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드러난 ‘포항 지열발전’

지난 2017년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강진은 지열발전사업 주체와 관련 기관의 총체적 부실 관리에서 비롯한 ‘인재’라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특히 포항지진의 ‘전조’ 성격으로 그해 4월 발생한 규모 3.1의 지진 이후에도 유발지진 확인 절차와 지진 위험도 조사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강진을 피하거나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으로 지적됐다. 지진은 그로부터 7개월 뒤 발생했다.이번 감사 결과는 지난해 3월 정부조사연구단의 ‘포항지진은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결론에 이어 거듭 확인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인과관계다. 허술한 사업 관리와 형식적 중간 평가만 아니었다면 포항지진을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지난 1일 발표된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는 산업부, 에너지기술평가원, 지열발전 컨소시움 등 관련기관의 위법·부당 사항이 총 20건 드러났다. 무리한 사업규모 확대, 부실한 안전관리 방안, 관리 감독 소홀 등이 주된 내용이다.특히 강진에 앞서 발생한 여러 차례 소규모 지진, 지열사업과 관련한 해외 사례 등을 통해 지진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사업을 강행한 대목이 드러나 충격을 준다.지열발전 컨소시움은 스위스 바젤에서 발생한 규모 3.4 지진으로 지열발전 사업이 중단된 사례를 확인하고도 ‘미소진동 관리방안’에 대한 기관 간 협의와 보고는 물론이고 지역 주민에 대한 설명을 않았던 사실도 지적됐다.또 컨소시움은 안전수칙인 ‘신호등 체계’를 만들면서 세부 내용을 산업부, 에너지기술평가원 등과 협의하지 않았다. 신호등 체계는 물을 주입하는 수리자극에 따른 유발지진 규모를 관측해 녹·황·적색으로 구분한 뒤 주입 압력과 유량을 조절하는 시스템이다.감사원은 적색단계에 해당하는 지진발생 시 수리자극을 중단하고 정부기관 승인을 받은 후 재개하는 내용이 신호등 체계에 포함돼야 하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발전소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3.1 지진 후에도 수리자극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그해 9월 5차 수리자극 두 달 뒤 강진이 발생했다.포항지진의 원인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가 1일 뒤늦게 출범했다. 포항지진특별법이 이날부터 시행된데 따른 구체적 후속 조치다.전문성과 중립성을 고려해 선정된 위원들은 유사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지진발생의 원인과 사업 추진과정의 적정성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제도와 정책개선 방향 등도 마련해야 한다.또 조만간 구성될 피해구제심의위원회는 공정한 심의를 바탕으로 실질적 피해구제와 피해지역 거주여건 재건 등이 서둘러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긴급재난지원금 전액 국비 부담해야

정부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20%를 지자체가 분담토록 해 자치단체마다 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코로나19 지원금 마련을 위해 신청사 건립기금을 당겨쓰는 등 가용 재원을 총동원하고 있는 대구시는 자체 생계지원금 마련에도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20%를 떠안을 경우 다른 예산 집행도 연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이에 코로나19 재난 구호로 곳간이 비고 있는 등 대구시의 재정 형편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특수성을 감안, 전액을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정부는 지난달 30일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4인 가구 기준 가구당 10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총 9조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재원은 정부가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80%를 확보하고, 나머지 20%는 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했다.이에 대구시는 마른 수건까지 짜며 긴급생계자금 재원 마련에 급급했는데 재난·재해기금 의 전액 전용 등 분담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대구시는 다음 달부터 생계가 어려워진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6천599억 원(국고보조금 3천329억 원, 시비 3천270억 원)의 긴급 생계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대구시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895억 원과 순세계잉여금 475억 원 및 신청사 건립기금 1천332억 원 중 600억 원, 재난·재해기금 해지 자금 1천300억 원 등 가용 가능한 재원을 모두 끌어모아 3천270억 원을 마련했다.이런 마당에 대구시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5천800억 원 중 20%인 1천200억 원을 매칭으로 시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게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 전담 관리 병원에 대한 경비도 대구시가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의 살림살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정부가 코로나 사태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서 재정 여력이 바닥난 지방 정부에 매칭 자금을 부담시키는 것은 자칫 대구시 재정을 파탄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정부는 대구가 감염병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특수성을 감안해서라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것이 옳다. 가뜩이나 재정자립도가 낮아 지자체마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판국이다. 정부는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으면 기채를 해서라도 현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정부는 또 대구시보다는 재정 형편이 나은 부산시와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도 분담액 부담에 난색을 표하며 국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대구를 너무 몰아세우지 마라.

