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공항 더 큰 그림을 그리자

홍석봉 논설위원우여곡절 끝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가 결정됐다. 4년간의 진통 끝에 옥동자를 낳았다. 난산이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노력과 의성군의 인내, 군위군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 대구·경북은 새로운 ‘하늘길’을 열고 비상을 눈앞에 뒀다. 침체된 지역 경제도 살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통합신공항은 앞으로 510만 대구·경북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노둣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신공항이 개통되면 유럽과 미국, 남미, 아프리카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인천공항까지 하루를 허비해야 했던 수고를 덜게 됐다. 또 통합신공항 이전 추진 과정에서 보여준 대구·경북의 협조는 행정통합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통합신공항 이전은 이제 겨우 첫 발을 뗐다. 앞으로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구·경북 나아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계획과 실행을 빈틈없이 해 지역 중추로서, 국가 제3 관문공항으로서 역할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지역민들의 숙원이기도 하다. 하늘길이 내륙도시의 한계를 안고 있는 대구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통합신공항 건설로 가장 기대되는 것이 지역 경제발전의 중심 축 역할이다. 인천공항을 통하지 않고 세계로 나갈 수 있다. 지역의 물류거점 역할도 기대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공산품과 농산품을 세계 각국으로 보낼 수 있다. 특히 구미는 시내에서 30분이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나다. 사실상의 구미공항이라고 할 정도다. 구미공단의 각종 전자 및 섬유제품 등 수출도 날개를 달았다.-통합신공항, 하늘길과 지역 발전 견인차통합신공항은 이전, 개항으로 끝이 아니다. 경북도가 구상하고 있듯 군위·의성 지역에 각종 물류시설을 유치, 항공 물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유럽과 북미 등 장거리 여행길이 트이면 자연스레 항공정비도 뒤를 받쳐주어야 한다. 국내 투자를 했다가 사업성 미비로 떠난 영천의 보잉 MRO 센터같이 항공정비업체의 지역 투자 등 발전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구~광주 간 영호남 고속전철이 연결되면 통합신공항의 활용가치는 더욱 커진다. 충청권뿐만 아니라 호남권에서까지 중장거리 국외 노선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차제에 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비아냥받던 예천과 울진 공항의 활용방안도 찾아야 한다. 예천 공항은 경비행기 전용 공항으로 활용, 2025년 개항 예정인 울릉 공항을 오가는 공항으로 만들자. 울진 공항은 지금도 일부 이용하고 있지만 비행훈련장 및 교육장으로 활용, 항공산업 발전의 한 축으로 삼아도 된다.-항공물류 기반 쌓고 예천·울진공항 활용을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으로 대구·경북에는 20조 원 규모의 돈이 풀린다. 유사 이래 지역 최대의 건설 사업이 될 전망이다. 신공항 건설에만 10조 원이 투입되고 9조3천억 원으로 추산되는 대구공항 후적지 개발에도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군위·의성은 상주인구의 대거 유입 등으로 공항도시로 입지를 다지며 단박에 국내 소멸 예정 1, 3위의 지자체의 오명을 떨쳐버리게 된다.통합신공항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 중인 행정통합에도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학계와 경제계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양 자치단체 간 행정통합 방안 모색에 나서는 등 이제 걸음마를 뗀 정도다. 신공항은 행정통합이 이뤄져야 온전히 그 효과를 볼 수 있다.‘명품’ 신공항을 만드는 것 못잖게 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쌓인 분열과 앙금을 털어내는 것도 과제다. ‘핫바지로 보지 말라’는 의성군민들의 뿔난 외침을 잘 새겨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향후 통합신공항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군위와 의성군의 갈등 중재 노력이 필요하다. 경북도가 발표한 1조 원 규모의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계획 등이 그 일환으로 보인다. 더욱 적극적인 의성군 끌어안기에 나서야 한다.시작이 반이다. 대구·경북은 ‘명품’ 신공항을 만드는 데 지역의 지혜와 역량을 끌어모아야 한다.

행정수도-공공기관 연계 대처하라

지국현논설실장‘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슈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지난 2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처음 제기했을 때만 해도 대부분 사람들이 느닷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론이 나쁘지 않게 돌아가는 것 같자 민주당에서는 곧바로 대선 주자급 중진들의 지원 사격이 이어졌다. 기선을 잡았다는 판단 아래 국책 과제로 이슈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지도부의 공식적 반대와 달리 충청권 출신과 일부 중진 의원들의 찬성 발언이 나오며 단일 대오가 흔들리고 있다. 여야 모두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표를 의식하는 모양새다. 행정수도 이전은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진 사안이다. 구체화되면 또 한차례 국론 분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안은 서울 집값안정 정책이 혼선을 거듭한 가운데 나왔다. 국면 전환용 꼼수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행정수도 효과, 충청권 국한 가능성 높아지방분권은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다. 하지만 행정수도는 한계가 있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 균형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전체 비수도권에 주는 실익은 크지 않을 것 같다. 효과가 충청권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종시 건설 후 대구·경북에서 균형발전의 효과를 봤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호남과 부산·경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타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다. 현실적 우려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제2의 수도권이 탄생하는 것이다. 세종시를 중심으로 광역 경제권이 형성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구·경북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수도권이 충청권과 연결돼 ‘초광역 수도권’이 등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구·경북으로서는 당연히 대책이 필요하다. 강 건너 불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정수도 대상지가 아닌 나머지 지역의 균형발전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한다. 대구·경북은 잇단 국책사업 소외로 힘이 빠진 상태다. 우선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최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이전 검토 지명까지 나돌았다. 공영방송과 서울소재 대학의 지방 이전설도 이어졌다. 정부 관계자의 “검토한 바 없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이 시점에 우리지역의 당면 문제는 특정기관 이전설의 사실 여부나 실현 가능성만은 아니다. 대구·경북은 어느 기관의 이전대상 지역으로도 거론되지 않는다. 그것이 지역민들의 마음을 더 불편하게 한다. 공공기관 이전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법원과 헌재를 대구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성사 여부를 떠나 매우 바람직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과 헌재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과 접근성, 법조 전통성 등을 고려하면 대구가 적지”라고 강조했다. 또 옛 도청 터에 법조타운을 건설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유치와 관련해 정책결정 기관의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노력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대구·경북, 공공기관 유치전략 재점검을공공기관 2차 이전 대상은 122개에 이른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지난 20일 청와대 참모회의에 참석해 공공기관 이전을 포함한 균형발전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여당 핵심 관계자들은 지역별 수요와 기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구체화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공공기관 재배치는 고사위기에 직면한 비수도권의 새 성장동력이다. 선거를 의식해 특정 지역을 배려하는 정략이 개입해서는 안된다. 형평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대구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때 실질적 균형발전에 도움되는 기관이 별로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대구·경북은 공공기관 유치를 행정수도 논의에 연계시켜 접근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은 한번 기회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 대구시, 경북도와 지역 정치권이 관련 전략을 종합 재점검할 때다.

