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윤정대변호사 코로나19에 대한 감염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감염방지나 확산방지를 위해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다. 적당한 거리두기는 질병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이기도 하다. 레바논 출신의 미국 이민자인 칼린 지브란의 시 ‘결혼에 대하여’에서 사랑의 거리두기를 언급한다.함께 있지만/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 말라/ 너희 두 마음의 기슭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하나의 잔으로 마시지 말고/ 서로 잔을 채워주라/ 하나의 빵으로 먹지 말고/ 너의 빵을 상대방에게 주라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라/ 그러나 서로 혼자 있게 하라/ 류트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서로 혼자이듯이너의 마음을 주라/ 그러나 서로 마음을 소유하게 하지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 마음들을 담을 수 있나니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말라/ 사원의 기둥도 떨어져 있고/ 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 자랄 수 없나니오랫동안 질병은 인류의 적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질병이 퍼지면 악마나 사탄의 짓이거나 인간의 악행에 대한 신의 저주로 여겨지기도 했다. 기독교 성경에도 질병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신약 속의 구세주인 예수는 수많은 병든 이들을 고친다. 눈 먼 이의 눈과 말 못하는 이의 입을 열게 하고 심지어 죽은 이를 살리기도 한다. 비유적이든 실제적이든 질병에 대한 치유는 악에서 인간을 구원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졌다.구약성서에서 ‘욥’의 이야기에도 질병이 등장한다. 욥은 흠 없는 사람이다.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사람으로 성서는 표현한다. 하느님은 그런 그를 사탄의 손에 맡겨 모든 재산과 자녀들을 잃게 할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는 잿더미 속에 앉아 있는 그의 온 몸에 피부병까지 번지게 한다. 욥은 피가 나도록 질그릇 조각으로 몸을 긁는다. 보다 못한 욥의 아내는 그에게 “차라리 하느님을 저주하고 죽어 버려라”고 울부짖는다.욥이 고통에 빠져 절망할 때 그의 세 친구 엘리파즈, 빌닷, 초바르가 찾아온다. 그들은 욥을 동정하며 욥을 위로한다. 그러나 욥이 자신은 죄 없이 고난을 겪고 병들게 되었다며 세상과 하느님에게 항변하는 것을 듣고 병들고 고통 받는 것은 인과응보라고 욥을 비난한다.욥은 자신의 고통과 병에 대해 “내가 무엇을 잘못하였나?”라고 반박하지만 욥의 친구들은 욥에게 병들고 고통 받고 있는 자체가 죄의 증거라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께 용서를 빌고 모든 것을 맡기라고 말한다.그러나 욥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들에게 “하느님을 위해 불의를 말하고, 하느님을 위해 허위를 말하고, 하느님을 몰래 편 드느냐?”고 분노한다. 나아가 하느님께 “저의 죄와 허물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주시고, 당신의 손을 제게서 멀리 치우시고 당신에 대한 공포가 저를 덮치지 않게 해주십시오.”라고 부르짖는다.끝까지 결백을 주장하는 욥의 강경한 태도에 친구들이 입을 다물자 이번에는 이를 지켜보던 젊은 엘리후가 나선다. 그는 욥이 자신의 잘못에 하느님에 반항한 죄까지 더했다며 욥의 태도를 문제 삼는다. 다행히 어쩌면 공정하게 성서 속에서는 하느님은 욥을 치유한다. 욥은 피부병이 낫고 재산을 회복하고 심지어 새로이 자녀까지 얻게 된다.감염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뿐만 아니라 개정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감염병예방법)에서 규정하는 감염병 의심자에 대한 자가격리 강제처분과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도 필요하다.그런데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이 4월 5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자가 또는 시설 격리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감염병예방법 제42조(감염병에 관한 강제처분) 제2항 제1호는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제1급감염병(신종감염병증후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중동호흡기증후군,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신종인플루엔자 등)이 발생한 경우 해당 공무원으로 하여금 감염병의심자에게 자가 또는 시설에 격리하는 조치를 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79조의3(벌칙) 제4호는 제42조 제2항제1호에 따른 입원 또는 격리 조치를 거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정부의 홍보와 같이 ‘자가격리’ 중 일시 자가를 이탈하는 등의 ‘자가격리’ 조치 위반행위를 자가격리 조치 자체를 거부한 행위와 동일하게 평가하여 처벌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다. 격리 조치를 자체를 거부한 경우와는 달리 일시적인 자가격리 위반은 감염병예방법 제80조(벌칙) 제5호 “제42조에 따른 강제처분에 따르지 아니한 자”에 해당함으로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이 적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일시적 또는 경미하게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한 경우까지 감염병예방법 제79조의3(벌칙) 제4호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면 과잉입법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욥의 이야기에는 세상은 흔히 질병에 걸린 사람에게 인과응보나 잘못을 따지지만 사람이 아무런 잘못 없이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진실이 들어있다. 질병의 원인이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밝혀진 현대에 있어서도 감염에 대한 책임을 순전히 개인에게 묻는 것은 부당하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 의심자에 대한 일정한 격리조치가 필요하지만 행정처분이 아닌 형사처벌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아침논단…경제문제, 코로나19 보다 더 무섭다

경제문제, 코로나19 보다 더 무섭다김시욱애녹 원장 이른 아침 집을 나설 채비를 한다. 준비해 둔 라텍스 장갑을 끼고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 위에 KF94가 표기된 마스크를 하나 더 착용하면서 갑작스레 실없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요즈음 유행하는 우스갯소리로 양쪽 주머니 가득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이 있으면 갑부라니 나도 부자임이 분명하다. 한 달여 가까이 스스로 자가 격리의 삶을 살아왔기에 오랜만의 외출은 차라리 낯설기조차 하다. 대구학원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자원 방역단의 첫 일이기에 늦지 않게 수성구청에 도착했다. 이미 여러사람들이 구청에서 지원한 소독약과 분무기, 방호복을 착용하고 방역작업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3명이 1조가 되어 일대 상가와 다중시설 그리고 가정집을 촘촘히 방역했다. 처음해 보는 일이라 서투른 몸짓이지만 지역의 위기극복에 일조한다는 열정은 온몸 가득 땀으로 대신한다. 소독약이 떨어지기 무섭게 단체 톡이 작동하고 주변을 순환하는 승합차 팀에서 재충전을 한다. 3시간 동안 쉼 없이 진행된 방역작업은 분명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상황적으로 함께 점심을 나눌 수 없기에 준비한 도토리 떡을 받아 쥐고 귀갓길에 올랐다.떠나는 분들의 웃음 이면에 담겨진 슬픔과 걱정이 가슴을 죄는 듯 하다. 전국 학원들 중에서 94%의 휴원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 학원들이기에 경제적 상황은 무엇보다 팍팍하다. 더구나 종료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무기한 휴원 상황이기에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고정 지출로 이어지는 건물세, 제반 사용료 그리고 강사료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 속에서 강사 해고와 폐원 그리고 줄도산으로 이어질까 두렵다. 자원 방역봉사단을 발족하고 어느 직업군 보다 먼저 자진 휴업에 들어간 그분들에게서 백조의 우아함을 발견한다면 지나친 비약이 될까? 백조의 단순히 보여 지는 화려한 우아함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자원봉사라는 행위에 초점을 두고 찬사를 보내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보여지는 게 다가 아니다’란 말이 있다. 백조의 우아함 속에 숨겨진 힘든 고통의 노력을 이 말로서 대신할 수 있는 듯하다. 눈부신 깃털과 우아한 유영을 위해 쉼 없이 움직여야 하는 백조의 발은 지금의 그분들이란 생각마저 든다. 교육현장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선생님이란 호칭을 받지만 교육제도의 전환과 개정의 과정을 겪을 때마다 비난과 공격의 대상은 사교육이었음이 자명하다. 지금의 상황 또한 학원이라는 직업군이 갖는 특수성으로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극단적 상황에 처해있지만 그 어떤 정부 지원책도 학원을 대상으로 한 것은 없다. 사교육은 우아함을 가장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살아남아야 하는지도 모른다.코로나19로 인한 고통과 좌절 그리고 도산은 오직 일부 직군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추세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유, 휘발유, 경유 등 교통 유류의 수요 하락과 맞물려 OPEC회원국들 사이의 갈등은 국제유가를 급락시켜 왔다. 국내 정유사들의 1분기 영업적자가 2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SK와 현대 오일뱅크를 비롯한 국내 4대 정유사들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국가간 대외 봉쇄령은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진 항공 산업을 붕괴시키고 승무원과 기장들의 무급휴가와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불안감의 표출로 IMF가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극단적으로 세계대공황으로 발전할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역설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분명 시기적으로 위기상황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위기상황 대처에 대한 콘트롤 타워의 존재와 역할은 세월호를 통해 뼈저리게 배워왔고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선거에서 이기고자 진영논리를 앞세운 책임전가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리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능력은 민주적 방법과 의료시스템과 의료진의 역할, 성숙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명성을 통한 통계의 신뢰도와 자유로운 언론 환경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시민 참여는 위기극복을 위한 화합과 비젼의 전형적 모습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괴물과 싸워가고 있다.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선거를 통해 우아함이라는 열매 만을 취하려 한다면 여·야 모두 비난 받아야 한다.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타협의 정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아침논단…슬기로운 ‘내 방 여행하는 법’

