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없는 위기극복은 없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 주말 잠깐 비가 그친 틈을 타 전통시장에 들러 장을 봤다. 긴 장마 탓에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지 농산물 가격은 장마 전에 비해 훨씬 많이 올랐을 뿐 아니라 일부 품목들은 상태도 고르지 못한 것 같았다. 덕분에 장보기는 빨리 끝냈지만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니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틀리기를 바랄 뿐이지만, 역대 최장의 장마라는 기상청 예보가 적중한다면 당분간 만족스러운 장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 살짝 우울해지기까지 했다.그럼 도대체 물가가 얼마나 올랐단 말인가? 사실 전국적으로 볼 때 소비자물가는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다. 아니 거의 바닥이라 해도 좋을 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 침체 우려가 컸던 지난 5월에는 마이너스 0.3%까지 떨어졌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난 7월에도 0.3% 정도 밖에 오르지 않았다. 공업제품 등을 포함해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과 기본 생필품 141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도 7월에야 겨우 플러스 0%를 기록했을 뿐이다.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 통계가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활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전체 식품물가는 4월 1%대 중반에서 7월 2%대 후반으로 상승했고, 이 가운데 장바구니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어패류,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 7월 8% 이상, 농축수산물 전체로는 6% 이상 상승했다. 요즘 모 유명 인사가 기업 총수와 함께 수요 급감으로 힘들어 하는 농축어민들을 위해 싼 가격에 상품을 공급해 순식간에 완판시켰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는데 도대체 이건 또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이러다 보니 통계청이 발표하는 통계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전체 소비자 중에는 이정도 물가 수준으로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소수의 계층도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누구나 할 것없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장바구니물가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디지털기기에 익숙한 현명한 소비자들은 인터넷, 스마트폰, 홈쇼핑 등 코로나19로 주목받는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해 싸고 양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윤택한 식탁을 꾸려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장바구니물가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고령의 연금생활자나 저소득층 등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장바구니물가가 조금만 상승해도 생계에 불안감을 느끼는 다수의 취약계층들도 존재한다.경제 전반에 걸쳐 수요가 증가하면서 조금씩 안정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매우 좋은 신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일자리와 소득 수준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식료품과 같은 생활필수품목의 물가 상승은 결국 서민층 이하 취약계층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물론 이 모든 것이 길어진 장마 탓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지만, 장마가 그치면 곧바로 지금의 부담스러운 물가 수준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장마가 그치고 피해 복구 작업이 끝나더라도 채소나 과일 등 신선식품 수급 불안정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임대시장은 가을 이사철이 되면 또 얼마나 더 불안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으로 주거비가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상승하는 물가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또 소득 감소든 세 부담 증가든 이유는 제 각각이지만 실질 소비여력이 줄어들어도 물가 상승의 부담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이처럼 긴 장마로 인한 물난리로 많은 인명과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해 이를 복구하는 것은 지금 당장에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고 이를 위해 예비비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은 실로 바람직한 결정이다.하지만 이 장마가 지나면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을 다수의 취약계층들이 있다는 사실과 이들이 흘릴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가 없으면 내수 부진으로 조기 경기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경제 주체에 대한 오만한 기대는 버려라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갈팡질팡.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를 수많은 부동산 대책에 온 나라가 들썩이지만,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7월 전국 집값은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해 새로운 기록들을 써 나가고 있다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만 커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초유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대체 투자처 부재와 같은 이유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처럼 강력한 대책들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것에는 뭔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애당초 정책 당국의 가설이 비현실적이어서 정책효과가 발휘될 수 없었거나 일부 경제 주체들의 이기심이 극도에 달해 정책 당국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였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경제 주체들의 이기심이 극도에 달했는지에 아닌 지에 대해서는 평가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작금의 부동산 시장 불안을 오로지 이들의 이기심 탓으로 돌린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정책 당국의 가설과 정책효과에는 이들의 이기심이 반영돼 있으니 그나마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을 살펴보면 정책 당국이 내세운 가장 큰 가설은 공급은 충분한데 오로지 투기세력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가장 먼저 제시된 처방전은 투기수요 억제책으로 가수요 차단을 통해 가격 상승 억제를 꾀하는 것이었다. 다음은 증세다. 투기세력의 핵심이 다주택자이니 이들을 세금으로 압박해 주택 매도를 통한 공급 물량 확대를 유도했다. 그 결과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가격 상승과 매물 잠김(공급 부족) 현상이었다. 그래서 몇 차례나 공급대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또한 시장 니즈와의 불일치 등으로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계획까지 내놓았지만 시장의 기대를 바꾸기는커녕 인근 부동산 시장만 벌집 쑤셔 놓은 형국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급기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 3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또한 전세가격 급등과 월세 전환 가속,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 조세저항 등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유발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그동안의 흐름을 종합해보면 지금의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에는 상당히 복잡한 이유들이 혼재돼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필요한 곳에 충분한 수준의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의사결정이 이뤄져 왔던 점은 이제 와서 다소 정책 방향을 선회해도 만회할 수 없을 정도의 뼈아픈 정책 당국의 실수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반면에 극도의 이기심을 가진 사회적으로 부도덕한 세력들이 일부 존재한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들 때문에 의도한 만큼의 정책효과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지금의 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만은 없다. 마치 영국의 경제학자 프랑시스 에지워스(Francis Y. Edgeworth)가 ‘경제학의 제1원리는 모든 주체가 오직 이기심에 의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면서 경제학이나 경제 현상 분석에 있어서 경제 주체(개인)의 정의나 도덕에 관한 문제의 결핍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행복과 비교했을 때 타인의 행복이란,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행복만큼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도 아니다’는 것을 인정했듯이 정책 당국의 정책의사결정으로 아무리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경제 주체라도 이타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오만한 기대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이제 어느 정도 문제의 본질이 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 정책 당국은 늘 정책의사결정에 앞서 의도한대로 행동하는 선량한 경제 주체들이 돼주길 원하지만 각 경제 주체들은 이기심이라 해도 좋을 자신의 행복 추구가 우선이기 마련이다. 