서울 집값 잡으려다 지방 다 죽인다

홍석봉 논설위원결국 집값이 문제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전국이 들끓고 있다. 3040이 주축이 된 한 온라인 카페는 “문재인에 속았다”며 ‘실검(실시간 검색) 챌린지’를 주도하고 있다.한 온라인 카페 회원들은 거리로 나섰다. “일반 서민인 임대 사업자와 다주택자를 정부가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외쳤다. 정부가 투기 수요를 차단한다며 내놓은 ‘6·17 대책’과 ‘7·10 대책’ 등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정부를 맹성토했다. “규제 소급적용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했다.여당의 핵심 인사는 한 TV 방송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 떨어진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엉겁결에 본심을 털어놓아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큰 흠집을 냈다.전국이 집값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백약이 무효다. 문재인 정부는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별무소용이다. 세금폭탄으로 아파트값을 잡으려 하지만 벌써 연립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서민들의 분노만 키우고 있다.--백약이 무효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약발이 안 받자 그린벨트를 풀겠다고 한다. 정부 여당 내에서도 ‘풀어야 된다, 안된다’로 논란이 많다. 그린벨트는 고인이 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이라며 지키려고 애쓴 보루였다.정부가 온갖 대책을 쏟아내도 시장은 거꾸로 간다. 결국 공급이 문제지만 신도시 개발 사례에서 나타난 분양가 상한제, 분양가 공개 등 제도적 허점이 있는 민간아파트 공급은 투기세력만 배불렸다. 집값 앙등과 수도권 집중만 심화됐다.수도권 집중의 폐해는 지방의 먹거리와 세수 부족이라는 역설로 나타난다. 세수가 부족한 지방정부가 공장 설립과 기업형 축산을 마구잡이로 허용, 대도시 주변 농촌지역은 공장과 소·돼지 농장이 없는 마을은 찾기 힘들다. 난개발로 청정 환경이 형편없이 망가졌다.지방 소멸이 목전이다. 기대했던 문재인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더디기만 하다. 반도체 공장 등 명분만 있으면 수도권 규제를 풀어 수도권 공룡의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정치논리에 휘둘려 그린벨트 풀겠다는 발상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집을 지으면 편의성만 높아져 서울 집중을 더욱 심화시킨다.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물 건너 간다.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도권 위주로 진행되면서 지방 소외 및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철저하게 지방을 배제한다. 그린벨트 해제는 수도권의 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진다.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공화국 주민에게는 달디 단 사탕이지만 지방에는 독이다. 제조업 기반의 기업을 수도권으로 옮겨가도록 하는 달콤한 유혹이다. 결국 수도권 블랙홀만 넓혀놓는다.-그린벨트 해제, 서울 집중 심화 부작용 커서울 집값을 잡는 방법은 지방을 살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부동산 문제의 근원이 서울 집중, 수도권 과밀 현상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 지방 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대안이 될 것이다. 지방 거점 대학을 집중 지원해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에 고급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2002년 대구에서 시작된 지방분권 운동이 제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역대 정부와 여야 정당들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 대통령과 정부의 실천의지가 약한 때문이다.이제 어지간한 충격 요법으로는 먹히질 않는다. 서울이 살기 위해서는 집값을 잡아야 하지만 녹록지 않다. 지방은 지금 목숨이 간당간당 한다. 숨통 막혀 죽기 직전의 서울과 사람이 없어 소멸 직전의 농촌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 지방에 있다.때맞춰 광주의 시민단체들이 서울의 집값 안정화 대책으로 검토 중인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도권 아파트 공급을 위주로 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 과밀을 부추기며 지방 소멸을 앞당길 것”이라고 경고했다.문재인 정부는 서울 집값 잡으려다가 지방 다 죽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길은 지역균형발전뿐이다. 답은 지방에 있다.

극단적 선택과 남은 과제

충격적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에 전 국민이 무거운 마음으로 주말을 보냈다. 안타까운 사태지만 모두 냉정해져야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나 돌아봐야 한다. 더 이상 되풀이 되면 안되기 때문이다.그는 명망있는 인권 변호사였다.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시민운동을 궤도에 올렸다. 현직 서울시장인 동시에 유력 대선 주자인 그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에 모두 놀랐다. 곧 이어 그 선택의 이유에 물음표가 달렸다.그는 지난 2017년부터 비서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 8일 경찰에 고소됐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하루 전이다.---‘박 전 시장 사건’ 진실규명 요구 목소리박 전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사법 절차로 진상을 규명할 가능성은 일단 사라졌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과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진상규명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전 여비서의 고소만으로 성추행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단정지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이 고소당한 직후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글을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연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심증은 굳어질 수밖에 없다.박 전 시장이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다.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된 공인이기 때문이다.현 단계에서는 경찰이 고소장을 공개할 수도 없다. 다만 법조계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고소 증거들을 조목조목 모아 시민·사회단체 등 제3자가 고발을 하면 새로운 수사를 할 수도 있다고 한다.어떤 방식으로든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전 여비서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가 자신의 피해와 국민적 의혹을 끝까지 풀려고 할 것이냐, 아니면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심적 부담 때문에 마음을 바꿀 것이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가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사건 발생과 장례 등의 과정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는 여론도 문제다. 자칫하면 ‘조국 사태’에서 경험한 국론 양분 사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일부 네티즌들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사람을 찾아내겠다고 나선 것은 정말 어이없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은 고소인도 전혀 예상 못한 난감한 일일 것이다. 미투 사건에서 어렵게 행동에 나선 피해자들이 신상털기 등으로 2차 피해를 입어서는 결코 안된다.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을 절망의 심연으로 몰아 넣지 말아야 한다.정의당 한 국회의원은 피해 여성에게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격려의 글을 남겼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 공격을 받았다. “지금은 고인을 애도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 공격의 취지였다고 한다. 그러나 고인을 애도하는 것에 우선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을 보호하고 위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서울시가 장례를 ‘서울시장(葬)‘으로 치르는 것도 논란에 휩싸였다. 애도와는 별개의 문제다.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박 전 시장 5일장,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사람은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나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가요.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게시 이틀만인 12일 현재 ‘동의한다’는 버튼을 누른 사람이 5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선출직 잇단 추문…성인지 감수성 바닥논란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자체가 문제다. 장례를 ‘서울시장’으로 결정한 것은 사려깊지 못했다.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앞에 두고 여론이 갈라지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그러나 장례가 끝나면 사실관계는 밝혀야 한다는 것이 다수 국민의 뜻일 것이다. 철저히 팩트에 바탕을 두고 풀어 나가면 된다.최근 몇년 새 여권 시도지사 사이에서 잇따라 터져나오는 성추문은 우리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이 여전히 바닥권이라는 사실의 한 단면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은 하기조차 민망하다. 무엇이 문제인지 원점에서 돌아봐야 한다.

