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에서의 충고

정거장에서의 충고/ 기형도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중략) 그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 담아선 안 된다/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옮겨놓는다/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기형도 전집 (문학과지성사,1999).................................................................시를 읽으며 배경음악으로 김현식 버전의 ‘이별의 종착역’을 듣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 이 나그네 길. 안개 깊은 새벽 나는 떠나간다 이별의 종착역...’ 노래방의 내 후순위 애창곡이기도 하다. 시인의 비극적 세계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시는 인간의 실존적 불안에 시달려온 시적 화자(이런 표현은 가급적 쓰고 싶지 않지만)의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그간 많은 길을 찾아 헤매었으나 황량한 추억과 상실감만을 안고서 마음의 한 정거장에 당도한다. 어쩌면 죽음 쪽으로 발길을 옮기려는 상태를 우울하면서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어쩌다가 집을 떠나와’ ‘저녁의 정거장’에서 서성거리나 이미 집으로 돌아갈 길은 이 지상에 존재하지 않고 추억은 황량한 상태에 놓여 있다. 그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몰려와 멎고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벅일 것이다.’ 그런데 시인은 대뜸 시의 첫 행에서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고 했다. 실존하는 희망의 길을 찾기보다는 죽음을 예감했던 것은 아닐까? 시에서는 시종 어떠한 희망의 조짐도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으며’ ‘그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기’만 하다.결국은 지금껏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시인은 이렇게 쓰고 있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오고,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니’ ‘주저앉으면 그뿐’이라고. 이제 더는 불안 따위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니 시인은 그것을 희망이라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나뭇잎과 우주와 자연의 비밀을 캐내려 했으나 끝내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홀연히 닫히고 만다. 이번 조국 장관의 돌연 사퇴를 보면서 한편으론 차라리 잘 됐다 생각하면서도 더러운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프로이트는 그의 정신분석학에서 사람에겐 ‘죽음의 본능’도 있다고 했다. 그는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란 성격의 3층 구조를 말했다. 이드는 본능, 자아가 본능 조절능력이며, 초자아는 양심이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자아가 이드의 힘을 통제하고, 그 자아를 초자아가 감시한다. 초자아는 자신을 비판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며 죄책감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엄격한 도덕적인 행동을 하게 한다. 그러나 몹시 독한 초자아는 인간을 자학하게 만든다. 이럴 때 심각한 자살충동이나 자기파괴 욕구를 유발하기도 하는 것이다. 조국에게도 그 초자아가 툭툭 치고 지나갔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문화관광의 중심도시 군위

군위군은 충·효를 중요시하는 역사적인 도시이다. 여기에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고루 갖춘 전형적인 농촌지역이기도 하다.군위군의 심볼인 타원은 넓은 대지와 깨끗한 자연환경, 쾌적하고 살기 좋은 전원도시를 함축하고 있다. 세 줄기 조형요소는 팔공산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군민의 기상과 전진, 미래와 희망을 나타낸다. 작은 타원은 군위군이 지방자치단체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며, 백색의 바탕은 순수하고 깨끗한 군위군민의 성품을 표현하고 있다.부계면 삼존석굴은 인각사와 경주 석굴암보다 200여 년이 앞선 국보 109호이다. 이 밖에도 대율리 석불입상(보물 제988호), 인각사 보각국사비(보물 제428호), 보각국사탑(보물 제428호), 인각사지(사적 제374호), 지보사 삼층석탑(보물 제682호), 소보 법주사 왕멧돌(도 민속자료 제112호)가 있다. 유교문화의 산실인 부계의 양산서원은 대한민국의 유래를 밝힌 휘찬려사 목판을 소장하고 있다. 왜란과 일제침략기에 항거한 충신의열의 유적과 고려가 망하자 평생을 두문불출한 고려충신 이려 등과 더불어 의와 예를 숭상하며 풍류를 즐겼던 옛 선비들의 정신이 베여 있는 의흥향교 대성전, 군위향교, 화산산성, 대율리 대청, 장사진 의병장 유적 등이 있다. 관광휴양지로는 팔공산 동산계곡, 대율리 송림,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고로 아마산, 자연이 살아숨쉬는 장곡휴양림 등 깨끗한 환경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최근 들어서는 산성의 ‘엄마, 아빠 어릴 적에’를 비롯한 군위읍 사러온 이야기마을,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 간동 위천수변테마공원 등은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 손색없는 관광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조만간 개장될 부계 사야수목원은 동양 최대규모다. 내년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의흥 ‘삼국유사가온누리’는 삼국유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고자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2020년은 대구·경북 관광의 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아울러 관광산업 육성에도 매진한다는 복안이다. 군위군도 이에 발맞춰 내년 1월 군위문화관광재단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관광산업 육성으로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고루 갖춘 살기 좋은 군위건설을 하겠다는 의지다.당면한 화두로 남아있는 ‘통합 신공항’ 유치는 군위군민들이 소멸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군위인들의 희망이고 소망이다.

