사모펀드의 사회환원을 발표했다. 20대 젊은 대학생의 촛불 집회가 있은 주말에는 사실상 사과와 함께 “사회개혁을 향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겨냥,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싸움은 여야 청문회 협상과 대법원의 박근혜 국정농단 판결이 예정된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모양이다.논란 초반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두고 내기를 거는 사람들이 많았다. “임명한다는데 장을 지진다”는 표현까지 듣기도 했다. 어차피 임명될 거 뭐 그리 관심둘 거 있냐는 냉소적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의 대입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달라졌다. 우리 국민의 역린, 즉 교육 문제를 건드렸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 사모펀드 의혹에는 좀 놀랐다. 젊은 시절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했던 조 후보자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고수들이 내밀하게 한다는 고수익기업투자 펀드인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다. 조 후보자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떤 마음으로, 그것도 민정수석이라는 고위 공직자가 사모펀드를 했는지 진짜 궁금하다.‘외고-단국대-공주대-고려대-서울대 대학원-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 조후보자 딸의 대입 프로세스와 장학금 논란에서는 주변 고3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떠올랐다.교육기자 때 알게 된 이 딸들은 초·중학교 때 공부를 꽤 잘해 부모들은 딸의 명문대 진학에 공을 들였다. 고입때가 되자 한 명은 내신으로 승부를 걸고자 턱없이 하향 지원했다. 다른 한명은 그래도 부딪혀 보자며 정공법으로 공립 여고를 지원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나머지 한 명은 외고에 갔다. 이들이 부모의 탄탄한 경제력과 정보력, 네트워킹을 십분 활용한 조 후보자 딸의 대입 뉴스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장학금은 성적 우수자를 격려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의 면학을 독려하기 위해 준다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다. 부모가 모두 대학 교수인 유급 위기 학생에게 면학을 독려하고자 장학금을 주었다는 것은 교수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그 장학금을 받아온 것을 개의치 않았다면 그 또한 정의와 공정을 외쳐온 조 후보자의 궤적과 많이 다르다.강한 자, 혹은 기득권자에게 앞서 친절하고 약한 자에게는 고약하게 대하는 모습을 볼때가 많다. 진리를 탐구한다는 대학에서 벌어진 그들만의 리그(친절을)를 보면서 평범한 흙수저들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정녕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아가 한창 취업과 미래를 품어야 할 대학생들이 장관 한명 때문에 촛불을 들어야 하는 현실은 더 안타깝다.

이월드 사고, 소 잃었어도 외양간 고쳐야 한다

경찰의 아르바이트생 다리 절단 사고를 낸 대구 이월드에 대한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경찰은 지난 23일 이월드를 압수수색했다. 이어 이번 주부터 이월드 직원들에 대해 소환 조사에 들어갔다. 빠르면 금주 중 수사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기기 조작 직원과 관리직원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입건이 유력시된다.이월드는 그동안 워터파크 조성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다리 절단 사건으로 주춤해졌다.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단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파크도 안전이 우선이다. 대구시는 이월드의 안전 보강 등 조치를 봐가며 워터파크 허가 여부도 고민해야 한다.이월드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휴장에 들어간다. 놀이시설 점검과 안전교육을 위해서라고 한다. 안전 점검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이월드는 사고 위험이 상존한 시설이다. 그런데도 안전 대책을 외면해 다리 절단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직원들의 안전교육 일지까지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이 사고를 계기로 비정규직 실태도 낱낱이 드러났다. 이월드는 편법 고용도 일삼았다. 비정규직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최대 11개월까지만 고용하는 등 1년 미만으로 고용하는 꼼수를 부렸다. 당국의 관리 감독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지난 2013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전국적으로 3명 이상 숨진 산업재해는 모두 28건으로 109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93명이 비정규직이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김용균 법이 제정됐지만, 아직도 많은 비정규직들이 위험한 현장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번 이월드 사고로 김용균 법 제정의 취지가 무색해졌다.