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관광산업의 위기와 진단

▲ 울릉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도동항에서 배를 기다리 고 있는 모습.
▲ 울릉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도동항에서 배를 기다리 고 있는 모습.

‘경북 유일의 섬 울릉도’가 관광산업에 사활을 걸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민선 7기 출범 후 ‘대형여객선 유치’와 ‘항공시대 개막’ 그리고 ‘친환경 관광시설 개발 사업’을 핵심 정책과제로 내세웠다.
핵심과제를 바탕으로 울릉군을 신동해안 시대의 중심에 세우고 ‘녹색관광’을 통해 잘사는 울릉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관광산업의 현주소
요즘은 외국 관광이 열풍을 이루고 있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늘 여행하고 싶은 곳 1, 2순위에 손꼽히고 있다.
울릉도 관광산업은 2011년부터 급성장 추세를 보였다. 관광 통계를 시작한 지 20년 만인 2013년에는 연간 40만 명의 관광객을 돌파하면서 울릉 관광의 정점을 찍었다.
이듬해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태가 발생한 여파로 그 해는 26만7천10명(2014년)에 그쳐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이 반 토막이 났다.
다행히 2016년은 5월에 울릉도를 방문한 관광객이 6만3천 명을 넘어서는 등 호황세를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엔 5월20일 터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또 한 번 큰 고비를 맞았다.
이후 소폭 증가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해결책 없이 2년이 흘렀다.
울릉도 주민들은 “더 늦기 전에 관광인프라 확충과 서비스 개선 및 새로운 관광상품, 특산품 개발 등을 특별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울릉군은 관광산업에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았다.
민선 7기의 새로운 수장과 함께 경북도 관광과장을 지낸 김헌린 부군수까지 합세하면서 울릉도 관광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관광, 기반시설의 문제점
울릉도ㆍ독도는 ‘2018 한국관광의 별’ 관광매력물 분야와 자연자원부문에 선정됐다.
천혜의 자연환경만큼은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수려한 자연환경에 비해 관광산업이 갖춰야 할 기반시설이나 콘텐츠, 시스템 등은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통문제와 접근성
관광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 교통은 울릉도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약속된 날짜에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지에 누가 여행을 가려고 하겠는가?
여행객이 이용하는 주요 교통수단은 비행기, 열차, 여객선, 버스, 자동차 등 다양하다.
하지만, 울릉도 여행에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여객선이 유일하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현재보다 훨씬 큰 대형여객선과 비행기, 위그선 등 대형화와 접근성의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
△관광인프라 부족
어떤 산업이든, 그 산업의 기본은 기반시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울릉도 관광은 오직 자연경관에만 의존하고 있다. 관광관련(먹거리, 즐길거리)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늘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숙박시설의 개선도 필요하다. 최근 신축 숙박시설이 늘어나긴 했지만, 민박업체 및 기존 숙박업소의 관리도 필요한 실정이다.
△획일화된 관광상품
울릉도가 타 지역과 크게 다른 점은, 지역 여행업체들의 운영방식이 동남아처럼 랜드사 방식이란 점이다.
울릉도 여행고객을 모집하는 모객 여행사는 대부분 울릉도 업체가 아니다. 울릉도 업체는 육지에서 모집해준 관광객을 인수해 동남아처럼 행사 위주의 운영만 하고 있다.
여행사가 직접 손님을 모집해야 상품개발에도 적극적일 수 있는데, 모집된 손님에 대한 행사 위주로만 운영하다 보니 자연히 새로운 관광상품개발은 뒷전일 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상품마다 이름만 다를 뿐, 수 십년간 정형화된 상품 내용 일색이다.
지역 업체가 관광객을 직접 모집하는 모객 여행사의 비중을 좀더 높일 필요가 있다.
관광여행사가 직접 상품개발에 나서면, 그만큼 관광상품도 트랜드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콘텐츠 부족
울릉군은 오징어축제를 비롯해 매년 8월 초 운영되는 몇 개 축제를 제외하면, 관광관련 콘텐츠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비수기 관광객 모집을 위한 확대방안과 독도와 연계한 애국심 고취 및 국토 사랑 교육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울릉군에서 개발해 운영 중인 ‘공무원 대상 독도아카데미’와 같은 프로그램을 청소년, 기업 등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해결방안
관광산업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눌 수 있다.
울릉도 관광산업의 하드웨어는 울릉공항, 대형여객선 유치와 같은 울릉도 관광의 가장 핵심인 접근성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관광시설, 관련 건축물, 먹거리, 즐길거리, 체험 등과 같은 관광 인프라가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는 관광정책이나 계획, 관광상품 개발, 스토리텔링, 축제, 관광종사자 교육, 관광 컨텐츠 개발 등이 있다.
△하드웨어적인 측면
군은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사업으로 ‘대형여객선 유치’와 ‘친환경 관광시설 개발 사업’을 손꼽았다.
접근성과 교통 문제는 관광기반시설이기도 하지만, 주민 정주 여건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외부적으로는 육지에서 울릉도를 연결하는 교통이 대형화ㆍ다양화돼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일주도로 완공과 주차난, 도로환경 등이 개선돼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울릉군에서는 현재 대형 국책사업인 울릉공항건설, 사동항 2단계 공사 등을 진행 중이다.
가장 큰 관심거리인 공항 건설은 기본설계 용역 결과 6천300여억 원이 소요되는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2022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연간 96만 명이 이용하고 울릉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차별화된 생태관광자원을 바탕으로 4계절 관광이 가능한 녹색관광섬으로 변화할 수 있다.
접근성 문제가 해결되면, 현재 연간 절반인 관광시즌이 ‘4계절 관광’으로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울릉군의 핵심 산업이자 미래성장의 중심이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울릉군은 관광 관련 서비스업의 경쟁력도 크게 키울 방침이다.
군은 천혜의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우면서도 특색 있는 관광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의 관광자원은 다양한 체험 관광 인프라로 재구축하고, 관광관련 다양한 시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100만 관광 시대를 반드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군은 관광산업 관련 종사자와 주민을 대상으로 매년 비수기 시즌에 전문 강사를 초빙해 ‘서비스마인드 향상’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관광 트렌드인 특수목적 관광객과 자유 개별관광객 패턴에 맞는 신규 관광 테마 발굴에도 주력한다.
이러한 아이템 발굴을 위해 관광종사자나 여행상품 개발전문가의 관광지 현장답사와 워크숍을 수시로 진행할 방침이다.
발굴된 아이디어 상품(관광코스, 관광지)은 시범운영을 통해 피드백 수렴 후, 지역 업체와 공유한다.
△관광 서비스 마인드 향상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ㆍ외 어디를 가봐도 여행지는 ‘친절과 청결’이 기본이다.
울릉도는 오징어가 한창이던 70~80년대의 수산업에서 탈피해 이젠 관광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관광산업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주민들도 관광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역민 모두가 관광종사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관광객에게 친절해야 하는 서비스 마인드를 향상해야 한다.
◆울릉군의 대책
울릉군은 일주도로 개통이라는 큰 변화와 더불어 관광산업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관광시설의 양적 성장에 치우치지 않고, 관광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스토리텔링과 컨텐츠 개발과 같은 질적 성장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트렌드인 자유 개별관광객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매력적인 개별 관광목적지로 변화도 추구한다.
단체관광객보다 좀더 작은 부분에 섬세한 배려와 재방문 의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서비스 친절 부분에도 신경 쓸 계획이다.
따라서 울릉군에서도 마케팅사업에 DMO(지역관광마케팅조직)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재훈 기자 l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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