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한국김치, `사스 나가있어`

최근 동남아와 중국을 휩쓸고 있는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예방에 한국의 전통음식 김치가 특효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내외에서 김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사스 환자가 다수 발생한 것에 비해 한국에서 사스가 힘을 못하는 것은 ‘김치 때문’이라는 해외 언론의 보도가 나간 뒤 중국의 한인식당에서는 김치 특수를 누리고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도 김치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국립보건원측은 이에 대해 확실히 증명된 바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부 의학자 및 관련 전문가들은 이것이 근거가 없는 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치의 숙성과정에서 발생하는 젖산균과 유산균, 마늘의 고유성분인 면역 억제성분이 한국인을 바이러스에 강한 체질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마늘을 비롯해 고추, 생강 등 대체로 매운 맛을 내는 김치의 성분들이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김치에 들어가는 양념들의 성분과 효과, 그 내용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마늘

‘드라큘라도 무찌른다’는 마늘은 각종 질병을 억제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오랜 기간 대체의약품으로 사용돼왔다.

마늘의 독특한 향을 내는 ‘알린’이라는 성분은 체내에 들어가면 ‘알리신’이 되면서 여러 가지 이로운 작용을 하게 된다. ‘알리신’은 다른 성분에선 찾기 어려운 몇 가지 특별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살균력과 항균작용이다. ‘알리신’은 12만배 희석한 액에서도 콜레라균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항균작용을 한다. 결핵의 치료약이 나오기 전에는 마늘의 ‘알리신’이 유일한 치료약이었을 정도이다. 특히 몇 해전 이스라엘의 한 연구소의 실험 결과 ‘알리신’이 감염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무력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미래의 항생제로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알리신의 이같은 살균, 항균 작용은 사스가 감기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임을 감안할 때 사스 예방에 직간접적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또 ‘알리신’은 지질, 당질, 단백질, 비타민 등과의 결합력이 탁월하다. 지질과 결합해(지질알리신) 비타민E와 유사한 역할(동맥경화예방, 미용효과 등)을 한다. 비타민B1과 결합해 알리티아민이 돼 체내에서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세포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며 피로회복, 식욕증진 등의 작용을 한다.

마늘은 특히 암예방에서부터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혈압을 낮추는 등 갖가지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식품이다.

러시아에서 마늘 추출물을 사용해 사람의 종양 치료에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수많은 동물실험을 통해 생마늘이 암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또 마늘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고 혈관내에서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작용을 하므로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에도 효과가 있다.

◇고추

김치의 중요 향신료로 쓰이는 고추는 더위와 추위에 견디는 힘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타민A와 C가 많이 포함돼 있는데, 고추 중의 비타민C는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때문에 쉽게 산화되지 않아 조리하는 동안에도 손실이 적다.

‘캡사이신’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살균작용을 해 우리 몸에서 유해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또 젖산균의 발육을 촉진하고 잡균의 발육을 억제한다. 이 젖산의 작용으로 김치 맛이 산뜻해지며 인체에 해로운 병원균도 사멸된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또한 젓갈 등의 생선 비린내를 없애며 지방의 산화를 방지해 비만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고추의 비타민A는 호흡기 계통의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증진시켜, 암발생을 억제하고, 질병의 회복을 빠르게 한다.

고추는 이 같은 효능으로 인해 한방에선 발한, 식욕촉진, 건위제, 회충, 요충의 구충제약으로 이용되며 양방에선 신경통, 류머티스 기관지염의 카피콜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양파

양파는 살균 작용과 해독 작용 등이 뛰어나 서구에서는 예부터 가장 두려웠던 전염병인 결핵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양파를 많이 섭취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육류를 많이 소비하는 유럽인들은 양파와 함께 요리를 함으로써 육류의 부패를 막기도 했다.

양파는 체내에서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시킴으로써 신진대사를 높여 피로회복과 스테미나를 증진시켜준다. 양파에 들어있는 ‘페쿠친’이라는 물질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해주기 때문에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증, 당뇨병 등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양파는 우리 장(腸)내에서 스펀지와 같은 기능을 해 과다한 양분의 흡수를 막아주며 유해물질까지 흡착, 배설시켜 몸 속을 깨끗하게 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살균과 살충 효과가 있어 대장균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을 비롯한 병원균의 침입을 막는다.

감기와 관련해서는 목이나 폐의 기도에 달라붙은 불필요한 점액들을 몸밖으로 제거함으로써 감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 폐렴증세를 누그러뜨리고 가래를 없애주기 때문에 기침과 감기약으로 쓰였다.

◇생강

생강은 감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코가 막히고 두통이 나며 열이 있을 때 생강을 마시면 땀을 내고 가래를 삭히는 작용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생강이 담을 없애고 기를 내리며 구토를 그치게 하고 풍한과 종기를 제거함과 동시에 천식을 다스린다고 했다.

생강의 방향신미성분은 혈액순환과 체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오래 전부터 한방에서는 생강을 발한 해열약, 혈행장해, 감기풍한 등에 이용해왔음을 알 수 있다.

감기로 인한 발열에 혈액 순환과 체온을 증강시켜 땀이 나게 하며, 속을 따뜻하게 해주므로 복통, 설사, 곽란 등에 달여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본다. 민간요법에서는 감기와 기침에는 생강즙 반홉에 꿀을 한 숟갈 넣고 데워서 매일 5회 정도 복용하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생강은 또,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효과를 강력하게 억제하고 멀미를 예방하고 혈액의 점도를 낮추며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날 생강과 가공한 생강은 모두 통증을 진정시키고 구토를 예방하며 위산과다를 바로잡고 혈압을 낮추며 심장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생강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에 대해 살균, 항균 작용이 있다. 생강의 맵싸한 성분은 진저롤과 쇼가올이 주성분이며, 향기 성분은 여러 가지 정유 성분인데 이 정유들이 매운 성분과 어울려 티푸스균이나 콜레라균 등 세균에 대한 살균력을 나타낸다.

손현정기자 shj@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