만약 앞으로도 이런 점들이 정책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는다면 정책실패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하반기 경기 반등의 조건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20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두고 세간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사실만큼은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경제 성장률만 보더라도 전기대비로 -3.3%를 기록해 1997년 말부터 시작된 IMF 외환위기 탓에 -6.8%를 기록한 1998년 1/4분기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의 역성장이라고 하니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논란은 이제 마침표를 찍어도 되겠다.그렇다고 해서 이번 속보치가 위기의 끝(경기 바닥)과 하반기 V자형 경기 반등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오히려 이번 속보치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한 것처럼 이번 속보치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외수부문으로부터의 충격이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내수부문에서의 경기진작효과가 상쇄되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2/4분기에 우리 경제가 민간 소비지출의 회복과 정부지출 증가에 따르는 내수부문의 성장에도 역성장한 가장 큰 이유는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이 16% 이상 감소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4.1%p로 크게 악화된 탓이다.이 때문에 제조업 성장률이 10% 가깝게 감소했다는 것은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와 소득 창출력이 떨어져 설사 위기는 모면하더라도 경기 반등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그런데 최근 외수환경을 보면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아 염려스럽다. 미중 분쟁은 양국 모두 상호접점을 찾아 해결해 나가기는커녕 오히려 점입가경이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흑사병 등 새로운 전염병의 발생뿐 아니라 남부지역 홍수 피해로 공급망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되고 있고 최근에는 인종차별 등의 문제로 자국 내 정치·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지금은 수출 환경의 개선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바탕으로 하반기 경기의 급반등을 바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기 경기침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기 저점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정책 당국이 주장하듯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에 천만다행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0% 전후라는 예상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몇 가지 조건만 갖춰진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그 중에서도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는 경기 친화적인 정책 발굴과 시행에 집중하고 이런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특히 정치적 사회적 배려를 강조한 나머지 경기부양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거나 특정 정책수단은 아예 외면해버리는 선택적인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즉 소비 등 내수 촉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면서 갖은 이유를 들어 실질적인 증세로 이어지는 정책들을 추진한다거나 정책효과는 확실하지만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최근 강화되고 있는 부동산 대책이나 주식투자수익에 대한 과세,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방안 등은 이유야 어떻든 분명히 경기 친화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와는 상반된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이래서야 아무리 사회적 연대와 소득 재분배 기능 강화를 위한 고소득층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핀셋정책이자 경기 중립적인 정책이라고 설득해 봐도 오히려 정책 일관성은 물론 시장의 신뢰 훼손이라는 결과만 야기할 뿐이다. 당연히 그 결과는 정책 당국의 의도와는 전혀 다를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지금 정책 당국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위기극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의 지향점은 어딘가?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드디어 한국판 뉴딜의 실체가 드러났다. 2025년까지 6년간 총 160조원을 투자하여 19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정책당국의 말처럼 ‘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발전전략’의 위용다운 모습이다. 더군다나5G 관련 통신장비업체나 차세대자동차 생산업체들을 대표로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는 것을 보니 시장 반응도 꽤 괜찮은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마트 그린산업단지 확대,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확대 등은 이미 수차례 발표되었던 것들이고, 그린뉴딜은 과거 녹색성장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는 등 한눈에 봐도 새로운 것이 없어 감동이 약하다는 세평이 흘러나와 기대한 만큼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아마도 국가발전전략이라면 적어도 포함되어 있어야 할 고민의 흔적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이래서야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의 설계’라는 담대한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흔히들 국가발전전략이라 하면 그것이 성장과 같이 경제적인 것이든 불평등 해소와 같이 사회적인 것이든 혹은 둘 다 이든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국가의 미래 지향점이 제시되어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부문별 전략들과 세부 로드맵, 재원조달 방안 등이 망라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962~1981년 4차례 추진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1982~1996년까지 3차례 추진된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이나, ‘함께가는 희망한국 비전2030전략’ 등을 국가발전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판 뉴딜은 아무리 봐도 국가발전전략이라 하기에는 모자람이 있어 보이는데 무엇보다도 정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위기 극복’이라는 단기 경제안정 목표와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라는 중장기 성장 목표가 혼재되다 보니 어디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만약, 한국판 뉴딜이 단기 경제안정을 목표로 한다면 단기간 내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위기로부터 조속히 탈출하는데 중점을 둬야 하고, 지속적인 추가 재정 투입으로 자산버블을 포함한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이나 환율 급등 등과 같은 부작용 억제를 위해 중장기 재정의존도를 낮춰가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한국판 뉴딜이 제시하고 있는 국비투자 계획만 보면 전반기(2020~2022년) 보다 후반기(2023~2025년) 비중이 더 크다고 하니 단기 경기안정이 주된 목표는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고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중장기 경제성장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한국판 뉴딜이 중장기 경제성장을 꾀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날로 약화되고 있는 성장잠재력에 관한 언급과 잠재성장률 목표치 정도는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정책당국이 강조하는 포용사회의 목표 및 이와 양립할 수 있는 성장 친화적인 정책들은 과연 무엇인지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경제사회 전반의 혁신과 생산성 제고, 인적자본의 확충, 각종 제도의 개선 등 관련 세부정책에 관한 로드맵은 당연히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런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한편, 한국판 뉴딜은 민간부문에서 부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20.7조원을 제외하면 6년간 총139.3조원이라는 재정이 투입될 계획으로 지방비가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연평균 23조원이 넘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의 여건을 고려한다면 대폭적인 예산 조정이나 빚을 내지 않는 한 재원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인데, 지출계획은 있고 조달계획은 없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판 뉴딜이 다음 정부까지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관련 재정운용 방향에 대해서 만큼은 합의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을 텐데 말이다. 아마도 이런 점들을 포함해 추후 많은 부분이 보완되리라 생각하지만, 한국판 뉴딜이 정말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의 설계’라면 적어도 그 지향점만큼은 분명했으면 좋겠다.

