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약방문이 된 ‘코로나 3법’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하룻밤 자고 나면 전국에서 수십 수백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 대부분 대구·경북 사람들이다. 지역민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뉴스만 보면 가슴이 철렁거려 진정이 안된다고 한다.대구는 불과 며칠 전까지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다. 그러나 지난 18일 31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한순간에 국내 코로나19 진원지로 낙인찍히고 말았다.경북도 마찬가지다. 청도, 경산, 영천, 의성, 안동, 경주, 문경 등 여러 시·군에서 확진자가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다. 청도 대남병원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함께 슈퍼 확산처가 됐다.---지역 공동체 마비…외지인 대구 기피지역사회의 공동체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이 1주일 연기됐다. 이에 앞서 대학들도 개강을 2주일 뒤로 미뤘다. 어린이집에도 문을 열지 말라는 대구시장의 휴원 권고가 전달됐다.도심 거리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어 적막감마저 든다. 도시철도, 버스 등은 이용객이 격감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찾는 식당도 손님 발길이 뜸하다. 확진자가 발생한 금융기관과 상수도 사업소 등 공공기관은 즉각 폐쇄됐다. 확진자가 방문한 동네 슈퍼 등도 문을 닫았다. 공공 도서관들은 임시 휴관에 돌입했다. 직장인들의 저녁 회식이나 친목 모임은 찾아볼 수가 없다. 지역 경기는 불과 며칠사이 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외지사람들에게 대구가 기피지역이 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위험한 지역이니까 가까이 가지 말라는 것이다.경북지역 한 사우나에서는 회원들이 ‘최근 대구를 방문한 사람은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을 써붙이자고 주장해 관리인이 진정시키느라 곤욕을 치렀다. 또 비영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대구에서 오는 사람은 못오게 막아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고 한다.대구의 한 회사원은 이달 말 어머니 제사를 혼자서 조용히 모시기로 했다. 타지에 사는 형제들이 대구를 방문할 경우 만의 하나 바이러스를 옮겨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여러가지 이유에서 대구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어지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의 우한처럼 봉쇄해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를 위험시하고 꺼리는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그런 소리를 듣게 된 처지가 정말 안타깝다.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우문우답'이 생각난다. 몇년 전 인기 있었던 송년모임 건배구호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에게 답이 있다’는 말의 첫 음절을 모은 것이다. 이번 사태 전까지 우리는 신학기 지역 대학으로 돌아올 중국 유학생 문제만 걱정하고 있었다. “그들이 중국의 바이러스를 묻힌 채 대거 돌아오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그러나 그에 앞서 점검해야 할 우리 안의 허점은 간과하고 있었다. 일부 종교 기관과 취약계층이 입원해 있는 정신병동 등이 방역망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또 이번 사태 확산의 중심에 있는 31번째 확진자는 의료진의 검사 권유를 2차례나 외면했다. 그가 지역 최초의 감염자인지 아닌지는 지금 단계에서 알 수 없다. 하지만 검사를 했더라면 감염확산 속도를 늦추고 신천지 교회와의 연관성을 좀 더 일찍 밝힐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검사로 이어가지 못한 의료진의 소극적 권유가 두고두고 아쉽다.---중국 유학생 대거 복귀 또 한번의 고비여야는 24일 ‘코로나19 대책 특위’를 설치한다. 또 의료진의 검사 및 치료 권유를 거부하면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코로나 3법 개정안’(감염병예방법·검역병·의료법)을 이달 내 처리할 예정이다. ‘사후약방문’이 따로 없다. 법안이 조금만 일찍 입법화 됐어도 사태가 이만큼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또 한번의 큰 고비가 남아 있다. 곧 중국 유학생들이 대거 지역대학으로 돌아온다. 기숙사 등에 2주간 자가격리를 한다고 하지만 통제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방역당국은 대학에 일임하지 말고 유학생 통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같은 일을 두번 당할 수는 없다.

‘기생충’과 정치 방정식

홍석봉 논설위원영화 ‘기생충’ 태풍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정치판도 기지개가 한창이다. 지리멸렬했던 보수가 ‘기생충 빅 히트’에 때맞춰 회생 조짐을 보인다.기생충의 성공 방정식은 보수가 벤치마킹할 점이 여럿 있다. 성공과 재건 비결은 첫째 여건 성숙, 둘째 든든한 후원, 셋째가 뛰어난 작품성과 대중성이다. 물론 정치판이 보수 재건이라는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기까지에는 난관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지층의 ‘보수 재건’ 염원이라는 든든한 배경에다 ‘진보 염증’이 뒤를 받치면 공수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기생충의 성공에는 봉준호라는 걸출한 영화감독이 있었다. 뛰어난 작품과 배역들의 열연이 그 바탕에 있다. 제작사인 CJ그룹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 또한 백인 위주의 오스카 역사상 비주류였던 한국 영화가 때맞춰 등장, 3박자가 맞아 떨어졌다.기생충의 성공은 첫째 오스카상은 동양 영화는 인정하지 않는 미국인들만의 잔치였는데 그것을 넘어섰다. 감독상과 작품상 등 오스카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들만의 리그, 잔치에서 벗어나려는 오스카의 몸부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비주류의 성공은 예고돼 있었다. K 팝과 한국 드라마 등 폭풍 성장한 K 컬처의 힘이다.-기생충의 성공 방정식, 보수 재건의 힘두 번째, 6개월 간의 오스카 레이스에서 각종상 200여 개를 수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홍보한 CJ의 물질적 후원이 있었다. CJ의 지원이 없었다면 미국 젊은 층을 파고드는 조직적인 홍보는 어려웠을 터이다.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기생충’의 뛰어난 작품성과 대중성이다. 세계인이 공감할 문제를 쉽게 표현한 작품성과 대중성이 영화팬과 전문가를 사로잡았다. 특히 빈부격차 등 불평등 문제는 미국인들의 감성을 자극했다.정치 시즌인 요즘 보수는 재건 호기를 맞았다. 첫째 여건이 좋다. 문재인 정부의 폭주와 실정은 결정적이다. 조국·추미애 법무부장관 기용의 잇단 헛발질, 소득 주도 성장의 실패 , 꼬인 남북 관계 개선, 방향타 잃은 외교, 코로나19 발생 등 지지층의 이탈이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검찰 수사의 칼끝이 정권 심장부로 향하고 있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은 결정타가 될 전망이다. 조국 딸 불공정 입학 등 공정과 정의의 훼손, 젊은층의 이탈과 반란, 최근엔 지지도까지 급락하는 등 민심이 급격히 이반하는 양상이다.-보수 대통합과 개혁 공천, 총선 보증수표두 번째가 최근 보수의 결집이다. 든든한 후원자다. 떠났던 집토끼와 산토끼까지 집으로 들어오고 있다. 야권 대통합이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전진당이 합당, ‘미래통합당’이 17일 출범한다. 등 떠밀린 느낌이 없진 않지만 황교안 대표가 종로에 출마, 중심을 잡았다. 홍준표·김태호가 경남 험지로, 김무성이 광주 출마를 모색하는 등 당 대표급 선수들도 일단 교통정리되는 모습이다. 인재영입도 태영호 등 나름 구색을 갖췄다. 유승민과 김성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보수 회생을 위한 희생양을 자임하는 인사들도 늘고 있다.그런데 문제는 세 번째인 작품성과 대중성이다. 아직 총선 체제의 밑그림도 제대로 못 그렸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 머리를 짜내고 있지만 어떤 그림이 나올지 알 수 없다. 또 안철수의 중도 그룹과 조원진과 전광훈 목사의 태극기부대도 끌어안아야 한다. 그다음이 물갈이 여론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는 TK 텃밭 선수 정리다. 그래야 보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콘크리트 지지층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텃밭의 기초가 단단해진 후에야 충청과 수도권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 결국 보수의 성공은 당 혁신과 개혁 공천뿐이다. 야당이 환골탈태해야 떠난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 보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탄핵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일도 중요하다. 탄핵의 덫을 넘지 못하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 아직까지는 작품성도 대중성도 없다.이 세 가지는 성공 방정식의 요소다. 성공 방정식에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감동이 있어야 한다. 뻔한 해답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면 보수 야당은 아예 이 땅에 발붙일 자격도 없다. 박태준식으로 말하면 무조건 우향우해서 동해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