슬기로운 ‘내 방 여행하는 법’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예상 외로 길어지고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할 일없이 보내는 일상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힘들다. 이 무료한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공유되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달고나 커피는 커피가루와 설탕을 넣은 데다 뜨거운 물을 부은 후 400번 정도를 휘저어 만든 커피다.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집콕’ 생활이 이어지며 시간 때우기용 놀이로 발전했다. SNS에서는 서로 레시피를 공유하거나 인증샷을 올리는 등 인기다.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이런 활동들이 평소 같으면 귀찮아서 어디 거들떠보기나 할 법한 일인가. 그래도 약 1천 번 정도 휘저어야 만들 수 있는 수플레 계란말이라든지, 수시로 물을 줘야 하는 콩나물 키우기 등이 인기있는 걸 보면 시간 보내기용으로는 안성맞춤인 듯하다. 라디오 듣기도 한 방법이다. 어저께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어느 FM라디오를 듣다가 재미있는 내용이 나와 메모를 해두었다. ‘내 방 여행하는 법’(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장석훈 옮김, 유유, 2016)이란 책에 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1790년 어떤 장교와 당시 불법이었던 결투를 벌인 후 42일간의 가택연금형을 받았다. 그때 그가 집 안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며 쓴 글이 바로 ‘내 방 여행하는 법’이다.“나는 내 방 여행을 하면서 곧바로 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탁자에서 시작해 방 한구석에 걸린 그림 쪽으로 갔다가 에둘러 문 쪽으로 간다. 거기서 다시 탁자로 돌아올 요량으로 움직이다가 중간에 의자가 있으면 그냥 주저앉는다.” 책은 자신의 방을 여행하는 이야기다. 매일 사용하면서 살아왔지만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 안의 물건들을 보고 느낀 독특한 생각들을 정리했다. 크지 않은 방 안에서도 느낄 수 있는 42일간의 상념의 여행인 셈이다.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 딱 42일이 지났다. 200년 전 그의 방 안 여행은 42일로 끝났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대구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사회적 불안·우울 현상(코로나 블루)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책임져야하는 엄마들의 아우성이 인스타그램에도 터져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말고 주방과 거리 두고 싶다’ ‘평생 한 요리보다 최근 한달간 더 많이 한 듯’ ‘유치원 조리사님 보고파요 흑흑’ ‘세끼 준비+설거지=백시간’…이젠 엄마들의 코로나블루를 떨쳐버릴 ‘내 주방 여행하는 법’을 온가족이 고민해야 할 듯하다. 주방 여행하기에 온가족이 함께 하는 거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에서 만든 ‘코로나19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건강 지침’을 참고할 만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는 기본적인 내용 외에 가족, 친구, 동료와 소통을 지속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소통은 물론 온라인 소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심리적 거리는 가까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의도하지 않은 것이지만 늘어난 개인시간을 잘 활용만 한다면 소소한 성장의 계기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의 ‘내 방 여행하는 법’을 고민해볼 법 하다. 저자가 이 책을 쓴 1790년대보다 현재의 내 방은 흥미로운 것들이 얼마나 더 많은가. 정해진 기일은 없지만 어차피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야 하는 법, 내 방을 유람하며 이왕 할 거 제대로 해 보는 거다. 방 안의 사물들과의 대화도 좋지만 그동안 거들떠보지 않았던 나의 내면과의 대화도 필요하지 않겠나.그의 말마따나 ‘자신의 방을 여행하면 거기서 얻는 기쁨이 사람들의 성가신 질시에 잡칠 일도 없으며 무슨 대단한 경비가 들지도 않는다’그래도 강제로 떠난 ‘내 방 여행하기’가 일상이 될 수는 없다. 이 여행이 오래가지 않아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땐 늦은 봄꽃나들이라도 떠날 수 있으려나.

