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내일, 모레 정도의 삶

임상철 지음/생각의 힘/240쪽/1만5천 원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잇고 고시원, 쪽방, 길거리, 피시방 등을 전전하던 저자는 더 이상 삶을 지탱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어느 날, 홈리스의 자활을 돕는 잡지 빅이슈를 찾아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정가가 5천 원의 잡지 한 권을 판매하면 2천500원이 판매원의 수익으로 돌아가는 구조로, 합법적인 일자리를 통해 홈리스에게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는 빅이슈 판매원이 된 그는 잡지를 팔며 그 뒷면에 자신의 이야기를 끼워 넣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런 그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18년여의 홈리스 생활까지, 그가 직접 써내려간 인생과 그가 목격한 동시대인의 삶의 다양성이 담겨 있다.

보고 듣고 말할 수 있으며, 그러한 시선을 누군가와 나누고자 하고,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자꾸만 가장자리로 몰아넣는 이 사회에서 절망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자리와 방법을 찾아 고민하는 한 사람의 생동한 삶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런 그의 이야기는 사회적 의제로서의 홈리스, 장애인이 아니라 집이 없는 한 사람, 장애를 가진 한 사람의 서사로 그 의제를 뒤집어 보여 주며 편견을 깨고, ‘사람답게 산다’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 고민하게 하고, 나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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