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동성로 축제

▲ 제25회 동성로축제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모디 콘서트’와 실용음악학원들이 참여하는 ‘천지삐까리 콘서트’ 등이 열려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 제25회 동성로축제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모디 콘서트’와 실용음악학원들이 참여하는 ‘천지삐까리 콘서트’ 등이 열려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동성로 축제는 1990년 제1회 행사를 시작해 문화와 예술 전통을 계승ㆍ발전시키는 품위 있는 민간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2008년과 2009년에는 2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 대상(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이 상은 특화된 프로그램과 우수한 콘텐츠로 대한민국 축제문화를 선도하는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내에서 개최되는 우수한 축제를 선정해 널리 알리고 더 개선된 축제로 승화시키는 데 취지를 두고 있다.
도심상권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작한 동성로 축제를 민간주도 축제로 승화시킨 것과 동성로를 다양한 문화의 집합체로 끌어올렸다는 데에서 큰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해마다 진화하는 축제

올해 25년째 동성로 축제가 개최됐다. 한회를 거칠 때마다 발전 계승돼 온 동성로 축제는 이제는 당연한 대구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동성로 축제는 1990년 10월8일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5월이면 사흘 동안 제1(대구백화점 앞), 제2(중앙치안센터 앞), 제3(대우빌딩 앞)무대와 제일은행 앞, 한일극장, 중앙치안센터, 시계탑까지 이어진 수십여개의 부스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다만 올해는 다양한 사건ㆍ사고 등으로 10월로 미뤄져 개최됐다.
문화와 예술이 있고 교육과 경제가 있는 동성로 축제는 대구 시민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문화행사다.
동성로 축제는 올해 25주년을 맞아 일회성의 축제가 아닌 대구의 전통문화를 계승ㆍ발전시키고 대구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축제로 자리매김하도록 더욱 노력하고 있다. 동성로 축제에는 순수예술인, 유명연예인, 대학생, 기업체, 시민들이 하나 돼 만들어가는 축제다.

▲ 지난 3일 대구시 동성로 일대에서 개최된 축제에서 연인이 자신들의 모습을 캐리커처로 남기고 있다.
▲ 지난 3일 대구시 동성로 일대에서 개최된 축제에서 연인이 자신들의 모습을 캐리커처로 남기고 있다.

예술인들에겐 창작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대학생들에겐 학부에서 배운 것을 동성로 마당에서 100%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동성로 가요제나 동성로 영화제, 동성로 UCC공모전 등 재능있는 인재를 발굴ㆍ육성하는 행사에도 주력한다. 기업체들도 홍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시민참여 행사도 해마다 다양해지고 있다.

◆경상감사도임순력행차

동성로 축제를 축하하고 시작을 알리는 ‘경상감사도임순력행차’는 동성로 축제의 자랑이자 매력이다.
경상감사도임순력행차는 조선시대 경상감사의 도임행차를 재연한 행사로서 경상감영이 있는 대구의 역사성을 널리 알리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재연했다. 이 행사는 볼거리 제공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매우 뜻 깊은 행사로 호평받고 있다.
행사 당일 중구 및 동성로 일원에서 열린 ‘경상감사도임순력행차’는 장관이었다.
깃발을 높이 든 취타대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갑주로 무장한 군사들이 감사행렬을 이끌고 수행자들이 앞뒤로 따르며 가마에 올라탄 감사가 위풍당당하게 대구시내 중심가 일대를 돌았다.
그동안 도임순력행차는 2군 사령부 소속의 군악대와 의장대를 포함해 50사단과 201특공여단의 군병력, 경북대학교 국악과, 민속공연단체, 승마단체 등 모두 4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원이 참가한다.
올해에는 동아백화점과 대구백화점, 2ㆍ28공원, 한일극장, 중앙사거리 등 동성로의 요소요소를 가로질러 약 3km를 행진하며 화려한 조선시대의 경상감사도임행차를 재연했다.