세심한 준비 ‘온라인 개학’ 시행착오 막는다

전국 초중고 개학이 오는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학년별로 20일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온라인 개학은 사상 처음이다. 유치원은 등교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휴업이 연장된다.온라인 개학이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현 상태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구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여전히 크고 작은 집단 감염과 함께 해외 신규 확진자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섣불리 등교 개학을 강행했다가는 지금까지 실시한 모든 방역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갈 우려가 높다. 학교를 매개로 가정과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서울지역에서는 방역당국의 휴원 권고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강행하던 학원에서 강사가 잇따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원생들이 자가격리되는 사태로 이어졌다.코로나19로 개학일이 연기된 것은 벌써 네 번째다. 원래 3월2일이던 개학일을 3월9일, 23일, 4월6일로 세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연간 수업일수와 입시일정 등을 고려하면 무한정 개학을 연기할 수는 없다. 어쩔수 없어 온라인 개학을 하지만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여건이 미비하고 경험과 준비가 부족한 때문이다.온라인 개학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권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제대로 준비가 안돼 있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범수업 결과 동시 접속으로 서버가 다운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또 수업 중 “영상이 안보인다”, “소리가 안들린다”는 등의 불만도 많았다.실시간 쌍뱡향 수업은 고사하고 녹화강의도 장비가 없어 엄두를 못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온라인으로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각 가정의 기기보유 현황도 제대로 파악이 안돼 있다고 한다. 학교별, 지역별 교육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사들의 온라인 강의 역량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온라인 수업 시작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점검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학생들의 적응 속도를 봐가며 수업범위와 내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특히 일선 교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온라인 수업에 임해야 한다. 모든 것이 미흡한 상황에서는 교사들의 열정이 수업의 질적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수능 등 대학입시 일정도 연기됐다. 온라인 개학 학사일정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가 없도록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교육당국은 지난 3월 중순 이미 온라인 개강에 들어간 대학들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시행착오를 줄이기 바란다.

코로나19 의료인 감염 방지에 힘 쏟아야

우려했던 코로나19의 의료인 피해가 확인됐다. 의료인은 코로나19 전파 위험에 노출된 고위험군이다. 또 2, 3차 감염의 고리가 된다는 측면에서 감염 관리가 그 어느 집단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대구 의료인 중 121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 의료인 감염에 비상이 걸렸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4일 기준 대구지역 121명의 의료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의료인 확진자는 의사 14명, 간호사 56명, 간호조무사 51명이다. 이 중 위중 및 중등 환자가 각 1명씩 포함됐다. 의료인 확진자 중에는 34명이 신천지 신도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의료기관 내 노출과 지역 사회 노출로 파악되고 있다.문제는 대구시가 방대본 발표 이전까지는 의료인 감염 현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자칫 대구시 차원의 감염 차단 등 기회를 놓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구시가 의료계의 신천지 신도 명단 공개를 꺼려 일을 감염 확산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병원에 근무하는 신천지 신도 명단은 원내의 추가 감염 차단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들어 의료인 감염 현황을 해당 병원에 알려주지 않고 있다.앞서 대구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난후에야 신천지 신도임을 뒤늦게 밝혀 병원 의료진이 연쇄 감염 피해를 입었다.대구시는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공공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유연성 있는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지적을 새겨야 할 것이다.이와 함께 매일 100명 안팎의 신규 감염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방역 첨병인 의료진의 육체적·정신적 피로도가 높아 의료시스템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40여 일째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대구 지역 의료인은 현재 탈진 상태다. 초과 근무가 이어지면서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신규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고 요양병원과 정신병동 등 고위험 집단의 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아 쉴 틈도 없다. 의료인들의 과부하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감염 위험 속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방역당국은 의료인을 보호하는 것이 1차적 과제임을 인식, 의료시스템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다하길 바란다.시설 장비와 개인 보호구 등 공급 차질로 의료인들이 감염되는 불상사는 없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의료인 스스로도 개인 위생관리 등을 더욱 꼼꼼히 챙겨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인 관리에 세심한 신경을 써서 아직도 끝이 보이지는 않는 코로나19 수습에 진력하길 바란다.

