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구 모노레일이 달린다

▲ 도시철도 3호선 자투리땅에 조성된 쌈지공원.
▲ 도시철도 3호선 자투리땅에 조성된 쌈지공원.

도시철도는 도심의 ‘디자이너’이자 ‘비타민’ 역할을 한다. 별 볼일 없던 상가와 주택에 생명을 불어넣고, 칙칙한 공단을 깔끔하고, 세련되게 바꾼다. 그래서 숨죽였던 도시는 활력을 찾는다. 도시철도의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도심의 지도를 바꿀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공사가 서서히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내년 6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3량 1편성(정원 265명)으로 구성된 도시철도가 매일 4~6분 간격으로 24㎞구간을 왕복하면서 바꿔놓을 유·무형의 변화는 오랫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대구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안전과 경관, 수요 문제를 살펴보자.

◆ 안전이 최우선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안전한가?’이다.
현재 운행 중에 있는 지하철차량은 열차를 운전하는 승무원이 필요하지만 대구 도시철도 3호선에 도입되는 모노레일 차량은 최첨단장치를 탑재해 승무원이 없는 자동운전방식으로 운영된다.
자동운전이 가능한 이유는 선로정보(역 위치, 구배, 곡선 등)가 입력된 자동열차운전장치(ATO)를 탑재함으로써 종합사령실에서 운행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승객의 안내와 질서유지 그리고 비상시 탈출과 장비 조작을 위해 운전조작이 가능한 안전요원을 탑승시켜 기관사보다 더 완벽한 승객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이 대구시의 계획이다.
국내외 자동운전 사례를 보면 경전철은 부산4호선, 김해, 의정부, 용인 등이며, 영업시운전 중인 인천자기부상열차, 서울 지하철 신분당선도 자동운전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노레일은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14여개국 46개 노선에서 50년간 운행, 인명의 사고가 없는 안전이 검증된 시스템이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타 도시의 운행 사고는 시스템 미정착으로 발생된 것과 도시철도 3호선과는 다른 구조물의 슬라브 형태로 인한 운행중단 사고였다”며 “도시철도 3호선은 첨단 자동운전 장비 탑재로 계획된 프로그램에 의해 작동되는 완벽한 시스템으로 유인운전보다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전대책은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30개 전 역사에 설치된 스크린 도어와 차량 출입문의 열고 닫힘은 상호 연계작동을 하도록 돼 있다.
차량 화재발생시 승객대피에 우선해 자체에서 소화되는 고압자동분사 시스템이 도입됐다. 일반·유류·전기 화재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데, 이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국내 최초다.
또 비상문과 건넘판을 이용해 건너편 차량으로의 대피도 가능하며, 차량에서 지상으로 대피가 가능한 스파이럴슈터(Spiral Shooter)도 1편성 당 4개소가 설치됐다.

◆ 단점을 장점으로…경관을 바꿔라

당초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은 도심 경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도심 미관이 달라지고 있다. 교각에는 디자인이, 전주는 땅속으로, 또 도로는 확장됐고, 자투리땅에는 쌈지공원이 조성됐다.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지상고가로 건설되는 모노레일 이용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선 주변 옥상에 채소원, 플라워정원, 소담정원(채소원+플라워정원), 잔디정원, 휴(休)정원 등 5가지 유형의 하늘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잘만 가꾼다면 관광명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와 함께 3호선 주변의 노후지붕개량, 옥상의 녹화사업, 적치물정비, 물탱크정비, 도색, 간판정비사업 등도 함께 시행되고 있다.
모노레일을 떠받치는 525개의 교각은 유명인들의 사인, 사진, 그래픽 등으로 새롭게 디자인된다. 더이상 육중함과 무미건조한 도심 흉물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으로 승화중이다.
이외에도 도시철도 3호선 노선 중 도로 폭이 가장 협소한 달성로 구간(달성네거리~신남네거리~계명네거리)은 기존 도로 폭을 25m에서 30m로 넓혀 교통혼잡과 미관을 한꺼번에 해결했다.
안용모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달성로 주변 미관이 획기적으로 변화되고, 교통 혼잡해소는 물론 주변지역의 침체된 상권 활성화와 공동주택 재개발 사업 등의 촉매제 역할을 함으로써 상업·문화 중심지로 탈바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요는 ‘안정적’

도시철도는 미래를 위한 사회기반시설이기도 하지만 당장의 수요도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다면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대구시는 ‘안정적’이라고 답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에 따르면 기존 도시철도 하루 수송인원은 1호선 18만명, 2호선은 16만명에 이른다. 연간 수송수요는 5% 정도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3호선이 운행되면 하루 15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연간 62억원 정도 수익이 예상된다.
수익(운송수익과 부대사업)은 385억원, 지출(인건비, 유지보수 및 운영비)은 323억원으로 추산됐다.
2011년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용역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교통연구원은 15만3천명, 감사원 감사때에는 15만9천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예상치에 불과하지만 일단은 합격점이라는 것.
대구시는 도시철도 3호선의 운영상 손익분기점을 12만6천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흑자 산출이 나온 것은 도시철도 3호선이 기존 지하철에 비해 건설비는 1/2로, 운영비는 1/4로 줄였기 때문이다.
대구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경전철은 도시외곽을 돌지만 대구의 경우 교통수요가 많은 칠곡과 범물동을 운행하기에 수요는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김해, 용인, 의정부 경전철의 경우 예측수요에 비해 실제 이용객이 적었다”며 “대구의 경우도 추정치와 실제 이용객수가 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용태 기자 yyt@idaegu.com

안용모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

“도시철도 3호선

도심 흉물아닌

새로운 명물”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대구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안용모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도시철도 3호선은 안전, 경관, 수요 등의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 특히 경관 부문에서는 도시철도가 더 이상 도심의 흉물이 아니라 명물로 새롭게 탄생할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안 본부장은 지하보다는 지상이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지상으로 운행되는 도시철도 3호선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거나 멈춰 섰을 경우 고가사다리 또는 소방차 출동으로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다는 것.
경관도 많이 바뀐다. 여기저기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기존의 전주와 가공선이 모두 지하로 매설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로수의 멋진 수형들이 되살아나면서 명물거리가 속속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로가 확장된 달성로의 경우 자투리땅에 쌈지공원이 조성됨으로써 도심미관이 되살아난 것은 자랑거리다.
예상대로라면 하루 15만3천명~15만9천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여 흑자운영이 가능하다는 것.
안 본부장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되면 칠곡, 지산, 범물지역은 물론 노선주변의 개발이 빨라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역세권 주변의 유동인구 증가로 침체된 상권이 활성화되는 등 도시 전체의 활력이 넘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용태 기자 yyt@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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