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대경산업 임성문 대표

환경이 곧 경제가 되는 시대가 됐다.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확대되면서 기업 제품에도 ‘친환경’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의미지만 ‘친환경’이란 말이 사용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문경지역 중소기업인 (주)대경산업이 제품에 일찌감치 ‘친환경’의 개념을 담아내기 시작한 건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대경산업은 문경시 마성면 마성산업단지에 있는 상•하수도관 전문 생산업체다. 대경산업은 제품의 생산과 수송, 유통, 사용, 폐기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배출량을 제공하는 녹색경영을 실천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오염물질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라는 현실을 감안한 제품개발로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은 중소기업이 문경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무엇보다 기술개발과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립 14년을 맞는 대경산업은 최고의 파이프 기술력과 현장 노하우를 두루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경부, ‘부품소재 신뢰성 인증’기업

대경산업은 최초의 영•호남 합작회사로 설립됐다. 당시 오•폐수시설 시공사인 경남환경을 운영하던 임성문 대표와 전남 순천에서 폴리에틸렌 하수관을 생산하던 스트롱케미칼의 김종원 대표가 각각 10억원씩을 투자했다.

이들이 세운 합작회사는 1999년 9월부터 문경시 마성논공단지 8천700여㎡ 부지에서 폴리에틸렌 하수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 파이프 업계 사이에서 신생 기업이 자리를 잡기는 쉽지만은 않았다. 단순파이프 생산에 머물렀던 대경산업은 한동안 적자경영에 시달렸다. 결국 2002년 창업 당시 판매를 맡고 있던 임성문 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주변에서 더 이상 새로운 투자가치가 없지 않으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회사를 인수한 임 대표는 먼저 직원들을 불러모았다. 그는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회사를 함께 살리자고 설득했다. 뜻밖에 직원들은 흔
쾌히 임 대표에게 믿음을 실어줬다. 자진해서 임금의 10%를 삭감하기로 한 것. 하지만 임 대표의 주문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직원들에게 적어도 한 달에 한가지 씩은 신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오라고 요구했다. 매달 공모를 통해 특허로 연결되는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에게는 특별승진을 시키거나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돌파구를 ‘기술력’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외부 연구기관과의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총매출의 5%를 연구개발에 사용하며 ‘자체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은 대경산업을 배반하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 2000년 하수도관 연결 때 이음매 부분에서 물이 새거나 충격에 약한 점을 보완한 반영구적 폴리에틸렌 다중벽 구조관을 개발하면서 대경산업의 매출은 급신장했다. 또 2002년에는 관과 관 사이를 연결하는 소켓에 해당하는 PE다층형 SF(Socket Flange)하수관을 개발, 국내는 물론 네팔과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까지 폭을 넓혔다.

대경산업이 2013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산업재산권은 발명특허 14건(등록 13건, 출원 1건), 실용신안 9건(등록 8건, 출원 1건), 디자인 6건, 상표서비스 2건을 합해 모두 31건이다.

연매출액은 39억원이고, 종업원은 22명이다. 임 대표는 “창조, 도전, 협동의 세 가지를 대경산업의 지표로 정했다”며 “새로운 기술의 전환이 경영의 핵심이며 중소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뛰어난 기술력” 이라고 말했다.

대경산업이 생산한 파이프는 지난 2008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매설 후 내구성 유지기간이 ‘50년 보장’이라는 ‘부품소재 신뢰성 인증서’를 획득했다. 2008년에는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조달청에서 수여하는 ‘조달물품 품질향상 우수기업 표창’의 영광을 안았다.

◆자연•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가치 창조

▲ (주)대경산업은 문경시 마성면 마성산업단지에 있는 상•하수도관 전문 생산업체다.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맞은 이 업체는 일찌감치 ‘친환경’의 개념을 담아 최고의 기술력과 현장 노하우를 두루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진은 공장 전경(위)과 내부 설비 모습.
▲ (주)대경산업은 문경시 마성면 마성산업단지에 있는 상•하수도관 전문 생산업체다.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맞은 이 업체는 일찌감치 ‘친환경’의 개념을 담아 최고의 기술력과 현장 노하우를 두루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진은 공장 전경(위)과 내부 설비 모습.

“환경보전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특히 21세기는 깨끗하고 잘 보전된 자연환경이 경쟁력입니다” 대경산업 임성문 대표(회장)의 기업이념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가치창조’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우리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쓰고 있는 것” 이라고 했다.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상•하수도
관에 자연친화적 생각이 반영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가 지난 1999년 설립한 대경산업은 상•하수도관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상•하수도관은 안전하면서도 견고하다. 대경산업이 만든 구조형 폴리에틸렌 파이프는 지난 2008년 지식경제부로부터 업계 최초로 ‘50년 이상’이라는 부품소재 인증서를 획득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상•하수도관은 수돗물과 오•폐수를 실어나르고 대지, 도로, 논, 밭, 임야, 대기 등으로부터 비점 오염원의 유입과 유출을 막는다. 무엇보다 이 제품에는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물을 아끼고 보존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일찌감치 자연을 생각하며 자연친화적 제품을 만들어온 임 대표의 생각이 또 다른 경쟁력을 만들어낸 셈이다.
하지만 대경산업이 문경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자기혁신을 빼놓을 수 없다. 임대표는 창조정신, 도전, 협동이라는 대경산업의 3대 기업지표를 소개했다.

대경산업은 최근 네팔과 베트남 등 동남 아시아로 경제교류를 확대하며 각종 관련부품 수출과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임성문 대표는 “3세대 상•하수도관 개발 등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부피가 큰 하수관 파이프를 줄여 현지에서 맞춤형 설비를 하는 방식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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