황교안과 유승민의 ‘자기희생’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 정국에 초대형 이슈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제의하면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7일 험지로 일컬어지는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두 야당 지도자의 잇단 선언은 자기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인 중도·보수 야권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중도·보수 야권의 통합신당 급물살유 위원장의 불출마는 탄핵사태 이후 대구지역 일부 보수성향 시민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유승민 거부 반응’을 불식시킬 계기가 될 것이다.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그는 지난해 10월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보수 재건 3원칙을 제시했다. 이날 그는 “이 원칙만 지켜진다면 공천권과 지분, 당직에 대한 일체의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도로 친박당, 도로 친이당’이 되지 않도록 공정한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내건 조건은 합리성이 있다. 보수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이에 앞서 황 한국당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 진보-보수 간 빅매치를 벌이겠다는 것이다.그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출마가 보수 바람을 불러 일으키는 방아쇠가 될지, 아니면 장렬한 옥쇄로 마무리 될지 아직 모른다. 조금 늦긴 했지만 올바른 선택이다.그간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의 마음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작게는 개인적 정치 생명을 거는 일이고, 크게는 인물난에 허덕이는 보수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를 잃게 될지도 모르는 결정이다. 선뜻 결단을 내릴 수 없는 개인적 갈등, 그리고 보수 정치 지도자로서 대국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저어하는 고뇌가 읽혀진다.그러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그들의 결단은 야권 공천혁명으로 이어져야 한다.황 대표는 ‘현역 의원 50% 교체’ 등 대국민 약속을 지켜야 한다. 스스로 험지를 택한 그는 공천과 관련 당내 누구의 눈치도 볼 이유가 없다. 오직 총선 승리만 보고 가면 된다. 공천관리위원회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약속한 인적 쇄신과 혁신공천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가야 한다.한국당 중진 김무성 의원은 “야권 통합이 이뤄지면 광주, 여수 등 어느 곳이든 당이 요구하는 곳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이끌어 내는 물꼬가 트였다.홍준표 전 당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등 중진들도 늦었다는 핑계만 대면 안된다.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들을 몇차례씩 국회로 보내주고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키워준 국민과 당원들에 대한 보답이다.---대구지역도 차제에 친박 논란 정리해야대구·경북 정치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황·유 두 사람의 결단은 대대적 컷오프 예고에 맞서온 지역 의원들의 반발을 잠재울 명분이 될 전망이다.지역 의원들은 “선거철만 되면 TK 물갈이론이 찾아온다. TK가 당의 식민지냐”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도 이번 기회에 친박 논란을 정리하고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 때마다 유령처럼 찾아와 지역 여론을 분열시키고 지역의 정치적 역량을 모으는데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보수 정당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동시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내리 3연패했다. 이번 총선까지 지면 재기불능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통상 총선은 여당의 ‘국정 안정론’과 야당의 ‘정권 심판론’ 맞대결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 정국에는 ‘야당 심판론’이 등장했다.여당과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중간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야당은 심판이나 청산의 대상이 아니다. 국정 운영의 견제자고 감시자다. 감시자를 심판해버리면 어쩌자는 것인가. 중도·보수가 되살아나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TK의 고민

홍석봉 논설위원“TK가 마음 둘 데가 없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를 찾은 당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정권을 넘겨준 TK(대구·경북) 지역민들의 헛헛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밉고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기에는 뭔가 찜찜해 하는 심기였던 터에 중도로 돌아선 이들이 많았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차에 개혁 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다. 물론 유 의원은 TK가 바른미래당을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발언으로 이해됐다. TK의 딸로서 대통령으로 밀어줬더니 탄핵의 덫에 걸려 영어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그에 대한 연민과 괘씸함 등이 혼재한 TK 지역민들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읽고 있었던 그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지역에서 자치단체장 한 명 배출하지 못했다. 선거 결과 민주당이 대약진했다 .4·15총선을 불과 70여 일 앞둔 지금 보수의 심장 TK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보수 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이다. 지난달 31일 500여 개 정당·단체가 참여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 보수 통합에 나섰지만 통합은 지지부진하다. 통합의 핵심인 새로운보수당의 유승민 의원과 신경전만 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자신의 지분 확보와 대권을 위해 마이웨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본인이 탄핵의 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본인의 대권 가도도 도로아미타불이 된다.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함께 하기를 바랐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손학규 대표와 결별,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황 대표가 내민 손길도 거부했다. 애당초 그는 보수당과는 코드가 맞지 않았다. 우리공화당은 내분에 휘말려 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신당 창당과 독자행보를 선언했다.-사분오열 보수, 반쪽 통합으로 가나이렇듯 보수가 사분오열된 채 각개 약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쪽 통합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르면 여당만 어부지리를 얻는 형국이 된다. 보수가 꿈꾸는 4·15총선 승리 바람은 물 건너간다.TK 국회의원들도 공천 눈치만 보고 있어 지역민들의 속을 뒤집어놓고 있다. 찌질한 금배지라고 욕먹어도 대수롭잖게 여긴다. 타 지역에서는 쇄도하고 있는 불출마 선언 한국당 의원이 단 1명 뿐이다. 모두 배 째라다. TK는 인재의 보고다. 각계각층에 인물이 넘쳐났다. 그런데 지금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법조계와 공무원 출신 일색이다. 호황 속 인물난이다.대신 한물간 정치인들이 다시 표를 구걸하며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역에 출마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겠다고 호언장담이다. 물론 100세 시대에 경륜 있는 노회한 정치인도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 시즌만 되면 얼굴을 내미는 철새 정치인들은 사절해야 한다. 정치가 업이 된 전문 꾼들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또하나 지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대권주자 반열에 들만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승민 의원은 보수 통합을 어렵게 하며 발목이 잡혔고 민주당의 대구 수성갑 김부겸 의원은 자신의 생사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처지다. 홍준표 전 대표는 대구 출마가 여의치 않자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공천 신청을 해 험난한 공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나마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 출마를 자청,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무기력한 한국당, 탈태환골 가능할까지역의 대표 주자들은 자신의 자리를 걱정해야 할 어려운 입장에 내몰린 채 주변을 돌아볼 처지조차 되지 않는 궁벽한 형편이 돼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지역 정치인들이 보수 빅텐트 아래에 모여 폭주하는 문재인 정부와 586진보 세력을 끌어내리고 난 후 다시 헤쳐모이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과연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할 수 있는 인물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매번 파수견 역할을 했던 TK다. 하지만 숙명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억울하다. 보수 야당의 무기력에 몸서리친다. 한국당의 탈태환골과 보수의 재기를 바라는 마음만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 ‘쿼바디스 도미네’.