아침논단…전문가가 존중받는 사회

전문가가 존중받는 사회오용수대구관광뷰로 대표이사 코로나19를 겪으며 전문가 의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중국과 맞닿아 있으면서 학생들이 여느 때처럼 학교에 다니고 있는 대만이 새삼 주목을 받는다. 2월 중순 코로나19의 확산이 우려되자 곧바로 중국으로부터 입국을 막았다. 그런 다음 우한의 대만인을 특별 전세기로 귀국시켰다. 또 일본은 크루즈선에서 아무도 내리지 못하게 하였지만, 대만은 다른 크루즈에 많은 자국민들이 타고 있었기에 의료진들이 배에 올라 검사하고, 음성으로 판명된 대만인들을 내리게 하였다. 특히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자, 3월 19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되, 비즈니스 관계자는 선별적으로 허용키로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그 중심에는 우리 보건복지부 장관에 해당하는 위생복리부장인 의사 천스중와 전문가를 존중하는 대만인들이 있다.2011년 소말리아 해적들로부터 억류된 우리 선원들을 특수부대 요원들이 전격적으로 구출해냈다. 이 때 시간을 끌다가 중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긴급 이송해서 이국종 교수가 5차례나 수술해서 살려냈다. 그들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 전문가로서 일약 영웅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중증외상센터가 도입되어, 아주대 병원 옥상에 헬기 이착륙장이 마련되고 의료진들도 보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우리에게 낯익은 사진이 있다. 뉴욕의 최고층 쌍둥이 빌딩에 비행기가 돌진해 붕괴시킨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는 작전 지휘부 모습이다. 그런데 맨 앞자리는 작전 지휘관이 차지하고, 오바마대통령은 뒤쪽에 쭈그려 앉았다. 이 장면에서 오바마대통령이나 미국이 전문가를 얼마나 존중하는가를 전 세계에 알렸다. 분야마다 전문가들이 있다. 그런데 관광과 정치 분야는 전문가가 유독 많다. 해외여행 몇 차례 다니고 오면 갑자기 전문가 대열에 끼고 싶어 하고, 정치의 계절이 되면 그간 몰랐던 이들이 정치 전문가로 나선다. 선무당 사람 잡는다는 속담처럼 전문가가 아닌 자가 자기 생각대로 일을 벌여놓고 잘 되면 나의 공이요, 잘못되면 슬쩍 넘기거나 핑계를 대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이런 부류의 전문가들을 가려내는 법이 있다. 전문가는 일반 대중보다 자기 분야에서 예측 능력을 가지며 보통사람들보다 맞출 확률이 조금 더 높다. 그렇지만 맞아도 본전이고 틀리면 계면쩍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좀처럼 예측을 하지 않으려 한다. 관광분야에서도 국내외 관광환경을 바탕으로, 항공, 숙박, 음식, 체험, 쇼핑 등 각 분야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인프라, 콘텐츠, 마케팅을 조화롭게 구성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전문가라 할 수 있다. 물론 조사, 분석, 정책 제안, 평가 활동을 하는 전문가들도 많다.그런데 정치 분야는 미래 예측을 넘어 향후 계획까지 밝히는 경우가 많다. 바로 공약인데 이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 매니페스토다. 곧 있을 총선에서 각 후보들이 공약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따져봐야 된다. 신인이면 그가 이전 어떤 일을 했는지, 얼마나 약속을 잘 지켰는지 살펴봐야 한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여당의 경우는 쉽다. 대통령의 공약이 얼마나 잘 지켜졌는지 살펴보면 된다. 야당의 경우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얼마나 실천했는가를 조사해보면 된다. 이런 것을 자세히 밝혀줘야 할 이가 바로 정치전문가다. 경제 전문가들이 각종 토론회에서 경제성장, 금융, 무역, 고용 등 각 분야를 아우르며 당초 공약과 현재 실천 현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가능성까지 예측한다. 이제 우리는 선진 사회로 발돋움할 때다. 1인당 국민소득만 높다고 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가 함께 따라가야 한다. 코로나19를 극복하려고 우리는 손 씻기, 안전거리 두기를 지키게 되었다. 특히 검진 키트 개발로 빠르면서 대량 검사를 가능케 하였고, 차에서 검사받는 드라이빙 스루가 개발하여 전 세계인들의 환호와 칭송을 받았다. 한편 초기 방역 미흡과 마스크 대란 개선과 같은 과제도 남겨주었다. 또 전문가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묵살되었는지도 살펴 볼 일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 단계씩 발전해야 진정한 선진 사회가 된다. 전문가가 존중받는 사회가 바로 선진 사회다.

아침논단…급격한 언택트, 뒤돌아볼 때다

급격한 언택트, 뒤돌아볼 때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부대낌이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람들과의 접촉 자체를 아예 피하는 ‘언택트(Untact: 접촉을 뜻하는 Contact + 부정의 의미 Un의 합성어)가 확산하고 있다. 비대면, 비접촉 서비스가 갑자기 일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언택트가 핫이슈로 떠올랐지만 신조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이 개념은 김난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가 지난 2017년 10월 발간한 저서 ‘트렌트 코리아 2018’에서 이미 제시했었기 때문이다.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던 언택트 서비스가 코로나19 때문에 급속하게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두려움의 대상인 바이러스가 언택트 소비 확산에 불을 붙인 형국이다.이젠 외식·식품 업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가 대표적이다. 경북 포항시와 포항시어류양식협회가 지난 2주간 주말에 진행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강도다리 활어회 드라이브 스루 판매행사’는 판매금액만 8천여만 원에 달했다. 대구 북구의 한 고깃집은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돼지갈비를 판매하고 있다. 전화 주문 후 약속한 시간에 가게 앞으로 가면 포장된 돼지갈비를 차창으로 건네주는 방식이다. 언택트 소비는 외식·식품 업계 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무서운 속도다. 이미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면접도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호텔업계에서도 호텔 밖을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객실 내에서 비대면 식사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백화점도 앱으로 결제를 한 후 발렛파킹 지역에서 상품을 받아가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젠 세탁서비스나 부동산, 금융 분야 등 전 분야로 언택트가 번져가는 중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런 언택트 소비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급격하게 빨라지긴 했지만 이젠 소비 트렌드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 규모가 2012년 약 34조 원 정도에서 메르스 이후 53조 원으로 늘어났다. 지금은 100억대를 넘어섰지만 코로나19 이후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도 있다. 자발적인 격리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중장년층이 언택트 소비를 경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질적인 소비주체인 이들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언택트 소비 시장에 뛰어들면 규모는 엄청나게 커질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나 전문가들 진단 역시 다르지 않다. 언택트 소비 증가가 지금 당장의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의 이런 현상들이 코로나19 종식 이후까지 이어져 소비트렌드가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언택트 소비 문화 자체가 지닌 장점도 있을 것이다. 반면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 같다. 이른바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라는 정보격차로 인한 문제다. 이는 언택트 관련 기술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소비와 IT기술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장애인이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대형마트 건물을 둘러싼 인간띠. 아침 일찍부터 우체국 입구에서부터 수백m 이어지는 줄서기의 행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필수적인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한편에선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유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이처럼 다른 한쪽에선 다닥다닥 붙어선 줄서기를 보고도 속수무책이었다. 줄을 선 대부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약한 고령층이었고 정보화 취약계층이기도 했다. 마스크 대란 사태 속 줄서기는 언택트 소비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컨택트’ 현장이자 디지털 정보격차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현장이었다. 이젠 어쩌면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어가고 있는 언택트 문화로 파생되는 이같은 소외현상까지도 살펴봐야 한다.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들을 보듬고 함께 가는 마음가짐까지도 필요할 때다.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

아침논단…코로나19와 가짜뉴스 전성기

코로나19와 가짜뉴스 전성기김상진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코로나19를 전염병 최고 경보단계인 ‘세계적 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선언하면서 장기전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불안심리에 편승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오는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깔린 가짜뉴스로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전염병의 세계적 유행과 동반되는 가짜뉴스의 확산을 의미하는 인포데믹(infodemic)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다. 가짜뉴스란 원래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경제적이거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사에서 생산하는 뉴스의 형태를 갖추고 퍼뜨린 거짓정보를 지칭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가 인류의 보편적 소통수단이 되면서 소셜미디어에 실린 거짓정보가 뉴스의 형태를 갖추지 않더라도 가짜뉴스로 통칭되고 있다. 가짜뉴스의 역사는 유구하다. 옛날에는 거짓되고 조작된 정보가 퍼져도 확인하거나 바로잡기 어려웠기 때문에 가짜뉴스의 폐해가 더 심각했다. 최근 ‘가짜뉴스의 고고학’란 책이 출간될 정도다.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가짜뉴스가 가장 위력을 발휘했던 사례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로 손꼽힌다. 당시 페이스북에 많이 공유됐던 내용을 조사한 결과, 1위에서 5위 가운데 네 가지가 가짜뉴스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그 중 1위는 프란체스코 교황이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트 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었으며, 3위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IS에게 무기를 팔았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가짜뉴스는 우리나라에도 전해졌을 정도였으니 선거에 분명히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할 지금, 힘을 모아야 할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국내 가짜뉴스도 만만치 않다. 경찰청은 지난 16일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뉴스 65건과 개인정보 유출 21건을 수사해 121명을 검거했고, 추가로 111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가짜뉴스 65건의 경우 확진환자의 동선을 허위로 꾸며 SNS 또는 인터넷 맘카페 등에 유포한 사건이 50건이었으며, 나머지 15건은 특정 개인이나 업체를 확진환자 또는 신천지와 관련된 것으로 몰아간 사건으로 집계됐다.대구에서는 지난달 18일 확진된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인 31번 환자의 사진이라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사진 두 장이 SNS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퍼졌지만, 오래 걸리지 않아 경찰의 공식발표로 가짜뉴스임이 확인됐다. 전국적으로도 ‘기재부와 제약회사 사장들 회의 요약: 코로나19 백신 4월쯤 나온다. 4월까지 △△를 제외한 대부분 여행사 부도’, ‘2020년 3월7일 0시를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행정명령으로 조선족은 1개월만 거주하면 주민증, 선거권 발급’, ‘○○시장에 확진자 10명 나왔답니다. 가짜뉴스 아니고요’ ‘□□카페 등 7개 업소는 신천지가 운영하는 곳’ 등 다양한 가짜뉴스가 경찰수사로 확인됐다.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보니까 가짜뉴스가 평상시보다 훨씬 더 빠르게 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짜뉴스는 사회 전체의 불안과 불신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마비시킬 수 있다. 병원과 보건소 등 방역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고, 지역 상권을 붕괴시키거나 부당한 불이익을 입게 할 수도 있다. 가짜뉴스를 생산하거나 옮기는 행위의 상당수는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해서이거나 장난삼아 일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용서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려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엄중하게 다뤄야 할 범죄행위다.번거롭지만 가짜뉴스 여부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를 예방하고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했다. 그런 만큼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접하면 이런 것에 휘둘린 채 주변에 알리기보다는 공식적인 채널로 확인해 보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또한 출처가 불분명한 것은 더 살펴볼 것도 없이 가짜뉴스라고 판단하고 휘둘리지 안아야 한다. 그 정도 노력은 감수해야지만 가짜뉴스에 내 삶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점에 대구시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할 때다.