동학개미들의 유쾌한 반란을 보면서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얼마 전까지 만해도 국내외 금융시장이 어디로 향할지 누구 한 사람 감히 자신있게 예상하지 못했었다. 기껏해야 불확실성이 커 상품 가격의 하향 조정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지난 해 말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던 코로나19가 올 초 팬데믹으로 발전해 가는 동안 위험자산인 주식과 유가 등 주요 상품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했던 반면에 미국 달러화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지금의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의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다우존스지수와 S&P 500지수도 벌써 수개월 동안 회복세를 이어가며 과거 최고점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은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마찬가지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은 안전자산 대로 가치가 오르고 있다는 점만 빼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국내 금융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동안의 경험을 돌이켜 볼 때 이번에도 어김없이 원화 환율이나 주가는 급등한 후 상당한 조정기간을 거쳐야 할 것으로 봤으나 예상 밖으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안정세를 되찾았다. 증시는 오히려 이게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봐야 하겠다. 정책 당국의 공매도 금지 효과도 있어서 그런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항상 주가 하락의 피해를 봤던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에는 너무도 잘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예상 밖의 일은 또 있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최근까지 89조 원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는 49조 원 수준이었던 지난 해와 비교해보면 2배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큰 규모다. 물론 이 중에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섞여 있겠지만, 예년에 비해 이례적인 상황으로 그만큼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가 증가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감히 예측해보건데 아마도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에 비해 아직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마땅한 투자처를 제공하지 못하는 국내 자본시장의 여건에서 보자면 여전히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국내외 증시는 그만큼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터무니없이 낮은 예금, 오를 대로 오른 부동산과 넘쳐나는 규제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실물자산, 게다가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와 같은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로 인한 자산의 위탁운용 리스크 상승 등을 고려해보면 국내외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이 직접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인 것이다. 특히 해외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얼마 전 발표된 정책당국의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이 원안대로 확정된다면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 소액주주 비과세 제도가 폐지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부과되어 왔던 해외주식에 대한 양도세율과 큰 차별성이 없어 해외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이지 않으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즉, 개인투자자 스스로 투자자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해외 증시의 시스템과 정보 및 변동성은 물론 글로벌 정치, 경제 환경 변화와 외환, 세금과 같은 비용 등 훨씬 많은 리스크를 개인투자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실물경기와 증시가 괴리를 보이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현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갑작스런 시장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사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여하튼 최근의 동향만 살펴보면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이제 겨우 그 동안의 피해를 만회하기 시작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투자자로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아무쪼록 이제 막 시작한 그들의 유쾌한 반란은 기필코 성공했으면 한다.

잊혀 가는 코로나세대를 위해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경제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고통받는 경제주체를 중심으로 정책당국의 위기대응책이 추진되기 마련이다. 생계자체가 늘 위협받는 저소득층 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도 정책당국의 우선 배려 대상이다. 소상공인들은 지역경제와 가계의 버팀목이고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실핏줄이자 국내 전체 일자리의 90% 정도를 담당하는 고용 댐이어서 이들을 위기로부터 지켜내는 것은 정책당국이 당연히 해야만 할 일인 것이다.심지어 여기에는 대마불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까지 포함되는 경우도 있으니 위기의 조기 극복과 경제사회시스템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정책당국의 배려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도 이쯤 되면 더 이상 정책당국의 배려라는 그물에서 벗어난 경제주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그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그 중에서도 속칭 ‘코로나 세대’라 불리는 1990년대생 중심의 청년층 일자리 문제에 대한 배려는 너무 부족해 보인다. 위기라 그렇겠지 하고 이해는 가지만 이제는 아예 사회적인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통상 기업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위기가 진행되면 신규 투자와 고용을 회피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 과정에서 신규채용은 당연히 축소 또는 연기된다. 즉 고용기회 자체가 터무니없이 축소됨은 물론이고 그나마 제한된 일자리를 놓고서도 청년들끼리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대규모 실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 정책당국이 의도적으로 일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시기라면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설혹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위기 회복 과정에 진입했다 손치더라도 청년들의 고용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채용행태를 볼 때 대규모 신규채용을 진행하기 보다는 경력자나 숙련자 등을 중심으로 당장 필요한 인력에 대한 소규모 채용에 나설 것이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들 입장에서 보면 비슷한 조건의 동년배 간 경쟁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노동 숙련도가 높은 이들과의 경쟁에서도 이겨내야만 그야말로 신규 일자리 쟁취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고 국내 사정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해외에서 지금 당장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사실로 자칫 청년층의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취업이나 실업 경험 그 자체가 구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낙인효과(Stigma Effect)까지 겹치게 되면 일자리 찾기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청년들의 노동 숙련 기회는 점차 상실될 것이고, 미래 고용가능성은 더 낮아지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졸업 후 미취업 상태인 청년층들은 실업급여 등과 같은 사회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도 없는 사각지대에 빠지게 된다.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고용가능성을 높여 일자리를 손에 쥐기 위해 부담해야 할 청년들의 사적비용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에 생애소득은 그만큼 축소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일자리 문제에 관해서 만큼은 지금과 같은 위기 시에는 청년층이 그 누구보다 더 큰 정책적 배려를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이 된다는 것이다.더구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적자본의 투입 감소로 잠재성장률 하락이 확실시되는 우리 경제 입장에서 볼 때도 청년층 일자리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꼭 필요하다. 현재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2천800만 명 내외 수준이다. 여기에 470만 명을 상회하는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정 부분이 더해진다고 생각해보라. 적어도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만큼은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또한 청년층에 대한 정책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왜 코로나 세대가 아니 우리 청년들이 끊임없이 일자리에 관해 소외감과 상실감을 토로하는 지 이제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무엇이 불필요하고 잔인한 것들인가?