이월드의 전체 놀이기구 29종 중 20년 이상 지난 놀이기구가 전체의 72%인 21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간 2회 점검하는 기종만 15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그런데도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검사 항목에 놀이기구 내구연한과 부품 교체주기 규정이 없을 정도로 노후 놀이기구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관련 법규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이월드 측은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국내 최고의 놀이시설 안전 전문가를 선임하고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했다. 30억 원 이상 들이는 안전시설 개선 계획도 내놓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외양간을 새로 고쳐야 한다.고용노동부는 적절한 안전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놀이공원의 안전 사고는 더 이상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육상풍력 활성화 방안 주민 반발 대책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환경과 공존하는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아울러 향후 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육상풍력을 보급 확산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풍력발전은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고 산업적으로도 우리의 주력산업인 조선, 해양플랜드, ICT 등과 연계되어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유망한 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 풍황·환경·산림·규제정보를 업데이트하고 통합하는 한편 내년 말까지는 해상도 향상, 환경규제 등급화, 사업자의 웹서비스 등을 추진한다고 한다.또 그동안 허가가 금지되었던 국유림 내 인공조림지와 숲길에도 조건부 사업이 허가될 수 있도록 국유림법 시행령을 개정해 풍력시설이 보다 환경적이고 안전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구체적으로 인공조림지가 사업면적의 10% 미만으로 포함될 경우 육상풍력사업을 허용토록하고 숲길이 포함된 풍력사업의 경우는 대체 노선 제공을 조건으로 허용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그 범위를 크게 확대한 셈이다.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환경단체 등과 풍력단지조성 예정지 주변 주민들은 환경파괴는 물론 주민들의 삶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는 대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주목된다.이들 환경단체나 주민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 중의 하나인 도시 숲 조성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울창한 산림을 베어낸 산등성이를 깎아내고 콘크리트를 붓고 거대한 구조물을 세우는 것은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청송과 영양군 등 경북지역 일부 주민들도 진동과 저주파, 산림파괴 등의 이유로 수년째 풍력발전시설에 대한 반대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정부 발표에 주민들은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더욱이 풍력발전단지 조성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발전사업(설치용량 3천KM 초과)은 일정 요건만 충족되면 쉽게 허가처리가 된다.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산자부의 전기발전사업 허가 이후 개별 법률 및 지방환경청, 지방산림청, 한국전력 등과의 협의를 거쳐 사업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이에 따라 산자부의 허가 이후 지자체의 개발행위나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나 환경단체 등의 집단 민원은 전적으로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정책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전국 곳곳에서 주민들과의 마찰로 갈등을 빚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신문보는 남자 / 전윤호

