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심윤 작가 “그저 그리고 싶어 시작…큰 그림 압도감에 매료됐죠”

<6> 큰 그림 그리는 심윤 작가

심윤 작가의 작업 모습.


벽면을 가득 채운 그의 작품에는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200호 변형 사이즈 3개를 합쳐놓은 거대한 크기뿐 아니라 작품에 다가갈수록 드러나는 섬세한 표현이 보는 이의 마음을 삼키듯 압도한다. 그 섬세함은 질감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사진을 인화해 걸어 놓은 듯 뚜렷하면서도 희뿌연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어둡고 짙은 색감은 작품이 뿜어내는 아우라를 더욱 크고 선명하게 만들어낸다.

심윤(39)작가는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드는 게 없다면 작품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고 기억에도 남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이미지 자체가 갖고 있는 힘을 강하게 하기 위해 색도 걷어냈다. 자칫 색이 이미지를 산만하게 할 수 있어서다”고 전했다.

줄곧 대작들을 그려온 이유에 대해서는 큰 그림이 주는 압도감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큰 그림을 보고 매료돼 큰 그림 작업을 시도했던 것 같다. 작업실 여건만 된다면 더 큰 그림도 그리고 싶다. 작품 수가 늘어나면서 보관하다보니 작업 공간이 좁아지는 게 문제라면 문제”라고 말하며 웃었다.

심 작가는 남들보다 늦다면 늦은 시기,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지만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술과는 거리가 먼 이과대학 화학과에 진학했어요.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고 학사경고를 두 번 맞고 제가 갈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저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그림에 대한 목마름은 이어졌고 군 제대 후 재수를 결심하고 미술학원에 다니며 미대 입학을 준비했다.

묘사하고 표현하는 데 흥미를 가졌기에 영남대학교 서양학과에 입학했다. 학부 졸업 후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미술 공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동대학교 대학원 서양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기도 했다.

심 작가는 “이미지가 난무하는 시대, 영화나, 다큐를 보기 좋아한다. 보다가 사로잡는 이미지들을 캡쳐해놓고 작품에 활용한다. 또 직접 사진으로 찍어 두는 등 수집해놓은 이미지를 전시에 따라 작품화한다. 유화 물감을 희석해 도료를 넣고 그리는데 주로 붓으로 그림을 그린 후 뿌연 효과와 함께 묘사가 가능한 에어브러쉬로 마무리한다. 붓터치 흔적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대구예술발전소에 입주해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창 개인전 ‘리틀 보이’를 준비 중이다.

다음달 4일부터 열흘간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단어의 이중성에 대한 신작 10여 점으로 구성된다. 전시명 ‘리틀 보이’는 1954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인류최초의 원자폭탄 ‘리틀 보이’에서 따온 것으로, 군인이나 무기 등 전쟁의 이미지를 작업화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음달 21일부터는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는 ‘청년미술프로젝트 ‘YAP’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의 미술 공부를 향한 열정은 가르침으로 이어지고 있다. 왕성한 작품 활동뿐 아니라 2013년 경북예고 디자인과 출강을 시작으로 영남대학교 회화과에 출강해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

심윤 작가는 “여러 기법을 통해 나만의 고유성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꾸준히 실력을 쌓아나가는 작업이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속적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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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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