아침논단…선거제도, 선악의 재단사가 되어선 안 돼

김시욱에녹 원장21대 총선이 20여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선거 분위기가 다소 묻힌 듯 보이지만 각 정당의 공천 과정과 후유증, 비례연합정당 창당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다.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고 국민을 대신해 대표자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당연한 표현인지 모른다. 정당의 득표율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 다수 득표자 당선에 따른 사표 방지와 소수 정당의 최소 의석수 확보라는 취지에서 비례대표제 역시 소수자 보호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도입된 것이다.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설치 문제로 국회가 공전되고 군소정당의 이합집산은 새로운 선거 구도를 만들었다. 야당의 비례정당 창당을 두고 ‘묘수냐, 꼼수냐’의 논란으로 번지더니 어느새 집권당인 여당을 중심으로 한 비례 연합정당이 급조되기에 이르렀다. 꼼수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자 소수 정당의 몫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석수를 독식하려는 미래통합당에 대한 정당한 견제라고 소리 높인다.보수 세력을 기반으로 하는 야당의 과반의석 차지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장할 것이며 국정의 불안과 정책의 연속성이 무너질 것이라며 진보세력 정당들은 항변하고 있다. 타당하고 정당한 논리처럼 보일 수 있다.하지만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들고 나온 군소정당에게 현 집권여당은 공수처 설치라는 법안으로 대응해 동시 통과시켰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반대와 국회 내 투표거부로 철저히 야당은 배제된 ‘선과 악’이라는 두 축으로 형성되는 모양새였다. 이에 따라 야당은 비례정당을 창당하게 되고 연일 집권여당과 군소정당은 ‘꼼수’라며 설전을 이어가기에 이른다. 과연 꼼수라고 비난만 할 수 있는 일인가? 수많은 비례대표제의 경우의 수가 있기에 완벽한 선거제도는 애초부터 쉽지 않았음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전에 이러한 꼼수는 예측할 수 없었는지 스스로 반성할 일이 아닌가 싶다. 야당의 비례정당을 승인한 선관위에 대한 공격에 앞서 공수처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여당의 성급한 타협이 허점을 노출한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비례연합정당의 창당을 발표하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마디가 이채롭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도둑질로 의석을 확보’하려는 미래통합당의 ‘반칙과 편법을 응징’하고 ‘유권자 민심 그대로’ 선거에 승리하겠다’ 고 언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표의 말 속에 자가당착이 고스란히 배어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제도 속에서 허용된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절대 도둑질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더불어 국민의 의사를 나타내는 득표율에 따른 의석확보는 비례대표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꼼수라고 공격하던 야당의 비례정당에 맞대응해 비례연합정당을 창당한 것은 동일한 반칙이며 편법이자 또 다른 꼼수일 뿐이다. 유권자의 민심이 과연 여론조사만으로 읽어낼 수 있는지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흔히 우리는 악마를 대표하는 말로 사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사탄은 곧 루시퍼를 부르는 말과 다르지 않다. 재미있는 사실은 루시퍼가 악마가 되기 이전에 천사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대하며, 신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존재였다는 점이다. 자만한 그는 많은 천사를 이끌고 신의 자리를 뺏으려고 했기 때문에, 천국에서 추방당해 지옥으로 내던져졌다고 한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성찰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성선설과 성악설로 대변되는 인간 본성은 곧 루시퍼의 이중성을 나타낸다. 정치적 동물인 인간이 만들어 가는 정치제도는 이러한 이중성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모든 국민에게 절대선인 정치제도는 분명 없다.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한계가 바로 그것이기에 상대성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소수자 보호라는 원칙아래 소수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다수자에 대한 소수의 자유로운 비판은 보장되어야 한다. 공직선거법상의 비례대표제의 의석배분 또한 이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절대 다수자의 지지를 받는다고 하여 절대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플라톤은 민주제도의 타락한 정체에 대해 ‘다수의 폭민에 의한 정치’로 규정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수 빈민의 정치’라고 규정한다. 그것은 다수결의 원칙과 절대적 의석수를 확보하는 것만이 정당의 최대 목표로 두는 우리네 정치현실을 경고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기 위한 자만과 오만으로 신에 대항한 루시퍼의 추락처럼 우리의 선거제도가 또 다른 모습의 악마를 만들어 낼까 두려운 이유이다.