‘통합신공항’ 40여년 만의 이전 성사

대구 K2 기지 이전 요구는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대 중반 경북대 교양과정부(1학년 과정) 학생회장 선거 때다. 한 후보자가 당선되면 K2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투기 소음 때문에 수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에서였다.선거가 끝난 후 학생회가 K2에 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기지는 절대 옮길 수 없으니 경북대를 옮기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이 왔다는 이야기가 학생들 사이에 나돌았다. 당시는 무모한 것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그 공약에는 학교발전과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대학 신입생의 기개가 담겨있었다.---곳곳에 변수…접근성 확보가 최대 과제그때 공약이 K2를 옮겨달라고 공식적으로 당국에 요구한 첫 사례가 아닐까 생각된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최종 이전지 결정 주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대구공항은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36년 개설됐다. 당시 현 위치인 동구 동촌과 북구 원대동 등 2곳이 검토됐으나 최종적으로 동촌이 선정됐다. 1930년대 초반 일제의 군사공항 필요성과 함께 대구에 살던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항공루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개설이 추진된 것이다. 그후 대구비행장은 조선, 일본, 만주를 연결하는 항공교통 거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광복 후에도 군사공항으로 기능해 오다 1961년 대구와 서울을 잇는 최초의 정기 민항 노선이 개설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지역 결정은 새해 지역 최대 이슈다. 21일 군위·의성 주민투표를 통해 입지가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신공항 건설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입지 확정 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변수도 도처에 널려 있다.공항은 대구·경북의 미래를 결정짓는 초대형 SOC다. 옮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국제공항의 건설이다. 경북도의 연구용역에 따르면 통합신공항의 이용객은 2050년 1천만 명에 육박해 지난해 467만 명의 2배가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화물 운송은 연간 10만t에 이를 전망이다.그러나 이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풀려갈 때의 수치다. 현재로서는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통합공항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있다. 건설해놓고 승객이 안오면 그런 낭패가 없다. 항공사는 당연히 취항을 않거나 노선을 철수할 것이다. 이는 경제의 기본 논리다.아직도 적지않은 대구시민들이 군공항만 이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전 후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에 불편이 커질까 우려하는 탓이다.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들은 통합공항이 대구 도심에서 30분~1시간 이내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데 기관과 개인의 명예를 걸어야 한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지역 발전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국토 중동부 관문공항 확장성도 과제대구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신속하게 나와야 한다. 점검위원회를 만들어 분기에 한번 정도 주민들에게 추진상황을 보고하는 소통체계도 필요하다.통합공항은 국토 중동부 관문공항이 목표다. 충청, 강원, 경남 지역 승객을 더 많이 끌어오겠다는 확장성을 생각하고 건설에 임해야 한다. 현재의 단거리 위주 노선을 벗어나 유럽과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수출입 화물 수송, 지역 국제화, 외국관광객 유입, 항공산업 육성 등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수 없는 목적들이다.이에 앞서 주민투표 후 탈락지역의 승복을 이끌어 내는 것도 과제다.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통합신공항 건설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소지역주의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된다.개항까지 6년 남았다. 지역 관문공항 건설의 다양한 해외 사례를 충분히 검토해 시행착오가 없게 해야 한다. 대구·경북의 백년대계가 될 통합공항 이전사업이 이제 첫 발을 뗀다.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홍석봉 논설위원당 태종 때 위징(魏徵)은 직간(直諫)으로 유명했다. 태종에게 200회가 넘는 간언을 했다. 그가 죽었을 때 ‘짐이 이제 한 거울을 잃었노라’고 하며 직접 묘비의 비문을 썼다. 위징의 충직한 간언과 충언을 잘 받아들이는 태종이 있었기에 당나라는 번영을 누렸다. 이 시기를 ‘정관의 치(貞觀之治)’라고 한다. 당 태종은 645년 3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 원정을 감행하지만 실패한다. 돌아오는 길에 “위징이 지금까지 살아있었으면 나한테 이런 걸음을 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한탄했다. 위징이 충신으로 추앙받는 데는 위징의 끝없는 간언, 즉 ‘아니 되옵나이다(NO)’를 들어준 태종의 통 큰 리더십이 있었다.이 시대 대표적 진보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 사태 이후 여권과 진보진영에 연일 독설을 퍼부으며 진보 저격수로 등장했다. 특히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SNS 등을 통해 벌인 열띤 공방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친여 성향의 인물과 집단을 날카로운 말 폭탄을 장착한 드론으로 맹폭했다. 보수와 진보로 여론이 두 쪽 난 상태에서 진보가 진보를 공격하는 특별난 상황에 보수 쪽은 열광하고 있다. 진보 속의 ‘NO(아니오)’ 선언이다.최근 정치권에서도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드물게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NO’ 선언이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여당이 택시업계의 눈치를 보며 마련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시대에 역행한다며 정면 비판했다. 여당에서 처음으로 터져 나온 공개 비판이다.-진중권, 여당 의원의 진보 및 정책 비판 속출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지난 연말 통과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표결에 여당 의원 중 유일하게 기권했다가 민주당 내부에서 배신자라고 찍혔다.윤석열 검찰총장은 청와대를 압박하며 권력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 칼을 들이대는 등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NO’라고 하다가 쪽박차기 일보 직전이다. 정권 폭주를 견제하는 윤석열의 손발이 모두 잘려나갔다. 검찰의 청와대 수사에 대한 앙갚음이다. 예스맨들이 정국을 더욱 혼란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4·15 총선을 준비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2014년 전남도지사 취임 후 실국장 토론회에서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야 정책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직원들의 'NO’를 주문했다. 정작 본인은 국무총리로 있으면서 그렇게 못했다.문재인 대통령은 민노총과 전교조가 대놓고 청구서를 날리는 데도 말문을 닫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경제의 하부구조가 파탄 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경제 기초가 튼튼하고 집값을 잡았다고 뜬금없는 소리만 해댄다. 아니오라고 말하는 경제 참모가 없기 때문이다.외교관계도 마찬가지. 중국은 한국을 마치 속국처럼 무례를 일삼는다. 트럼프는 동맹국을 압박하며 상거래의 대상으로 본다. 미국에 대해서도 사안에 따라 분명하게 ‘NO’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에만 NO를 외친다. 뭔가 아귀가 맞지 않는다.카스 R. 선스타인은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라는 책에서 다수의 폭력을 낳는 ‘집단사고’를 고발했다. 그는 “잘 작동되는 사회는 이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와 제도를 갖춰 동조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편견과 통념을 뒤집는 이견의 건강성을 강조했다. ‘NO’가 우리 사회에서 필요하다는 얘기다.-양심과 정의 적폐 몰리는 사회, ‘NO’ 필요지금 우리 사회는 양심과 정의를 말하고 정직했다간 적폐로 몰린다. ‘NO(아니오)’라는 말도 희귀어가 됐다. 후한(後漢) 때의 사상가 왕충(王充)도 지식인 최고의 덕목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라고 했다.당 태종을 성군으로 만든 위징처럼, 문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는 그런 인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청와대 주변에는 ‘아니오(NO)’라고 말하는 참모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예스맨들이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들고 있다. 위징은 꿈도 못 꾼다. 나라가 암담하다. 청와대나 집권 여당에서 당당하게 ‘아니오(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

