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끝> 대구문화의 새출발 ②

▲ (왼쪽부터)오는 10월말 문을 여는 대구문학관의 조감도. 대구문학관의 콘텐츠로 활용될 문인들의 희귀자료인 1920년대 동인지인 ‘금성3호’에 실린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 원문과 천재 화가 이인성이 그린 표지판화(악보집 ‘물새발자옥’).
▲ (왼쪽부터)오는 10월말 문을 여는 대구문학관의 조감도. 대구문학관의 콘텐츠로 활용될 문인들의 희귀자료인 1920년대 동인지인 ‘금성3호’에 실린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 원문과 천재 화가 이인성이 그린 표지판화(악보집 ‘물새발자옥’).


◆지역 문인들의 숙원 ‘대구문학관’

대구는 옛날부터 문향의 도시로 꼽히며 이상화ㆍ현진건 등 걸출한 문인들을 수없이 배출해왔다. 한국전쟁 당시엔 서울의 문인과 예술인들이 대구로 피란을 내려와 창작 활동을 하며 향토예술의 전성기를 이뤘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만큼 대구문학관 조성사업은 지역 문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 대구문학관이 중구 향촌동 옛 상업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해 건평 3천348㎡, 지하 1층ㆍ지상 4층 규모로 오는 10월말 문을 연다.
대구문학관에는 지역출신으로 한국근대문학사에 큰 역할을 한 이상화, 이장희, 현진건 작가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명예의 전당’과 백기만 등 향토문화의 씨를 뿌린 작가들을 소개하는 ‘대구문학 아카이브 씨뿌린 사람들’이 선보인다.
특히 ‘대구문학 아카이브 씨뿌린 사람들’에서는 우리나라에 근대문학이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1920~1960년대 대구ㆍ경북지역 문인들을 다채롭게 소개, 지역의 문단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현재 대구문학관의 콘텐츠로 활용될 문인들의 희귀자료는 총 1만5천여점이 수집된 상태다. 이 중에는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발표된 개벽70호(1926.6), 백기만의 소개로 동인활동을 시작한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다’, ‘실바람 지나간 뒤’, ‘불노이’ 등이 수록된 금성 3호(1925.5), 한국 최초 창작시조집인 최남선의 백팔번뇌(1926) 등이 있다.
또한 다양한 볼거리, 체험시설 등도 갖추고 있다. 영상관, 체험관, 동화구연방, 동화감상방, 문학서재 등을 운영하고 기획전시 및 이벤트가 가능한 쇼케이스 전시실, 문인들이 회의 및 토론 등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 등도 구비돼 있다.
한편 대구문학관을 위탁 운영하는 대구문화재단은 대구문학관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2020년까지 3단계에 걸친 중기발전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까지의 1단계 구축기에는 지역문인협회 및 대구시, 문화체육관광부, 대구교육청 등과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한다. 2단계 성장기(2016~2017)에는 협력네트워크 활용, 국비 및 예산 확보를 통한 희귀자료 수집으로 콘텐츠 확충 등에 나선다. 3단계 안정기(2018~2020)에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10대 문학관 진입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구문학관 발전을 위한 사업을 4개 분야로 나눠 14개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구체적 프로그램은 △참여를 통한 지역문학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관장제 도입ㆍ대구문학포럼 구성 △현장체감형 문학지원제도를 실현하기 위한 유망작가육성프로그램 추진ㆍ대구문학인통합지원체계 구축ㆍ대구문학비평상 제정 등이다.
대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차별화된 문학관 운영을 통해 문향의 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수준 높은 문화활동을 촉진해 대구문학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대구시민회관’

▲ 대구시민회관은 지난 11~12일 양일간 야외광장에서 빅밴드 볼케이노의 무료 콘서트를 비롯해 마임, 아트 퍼포먼스, 벼룩시장, 체험행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쳤다.
▲ 대구시민회관은 지난 11~12일 양일간 야외광장에서 빅밴드 볼케이노의 무료 콘서트를 비롯해 마임, 아트 퍼포먼스, 벼룩시장, 체험행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쳤다.

1975년 건립된 대구시민회관은 4년여에 걸친 증ㆍ개축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10월30일 준공했다.
559억원이 투입된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였던 대구시민회관은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의 콘서트 전문홀로 탈바꿈했다. 1천618석이었던 대공연장은 객석 사이를 넓혀 1천284석으로 좌석수를 줄였으며 최고의 음향을 선보이기 위해 직사각형의 슈박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또 248석 규모의 소공연장과 전시실, 휴식 공간이 함께 들어섰다.
이후 대구시민회관은 다양한 클래식의 선율을 들려주며 시민들의 열린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선 재개관을 기념해 지난해 11월29일부터 올해 1월25일까지 두달 동안 개최된 ‘아시아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1만7천187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평균 좌석판매율은 95%, 실입장관객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첫문을 연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재개관 기념 공연과 도쿄필하모닉, 중국국가교향악단, 인천시향과 KBS교향악단, 울산시향 등 6개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 중 3회는 워낙 표를 찾는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무대 뒤편 합창석까지 추가 오픈해야 했다. 경북도향과 광주시향, 대전시향 등의 공연도 88~95%라는 비교적 높은 티켓 판매율을 보였다.
소극장 무대인 ‘챔버홀’에서 열린 대구아티스트 시리즈 역시 18회 공연 중 11회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입장관객 점유율이 111.5%나 됐다.
이후에도 관람이 힘든 미취학아동에서부터 제대로 된 여가생활을 접하기 어려운 실버세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고전에서 현대음악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폭넓고 깊이 있는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7월말까지 2개 공연장(그랜드 콘서트홀ㆍ챔버홀)에서 121건의 공연이 올려졌다. 이들 공연의 좌석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특히 대구시민회관의 자체 기획 공연인 ‘명연주자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피아니스트 윤홍천ㆍ피터 오프차로프ㆍ조재혁이 출연하는 ‘더 그랑 피아노’, ‘조수미의 리사이틀’, ‘송영훈과 첼리스트’, ’정경화 리사이틀’는 대부분 100%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침체된 도심 주변의 활력을 불어 넣기위해 공연장 밖 넓은 광장을 이용한 ‘광장 콘서트’도 100%의 좌석 점유율을 보였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클래식 공연이 저녁에 집중돼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관객들을 위한 ‘11시 콘서트’, 천원으로 고품격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천원의 행복’, 미래관객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현대음악 기획 프로그램, 실버 오케스트라, 가족음악회, 국제 교류를 위한 세계합창페스티벌 등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올 하반기에도 명지휘자 시리즈 등 다양한 기획공연들이 이어진다. 오는 9월26일 차세대 음악가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휘자 ‘카렐 마크시숑’이 ‘독일방송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하며, 11월에는 국내 클래식 애호가들과도 친숙한 음악거장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가 지휘하는 ‘모스크바방송오케스트라’가 대구를 찾는다.
배선주 관장은 “대구시민회관이 아시아의 공연 중심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와의 MOU체결에 힘쓸 것”이라며 “관객들에게는 누구나 망설임 없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연주자들에게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꿈의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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