정책 실종된 ‘최악의 깜깜이 선거’ 우려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총선이 후보 등록을 마감하면서 본격 막이 올랐다. 지난 27일 마감한 후보등록 결과 대구는 12개 지역구에 61명이 등록해 5.1대1, 경북은 13개 지역구에 60명이 나서 4.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253개 지역구에 1천118명이 등록해 4.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대구·경북의 경쟁률은 4년 전 20대 총선의 3.1대1, 2.6대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는 미래통합당의 서울TK 낙하산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증가한데다 더불어민주당이 16년 만에 25개 전 지역구에 후보자를 공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이번 총선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모든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이 제한된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치러진다. 지난 3년간의 문재인 정부 중간 평가와 함께 코로나19 위기극복 노력이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지역에서는 원전 폐쇄, 조국 전 장관 사태 등에서 나타난 현 정부의 마이웨이식 국정운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주장이 민심 저변에 깔려 있다. 동시에 공천 과정에서 지역민의 갈 곳 없는 지지를 볼모삼아 서울TK 내리꽂기를 또 다시 되풀이 한 미래통합당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역 민심이 이중으로 요동치는 형국이다.이번 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민들의 평가 대상이다. 위성정당이 앞다투어 창당되면서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하고 있다. 범여 ‘4+1 협의체’의 선거법 개정안 처리 과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선거법 조항 폐지가 21대 국회의 첫 과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권의 낯 뜨거운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이 어떤 형태로 표출될지 관심이다.자신들이 만든 위성정당이 정당 투표용지 상위 번호를 받도록 하기 위한 등록 막판 의원 셀프제명과 꿔주기 등의 행태도 빈축을 샀다. 공천 뒤집기 등 진흙탕 집안 싸움도 정치에 대한 환멸감을 주기에 충분했다.국민들은 코로나 사태로 선거에 관심 가질 여유가 없다. 투표를 불과 2주일 앞두고도 각 당의 정책이나 공약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정치권에서도 권력 투쟁적 모습만 보이고 국가와 지역 공동체의 나아갈 방향 제시는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우려된다. 각 당은 지금부터라도 정책 대결에 나서야 한다.국민들도 선뜻 손이 가는 후보가 없다고 기권해서는 안된다. 다시 한번 꼼꼼이 살펴 차악의 후보에게라도 투표해야 한다. 이번 총선이 향후 4년은 물론이고 그 이후의 국가적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 의연한 모습 아쉽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대구시의회 임시회 도중, 퇴장하는 소동을 벌여 구설수에 올랐다. 권 시장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야전 사령관인 권 시장이 업무 과중에 시달린 나머지 시의원의 추궁에 흥분, 과잉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지난 25일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서 발생한 일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권 시장이 코로나19 극복과 지역 경제 안정화 목적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에 따른 제안 설명을 한 뒤 더불어민주당 이진련 의원의 의사 진행 발언이 발단이 됐다.권 시장이 추경예산안과 관련, “긴급 생계지원은 3월30일 공고 후 검증 과정을 거쳐 4월10일부터 5월9일까지 30일간 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시장의 제안 설명 후 이 의원은 “권 시장은 긴급 생계지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권 시장은 회의장 밖으로 나가 버렸다.본 회의에 앞서 민주당 시의원들이 ‘긴급 재난자금 즉각 집행하라’는 피켓 시위를 벌여 권 시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터였다. 지역 언론도 긴급 생계지원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대구시장이 자신의 신념을 밀고 나가는 것은 좋다. 하지만 지급 시기를 앞당기라는 여론의 큰 흐름을 외면해서는 곤란하다.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대구 시민 모두가 피로감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예민해져 있다. 권 시장도 지난달 20일 이후 한 달 이상 사무실에서 야전침대 생활을 하며 상황을 챙기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시민들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권 시장은 긴급 재난자금 지원과 관련, 자신도 “절박한 심정으로 기다리는 시민을 생각하면 늦은 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난 자금 지급 작업이 방역 작업 못잖게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며 오히려 시의원과 시민들의 이해와 응원을 구했다.물론 대구시 행정이 방역 작업에 선거 사무까지 겹쳐 어려운 점은 없지 않다. 또 공무원들이 방역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이해한다. 하지만 민주당 시의원의 발언에 발끈해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권 시장의 모습은 시민들에 대한 자세가 아니다. 대구시의 늑장 대응이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컨트롤타워인 권 시장이 감정적으로 격한 모습을 보인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시민단체의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오직 대구시민만을 바라보며 행정을 하겠다고 한 권 시장이다. 시의회 본회의장 퇴장은 대구시 수장의 품격을 깎아내렸다. 권 시장은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해야 했다.