요즘 들어 생각이지만 전대미문의 충격이라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디로 갈지는 누구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고사람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일상을 보내는 것 같아 ‘과연 이래도 되나’하고 씁쓸한 느낌마저 든다.IMF와 우리 정책당국을 제외하면 말이다. IMF는 지난 주말에 기습적으로 세계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했다. 그것도 지난 4월 전망에 비해 올해 세계경제는 1.9%포인트나 더 나빠진 -4.9% 한국경제도 1.2%포인트 더 하락해 -2.0%를 기록할 것으로 말이다.이런 비관론을 배경으로 우리 정책당국도 조기 위기 극복을 위해 애써 마련한 3차 추경안을 21대 국회에서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켜 주길 바라고 있다. 모처럼 공감대를 형성한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일 뿐더러 경기부양효과가 큰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비중도 늘렸으니 사업타당성조사도 건너뛰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말이다.그런데 최근 우리 정책당국이 내놓는 새로운 정책들을 보면 위기의 조기 극복은커녕 여기저기 들쑤셔서 시장 분위기만 흩트리고 위기극복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증세 논란이다. 미증유의 경제위기라면 응당 위기극복까지 증세 논의는 뒤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지금 당장 증세를 논해야 한다면 위기극복 후 증세의 방향성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 정도가 돼야 한다.더군다나 냉정하게 보면 증세는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그 동안 쏟아낸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는 수많은 증세책이 포함돼 있고 이를 두고 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내하는 국민들은 그나마 정책당국의 진의 즉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켜 자산으로 인한 양극화가 더 심화되거나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이뿐이 아니다.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주식양도세 도입을 포함함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도 실질적인 증세다. 2023년 시행이라며 이번 정부에서는 시행되지도 않을 정책을 왜 지금 발표했는지 동기야 어떻든 미증유의 위기에 맞서 모처럼 ‘동학개미’라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 덕분에 취약했던 우리 금융시장이 이만큼 버티고 있는데 왜 그들에게 하필이면 지금 그런 정책을 발표했어야 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허브까지는 몰라도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다.고용 아니 노동 정책도 마찬가지다.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한 비정규직 철폐, 과도할 정도로 빠른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과 고질적인 저성장 극복 등은 참으로 고상하고 바람직한 이상향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과정의 공정성은 어디간 데 없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청년층들의 상실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저성장 극복은 코로나19 사태와 겹쳐 요원할 뿐이다.이와 관련해서 리쇼어링(reshoring 제조업의 국내 회귀) 정책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반기업 정서가 만연하고 각종 비용이 증가하는 등 갈수록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기대가 더 큰데 어떤 당근을 제시한들 정책당국의 의도대로 될 리 만무하다. 혹시 아직도 생존을 위해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기업의 생리를 문제시 한다면 해결책은 없다.국회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21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뇌리를 차지하고 있는 생각은 촌각을 다퉈가며 위기극복과 민생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만들고 실천하는 위정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지 협치를 거부하는 야당과 다 줘도 못하는 여당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니다.더구나 비관적인 전망에 기대어 역대 최고 수준의 추경을 편성해 조기에 위기를 극복해 보이겠다는 정책당국이 이런 사실들을 외면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지금은 국민들에게 가장 불필요하고 잔인한 것이 무엇인지 위기극복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지 정책당국을 포함한 위정자들의 진지한 고민과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투기꾼들만 있는 세상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 6월17일 발표된 정책당국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책은 풍선효과로 정책을 무력화해 온 원인으로 지목되는 갭 투자자와 같은 투기세력을 원천 봉쇄하여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인데 벌써부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3년 전 지금의 주무 장관 스스로가 취임식에서 ‘돈’이 아니라 ‘집’이니 투기세력이 돈벌이를 위해 주택시장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고 일갈했으니 풍선효과가 극심한 지금 가차없이 새로운 규제가 나온 것은 당연한 귀결인 것 같다. 또 21번째 대책이라고 하니 기필코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고야 말겠다는 정책당국의 강한 의지도 뼛속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다.다만 이번에야 말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 프로세스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해도 될지 의문의 여지는 남는다.정책의 성패는 시장의 신뢰와 기대 즉 심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책당국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들이 성공하려면 그것들이 바람직하고 적절하다는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에야 말로 정책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시장과도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결과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필요하고 바람직한 부분이 있다면 일부라도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정책당국과 시장과의 대화는 같은 지향점을 향해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달리는 것 같아서 이번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즉 지금까지도 여전히 시장은 수요자가 원하는 적절한 곳에 충분할 만큼 공급해 주길 원하고 있지만 정책당국은 전반적인 투기수요 억제를 주요 대책으로 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신도시 건설 등 일부 반영된 것도 있긴 하나 전반적으로는 시장과 정책당국간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여기에다 경기부양을 위한 인위적인 건설경기 활성화는 없다는 정책당국의 변함없는 입장은 일관성은 있지만 경기 대응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공급은 없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주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간혹 발표되는 인프라 및 지역 개발 이슈에 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이외에도 시장과 정책당국 간 상반된 커뮤니케이션 사례는 많겠지만 여하튼 그 결과가 바로 21번에 이르는 정책당국의 규제로 시장의 기대가 정책당국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형성되었을 뿐 아니라 정책 신뢰도도 크게 훼손되어 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정책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국내 부동산시장 전체에 충격을 가하기 보다는 국지적인 불안정성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시장 전반의 조속한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핀셋규제는 나름 정당성이 있어 보였고, 초기에는 시장의 기대도 그렇게 형성되었다.임대주택 활성화나 신도시 건설,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시장이 말하는 공급 부문에 대한 보완책도 충분히 고려했다. 끊임없이 풍선효과를 불러와 정책효과를 물거품으로 만든 투기세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세무조사마저도 주저하지 않고 끊임없이 대응해 왔다. 이뿐이 아니다. 틈만 나면 투기와의 전쟁을 끝내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도 했고 넘쳐나는 유동성이 투기 자본화되지 않도록 예방하겠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정책당국의 모든 시장안정화 노력을 수요 억제와 공급 차단으로만 본다고 말이다.논쟁이 지나치면 진실은 사라진다던 고대 로마의 시인 푸블릴리우스 시루스의 말처럼 수많은 대책이 나오고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는 과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한가지만큼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부동산시장 불안정은 오롯이 투기세력 때문인지 말이다. 그리고 그 투기세력에는 집을 넓혀가려거나 새집을 사려는 사람들, 교육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이사하려는 사람들도 포함되는지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투기꾼들만 있는 세상인지도 말이다.

