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최근 들어 중국경제 위기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다른 개발도상국들처럼 중국경제도 장기적인 성장 정체를 겪게 되는 이른바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고임금과 고지가 및 고세율 등 급속한 고비용 사회로의 전환,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만연한 부정부패와 낙후된 제도 등에 의한 경제사회 전반의 생산성 하락 등에 의해서 말이다.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실물경제는 경제재개효과가 미미한 가운데 각종 경기지표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구조적인 악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치외교적으로는 미국과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중국 탈출이 가속화되는 등 시진핑 장기집권 체제에 대한 내외 불신감이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년 내에 3%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성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물론, 어디까지나 전망은 전망일 뿐이라고 일축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이런 전망을 내놓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알타시아(Altasia; alternative+Asia)라는 신조어를 통해 아시아의 주요 14개국이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제시한 점이라는 것이다. 일본, 한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인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14개국이 단일국으로서 중국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기술력이나 물류서비스, 자원, 정책, 인건비 등 비용과 같이 다양한 부문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런 전망 또는 예측이 얼마나 실효를 발휘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과의 탈동조화 (decoupling) 또는 위험 축소(de-risking)를 꾀하는 국가나 기업의 경우는 심사숙고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대 중국 수출이 지난 5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올해만 약 120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이어서 수출국 다변화를 꾀해야 할 형편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심화 과정에서 우리와도 다방면으로 부딪히면서 경제 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한편, 중국으로부터의 대탈출은 우리경제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이들 국가 중 뛰어난 기술력과 인적자본, 안정적인 사회인프라, 테스트베드로서 적합한 시장 환경 등을 골고루 갖춘 나라는 극소수다. 당연히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하고 기업투자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법제도나 사회적 관행 등을 합리적으로 해소해 나간다면 국내 회귀(re-shoring) 기업은 물론이고 대체투자시장을 찾는 기업들에게 있어서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다만, 문제는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 때문에 완전한 탈출도 어렵거니와 위험 축소도 중국 정부와의 마찰이나 불이익 발생 가능성 등 비용이 따른다는 점이다. 또, 국내적으로도 국내 회귀 기업이나 신규 외국인투자 유입을 촉진할 만한 차별화된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알타시아가 가진 의미를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우리 기업이나 정책당국도 이런 변화에 빨리 적응할 필요가 있다.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김광재 기자 kjk@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