열어야 비로소 채워진다

열어야 비로소 채워진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개방적 자세로 만사를 수용하는 국가는 부강하고, 편협한 종족주의나 배타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힌 국가는 쇠퇴한다.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실에선 정반대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기심이란 인간 본능에 가려서 객관적 인과관계를 외면하는 감이 있다.지방자치 실시 이후 지역이기주의가 창궐하고 있다. 역외 자본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산업용 부지를 무상 내지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도 하고 각종 지원금을 주기도 한다. 토종기업으로부터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경쟁이 역내기업으로 제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역내기업과 컨소시엄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사정이 이러하니 해당지역에 별도 법인을 만들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역외 기업에 영업제한을 두기도 하고, 자금의 역외유출을 차단하기위해 조건부 허가를 교묘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직선제가 초래한 폐쇄성이다. 전체와 부분의 역설을 보려하지 않고 애써 부분을 전체로 인식한다. 사람도 지역 우선이다. 역외 인재를 고용하면 인구가 느는 점은 안중에 없다. 다른 지역도 똑같이 따라하면 피장파장이다. 장기적으로 멀리 보려고 하지 않는다. 유권자가 복잡한 계산이나 우회적 현상을 싫어하고 단순 명쾌한 일차함수나 직접적 조치에 주목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역지사지해보면 코미디다. 역내 기업이 역외에 투자하면 우대받고, 역외에서 수주를 하고자 하면 도리어 제약을 받는다. 영업제한, 자금이동, 지역민 고용 등의 경우도 부메랑이다. 시야를 넓혀 멀리 보면 서로가 상대방에게 차꼬를 채우고 있다. 누워서 침 뱉는 꼴이고 자승자박이다. 국가 간에는 상호주의라는 관점에서 이기주의라는 철조망을 걷어내기도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간엔 상호교감마저 없다. 지방정부의 조례가 자유시장경제라는 헌법정신을 유린하는 셈이다. 소모적인 경쟁을 적극 중재하는 일이 시급하다. 개방하는 길이 생문이다. 역설적으로 개방이 전체 파이를 키우고 종국적으로 이기심을 충족해 준다.정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개방적인 자세로 포용해야 정치가 제대로 기능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 현실은 아예 마음을 닫고 있다. 이런저런 연고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다. 선거법상 제한이 없다 하더라도 그 지역에 연고가 없는 경우 당선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출마가 제한된다. 법 규정 이전에 당선가능성이란 잣대가 추상적 매개변수로 작용하여 무분별한 출마를 자동 제어한다. 법이나 강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한다. 법은 최소한의 제한만 규정할 뿐이나 연고라는 폐쇄성이 장벽을 친다.선출직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은 전국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제일 큰 지역구를 선택한다. 그 의사결정 속에는 그 지역 여론 즉 유권자의 표심이 당연히 들어있다. 그 지역의 여론을 감안하지 않았거나 잘못 판단한 책임은 본인이 진다. 따라서 각종 선거의 지역구 선택은 언론이나 특정인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표심을 감안하여 스스로 결정한다. 외부의 부당한 진입장벽은 민심을 왜곡한다. 연고라는 장벽도 언젠간 깨뜨려야할 과제다. 외부 인재를 유치하려는 개방성이 필요하다. 정당이 다양한 가치분석을 통해 최대다수가 당선될 수 있도록 조직적 개입을 하는 경우도 개방성을 전제로 해야 국가적으로 효율적이다.큰 꿈을 향한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누구든지 꿈을 꿀 자유를 가진다. 권력의지를 비난할 필요도 없다. 권력을 정치의 도구개념으로 본다면 정치인이라면 권력의지가 없는 사람은 없다. 봉사경력이 선출직의 출마요건인 것도 아니고 봉사정신만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공복으로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배타성을 버리고 마음을 열어야 정치가 선진화된다. ‘누구는 안 된다’는 주장은 선거법 상 피선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다. 상식적으로 봐도 터무니없다. 마음을 열고 연고를 따지지 말아야 큰 정치가가 나온다. 출마여부와 지역선택은 자율의지에 맡겨야 한다. 낙하산 타령은 편협함과 이기심의 발로다. 개방이 참 정치를 키운다. 다른 분야에 비해 예능과 스포츠가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다. 예능과 스포츠가 경쟁력을 갖고 명성을 떨치는 이유다. BTS가 세계를 누빈다. 미국의 LPGA와 유럽의 프로축구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정치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문을 닫아걸고 도토리 키 재기를 해서는 정치가 제대로 설 수 없다. 정치권에서 불어온 혼란이 극심하다. 유능한 정치인을 수입하고 싶은 부질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열어야 비로소 채워진다.

조국 장관의 퇴임을 보고

조국 장관의 퇴임을 보고 김재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퇴임했다. 지명 66일, 취임 35일 만에 물러난 것이다. 그는 퇴임에 앞서 “학자와 지식인으로 제 필생의 소원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을 다하고 사라지겠다”고 했다. 가족 일도 언급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개혁을 위해 11가지 과제를 발표했고, 감옥으로 가야할 지 모르는 가족들을 챙기기 위해 사퇴한다는 주장이다.만시지탄이고 사필귀정이다. 조국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후유증을 남겼다. 국론이 분열되고 극심한 혼란과 갈등이 있었다. 편가르기와 엄청난 국력 낭비 또한 초래했다. 외교나 국방, 경제 등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 똘똘 뭉쳐도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산적한 국정과제가 남아있다. 주말마다 수십 만, 수백 만의 인파가 수도 한복판에 모여들어 ‘조국 퇴진’을 외쳤다. 반응이 없자 문대통령 퇴진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민심을 우습게 여겼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롭게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날려버렸다. ‘조로남불’ 등 많은 비아냥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을 집권 세력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였다.조국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일까? 여러명이 스타일을 구겼다. 정치적으로 이낙연 총리,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도 모양이 우습게 되었다. 이낙연 총리가 사태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했으면 차기 지도자 반열에 우뚝섰을 것이다. 사후약방문이 되었다. 이해찬 대표 등 집권당 지도부의 리더쉽에 손상이 갔고 상처가 크다. 사퇴압력도 받을 것이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결과를 예상하면서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41%를 하락하는 최근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나 1%대 차이로 추격하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를 보면서 깜짝 놀랐을 것이다.가장 큰 피해자는 문대통령이다. 조국 전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본인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장관은 업무의 전문성은 물론 책임성과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한다. 본인의 도덕성을 가볍게 여기다보니 국민 무시나 반감을 초래했다. 본인과 처, 아들과 딸, 친인척 등 수많은 주변 인사들의 사건은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된다. 가족과 친인척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어 ‘조국 사퇴와 조국 수호’를 놓고 극심한 국론이 분열되었다. 이를 두고 “국론 분열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아연실색하였다. 대통령의 판단력, 국정 수행능력, 국민과의 소통 의지에 근본적인 의문을 가진다. 국민이 ‘불통 대통령’으로 등을 돌리고 버리는 대통령이 될 까 두렵다.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고 국정의 대전환을 실시해야 한다. “국민 여론이 갈라지고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이 야기하여 송구하다”는 회의 발언이 나온 정도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국민 사과와 앞으로 잘하겠다는 발표문을 기대했다. 실망이다. 대통령 주변 인사에 대한 비판도 쏟아진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소득 주도성장 정책, 탈원전, 경제나 고용, 외교나 국방 등 국정 곳곳에서 부작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취임 2년 동안 무었을 했느냐고 물어본다. 남아있는 2년 반을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나 방향도 없다. 참으로 안타깝다,퇴임한 조국 전 장관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안되었다는 생각이다. 연민의 정도 든다. 장관을 하지 않았으면 가족들과 친인척의 상처는 없었을 것이다.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되기에 사임한다” 는 퇴임사를 보고 안타까웠다. 조국 전 장관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만 부담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국론이 분열되고 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 그의 머릿속에는 국민은 없고 대통령과 정부만 있다. 국민은 어디 갔는가? 더 성숙하고 나를 지지하지 않은 많은 국민을 생각하기를 기대한다. 조국 사태는 장차관등 고위공직자의 인식과 국가관, 처신과 주변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잘 제시해준다.

