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한국신호공사 김덕수 대표

▲ 김덕수 대표가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13’에 참가해 관람객에게 ‘횡단보도 조명표지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덕수 대표가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13’에 참가해 관람객에게 ‘횡단보도 조명표지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횡단보도 교통사고 제로(zero)에 도전장을 던진 업체가 있다.
신개념의 교통표지판을 개발한 한국신호공사가 그 주인공이다. 영남 유일의 도로ㆍ교통시설물 제조 및 설치업체다.
이 업체 김덕수(57) 대표는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친환경기업으로, 다년간의 현장경험을 교통시설물 및 고효율 LED 교통표지판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기술 개발을 통해 OECD 국가 중 횡단보도 교통사고율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횡단보도 사고 제로에 도전하는 인간존중, 시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새로운 교통표지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신호공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교통안전 관련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매년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미끄럼방지 특허, 신호등 철주 관련 특허 등 기술특허 12건, 디자인등록 5건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제품에 대한 추가 특허도 여러 건이 출원 중이다. 한국신호공사의 핵심작인 ‘횡단보도 조명표지판’의 경우 기술특허 2건과 디자인등록 2건에 이어 관련 특허 2건을 추가로 출원한 기술집약 상품이다.
김덕수 대표는 김천시 탁구협회장을 맡는 등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불우이웃 돕기 등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데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횡단보도 조명표지판’

한국신호공사가 개발한 ‘횡단보도 조명표지판’은 지난 9월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열린 ‘2013년 대한민국 우수디자인(GD)상품 공모전’에서 대상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횡단보도 조명표지판은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디자인코리아 2013’에 주요 품목으로 전시돼 관람객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제품은 한국관에 전시된 제품 가운데 대기업의 주요 전자제품들을 제치고 강운태 광주시장을 비롯한 많은 관람객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 계획된 많은 전시회에 출품 요청도 받았다.
무엇보다 국내외에서 출품된 유수의 대기업 제품 2만여점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부여되면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지금까지의 전례로 볼 때 이러한 전시회에서는 기술력과 경쟁력이 뛰어난 대기업군에서 독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인적자원이 부족한 지방의 작은 기업이 수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신호공사의 기술력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횡단보도 조명표지판은 일출, 일몰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표지판과 투광등이 점등해 횡단보도 전체를 일정한 조도로 투시하며, 교차로 가로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설치해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에 따라 사고 위험이 큰 야간 보행자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 안전한 횡단보도 만들기

이 표지판은 시도ㆍ국도ㆍ지방도에 횡단보도 보행자가 있지만 어두워 사고시 식별이 불가능한 곳, 도로 어린이 보호구역 교차로, 가로등이 없거나 인명과 횡단보도 사고가 잦은 곳, 방범활동 및 지시표시가 필요한 곳에 설치할 경우 사고의 시시비비를 가려줄 수 있다. 야간운전시 200m 전방에서 횡단보도 및 표지판 식별이 가능하고 눈부심이 없어 운전자의 시야를 자극하지 않으며, 반영구적인 수명을 자랑한다.
특히, LED투광등은 LED열을 방출하는 특수열전도 플라스틱 제품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경량화와 생산성을 극대화했으며, 지역 최초로 A/C구동 방식을 채택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기존 나트륨 투광등과 비교해 80% 이상의 전력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최적화된 배광설계로 디자인한 광학기술을 적용해 역삼각형 투시력으로 반사광을 제거,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전방 200m에서도 횡단보도 지점이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게 한다. 이뿐만 아니라 눈ㆍ비ㆍ안개 같은 악천후에서도 식별이 탁월해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의 안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신호공사의 횡단보도 조명표지판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는 것은 부착된 카메라의 48시간 풀 저장에 있다. 교통사고 발생시 지금까지 흔히 목격됐던 운전자간 다툼의 소지를 없애는 것은 물론 교통사고 조사 경찰관들의 업무를 가볍게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카메라는 도로영상을 상시 저장하며 교통상황을 재생하고 기타 다양한 정보 수집은 물론 방범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농촌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각종 범죄 해결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다.
4년여에 걸쳐 3억여원을 투자해 개발한 이 제품이 대기업을 제치고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배경은 뛰어난 디자인과 함께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장애인과 어린이, 노약자 등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교통신호기와의 특별한 인연