아침논단…부드러운 것이 살아남는다

부드러운 것이 살아남는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정민 한양대 교수의 책을 즐겨 읽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꺼내 한 단원씩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죽비소리’나 ‘마음을 비우는 지혜’ 같은 책들이다. 최근에 ‘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정민, 보림)를 읽었다. 이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한시 입문서다. 풍부한 예화를 곁들여 재미있게 한시를 풀어쓴 글들을 실었다.그 중의 한 예다.중국 고대의 유명한 사상가인 노자(老子)의 스승은 상용(商容)이다. 스승이 늙고 병들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은 노자는 급히 찾아가 임종을 지켰다. 그러면서 노자는 마지막으로 스승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스승님! 돌아가시기 전에 제게 가르쳐 주실 말씀이 없으신지요?”그러자 스승이 입을 크게 벌렸다. “내 입속을 보거라. 내 혀가 있느냐?” “네. 있습니다. 선생님!”“내 이빨은 있느냐?” 상용은 나이가 많아 이빨이 다 빠지고 없었다. “하나도 없습니다. 선생님!”그러자 스승은 뜬금없이 곧바로 제자에게 말했다. “알겠느냐?”노자도 바로 이렇게 대답했다. “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겠습니다. 이빨처럼 딱딱하고 강한 것은 먼저 없어지고, 혀처럼 약하고 부드러운 것은 오래 남는다는 말씀이시군요.”그러자 스승은 돌아누웠다. “천하의 일을 다 말하였다. 더 이상 할 말이 없구나.”스승과 제자의 선문답 속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이 숨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정민 교수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의미도 이것 아닐까. 강하고 단단한 이빨은 먼저 없어졌다. 반면 혀는 부드럽고 약한데도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뜻이다.강한 자는 망하기 쉽고 유연한 자는 오래 존속된다는 뜻의 고사성어인 치망설존(齒亡舌存: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있다)은 이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그만큼 노자는 부드러움을 강조한 사상가이기도 했다.이 이야기를 꺼내 든 것은 요즘 노자의 스승이 말하는 ‘이빨’들이 너무 많아서다. 부득부득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기어이 관철시켜야만 그만 둔다. 잠시 멈추거나 한발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다. 좌우 돌아보는 법도 없이 오직 직진뿐이다. 남의 말이나 충고는 곧 나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빨처럼 강하기는 하지만 곧 다 빠지고 없어질 운명인 줄도 모른 채.다양한 주의주장이 쏟아지는 이 시대의 대한민국은 얼핏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인 것처럼 보인다. 하나하나 걸러서 보기도 쉽지 않은 SNS(사회관계망) 상의 수많은 주장들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상일 뿐이다. 그렇게 입으로는 다양성을 외치는 사람들조차도 결국은 좌우 진영논리로만 사회를 바라본다. 나의 주장을, 나의 생각을 강하게 표출하기만 할 뿐이다.이런 현상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지세력을 결집시키고 표로 연결시키기가 수월해서다. 좌우로 가르고, 흑백으로 가르고, 니편내편 갈라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기만 한다. 조금이라도 물러섬이 없는 강 대 강뿐이다.길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매서운 바람이 아니라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볕이다. 일찍이 노자는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라며 부드러움을 지키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라고 했다.그러나 미리 자기가 정해둔 직선주로를 앞뒤좌우 보지 않고 달리기만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한시입문서를 읽어보라 권하는 것이다. 웬만해선 잘 알아듣지를 못하니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이 딱 맞다.이 책에서 노자의 스승 상용이 혀와 이빨을 차례로 보여 준 이유를 설명해준다. 부드럽게 남을 감싸고, 약한 듯이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오랫동안 복을 받고 잘 살 수가 있고, 제 힘만 믿고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얼마 못 가서 망하고 만다는 뜻이었다.뒤로 한발 물러서서 유연하게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힘이라는 것을…. 그것이 현재의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는 것을…. 여유를 가지고 노자와 스승의 선문답(禪問答)같은 대화를 되새겨 볼 일이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

아침논단…위기는 기회다

위기는 기회다오용수대구관광뷰로 대표이사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은 우한에서 처음 시작되어 서서히 안정되고 있으나 여전히 8만 명 넘는 확진자가 있다. 교황이 순례자를 만나지 못하고, 이탈리아 전역에 이동이 제한됐고, 이란도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포되고,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기도 입국을 제한하기도 한다. 우리도 우한 교민들을 전세기로 데려오고, 후베이성 방문자의 입국을 통제했다. 그러다가 대구, 청도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대만, 베트남에 이어 미국도 한국 방문자의 출입국을 제한했다. 중국조차 지방에서 한국인 입국자를 강제로 격리하는 일마저 생기더니 급기야 일본도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자 한국도 일본인의 입국을 막아버렸다. 이미 100여 국에서 입국이 막혀 사실상 지구촌에서 갈 곳이 없어졌다. 동시에 외국인의 한국 입국도 끊어졌다. 항공사는 운항을 중단하고, 여행사는 취소 처리에 바쁘다. 호텔과 체험, 쇼핑센터도 손님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전염병으로 인해 세계 관광이 움츠러든 때가 많았고, 우리 관광도 피해를 입기도 했고, 약이 되기도 했다. 방한관광객이 2002년 겨울에 발생한 사스로 인해 이듬해 3월에는 10%, 5월에는 39%까지 줄더니, 8월부터 회복하다가 12월이 되어서야 6% 반등했다. 메르스 때는 2015년 5월에 확산되기 시작하여 6, 7월에 41%, 53% 감소하다가 8월에 다소 잠잠해지더니 10월이 되어서 5% 늘었다. 그러나 신종플루 때는 2009년 5월 중순부터 관광객이 급감하더니 6월에 2% 줄었다. 그러나 6월 2번째 주말부터 변곡점을 지난 듯 하여 항공사, 한·일 여행사, 국내 호텔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거쳐 불안 심리로 여행수요가 약하므로, 저렴한 가격의 새로운 코스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합심하여 가성비 좋은 여행상품을 만들어 7월 초부터 모객 광고를 시작했는데, 마침 신종플루도 한풀 꺾인 터여서 일본 여행사들은 한국 상품을 불티나듯 판매했다. 마침 5, 6월 동안 집안에서 억눌렸던 잠재 수요에다 7, 8월 여행시즌까지 겹쳐 한국여행 붐이 생겨나고, 7월은 8%, 8월은 무려 20%나 증가했다. 한편 경쟁국이던 중국, 대만, 태국도 서둘러 준비했지만 7월 말이 되어서야 상품을 출시하게 되었고 성수기를 놓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7, 8월에 점유율을 크게 높여 5, 6월의 피해를 복구했고, 이 여세를 몰아 가을, 겨울 시즌에도 승승장구하여 연간 13% 성장하고 관광업계는 호황을 누렸다.그런데 우리도 우한을 이번에 알게 된 사람이 많지만, 대구를 처음 접한 외국인도 많으리라 본다. 대구가 본의 아니게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 셈이다. 18년 전 월드컵 축구대회 관광객 유치를 위해 미국을 들렀는데, 한국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지났는데도 전쟁 폐허만 떠올리는 이들이 있었다. 그냥 두면 대구도 콜로나19의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잘만하면 좋건 나쁘건 이미 알려졌으니까 그 위에 멋진 이미지만 입히면 된다. 이를 위해 코로나19의 추이를 유심히 살피며, 끝나는 시점을 4월 말, 6월, 7월 이후로 가정하고, 플랜A, B, C를 만들자. 설사 코로나19가 한풀 꺾이더라도 곧바로 대구여행을 거들떠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구가 깨끗하게 바뀌어 시민들도 안심하고 공원이나 명소를 찾아 일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알리자.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고판을 활용하고 런던의 버스, 대만, 일본의 지하철도 좋다. 구글, 글로벌 플랫폼도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 이때 대구와 경북은 물론, 정부 각 부처, 해외홍보처, 한국관광공사, 코트라 등 관련 기관 모두가 동참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국내외 언론인, 파워블로거들을 초청하여 대구의 실제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자. 그래야 대구로 올 마음이 생긴다. 이때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온라인마케팅에 주력하자. 이렇게 위기를 기회로 살리면 피폐해진 관광업계는 다시 소생하게 되고, 대구·경북 관광의 해도 빛을 발할 것이다.