인간과 자연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

인간과 자연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황태진북부본부장파괴되고 흐트러진 생태계 균형을 찾기위해 자연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건립은 단순히 종의 복원을 떠나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관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고 있다.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종복원센터가 개원 1주년을 맞이했다.영양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종복원센터는 2015년 5월 영양읍 대천리 255만4천337㎡ 부지에 건축면적 1만6029㎡, 사업비 764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8월 준공했다.국내 최대 규모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증식 복원사업을 담당할 전문연구기관으로 멸종위기종 보전 지휘본부를 맡아 종 보전정책에 대한 협업과 조정 등 통합관리를 담당한다.센터에는 대륙사슴, 스라소니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대형 야생 동물 서식 환경을 고려해 실내·외 사육장, 방사장, 적응훈련장, 맹금류 활강연습장 등 자연 적응시설이 마련됐고, 멸종위기종에 대한 복원·증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실험시설도 운영하고 있다.현재 국내에서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총 267종이며, 이 중 멸종위기가 임박한 1급 생물은 60종이다.센터는 우선 환경부가 수립한 ‘멸종위기생물 증식·복원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멸종위기에 처한 43종을 국외에서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개체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특히 1970년 후반 축산농가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개체 수가 감소해 이미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똥구리, 일제강점기 때 녹용 채취 등으로 남획돼 절멸한 대륙사슴(꽃사슴)을 몽골과 러시아에서 수입해 이 중 20종에 대해 복원사업을 추진한다.지난 5월에는 인천 송도 9공구 매립지에서 구조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검은머리갈매기 알 40개 중 인공 부화 및 육추에 성공한 31마리에서 선별된 15마리를 인천 송도에서 야생으로 방사했다.또 8월에는 증식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금개구리 600마리를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수생식물원에 방사했다.환경부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올해 7~8월 두 차례에 걸쳐 소똥구리 200마리를 몽골에서 들여와 증식 연구에 착수했다.소똥구리는 1970년대 이전 우리나라에 쉽게 볼 수 있었던 곤충이었다.그러나 1971년 이후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고 1998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상 ‘지역절멸(RE)’로 기재됐다.센터 측은 소똥구리 증식 연구를 통해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면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내 복원사업을 진행한다.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여울마자·황새·수달·나도풍란과 2급인 양비둘기·참달팽이·금개구리 등 7종의 복원사업도 진행 중이다.저어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9종과 식물 3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렁이와 남생이 복원사업도 한다.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은 2017년 기준으로 총 267종이다.이 가운데 시급성과 복원 가능성을 고려해 25종이 ‘우선 복원 대상종’으로 현재 복원 중인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64종이 ‘복원 대상종’에 포함됐다.25종 가운데 증식·복원 진행 중인 대상은 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수달, 저어새, 황새, 따오기 등 7종이다.종이 많을수록 유전자원은 더 풍부해진다.지금까지 인간은 편의를 위해 자연과 서식하는 동·식물의 공간을 침범해 같이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과 대립으로 일관해왔다.동·식물 복원이 마땅한 책무임에도 개발논리에 사로잡혀 있다가 뒤늦게나마 위협받고 있는 생태환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연을 살리고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멸종위기 종복원센터 건립은 단순히 종의 복원을 떠나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관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고 있다.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보전에 있어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개발이 아닌 보존도 우리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영양군에 건립된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꼭 전해주길 기대해 본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검역에 취약한 대구공항

국제공항은 검역의 최일선이다. 사람 또는 동식물과 관련된 전염병의 확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최고 수준의 방역대책이 집중돼야 하는 곳이다.지금 전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방역에 비상이 걸려 있다. 그러나 연간 400만 명이 이용하는 대구국제공항에 동식물 질병검역을 전담하는 인력이 상주하지 않아 충격을 주고 있다.대구공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지와도 국제선이 운항되고 있다.현재 대구공항에는 검역을 통해 해외 가축전염병과 식물 병해충 유입을 차단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사무소가 없다. 영남지역본부 대구사무소(대구 달서구 정부지방합동청사)에서 파견나온 검역관 3명이 출장근무하는 것이 전부다.여기에 더해 출장 검역관 3명은 모두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19시간을 교대없이 근무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역이 이뤄질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대구공항의 국제선은 지난해 1만3천513편, 해외 여행객은 204만8천625명을 기록했다. 검역관 3명이 하루 평균 5천600여 명의 승객과 이들이 이용하는 37편의 국제선 항공기에서 쏟아지는 화물을 전담 검역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 수치로만 봐도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이이 반해 국제선 운항 편수가 대구공항의 1/4 수준에 불과한 전남 무안공항에는 독립된 검역사무소가 설치돼 있다. 사무소에는 검역관 7명을 포함 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구제역, 조류독감 등 매년 해외에서 유입되는 각종 가축전염병의 피해규모가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그간 대구공항에 대한 축산방역 당국의 대처가 얼마나 소홀했는지 알 수 있다.지난 7월 말에는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대구공항을 찾아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유입방지 홍보 캠페인과 국경검역 실태를 점검했다.이 자리에서 이 차관은 공항을 통해 불법 축산물이 반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검역을 독려했지만 상주 검역인력이 없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검역 지휘부의 전시행정, 일선 근무자들의 무신경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아프리카돼지열병을 포함한 모든 전염병은 일단 방역망이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사전 차단이 가장 효율적 대책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대구공항사무소 설치와 검역인력 증원은 미룰 수없는 시급한 과제다.이와 함께 당장 발등의 불이 된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에 지역의 다른 분야에서 허점은 없는지 차제에 모두 점검해야 한다.