‘대구경북 통합론’ 어떻게 구체화 시키나

지난해 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전격 제시한 ‘대구·경북 통합론’이 대구·경북을 달구고 있다.이 도지사는 지난 12월26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구·경북 통합과 관련 “2020년 상반기 중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2월23일 아시아포럼에서는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에 서려면 통합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주장은 ‘2022년 대선 이전에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마무리하고 대선과 함께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통합 단체장을 뽑아야 한다. 통합은 2021년까지 마무리 돼야 한다’는 것이다.주장은 며칠사이 구체화되고 있다. 평소 소신 차원을 넘어 향후 통합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정책 의지로 읽힌다. 그의 발언이 관심을 끄는 배경은 대구·경북의 미래가 어둡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대구·경북 분리 체제로는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에 모두 공감한다.---“양 지역 행정통합의 관건은 추진의 의지”그러나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2년 내 통합을 마무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섞인 시각도 많다. 이와 관련 그는 “행정통합은 여러번 검토됐다. 문제는 의지가 있느냐다. 대구경북연구원에 통합을 위한 로드맵 마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의 장단점, 방식 등에 대한 결론을 새해 상반기에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대구·경북 통합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81년 대구가 경북에서 직할시(현 광역시)로 분리된 이후 여러번 제기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앞장서 추진하는 구심체가 없었던 탓도 있다. 어려운 행정통합은 뒤로 돌리고 경제, 환경, 수자원, 교통 등 가능한 정책분야부터 먼저 하자는 단계적 통합 주장도 꾸준하게 나왔다. 그러나 그 역시 말뿐이고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갈수록 분리만 더 고착화 돼가는 느낌이다. 이제는 큰 매듭을 먼저 풀어나가는 접근이 옳을 수도 있다.현행 지방자치법상 자치단체의 통합은 법률로 정하도록 돼있다. 또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거나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 도지사가 언급한 것처럼 통합의 전제조건은 특별법 제정이다. 또 그에 앞서 시·도민의 공감대 형성이 선결 과제다.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달 21일 최종 입지가 결정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대구를 잇는 철도·고속도로 등 교통망 구성도 용이해진다. 경북의 농산물을 대구의 학교나 관공서 등 대량 소비처에 공급하는 로컬푸드 사업도 활기를 띨 것이다. 광역 쓰레기장, 화장장, 산업 시설 재배치 등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대구·경북 분리체제 하에서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대구·경산 통합도 용이해질 것이다. 두 지역은 동일 생활권이어서 다수가 통합을 원하지만 도세 위축을 우려한 경북에서 경산을 놓아주지 않기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대구와 경산이 통합되면 청도, 영천과의 통합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정부 차원의 행정구역 개편 논의 변수그러나 걸림돌도 적지않다. 중앙정부 차원의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변수다. 현행 시도, 시군구, 읍면동 3단계의 지방행정조직을 2단계로 축소하자는 주장은 1980년대 초반부터 제시됐다. 전국을 인구 100만 단위의 40여개 지방행정조직으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도 2단계 개편안이 검토됐으나 불발에 그쳤다. 대구·경북 통합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검토가 필요하다.또 2016년 안동으로 이전한 신도청도 통합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당시에는 도청이 경북의 영역 안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지만 시대의 큰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반론도 있다. 현 청사는 향후 통합청사로 쓸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통합 지자체 북부청사로 쓸 수도 있다. 그러나 논란의 소지는 적지않을 전망이다. 속속 안동으로 이전하고 있는 도단위 기관도 마찬가지다.대구시 신청사 건립도 신중해야 한다. 이전 지역만 결정됐으니 통합논의의 추이를 보면서 규모나 건물 형태 등을 결정해야 될 듯하다.대구·경북 통합은 지역의 백년대계다.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된다. 시도민의 생활과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파악하면서 추진해야 한다.

‘꼰대’의 변명

한 해가 저문다.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한 해를 보낸다. 정치는 최악의 막장 국회가 됐다. 사회는 진보와 보수의 파열음으로 뒤죽박죽이다. 외교는 파탄났고 안보는 김정은만 바라보고 있다. 집값 폭등과 자영업자 몰락 등 경제는 바닥이다. 2019년 대한민국은 가보지 못한 길을 걸었다. ‘내로남불’만 있었다. 생각이 달랐다. 목소리만 높았다. 진영 논리에 갇혔다. 길을 찾지 못했다. 상식과 소통은 실종됐다.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무능한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의 책임이 크다. 새로운 길을 보여주겠다는 정부를 믿었다가 상실감만 맛봤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을 장악한 386 운동권은 사회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적폐 청산으로 국민을 후벼팠다. 탈 원전 정책은 국민을 멍들게 했다.운동권 진보세력의 민낯을 봤다. 민주화 투쟁에 가려진 그들의 음습한 속을 봤다. 조국 사태의 부산물이다. 그리고 광장에서 진보와 보수가 맞부딪쳤다.진보의 전유물이었던 광장은 보수가 판을 뒤집었다. 보수의 맨 앞에 ‘꼰대’들이 섰다. 맨날 지청구만 듣던 꼰대들이 진보와 젊은이를 밀치고 청와대 앞까지 진출,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2019년 우리 사회의 주목할 만한 변화는 ‘꼰대’의 전면 등장이다. 꼰대의 출현에는 조국 사태가 크게 기여했다. ‘이게 나라냐’며 의병의 심정으로 나섰다.꼰대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갔다. 태극기부대가 길을 열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꼰대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삼전도의 ‘3배9고(3拜9叩)’ 굴종의 노예 시절로 되돌아가겠느냐며 민초들을 자극했다.-진보 광장 장악한 꼰대들의 외침 주목해야꼰대들의 외침에 사회도 반응했다. 민초의 각성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반성이었다. 정치구도를 바꾸려는 조짐도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도 변했다. 중도층이 크게 늘었다. 민주당도, 한국당도 보기 싫다고 한다. 한편에선 쓰러져가는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호남도 반응했다. 민주당의 모태인 호남 지식인층이 일어났다. 지난 27일 광주에서 ‘문재인 정권의 무능, 부패, 위선에 대해 통한의 책임감을 느낀다’며 300여 명의 호남인들이 자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호남인의 무조건적 민주당 지지가 괴물을 만들었다고 자탄했다. ‘호남은 민주당의 숙주가 되고, 호남인은 386 운동권 정치인들의 노예가 돼 있다’는 자기반성의 메시지를 던졌다. 예사롭지 않은 조짐이다.‘꼰대’는 설 자리가 좁다. 이마저 자꾸 줄고 있다. 그런 꼰대가 변화의 중심에 섰다.‘늙은이’를 지칭하는 ‘꼰대’는 영국 BBC 방송에 의해 해외에도 알려졌다. 최근 영·미권 젊은이들 사이에 ‘오케이 부머’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잔소리와 참견에 대해 “알았으니 그만하라”는 뜻을 담은 말이다.꼰대는 한물 간 사람들의 대명사였다. 세상살이에 누가 간섭만 안 하면 그저 그렇게 묻어갈 사람들이다. 웬만하면 입 다물고 있었다. 부조리에도 눈 감았었다. 목소리도 낮췄었다. 그런데 뒤틀린 욕망들이 저들을 거리로 불러냈다. 저들이 이룩한 나라의 기틀이 흔들린다고 느껴서다.꼰대의 속 뜻이 무조건 ‘잔소리 말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자주, 너무 지나치면 욕먹을 따름이다. 하지만 어른들의 경험과 조언을 잔소리라고 매도해서만은 안 된다. 정보화시대에 좀 뒤처졌다고 꼴통으로 몰아붙여선 곤란하다. -꼰대의 경험과 조언 잔소리 매도는 안 돼꼰대보다 더 나쁜 이들이 있다. 자신들만 옳다고 믿는다. 상식과 이성조차 무시한다. 정의와 진리마저 이설과 괴상한 논리로 비틀어 버린다. 이들은 꼰대보다 나쁜 독버섯이다. 그런데 이들이 현재 사회를 움직인다. 꼰대는 적어도 사회에 해는 안 끼친다.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자공이 사귐의 도를 여쭈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벗이 잘못된 길을 가거든 충심으로 조언하여 바른길로 이끌되,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어야 한다.”이틀 뒤면 새해다. 새해는 경자(庚子)년 흰쥐띠의 해다. 흰쥐는 전통적으로 상서로운 동물로 여긴다. 새해에는 온 누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넘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빈다. 꼰대들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대구시 신청사’ 지역 일신의 기회다