‘코로나 실업대란’ 중단기 대책 서둘러야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 고용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난은 업종 구분없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영세 사업장, 비정규직, 파견직·일용직, 특수고용 근로자의 피해가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일부 시민단체 조사에 따르면 무급휴직, 해고, 권고사직 종용 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원·교육, 병원·복지시설, 판매, 숙박·음식점, 항공·여행 등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서 근로자들의 타격이 크다.직장에서 밀려난 근로자와 폐업위기에 몰린 영세사업장 대표들이 실업급여, 소상공인 대출 등을 받기 위해 고용복지센터와 소상공인진흥공단 등에 새벽부터 긴 줄을 서는 북새통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3월 중(19일 현재) 전국에서 실업 급여를 신규 신청한 사람은 10만3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나 증가했다. 특히 3월 중 증가자는 코로나 사태 전인 지난 1월의 13.5배에 이른다. 대구지역에서는 지난 1주일 동안에만 무려 46%나 늘어났다.실업급여는 후행지수다. 실물경기 상황이 통상 2~3개월 뒤 본격 반영된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향후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최대 6개월 동안 휴업·휴직 수당을 지원하는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으려는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전국에서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지원금을 신청한 업체는 1만7천여 곳으로 지난해의 11배가 넘는다.고용 악화는 중소·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하늘길이 막힌 항공사는 물론 자동차, 제철, 조선, 디스플레이 업종에까지 희망퇴직이 번지고 있다.코로나가 본격 확산하기 전인 지난 2월 중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8%가 올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아예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답했다. 지금은 신규 채용을 꺼리는 기업이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가 젊은 층의 취업위기로 확산되는 모양새다.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5일 1천억 원 규모인 고용유지 지원 예산을 5천억 원으로 크게 늘리겠다고 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조기에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실업에 따른 고통이 더욱 심할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의 생계지원과 일자리 지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실업급여 지급 기준을 완화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계약직 근로자나 특수형태 고용 근로자 등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정부는 당면한 경기 부양과 병행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빚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실업 사태에 대비해 중단기 대책을 세우고 시행에 나서야 한다.

대구시, 긴급 생계비 지원 늦춰선 안 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서민들을 위해 긴급 생계 지원에 나섰다. 대구시는 저소득층과 긴급 복지 특별 지원 및 긴급 생계 자금 지원 등 3가지 형태로, 64만 가구가 대상이다. 긴급 생계자금은 중위소득 70~100%에 해당하는 가구에 대해 특별 지원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가구당 50만~90만 원씩 지원할 예정이다.이에 반해 경북도는 재난 긴급생활비를 빠르면 다음달 2일, 늦어도 10일까지는 지급하기로 해 대조적이다. 도는 지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10만 원을 늘려 가구당 50만~80만 원을 중위소득 85% 이하 33만5천 가구에 지급하기로 했다.대구시의 지급 시기는 내달 16일로 선거 다음날이다. 서민들이 당장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마당에 20여 일 후에 지급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대상자들 가운데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경북도의 지급시기보다 보름 가량 늦다.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경제와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올 스톱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지역 자영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등은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 당장 끼니와 각종 공과금 납부 등 생계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코로나19보다 아사(餓死)를 두려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지체되는 사이 취약 계층은 막다른 지경에 몰린다.대구시는 저소득층에 대한 긴급 생계자금 지원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선거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어 구·군과 협의를 거쳐 미룰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이것저것 따지는 사이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굳이 4·15총선 후로 미뤄야 할 이유도 없다. 서민들은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정치적 의도를 따질 여유도 없다.대상자 조사 등도 통계를 기준 삼아 ‘선 지급, 후 정산’으로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또한 예산 확보 등에 어려움이 없지는 않겠지만 175만 원으로 잡은 중위소득 기준을 확대, 대상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관련 시민단체의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소득 기준과 불과 10~20만 원 차이로 지원 대상에 제외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정부도 경제 회생을 위한 대책을 연거푸 쏟아내고 있다. 기업 지원금과 금융 지원책 등도 까다로운 절차 등으로 정작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것도 마찬가지다. 절차 따지는 동안 기업은 다 죽는다.목숨이 간당간당하는 판국에 숨 끊어진 뒤에 뭉텅이 돈을 쥐어 준들 뭣하겠나.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들기 격 밖에는 안 된다.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시간이 없다. 대구시는 생계비 지원을 늦춰선 안 된다.

