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교육청이 지난 21일 자로 단행한 인사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경북도교육청은 이날 3급 3명, 4급 8명, 5급 33명을 승진 임용하는 등 모두 987명에 대한 정기인사 내용을 발표했다. 임종식 교육감의 실질적 첫인사다.
새로운 경북교육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능력과 소질 등을 중심으로 한 적재적소 인사와 연공서열을 뛰어넘는 발탁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이 경북도교육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받아들이는 다수 경북교육 공무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여기에 도의회 소속 상임위인 교육위원회까지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인사를 단행하기 하루 전, 인사 초안을 가지고 이번 인사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도의회를 찾았으나 일부 의원들이 보이콧했을 정도였다.
이번 인사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인사권자인 임 교육감의 보상 인사이자 보복성 인사, 전임 교육감 지우기 인사, 일부 인사규정에 맞지 않는 적정성을 잃은 인사, 연공서열을 무시한 인사 등, ‘친정체제 구축’으로 보일 수 있는 무리한 인사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인사가 그만큼 힘들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일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인사는 정략적 의도(?)가 끼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도를 지키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인사 단행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 둔다’는 말을 떠올릴 만큼 내년 경북교육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동반할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조직개편안조차도 도의회를 통과할지 의문이 들 정도다. 경북도의회 A 의원은 “인사권은 경북교육감의 고유 권한이고, 최종적인 판단은 임 교육감의 몫”이라며 “하지만 인사의 잡음이 많은 만큼 도의회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자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사람 쓰는 일에 달렸다고 한다. 또 고을의 규모가 비록 작다 해도 사람 쓰는 일은 나라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인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는 대목일 것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인사는 순리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라고 일관성 있는 기조를 강조해 왔다. 아마도 이번 인사에 대해 많은 경북교육 가족들의 실망이 더 큰 이유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얻기보다 잃기가 쉽다. 또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게 된다. ‘따뜻한 경북교육을 발전시키고 경북교육 가족들이 행복한 경북교육’의 밑그림을 완성하려면 다산의 가르침은 마음에 새겨야 할 경구(警句)일 것이다.
인사는 끝났다. 다소 인사에 불만이 있는 경북교육 공직자들도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경북교육이 발전하고 바로 서는 길이다.

김형규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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