대구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어 갈 ‘대구시 신청사 건립지’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자리로 최종 결정됐다.신청사 건립은 무한 경쟁의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대구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출발선이다. 단순하게 시청 건물을 다시 짓는데 머물러서는 안된다. 대구의 정신을 담고 시민의 총의를 모으는 중심이 돼야 한다.신청사 건립에 맞춰 시민의식, 경제, 문화, 정치 등 지역의 모든 것을 일신해 나가야 한다. 전체 도시공간 배치전략도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대구의 정신 담고 시민 총의 모아야대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국내 3위도시 자리를 인천에 내준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지역의 모든 부문이 어려운 가운데 신청사 건립지가 결정됐다. 대구를 바꿀 기회다. 그냥 흘려보내면 안된다.신청사 건립은 지난 15년간 몇차례 기회가 있었으나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번번이 좌초됐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위한 조례’가 제정된 뒤 꼭 1년 만이다.앞으로 과제는 신청사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에 관광오는 사람들이 시청을 관광명소로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잘 지어야 한다. 유럽국가들에는 시청건물이 관광명소로 기능하는 곳이 많다.시민의 자긍심을 담는 건물로 지어야 한다. 시민의 꿈을 담는 건물이 돼야 한다. 100년 후, 200년 후 신청사가 대구의 문화재가 된다고 생각하고 설계해야 한다.사정이 허용한다면 돈이 좀 들더라도 멋을 부려보면 어떨까. 후손들에게도 좋은 자산을 물려주는 것이니까 모처럼 ‘사치’도 해보자. 지역에는 제대로 된 관공서 건물이 없다. 민간이나 개인 건물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투자 효율 때문에 원천적으로 멋부리기에 한계가 있다.천편일률적인 지역 관공서 건축에 신청사 건물이 모델이 될 수 있게 대구시가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으면 좋겠다. 효용성, 건축미, 내구성 등 모든 면에서 어느 것 하나 ‘2등 가라’고 하면 서러울 정도로 잘 꾸며보자는 이야기다.시민들이 바라는 신청사의 모습은 지난 6월 신청사건립공론화추진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문화, 교육, 편의 등 복합 기능을 갖춘 랜드마크여야 한다는 것이다.시민들이 원하는 신청사 공간 이미지는 △상징·랜드마크·명소 △휴식·문화·공원 △친근·함께·접근·소통·편안 등 크게 3개 유형으로 나타났다.기능적 측면에서는 문화, 교육, 편의 등 청사 내부의 복합적 역할과 함께 외부기능을 중시했다. 청사 내부에는 전시, 공연, 카페, 산업, 도서관, 강의, 상가 등의 기능을 주문했다. 외부에는 광장, 산책, 공원, 쉼터 등의 기능이 부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김태일 공론화위원장은 “이는 시민이 원하는 신청사의 첫 그림”이라며 “최종 설계 과정에서 구체화되고 다양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신청사 건립지 선정 평가기준은 크게 5개 항목이었다. 상징성, 균형발전, 접근성, 토지적합성, 경제성 등이다. 선정 평가를 담당한 시민참여단은 시민 232명, 시민단체 10명, 전문가 10명 등 총 252명으로 구성됐다. 시민 부문 참여단은 무작위 표집후 면접 조사를 통해 전체 시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8개 구·군별 29명씩 균등하게 선정됐다.---선정 과정은 한마당 애향심 축제이번에 선정된 시청 신청사 건립지는 객관적 기준과 숙의형 민주주의 과정을 거쳐 대구시민의 총의를 모은 결과다.1년간에 걸친 선정 과정에서 일부 과열경쟁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잡음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된다. 선정 과정을 한마당 축제로 생각해야 한다. 구·군 간 경쟁은 내가 사는 곳에 대한 애향심의 발로다. 주민의 결집된 의사를 보인 동시에 우리 동네 발전과 지역 전체의 발전을 연관시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탈락한 지역에서는 섭섭하고 서운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승복할 때다. 대승적 차원에서 흔쾌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세다. 진정 대구의 발전을 원한다면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한다.신청사는 2022년 착공해 2025년 완공 예정이다. 건립지 확정이 대구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박근혜에게 자유를 허(許)하라