배아픈 건 못 참는다…일본의 심술

홍석봉 논설위원1602년 네덜란드는 아시아 지역의 식민지 경영과 무역을 위해 동인도 회사를 세우고 영국과 식민지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17세기 후반 3차례에 걸친 영국과 네덜란드 전쟁을 계기로 네덜란드의 제해권(制海權)은 영국으로 넘어갔다. 이런 가운데 영국인과 네덜란드인이 충돌했다. 이후 양국은 갈등이 이어졌다. 영국인들이 네덜란드인(dutchman)을 탓하기 시작하면서 ‘더치(dutch)’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비용을 각자 서로 부담한다는 뜻의 더치 페이(dutch pay)라는 말은 ‘더치 트리트(dutch treat)’에서 유래했다. 더치 트리트는 다른 사람에게 한턱내거나 대접하는 네덜란드인의 관습이었다. 영국인들은 그들의 오랜 관습이었던 ‘더치 트리트’를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로 바꿔 네덜란드인을 인색한 사람들로 조롱했다. 영국인은 온갖 나쁜 것에 더치라는 말을 붙여 놀리고, 경멸하고,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더치 콘서트(dutch concert)는 소음이나 술에 취해 제각기 떠들어대는 소란의 뜻으로 사용된다. 더치 액트(dutch act)는 자살행위를 말하는 식이다. 경쟁 관계의 이웃이 경멸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우리가 일본인을 ‘왜놈’, 중국인을 ‘되놈’이라고 낮춰 불렀던 것과 마찬가지다. 네덜란드만 분통 터질 노릇이다. -일본의 잇단 몽니…추월 당할까 몸달았나한·일 양국이 G7 정상회의 확대 여부를 놓고 다시 맞붙었다. 역사 문제를 두고 시작된 갈등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등 4개국을 참여시켜 11개국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참가를 단호히 반대했다. 북한과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는 다르다는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 현재의 G7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의 대응 저변에는 다분히 아시아 유일의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자존심이 훼손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국이 선진국 그룹의 멤버가 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눈꼴 시려 못 봐주겠다는 것이다. 치졸하기 짝이 없지만 한때 세계2위의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이 하는 행티가 요즘 이렇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우월감이 상처 입고 최근엔 추월당할지도 모르겠다는 초조감에 몸이 달았다. 일본은 과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선출 때도 반대표를 던졌다. 최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출마에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지는 한국에 대해 적개심과 경계의 눈초리가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일본의 몽니가 최근 부쩍 심해진 듯하다. 1년 전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반도체 주요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통상 보복을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은 되레 기술 국산화 기회로 삼았다. ‘탈 일본’ 성과도 어느 정도 거뒀다. 일본 언론은 최근 ‘한(韓) 반도체’ 급소 찌르기 수출규제로, 일본만 타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대한 수출 규제 정책을 혹평했다. 실패작이며 스스로 자기 눈을 찔렀다는고백이다. -적대감 가득한 시기심, 저급한 품성만 노출‘사촌 논 사면 배 아프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 돈을 벌어서 논을 사는 것은 괜찮은데 자신과 친한 사람이 잘 되는 것은 배알이 꼴려 못 본다는 뜻이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전형적인 시기심의 발로다. 독일의 심리학자 롤프 하우블은 ‘시기심’이라는 책에서 (적대적인) 피해를 주는 시기심, (우울한) 무기력한 시기심, (야심에 찬) 고무적인 시기심, (분노에 찬) 논쟁적 시기심 네 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우울은 자책으로, 분노는 분배를 위한 투쟁으로 바뀌고 야심은 상대처럼 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일본의 시기심은 한국에 대한 적대감만 가득하다. 결코 일본에 도움 되지 않는다. 국격만 훼손하고 일본인의 저급한 품성만 노출할 뿐이다. 하우블은 ‘시기심은 한 사람의 생동감과 창의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집단 전체를 방해한다’고 했다. 결국 너무 배 아파하다가는 일본만 우습게 된다.

통합공항, 무엇이 최선의 선택인가

더 기다릴 수 없다는 의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군위와 의성의 사생결단식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전을 지켜보는 지역민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대구시와 경북도의 미묘한 입장차이를 읽을 수 있는 이야기까지 오간다. 제3후보지를 둘러싼 견해다. 물꼬는 2주 전 퇴임을 앞둔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텄다. 유치를 타진해 오는 시군이 있다는 것이다. ‘군위, 의성 아니면 통합공항 옮겨갈 데가 없는 줄 아느냐’는 말과 같다.두 지역의 합의를 촉구하는 압박용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구의 여론이 분노에 가깝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빈말은 아닐 듯 싶다. 공항 이용객의 절대 다수는 대구시민이다. 대구의 의견이 전혀 반영 안된 군위, 의성 후보지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지는 양상이다.---제3후보지, 대구·경북 미묘한 입장 차구체적 지명까지 거론된다. 대구시민들은 영천, 성주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도시철도와 쉽게 연결되는 때문인 듯하다. 새 후보지는 반드시 대구시민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모든 문제가 대구를 배제한데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많다.하지만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생각은 확고하다. 28일 한 인터뷰에서 “제3의 장소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논의를 시작하면 해당 지역 주민 중 반대파가 나와 설득에 다시 1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 기존 후보지에서 반발소송이 이어져 상황이 지금보다 더 꼬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사실 군사공항이 포함된 통합공항은 지역의 발전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소음과 개발제한 등 여러가지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는 ‘양날의 칼’이다. 그만큼 주민의견 수렴이 어렵다. 통합공항 건설이 표류하는 사이 부산의 가덕도공항 추진으로 지역 항공교통의 미래가 사라질 수도 있다.대구시와 경북도의 입장은 표현상 느껴지는 차이가 있을 뿐 뜻은 같다. 군위와 의성의 합의가 최우선이라는 것이다.통합공항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면 지역 발전의 획기적 기회를 걷어찼다는 원성이 하늘을 찌를 것이다. 책임은 대구시, 경북도, 국방부가 우선적으로 져야 한다. 당연히 군위군과 의성군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정치인은 스쳐 지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잡아채는 것이 임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자칫하면 ‘곁에 서서 내미는 신의 손을 뿌리쳤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군위와 의성은 명분의 함정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래야 소멸위기에 처한 고향을 살릴 수 있다. 더불어 지역 공항도 살게 된다.단독 후보지 우보는 군위군민의 76%가 찬성하지만 통합공항이 갈 수 없는 구도다. 공동후보지인 군위 소보-의성 비안이 주민투표에서 1위를 한 때문이다. 김영만 군위군수가 주민투표 결과를 앞세우지만 김주수 의성군수도 투표 결과 때문에 더욱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두 지역에 공항 유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역 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 근본 목적 아니었나. 그렇다면 목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입지 선정을 다시 하게 되면 군위와 의성은 당연히 배제된다.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다.---군위·의성, 명분 벗어나 대승적 합의를7월3일 국방부 선정위원회가 개최된다. 이에 앞서 제시된 중재안에는 대구시, 경북도, 국방부가 가진 모든 카드가 담겼다. 군위, 의성이 더 욕심을 내면 판이 깨진다. 파국의 길인줄 알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계속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마음엔 차지 않지만 모양 좋게 중재안을 수용할 것인가.다만 국방부와는 추가 협의가 가능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추진 과정에서 허술한 관련 법규정으로 혼란을 야기한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양보지역을 위해 지역 인구증가와 경제적 활력을 보장하는 국방·군사 관련 교육·연구기관 이전 등도 검토해야 한다. 결자해지 차원이다.통합공항까지 공항철도, 고속도로 등이 놓이면 전국 각 부대와 연결성이 좋아진다. 입지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때문에 군사시설 재배치지역으로 적격이다.공항 입지는 이번 기회에 결론내야 한다. 그러나 작은 가능성이라도 보이면 시한을 정해 추가 협의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군위와 의성의 대승적 합의가 최선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며