개학연기 ‘학교 대응책’ 보여주기식 안 돼

정부가 발표한 4월6일 개학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10여 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가 맞는 또 하나의 결정적 시간이다. 신규 확진자 발생을 큰 폭으로 줄이지 않으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을 또 한번 연기해야 할는지도 모른다.지역의 한 의료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이 하루 한자릿수 이하로 내려가야 정상적 개학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도 감염경로 파악과 학교를 폐쇄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감염원 관리가 잘 된다는 전제가 기본이다. 개학 후 학교 폐쇄라는 최악의 사태는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이뤄져야 한다.코로나 사태로 각급학교 교육 공백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교육 당국의 대책도 잇따른다. 그러나 일부 대책과 관련해서는 실효성 논란이 일어 문제가 되고 있다.대구시교육청은 이달 들어 초교 1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영상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4~5개 자료를 보고 공부하도록 돼 있다.그러나 동영상 1개의 시청 시간이 불과 3~5분에 불과할 정도로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과 질 모두 기준에 미달하는 전형적 보여주기식 대책이라는 것이다. 비대면 학습지도 방안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좀더 밀도있는 자료를 만들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또 이번 주부터는 온라인이나 전화로 교사와 학부모 간 상담을 하기로 했다. 역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는 담임교사가 아직 학생들을 만나보지도 못한 상태다. 학생들의 성향, 행동패턴 등 개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데 무엇을 가지고 학부모와 상담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일부 학부모들은 자칫 학생 성격이나 특성에 대해 왜곡된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학교의 방침을 따르지 않으면 자녀에게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까 마지못해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4월 초 개학에 대비해 학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과 점검도 시급하다. 학교는 집단 활동이 많은 특성 때문에 2, 3차 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교육당국은 우선 개학 이후 학생들에게 지급할 마스크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마스크 대란이 학교에서 재연돼서는 결코 안된다. 마스크를 벗는 급식시간의 감염차단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배식시간을 길게 잡고, 사정이 허용하는 학생들에게는 도시락을 싸오도록 해 자기자리에서 먹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실에서는 띄어앉기 등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정권 심판이냐, 공천 심판이냐