홍석봉 논설위원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말 특별사면 설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 불을 지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말까지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거나 혹은 형 집행정지로 풀어주라는 것이다. 청와대도 고려 중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난 9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만 3년 되는 날이다. 오는 25일엔 ‘수감 1천 일’을 맞는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고 헌법재판소는 2017년 3월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최종 결정했다.그는 2017년 3월31일 구속돼 2년9개월 동안 영어의 몸이 됐다. ‘사인의 국정개입 허용과 대통령 권한 남용’이 죄목이었다.역대 대통령 중 가장 오래 수감 중이다.석방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태극기 집회를 이끌고 있는 우리공화당이 앞장서고 있다. 탄핵을 모태로 한 정당이기에 더욱 적극적이다.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대통령 석방결의안’의 서명을 받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박 전 대통령은 2년 만에 특별사면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해서도 구금 생활이 너무 오래됐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권의 정치 보복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는 것이 사면 주창자들의 논리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현재 형이 확정되지 않아 특별사면은 어렵다. 그나마 형 집행정지로 풀어주고 확정 판결 후 사면이라는 절차가 가장 무난해 보인다.-국민 통합 위해 연말 특별사면해야하지만 이런 상황과는 별개로 사면이든, 형집행정지든 박 전 대통령을 빨리 풀어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석방 반대 의견도 잦아드는 추세다. 박근혜 석방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박근혜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TK(대구·경북)의 시각은 애증이 뒤엉켜 있다. 대한민국을 선진국 대열로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대구의 딸로서, 또 한 번 비상의 날개가 되어 주길 바랐다. TK의 자긍심을 세워 주길 원했다. 그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아직도 박근혜를 애틋하게 여기는 지역민들이 적지 않다. 보수신당을 만든 유승민 의원을 배신의 아이콘으로 점찍으며 “우리 근혜를 누가 울리고 있냐”는 식이다.박근혜 정서에 기대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공화당이다. 얼마 전 원내대표 경선에서 보듯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친박 세력이 엄존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박근혜 팔이가 다음 총선에서도 위세를 떨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정치권의 ‘박근혜 팔이’는 이제 그만여당이 박근혜 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 전에 사면해 야당의 분열을 꾀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파괴력이 클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치권의 ‘박근혜 바라기’는 이만 그쳐야 한다. 언제까지 박근혜에 기대려고 하는가. 언제까지 박근혜를 팔아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태극기 세력도 박근혜를 놓아주어야 한다. 진정 어떠한 것이 애국이며 민족과 박 전 대통령을 위하는 길인지 생각해야 한다. 탄핵 무효와 정권 심판 주장은 선거를 통해서 평가받아야 한다.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급선무인 자유한국당도 박근혜를 풀어주어야 한다. 더 이상 박근혜에 매달리다가는 한국당은 물론 보수의 미래도 없다.문재인 정권도 이제 명분과 실리를 어느정도 챙겼다. 나라를 미망에 빠뜨린 대가는 충분히 치렀다. 3년 가까운 세월을 감옥에 가둬두고 적폐 몰이로 치도곤을 냈다. 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도 말라. “이제 고마 해라”는 것이 지역민의 외침이다.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제 미련은 떨쳐버려야 한다. 본인의 한풀이를 위해 정치권에 영향을 행사하려 해서는 곤란하다. 박근혜의 역할은 탄핵으로 수명이 다했다. 본인으로서는 억울하고 원통한 점이 많겠지만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조용히 귀거래사를 읊는 것이 맞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라. 대한민국호가 제대로 길을 찾아 순항하기 만을 바라야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자연인 박근혜를 보고싶다. “박근혜에게 자유를 허(許)하라.

독해진 황교안…공천 혁신이 ‘승부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는 ‘정치 초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런 그가 최근 독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상물림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정치 입문11개월 만이다.계기는 지난달 20일 지소미아 파기 철회,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시작한 단식이었다. 울림이 없던 지난 9월의 ‘조국 사태’ 당시 삭발과는 결이 달랐다.판세를 읽는 정치감각을 깨우쳤는지, 운이 좋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단식의 타이밍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정부의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철회 결정이 이틀 뒤 발표됐다.---단식투쟁 이후 ‘정치초보’ 꼬리표 떼연이어 유재수 전 부산경제부시장 건이 터졌다. 황 대표의 단식은 유재수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미심쩍은 눈초리와 합주되면서 관심을 고조시켰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도 불거졌다.주변에서는 단식 중 “죽기를 각오했다”는 그의 말에서 결연함이 느껴졌다고 했다. 자신을 던진다는 데서 진정성이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당무에 복귀한 지난 2일에는 핵심 당직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계파색 옅은 초·재선 의원들을 전진 배치했다. 내년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무총장에는 파격적으로 초선의원을 앉혔다. 총선 공천으로 수렴되는 인적 혁신의 신호탄이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다음 날엔 그간 대여 투쟁에 앞장서 온 나경원 원내대표를 사실상 경질했다. 절차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나 원내대표가 승복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황 대표의 최근 행보는 강수의 연속이다.변화와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필요하다면 읍참마속하겠다”고 말해 누구라도 쇄신에 걸림돌이 되면 쳐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시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당은 새로운 사람들을 내세워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은 사람을 바꾸는데서 시작된다’는 말은 정치에 최우선적으로 적용된다.황 대표가 선택한 혁신의 방향은 옳다. 한국당의 인적 쇄신은 탄핵 사태 이후 국민 모두가 원했다. 하지만 지금의 원로·중진 의원들로는 아무리 최고위원을 바꾸고, 당직을 교체해도 ‘그나물에 그밥’이라는 평가를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한국당이 탄핵 사태 이후 3년 넘게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계파 안배하고, 선수(選數)를 감안해 당직을 맡기고, 또 그들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해서는 절대로 지금의 옹색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진보세력과의 투쟁에 원동력이 되는 진정성을 얻을 것인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인가, 대세를 망칠 것인가.’ 지금 한국당의 과제는 계파 청산에 있다. 거기서 모든 것이 판가름난다.지난 날의 계파 정치인들은 파벌을 자신을 보호해주는 ‘우산’으로 삼아 국민의 뜻과는 상관없이 계파 이익과 자신들의 정치생명 연장에만 골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근 ‘친황’ 이란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황 대표 주변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친박, 친이 등으로 불린 계파와는 본질이 다르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말이 나오는 배경을 돌아봐야 한다.지난날 특정 계파로 불리며 탄핵사태를 초래한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공천 과정에서 반드시 배제돼야 한다. 그래야 황 대표가 당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인적 혁신의 정당성이 생긴다.---정말 국민 마음에 들게 물갈이 해보라한국당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혹독하다. 보수논객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국민은 한국당을 썩은 물이 가득 차 있는 물통으로 보고있다. 썩은 물을 버리지 못하면 통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내년 21대 총선은 이 땅의 보수가 살아나는냐 이대로 사그라드나 하는 기로다. 이 상태로 가면 필패다. 보수의 입장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경선이든 전략공천이든 형식이 문제가 아니다. ‘공천 학살’이라 할 정도로 엄정하게 룰을 정하고 적용해야 한다. 정말 국민 마음에 들게 한번 물갈이 해보라.황 대표는 단식 때 보인 진정성을 심화시켜 총선 승리만 보고 가야 한다. 그것만이 보수의 살길이다. 나머지는 모두 곁가지다.

