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성악가 모임…내일 정기연주회 ‘가곡여행’
경남 거제·강원 인제 등 전국구 재능기부 호

▲ 외국 유학파 성악인들로 구성된 ‘예술가곡연구회’ 회원들이 8일 정기연주회를 앞두고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인근 ‘준 아트홀’에서 “시민들에게 최고의 선율을 선사하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조영선 기자
▲ 외국 유학파 성악인들로 구성된 ‘예술가곡연구회’ 회원들이 8일 정기연주회를 앞두고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인근 ‘준 아트홀’에서 “시민들에게 최고의 선율을 선사하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조영선 기자


‘그대와 함께 다정히 손잡고 걷는 산책길∼, 살며시 바람 불어와 마주 보는 함박꽃웃음’
진한 낙엽냄새가 나는 아름다운 가을날,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인근 ‘준 아트홀’에서 굵직한 바리톤의 음성과 맑고 투명한 테너와 소프라노가 어우러져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대구지역 성악가들의 모임인 ‘예술가곡연구회’ 회원들이다. 이들은 8일 저녁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의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예술가곡연구회 회원은 한결같이 대구와 경북ㆍ경남지역에서 맹활약 중인 성악인이다. 이처럼 명성이 높은 성악인들이지만, 군부대와 지방 자치단체 행사 등 전국 어디든지 달려가 무료음악회도 펼치는 등 재능기부에 나서고 있다.
‘예술가곡연구회’는 예술가곡을 연구하는 성악인 모임으로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단체다.
1995년 4월 대구어린이회관 연주 홀에서 창단연주회로 ‘슈만 우리 가곡의 밤’을 개최하면서 활동을 시작, 성악가와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동심의 세계 등 매년 다양한 연주회를 발표하고 있다. 회원은 배규일(베이스) 회장을 비롯하여 김현준(테너), 김산봉(바리톤), 서의석(바리톤), 최은혁(테너), 장성익(테너), 박재화(테너), 정성진(바리톤), 김형준(바리톤), 이은림(소프라노), 김은형(소프라노), 구은정(메조소프라노), 김전미(소프라노), 김희정(소프라노), 최민영(소프라노), 박소진(메조소프라노), 피아니스트 전지현, 김진아, 김정윤, 최주현 등 20명이다. 회원들은 한결같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유학한 성악가와 피아니스트로 구성된 전문연주단체다.
이들은 22년 동안 아름다운 시와 음악이 잘 어우러진,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가곡’이라는 장르를 선택하여 연구하고 연주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독일ㆍ이탈리아ㆍ영국ㆍ러시아ㆍ프랑스 가곡을 연주했으며 이번 8일 연주회에서는 ‘한국 신작가곡’을 발표한다.
회원들은 올 들어 4번의 초청여행을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으로 경남 거제와 산청군에서 연주했고, 군부대 초청으로 강원도 인제 제12보병사단에서 장병과 함께 감동적인 연주회를 펼쳤다.
배규일 회장은 “거제도 문화예술회관 야외음악당에서 음악회를 시작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관중들이 한 사람도 자리를 떠나지 않는 등 관중과의 깊은 교감 속에서 정말 특별하고 감동적인 연주회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은림(소프라노) 교수는 “지난 광복절 때, 강원도 인제의 군부대에서 광복절 기념연주회를 하며 우리 회원들이 더욱더 감동을 받았다”며 “사단장과 300여 명의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회원들과 함께 군악대가 협연해 정말 감동적인 연주회가 됐다”고 말한다.
김산봉(바리톤) 교수는 “그날 우리 회원 모두가 떨어지는 빗소리와 풀벌레 소리, 그리고 비가 그치고 수줍게 내비치는 별빛, 그 모든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며 관중과 소통했다”고 감동을 전했다.
전지현 교수는 “매번 연주회마다 관중과 함께 호흡하고 서로 감성을 나누면서 정말 행복한 연주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다음 달 필리핀으로 음악 여행을 예정하고 있다.
예술가곡연구회 회원들은 8일(수)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제34회 정기연주회로‘가을달빛속으로, 한국신작 가곡여행’을 선보인다. 배규일 회장이 한국신작 가곡에 대해 해설을 하고, 회원들이 한국신작 가곡을 대구 시민들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배 회장은 “이번에 회원들이 발표하는 한국신작 가곡여행은 앞으로 우리나라 가곡의 대표작들로 선정해 아주 귀한 연주회가 될 것”이라며 “우리 가곡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감성을 함께 나누는 가을밤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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