◆상가활성화는 덤

▲ 제25회 동성로 축제가 시작된 지난 3일 오후 자녀와 함께 동성로를 찾은 부모들이 축제 조형물로 꾸며진 거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제25회 동성로 축제가 시작된 지난 3일 오후 자녀와 함께 동성로를 찾은 부모들이 축제 조형물로 꾸며진 거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부분 우리나라의 축제들은 시민화합의 장을 통한 갈등과 스트레스 해소, 인지도 상승을 통한 소비자 창출이라는 두가지의 대표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동성로 축제는 이런 축제의 목적을 가장 현실성 있게 잘 반영한 축제란 평을 받고 있다.
상가들과 연계한 부스를 통한 수익창출은 물론, 매년 200여만명이 참석할 정도로 행사에 대한 인지도를 쌓고 있기 때문.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동성로 축제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잘 나타났다.
시민들은 편한 복장과 운동화를 신은 차림으로 부스 시작 전부터 동성로를 기웃거렸다. 이는 백화점 인근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유니클로는 입구부터 발 디딜 틈 없이 쇼핑객들로 붐볐고, 매장을 나서는 시민들의 손에는 쇼핑백이 가득했다.
시민들은 거리를 다니며 패션쇼도 구경하고, 이색 먹거리도 먹고,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다양한 부스들은 쇼핑하다 지칠 때면 쉬며 즐길 수 있도록 해 방문객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동성로에 묶어놓는 역할을 했다.
평소 유동인구가 적은 골목들도 축제를 통해 방문객이 유입되는 등 축제의 효과를 실감케했다.
특히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지역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이 만든 제품들을 선보이는 홍보의 장으로서의 구실도 했다.
디자이너 김재경(25ㆍ여)씨는 “동성로 축제기간에 맞춰 부스를 열어 천과 단추로 만든 반지를 시민들에 선보였다”며 “하루종일 부스를 지키고 있으려면 힘들지만 내 물건에 관심을 갖고 사가는 시민들이 많아 기쁘다”고 말했다.

◆축제 현장스케치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된 제25회 동성로 축제에는 수백만명이 어우러진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진풍경이 펼쳐졌다.
동성로 일대에는 ‘천지삐까리 동성로 축제’라는 문구가 적힌 알록달록한 현수막이 펄럭이며 축제를 장식했다.
올해 동성로 축제는 제37회 대구약령시한방문화잔치, 제1회 대국국제패션문화페스티벌, 제9회 대구패션주얼리위크 등 3개의 축제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다.
축제에는 60여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축제를 찾은 이들은 각각의 부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체험을 누릴 수 있었다.
무료로 빙수를 나눠주는 카페 부스에는 한번에 수백여명의 인파가 몰릴 정도였다.
게임을 하고 경품을 타가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실생활에 유용한 부스가 가득했다.
한 병원의 부스에서는 경락마사지를 직접 받아볼 체험기회를 제공했고, 의사에게 직접 탈모 진단을 받아볼 수 있는 피부과 부스도 있었다.
대부분 부스는 동성로 상가와 연계돼 15∼20% 제품을 할인해주는 등 상가활성화 축제라는 의미를 실감케 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외국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에서 온 송웨이송(24)씨는 “한국에서도 이렇게 규모가 크고 사람이 많은 축제가 있는지 몰랐다. 다양한 부스를 통해 저렴하게 제품도 구입할 수 있고 공연도 재밌다”며 “외국인들이 축제에 관심이 많으니 외국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설명이 풍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성로를 알리고 지역이 새롭게 변하는데 한몫 거들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동성로 축제를 주관하는 TCN프로덕션의 손영수(52) 대표는 축제의 개최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손 대표는 전국의 여러 축제를 둘러봐도 동성로 축제처럼 도심 속에서 열리는 축제는 드물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25회째를 맞이한 동성로축제는 대구국제패션문화페스티벌, 제9회 대구패션주얼리위크 등과 함께 열렸다.
손 대표는 각 축제 간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고심했다. 그는 “패션, 주얼리는 대구의 주력 산업인만큼 대구의 대표적 축제인 동성로 축제와 함께 개최하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성로 축제와 다른 축제 간의 차별성에 대해 손 대표는 “동성로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의 개념이 아니라 대구 지역 기업들에 홍보 기회를 주는 지역 산업 활성화를 돕는 축제”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대구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동성로 축제를 단순히 대구와 국내 수준의 축제로 끝낼 생각이 없단다.
손영수 대표는 “내년 축제에는 일본, 중국 등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 지역 기업을 해외에 소개할 예정”이라며 “해외 기업도 동성로 축제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알리는 등 대구와 동성로 축제의 글로벌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김영진 기자 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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