홍석봉 논설위원참 지긋지긋하다. 물러갈 때가 됐지 했는데 아니고, 이젠 잡히나 했는데 아니다. 코로나19가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든지 5개월째 게릴라처럼 출몰하고 있다. 이젠 퇴치는 물 건너 간 게 아닌가 여겨진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 발발이 계속되면서 2차 팬데믹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21일 현재 코로나19 국내 희생자는 280명이다. 특히 대구 189명, 경북 54명 등 지역에서 전체 희생자의 86.8%가 나왔다. 대구·경북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신천지교회 발 감염자가 대거 발생했다. 지역민들은 공포에 빠졌다. 대구는 감염 진원지로 지목돼 기피와 혐오 대상이 됐다. 아직도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다.지난 7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는 이색 추모행사가 열렸다. ‘한국전쟁 70주년 해원과 상생을 위한 수륙대제’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해인사 측이 6·25 당시 희생된 국군과 유엔군, 남북 민간인 등 138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했다. 138명 중에는 중공군과 북한군까지 포함됐다. 행사에는 유엔 참전국 주한대사들도 참석했다.지난 4월 세월호 참사 6주기 행사가 인천과 경기도 안산을 비롯 전국에서 열렸다. 지난 3월엔 천안함 10주기 추모행사가 개최됐다. 이렇듯 우리는 국가적인 대형 참변과 사고가 나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를 갖는다.-세계 각국 코로나19 희생자 추모 잇따라지난달 27일 미국의 양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1면에 코로나19 희생자 부고 기사를 실었다. NYT는 1면에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이름과 짤막한 부고를 실었다. WP는 일부 희생자들의 사진과 함께 그들의 다양한 삶을 지면에 담았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1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자 언론에서 이를 추모하며 애도했던 것이다.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 사망자를 기리는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 모든 공공기관 건물과 해군 함정에 조기를 게양했다. 마지막 날에는 국왕이 추모식을 주재했다.우리가 K 방역의 성공에 도취해 있는 동안 뉴질랜드 등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는 나라가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초기에 다른 나라와 교류를 전면 차단, 피해를 최소화한 나라들이다.대구의 한 시민단체가 지난달 코로나19 희생자 임시 분향소를 설치하고 헌화하며 추모회를 가졌다. 진실규명시민연대라는 이름의 단체는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단 한 차례, 그 추모식이 코로나19를 추모한 행사로는 유일하다. 이후 추모행사 주최 측 인사 1명이 SNS를 통해 매일 희생자 통계를 올리고 대구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며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려 애쓰고 있다.정부는 희생자 유가족에게 감염병예방법 및 장례지침에 따라 화장장 경비 등 장례비 실비 300만 원과 유족 장례비용으로 1천만 원을 지급했다. 그것으로 끝이다. 추모식은커녕 희생자에 대한 애도도 없다. 고령의 희생자가 많은 탓에 유족들도 서둘러 입을 닫았다. 유족들은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화장 절차만 지켜봤다. 희생자 모두가 황량한 빈소에서 허무한 죽음을 맞았다.-정부·지자체 희생자 외면…추모회 갖자의료전문가들은 코로나 발생 초기인 지난 1월 말부터 수차례 중국발 입국의 전면 차단을 건의했다. 그러나 묵살됐다. 방역의 현주소다. 초기 차단에 성공, 사망자가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거나 수 명에 불과한 몽골과 라오스, 베트남 등의 차단방역 성공 사례와는 딴 판이다.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희생자의 대부분이 나온 대구도 희생자 추모를 내몰라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산발하는 등 완전 퇴치 상황이 아니라며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 등 다른 나라보다 희생자 숫자가 적다.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코로나19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렇다고 사망자와 유가족에 대해 이렇게 무관심해도 되나? 아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대구시는 희생자 추모를 위한 작은 공간이라도 마련하고 정부와 협의, 희생자 추모식을 열고 애도하자. 창졸지간에 가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대일광장…‘지방자치법 개정’ 미룰 이유 없다

지방자치법은 정부수립 1년 뒤인 1949년 제정됐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핵심인 지방선거는 정권에 따라 실시와 유보가 되풀이 됐다.현행 지방자치 시스템은 1988년 공포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법률안’에 기초하고 있다. 그후 32년이 지났다. 그 사이 전부 개정은 2007년 단 한 차례 이뤄졌다. 이때는 표기를 쉬운 말로 풀고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는 차원이었다.지방자치법 전부 개정법률안이 21대 국회 임기시작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입법예고됐다. 지방자치 시스템을 전면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가 발빠르게 나선 것은 새 국회 출범에 맞춰 우선적으로 입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개정법률안은 17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7월 초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32년 만의 전면 손질…내실화 장치 마련그동안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는 지방자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지방자치법의 전면 보완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지난 20대 국회에도 이번 개정안의 모태가 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해 3월 제출됐다. 석달 뒤 6월 행안위에 상정됐지만 11월 한 차례 법안소위 심의를 하는데 그쳤다. 국회 파행, 특례시 지정과 관련한 여야 이견 등 때문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난달 19일 행안위 마지막 법안소위에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그후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폐기됐다.지방자치법 개정에는 여야 간 근본적 의견 차이가 없다. 다만 특례시 조항은 광역과 기초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부분 등이 있으니 충분한 논의를 한 뒤 결정하자는 정도다.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시도지사 협의회,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시군구의회 의장협의회 등 4대 협의체도 개정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미루기만 했다. 각론에 들어가면 미비한 점이 드러나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심의과정에서 보완하면 된다. 국회 심의는 그 때문에 하는 것이다.법령의 ‘전부 개정’은 ‘일부 개정’과 조건이 다르다. 조문의 3분의 2 이상을 개정할 경우, 핵심 부분을 근본적으로 개정할 경우, 시간이 많이 지나 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경우 등에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3가지 조건 모두에 해당된다.새 개정안은 지자체와 국가 간 협력을 도모하고, 지역 간 균형발전 관련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를 두기로 했다. 지자체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요구해온 현안이다. 국가 균형발전 관련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다.지방의회 의원의 윤리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장치도 마련된다. 현재 재량 사항인 윤리위원회 설치가 의무화 됐다. 또 윤리심사자문위를 신설해 민간위원의 의견을 듣도록 했다.시도의회의 자율 및 역량 강화를 위해 시도의회 의장에게 소속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부여한다. 인사권은 지방의회의 숙원이었다. 이제까지 인사권이 단체장에게 있어 의회중심의 지방자치 발전에 저해요소가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전문성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지방선거 뒤 ‘자치단체장직 인수위원회’ 구성에 관한 기준(시· 도 20인, 시·군·구 15인 이내)도 마련된다.---특례시 등 이견…심의 과정 보완하면 돼행정수요, 국가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인구 100만 명 이상(50만 명 이상은 행안부 장관 지정) 도시에는 특례시 지위를 부여해 행정·재정상 특례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최대 논란 조항이다. 경북에서는 포항시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지방자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장치 강화가 시급하다. 그 첫걸음이 지방자치법 보완이다. 이번 개정안은 실질적 자치권 확대와 함께 자치단체의 자율성 강화, 책임성 확보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지방자치의 내실화는 진정한 민권국가로 가는 기본 전제다. 21대 국회는 심의 절차를 서둘러 빠른 시일 내 입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안 개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은 이런 나라다

