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캐나다 해외연수 중 물의를 일으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소속 군의원 3명의 제명을 결정했다.

이날 결정된 제명은 1일 열리는 군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돼 9명인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최종 확정된다.

징계를 받은 군의원 중 1명은 지난해 12월 23일 캐나다 해외연수 중 버스 안에서 가이드를 폭행해 전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 또 다른 1명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 안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동행한 군의회 의장은 연수책임자로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번 예천군의회 사태는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궈온 ‘폭행을 동반한 갑질’, ‘성 윤리의식 부재’, ‘외유성 해외연수’ 등 문제들의 종합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따가웠다.

무엇보다 예천군의 명예가 크게 실추되면서 군민들의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지역 특산물 판매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김학동 군수는 설 대목을 앞두고 최근 대구, 서울 등 여러 지역의 출향민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온라인 쇼핑몰 ‘예천장터’ 홍보 리플렛을 배부하면서 예천농산물 애용을 당부했다.

또 지역의 공직자들은 사태가 지역 농산물 불매로 이어지지 않도록 호소문을 보내는 동시에 도청, 경찰청, 교육청 등 경북 도내 다른 기관과 기업체를 찾아 맨투맨식 설득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방자치 실시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연수의 효용성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이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해외 선진사례를 직접 돌아보며 지역과 연계해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민들이 선택한 지방의원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해외연수의 좋은 점을 살릴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세밀하게 보완해야 한다. 의회 관계자와 함께 시민단체, 학계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은 급추락한 지역의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다. 예천은 말할 것도 없고 대구·경북 전체가 깊은 내상을 입었다. 남은 예천군 의원들은 신뢰회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분골쇄신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이번 징계를 계기로 예천은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다른 지역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절대 일어날 일이 아니라고 자신할 만한 곳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해외연수 물의는 이번 사태를 끝으로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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