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규 간염은 간세포 및 간 조직의 염증을 의미한다. 간염의 주요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및 자가 면역 등이 있다.간염은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며, 간염이 6개월 이상 낫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를 만성 간염이라고 한다. ◆B형 간염-만성 B형 간염만성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이다. B형 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간염으로 전체 인구의 3~4%가 현재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만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40만 명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간 관련 사망률이 높은 나라이며, 그 중 50~70%가 만성 B형 간염과 관련이 있다. -만성 B형 간염 원인B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의 비경구적 접촉에 의해 전파된다. 크게 어머니와 신생아 사이의 수직 감염, 성 접촉을 통한 감염, 손상된 피부나 점막을 통한 감염이 대표적이다.우리나라 B형간염 바이러스는 수직 감염이 대부분이다. 다행히 1980년대 이후 국가적 예방 백신 사업이 시행돼 현재 영아 감염률은 0.3% 미만이다.이미 감염된 성인 환자라도 항바이러스 약으로 치료하면, 간경화나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수직 감염이 의심되거나 가족 간 감염이 있을 경우, 반드시 혈액 검사를 통해 B형 간염 유무를 확인하고, 면역이 없을 경우 예방 접종을 필히 해야 한다.또 배우자 중 B형 간염 보유자가 있다면 성관계를 통해 전염될 수 있으므로, 예방 접종 및 적절한 피임 도구 사용 등을 권장하다.문신을 하거나 부항, 침, 피어싱, 면도기, 칫솔 등을 사용할 때 손상된 피부나 점막을 통한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 진행 및 치료만성 B형 간염이 오래 지속되면 간이 돌같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다. 5년 지나면 약 23%에서 간경변으로 변한다. 일단 간경변으로 진행하면 간암이 쉽게 발생하게 되며, 복수, 토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간암을 비롯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조기에 검진을 시행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우리나라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중 본인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약 75%에 달한다.만약 B형 간염에 대해 면역이 없는 경우에는 모두 3회의 예방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최근에는 효과적인 바이러스 치료로 간염의 진행을 늦추고, 간경변 및 간암과 같은 합병증을 낮출 수 있다.따라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전문의와 적절한 치료시기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또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 간격으로 복부 초음파와 간암 표지자 검사를 지원하므로 꼭 시행하는 것이 좋다.-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주의점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을 고루 포함한 영양식을 잘 섭취하며,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한약재,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은 간에 부담 또는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 함께 식사를 하거나, 악수, 포옹, 기침, 재채기, 대화 등의 행위로는 전염되지 않는다.또 출산 후 예방 조치를 적절히 시행한 경우에는 모유 수유도 가능하다. ◆A형 간염 A형 간염은 환자의 대변에서 입으로 전염되는 특징을 가지는 급성 수인성 전염병이다.만성 경과를 보이지 않으며, 급성 경과만 보인다. 개인위생 환경이 좋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 감염률이 줄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발생하는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867명, 2014년 1천307명, 2015년 1천804명, 2016년 4천679명, 2017년 4천419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2019년에는 1만7천635명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A형 간염 증상성인에서 A형 간염이 발병하면 성장기 연령에 비해 발열, 피로감, 구역, 구토, 황달 등을 포함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우리나라 중장년층인 40대 이상에서는 개인위생이 불량하던 1970~80년대의 성장기에 자연 감염된 까닭에 90% 이상이 A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20~30대에서는 위생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성장기 때 자연 면역을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성인기의 A형 간염은 15~50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초반에는 발열, 오한, 피로감이 나타나서 단순한 감기로 생각하다가, 갑작스러운 황달, 붉은색 소변 및 복통 등이 발생한다. 황달기가 지나가면, 모든 증상이 사라지고 혈액 검사도 정상으로 되는 해소기가 온다. 하지만 일부에서 사망까지 이르는 전격성 간부전 또는 황달기가 재발하는 경우도 있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A형 간염 치료 및 예방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 치료 외에 특별한 치료는 없으며 대개 자연적으로 회복되므로, 간에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고단백식이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A형 간염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유일한 예방법인 최소 6개월간의 두 번의 예방 접종으로 A형 간염을 10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 혈액 검사에서 A형 간염 항체가 없다면, 반드시 접종할 것을 권한다. 특히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갈 때 개인의 A형 간염 항체 유무를 확인하고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또 A형 간염은 고온에 약한 특성이 있다.85℃ 에서 1분 정도 끓이면 전염성이 줄어들므로, 개인위생의 강화를 통해 전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C형 간염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정상인의 상처 난 피부나 점막을 통해 전염되는 감염병이다. C형 간염은 한 번만 감염되더라도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이 중 30~40%에서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악화하므로 예방 및 조기 진단,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약 1%가 C형 간염 보유자로 추정된다. 간염, 간경변증, 간암을 포함한 만성 간질환의 10~15%가 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C형 간염 원인1992년 이전에는 대개 수혈로 인해 C형 간염이 발생했으나, 그 이후에는 정맥 주사 약물 및 마약 복용, 성 접촉, 공용 면도기·칫솔·손톱 깎기 사용, 비위생적인 문신, 침술 등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추세이다.환자와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혈액이 묻을 수 있는 기구의 공용은 위험하다.-C형 간염 증상감염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소수의 환자에게서 피로감, 우상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등이 있다. 하지만 다른 질병과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늦게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악화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예방 백신이 없어 예방이 어렵다.C형 간염의 진단은 혈액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으나, 동반된 간경변증, 간암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복부 초음파,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 또는 간 조직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만성 C형 간염 치료C형 간염 치료제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완치를 앞두고 있다. 이전 치료로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과 경구 치료제인 리바비린의 병합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독감 증상, 정서 변화, 혈액 변화, 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여러 부작용 및 오랜 치료 기간 (6개월 이상) 등으로 최근에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주로 쓰인다.또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치료 효과도 기존 치료보다 높아, 우선적으로 사용 고려할 수 있다.다만 완치가 되더라도 정상인에 비해서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여전히 높으므로,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도움말=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강민규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