홍석봉 논설위원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다.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전쟁의 참상을 딛고 세계12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K방역 성공에 힘입어 G7에 초청받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이 됐다. 잿더미 속에서 불가능할 것이라던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해주는 나라로 자리매김했다. 모두가 앞서 가신 선열들과 부모님 세대의 희생 덕분이다.그동안 우리나라는 반공을 국시로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세습 공산주의 국가 북한과 대치하면서 자유와 평화를 일궈냈다. 하지만 우리의 풍요와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요즘이다.북한 공산당에 짖밟힌 기억을 잊어버렸다. 진보좌파가 곳곳에서 횡행하며 현실을 농단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잊은 것인지 애써 무시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 3년만의 일이다.-높아진 한국 위상…자유 위협 세력 횡행정부는 지난 현충일 행사에 천안함 유족을 초청대상에서 뺐다. 뒤늦게 비난이 일자 실수라며 다시 조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현 정부는 국가유공자는 뒷전이다. 북한만 바라보고 중국에 납작 엎드린다.탈북단체의 대북전단을 못마땅해하던 북한이 법으로 막으라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자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국가의 자존심을 여지 없이 뭉개는 처사다. 저네들은 온 국민을 전쟁 공포에 몰아넣는 핵 실험을 하고 미사일과 방사포를 무시로 펑펑 쏘아대면서 민간 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공갈 협잡을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의 한마디에 꼼짝 못하고 머리를 조아린다.한국대학생진보연합(약칭 대진연)이라는 단체는 불법 시위를 주도하며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있다. 공공연히 반미, 친북을 외친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국회의원을 협박하고 주한미국대사관저에 침입, 시위를 벌였다. 지난 총선때는 나경원 등 미래통합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기도 했다.현 정권과 코드를 맞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탈북 유경식당 종업원들에게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장군의 사후 국립묘지 안장 논란은 우리나라 보훈 정책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북한 고위 관리를 지낸 김원봉 서훈을 보란듯이 추진하면서 우리의 전쟁 영웅은 뒷전이다. 그게 현실이다.최근 주한 미군의 성주 사드 기지 장비 교체 작업과 관련, 중국과 사전 협의 논란이 일었다. 사드는 미군의 전략무기이자 우리의 국방 자산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사드의 배치와 이동에 대해 중국이나 북한이 밤 놔라 대추 놔라 할 자격이 없다. 우리의 국방 주권을 누가 간섭하나.-흔들리는 주권 국가, 호국 영령이 지켜본다미국 교포가 전해 준 얘기가 귀를 후벼판다. UCLA 경영학과를 졸업한 한 학생이 경찰 간부 공채에 합격했다. 6개월 과정의 지옥훈련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경찰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변호사를 통해 따졌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기절할 노릇이었다. “당신은 우수한 자질을 갖춘 경찰 간부후보생이지만 당신의 이모부가 한국에서 통진당 간부로 북한을 여러 차례 왕래했다. 우리 미국 정부는 당신으로 인해 우리의 고급 정보가 적성국가에 제공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미국은 이런 나라다.국가의 정체성과 이념이 흔들리면 국가의 존립 기반이 무너진다. 좌파가 국정을 주무르고 친 북한 정책이 나라를 뒤흔든다. 대통령과 청와대까지 나서 중국과 북한을 싸고 도는 나라, 아직도 공산주의 유령이 활보하고 있고 국민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나라를 과연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호국 영령들이 지켜보고 있다. 64년 만의 현충일이 또 이렇게 지나간다.‘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을 겪어야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죽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인가?.’ 미국의 포크 가수 밥 딜런이 목놓아 외친다.

되살아난 ‘수도권 규제완화’ 망령

모두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걱정한다. 바이러스의 토착화, 세계적 공황, 수출 타격, 물가 상승, 유례없는 취업난 등이 우선 거론된다. 비수도권 지역의 고통이 먼저 심화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지방은 못살겠다는 아우성이 높았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은 빈사 상태다.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 지방경제 활성화, 지역민 삶의 질 향상 등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그러나 임기 3년이 지나도록 비수도권 주민들이 체감하는 삶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수도권에 비해 국가 정책에서 우대를 받았다는 기억도 별반 없다.---‘리쇼어링’ 기회 삼아 정부 일각 추진이런 가운데 정책 기조와 거꾸로 가는 움직임이 정부 일각에서 공공연히 나와 비수도권 주민들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리쇼어링·reshoring)을 유도하면서 수도권 규제를 과감하게 풀자는 것이다.리쇼어링 논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상 공장총량제 완화와 맞물려 논의되고 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수도권 산업단지 공급 물량 확대가 핵심이다.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등 경제부처에서는 하반기 정책 방향에 규제완화를 포함하는 안이 적극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국회의원들이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공장총량제는 강력한 수도권 규제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3년 단위로 일정 면적을 정해두고 해당 범위 안에서만 연면적 500㎡ 이상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수도권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측은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을 내세운다. 그러나 그것은 선택하기 쉬운 방안일 뿐이다. 균형발전이란 토대 위에서 위기를 극복해 나갈 방안은 찾아 봤는가. 우선 쉽다고 규제의 빗장을 열어젖혀서는 안된다. 공장총량 규제는 지방경제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수도권 규제완화는 지방의 고사로 이어지게 된다. 단적인 예가 구미의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유치 실패다. 구미는 2019년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로 산단 재도약의 기회를 놓쳤다. 용지 무상임대 등의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지만 수도권 용인에 밀리고 말았다.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 특례를 적용한 결과다.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지방의 반발은 당연하다.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 모든 부문에서 살기 어렵게 되고 결국에는 모두가 기피하는 불모의 땅이 되고 만다.수도권 규제완화는 현 정부의 균형성장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앞선 정권들의 성장일변도 정책과 뭐가 다른가. 지역 균형발전은 당면한 국토이용 불균형, 양극화, 저성장, 저출산, 지방소멸 등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새로운 돌파구다.김사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경북대 교수)은 “수도권 규제완화는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 산단이 고사 위기에 몰릴 것”이라며 “리쇼어링 기업의 지역 유치를 위한 지원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교육, 의료, 주거 등에서 더 파격적인 지원을 한다면 기업이 지역 이전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충분치 않다. 수도권 규제 억제를 유지하면서 지역 산단에는 현실성 있는 정부차원의 대책을 이끌어 내야 한다.---지방, 기업 유턴 시 파격적 특혜 줘야경북도도 최근 리쇼어링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겠다고 밝혔다. 모든 지자체가 단체장 책임 하에 ‘지나치다’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야 한다. 망설일 때가 아니다. 비수도권 정치권에서는 정파를 초월한 연대를 통해 지방의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치적, 법적 지원을 해야 한다.지방화는 기업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확보가 기본이다. 일자리가 없으면 모든 것이 구두선에 불과하다. 기업의 유치는 일자리와 직결돼 있고, 일자리는 생존의 문제다.정책 당국자들은 국가 균형발전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필수 조건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절반인 비수도권 주민들은 절박하다. 어떤 경우라도 문재인 정권의 국가 균형발전 의지가 퇴색돼서는 안된다.