가을의 소원

가을의 소원 / 이시영내 나이 마흔일곱/ 나 앞으로 무슨 큰일을 할 것 같지도 않고/ (진즉 그것을 알았어야지!)/ 틈나면(실업자라면 더욱 좋고)/ 남원에서 곡성 거쳐 구례 가는 섬진강 길을/ 머리 위의 굵은 밀잠자리떼 동무 삼아 터덜터덜 걷다가/ 거기 압록 지나 강변횟집에 들러 아직도 곰의 손발을 지닌/ 곰금주의 두툼한 어깨를 툭 치며/ 맑디맑은 공기 속에서 소처럼 한번 씨익 웃어보는 일!- 시집 『사이』 (창비, 1996)....................................................신경림 시인의 어느 시에서처럼 가을엔 어디를 가다 이쯤에서 길을 탁 잃어버리고 마냥 떠돌이가 되어 한 열흘 아무렇게나 쏘다니다 왔으면 좋겠다. 기차와 도보를 결합한 여행도 좋고 몇 해 전 출시된 고속버스 프리패스를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서울 부산 왕복 심야고속 요금에도 미치지 않은 금액인 75,000원이면 평일 4일 동안 전국 고속버스가 다니는 어느 곳에나 횟수와 시간 등급 관계없이 맘대로 이용할 수 있다니 노선계획만 잘 세우면 다른 교통수단보다 일단은 가성비가 괜찮은 것 같다.어디에 메이지 않은 후줄근한 신분이면 더욱 편하겠다. ‘남원에서 곡성 거쳐 구례 가는 섬진강 길’따라 가다 압록 다리께 식당에 들어 다슬기수제비 한 그릇 사먹을 돈에다가 걷다, 기어이 다리 곤해지면 아무렇게나 시골버스 잡아탈 노잣돈이나 마련하여 쑤셔 넣으면 그만이겠다. 휴대폰은 두고 가면 더 좋겠지만 자칫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어 가지고는 가겠는데 배터리 충전에 신경을 곤두세우진 않으리라. 그리 높지 않은 산길을 걷다 가지가 많이 뻗은 방향으로 작정 없이 전진하리라.가다가다 물빛이 반짝이는 곳, 엉덩이 얹어도 아프지 않을 적당한 바위에 걸터앉아 조각구름을 보다 마침 된장잠자리가 북상하는 길을 따라 함께 매진한들 어떠랴. 길을 잃고 다시 사람 그리운 세상의 물가 어디쯤 오대천 골지천 몸을 섞는 아우라지 나루터에나 가볼까. 예순 중턱 고갯마루를 넘어 슬금슬금 기어가는 몸, 노을빛 흔들리는 철든 바닷가 모래 위에 벌렁 드러누워 어린 꿈을 꿀까. 나 마찬가지로 앞으로 무슨 큰일을 할 것 같지도 않고, 하니 서두러거나 조바심 낼일 따위는 없으리라.돌아오는 길 충주 지나 이천 땅을 거쳐 곤지암 쯤에 당도하면 맑은 공기 다 뱉어내고 사는 일이 막막한 그 까닭 시시콜콜 묻지 않은 채 나도 소처럼 씩 한번 웃어보는 일, 그것 ‘맑디맑은 공기 속에서’ 이 가을의 소원이라고 해두자. 옛날엔 나라와 조정이 어지럽거나 만사 복장이 뒤틀릴 때는 낙향하여 초야에 은거하는 선비들이 많았다. 하지만 녹을 먹는 신분도 아니고 장차에도 일 없으니 그저 침 한번 뱉어내고 자유로운 떠돌이면 족하리라. 돌아다니다 부러 누굴 만날 일도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 정도 호사를 구가하기위해서도 필요한 조건이 있긴 있다. 지나치게 구차하지 않을 만큼만 돈으로부터의 자유, 팍팍한 시간으로부터의 자유, 몸을 맘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 그렇다, 무엇보다 심장과 다리가 건재하지 않으면 모든 게 허사다. 그리고 또 하나, 주위의 시선과 편견으로부터의 자유다. 올해는 꼭 ‘가을의 소원’을 실행에 옮겨볼 참이다.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맞아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10월17일은 UN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이다. 1992년부터 매년 세계가 함께 기념해 왔다. 지구촌의 절대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가 힘을 합치자는 취지다.1987년 10월17일의 의미있는 행사가 계기가 됐다.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인권과 자유 광장’에서였다. 세계 빈곤퇴치 운동가 조셉 레신스키 신부가 ‘절대빈곤 퇴치운동 기념비’ 개막 행사를 열었다. 빈곤, 기아, 폭력으로 희생된 10만여 명이 함께 했다. 기념비에는 ‘가난이 있는 곳에 인권침해가 있다’고 적었다. 트로카데로 인권과 자유 광장은 1948년에 UN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역사적 명소이기도 했다.빈곤은 인류의 가장 큰 숙제였다.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을 약탈해 왔고 이웃 나라와 싸움을 벌여왔다. 산업혁명 이후부터 인류는 절대빈곤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도 적지 않은 지구촌 형제들이 절대빈곤과 기아의 늪에서 신음하고 있다. 불편한 정도의 가난이 아니라 생명을 위태롭게 할 만큼의 극한 빈곤이다.UN 지속가능개발위원회는 지구촌의 절대빈곤 인구를 2017년 말 현재 7억8천300만 명으로 추산했다. 지구촌 전체 인구의 10%를 넘는 규모다. 절대빈곤 기준선은 ‘하루 생계비 1.9달러 미만’으로 정했다. UN에서 활동한 기아문제 전문가 장 지글러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120억 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는데, 10세 미만 아이들이 5초에 한명씩 굶주려 죽고 있다.2015년, UN 회원국들은 지구촌이 2030년에 도달할 목표를 설정했다.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가 그것이다. 17개 과제에 합의했는데, 그중 첫째와 둘째 과제는 빈곤퇴치와 기아종식이었다. 모든 국가의 모든 형태의 빈곤을 종식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때 감소 추세였던 세계 빈곤 인구는 3년 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가난은 ‘절대빈곤 퇴치운동 기념비’에도 새겼듯이 인권침해의 가장 큰 요인이다. 일부 극빈국에서는 아이를 돈받고 파는 일, 어린 아이를 노동에 내모는 일이 여전하다. 가난은 건강을 위협하는 수많은 요인 중 첫째이기도 하다. 특히 빈곤 아동이 처한 상황은 끔찍하다. 영양실조와 발육부진, 감염병으로 시달리다 결국 죽음을 피하지 못하게 된다.전쟁과 내전, 기후재앙으로 인한 식량위기도 큰 문제지만, 부패한 정치와 탐욕스런 다국적 곡물기업, 약육강식의 불의한 국제질서가 정작 중요한 원인인 경우도 많다.절대빈곤을 극복한 모범국이라고 개발도상국들이 부러워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빈곤은 여전히 중요한 사회문제다. 장기간 실업자와 빚을 안고 대학문을 나서는 청년의 고통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쪽방이나 반지하 등에서 한여름과 한겨울을 나야 하는 독거노인과, 함께 생명을 끊는 가족들의 안타까운 뉴스도 심심찮게 본다. 열심히 일은 하지만 늘 가난한 비정규직, 높은 집값과 임대료에 짓눌려 허덕이는 무주택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문제도 심각하다.극심한 양극화로 인한 박탈감에 괴로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상대적 빈곤이다. 가난을 물려받은 청소년들은 뒤쳐진 출발선에 서서 힘겨워 한다. 적지 않은 청년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다며 원망과 분노를 품고 희망없이 산다. ‘계급의 세습 도구’로 전락한 ‘만신창이 교육’과 ‘가난의 대물림’이 사회적 비극인 이유다.‘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다. 국가는 국민이 굶주리지 않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가 제대로 서면 굶주림과 가난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가난은 개인의 팔자고 운명이다’는 말도 익숙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불의한 기성 질서를 지키기 위해 만든 허위의식일 뿐이다. ‘가난은 개인의 게으름이나 무능력 때문이다’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 땀흘려 일하면서도 가난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절대적 빈곤이든 상대적 빈곤이든, 실업빈곤이든 노동빈곤이든 주거빈곤이든, 불의한 사회구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은 과학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다양하고 복잡해진 빈곤의 원인과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빈곤 유형별로 세심한 정책을 마련해 대처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금주, 아니 ‘세계 빈곤의 날’에만이라도 그 문제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총선 6개월 앞 TK 정국 불 붙나