4·15 총선이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비례대표 공천으로 여야가 심한 홍역을 앓고 있지만 지역구 공천은 마무리 단계다. 여야는 홍역을 치른 끝에 2중대 격인 비례 정당을 내세웠다. 양당 독식을 방지하자는 취지의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오간데 없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번 총선을 끝으로 사라질 운명이다.TK의 지역구 공천은 민주당은 이미 완료됐고 통합당은 오는 23일 경선 결과를 공표하는 대구 달서갑 한곳만 남겨두고 있다.이제 본선만 남았다. 그런데 TK 지역 통합당 공천 탈락자들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면서 TK 선거판이 민주당, 통합당, 무소속 후보의 구도가 됐다. 통합당 공천에 탈락한 국회의원이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뛸 경우 통합당 후보와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또한 지역 기초단체장과 전 국회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이 여러 곳이다. 게다가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 무소속 돌풍의 핵이 됐다.이에 따라 TK 지역 총선은 ‘정권 심판론’과 ‘공천 심판론’이 맞부딪히는 현장이 됐다. 정권 심판론은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금년 총선은 ‘이 나라가 사느냐 죽느냐’, ‘내가 그리고 내 가족이 사느냐 죽느냐’ 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분노로 이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요구하며 불을 지피고 있다. 공천자들도 현 정부의 실정을 질타하며 표몰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반면 공천 심판론은 정태옥(북갑)·곽대훈(달서갑) 의원 등이 이번 공천 결과가 TK의 지역정서를 철저히 외면한 사천이라고 주장하며 무소속 출마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막장 및 낙하산 공천이 지역민의 자존심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며 지역민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공천 심판론은 통합당의 TK 경선지역 결과가 발표되면서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대구 동갑과 수성을 등 경합지역에서 토종 TK가 압승을 거뒀다. 낙하산 공천에 대한 TK 지역민들의 무언의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하지만 지역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논란과 공천 결과에 대한 불복 등으로 통합당이 총선에 임박한 내부 총질 모습은 집권 여당에 유리할 뿐이라며 탐탁지 않게 여기는 여론도 있다. 야당 표만 깎아 먹을 뿐 선거 전략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알곡과 쭉정이를 가리려다가 자중지란으로 민주당에 어부지리를 주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한다. 통합당이 공천만 제대로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내분으로 치고받다가 안방을 내주는 일은 없을지 모르겠다.

‘방역 우선’에 따른 ‘경제적 고통’ 덜어줘야

지난 2월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지역 경제가 초토화됐다. 영세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병들어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유동인구 격감에 따라 모든 경제활동이 올스톱 되다시피 했다. 사태 종식의 시기마저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코로나 사태로 금년 5월까지 대구경북 지역내총생산(GRDP) 감소액이 9조 원을 넘어갈 것이라는 대구경북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동반부진으로 대구는 2조4천억 원, 경북은 6조9천억 원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다.이는 지난해 지역 GRDP의 5.8%에 해당한다. 지역경제가 IMF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영세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발생 이전에도 경기침체 장기화로 많이 어려웠지만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일부 업종의 경우 하루 종일 매출이 제로에 가까운 곳이 많다고 한다. 마냥 쉴 수만은 없어 점포 문을 열어 보지만 손님이 없어 휴업과 영업재개를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학습지 방문교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 노동자들도 수입이 격감해 생계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역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차부품 업계는 가동률이 60%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 이익도 격감하고 있다. 세계적 시장 침체에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외 수요감소가 더해지면서 상황은 악화되는 모양새다. 부품 업계는 완성차 업계와 경기 리듬이 같다. 구조조정을 고민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대구는 코로나 방역과 경제회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러나 이 두가지 목표는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가 나빠지는 관계로 맞물려 있다.지금은 방역이 우선이다. 아직 요양병원 등 취약계층 집단발병 가능성이 높은 시한폭탄과 같은 시설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방역 우선에 따른 영세 자영업자의 손실과 아르바이트·일용직 근로자 등 비고정 급여 생활자들의 긴급생계비 지원에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대구시는 자체 예산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긴급 생계자금 2천억 원을 지원심의위원회를 거쳐 다음 달 일용직 근로자, 택시기사, 식당 종업원 등에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상자들은 하루가 급하다. 대구시는 실제 지원에 앞서 분야별 지원 기준과 금액 등 구체적 계획만이라도 조속히 밝히기 바란다.아울러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정부 추경안 중 지자체 재량으로 쓸 수 있는 4천억 원을 신속히 확보해 자영업자, 중소 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서둘러야 한다.