내안의 ‘성역’은 없어져야

홍석봉 논설위원# 1. 1980년대 중반 한 종교단체 관계자 20여 명이 신문사 편집국에 항의차 방문했다. 그 전 날 보도된 종교단체의 건물 건립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쥐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주택가의 종교시설 건립은 기피 대상이었다. 주민들이 구청에 항의하는 등 상당한 소동을 벌였다. 이와 관련한 보도에서 한 종교단체 시설이 거론됐다. 그중 ‘정신지체장애자 수용시설’이라는 단어가 문제됐다. 당시 그 종교단체 관계자들은 ‘정신장애자’라면 자신들을 ‘광인’ 으로 치부하는 것 아니냐며 기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기자는 표현 문제를 정정보도해 주겠다고 사과했다. 결국 그들 단체 행사를 보도해 주는 것으로 상황을 일단락 지었다. 이후 기자는 종교 관련 사건 보도는 극도로 조심했다. 당시의 곤혹스러웠던 기억과 사과했던 아픔까지 고스란히 트라우마로 남았다.# 2. 1980년대 후반 보훈처장이 대구지방보훈청 초도순시에 나섰다. 당시 대구 남구 대명동 보훈청에는 보훈처장 방문 사실을 전해 들은 상이군인 등 보훈대상자 한 무리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위 중 보훈처장의 업무보고 자리에 밀고 들어갔다. 보훈처장 면담을 요구하며 고함을 지르고 의수(당시는 요즘 같은 세련된 모양이 아닌 쇠갈고리 형태였다)를 휘두르며 항의하자 놀란 보훈처장이 인근으로 피신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들은 이튿날 언론사에 찾아가 의수로 편집국 테이블을 찍으며 쇠갈고리 표현에 항의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내겐 이게 손이다. 왜 손을 쇠갈고리라고 하느냐”며 분개했던 것이다. 언론사 간부들이 고개 숙여 사죄하고서야 간신히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다. 이후 상당 기간 상이군경은 기피 대상이었다.-종교 및 시민단체 등 위세 보이던 ‘성역’# 3. 2000년대 중반 경북도내 한 도시의 기관장 오찬 모임. 남자 직원 2명이 전용 의자에 앉은 장애인 한 명을 끙끙대며 양쪽에서 부축해 오찬 자리에 앉혔다. 시장을 비롯한 참석 기관장들이 모두 일어나 뒤늦게 자리에 참석한 그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는 장애인 단체 대표였다. 뒤에 알고 보니 그는 그 지역에서 시장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인사였다. 그 지역에서 그의 눈 밖에 나면 여러 가지로 곤란한 일을 겪는다는 말이 돌았다. 그와 일이 얽혀 봉변을 당한 경찰 간부의 얘기가 전설처럼 회자됐다. 그는 그 지역에서 모두가 어려워하는 인물이었다. 그에게는 장애가 오히려 자산이었다. 그 힘을 맘껏 활용했다.위안부피해자를 위한 정의기억연대의 윤미향 사태가 기자의 옛 기억을 소환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은연중에 형성된 성역이 있다. 이 성역은 때로는 약자라는 이름을 앞세워, 때로는 단체와 종교의 이름으로 쉬이 접근이 어려운 영역을 형성해왔다. 이들은 시민의 선의에 기대어 스스로 설정한 영역 내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이들 중에는 사회 상규에서 벗어난 독특한 조직 운영과 관리로 주목받기도 했다. 대개 선의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폐쇄적 운영으로 물의를 빚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의연대 처럼 어떤 일을 계기로 파행 관리와 운영이 드러나기도 한다.-권력에 기대 영향력 발휘, 성역 부정해야사회 발전과 시민 의식의 성숙에 따라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이 허울을 벗듯 성역은 하나 둘 무너졌다. 이제 성역이라고 할만한 조직과 단체는 별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권력에 기대 비상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들이 없진 않다. 경찰과 검찰까지 우습게 여기는 이들이다.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이 버려야 할 4대 우상(偶像)으로 종족, 동굴, 시장, 극장의 우상을 꼽았다. 그는 편견과 선입견이 과학적 사고방식을 가로막는다고 했다. 베이컨의 정의 처럼 극장의 우상과 동굴의 우상이 만든 것들이 우리 사회의 성역이었다.윤미향 사태로 절대선으로 여겨지던 한 시민 단체 운영자의 허상이 무참하게 깨뜨려졌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신천지 교회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우상을 만든 것도 인간이고 깨뜨리는 것도 인간이다. 편견이 만든 허상은 당연히 적폐 대상이다.