김 대표는 지난 1995년 고향인 김천에 한국신호공사를 설립했다. 평화동에 사무실과 작업장을 임대해 사용하다가 2000년 인근 부지를 매입, 사옥과 공장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교통관련 제품 개발에 나섰다.
어릴 적부터 손재주가 뛰어나 비행기를 만들 정도의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등 칭찬을 한몸에 받고 자랐다.
군 복무를 마치고 기술연마를 위해 무작정 상경한 그는 동아제약에 입사, 영업부에 근무하면서 서울시 종로구 세운상가를 담당했다. 당시 김 대표는 세운상가를 하루 몇 번씩 오가며 많은 공구상들의 각종 각종 기계, 설비 제조기술을 눈여겨보며 자신의 회사 설립을 꿈꿨다. 타고난 입담과 사교력으로 2년 만에 큰 인맥을 형성하자, 컴퓨터 제조회사인 한국퍼스컴에 영업부장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각종 컴퓨터 관련 자동제어기를 생산하던 이 회사에서 교통신호기를 생산하기 시작하자 2~3년 동안 교통신호기 개발에 매달렸다. 마침내 교통신호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세운상가에서 그의 이름 석자를 널리 알렸다.
김 대표는 28세의 젊은 나이에 그동안 모은 수백만원으로 세운상가에서 제일컴퓨터 엔지니어 회사를 설립, 직원 3명과 함께 본격적인 교통신호기 개발 및 생산에 뛰어들었다. 고향인 김천을 비롯한 경북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판로를 개척해 교통신호기 제조, 신화에 도전했다.
김 대표는 자사의 제품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후 경북지역은 물론 영남지역에 교통신호기 생산업체가 단 한 곳도 없음에 따라 고향인 김천에서의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한국신호공사의 성공신화

김 대표는 교통신호등과 도로표지판, 도로표지병(도로반사채)을 생산해 설치하는 회사를 설립해 전문회사로 발전시켜나갔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유연한 기업운영과 조직혁신을 통해 역량을 축적하며 사세를 확장시켜 나갔다.
김 대표는 지속적인 기술혁신으로 지난 2007년 중소기업청에 각종 교통시설물 직접생산업 인정업체로 등록됐고,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에너지 절약형으로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조달청에 납품, 전국 자치단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시대 변화에 대응해 개발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불황 속에서도 품질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숙련된 기술인력 확보를 통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한국신호공사의 성공신화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교통표지판 철주 개발과 초절전형 LED 교통신호등을 개발해 각각 특허를 획득하면서부터다. 폭풍 등 악천후로 철주가 부러지면서 대형사로고 이어지는 사례가 잦자 피해 예방을 위해 산학협력을 통해 2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부러지지 않는 철주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또 기존에 설치된 교통신호등에 비해 에너지를 70% 이상 절약할 수 있는 LED 신호등 개발로 자치단체의 예산을 절감하는데 앞장섰다.
이 밖에도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도로변에 설치되는 펜스에 대해서도 지역 특성에 걸맞은 디자인 펜스를 고안해 의장등록을 했다. 어린이 보호구역과 인적이 드물고 차량통행이 적어 방심으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농촌지역 횡단보도에 적합한 횡단보도 신호조명등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데는 김 대표와 직원 12명의 노력도 한 부분을 차지해왔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희용 기자 ahyon@idaegu.com

“횡단보도 사고 OECD 1위

사명감으로 제품 개발 나서”

김덕수 한국신호공사 대표

▲ 횡단보도 교통사고 제로에 도전하며 새로운 교통표지판 문화를 만들어가는 한국신호공사 김덕수 대표. 교통안전 관련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 횡단보도 교통사고 제로에 도전하며 새로운 교통표지판 문화를 만들어가는 한국신호공사 김덕수 대표. 교통안전 관련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살인이나 강도, 성범죄 등이 발생하면 전국이 떠들썩합니다. 그러나 교통사고는 이보다 발생 건수가 수십 배에 이르고 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답답하게 생각해 교통사고를 조금이라도 줄여 사회적 낭비를 줄여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적지않은 기간 교통안전 관련 업계에 종사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횡단보도 교통사고가 OECD 국가 중 1위라는 사실 앞에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며 “이는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활성화 방안과 관련, “작은 기업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우리나라 여건상 어려움이 너무 많다”며 연구개발과제, 특허지원, 팸플릿 제작, 국내외 전시 지원 등의 제도가 활성화돼 있지만 소기업에서 이러한 지원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우수한 기술과 높은 경쟁력의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중소기업이 겪는 공통된 현상인 대중화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에 대해서는 상용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희용 기자 ahy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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