통합당에게 대구·경북은 어떤 존재인가

미래통합당의 공천이 갈수록 요지경이다. 통합당은 지역구 공천에서 사천과 낙하산, 돌려 막기 공천 등 선거판에 온갖 묘수를 동원, 막장 공천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거기다가 통합당의 비례대표인 비례한국당 공천도 무원칙의 정수를 보여줘 공천 파장이 일파만파다. 특히 문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 모두 TK(대구·경북) 민심을 철저히 외면했다는 점이다. TK 홀대를 넘어 ‘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이쯤 되면 통합당에게 TK는 어떤 존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TK는 보수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지키고 있는 보수의 텃밭이자 보루였다. 보수 야당이 지리멸렬할 때 보수의 이념을 굳게 지키며 보수 방패막이가 됐다. 이렇듯 TK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킴으로써 현재의 대한민국과 보수가 자리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통합당도 있을 수 있었다.그런데 통합당이 TK를 헌신짝 버리듯 발로 차버렸다. 철저히 외면했다. 통합당 지도부의 눈에는 TK가 아예 보이지 않는 듯 했다. 기준도 원칙도 없었다. TK는 그냥 장기판의 졸일 뿐이었다.21대 총선에선 TK 민심과는 동떨어진 사천이 난무, 당 안팎에서 원칙도 없고 합리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역엔 생전 얼굴도 보지 못한 인물들이 공천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래도 예전 선거 때는 낙하산이긴 했지만 장차관급 등 비중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인물론으로 공천 부당성 주장을 무마할 수 있었다.그런데 이번엔 무게감도 떨어질 뿐 아니라 정체성을 의심받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상당수가 무늬만 TK인 인물들이 낙하산 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통합당의 2중대 격인 비례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TK 인사를 완전히 배제해 TK의 자존심에 비수를 꼽았다.TK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국회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줄을 잇고 있다. 명색이 한때 야당 대표까지 지낸 홍준표도 무소속 출마에 가세했다.이 같은 공천 반발 움직임에 통합당의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은 18일 “낙천에 대한 서운함과 불만 때문에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며 공천 탈락자들의 희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는 지역민들에게 TK는 어차피 야당 몰표 지역이니 대의를 위한 희생에 동조해 줄 것을 요구하는 오만한 말로 밖에는 비치지 않는다.지역 일각에서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리더십을 의심하며 통합당 심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총선 승패를 떠나 TK의 자존심에 상처를 낸 통합당에 대한 불신이 가져온 산물이다. TK는 통합당에 철저히 배신당했다. 그동안 선거에서도 몇 차례 지역 민심을 외면한 공천으로 TK가 상처를 받았었다. 그런데 또다시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못 참겠다는 TK의 원성이 높다. 통합당은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TK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망정 염장만 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한가.

초유의 4월 초 개학…학교·교사 역할 중요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신학기 개학이 또 다시 연기됐다.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한달 넘게 나라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전대미문의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코로나19의 소규모 집단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방역 당국이 우려하던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된 것이다.현 상황에서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은 감염병 대책의 핵심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을 더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67.5%로 나타났다. ‘학사 일정 혼란을 막기 위해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는 의견은 21.9%에 그쳤다.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교사·학부모 단체들도 “학생들이 종일 붙어서 생활하고 급식을 함께 먹는 학교는 감염병에 더 취약하다”, “학생안전을 볼모로 개학을 강행하는 모험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써 세 번째다. 원래 이달 2일로 예정돼 있던 개학일을 9일로 1주일 연기한 것이 첫 번째이고, 23일로 다시 2주일 더 연기한 것이 두 번째 조치였다. 이번에는 4월6일로 또 다시 2주일이 연기됐다.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다. 6·25와 같은 전시 하에서도 천막학교가 열렸고 수업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국가적 재난으로 우리를 덮치고 있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앞에서는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 지금은 개학 연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3차례에 걸친 개학 연기로 각급 학교의 수업 공백이 한달 넘게 이어지게 된다. 내신 시험과 대입 수능을 포함한 각종 학사 일정을 치밀하게 재검토해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거나 혼란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또 수업 결손에 따른 학생들의 실질적 학력 저하가 없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초유의 사태를 맞아 일선 학교당국과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책임감을 가지고 과제물 수업, 온라인 수업 등 대체 수업 방안을 만들어 적극 활용해야 한다. 교육청 차원의 프로그램 개발도 급선무다.특히 각급 학교는 신입생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신입생 입학식도 하지 못했다. 담임 선생님 얼굴도 못 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내기 신입생들의 마음이 많이 허탈할 것이다. 교사와 학생 간 단체 카톡 등을 적극 활용해 지도에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한다.지금은 교육분야 뿐 아니라 국가 전체가 위기 상황이다. 모두 지혜를 모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 ‘골든 크로스’ 불구 경각심 늦추면 안돼