제21대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은 4월15일로 예정돼 있다. 조국 정국에 묻힌 내년 총선 공천 전쟁이 국정감사가 끝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TK(대구·경북) 지역도 총선 모드로 들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에 대한 전폭적인 예산 지원과 정책 뒷받침을 약속하는 등 당근을 내놓고 있다. 유력 인사를 대거 내세워 세몰이를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문제는 조국 사태다.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악화된 지역 여론 때문이다. 공천에 관심을 보이던 인사 상당수가 발을 빼는 모양이다.자유한국당의 TK 지역 현역 의원들은 수성에 공을 들이고 있고 정치 신인들은 얼굴 알리기에 부쩍 바빠졌다. 한국당 공천의 잣대가 될 당무 감사도 지난 7일 시작됐다. 한국당의 공천 룰도 다음 달 중 확정될 예정이다. 한국당의 당무 감사 결과는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 공천 기초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차기 총선과 관련 지역민들의 관심사는 TK 맹주인 한국당의 싹쓸이 여부다. 한국당은 현재 분위기가 좋다.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지역 지지도가 바닥이다.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며 주가가 올랐던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의원조차 지역 분위기가 싸늘하다.그러나 이 같은 지역 분위기는 자칫 한국당에 독이 될 수도 있다. 현재의 분위기에 취해 한국당이 인적쇄신에 주저하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총선 정국으로 갔다가는 다 된 죽에 코 빠뜨리는 격이 될 수 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를 초래한 원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진보에 정권을 넘겨줬고 오늘날 국정이 수렁에 빠지도록 했다. 지역의 절대적인 지지는 타 지역의 반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또한 지역 정치권의 세대교체 및 물갈이에 대한 지역민들의 열망이 얼마만큼 반영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행정관료 출신 인사들은 물론 정치권의 신예들은 인지도가 떨어져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을 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지역민들의 여망을 반영하고 피로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은 걸러주는 것이 마땅하다.민주당은 조국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떠난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팎곱사등이 신세인 문재인 정부가 정국 전환의 반전을 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6개월의 시간은 짧다면 짧지만 길다.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지금 보수 쪽으로 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도층의 여론 흐름도 주목된다. 진보를 불신하고 보수는 못 미더워 하는 이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조국 사태’ 상식선에서 해법 찾아야

