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대덕승마장·승마힐링센터

최근 승마가 장애 치료의 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활승마의 유래는 고대 로마제국시대 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의 재활치료 기법으로 승마가 이용됐다는 설이 있다. 현재 미국, 영국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신체 및 정서 회복 기능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승마가 인정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한국재활승마학회가 설립되는 등 재활승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한국마사회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승마힐링센터를 운영 지원해오고 있다. 이 센터는 전국에 시흥과 대구 두 군데 뿐이다.
특히 대구승마힐링센터는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최초 사례로 2013년 9월 문을 열었다.
대구승마힐링센터는 대덕승마장 내 본관 2층과 별관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정서, 행동장애 및 신체, 장애 아동 청소년과 가족을 대상으로 재활승마뿐만 아니라 전문상담 및 심리치료, 부모 교육 등 다양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활승마는 신체적, 정서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말의 움직임, 말과 인간의 교감 등 모든 활동을 통해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재활치료 방법이다.
승마를 하면 10분 동안 약 500~1천회 정도 전후, 좌우, 상하의 3차원적 신체반응을 기승자에게 전해준다. 이는 사람의 보행 시의 골반 움직임과 유사해 말의 움직임에 따라 지속적으로 전달받는다. 이렇게 말의 움직임이 그대로 기승자에게 전해져 말의 움직임에 따라 몸이 끊임없이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근육과 신경에 자극이 전해진다. 또 말에서 내려올 때까지 집중해야 하고 말과 교감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행이 어려운 신체장애를 가진 기승자에게 스스로 걷는 듯한 보행의 효과가 발생해 근력 향상과 균형감각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대구승마힐링센터에 따르면 센터가 건립된 2013년 9월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1만3천400여명이 2만4천334건의 승마 및 상담 치료 도움을 받았다.
대구승마힐링센터에서는 재활승마뿐만 아니라 감각운동치료, 언어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 인지학습치료 등 다양한 상담과 심리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모든 치료과정에는 전문상담의료진이 체계적인 검사와 진단을 통해 프로그램을 선별하고 종결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 준다.
재활승마는 만 5세 이상부터 만 24세 이하 아동 및 청소년, 일반상담치료는 만 24세 이하의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대구승마힐링센터에 방문하거나 전화,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직업체험으로 탁월”

이형동 대덕승마장 소장

“승마가 점차 생활 스포츠로 정착되는 그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형동 대덕승마장 소장은 “현재 일반인회원들도 승마하러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사례로 일반 시민들이 100여명씩 단체로 강습을 오거나 지역 대학교에서 교양과목으로 승마를 개설해 대덕승마장과 연계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회사동아리나 외국 바이어를 초청해 대구시설관리공단의 사격장과 승마장을 연계해 관광지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앞산순환도로변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니 개인 승마장보다 저렴한 편이다.
이 소장은 “말 산업 육성법에 따라 국가자격증을 소지한 말조련사, 재활승마지도사,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을 갖춘 전문교관이 7명 있다”며 “올해부터 중학교에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직업체험 프로그램으로 대덕승마장을 찾아 줬으면 좋겠다”말했다
이 소장은 앞으로 말을 직접 타지 않더라도 승마장을 찾아와 말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볼거리, 체험시설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말과 함께 정서, 심리, 건강증진 측면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처럼 운영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우리 승마장 담장을 활용해 말과 관련한 벽화를 꾸밀 생각”이라며 “또 승마 특성상 14세 미만은 승마가 금지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말타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승마 시뮬레이터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 이용 늘어

많은 도움드렸으면”

이종구 대구승마힐링센터장

“승마힐링센터가 지역에 있는 만큼 지역민들이 많이 활용해 도움을 받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종구 대구승마힐링센터 센터장은 “국내에서 말을 이용한 신체적 장애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애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반치료와 승마치료를 통합해 지원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며 “특히 대구승마힐링센터는 대구시가 운영주체인 만큼 안정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덕 승마장과 힐링센터가 한 장소에서 함께 운영된다는 것 또한 장점”이라며 “아이들이 상담치료하러 간다고 하면 부담을 느끼는데 승마장과 함께 있으니 치료가 주요 목적이라기 보다 ‘말 타러 간다’고 생각하며 부담을 덜 느끼고 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정된 마장 공간과 인력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어려운 점도 있다.
한 사람의 재활승마 치료를 위해서 3~4명의 인원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요원, 보조요원, 사이드 워커 등 장애종류에 따라 기승자에 신경 쓸 인력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보통 승마교관과 치료사를 제외하고는 자원봉사자로 운영되는데 평일에는 그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센터장은 “바람이 있다면 직장인 사내 동아리 등 봉사단체에서 봉사활동 장소로 우리 기관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힐링센터 실내전용 마장이 이번 달 중순쯤 완공되면 더욱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과 인간의 교감을 통해 장애 아동 및 청소년들이 회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미향 기자 hos825@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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