좋은 실업, 나쁜 실업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5월 고용시장은 좋지 않았다. 1999년 이후 5월 중 실업자 수 최대, 10년 만에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 고용률 하락 등 구체적인 수치로 논할 필요도 없이 나타난 특징만 살펴보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의 피해를 잘 알 수 있다.반면에 산업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전히 나쁜 면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락다운(lock down, 봉쇄)과 구조조정에 직면한 제조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접촉이 많은 소매나 숙박 및 음식업 등의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공공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기대대로 지난해 5월에 비해 10만 명 이상 취업자가 늘었고 온라인 거래가 폭증한 덕분에 소위 언택트(untact)라 불리는 비대면 비접촉 비즈니스과 관련이 깊은 운수 및 창고업의 취업자도 5만 명이나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눈에 띈다.이처럼 국내 고용시장은 아직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부분적으로는 반사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을 놓고 엉뚱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서 참 안타깝다. 그것은 바로 실업자와 실업률 증가의 원인이 비경제활동인구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선 것인지 아닌 지를 둘러싼 것인데, 이것이 ‘좋은 실업’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통상 교과서적인 실업의 개념은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지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상태를 말하는데 크게 자발적 실업과 비자발적 실업으로 나뉘어진다. 자발적 실업은 보수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근로조건이 맞지 않아 스스로 실업 상태에 있거나 정보부족으로 이직 시 일시적으로 실업(마찰적 실업)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와는 달리 비자발적 실업은 노동의욕은 있지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경우로 불황에 의한 노동 수요 부족(경기적 실업), 산업구조 고도화 및 기술혁신에 의한 기능인력 수요 감소(구조적 실업), 건설이나 농업처럼 계절별 노동수요 변화(계절적 실업)에 따른 실업으로 나뉜다.따라서 굳이 따지자면 비자발적인 실업보다는 자발적인 실업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고, 이보다 더 좋은 것은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마찰적 실업만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좋은 실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바로 자발적 실업이 늘어난다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이렇게 볼 때 ‘좋은 실업’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측은 아마도 최근 실업자가 늘어나고 실업률이 상승한 것이 비자발적 실업보다는 자발적 실업이 늘어나서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다. 또 이러한 자발적 실업은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비경제활동인구였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용시장에 진입하면서 집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과연 정말 그렇게 봐도 괜찮은 것일까? 그 전에 그들은 왜 실업을 감수해서라도 새롭게 혹은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했는지 생각해보자. 경제 활동이 점차 정상화되어 가니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 나왔을까? 아니면 생계를 위해 무조건 일자리를 찾았어야 했을까? 혹시 전자라면 ‘좋은 실업’에 더 가까운 상태로 볼 수 있겠지만 후자라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의 어려운 고용환경을 만든 원인인 코로나19 확산세에 관한 전망도 마찬가지다. 이 수준에서 점차 진정되면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정상화과정을 걷게 되길 바라지만, 수도권의 경우를 보면 마냥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일이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대책도 마찬가지다. 지금 상황에서 이것조차도 없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된다면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이제 판단해보자. 여러분들은 과연 최근 늘어난 실업을 두고 ‘좋은 실업’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굳이 답하기 어렵다면 ‘좋은 실업’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는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 정도 논의로 결론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책 당국도 바라는 성과를 얻고자 한다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가지는 편이 좋다.

이번엔 정말 다를 것인가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거의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쏟아내고 있는 우울한 예측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세상에는 자기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라도 리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들에게 불행은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었고, 눈앞에는 오로지 정점을 가늠할 수 없는 가파른 랠리(rally, 증시 강세장)가 펼쳐져 있을 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승전보를 실어 나르기 위한 메신저의 빠른 발 놀림이 전부다.이처럼 최근 국내 자산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주식시장을 보자. 지난 3월 중순 1천500선이 붕괴되면서 연중 저점에 도달한지 3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2천200선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상승했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 시황이 나빠져도 기대수익을 쫓아 추격자금이 유입되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는 듯하다. 언제든지 증시로 곧장 유입될 수 있는 증권사들의 고객예탁금이 지난 해 연말 27조 원에서 올 해 5월 말에는 45조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하니 충분히 그럴싸한 기대다.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안정화되는 듯했지만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광풍이 불고 양도세 중과 시한을 앞둔 절세용 매물 소진이나 용산 등 국지적인 개발 이슈 현실화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재상승하고 있다. 여기에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와 늘어난 거주 요건 변경을 포함한 1주택자 비과세 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등 전세가격마저 급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역대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은 금리에서 보듯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돈풀기가 이어지면서 시중부동자금이 1천100조 원을 넘어선 상태로 언제든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상품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통상 위기시에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금, 국채 등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가격을 상승시키는 반면 원유나 비철금속, 농산물 등과 같은 원자재 시장에서는 자금이탈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위기의 진원이 진정되지 않는 한 이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최근의 현상은 과거 수차례 경험한 위기 때 자산시장이 보여준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의 영향이 큰 원유를 제외하더라도 주요 비철금속과 농산물 가격은 이미 3월 중순 이후 회복세로 전환되었다. 달러화와 국내외 금 가격도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그렇다. 지금은 과거 우리가 경험한 수차례의 위기 때와는 다른 것 같고, 누구나가 기대를 가져 볼 만한 상황이 된 것처럼 보인다. 아니,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자산시장에서 희생당한 개인들은 이제 그 대가를 쟁취했으면 하고, 우리 경제는 자산효과(wealth effect)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서 일자리와 임금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산시장에서는 유동성 랠리가 아닌 실적 랠리가 펼쳐지면서, 버블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정책 당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재정 지출을 감내한 결과가 이렇다면 위기 이전의 정상화로 되돌아 가는 과정도 비교적 순탄할 것이고, 경기 조절 능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견실한 경제정책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전대미문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마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해 온 한국은행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과연 이번 위기가 이런 대미를 맞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국내 자산시장이 언제 곤두박질칠지 염려도 된다. 미국 경제학자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의 말처럼 금융위기는 계속해서 피어나는 질긴 다년생화(a hardy Perennial)와 같아서 언제 우리 곁에서 다시 꽃을 피울지 모를 일이기도 하고,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의 지적처럼 과도한 부채를 지렛대로 한 호황의 끝은 늘 그래 왔듯이 금융위기였기도 하기 때문이다.