아침논단…진심어린 말의 보시가 필요하다

진심어린 말의 보시가 필요하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불교의 가르침 중에 무재칠시(無財七施)가 있다. 불교경전에 나오는 말이다. 돈이든 명예든 지위든 비록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더라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곱가지 보시를 말한다. 재산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선의를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말이다.무재칠시에 따르면 빈털터리더라도 가능한 게 나눔이다. 환한 얼굴, 부드러운 눈빛만으로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화안시(和顔施)다. 밝은 미소를 띤 온화한 얼굴 표정만으로도 베풀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는 언사시(言辭施)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진심어린 말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셋째는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의 괴로움을 헤아리는 심시(心施)다. 넷째는 안시(眼施)다. 호의를 담은 눈으로 부드럽게 상대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는 신시(身施)로 자신의 육체를 이용해 남을 돕는 보람된 일을 하는 것이고 여섯째인 좌시(座施)는 힘든 사람들에게 앉은 자리를 내어주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은 찰시(察施)다. 미리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묻지 않고도 도와주는 것이다. 찰시 대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방사시(房舍施)를 일곱 번째로 들기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대구경북 지역이 어려움에 처하자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생업을 제쳐두고 나의 일인 것처럼 대구로 몰려와 자원봉사인 신시(身施)를 실천하고 있다. 다른 국민들은 의료용품과 성금을 보내기도 하고,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심시(心施)와 안시(眼施)를 베풀기도 한다. 불교의 가르침에서 이야기하는 찰시(察施)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광주의 따뜻한 손길이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틀 뒤 광주시는 대구시에 마스크 2만개를 건넸다. 급증한 확진자로 병상이 부족하자 선뜻 대구의 경증환자를 받겠다고 나선 것도 광주였다. 이런 가운데 상대방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하는 언사시(言辭施)조차 외면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이없는 경우도 종종 생겨난다. 코로나19로 비상상황인 대구경북 시도민을 배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러 자극하는 말들이 넘쳐 나고 있어서다. 몇몇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정제되지 않은 막말, 대구경북 폄하 발언을 말하는 것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 이 모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참으로 어이없다. ‘신천지와 코로나19의 위협은 전국에 있지만 대구경북에서만 아주 두드러지게 심각한 이유는 한국당과 그것들을 광신하는 지역민들의 엄청난 무능도 큰 몫을 하는 것이다.’지난 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정책위원이 ‘대구는 미통당 지역’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덕분에 다른 지역은 안전하니 TK는 손절해도 된다’는 지역비하성 표현을 했다가 보직해임됐다. 그 전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대구 봉쇄’ 발언으로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했다. TBS라디오에서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씨는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소설가 공지영씨도 2018년 지방선거 결과와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비교한 사진을 올리며 ‘투표의 중요성 후덜덜’이라고 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같은 막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은 실수라고 치자. 하지만 같은 말이 두 번, 세 번, 네 번 계속되면 실수가 아니라 진심이다. 다가오는 총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여당 입장에선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그나마 대구지역에도 현재의 2개 지역구보다 더 많은 여당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아닌가.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지금 혼신의 힘으로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자발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간지도 3주째다. 일곱 가지 보시 중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처럼 몸을 아끼지 않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신시(身施)까지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한 언사시(言辭施)이면 족하다. 진심어린 말의 보시가 필요할 때다. 그마저도 싫다면 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좋다. 불난 집에 부채질만 하지 않으면 된다.

아침논단…코로나19 속에 꽃피는 나눔문화

코로나19 속에 꽃피는 나눔문화김상진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지난달 18일 신천지 대구교회의 한 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31번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대구가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로 부각된 지 3주째를 맞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온 의료진을 비롯해 전 국민의 지원 덕분에 확진자 증가세가 다행히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민, 특히 소시민들 사이에서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나눔문화가 꽃피고 있어 대구시민의 공동체의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3·1절 101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 코로나19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소액기부운동인 ‘1339 국민성금 캠페인’이 대구에서 시작됐다. 이 캠페인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돼 지난 주말까지 한 주일 만에 5만여 명이 동참했으며, 1억 원 가까운 모금이 이뤄졌다. 소액기부운동이 나눔문화 확산에 효과적이란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온라인에서 개인 중심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대구시교통연수원과 대구어린이교통랜드 임직원이 모두 동참하는 등 기관 및 단체로도 확산되는 추세다.대구를 청년들이 살 만한 도시로 만들자는 시민운동을 벌이는 ‘청년희망공동체 대구’ 소속 회원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1,339원의 기부가 대구의 생명이 됩니다’란 슬로건을 내세운 이 캠페인의 기본 성금액은 1천339원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콜센터 번호인 ‘1339’를 활용했다. 그 이상의 성금도 물론 가능하다. 1천339원의 10배인 1만3천390원, 100배인 13만3천900원이 그 예다.모금계좌는 공인된 모금기관인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코로나19 전용계좌로 정했다. 지정기탁 절차가 따로 필요 없으며 기부금 영수증 발행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별도의 모금계좌를 개설할 경우 성금의 배분, 실행, 공개, 정산 등 복잡해질 향후 절차를 고려한 것이다. 대구시의사회가 지난 3일 자정부터 성금과 후원물품 접수를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현명한 판단으로 평가된다.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모금계좌로 송금한 뒤 SNS를 통해 지인 3명에게 캠페인을 알리면 된다.캠페인에 쓰인 포스터의 디자인은 한 회원이 재능기부를 했다. 1천원짜리 지폐와 수혈팩을 조합한 디자인은 소액기부가 이웃을 살리는 수혈과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회원들은 취지문에서 “국채보상운동, 6·25 낙동강전투, 2·28 민주운동의 무대가 대구”라면서 “대구는 우리나라의 위기를 극복한 전환의 도시입니다. 코로나19의 위기도 대구와 경북, 대한민국이 한마음 한뜻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라고 캠페인 동참을 호소했다.또한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9일부터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가운데, 온라인에서 ‘마스크 안사기 운동’도 등장했다. 대구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노약자 등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이웃들이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자는 취지다. 페이스북에서는 ‘공개약속, 앞으로 4주간(3.9~4.4) 제게 할당된 마스크를 구매하지 않겠습니다’란 내용이 적힌 캠페인이 대구시민 사이에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난 7일 이 운동에 참여한 대구지역 한 변호사의 페이스북에는 하루만에 1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신에게는 아직 6장의 마스크가 있습니다. 명량해전에 나가는 충무공 같습니다.” “저도 지금 있는 마스크로 버티겠습니다. 공유합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대구지역 한 고등학교 동기회들의 카카오톡 단체방에서도 “우리가 조금만 양보하면 마스크 대란도, 코로나19도 극복된다.”는 안내문과 함께 동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한편 1339 국민성금 캠페인에 동참한 필자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긴 대구지역 한 자영업자의 언행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란 진리를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아주 좋은 모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지금 가장 힘든 사람은 환자와 의료진, 그리고 방역기관 관계자와 자영업자일겁니다. 그런데 하루 벌어 먹고사는 일용근로자들도 그 고통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 성금이 그들에겐 단돈 1원도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가게에 청소하러 오시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걱정돼 얼마간의 생활비를 보내드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세와 공과금을 낼 돈도 없고, 당장 먹을 것 사기도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여유가 있으시면 이런 분들에게도 도움을 주세요. 제발.