‘조국 사태’ 상식선에서 해법 찾아야지국현논설실장‘조국 사태’로 나라가 두동강 났다. 국민의 마음은 분열돼 너덜너덜해져 있다. 그가 법무장관에 지명된 이후 두달 넘게 나라전체가 조국 블랙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3,4일 시차를 두고 진보와 보수가 휴일과 주말마다 광장으로 뛰쳐 나왔다. 정치가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일찍이 보지 못한 진영 간 세대결이다.대의 민주주의는 실종됐다. 타협과 책임, 조화를 중시하는 정치는 간 곳이 없다. 책임없는 막말과 선동, 반대 진영에 대한 증오만이 난무한다. ‘심리적 내란’ 양상이다.---정경심 교수 신병처리가 사태 분수령지난 12일 조국 법무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의 4차 소환조사가 진행됐다. 이번주 중 한차례 정도 더 조사가 진행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가 결정된다.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서울 서초동과 광화문 등에서 번갈아 열리던 대규모 집회는 일단 12일 진보진영 집회 이후 소강국면에 들어갔다.그러나 정경심 교수에 대한 신병처리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민심은 또 한번 요동칠 것이다. 자기들의 주장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영논리에 따라 광장으로 뛰쳐나가자고 쑤석거리면 언제든 바로 재연할 것이다.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검찰개혁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이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대부분 국민이 그러한 검찰개혁을 지지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 내 기구 개편, 공수처 신설 등 모든 사안을 공감대를 형성해 추진하면 된다.출발선은 이번 조국 사태 수사다. 자칫 잘못해 권위주의 시대와는 또 다른 형태의 힘이 사태를 봉합했다는 논란이 일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개혁은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광장과 권력 등 여러 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외압’이 가해지고 있다. 검찰은 그러한 압력을 뿌리쳐야 한다.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검찰권이 행사돼야 한다. 그것이 검찰 개혁의 첫걸음이다.정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검찰 개혁을 모두 기다린다. 그러나 거기에 정치적 고려가 들어가면 안된다. 모두가 지지하는 개혁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현재 검찰은 사면초가다. 조국 사태 수사를 원칙대로 매듭짓지 못하면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권에도 치인다. 후폭풍으로 조직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는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력에 굴하지 않는 엄정한 수사만이 살길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조국 사태와 관련 ‘국론 분열이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적 인식과 격차가 너무 크다. 오랜 침묵 끝에 나온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국민 통합’이 담겨있지 않았다.어떤 현실 진단에서 저런 메시지가 나오는가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벽이 높아져 가는 상황이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반대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찾아야 한다. 현 상황을 국론 분열이 아니라고 본다면 해법찾기는 요원하다.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해법은 나와 있다. 눈에 뻔히 보이는 답이다. 대통령은 진보성향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국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는 보수성향 국민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 그것이 순리다.---지지하는 국민만 데려가서는 성공 못해여권은 ‘변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큰 물결이 되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를 강조한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을 지지하는 국민만 데려가서는 큰 물결을 만들기 어렵다. 반대하는 국민들의 생각을 듣지 않으면 그런 정책의 성공이 불가능하다.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하는 강박감과 조급증도 떨쳐내야 한다.열쇠는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력의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왜 이렇게 일을 꼬이게 만들까 의문이 든다.대통령과 여권은 조국 사태 이후의 국가 모습도 그려봐야 한다. 국가 전체의 내상이 너무 크다. 더 이상 지속되면 안된다. 치유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상식선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상식선에서 처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진정한 소통과 공감 능력을 보여줄 때다.

사이버 금융범죄 바로 알고 대처해야

사이버 금융범죄 바로 알고 대처해야서오윤청송경찰서 지능팀장사이버 금융범죄는 전자금융사기범죄 또는 피싱범죄라고 불려 지며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은 피싱사기와 인터넷 사기를 대표적인 서민경제 침해범죄로 규정하고 ‘서민 3不(피싱, 생활, 금융사기)’ 범죄에 포함시켜 지난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집중 단속과 홍보,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이버금융범죄는 피싱, 파밍, 스미싱, 메모리해킹, 몸캠피싱 등이 있고 이러한 범죄의 공통점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거나 계좌이체와 소액결제로 돈을 편취하는 것이다.보이스피싱은 개인정보를 낚시하듯이 공공기관이나 지인을 지칭, 상대방을 속이고 해킹 등의 방법으로 금융정보를 탈취해 금전을 편취하는 범죄다.메신저피싱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인터넷 주소록 탈취로 얻은 정보로 타인의 메신저 프로필을 도용해 지인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범죄이고 스미싱은 문자메시지로 악성코드를 설치하게 해 소액결제나 개인금융정보를 탈취하는 범죄다.또 파밍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를 조작해 이용자가 인터넷 즐겨찾기 또는 포털사이트를 통해 금융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도 피싱(가짜)사이트로 유도되어 금융정보를 탈취해 유출된 정보로 예금을 인출하는 범죄다.메모리해킹은 PC메모리에 상주한 데이터를 위·변조하는 해킹 기법으로 악성코드로 인해 정상 은행사이트의 보안프로그램을 무력하게 만들어 예금을 부당 인출하며, 몸캠피싱은 성적욕구가 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음란화상채팅을 유도한 후 영상유포 협박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다.이러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3만4천132건이 발생해 2017년 2만4천259건 보다 41% 증가했고 피해액은 지난해 4천40억 원으로 2017년 2천470억 원보다 64%나 증가했다.메신저피싱 또한 2017년 1천407건 58억 원이던 피해가 지난해 9천601건 216억 원으로, 몸캠피싱도 2017년 1천234건에 18억 원에서 지난해 1천406건에 34억 원으로 피해액이 증가하는 등 모바일서비스 확대로 사이버공격도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만약 사이버 금융범죄로 돈을 송금하였다면 각 금융기관이나 112에 지급정지 및 피해신고를 하고 금융감독원(1332)에 피해상담과 환급절차를 하면 된다.인터넷사기를 예방하려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 사이버캅 앱에 연결해 계좌번호와 전화번호 등을 조회하면 범죄와 연관되어 있는 지를 알 수 있어 피해예방에 도움이 된다.