틀리기만 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을 위해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사전적인 의미에서 이코노미스트(Economist)란 경제의 움직임이나 문제들에 관한 조사, 분석, 예측 등의 일을 하는 전문가들로 소위 경제학자나 경제연구자 등을 말한다. 이들은 주로 대학이나 각종 싱크탱크,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의 연구기관에서 활약하면서, 다양한 기관과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제 전반에 대한 정보 제공은 물론 제언 활동을 수행한다. 때문에 경제 사회적 위기의 징후가 보이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주목받는 사람들이기도 하다.코로나19 사태의 맹위가 여전한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책 당국은 물론이고 이번 사태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기업과 개인들까지도 국내외 이코노미스트들의 입을 주목하기는 마찬가지다. 위기의 기간, 강도와 피해 범위, 극복 방법, 위기 후의 변화 등 이코노미스트들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도 많을 것이기에 말이다.그런데 이를 어쩌나, 그처럼 기대에 마지 않는 이코노미스트들은 거의 매번 틀리기만 한다. 혹여, 맞히더라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그 언젠가가 실현되었을 뿐이다. 어디까지나 운이 좋다면 자신이 한 예언이 언젠가 실현당할 것이고, 운이 나쁘다면 그런 경험을 생애를 통틀어 단 한 번도 겪지 못할 수도 있다. 그 뿐이면 다행이다. 틀린 예측과 전망에 대해 사과한마디 제대로 하는 법이 없다. 기껏해야 우린 점쟁이가 아니라 거나, 극단적인 예외 상황인 블랙스완(Black Swan)까지는 아니지만 기대 영역을 벗어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정도의 변명을 들을 수 있다.특히 요즘과 같은 위기 시에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측에 대한 시장의 높은 기대와 낮은 신뢰가 교차하는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실제로 우리 경제를 예측한 주요 기관들의 수치만 봐도 그런 생각이 든다. 불과 며칠 사이에 한국은행은 IMF보다 정도는 약하지만 올 해 우리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 놓았고, 기획재정부는 정책효과를 감안해 플러스 성장 전망을 발표했다. 그 이전에는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플러스 성장 전망을 한 바 있다.민간기관들의 전망치는 좀 더 극적이다. 플러스 성장을 예측한 곳은 극소수로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역성장 수준이 2%를 넘을 것이라는 곳도 있다. 이 후에 수정 전망을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그 마저도 아니다. 아마도, 매 분기마다 수정치가 쏟아져 나 올 것이다. 마치, 틀린 예측에 대한 사과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쯤 되면 이코노미스트나 전망기관으로서 실격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고, 기댈 만한 것이 못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그렇다면 과연 이게 전부일까? 그렇지 않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주요 활동 영역에는 경제 전반에 대한 제언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해보자. 다시 말해 적어도 정책 당국이나 우리 사회에 경제 문제에 관한 제언을 할 목적으로 예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언은 결과에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기보다 조금은 틀리는 편이 좋다. 평상시라면 보수적인 경제 예측으로 정책 당국이 적절한 수단을 통해 경기의 과도한 부침을 조정할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고, 위기 시라면 극단적인 비관적 예측을 피해 경제 주체의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정책당국의 강력한 시장개입을 유도해 위기 극복의 동력을 최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경기 조정 책임을 지고 있는 정책 당국이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외팔이 경제학자(one-handed economist)의 달콤한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부작용에 대한 경고없이 지금 당장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라는 식으로 한 방향으로 제언하는 경제학자들만 있다면, 상대적으로 쉽게 정책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책에는 항상 양면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전 경고없이 주어지는 제언은 정책 당국의 고민을 덜어줄 수는 있으나, 기대효과만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이코노미스트들이 예측한 수치는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거의 예외없이 빗나가지만 예측의 방향성과 뒤따르는 제언에는 이런 고민들이 숨어 있는 점도 알아주었으면 한다.