아침논단…국민의 얼굴은 항상 같다

국민의 얼굴은 항상 같다김시욱에녹 원장흔히 두 개의 상반된 성격을 가진 사람을 야누스의 얼굴이라 부른다. 로마신화의 문을 관장하는 신인 야누스에서 온 말이다. 출입문에 앞뒤가 없다고 생각한 고대 로마인들은 이런 문의 특성을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 뜻이 바뀌어 어떤 일의 시작은 문을 나서면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모든 사물과 계절의 시초를 주관하는 신으로 부르기도 한다. 해가 바뀌는 1월을 뜻하는 재뉴어리(January)가 ‘야누스의 달’을 뜻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연유이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봄 소식은 아직 멀리 있는 듯하다. 정치권에서는 4월 총선을 대비한 여야 및 군소정당의 합종연횡은 연일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함 매체에 게재된 ‘민주당만 빼고’ 칼럼에 대한 고발과 취소의 과정은 선거법 위반이냐, 언론 탄압이냐 라는 법적 해석을 떠나 진영논리로 전환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여론조사에 힘입어 양 진영은 국민의 명령이라는 해석으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진정한 국민의 얼굴은 무엇일까? 현대 대중사회의 상징적 모습인 팬덤(fandom) 현상이 국민의 얼굴로 대변되고 있다. 한류의 대표적 아이돌인 BTS의 세계적인 팬덤 현상은 분명코 우리 국민의 자긍심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 팬덤 현상의 역기능은 존재한다. 최근 정치·경제와 관련된 특정 연령별, 지역별 전략이 팬덤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흔히 ‘빠’로 표현되는 절대적 지지층들은 팬덤에 못지않게 상대 세력에 대한 공격과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1950년대 메카시즘의 광풍이 21세기 한국사회를 휩쓸고 있는 듯하다.토착왜구와 빨갱이 집단이라는 상호 비방의 언어에서 각 지역을 분리, 독립시키자는 극단적 선동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하물며 신구 세대의 대립 구도는 전통 윤리 파괴와 가족 간 대화단절로 해체의 전조적 징후마저 나타나고 있다.대중에 영합한 선동정치의 민낯이자 폐단이다. 정권획득을 주목적으로 한 정당들의 전략적 지역구도와 연령층 공략은 안정적 지지기반과 득표의 필수요건이 되어가고 있다. 국가적 합의 속에서 고민해야 할 노인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가 어느새 각 정당의 지지 세력이 어느 층이냐에 따라 세금 낭비라며 서로를 비난한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이념인 복지가 ‘세금 퍼주기’로 전락하고 있다.플라톤의 ‘국가론’에 등장하는 키잡이들과 선주의 비유가 오늘의 한국 사회와 정치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하다. 키 잡는 법을 배운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선원들이 저마다 자기가 키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귀 먹고 눈 먼 선주에게 온갖 횡포를 부려 급기야는 배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한다.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선주를 설득해 배의 지휘권을 얻어내는 자를 조타술에 능한 자로 칭찬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자는 쓸모없다고 비난한다. 하물며 설득한 자에게 키를 빼앗긴다는 위기의식은 상대방을 죽여 버리거나 배 밖으로 던져버리기도 한다. 그들에게 참된 키잡이는 어떤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가는 안중에도 없다.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는가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조타술에 능한 자는 오히려 조직에 쓸모없는 자로서 취급을 당하듯, 선주의 의지를 구속한 채 그들은 술을 마시며 잔치를 벌인다.‘국민의 명령’을 앞세우는 정치권의 모습이 이와 같지 않은지 진정으로 고민해 볼 때다. 내 편이라는 지지층을 내세워 그것이 전체를 위한 선의라는 아집과 편견 속에 빠져서 표류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격 없는 키잡이로 잘못된 방향으로 국가를 이끌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국민의 여론을 반영하고 그에 따른 정책 반영이 대중 정치의 특성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중 정치의 병폐 또한 왜곡된 대중으로부터 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식의 우선적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선동을 통한 절대 지지층 확보가 정권유지의 최선이 될지언정 올바른 국가로의 발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국민의 얼굴은 늘 앞뒤가 동일한 문처럼 동일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출발이었고 고난이 따랐지만 굴하지 않는 부흥이었고 미래를 향한 비전 또한 국민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침논단…심리적 거리마저 멀어져서야

심리적 거리마저 멀어져서야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한 화장품 매장의 바구니가 세간의 화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이 매장엔 ‘혼자 볼게요’와 ‘도움이 필요해요’라는 문구를 붙인 바구니가 비치되어 있었다. 고객이 평소 자신의 쇼핑 습관에 따라 바구니를 골라 들면 직원들은 그 바구니를 보고 자세한 안내를 하든지, 방해를 하지 않든지 선택하는 것이었다. 몇 년 전,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방송 중 소개한 내용이다. 쇼핑을 할 때 흔히 부닥치는 문제 중 하나가 직원들의 지나친 친절이다. 부담 없이 혼자서 물건을 고르고 싶은데 옆에서 상품설명을 하면 이것이 오히려 구매압박으로 느껴지는 경우다. 일본 교토의 한 택시회사가 ‘사일런스 택시’를 시범운영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택시는 기사가 손님에게 불필요한 말을 걸지 않는 게 원칙이다. 기사는 인사할 때, 목적지를 물을 때, 요금을 받을 때 외에는 말을 걸지 않는다.두 사례 모두 ‘거리두기’ 전략이다. 일정한 거리를 둠으로써 고객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의미는 다르지만 이 거리두기가 코로나19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2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1-1 캠페인’을 제안했다. 3월-첫주-일주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자는 캠페인이다. 종교활동이나 각종 모임 자제, 행사 취소, 외출 최소화를 실천해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자는 것이다.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의 자가격리 조치 지침에도 이미 포함된 내용이다. 여기에는 ‘가족이나 동거인과는 대화를 삼가고 불가피할 경우 얼굴을 맞대지 않고 마스크를 쓴 채 2m 이상 거리를 둔다’고 명시했다. 2m는 기침을 할 때 생기는 비말(침이나 콧물 등의 방울) 확산거리이다. 가족 간 최소 2m 거리 유지는 쉽지 않은 지침이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이 네가지로 나누어 놓은 ‘인간관계의 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먼저 ‘친밀한 거리’는 45.7cm 이내로 엄마와 아이, 연인 사이에 허용되는 거리라고 했다. ‘개인적 거리’는 45.7cm∼1.2m 이내로 친구나 가족 사이의 거리다. 적당히 친해서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거리다. ‘사회적 거리’는 1.2m∼3.7m로 예의를 갖추어 대화하는 사무적인 거리이다. 마지막으로 ‘공적인 거리’는 3.7m 이상으로 강의나 연설을 할 때 유지되는 거리이다. 얼마 전부터 급작스럽게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개인 사이에 거리두기가 확연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나 자가격리 지침이 아니더라도 가능하면 접촉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심지어 가족 간에도 ‘친밀한 거리’ 뿐 아니라 ‘개인적 거리’마저 벗어난 2m 접근금지를 권고할 정도 아닌가.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오히려 가족 간에도 너무 밀접한 거리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다. 이는 직장에서도, 친구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알맞은 공간적·심리적 거리를 유지해야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가족이라도 예외는 없다. 적당한 거리는 일종의 보호장치와 같다. 가족 구성원 간에도 2m는 어떻게 보면 서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때까지는 ‘친밀한 거리’만 존재했다. 아이들의 일기장을 아무 거리낌 없이 본다든지, 부부의 휴대폰을 열어본다든지 하면서 개인적인 공간은 없었다. 이번 기회에 ‘나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만큼의 거리를 서로에게 보장해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나만의 공간’이라는 것이 때로는 지나친 이기적인 공간으로 변하기도 한다. 대구지역 코로나19 환자의 타시도 이송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최근 코로나19 확진자의 급속 증가로 대구지역 병상이 모자라는 급박한 상황을 맞은 대구시장이 타 시도 지자체에 환자 수용 도움을 청했다. 각 지자체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확실한 건 현재 상황에서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심리적인 거리마저 멀어지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의 대구지역 중증환자 수용 결정이나 광주시의 경증환자 수용 결정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대구와 양 도시간의 공간적인 거리보다 훨씬 더 심리적 거리는 줄어들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아침논단…코로나19에 대한 당신의 입장