작명의 즐거움

작명의 즐거움/ 이정록콘돔을 대신할/ 우리말 공모에 애필(愛必)이 뽑혔지만/ 애필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중 한글의 우수성을 맘껏 뽐낸 것들을 모아놓고 보니/ 삼가 존경심마저 든다// 똘이옷, 고추주머니, 거시기장화, 밤꽃봉투, 남성용고무장갑, 올챙이그물, 방망이투명망토, 육봉두루마기, 똘똘이하이바, 꿀방망이장갑, 거시기골무, (중략)// 아, 시 쓰는 사람도 작명의 즐거움으로 견디는 바/ 나는 한없이 거시기가 위축되는 것이었다/(중략)/ 애보기글렀네, 짱뚱어우비, 개불장화를 나란히 써놓고/ 머릿속 뻘구녕만 들락거려보는 것이었다- 시집『정말』(창비, 2010)...............................................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몇 년 전 우리 한글날에 ‘우리말과 글이 천시당하는 비극적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조선의 외래어 남용은 조국통일 위업에 커다란 독’이라며 대한민국의 언어문화를 비난하고 나선 일이 있다. 당시 언론매체를 ‘안 좋은 예’의 주범으로 꼽으면서 ‘인사이드 월드’, ‘뉴스메이커’, ‘뉴스피플’, ‘뉴스라인’, ‘뉴스투데이’, ‘뉴스이브닝’ 등 잡지와 방송의 보도관련 제목, 출판물, 간판들의 외래어 사례를 지적했다. 한글의 보존과 발전만큼은 자기네들이 우리보다 낫다는 생각에서 벌인 선전일 터이다.하지만 그들의 주장에 대꾸할 구실이 궁색한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여전히 우리사회 곳곳에선 외래어로 표기해야 좀 더 그럴듯하고 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언젠가 국회의 법안 협상과정에서 한 의원이 “여당의 입장이 클리어해진 뒤에야 그 다음 스텝으로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고 있는 걸 보았다. 이런 언어습관 자체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 ‘시 쓰는 사람도 작명의 즐거움으로 견디는 바’ 분발을 좀 해야겠다. 처음엔 어색한 느낌이 들어도 자꾸자꾸 쓰다보면 이내 친숙해질 것이다.하지만 한편으론 우리의 언어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이미 굳어버린 것까지 억지로 다른 말을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으리라. 지금은 단일민족이니 배달민족이니 하는 인종순혈주의를 포기한 지 오래인 다문화사회이다. 언어는 시대와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한 민족의 국민정신을 이끄는 시발점이면서 문화발전의 토대를 이룬다. ‘콘돔’을 ‘똘이옷’이나 ‘거시기 골무’라 칭하듯 작명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면서도 유연한 언어정책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으리라전문가들은 남한과 북한의 언어 차이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북한에서는 외래어와 한자를 우리말로 많이 바꾸었고, 남한에서는 외국어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남북이 사용하는 낱말의 30% 이상이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없다(괜찮다)’, ‘방조하다(도와주다)’, ‘소행(칭찬할만한 행동)’ 등 남한에서는 부정적 의미가 강한 말이 북한에서는 긍정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남북한 언어의 격차가 심해진 가장 큰 원인은 그동안의 언어 정책은 물론 생활환경과 의식 구조의 차이가 심화된 탓이다.지난 한글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남북이 겨레말 큰사전 공동 편찬을 위해 다시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사용하는 말이 다르면 상호 불신과 위화감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남북 교류를 활성화하여 언어의 차이를 좁히는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겨레말사전편찬사업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영화 ‘산상수훈’과 깨달음

산상수훈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잎사귀가 곱게 물들어 가는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가우라 꽃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발걸음 가볍게 걸어도 좋을 날들이지만, 주말마다 광장에는 목청껏 소리 높이는 인파로 가득한 요즈음이다. 태풍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가우라 꽃도 속으로 외쳐대는 것 같다. “나도 여기 있다고요.” 언제 바람이 잦아들어 평화가 찾아오려나. 어서 빨리 진실이 밝혀지고 안정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모임에서 비구니 스님이 만든 영화가 화제로 올랐다. 한국의 비구니 스님이 만든 산상수훈이란 영화가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일을 냈다고 한다. 그것도 예수 그리스도 복음을 다룬 영화로 상을 탔다며 미국 LA에 사는 숙모님이 소식을 전하셨다. 영화를 만든 이는 경북 경산의 국제선원장 대해 비구니 스님이다. 그의 첫 장편 영화인 산상수훈은 8명의 신학대학원생들이 성경 구절을 소재로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믿음의 실체인 ‘진실’에 접근하고 종교의 본질은 하나라는 사실을 전하는 작품이다.‘산상수훈’은 8명의 신학대학원들의 문답으로 이뤄졌다. 공간도 오직 동굴 한 곳으로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들이 던지는 질문들이 단순하지 않다. 질문은 ‘정녕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죽어서 천국 가는 것이 최고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라면 빨리 얼른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느님은 전지전능하다면서 왜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하느님은 인간이 따 먹을 줄 알면서 왜 선악과를 만들었는가.’, ‘아담이 죄를 지었는데, 왜 내가 죄가 있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는데 어떻게 해서 내 죄가 사해지는가.’ 등이다. 하나같이 기독교에서 금기시하거나, 궁금해도 물을 수조차 없던 것들이었다. 동굴 속에서 신학생들의 토론을 통해 산상수훈의 참뜻인 인간의 본질을 다룬 영화로써 종교간 화합과 평화에 기여하여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베오그라드 국제영화제 등 해외영화제에서 수많은 영화상을 수상했다. 러시아정교회와 가톨릭 사제와 수도자들도 보고 “놀라운 영화”라며 경탄했다.26살에 대구 동화사 양진암으로 출가해 평범한 승려의 길을 걷던 그는 10년 전 돌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중국 선양에서 4년간 포교하기도 했던 그는 어떻게 진리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신학도 철학도 따로 공부한 적이 없는 그가 이런 시나리오를 써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이지 놀라울 따름이다.그는 출가 뒤 보통의 스님들처럼 화두를 들지도 않았다. 그는 대신 불경을 보고 자신만의 수행법을 실행했다. “나를 버리는 수행을 했다. 좋은 것도 놓고, 싫은 것도 놨다. 선악을 모두 놨다. 뒤돌아봐서도, 목적을 둬서도 안 된다니 그저 놨다.” 그렇게 해서 그는 ‘일체가 둘이 아닌 도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선도 악도, 부처도 중생도, 하느님과 피조물도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적 질문도 창조주와 피조물을 구분한 상태에서는 의문에 의문을 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영화 ‘산상수훈’, 믿음의 실체인 ‘진실’에 접근하고 종교의 본질은 하나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는가. 종교 화합과 세계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영화를 본 이들이 꼽는 가장 매료되었던 부분은 현상과 본질을 금 컵으로 비유해서 본질인 금과 현상인 컵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것이었다고 말한다. 금으로 만든 금 컵, 즉 금과 컵이 금 컵으로 하나라는 것, 여태까지 종교가 모두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대해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또 영화를 통해 모든 종교가 다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영화가 끝났을 때는 정말 한 쪽과 그 반대쪽의 논쟁이 아니라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끈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불교와 기독교 사상의 바다를 보는 것 같았고 각각 다른 종교들이지만 ‘우리는 더 깊은 뭔가를 가지고 있는 하나다.’는 것과 같은 근원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보이지 않는 인간의 본질을 알아야만, 비로소 그 능력으로 힘 있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본질과 현상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알려야 좋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스님도 영화를 만들지 않았으랴.스님의 영화가 종교화합과 세계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했듯이 우리 세상에도 문득 산상수훈 깨달음의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고교생까지 나선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지난 2008년 존재 사실이 처음 알려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12년째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보다 못한 고교생들까지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다.상주본 국민반환 서명운동을 벌여온 고교생들이 제573주년 한글날인 지난 9일 상주의 현 소장자 배익기씨를 찾아 반환 및 공개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날 학생들은 상주와 서울지역 고교생 1천여 명의 서명이 담긴 반환요청서와 손편지 200여 통을 전달했다.학생들은 “배 선생에게 빨리 반환하라고 압박을 주기위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소망을 듣고 마음의 문이 좀 더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방문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배씨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 그 뜻을 잘 반영하겠다”면서도 상주본을 두고 얽혀있는 사연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처음 학생들의 방문 소식을 접하면서 배씨가 학생들을 만나겠나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 배씨는 정장 차림으로 예의를 차려 학생들을 만났다. ‘누구의 소유물이냐’는 문제가 먼저 규명돼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지만 문화재청과 다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배씨가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공유하면서 상주본을 국민과 함께 지켜 나갈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를 바란다.상주본은 법원의 국가소유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배씨가 보상금으로 감정가의 10%인 1천억 원을 주지 않으면 헌납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비밀장소에 숨겨놓아 강제 집행도 어려운 상황이다.지역사회에서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상주본을 영구임대 받은 뒤 상주박물관에 집현전을 만들어 보관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 제안에 배씨가 일정 역할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반환 대가로 국립한글박물관 상주분관을 건립해 배씨에게 명예관장 자리와 한글 세계문화재단에서의 적절한 예우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배씨는 ‘진상 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문화재 당국은 배씨가 거부한다고 반환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법을 뛰어 넘은 배씨의 일방적 요구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문화재 당국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적정 보상수준이 어디까지인지 알아보고 끊임없이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민족의 얼이 담긴 문화재의 온전한 보전을 위해서다.이번 고교생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배씨도 열린 마음으로 문화재 당국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 배씨는 그 협의가 국민과의 대화라고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