신문보는 남자/ 전윤호위성도시로 가는 전철에서/ 손잡이에 매달려 내일자 조간을 읽는 남자/ 반을 접어도 옆사람과 부딪치는 정치면을 두 번 읽는 남자/ 아파트 분양공고 위에 땀방울을 떨구는 남자/ 최고 발행부수의 권위를 신뢰하고/ 독설이 강한 사설에 이마가 조금씩 벗겨지는 남자/ 선거 때마다 고민하면서도 늘상 1번만 찍은 남자/ (중략)/ 네 컷짜리 만화보다도 볼 게 없는/ 어딘지 낯익은 남자-시집『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1995)......................................................................신문은 세상의 현재를 스크린 하여 매일 우리에게 브리핑한다. 요즘은 매체의 다변화로 신문의 비중이 줄어들어 지하철에서 ‘신문 보는 남자’를 목격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신문의 위력은 여전하며 세상물정을 속속들이 알려면 신문을 보아야 한다. 이번 조국 후보자 논란에서도 보듯이 방송에서는 이슈 중심으로만 다루지만 신문은 비교적 상세하게 이를 심층 보도한다. 문제는 세상을 지배하는 그 언론의 기사가 진실한가이며, 기득권이나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의 편에 복무하는가 하는 점이다.신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사는 전통적으로 정치면이다. 한국인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무슨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거나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게임의 관전태도와도 같다. 일부 신문은 이러한 점을 이용해 자극적인 뉴스를 확대재생산하면서 자칫 국민을 호도하기도 한다. 며칠 전 조선일보 사설은 ‘최순실 전두환을 떠올리게 만든 조국 후보자와 가족들’이란 제목으로 조 후보자 일가를 ‘가족소송 사기단’으로 몰았다. 다른 것 다 떠나서 과거 전두환 정권 내내 용비어천가를 불러댄 곡학아세를 기억하는 국민으로서는 비애감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사설이었다.70년대 중반 모 관구헌병대에서 군 복무할 때 부대 내 최고의 꽃보직이 정보반의 정보 사병이었음을 기억한다. 그는 점호와 각종 훈련은 물론 심지어 단체기합에서도 열외였다. 주로 부대 주변에서 사식을 사다 먹으며 부대 식당에는 간간히 나타났다. 잠도 TV를 시청하면서 사무실 침대에서 잤다. 그의 주 업무는 국내에서 발간되는 모든 중앙지와 지역 신문들을 낱낱이 훑어 읽고서는 군 관련 기사를 스크린 하여 특이사항을 반장에게 보고하는 것이었다. 부대 내에서 가장 자유롭고 할랑한 신분이라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도 맘껏 할 수 있었다.얼마 전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청와대에서 나와 잠시 백수 시절 페이스북에서 내게 친구신청을 해왔다. 나로서는 뜻밖의 ‘횡재’라 단박에 수락했다. 대수로울 것 없는 일이지만 어떻게 미천한 내게까지 눈길이 미치고 친구신청을 해온 것인지 궁금했다. 그때 뇌리를 스친 게 바로 그 정보 사병이었다. 짐작컨대 청와대 민정비서실 내에도 그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이 있을 것이고, 지방신문에 연재하는 ‘시 칼럼’도 그 직원의 눈에 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페이스북의 글보다는 일부 마사지 되고 축약도 되었을 것이다.그렇게 간접적으로 내 글을 접했을 가능성을 생각했다. 얼마 전 ‘죽창가’ 논란에도 김남주의 시에 그를 옹호하는 듯한 단상을 쓴 바 있다. 아무튼 지난번 ‘재산 사회 환원’ 기자회견에 이어 이번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면서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사과한 부분은 ‘페친’으로서 일단 반가운 모습이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라’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라’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때는 1963년 8월 28일. 하루가 빠지는 56년 전이었다.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근처. 구름도 거의 없는 맑은 하늘이었다. 25만 시민이 모여들었다. 흑인의 ‘일자리와 자유’를 요구하는 집회였다. 대부분이 흑인이었지만 백인도 5만 명은 되어 보였다.20세기를 대표하는 명연설이 등장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주인공은 마틴 루터 킹 목사였다. 당시 나이 34세. 평화주의자, 흑인 인권운동가로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젊은 목사였다. 이듬해인 1964년, 35세의 나이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4년 뒤, 1968년. 인종주의자의 총탄에 세상을 떠났다. 39세의 여전히 젊은 나이였다. 그의 연설 가운데 몇 대목을 가져와 본다.‘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떨쳐 일어나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리를 우리 모두가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나의 네 자식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는 날이 언젠가 오리라는 꿈입니다. 흑인 소년 소녀들이 백인 소년 소녀들과 손을 잡고 형제자매처럼 함께 걸어가는 꿈입니다.’뿌리깊은 인종차별과 계속되는 살해 협박, 테러에 굴하지 않고 그가 품었던 꿈은 미국인의 꿈이 되었고, 그의 연설은 미국인의 양심을 흔들어 깨웠다. 지금도 유색인들은 물론이고 갖가지 형태의 차별과 억압에 신음하는 이들에게 소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요즘 힘들어하는 청소년들과 아파하는 청년들의 탄식을 종종 듣곤 한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착잡하고 미안한 생각이 크다. 특히 필자를 아프게 하는 것이 있다. 꿈마저 잃어버린 청소년과 청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중고등학생들의 경우는 숨막히는 입시체제가 큰 원인일 것이다. 고등학생 대학생의 경우는 청년 취업난이 워낙 심해서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의 불확실성도 한몫 했을 것이다. 