다시 불붙은 재정건전성 논란을 보면서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 25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의 주요 내용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행정부는 전시재정편성이라는 각오로 신속히 3차 추경안을 편성하고, 국회는 오는 6월까지 처리해 주길 바란다는 대통령의 주문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바로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이 과정에서 증세없이 추경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견지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경제 규모를 키워 세입 기반을 확충하고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면 된다는 배경 설명이 잠시 주춤하던 재정건전성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하고야 말았다.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는 정부와 여당의 입장과 필요한 재원 조달 방안은 둘째 치더라도 빠르게 악화되는 재정건전성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충격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는 시장의 입장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나름의 정당성이 있는 것 같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대체 무엇을 위한 논쟁인가 싶기도 해서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같다.우리 모두는 코로나19 사태가 미증유의 경제적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실제로도 그런 현상들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부채에 시달리는 가계와 기업들이 생계와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좋은 일자리든 아니든 일자리 총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도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지금은 어떻게 하든 실업을 막아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에 틀림없고 재정지출이든 뭐든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 자체가 저평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논란의 핵심 사안도 아니며, 또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국가부채 증가 그 자체에 대한 논란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강력한 세출구조조정으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면 국채를 발행할 필요도 없고 국가부채도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추경은 논외로 하더라도 경기 악화로 재정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지금은 기존 예산안을 줄이지 않는 한 국가부채 증가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 방어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국가부채 증가는 무슨 수를 쓰든 막아야 한다는 논리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그렇다고 재정건전성에 대한 논의가 아주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단기간 내 국가채무가 증가하고 통화량이 급팽창하게 되면 국가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경제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그래서 지금과 같은 위기 시에는 주어진 예산제약을 넘어선 재정편성도 당연하다는 이유로 예산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자원의 비효율성을 야기함으로써 재정건전성과 국가 경제를 훼손하는 이른바 연성예산제약(soft budget constraint) 현상의 예방을 위한 통제장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위기를 핑계로 공기업을 포함해 국가재정에 기대어 연명하고자 하는 좀비기업들에게 계속해서 당근을 제공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또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서라도 재정지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재정의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를 지출 부문별로 따져보고,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서도 미리 예측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3차 추경을 앞두고 있는 지금은 세출구조조정에 관한 논의와 재정지출 확대 우선 순위와 규모를 정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다만 지금 당장은 위기극복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이제 정책당국의 단기적인 확장적 재정 방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지난 2차례의 추경효과와 3차 추경의 디테일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세출구조조정이나 연성예산제약 현상 예방장치 도입 등과 같이 과도한 재정건전성 훼손을 막을 수 있는 보완장치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최종 리스크테이커(risktaker)가 될 것인가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경제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예언은 이미 확정적인 미래가 된 지 오래다. 경기 회복 형태도 과거처럼 침체 후 급반등하는 V자 형태가 아니라 스우시(swoosh,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 옆모습을 형상화한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의 상표)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백신개발 지연과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19 재확산 현상 등을 고려해보면 대체적으로 수긍할 수밖에 없는 귀결임에는 틀림없어 보이고, 이 또한 확정적인 미래가 되어 간다.이 지경이 되다 보니 시장에서는 비관론자들이 말하는 확정적인 미래를 회피 또는 방지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노력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IMF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국내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EU 등 주요 선진국처럼 우리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나 금융기관 중심의 시중 유동성 조정과 같은 전통적인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좀 더 공격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중앙은행이 가진 강력한 무기인 금리와 통화 발권력을 충분히 활용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신용도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청산가치보다 잔존가치가 높은 기업들에게는 지금보다 훨씬 편하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렇게 구제된 다수의 기업들과 연관된 많은 일자리들도 지켜낼 수 있게 된다. 즉 기업과 노동자는 당장의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우산을 가지게 될 것이고, 중앙은행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원자가 되는 것으로 손보다는 득이 많은 게임이라는 것이다.3차 추경 준비 당사자인 정부 입장에서도 혜택이 있긴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로 세수는 줄어들 것이 확실한데 세출은 늘려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부족분을 국채발행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때 기준금리가 제로에 한없이 가깝거나 제로 수준이라면 국채발행에 따르는 이자부담은 크게 낮아진다. 일본이나 EU처럼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하고, 단기실질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빚이 빚을 낳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난과 도덕적 심리적 압박감에서도 다소나마 해방될 수 있다.그런데 실상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강력한 벽에 막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것은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기축 통화국이거나 일본과 EU처럼 그에 준하는 국가신용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 국가들의 중앙은행과 같은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다. 일부 남미 국가들처럼 통화를 남발해서는 해당 통화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환율 급등(통화가치 급락)과 인플레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으로 대내외 리스크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우리 금융시장만 보더라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우리 중앙은행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누군가가 이 논리부터 깨야 할 것이다.또 다른 강력한 현실의 벽은 누구도 최종 책임자가 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입을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운영 주체를 둘러싼 한국은행과 정부와의 줄다리기는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는 미국의 FRB(연방준비은행)도 특수목적기구에 직접 대출하고 있으니, 한국은행이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재정여건을 고려하더라도 한국은행이 해 주는 것이 정부에 유리하다. 반면에, 기업여신에 전문성이 없는 한국은행은 직접 대출에 나섰다가 막상 손실이 나도 문제고, 통화정책도 정부 정책방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빠른 시일 내에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재정립되지 않는 한 양쪽 모두 만족할 만한 타협점을 찾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비관론자들이 주장하는 확정적인 미래가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은데 벌써부터 아찔한 피로감이 느껴진다. 하물며 위기의 최전선에서 최종 리스크 감수자만 기다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은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지금은 정부든 중앙은행이든 누군가는 최종 리스크테이커(risktaker)가 되어야 할 때다.

