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성장둔화에 국제유가 추락
미국에서는 우유보다 저렴

공급 과잉과 중국 성장둔화에 국제유가가 추락하며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콜라보다 싸졌다.
21일 유가정보 제공 사이트 오피넷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2월 셋째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천434.8원이다. 반면 코카콜라 1.5ℓ 값은 전체 판매업소(대형마트ㆍ편의점 등) 평균 2천648원으로 리터당 1천765.3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1ℓ가 같은 양의 콜라보다 330.5원 저렴한 셈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휘발유가 콜라보다 비쌌지만 올해 들어 국제 유가가 반토막나며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콜라값이 ℓ당 1천662.7원, 휘발유값은 ℓ당 1천769원으로 휘발유가 콜라보다 106.2원 비쌌다.
휘발유 낙폭이 다른 나라보다 컸던 미국에서는 기름값이 콜라는 물론 우유보다도 더 싸졌다.
미국 노동통계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11월 미국의 일반 무연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3.785ℓ)당 2.2 달러로 같은 양의 우유(3.3달러)의 3분의 2 수준이다. 미국은 20일(현지시간) 갤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이 2009년 3월 이후 6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2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내렸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하락폭이 크지 않다. 지난 4일 기준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이 6개월만에 약 37% 떨어질 때 한국의 휘발유 소매가격은 1ℓ당 1천457원으로 6개월 전(1천577원)보다 120원(7.6%) 낮아지는데 머물렀다.
최근까지 가격이 집계된 37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기름 값 하락 폭이 작은 나라는 4개국에 불과했다. 37개국 평균 휘발유값 하락률은 10.5%였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10.0% 하락한 것으로 추가 집계됐다.
이날 대구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천393.84원, 경유 가격은 ℓ당 1천183.88원을 기록했다. 경북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천407.55원, 경유 가격은 ℓ당 1천808.08원이다.
한편 국내에선 과도한 유류세로 소비자가 유가인하 효과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주유소 업계는 유류세 바로알리기 운동을 실시했다.
주유소업계는 최근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계획에서 매출액 10억원 이상 가맹점이 제외된 것에 대응해 ‘유류세 바로알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주유소 매출액이 10억원을 초과해도 이는 기름값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세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전국 주유소는 ‘휘발유 5만원 주유시 세금은 3만50원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기로 했다. 김미향 기자 hos825@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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