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가족대책위와 지하철참사 대구지역시민단체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추모집회 참석자들은 촛불을 켠 채 한 사람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으며, 대구시와 지하철공사, 경찰의 엉터리 사후수습을 맹렬히 비난했다.
실종자가족들은 “대구시가 사건을 은폐·축소해 희생자들을 두 번 죽게 만들었다”며 “지금부터라도 정확한 사건 경위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국화꽃이 덮인 종이로 제작된 1079호, 1080호 전동차가 등장해 실종자가족들과 시민들이 울음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씨 부부는 당초 지난 22일 대구에서 새 앨범발매 기념 공연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이번 참사로 연기하고, 대신 추모곡을 만들어 발표, 숨진 이들의 넋을 기렸다.
추모곡은 ‘저 딸들과 아내들의 마지막 목소리 허공에서 맴돈다/ 휴대폰의 신호가 울면 또다시 무너지며/ 그 지하역 중앙로 차가운 거리로 망연히 배회한다’고 그날의 참상을 읊고는, ‘저 지옥의 연기가 대구의 하늘에서 천천히 걷히고/ (중략) / 남은 우리들 가슴에 다시 하얀 꽃을 새겼다’며 애도를 표했다.
임 호기자 tiger35@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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