TK 당선자, 지역민에 응답하라

21대 총선의 여진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보수의 참패였다. 그러나 TK(대구·경북)에서는 보수가 완승을 거뒀다. 지역민들은 100% 자신들의 의도 대로 선거결과가 나왔지만 찜찜함을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현 정권의 중간 평가와 진보·보수의 균형을 위해 선택한 결과이지만 TK가 전국적으로 고립되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게 된 때문이다.TK 의원들은 지역민에 무한 부채 의식을 가져야 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잇단 TK 패싱으로 지역 민심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당선자들은 지역민의 선택에 응답을 해야 한다.---‘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지역 4대 현안국회가 개원하면 앞장서야 할 과제가 있다. 지역 4대 현안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대구 취수원 이전, 알짜 공공기관 지역유치 등이다. 어느 것 하나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큰 그림이다. 지난해 12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행정통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전격 제안했다.행정통합은 통합신공항, 취수원 이전 등 다른 현안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주민 공감대 형성과 법적, 행정적 절차가 필수적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당선자들은 대구시, 경북도와 특별법 제정을 위한 협의에 즉각 나서야 한다.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더 이상 뭉그적댈 수 없는 과제다. 지역의 미래가 걸려 있다. 그러나 안팎으로 난관에 직면한 상태다. 총리실에서는 지난해 6월 부산·울산·경남 단체장과 국토부 장관이 합의해 김해신공항 입지 재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 대신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현 정권에 먹혀 들어간 때문이다.여권이 ‘부울경 민심 잡기’ 전략으로 접근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을 불허한다. 만약 김해공항 백지화(가덕도공항 건설로 가는 수순)가 결정되면 대구·경북 통합공항은 동네공항으로 전락하게 된다. 지역 정치권이 가덕도신공항 저지와 통합공항 건설이라는 투트랙 전략의 선봉에 서야 한다.상황이 이렇게 긴박한데도 지역에서는 통합공항 입지선정과 관련한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양지역 주민투표에서 다득표를 한 ‘군위 소보·의성 비안’을 제쳐두고 군위군이 ‘군위 우보’를 유치지역으로 신청한 때문이다. 당선자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시도지사, 군위·의성군수와 함께 합치된 의견을 도출해내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 입지조차 결정하지 못하는데 중앙정부에서 부울경과 등지고 TK 편을 들어주겠는가.대구취수원 낙동강 상류(구미 해평) 이전은 10년 넘게 해묵은 현안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7월 말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과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 시스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한다고 예고했다.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대구와 수량 감소를 걱정하는 구미의 주장이 한치 양보없이 맞서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되면 갈등 봉합이 쉽게 이뤄질 수도 있다. 정치권이 팔짱만 끼고 있어선 안된다.---지역민 후회 않게 해결사 역할 나서야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현안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총선이 끝나는 대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을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122개 기관이 거론된다. 대구시는 중소기업은행을 1순위로 희망한다. 본사 직원 3천 명, 계열사 11개의 대형 알짜 공공기관이어서 전후방 파급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대구는 중소기업 비중이 99.95%에 달하는 중소기업 도시다. 중소기업을 위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유치에 더 이상 합당한 명분이 없다. 반드시 유치해 대구를 중소기업 금융중심도시로 키워야 한다.21대 TK 의원들이 지역민에 진 빚을 갚는 첫 걸음은 4대 현안 해결에 앞장 서는 것이다. 선택한 지역민들이 후회하지 않도록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현안별 중앙부처 ‘키맨’을 찾아 개원 초기부터 적극 나서라. 지역민들이 “우리가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것은 아닌 모양이네”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힘을 빼라

홍석봉 논설위원골프를 배울 때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듣는 말이 ‘힘을 빼라’다. 골프 스윙을 하면서 힘이 들어가면 체중 이동이 잘 안되고 뒤땅을 치거나 에러 샷이 나온다. 초보자는 거리를 내고 싶은 욕심에 골프채를 잡은 손에 힘을 잔뜩 주고 채를 휘두르는 경향이 많다. 힘이 들어가면 몸이 경직되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정확성이 떨어지고 속도와 파워도 줄어들어 공도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힘 빼는 데만 3년이 걸린다고 한다. 숙달되고 단련돼야 힘이 빠지고 정확한 스윙 동작이 나온다.테니스나 축구, 야구 등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다. 테니스도 강한 스트로크를 하려면 팔에 힘을 빼고 부드러운 스윙을 해야 한다. 축구에서 강한 슈팅을 하려면 몸에 힘을 빼고 유연하게 차야 한다. 배구의 강 스파이크도 부드러운 몸놀림에서 나온다. 힘이 들어가면 똥볼과 파울볼이 나오는 등 미스 샷을 하기 마련이다. 투수와 수영 선수도 어깨에 힘을 빼야 속도가 나온다. 유도나 태권도 등 격투기도 힘을 빼야 제대로 된 동작과 타격이 가능하다.바이올린, 대금 등 악기를 배울 때도 힘을 빼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힘이 들어가면 몸이 굳고 바른 자세를 갖추지 못해 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글쓰기도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 힘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써야 좋은 글이 나온다. 글쓰기와 관련, 시인 박노해는 ‘긴장하면 굳어지고 굳어지면 무거워지는 법 그러니 먼저 힘을 빼라’고 했다.-운동과 악기, 힘들어가면 성공 못해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압승 이후 열린우리당의 실패가 ‘소환’됐다. 민주당이 당선인 워크숍에서 초선 당선인들에게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실패 사례 기록 책자를 배포했다. 이 대표는 앞서 민주당의 총선 선대위 해단식과 당선인에게 보낸 서한에도 이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이 승리에 도취, 겸손하지 못한 탓에 18대 총선에서 81석으로 추락한 사례를 들며 승리에 자만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힘을 빼라’는 것이다.열린우리당의 실패 사례 책자에는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라는 말이 나온다. 후한서(後漢書)에 공자의 말을 인용한 데서 유래됐다. ‘수가재주 역가복주’는 정치인들이 민의의 중요성을 일깨우거나 비유할 때 애용하는 말이다. 이로운 것이 때로는 해가 될 수도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평소에 장차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곤란과 위험에 대비해 두어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민주당의 실패 사례 복기는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겸손한 거대 여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부드러움은 능히 굳셈을 제어하고, 약한 것은 능히 강함을 제어한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굳셈은 도둑이다. 약함은 사람을 돕는 것이고 강함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병법서인 ‘육도삼략(六韜三略)’에 나오는 말이다.-자신 낮춰야 국민 보여, 정치도 힘 빼야모든 운동과 악기를 다룰 때도 많은 훈련과 연습을 해야 힘이 자연스럽게 빠지듯 세상살이도 마찬가지다. 성공과 성취에 안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오만과 독선적 행동을 하다가 험한 꼴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겸손과 배려, 양보를 잊은 때문이다.정치도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수련해야 힘을 뺄 수 있다. 자신을 낮춰야 국민이 보인다. 그래야 표가 나온다. 국민을 먼저 생각했다면 조국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4·15 총선 이틀 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사악한’ 검찰과 언론을 손보겠다고 공언하는 등 안하무인격 행동으로 공분을 샀다. 차기 대통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인사가 ‘이천 화재’ 희생자 빈소를 찾았다가 무례한 언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평소 온화하고 순리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힘을 빼지 못해 ‘깜냥’을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정치 7단쯤 되는 이에게도 힘 빼는 일은 쉽지 않은가 보다. 과연 앞으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힘을 뺄 수 있을까. ‘K방역’ 성공에 취한 사이 코로나19가 다시 튀어나왔다. 겸손과 절제가 요구되는 시기다.

