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성주군수


성주군수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김항곤 군수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단체장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위 자리를 고수하며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김 군수의 불출마 선언은 성주지역 정가의 핫 이슈가 됐다. 지난 18일 김 군수는 “분열과 갈등 그리고 문중 대결이란 성주군수 선거의 고질적 문제가 종식됐으면 좋겠다”며 “지역의 폐단을 없애고자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칼을 가진 자가 칼집에 칼을 꽂으면 된다”며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성주군 선거는 항상 씨족선거전으로 펼쳐진 것이 특징이다. 지역 내 최대 문중인 김해 김씨와 성산 이씨가 8년마다 리턴매치를 한 특이한 지역이다.
특히 성주지역은 최근 2년간 사드 배치를 놓고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이번 선거전은 사드배치로 인해 흩어진 지역 민심을 수습하고 정부차원의 대형 국책사업을 조기에 이끌어낼 수 있는 후보의 선택여부가 관심사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군수가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자 예비후보들은 용퇴를 결정한 김 군수의 용기와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김 군수의 예상치 못한 불출마 선언으로 지역주민들도 군수선거전에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역시 출마예상 후보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무주공산의 선거전에서 후보자들은 저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본격적인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성주군은 지난해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득표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를 토대로 자유한국당 공천 경선이 본선보다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산 이씨 문중의 후원을 등에 업은 이병환 전 경북도의회 사무처장은 지난해 6월 공직에서 물러나 일찌감치 선거준비를 시작했다. 성주 선남면 출신으로 지난해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부위원장과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 자유한국당 제19기 정치대학원을 수료하는 등 공천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 전 사무처장은 “지금까지의 풍부한 행정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제는 고향 성주 발전을 위한 작은 밀알이 될 것”이라며 조만간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화식 전 성주부군수는 “성주는 이제 특정 문중의 정파 싸움과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업무추진 능력과 친화력ㆍ결단력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한 때”라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전 전 부군수는 성주 대가면 출신으로 성주부군수,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경북도 환경연수원장으로 근무하는 등 폭넓은 행정경험과 추진력, 결단력, 친화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성주부군수를 역임해 지역주민들의 신임이 높고 지역행정을 누구보다 소상히 알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선거전에 정영길 경북도의원이 뛰어들면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 도의원은 평소 도의원 3선도전 의지를 밝혀왔으나 최근 김 군수의 불출마에 따라 단체장 출마로 급선회했다. 성주읍 출신으로 군의원과 2선 도의원 경력으로 지역의 바닥 민심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정평 나 있다. 정 도의원은 “선출직이 주인이 아니고 지역 주민이 주인인 주민들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해 김씨 문중의 김지수 전 경북도의원도 성주군수 선거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도의원은 “35년째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사람과 정을 나눠 지역 실정을 많이 알고 어려운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다”며 “객지에서 거의 한평생을 보낸 분들이 직업의 연장으로 삼아 뒤늦게 고향을 찾아와 짧은 기간 활동하고서 막중한 대임을 맡겠다면 과연 무엇을 제대로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처방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우철 전 국회 정책연구위원과 무소속으로 배기순 세진이앤씨 대표 등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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