코로나19에 대한 당신의 입장윤정대변호사-공기관에서는 더 이상 휴업하지 말아야-부분 소독에 그치고 건물 폐쇄 하지 않아야-대구부터 일상을 회복해야당신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다. 아파트 관리소장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온다. 입주민들이 아파트 내 헬스장과 욕조가 있는 공동이용시설인 복지동 잠정폐쇄를 요구한다는 내용이다. 관리소장은 입주민들 일부가 폐쇄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고 공동이용시설 내에서 감염이 이뤄지면 책임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아예 폐쇄해야 한다는 입주자대표도 있다고 알린다.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여 모두 불안할 때였지만 당신은 무엇이 나은 판단인지 알 수 없다. 입주자대표들의 동의를 받아 관리소장에게 공용시설 폐쇄에 대해 아파트 입주민들의 찬반의견을 묻도록 했다.전체 아파트 세대 중 55%가 찬반의견을 밝혔다. 예상과는 달리 폐쇄에 반대하는 의견이 66%나 돼 공동이용시설은 개방된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관리소장은 당신에게 “다른 아파트에서는 헬스장 등 공동이용시설을 모두 폐쇄를 했는데, 이 아파트만 입주민들 뜻이라고는 하지만 열어둬도 괜찮겠느냐?’는 헬스장관리 위탁업체 사장의 우려를 전했다.전 세계 가운데 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을 제외하고 대한민국, 그 중에서도 당신이 살고 있는 대구가 확진자 3천 명이 넘어 가장 심각한 감염 지역이 되었다. 피해는 단순히 확진자 수가 많고 감염 우려가 높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접촉을 피하고 만나지 않게 되었다. 식당과 상가는 문을 닫았다. 대구의 사회경제활동이 멈추기 시작하고 있다.당신은 코로나19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주변의 이야기, SNS에서 보고 들은 것 이상의 의학적인 지식이 없다. 불과 약 열흘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19가 당신의 일상에 이처럼 심각하게 영향을 줄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스나 메르스처럼 야단법석을 부리지만 지나가는 일로 여겼다.하지만 2020월1월18일. 당신이 사는 대구에서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특정 교인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여기저기 건물이 폐쇄되고 소독이 이뤄졌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방역으로 며칠씩 휴업을 했고 변호사인 당신이 드나드는 법원마저 2주간 휴정을 한다면서 문을 닫았다.당신의 1층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5층 사무실에서 확진자가 나와 소독을 한다면서 건물 정문에 셔터가 내려졌다. 당신을 포함하여 아래 층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 일부는 옆문을 통해 사무실에 들어가서 업무를 보기도 했지만 말이다.당신은 아주대 의과대학 예방의학 장재연 교수가 “단순히 환자와 동일 장소에 있었다는 정도로 감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동안의 방역 결과 확인되기 때문에 일반 공공장소에서 과도한 두려움을 갖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당신은 그가 “지금처럼 이미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때에는 개인위생 조치와 자체 격리 등의 방안을 활용하여야 하며 무조건 환자가 지나간 모든 곳을 폐쇄하고 접촉자들을 격리시키며 각종 경제 사회활동을 중지시키는 것은 오히려 공포감만 조성하고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최대화하는 잘못된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한 말을 특히 알리고 싶다.당신은 건물 폐쇄는 물론 대구시와 대구의 공기관들이 감염 우려 때문에 공적 업무를 중지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기관의 업무 중지는 가뜩이나 위축된 지역의 사회경제 부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법원의 업무도 더 이상 중지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감염 우려만으로 휴정하기보다는 방청을 제한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감염을 막는 방안을 강구하기를 바란다. 혹시라도 법정에서 재판은 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휴업이 아니라 변론준비라도 온라인이나 유·무선으로 강화했으면 한다.문재인 대통령은 약 2주전인 2020년2월13일. 경제인 간담회 자리에서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예측은 불과 며칠가지 않아 여지없이 틀린 말이 되었다. 누구보다도 많은 전문적인 정보와 자료를 동원할 수 있는 대통령의 예측 실패는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대책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처음부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고 신중하게 대응하고 분석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확진자 수가 폭증하더라도 국민의 불안은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물론 당신은 실제 정부의 지금까지 코로나19의 감염 방역 대책이 크게 잘못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전염병 대책에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상황을 예측하고 감염에 대비하고 환자가 발생할 경우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부이고 그것이 최선일 것이다.당신은 정부가 뒤늦게라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대해 좀 더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것을 다행스럽게 여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판정을 받은 대구지역 확진자 중 80%는 면역력이나 해열제 등으로 회복될 수 있는 경증환자이고, 나머지 20%는 호흡기 관련 질환증상으로 진료가 필요한 환자이고, 이 가운데 5%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반드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 속한다”고 밝혔다.대구는 이제 코로나19에 의한 시험대가 되었다. 일상을 회복하느냐 무너지느냐는 기로에 서있다. 당신은 당신이 함께 살아가고 당신이 사랑하는 대구 시민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늘 자랑스러운 대구, 이곳에서의 평범하면서도 이제는 간절한 일상을 되찾을 것으로 믿는다.

아침논단…왜 ‘자영업자 정당’ 꿈틀대나

왜 ‘자영업자 정당’ 꿈틀대나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코로나19가 대구·경북 지역을 덮쳤다. 이후 일상생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변화가 일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시도민들의 ‘자발적인’ 자가격리다. 이웃들에게,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배려에서 출발했다. 스스로 외출을 자제하고 서로 간의 접촉을 차단하고 나섰다.대구에서 외식업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로서 자발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간 지 오늘로 벌써 6일째다. 업장 입구에 ‘임시휴업’ 안내를 써 붙이고 문을 닫았다. 언제까지 휴업인지는 아예 안내조차 하지 못했다. 이게 어디 외식업소만의 문제일까. 그 사이 미용실, 카페 뿐 아니라 약국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휴업에 들어가고 있다.휴일도 없이 온가족이 매달려 일해 오다가 언제까지일지도 모른 채 기약없이 문을 닫아야 하는 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처음 2, 3일은 생계걱정 뿐이었다. 그 다음 며칠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다스리며 보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포기한 상태랄까.그러다 문득 생각해본다. 우리나라 그 많은 정당에서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줄만한 정당이 있을까. 없다면 이들을 위한 정당, 가칭 자영업자당(黨) 창당이 가능할까.25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은 39개다. 여기다 등록된 창당준비위원회도 30개나 된다. 그러나 수많은 이들 정당 중에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만한 정당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 게다. 근래 들어 ‘자영업자당’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혼자만의 상상이 아니라는 말이다.물론 지금은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모든 역량을 쏟을 때다. 매일매일 확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들, 공무원들, 방역 관계자들을 격려할 때다. 또 지금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기업도, 직장인도, 일용직도, 최저임금 시급을 받는 알바생들도 어려운 시기다. 분명한 것은 이럴 때 일수록 자영업자들처럼 힘없는 약자들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점이다.정당이란 어차피 정치적 뜻을 같이하는 결사체 아닌가.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정당사를 봐도 이런 특정 목적의 정당들이 있어왔고 성과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맥주당’이다.1991년 폴란드 최초의 자유선거에서 ‘맥주애호가당’은 37만에 가까운 표를 받아 16명의 의원을 배출해냈다. 구 소련의 잔재를 청산할 목적으로 보드카 대신 맥주를 마시자는 일종의 불매운동도 벌였다. 그 덕에 보드카 소비량은 많이 줄었고 맥주문화는 품질이나 생산량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해 폴란드가 세계맥주생산량 10위권에 드는 국가가 되었다.1990년대는 폴란드 외에 각국에서 맥주당이 창당되었다. 체코의 ‘맥주친구당’,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맥주애호가당’, 우크라이나의 ‘맥주애호가정당’, 미국의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정당’에 이어 노르웨이에서는 ‘맥주연합당’이 창당되기도 했다.이런 ‘맥주당’보다는 그래도 자영업자당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실제로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들의 정치세력화가 시도되기도 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정치참여 금지' 조항 정관변경을 통해 정치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말 정관 삭제 승인권한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부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정치세력화 열망은 또다시 표면화될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한발 느린 정부 대처를 보며 걱정과 분노를 삼키며 조용히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오죽하면 권영진 대구시장도 중국인 입국 금지는 때늦은 감이 있다고 했을까.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라곤 시민들에게 2주 동안 외출을 자제하고 이동을 최소화해달라는 요청이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겐 최소한 2주일이나 더 휴업을 연장해야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매일매일 수십만원의 고정비용을 감당해야하는 이들의 생계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이러다 어느 순간 폴란드 맥주애호가당처럼 자영업자당이 돌풍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사정은 그만큼 절박한데 아무도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