아무리 꿈꾸고 노력한다 해도 이룰 수 없는 구조라며 포기한 청년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아무리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더라도 꿈만은 내려놓지 말라는 것이다. 꿈은 살아 숨쉬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 청소년과 청년에게는 생명이자 특권이기도 하다. 유대인의 지혜서인 탈무드는 이렇게 쓰고 있다. ‘승자의 주머니 속에는 꿈이 있고 패자의 주머니 속에는 욕심이 있다.’미국의 유명 앵커 린다 엘러비의 말도 들어본다. ‘죽은 물고기나 물살에 몸을 맡기는 법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목표를 향해 고통에 맞서고 도전하는 용기야말로 생명의 본질이라는 뜻이기도 하다.역시 백인 우월주의와 싸우다 27년을 감옥에 갇혀 지냈던 만델라. 출옥 후 대통령에 당선되고 결국 인종차별 없는 남아프리카화국을 세우고야 만 만델라.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영광은 넘어지지 않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데 있다.’그렇다. 나는 이 땅의 청소년, 청년들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꿈꾸고 도전하기를 바란다. 이왕이면 이웃과 세계와 인류를 향해 큰 꿈, 아름다운 꿈을 품고 가꾸기를 희망한다. 자신도 행복할 수 있고 이웃도 복되게 하는 꿈을 찾고 키워가길 바란다.아울러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 크고 작은 실패 경험 때문에 의기소침하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생각으로 의연히 대처해 가기를 바란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서는 청소년, 청년이기를 바란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이렇게 말했다. ‘미래는 약한 자에게는 불가능이고, 겁 많은 자에게는 미지이며, 용기있는 자에게는 기회이다.’기성세대들도 청소년과 청년이 꿈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일만큼 소중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넘어져 좌절하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만큼 보람있는 일도 없음을 우리 사회가 깊이 새기기를 희망한다.‘에덴의 동쪽’과 ‘이유없는 반항’이란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2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영화배우가 있었다. 제임스 딘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을 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그가 남긴 명언이다. 필자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한국당, 아직도 정신 못차렸나

홍석봉/논설위원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혼미 상태다. 북한과 일본이 마구 흔들고 미국도 현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안위와 경제 파탄은 뒷전인 채 사법개혁을 명분으로 의혹투성이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밀어붙이고 있다. 한술 더 떠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까지 깨트렸다.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북한은 시도 때도 없이 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펑펑 쏘아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민의 생명이 달렸는데도 대륙간탄도미사일만 아니면 괜찮단다. 사면초가다.이런 판국에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의 꼴이 말이 아니다. 무엇 하나 박수받을만한 게 없다. 사방에서 헛발질과 실수 연발인 더불어민주당에 카운터펀치를 날리지 못하고 있다. 되레 지지율은 안방을 내줬다. 최근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한국당을 앞서는 탈이 났다.그나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금수저 행태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졌다. 그렇다고 한국당에 반사이익은 없다. 지소미아에 국민의 이목이 쏠린 때문이다.-한국당 텃밭 TK 민심이반은 중병 증표보수 텃밭 대구·경북의 민심 이반은 한국당이 중병을 앓고 있다는 증표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반일 감정과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친 탓이 크다.지역 한국당의 하는 꼴은 더욱 가관이다. 점수를 따도 뭣한 판국에 점수를 되레 잃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은 오는 27일과 28일 차기 대구·경북시도당위원장 선출이 예정돼 있다. 시도당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지역사령관이다. 한국당은 차기 경북도당위원장에 리더십을 의심받는 최교일 의원(영주·문경·예천)을 추대했다. 대구시당위원장은 인적쇄신 대상자로 분류돼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당한 정종섭 의원(대구 동구갑)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두 의원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 의원은 해외출장 때 ‘스트립바’에 간 사실이 밝혀져 도덕성 논란에 휩쌓였고 공천한 영주 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정 의원은 차기 시당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예결특위 위원직까지 내던졌다.