TK 인물을 키우자

홍석봉 논설위원바야흐로 정치 시즌이다. 정치권의 세대교체 논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세대교체는 필연적이다. 자유한국당도 혁신과 물갈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수 심장 대구·경북에서 한국당의 무기력한 모습은 지역민에게 좌절감만 안겨주고 있다. 그렇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세대교체 열망이 크다. 대대적인 ‘젊은 피’ 수혈이 타개책으로 제시되고 있다.여야를 막론하고 젊은 층에 구애하고 있다. 2030이 타깃이다. 지역 정치권에도 신인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고 있지만 2030은 찾기 어렵다. 정치뿐만이 아니다. 경제·문화계도 마찬가지다. 왜 이렇게 됐는가. 취업에 목을 매야만 하는 녹록지 않은 상황과 정치 혐오가 원인이다. 한심한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상황이 젊은이들을 무기력한 존재로 내몰고 있다.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松下 政經塾)은 젊은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마쓰시타 전기산업(주)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사재를 털어 1979년 설립했다. 4년 과정으로 무료 운영된다. 매달 20만 엔의 생활비가 지급돼 200~300 대 1의 경쟁률을 보인다. 25~35세를 대상으로 7~8명의 정예 인재를 뽑아 기숙사 생활을 한다. 선발된 인재는 대부분 명문대 출신이다. 이들은 정치·경제·외교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에게 교육을 받는다. 연평균 10명 가량 졸업한다.마쓰시타 출신은 1993년 중의원 선거에서 15명이 당선돼 돌풍을 일으켰다. 2009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내각 당시, 각료 중 8명이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이었다. 당시 중의원 중에는 초선 8명을 포함해 31명이 당선됐다. 2011년에도 민주당 28명, 자민당 10명,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까지 총 77명을 배출했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일본 정부와 국회를 움직이는 관료 및 정치인의 산실이 됐다.-인재 요람 마쓰시타 정경숙·고운서당국내에서도 부산판 마쓰시타 정경숙을 지향하는 ‘고운서당’이 지난 3월 문 열었다.부산·울산·경남지역 청년들이 대상이다. ‘고운서당’은 사회 진출을 앞둔 지역 청년들을 위한 차세대 리더 함양 교육 및 인재 양성 교육 과정으로 운영된다. 지역의 교수, CEO 등 100여 명과 국내·외 저명인사 30명 등이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부울경 대학생 30명이 선발돼 1년간 인문 교양 예술, 자연과학과 공학, 사회과학과 국제학, 경제·경영 관련 강의를 듣는다. 또 지역 출신 정치인 및 경제인 등과 교유, 자연스레 지역 지도자를 꿈꾸게 한다.한국학중앙연구원은 세계적 한국 학자를 키우기 위한 ‘신집현전 태학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분야 박사학위자 7명을 뽑아 월 500만 원씩 5년 간 지원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지역에는 마쓰시타 정경숙 보다 70여 년 앞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 운영한 교육기관이 있었다. 대구에서 상업으로 재산을 일군 이동진 선생이 조선 말엽인 1904년 ‘우현서루(友弦書樓)’라는 사설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이동진의 사후 그의 아들 이일우가 유업을 계승, 1만여 권의 장서를 비치하고 매년 20~30명의 젊은이를 뽑아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고 공부시켰다.이곳에서 수학한 전국의 애국지사만도 150여 명에 달한다. 상해 임시정부의 대통령 박은식과 초대 국무령 이동휘, 황성신문 주필 장지연 등이 이곳에서 공부했다. 우현서루는 1911년 일제의 탄압으로 강제 폐쇄되고 만다. 구국운동의 발원지랄 수 있는 우현서루의 정신은 신 여성운동, 국채보상운동 등으로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대구·경북에 젊은 리더 양성기관 만들자대구·경북도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처럼 역량 있는 정치 지도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역의 정·관계 및 경제계가 나서 부산의 ‘고운서당’을 뛰어넘는 제2의 우현서루를 만들어야 한다.그것이 지역의 미래를 담보하고 쇠퇴일로의 지역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또 선거때만 되면 반짝 나타나 표를 구걸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어느 순간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서울 TK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야만 TK가 바로 설 수 있고 대구·경북의 혼도 지킬 수 있다.

이럴거면 뭐하려 ‘자전거도로’ 만드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차도와 마찬가지다. 보행자가 서있으면 절대 안된다. 10여년 전 방문했을 때다. 별 생각없이 인도 위 자전거도로에 서 있었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자전거 운전자가 큰소리와 함께 옆으로 비켜라며 급하게 손을 내저었다. 처음엔 뭐가 잘못됐는지조차 몰랐다.암스테르담에는 출퇴근길 자전거 타기가 일반화돼 있다. 자전거도로가 끊어짐 없이 도시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덕분이다.우리나라는 어떤가. 말로는 자전거 타기를 적극 권장한다. 그러나 차도는 위험하다. 그렇다고 인도 위 자전거도로가 자전거의 안전통행을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보행자가 자전거도로를 아무런 제약없이 다니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보행자를 피해 자전거도로와 인도 사이를 헤집고 다녀야 한다. 자전거도로가 있으나 마나다.신축 아파트 주변에는 어김없이 자전거도로가 개설된다. 도심 간선도로 곳곳에도 자전거도로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자전거는 다니지 않는다. 아까운 세금을 들여 왜 자전거도로를 만드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대구의 자전거도로 총연장은 1천39.34㎞다. 분리대 등으로 차도·인도와 구분해 설치한 전용도로는 118.18㎞,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903.61㎞(분리형 402.06㎞, 비분리형 501.55㎞)다. 차도 노면에 표시한 자전거 전용차로는 13.99㎞, 차도 노면 자전거 우선도로는 3.56㎞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법’에 따른 분류다. 짧지 않은 길이다.---자전거 ‘교통수단인가, 레저용인가’그러나 대구의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2.6%(2017년)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 2%보다 조금 높다. 이에 반해 네덜란드는 36%(2015년 기준·분담률 세계1위), 덴마크는 23%(2위), 일본은 17%(4위)에 이른다.대구는 지형과 기후가 자전거 타기에 적합하다. 분지여서 동서남북 지형이 비교적 평탄하고, 한여름과 한겨울이 아니면 기후조건도 좋다. 그런데 왜 자전거 타기가 활성화 되지 않을까.가장 큰 원인은 대구시의 정책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자전거를 출퇴근, 등하교, 근거리 이동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대구시의 설문조사(2018년)에 따르면 자전거 이용자의 주목적은 운동이 가장 많았다. 출퇴근 목적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자전거를 운동·레저 위주로 생각했다. 교통수단화 할 정책이 나오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합당한 정책은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나온다.자전거 타기에 적합한 도로구조 개선이 급선무다. 위험을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전거 출퇴근·등하교가 가능해진다. 학부모들은 안전사고 때문에 자녀들에게 자전거 통학을 권할 수 없다.자전거를 타고 나서면 학교나 직장까지 전용도로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점선처럼 토막토막 끊어지는 도시 내 자전거 전용도로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획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이어지지 않는 자전거도로는 의미가 없다. 연결망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자전거 이용자에 주는 인센티브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차량 운행에 따른 매연, 도로효율 저하, 주차장 확보, 교통사고 증가 등 갖가지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인센티브에 망설일 이유가 없다.---‘자전거 활성화’ 정책 목표 분명해야자전거활성화법을 토대로 각 지자체는 자전거 이용시 지원하는 보상근거를 조례에 마련해 놓고 있다. 대구시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인센티브라고 말하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이 제도는 1㎞당 1원의 포인트가 적립된다. 자전거 탑승 여부는 모바일 앱으로 확인한다.민간단체에서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지난해 총 112만 원이 지원됐다. 책정예산은 1천350만 원이었지만 전부 소진하지 못할 정도로 활용도가 낮았다.현재 대구시에서는 다양한 자전거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수송분담률을 4년 뒤 2023년까지 4.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대구가 좀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자전거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높은 분들의 ‘코빼기’

