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갈승훈 에임트 대표


“사람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갈승훈 에임트 대표는 지역의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6년 5월 설립된 에임트는 진공단열재를 생산하는 제조업 기반의 스타트업이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본사를 두고 있고 소재와 생산 설비, 측정기에 대해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비금속 가스 차단막을 사용해 높은 단열 성능을 가진 단열재를 개발했고 기존 가전과 건축용 단열재 외 저온 패키징(무전력 냉장ㆍ냉동 배송) 등 단열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1∼6월 매출은 약 6억8천만 원으로 이중 2억5천만 원은 해외로 수출한 금액이다. 수출 비중이 37%에 이른다. 올해 목표 매출은 약 20억 원이다. 직원 수는 16명으로 소규모 기업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ㆍ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존 단열재보다 성능 10배 높아

진공단열재는 글라스울을 주성분으로 하는 심재를 특수 외피재로 감싸 진공을 형성한 단열재다. 기존 고성능 단열재(경질 우레탄폼)와 비교해 10배 이상의 단열 성능을 보인다.
에임트의 진공단열재는 뛰어난 단열성능을 가지는 고효율 초단열 소재로 에너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단열두께의 감소로 공간 활용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갈 대표는 “진공단열재는 기존 단열재에 비해 최대 10배까지 높은 단열성능을 가진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진공단열재는 부피가 얇을수록 수명이 짧아지고 가공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에임트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에임트의 제품이 공급되는 주요 분야는 냉장고, 정수기 등으로 그 비중이 약 80%에 달한다.
진공단열재가 냉장고에 적용되면 가장 큰 이점은 내부 용량이 커지게 된다.
갈 대표는 “예전 냉장고에는 내부 냉기를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두꺼운 스티로폼을 사용했다. 이로인해 냉장고 외형 크기에 비해 내부 용량은 적었다”며 “진공단열재를 사용하면 1천ℓ의 용량을 가진 냉장고를 구현할 수 있고 현재 대용량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또 외부의 열기로부터 보호하고 내부의 냉기를 보존하는 차단력도 더욱 높아진다”고 전했다. 유럽 냉장고 시장 진출 역시 파란불이다.
유럽 냉장고 시장은 소비전력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는 게 갈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유럽의 규제가 강화돼 냉장고 제품들이 디자인을 고려하고 규제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려면 진공단열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까지 진공단열재만큼 높은 효율과 얇은 두께를 가진 소재는 없다”고 말했다.
정수기 내부 결로 현상 역시 진공단열재로 해결했다. 현재 SK매직, 리빙케어 등 정수기 관련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갈 대표는 “정수기 내 냉수관과 온수관이 함께 있다보니 관을 통해 차갑고 뜨거운 물이 번갈아 이동하면서 결로 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진공단열재로 방지할 수 있다”며 “결로 현상이 해결되면 자연스레 정수기의 크기도 점차 작아질 수 있고 현재도 크기를 줄이는 트렌드에 있다”고 전했다.
건축 분야에서도 건물 외부와 내부 사이의 단열 기능을 할 수 있다. 삼성이나 현대 등 대기업 건설사를 통해 발코니 확장 공사에 쓰이는 등 소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삼성연구소에서 일한 노하우가 기반돼

갈 대표는 창업을 하기 전 LG이노텍과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삼성에서 10여 년간 근무했는데 삼성전자 DMC연구소에 근무할 당시 다양한 제품개발에 참여했다.
갈 대표는 “2년 간 연구 끝에 2012년 진공단열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2013년부터 삼성냉장고에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진공단열재로 적용가능한 분야가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창업의 시작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갈 대표는 사내 창업프로그램에 지원했고 2016년 3월 연구인력창업지원프로그램에 선정돼 함께 근무하던 동료 4명과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에임트가 설립될 당시 갈 대표를 포함해 모든 직원 수는 5명. 개발만 하던 직원들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상품을 기획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갈 대표는 “직원들이 늘 연구만 하던 친구들이라 개발에는 자신있었으나 상품 계획이나 판로 측면에서는 경험이 없었다”며 “개발한 제품을 어떤 형태로 기획하고 상품화해 판매를 할지에 대한 부분을 여러 지원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에임트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씨랩(C-LAB), 계명대학교의 창업선도대학,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본부의 정책자금 등을 지원받아 상품 기획, 공장 설립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인라이트벤처스, 송현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VC)을 통해 약 2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갈 대표가 도전하려는 시장은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분야다. 냉동ㆍ냉장의 신선한 식료품 배달하는 방식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갈 대표는 “수도권에서는 1인 가구가 주문해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저온식품이나 건강을 생각한 음식을 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도다”며 “현재 배달방식은 스티로폼 박스를 사용해 저온 유지 효율이 떨어지고 포장 박스의 부피도 크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에임트는 진공단열재를 이용한 콜드체인 패키징을 개발했다. 냉장ㆍ냉동 두 가지 제품으로 나뉜다. 얇은 포장 박스로 저온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고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에임트의 콜드체인 패키징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갈 대표는 “콜드체인 패키징은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고 상품화를 위해 타 기관들과 협업해 준비 중에 있다”며 “하반기부터 일본, 싱가폴 등 비교적 더운 날씨 환경을 가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재산이다.

기업의 성장에 있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요소는 사람이라는 게 갈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성격이 늘 도전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남을 따라가는 것을 싫어하고 나만의 독특함과 차별화된 점이 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러한 변화를 갖게 해주는 주체는 사람이기에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기업 운영과 발전에 있어 가장 큰 재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에임트 직원들 평균 연령대가 30대 중반으로 타 기업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직원들이 일할 맛이 나도록 근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의 가족도 나의 식구라는 생각으로 무거운 마음과 책임감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갈 대표는 “지속가능하고 연속성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대구의 청년 창업의 좋은 사례로 남아 지역 스타트업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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