외눈

외눈/ 정다혜간호사는 의식 없는 내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 한쪽 들어내겠다는/ 수술동의서에 도장 찍었다/ 그건 동의가 아닌 최후의 통보/ 나는 여자답게 거부해 보지 못하고/ 절망의 비명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서른다섯에 눈 하나 잃었다/ 그렇게 빠져나간 생의 빈자리/ 신경조차 차단된 죽음의 빈자리에/ 보지 못하는 새 눈 들어섰지만/ 그 눈에는 더 이상 풍경 담을 수 없었다/ 기쁨도 슬픔도 모르는 의안/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깜깜한 고요 속에/ 다행히 눈물샘은 마르지 않아/ 바다 같은 눈물 출렁출렁 퍼내 쓰고도/ 눈물은 아직 강물처럼 남아 펑펑 흐른다/ 외눈의 절망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 외눈의 축복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 지구가 한 눈으로 우주를 다 보듯이/ 나는 외눈으로 나의 우주를 보았다 (후략)- 시집 『스피노자의 안경』 (고요아침.2007).............................................. 시력의 불편을 겪어보지 않으면 눈의 소중함을 느끼기 어려운데, 요즘은 그 소중함을 모른 척 하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세상이 번잡스럽고 컴퓨터와 휴대폰의 전자파에 일찌감치 노출되어 일찌감치 시력 보조도구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몸에 불필요한 기관은 없다. 그 가운데 눈은 신체 중 가장 예민한 기관이며 눈의 피로는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눈의 건강은 필수이다. 나도 어느 날 갑자기 한쪽 눈이 부옇게 보여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 진단을 받고 난생 처음 수술이란 걸 받은 바 있다. 시인은 30년 전 뜻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졸지에 한쪽 눈과 사랑하는 딸을 동시에 잃었다. 그리고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거쳐 오늘까지 힘겹게 살아남았다. 시인은 오직 시를 통해 그동안 한 번도 소리 내어 울어보지 못하고 삼켰던 울음을, 그리고 딸에 대한 죄스러운 감정을 토해내곤 했다. 그러나 시인은 이런 고통 속에서는 “잃어버린 한쪽 눈보다 더 밝은 빛이 되어주는 스피노자의 안경”과 같은 남편이 있기에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눈을 반짝인다. 시인은 ‘외눈의 절망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외눈의 축복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지금껏 살아오고 있다. ‘지구가 한 눈으로 우주를 다 보듯이’ 시인은 ‘외눈으로 나의 우주를 보았’던 것이다. 요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정 모교수의 경우도 젊은 나이에 한쪽 눈을 잃는 끔찍한 일을 당한 뒤 외눈을 가지고도 끄떡없이 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공전과 자전을 거듭했을까 짐작된다. 죄가 없다면 ‘외눈’으로 맞이하는 ‘축복의 봄’은 반드시 오겠지만... 매년 10월 둘째 목요일로 지정되어 실명과 시각장애에 대한 인식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눈의 날’이 어제(10월10일)였다. 그리고 11월11일도 또 다른 ‘세계 눈의 날’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빈번히 찾아오는 황반변성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칫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의 날을 맞아 실명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나도 양안의 백내장 수술로 전보다 보기가 나아졌지만 당뇨성 망막변증이 또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