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못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 내년 총선의 지역사령관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시도당위원장은 통상 공천심사위에 참여하며 공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기를 쓰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이유다.한국당의 장외투쟁도 눈총 받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당은 이날 ‘살리자 대한민국! 문(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조국 사퇴 촉구가 주가 되고 문 정부 규탄은 곁가지가 됐다. 그나마 조 후보자가 집회 명분을 살렸다. 온갖 금수저 행태가 조국 보이콧 목표가 됐기 때문이다.황 대표의 복잡한 셈법이 깔려있는 장외투쟁은 당내외에서 비판받았다. 불안해진 황 대표의 당내 입지 강화 및 한국당의 지지율 반전 시도로 분석됐다. 국민들은 무능한 국정운영으로 정권을 빼앗긴 뒤에도 자기반성과 인적 청산 없이 도로 친박당이 돼버린 야당을 좋게 보지 않는다. 장외투쟁을 전가의 보도처럼 자주 사용해서는 약발만 떨어진다. 장외투쟁은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시·도당위원장 임명, 장외투쟁 등 헛발질24일 한국당의 광화문 집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자유 우파 정당이 총선에서 진 것은 분열 때문”이라며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우파 통합에) 앞장서겠다”고 말한 점은 보수대통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황 대표가 죽기를 각오하고 보수 통합에 앞장선다면 어렵긴 하겠지만 가능할 수도 있다. 한국당은 개혁적 보수와 중도층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 유승민, 안철수 등 바른미래당과 범보수층을 끌어안는 보수대통합은 필수적이다.지역의 콘크리트 지지층도 하나 둘 한국당에 대한 미련을 거두는 모양새다. 떠나는 보수의 마음을 되돌리려면 어중간한 충격요법으로는 불가능하다. 한국당과 지도부의 환골탈태 말고는 답이 없다.

국립대구박물관 자료전시 ‘전국최저’ 수준

국립대구박물관의 소장 자료전시가 전국 최저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지역민들이 박물관 소장 자료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 결산을 위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구박물관의 소장자료는 23만7천675점으로 전국 최다 규모다. 시설규모는 1만5천여㎡로 국내 2위다. 그러나 박물관 내에서 전시하거나 다른 박물관 등에 대여해 공개한 자료는 6천180건에 그쳐 소장자료 활용률이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국립전주박물관은 소장자료 활용률이 77%에 달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은 50%, 국립경주박물관은 31.8%로 나타났다.문체부는 현재 박물관 내 실물전시에 필요한 공간적 제약이나 보안상 취약성 등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e뮤지엄)을 활용, 온라인을 통해 자료를 공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그러나 대구박물관의 경우 e뮤지엄 공개실적이 399건에 불과해 전국 최저였다. 전체 자료의 0.2%에 불과한 비율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e뮤지엄을 통해 3만7천822건을 공개했으며 공개비율도 44%에 이르렀다.소장품 e뮤지엄 공개가 미흡한 것은 여러가지 사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변명을 하더라도 지역민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에는 미흡할 것 같다. 소장자료를 지역민들에게 적극 공개하겠다는 박물관 측의 대민 서비스정신이 미흡한 데 근본 원인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소장품 규모에 비해 전시시설이 모자라면 당연히 전시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또 시대 흐름에 맞춰 e뮤지엄 등 온라인 공개 방법을 적극 강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지난 1994년 국립박물관 중 8번째로 개관한 대구박물관은 관장의 직급이 지난 5월 개관 25년 만에 고위공무원으로 격상됐다. 또 소장품 관리와 지역 문화행사, 박물관교육 서비스 등을 강화하기 위해 학예연구사를 2명 증원해 27명으로 늘렸다.이는 서비스 개선과 함께 시설 및 소장품 규모 등 업무 환경에 걸맞게 위상을 정립하고, 인근 문화기관과의 원활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소장자료 활용률 등을 보면 기구와 인력이 부족한 지방박물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해 지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국립박물관이 될것이라고 한 문체부 측의 배경 설명이 무색해질 정도다.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직급 상향과 직원 증원에 따른 변화가 국립대구박물관 운용에 시급히 나타나야 한다.