홍석봉 논설위원“높은 분들은 코빼기도 안 비친다.” 울릉도 소방헬기 추락 사건 이후 유가족이 내뱉은 자탄이자 하소연이다. 유가족들은 국무총리실에 전화했지만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통화조차 못했다며 섭섭해했다. 대형 사건사고 현장마다 곧잘 터져 나오는 목소리다.희생자 가족들은 정부 고위층과 경북도지사 및 대구시장이 대책본부와 현장을 찾지 않은 데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러자 사고 6일 만인 지난 5일에야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이 실종자 유가족을 만났다. 다음 날엔 이철우 경북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찾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사고 열흘 만에 실종자 가족과 대면했다. “이제 와서 미안합니다. 실종자 수색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머리를 조아렸다. 지난해 7월, 군 장병 5명이 숨진 포항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때도 유가족들은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과 국무총리 및 국방부장관이 현장을 찾지 않은 점을 극렬 성토했었다.천안함과 연평해전 유가족들은 지난 3월 열린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2년 연속 불참하자 몹시 섭섭해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유가족은 문 대통령이 한 번도 공식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서운해했다. 모두 ‘코빼기(코의 속된 말)’를 안 비친 소통 부재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사회 곳곳 소통 부재, 국민 불만 쌓여 저항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소통은 없었다. 취임 2주년 때는 기자회견 대신 KBS 기자와의 대담으로 대신했다. 출범 때 약속한 소통은 오간데 없었다. 소통이 단절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불만이 쌓여갔다. 저항은 커져 갔다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야당은 대통령이 소통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대통령을 불통의 ‘아이콘’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랬던 것이 불과 2년 반 만에 역전됐다.공자도 소통을 중시했다. 공자는 노나라에서 사구(司寇) 등의 관료로 잠시 정치에 몸담고 덕치를 실행하려 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 후 여러 나라를 떠돌며 군주들에게 덕치를 주창하고 자신을 써 주기를 바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덕치는 공염불이 됐고 공자는 실패한 정치인이 됐다. 하지만 그는 인류의 큰 스승이 됐다. 공자의 성공 비결은 제자들과의 소통이었다.공자가 위나라를 방문했을 때다. 군사를 담당하는 왕손가가 공자를 찾았다. 왕손가가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께서는 우리 신하들과 함께 있겠습니까. 아니면 왕과 함께 하겠습니까”라며 공자의 의중을 떠봤다. 왕도정치를 주창하는 공자는 결국 왕과 만나지 못했다. 답답해하던 공자는 어느 날 남성 편력이 심한 위나라 왕 영공의 부인인 ‘남자’에게 부름을 받는다. 아무도 만나 주지 않아 초조했던 공자는 남자의 청을 수락한다. 그러자 자로가 공자에게 따졌다. 이에 공자는 “부끄럽구나. 하늘이 나를 벌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비슷한 사례는 논어 곳곳에서 발견된다. 조급증에 빠진 공자가 불의한 군주들의 부름에 응했다가 제자들의 빈축을 사고 자책한 후 곧바로 돌아서곤 한다. 이것이 공자의 위대한 점이다.-공감과 소통은 사회 변화의 원동력공감과 소통은 인간관계에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갖게 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소통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굴러간다. 소통은 아무리 두터운 벽이라도 깰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소통 부재를 외치는 소리가 넘쳐난다. 사회 한 축이 단단히 탈 났다.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임기 반환점을 돌며 경제정책과 관련해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1순위 과제로 정했다. 19일에는 TV 생중계로 진행되는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쇼통’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공자는 ‘군자는 두루 어울리되 사사로이 무리 짓지 않고, 소인은 사사로이 무리 짓지만 두루 어울리지 못한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고 설파했다.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운 말이다. 대통령부터, 기초단체장까지 높은 분들은 국민 앞에 자주 ‘코빼기’를 내비치시라. 그래야 세상이 덜 시끄럽다.

탈대구 항공사에 ‘의리’ 외친 권영진 시장

19년 전인 지난 2000년 ‘삼성이 대구를 버렸다’는 대구시민들의 분노가 불꽃처럼 일었다. 삼성이 당시 성서공단에 있던 상용차 사업을 포기한 때문이다.한순간 지역 경제가 휘청했다. 삼성 불매운동과 규탄집회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반삼성’ 분위기가 극에 달했다.이에 앞서 1990년대 초반 삼성은 삼성자동차 입지로 대구가 아닌 부산을 선택해 대구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삼성은 자동차(승용차) 대신 규모가 작은 상용차(트럭)를 성서공단에 입주시켰다. 삼성은 자동차 사업을 한다는 명분으로 대구시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았지만 끝내 대구를 등졌다.악화된 대구와 삼성의 관계는 2010년 대구상의가 중심이 돼 개최한 이병철 회장 탄신 100주년 행사를 계기로 겨우 회복되기 시작했다.---“어려울 때 외면한 기업 똑똑히 기억해야”파장의 규모는 다르지만 비슷한 성격의 일이 또 일어났다. 지난 1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를 떠나려는 한 저가 항공사를 겨냥해 작심한 듯 쓴 소리를 뱉어냈다.권 시장은 이날 직원 조회에서 “대구공항이 한창 활성화 될 때 뻔질나게 찾아와 취항에 협조해 달라던 항공사 중에서 한일관계가 악화돼 승객이 줄자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노선을 철수해 버리는 의리없는 기업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시는 대구에 발을 못붙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몰염치한 기업에 던지는 일갈이다.이날 발언의 타깃은 에어부산이다. 에어부산은 그동안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 9개 중 8개 노선을 철수했다. 오는 17일 후쿠오카 노선을 중단하면 대구취항 국제선은 타이베이 노선 1개만 남게 된다. 단물만 빨아먹고 발을 뺀다는 ‘먹튀논란’이 사실이 되고 말았다.에어부산의 ‘탈대구’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에서 비롯됐다. 지역에서도 일본여행 자제운동이 불붙으면서 여행객이 급감했다. 일본행 여객기의 빈자리가 크게 늘어났다.이런 와중에 인천공항 국제선 노선이 없었던 에어부산은 최근 노선 확보에 성공했다. 대구에 투입하던 항공기를 인천으로 돌리기 위해 대구를 등진 것이다. 대구보다 인천 취항이 유리하다는 것이다.지난 2016년 에어부산이 대구에 취항한 뒤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던 대구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에어부산은 일본 삿포로, 후쿠오카, 중국 싼야 노선 등에 취항하며 발생한 적자를 대구시로부터 보조받았다.장삿속만 앞세우는 기업에 시민의 결기를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대구국제공항과 관련된 일이라면 시민 누구나 나서야 한다. 대구공항은 시민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권 시장이 이례적으로 에어부산을 강한 톤으로 규탄하고 나선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당장 에어부산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향후 일본의 경제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또 다른 항공사가 대구를 떠나려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선제적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시민통해 메시지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기업의 경영논리는 간명하다. 가장 큰 목적은 이윤추구다. 기업활동을 통해 이윤을 내고 이를 재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세금을 내 궁극적으로 지역과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권시장의 ‘사이다 발언’은 시원하다. 정치인의 발언으로는 최고다. 하지만 자치단체장의 발언으로는 적합한가 의문이다. 떠나려 마음먹은 기업에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사전에 지역진출 기업들이 토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살피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을까.대구시가 공항 활성화라는 과제에 매몰돼 사후관리는 뒷전인 채 유치에만 올인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에어부산을 규탄하는 발언은 시민이나 시민단체에서 나와야 한다. 현황을 공개하면 시민들이 자연스레 나섰을 것이다. 시장의 입에서 ‘의리’라는 감성적인 단어가 나오는 것은 조금 생경스럽다.대구는 기업유치를 지상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향후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이 경영이 어려워져 빠져 나가려 할 때 지방정부에서 앞장서 규탄하면 누가 기업하러 오겠는가.이번에는 특수한 사정이 있긴 했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반기업 정서는 시대정신에 맞지않고 지역발전에도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