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공터에서 이웃 정 가꿔요”

발행일 2014-10-03 0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동구 행복나눔텃밭

2일 오전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 있는 행복나눔텃밭에서 도시민과 인근 주민들이 모여 상추 등의 채소를 심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 7월 쓰레기 등으로 방치돼 있던 빈 공터에 행복나눔텃밭을 조성했다.


쓰레기 더미가 쌓여 도심 흉물로만 방치됐던 대구시 동구 불로동의 빈 공터가 동구청의 손길을 거쳐 농작물을 가꿀 수 있는 텃밭으로 변신했다.

특히 도심활성화는 물론 인근 어르신에게는 소일거리 제공을 통한 노인성 질환 예방과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교육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어 시민 발길이 연일 이어지는 등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동구청 환경자원과는 3년 전부터 불로동과 방촌동, 신암동 등 쓰레기 집중투기 지역을 활용해 화단과 텃밭조성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중 동구 불로동 8ㆍ14ㆍ23-12번지 인근은 비행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 이주로 폐ㆍ공가가 많은데다, 빈 공터에 쓰레기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 도심흉물로 자리 잡았었다.

구청에서는 지난 7월 4천215㎡ 규모의 빈 공터에 지하수, 화장실, 쉼터 등 기반시설이 돼 있는 행복나눔텃밭을 조성했다.

도심흉물이었던 곳을 각종 채소를 가꾸는 생산의 공간과 조, 수수, 목화, 메밀, 오크라 등을 식물성장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학습공간으로 재창조한 것.

텃밭 조성사업 덕분에 고령의 나이에도 홀로 적적한 날들을 보내던 인근에 거주하는 홀몸 어르신들이 작물재배 등의 소일거리를 통해 이웃과 소통하고 신체기능을 향상시키며 정서함양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지역 주민들은 텃밭을 방문해 함께 작물을 재배하면서 닫혀 있던 대화의 문도 열고, 정보를 교류하는 등 소통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외부인의 유입으로 도심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텃밭은 어르신과 주민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다양한 학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아이들은 텃밭을 가꾸면서 식물이 물과 거름을 통해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직접 흙을 일구고 작물을 길러 봄으로 땀의 의미와 수확의 기쁨을 깨달아 음식에 대한 소중함도 알게 된다.

이 때문에 인근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의 현장 체험공간으로 불로동의 행복나눔텃밭을 자주 찾고 있다는 것.

동구청에서는 텃밭 이용객이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제공에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다.

동구청 오재섭 환경자원과장은 “시민들이 몸만 와서 텃밭을 일구고 주민과 소통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농기구가 없는 도시민을 위해서 손수레와 물조리, 삽 등의 농기구를 공용으로 갖춰 놨다”며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텃밭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것 같다. 앞으로도 지역 내 유휴지 등을 활용해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진 기자 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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