대구지역 코로나19 하루 완치 환자가 신규 확진자를 앞서는 ‘골든 크로스’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골든 크로스는 지난 12일 처음 나타난 이후 16일까지 4일간(13일 제외) 계속됐다. 16일의 경우 완치로 퇴원한 환자는 270명인데 반해 신규 확진자는 35명에 머물렀다.그러나 방역당국은 ‘신천지’라는 급한 불을 껐을뿐 아직 콜센터, 노인 요양시설, PC방 등 다중 이용시설의 집단감염 위험이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구·경북의 경우 5월1일쯤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선 뒤 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나 다른 지역에서 확진자가 유입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16일 현재 지역 환자는 대구 6천66명, 경북 1천164명 등 총 7천230명이다. 앞으로 3천 명 가량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데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시민 담화문을 통해 오는 28일까지 2주간 더 시민 이동을 최소화하고 방역 역량을 집중해 환자 증가수를 한자리수 이하로 줄여 확실한 안정기를 만들자고 호소했다.그러나 대구의 지난 주말 상황은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한달 가까이 계속된 코로나 사태로 집안에만 있던 시민들이 도심 공원과 유원지 등을 찾아 봄기운을 즐기는 발길이 줄을 이었다. 유원지의 카페 등도 빈 좌석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시민들의 갑갑함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아직은 아니다. 조금 더 참아야 한다. 야외 시설은 상대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하지만 이동과정에서 감염원과의 접촉이 우려되는 데다 집밖에서 카페, 음식점, 화장실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시민들의 경각심이 흐트러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은 전체 시민이 동참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 수칙을 계속 준수해 나가야 한다.코로나19는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높은데다 초기에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나중에 양성 확진자로 바뀌는 사례도 적지 않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다.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확진자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걱정거리다. 정부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지역사회에서 진행되는 바이러스 전파의 연결고리, 감염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 코로나19는 완전히 격퇴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다시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 종식, 328 대구운동’ 모두 힘 모아야

권영진 대구시장이 15일 대시민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 종식, 328 대구운동’을 제안했다. 지역 코로나19 사태의 효율적 극복과 조기 종식을 위해 전체 시민들에게 오는 3월28일까지 2주간 더 방역역량을 집중하고, 시민 이동을 최소화해 1일 추가 확진자 수를 한 자릿수 이하로 만들자는 것이다.대구에서는 코로나19의 기세가 조금씩 꺾이기 시작해 최근 4일간은 1일 확진자 수가 연이어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그러나 지금은 절대로 안정기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만 ‘신천지’라는 대규모 감염원의 확진자 발생이 줄어드는 것일뿐 지역 곳곳에 소규모 집단 감염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1일 확진자 수가 줄어든다고 시민들의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흐트러져서는 절대 안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방역의 최고 책임자인 대구시장이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참여를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권 시장은 담화문을 통해 시민들에게 외출과 이동을 최소화하고, 모임과 집회를 중단하는 자율 통제를 더욱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종교행사 외에도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 밀집하는 실내 영업장 운영을 28일까지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손씻기, 2m 거리두기, 덜어먹는 식사예절 등 감염병 예방에 필수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 위생수칙 준수도 당부했다. 기업들은 증상을 느끼는 직원들이 부담없이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유연근무와 재택근무 등도 적극 도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타지역 전파를 막기 위해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대구지역 밖 이동도 2주간 더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권 시장은 이와 동시에 중앙정부에 요청한 특별 재난지역 선포와 긴급 생계자금 지원과는 별개로 금년 대구시 예산의 대폭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2천억 원 이상의 긴급 생계자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이 자금은 코로나19로 전례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감원으로 일자리를 잃은 비정규직·아르바이트 근로자, 취약 계층 등의 지원을 위해 쓰여질 전망이다.또 중앙정부의 국세 감면 등과 함께 주민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을 전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는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추진된다.권 시장이 밝힌 긴급 생계자금 지원은 하루가 급하다. 모든 절차를 간소화해 빠른 시일 내 고통받는 우리 이웃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또 가능한 한 조성규모도 늘려 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