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며 관련 업계의 겨울철 특수가 실종되거나 화재 발생이 줄어드는 등 겨울철에 나타나는 일반 현상들이 사라지고 있다. 스키장과 눈썰매장의 개장 일자가 늦춰지는 가 하면 추운 날씨만 손꼽아 기다리던 난방용품 제조업계는 겨울철 장사에 죽을 쑤며 울상을 짓고 있다.

대구 우방타워랜드는 당초 지난 12일 눈썰매장을 개장키로 계획했으나 최근 영상의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며 개장일을 일주일 가량 늦추기로 결정했다.

계속된 경기 침체에다 이상 고온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전국의 스키장들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

전국의 대다수 스키장들이 개장일을 예년보다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일주일 가량 늦춰 개장했으며 무주리조트의 경우에는 10일 예정된 개장을 또 다시 연기했다.

당초 4일 개장키로 한 무주리조트는 이상고온으로 개장을 한차례 연기했으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지 않아 결국 개장시기를 이달 중순이나 하순쯤으로 늦추기로 결정했다.

추운 날씨에 반짝 특수를 기대했던 대형 백화점과 유통업체의 난방용품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매장이 썰렁한 상태다.

대구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에다 날씨까지 겹치며 겨울철 가전 제품은 물론 방한복과 같은 겨울철 의류 등 겨울관련 제품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며 “아예 찾는 고객 자체가 뜸해 관련 매장들은 오히려 찬바람이 불 지경”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맘때면 겨울철 자동차 점검으로 북적이던 지역 카센터에도 올해에는 썰렁한 모습이다.

대구 수성구에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진희씨는 “예전같으면 부동액과 밧데리 등 추운 날씨를 대비해 차량 점검하려는 손님이 많았지만 올해는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겨울철 특수를 노린 관련 업계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난방기 사용의 감소 등으로 각종 화재사고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지역의 화재 발생은 모두 77건이었으나 난방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는 단 한건도 없었다.

특히 11월 발생한 전체 화재 건수도 지난해 87건, 2002년 115건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따뜻한 날씨로 전반적인 화재 발생 건수도 다소 준 것으로 분석됐다.

황재경기자 yello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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