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6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가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려간 99.20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00.98을 정점으로 올해 6월까지 15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이보다 길게 지수가 하락했던 것은 외환위기 시절 20개월 연속이 유일하다.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의 경기 추세를 말해주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 상승, 이하면 하강이다.
물론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할 때는 다른 지수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야겠지만, 현재 국내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을 체감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우리나라 주력 생산업종인 자동차 업계동향을 보면 더욱 우려된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411만 대로 2015년 455만 대 이후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9천만 대를 돌파하는 호황이었는데도 말이다. 대구지역 800여 개 자동차 부품업체가 지역경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경기 하락에 대한 위기감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경제 위기에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 중소기업이 나설 때이다. 한계점에 다다른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수출을 늘리는 것이 우리 경제가 살길이다. 전 세계시장에 우리 중소기업의 우수한 상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내수기업 또는 수출초보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는 쉽지 않다. 중소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수출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얼마 전 지역 중소기업 대표가 아들을 데리고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회사 이름만 들어도 지역에서는 알 만한 식품기업이었다. 그 대표자는 30년 이상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이제는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를 원했다. 해외 유학을 다녀온 아들을 수출마케팅 담당자로 내세워 지난 2년간 동남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제대로 된 바이어를 만나는 것도 어려웠다고 했다. 중소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수출하는 것이 정말 벅찼음을 호소했다. 그리고 우리 중진공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식품기업에도 안내했지만 내수시장에서 수출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수출초보기업을 위한 중진공의 수출지원 사업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수출경험이 없는 내수기업은 기존 수출기업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수출역량을 키워야 한다. 중진공은 지역 내 수출 유망기업 모임인 글로벌퓨처스클럽을 통해 워크숍과 정례 모임을 하고 있으며, 경산 소재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온ㆍ오프라인 수출마케팅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해외 바이어를 만나는 첫걸음으로 무역사절단 참가를 추천한다. 중진공은 대구시와 함께 전 세계 시장에 연간 15회 이상의 무역사절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현지 KOTRA 무역관에서 발굴한 바이어와의 상담을 통해 직접 수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한 식품업체는 북미 무역사절단에 참가해 만난 바이어를 통해 캐나다 현지 코스트코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는 경우에는 부스 임차료 등 경비를 보조금으로 지원해주는 개별전시회 참가지원사업과 수출 준비단계에서 수출 전 과정에 필요한 수출마케팅사업 중 원하는 서비스와 수행기관을 직접 선택하는 수출바우처 사업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진공은 수출초보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강소기업과 같은 수출유망기업들도 활용할 수 있는 수출지원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거점시장 조사 등 수출전문 민간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해외지사화사업과 해외 사무실 및 현지 마케팅과 법률자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수출인큐베이터 사업이 그것이다. 현재 14개국에 22곳이 설치돼 있다.
내수기업이 이러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활용하더라도 수출기업으로 가는 길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 일도 아니다. 중소기업이 혼자가 아닌 수출지원기관과 함께 간다면 얼마든지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 올 상반기 대구지역 수출이 40억6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4%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희망을 볼 수 있다.

구재호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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