개싸움 / 권기호

개싸움/ 권기호투전꾼의 개싸움을 본 일이 있다/ 한 쪽이 비명 질러 꼬리 감으면/ 승부가 끝나는 내기였다/ 도사견은 도사견끼리 상대 시키지만/ 서로 다른 종들끼리 싸움 붙이기도 한다/ 급소 찾아 사력 다해 눈도 찢어지기도 하는데/ 절대로 상대의 생식 급소는 물지 않는다/ 고통 속 그것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건들이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개들이 지닌 어떤 규범 같은 것을 보고/심한 혼란에 사로 잡혔다// 이건 개싸움이 아니다/ 개싸움은 개싸움다워야 한다/ 개싸움에 무슨 룰이 있고 생명 존엄의 틀이 있단 말인가/ 나는 느닷없는 배신감에 얼굴이 붉어왔다- 시집『원로문인작품집』(대구문인협회, 2014).......................................................지금은 피오줌으로 얼룩진 바닥밖에 기억나지 않지만 40년 전 투견을 딱 한번 구경한 일이 있다. 현재는 모텔로 바뀐 대구동촌유원지 야외수영장 특설무대에서였다. 인류 역사의 오랜 기간 세계 도처에서 행해졌던 투견 경기는 현재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동물학대로 간주하여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도사견의 원산지인 일본은 여전히 투견이 행해지고 있다. 과거 사무라이들을 달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개싸움을 붙였던 것이다.시에서 이 희한한 싸움의 룰이 동물생태학적으로 검증된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만약 사실이라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타의에 의해 서로 으르렁대며 싸움은 하지만 데스 매치 상태에서 치명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겠다는 상호 묵시적 담합이 존재한다는 뜻 아닌가. 개싸움은 당연히 개판이 되어야 마땅하거늘 이 무슨 당치않은 개뼈다귀 같은 수작인가. ‘절대로 상대의 생식 급소는 물지 않는’다니 말이다. 마지막 보루, 최종의 밑천은 서로 존중해주어 거들내지 않겠다는 인간들에게도 쉽지 않은 신사협정이 아니고 무엇이랴.이를 목격한 시인은 ‘심한 혼란에 사로잡히고’ ‘배신감에 얼굴이 붉어’졌다지만 이런 ‘개판’보다 못한 인간사도 버젓이 존재하기에 적이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인간의 무자비한 싸움은 때로 상상을 초월한다. 수단방법 안 가리고 갈 데까지 간다. 목숨이 간당간당한 사람을 짓밟는가하면 느닷없이 뒤통수를 치기도 한다. 탐욕을 채우기 위해 룰이나 규범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생식급소 아니라 그보다 더한 거라도 이기기 위해서는 물고 늘어지고 감춰진 아킬레스근도 용케 찾아내어 물어뜯고야 만다.이러한 싸움에 가장 능숙한 사람들이 정치인일 것이다. 정치인뿐 아니라 많이 배우고 가지고 누리는 위치에 있을수록 그런 경향이 농후하다. 그들의 명예욕이나 권력 욕구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강도가 세다. 그 과정에서 발현되는 위선과 기만, 그리고 탐욕은 그들 개인의 도덕성 문제만이 아니다. 상류층 혹은 지도층이라고 부르는 우리 사회 지배계급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양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싸움은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경우에서 보듯이 이익집단이나 진영 간의 사활이 걸렸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치닫는다.진영 논리의 틀 안에 갇혀 내 편의 허물도 허물로 인정하지 못하고, 내 편의 지나친 억측이고 생트집이라도 말릴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양측 모두 밀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상대의 급소를 찾아 으르렁댄다. 이럴 때 이성적 사고의 입지는 매우 좁혀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