대일광장…농어업회의소를 아십니까

수입 개방 등 농어업 관련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농어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국회로, 정부 청사로 몰려간다. 그러나 목소리는 쉽게 묻힌다. 이야기를 정부에 전달해줄 공식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우리나라 농어민을 대표하는 기관은 어디일까. 농·수협인가, 각종 농어민단체인가.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농·수협은 농어민이 회원으로 가입한 협동조합일 뿐이다. 또 한농연, 전농, 농촌지도자회, 한우협회 등 여러 단체들은 설립목적에 맞게 가입한 농어민들의 분야별 대표단체다. 우리나라에는 전체 농어업인을 대표하는 기관이 없다.이러한 가운데 농어민 대표단체로 ‘농어업회의소’가 잇따라 설립되거나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민관협치의 농어정(農漁政) 거버넌스를 구축하자는 것이다.---20대 국회 법제화 사실상 무산농어업회의소 법제화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20대 국회에는 ‘농어업회의소법’이 계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금주, 무소속 정태옥 의원 등 10명의 여야 및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19년 1월 발의한 법안이다.헌법 제123조 5항에는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 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는 농어업회의소법 통과가 사실상 물건너 갔다. 민생법안이긴 하지만 주목도가 떨어지는 농어업 문제여서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농어업회의소는 생소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상공회의소가 상공계를 대표하는 법적 단체로 기능하는 것과 같다. 자유무역의 확대로 수출입이 개방되면서 영세한 국내 농어업인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농어업회의소는 여러 농어업 단체를 묶어 지역, 단체, 품목 등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는 법적 조직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대표성, 전문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농어업회의소는 현재 경북 봉화, 강원 평창, 전북 진안 등 전국 14개 시·군에서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 최초는 2011년 창립한 진안이다. 광역 단위로는 충남도회의소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법률이 제정되면 특수법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설립이 추진 중인 곳은 13개 시군이다. 경북에서는 경주, 의성, 영덕, 고령 등이 움직이고 있다.봉화 농어업회의소는 2012년 출범했다. 현재 개인 회원은 1천100여 명이다. 전체 7천500여 농가의 15%가 가입했다. 28개 농어민 조직이 단체 회원으로, 농축수협 등은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설립 9년째를 맞은 봉화회의소는 농축산물 가격안정 기금(100억 원) 조례 제정을 이끌어냈다.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센터(2014년 7월~2019년 2월)를 운영하고, 백두대간 봉화사과데이 축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컬푸드 매장(2016년 6월~현재)을 개설하는 등 로컬푸드 활성화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뒀다.농어업회의소의 기본 목적은 정부와 지자체 주도의 농정을 현장과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가 방향성이다. 그러면 범농어업계의 대의기구로 정부 및 지자체와 파트너십이 구축된다. 농어업인의 참여를 통해 농어정의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법률로 보장되는 자율기구이자 공적 대의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민관협치의 농어정 거버넌스 구축농어업회의소는 농정 자문 및 건의, 지역 실정에 맞는 농어업제도 조사연구, 정보제공 등의 기능을 한다. 또 귀농귀촌 지원, 농어촌 공동체 만들기, 로컬푸드 활성화 등 다양한 특화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지자체 농업조례 추진 등도 중요한 기능이다.농어업회의소법(안)에 따르면 조직은 총회, 대의원 총회, 이사회를 둔다. 100명 이내로 구성되는 대의원회는 읍면지역 대표, 단체 회원, 특별 회원 대표를 선출해 운영된다. 분야별 6~8개의 분과위원회를 둘 수 있다.농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는’ 농어민의 뜻이 농어정에 반영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어업회의소가 필수적이다.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우선적으로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보수, 5·18과 세월호의 강 넘어서야

홍석봉 논설위원21대 총선이 열흘 지났다. 여당의 압승이고 보수 야당의 참패다. 당연한 결과지만 야당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수 야당을 절대 지지했던 TK(대구·경북)도 허탈감과 무기력감에 빠졌다.보수의 패인을 두고 백가쟁명식 분석이 난무한다. 하지만 여야의 득표율을 따져보면 보수 야당의 참패가 아니라는 분석이 의미 깊다. 보수는 통합당의 참패를 인정하고 자유 우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선거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강경 보수와 유튜버를 중심으로 한 ‘사전선거 조작설’에 대해 보수 진영조차 고개를 흔든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제 그만하자. ‘낡은 보수’에 끌려가는 모습 바꿔야 한다”고 했다.미래통합당의 TK 싹쓸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하지만 TK가 통합당에 표를 몰아주었지만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역대 어느 선거보다 많은 지지표를 던졌다. 한 친노 시인은 4·15총선 결과와 관련, “대구는 독립해 일본으로 가라”는 지역 혐오 글로 지역민들을 분노케 했다. 하지만 TK의 통합당 지지 보다는 호남의 민주당 지지 비율이 훨씬 높다.TK 마저 무너졌다면 개헌선이 붕괴됐을 것이라고 한다. 보수는 설자리를 잃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통합당이 당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TK 홀대론이 나온다. 통합당은 실컷 이용만 해놓고 TK를 부담스러워한다. 당연히 TK의 역할을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TK는 떳떳이 권리를 주장하고 챙겨라.-총선과 코로나, 탄핵과 열등의식의 강 넘어총선 참패가 결코 나쁜 결과만은 아니다. 보수는 이번 총선에서 의외의 소득을 거뒀다. 보수 야당의 원죄로 치부되던 탄핵의 강을 건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따라다녔던 꼬리표를 떼냈다. 친박, 친이의 계파 문제도 정리됐다. 극렬 지지층이면서도 외연 확대에 걸림돌이 됐던 태극기부대와도 결별했다. 조원진의 우리공화당과 김문수, 전광훈 목사의 기독자유통일당, 홍문종의 친박신당은 한 석도 못 얻었다. 박근혜 망령도 함께 날아갔다.보수는 촛불시위와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민주화의 방관자 내지는 반민주화의 동조세력이었다는 부채 의식과도 결별했다. 경원시했던 운동권도 별것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통해 선진화된 국민 의식과 고도의 방역 수준, 세계 최고의 보건 의료 시스템, 진단 키트와 마스크 등 탄탄한 제조업 기반의 저력을 확인했다. 스스로도 몰랐던 우리의 힘을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에서 먼저 인정해 주었다. 오롯이 국민의 힘이다. 한국이 이제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세계 리더 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외국 언론들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칭찬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역사 이래 대한민국의 국격이 이만큼 올라간 적이 있었던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마저 그들의 눈에는 경이의 대상이다.한국은 명실공히 선진국이자, 일류국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코로나가 전화위복이 됐다. 우러러보던 미국과 일본조차 이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과거에 발목 잡혀 뒷걸음질 치지 않아야이제 보수는 5·18과 세월호의 강을 건너는 일만 남았다. 보수는 박근혜 탄핵의 강을 건너듯 5·18과 세월호의 강을 넘어서야 한다. 이미 5·18은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개념을 정립하며 국가 차원에서 정리됐다. 관련자들의 입만 조심하면 될 일이다. 세월호 망언이 4·15선거 막판 판세를 흔들었다. 세월호 문제는 정부의 처리에 맡겨두면 된다. 괜히 밤 놔라 대추 놔라 할 필요 없다. 이제 더 이상 과거에 발목 잡혀 뒷걸음질 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보수는 조국이 말아먹은 공정과 정의를 원래 자리로 되돌리고 보수의 가치를 살리는 미래설계를 고민하라. 과거 유산은 21대 총선, 코로나와 함께 털어버려라. 이제 더이상 꼰대는 없다. 사사건건 정부 발목만 잡는 정당도 없다. 노무현이 이루려고 했던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는 일만 남았다.지겹기 한정 없던 코로나의 기나긴 터널도 이제 끝이 보인다. 우리는 그동안 험준한 산도 깊은 강도 건녔다. 518과 세월호의 강을 넘어 미래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