공존을 위한 호저(豪猪)의 지혜

공존을 위한 호저(豪猪)의 지혜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코로나19 집단감염 쇼크가 또 다시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일상생활과 경제사회적 활동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면서 감염예방활동을 지속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정부의 방역지침이 전환되자마자 일부 유흥시설에서는 대규모 집단감염현상이 발생했고 헬스장과 같은 집단사용시설에서도 2차감염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가 서둘러 관할지역내 모든 유흥시설의 영업을 중단시켰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이전으로의 복귀 기대감 대신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수개월 전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를 맞았다. 등교를 앞두고 있던 학생과 학부모, 교육기관 등에서는 집단감염 우려로 등교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일부 대학은 이미 대면수업 연기를 결정했다. 여기에 정상근무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조금씩 온기가 생겨나기 시작한 지역 소상공인 경기도 갑작스러운 새벽 댓바람에 난데없이 찬물을 뒤집어쓴 꼴이 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우리 경제에도 단기적으로는 이 이상의 악재는 없을 것 같다. 국내외 주요 전망기관들의 우리 경제에 관한 낙관적인 기대가 막 나오기 시작한 이 때에 집단감염이 재발생했다는 사실은 거의 재앙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이런 낙관적인 전망이 다른 나라들이 보여주지 못한 한국만의 특수성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번 일은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거리두기를 성공적으로 이끈 높은 시민의식과 이를 기반으로 한 경제사회적 활동의 조기 정상화라는 한국만의 특수성이 한 낮 해변의 포말처럼 사라지게 된 것이다.이처럼 최근 나타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허술함을 보면 위기에 봉착한 개인이나 기업, 사회가 서로 공존하고, 공생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데, 마치 지금은 호저(豪猪) 또는 고슴도치의 딜레마로 잘 알려져 있는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호저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말로 산미치광이라 불리는 호저는 몸과 꼬리의 윗부분이 가시 털로 덮인 열대 포유류로 생김새가 고슴도치와 많이 닮았는데, 그가 1851년에 쓴 ‘여록과 보유(Parerga and Paralipomena)’에는 다음과 같이 표현되어 있다.‘추운 겨울날 호저 여러 마리가 온기를 나누기 위해 서로 엉켜 붙어 있었다. 그러자 가시털이 서로를 찔렀다. 그들은 떨어져 앉아 있어야 했다. 붙었다 떨어졌다 반복하기를 여러 차례, 드디어 그들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게 최선책임을 깨달았다.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인간이라는 호저들을 서로 한데 묶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서로의 가시에 쉽사리 화합할 줄 모르는 각자의 천성에 찔려 상처입고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적당한 간격 유지야말로 공존의 유일한 조건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정중함과 예절의 표준으로 삼게 되는 것이다.’물론 이 이야기는 염세주의자이자 여성혐오주의자였던 저자의 자신감 즉 타인으로부터 상처받기 싫고 타인에 의지하지 않아도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공존 또는 공생을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더군다나 근래에 와서는 가족이나 친지, 이웃, 친구 등 친한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기 싫어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딜레마를 표현해 주는 것이기에 너무 비관적이기도 하다.하지만 지금은 호저의 거리두기처럼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선택과 노력이 자신의 안위는 물론 타인의 생명을 보호함으로써 공존과 공생의 장을 만들고, 나아가 정상적인 경제 및 사회 운영을 가능케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아야 할 때다.역설적이긴 하나 우리 모두가 하루빨리 가시 털 대신에 공존이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공생의 낙원을 즐길 수 있도록 생존을 위한 개인의 이기심 발현을 기대해 본다.

잔인한 4월은 아직 진행형이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이제야 비로소 잔인한 4월이 지나가고 계절의 여왕인 5월을 제한적으로나마 만끽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제 10명 내외 수준으로 억제되면서,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5월말까지는 순차적인 개학은 물론 동물원, 미술관, 박물관, 스포츠 관람시설, 국공립 극장 등 실내외 분산시설과 밀집시설도 생활방역으로 정상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낼 수 있다.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올해 2/4분기가 경기저점이 될 것이고, 연간으로는 역성장까지도 모면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로 다음과 같다.우선 생활방역 전환과 2차 추경의 국회 통과로 5월부터는 그동안 침체된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다. 또 준비에 한창인 3차 추경이 오는 6월 초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에서 조기에 통과된다면 고용 안전망이 크게 강화되고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투자가 증가하는 등 경기부양효과가 3/4분기부터는 본격화될 수 있다.대외적으로도 3/4분기 이후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진정되면서 수출 경기도 조금씩 개선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고용과 경기 버팀목이 되어왔던 제조업은 물론 해운, 항공 등 기간산업 전반의 위기도 조금씩 완화되어 우리 경제에 주는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이다.이 시나리오가 과연 얼마나 현실적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걱정거리가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강화된 고용안전망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해보자. 고용유지 지원책이나 청년층 공공일자리 확충 등은 위기극복을 위한 단기대책으로 재정 리스크도 감수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의지가 없는 한 시장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할 때까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소비도 마찬가지다. 재난기본소득과 생활방역 시행으로 그나마 좀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좋은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고용 증가와 가계소득 개선 없이는 지속적인 소비 개선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수출도 예외는 아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 불황형 흑자를 보일 때는 경제성장 기여도가 플러스가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 반대의 경우가 지속되면 최악인데 지금 그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수익을 쫓아 리스크를 감수하기 보다는 생존이 최대 목표가 되어버린 민간 기업의 투자가 갑자기 살아나기도 참 어려워 보인다.결국에는 올해 역성장을 하든 그렇지 않든 내년 이맘때쯤이면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지금보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이전보다 더 치열해진 노동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고, 기업들은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든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서든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해야만 할 수도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위기극복이라는 임무는 완수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경제를 정상적인 궤도로 되돌려 놓기 위한 정책 고민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시인 엘리엇(Thomas. S. Eliot)이 1922년에 발표한 장편시 황무지(The Waste Land)의 첫 구절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고 시작한다. 이는 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인들의 황폐화된 정신세계를 그린 것으로 확대해석 하자면 20세기 들어 삶의 목적과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서구인들의 정신세계를 묘사했다고 한다.우리 경제가 위기 후 얼마나 강력한 재생력을 보여 줄 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은 엘리엇의 시가 노래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황폐해진 우리 국민들의 삶과 경제 기반을 되찾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길 절실히 바라는 바이다.계절의 여왕인 5월이 되었지만, 잔인한 4월은 아직도 우리 곁에 머물러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