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공예가

영어로 ‘art’라 하면 우리는 ‘미술’ 혹은 ‘예술’로 해석하는데 이는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감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인간의 창조적인 행위 총체를 뜻한다.

art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데 기술과 재능의 의미가 첫 번째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행위는 다음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 art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미술이라는 의미보다 재능이라는 의미가 강해 artist도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예술가’라는 의미보다 장인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미술과 공예

미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름다움을 감각적이고 조형적이며 창조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행위라 할 수 있는데 오로지 심미성만을 추구하는 순수미술과 이를 생활에 응용하는 응용미술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회화, 조각은 순수미술에 속하고 공예, 디자인, 건축 등은 응용미술에 속한다고 하겠다.

그런데 우리가 미술가라고 말할 때는 보통 순수미술을 하는 사람, 즉 화가와 조각가를 말하고 응용미술을 하는 사람들은 미술가라는 명칭보다는 공예가, 디자이너, 건축가라고 부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둘을 명확하게 구별한다는 게 어려운 경우도 많으며 특히 디지털아트(Digital art) 영역에 들어가면 이 구분은 의미를 잃게 된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순수미술 영역 밖에서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예다. 공예 역시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순수미술과 같지만 어떤 점에 있어서는 순수미술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순수미술이 탄생한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얼핏 보면 순수미술을 생활에 응용한 것을 응용미술이라 하니까 순수미술이 먼저 생겨난 것 같지만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활동의 결과물에서 순수미술이 탄생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공예의 특성과 공예의 구분

‘공예문화산업 진흥법’에서는 공예를 ‘문화적 요소가 반영된 기법, 기술, 소재, 문양 등을 바탕으로 기능성과 장식성을 추구하여 수작업(부분적으로 기계적 공정이 가미된 것을 포함)으로 물품을 만드는 일 또는 그 능력을 말한다’고 하며 공예품은 ‘공예의 결과물로서 실용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물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예가는 바로 이러한 공예품을 만드는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공예의 종류에는 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기술·기법이나 소재 등에 근거해 제작하는 전통공예와 현대적인 소재나 기술·기법을 활용하여 제작하는 현대공예로 나누며 만드는 소재에 따라 금속공예, 섬유공예, 한지공예, 화각공예, 칠공예, 칠보공예, 유리공예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제품의 기능성보다는 예술성을 중심으로 순수예술공예와 기능성을 위주로 심미성을 추구하는 일반 공예, 그리고 이러한 공예품들과는 달리 아름다움과 함께 시장성과 상품성을 고려하여 기계화의 도움을 받아 제품을 다량으로 만드는 산업공예로 구분하기도 한다.

산업공예는 수공예에서 벗어나 부분적으로 기계를 사용하거나 기계로 제작한 부품을 조립하여 생산하기도 하지만 완전히 기계로만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즉 기계의 생산기술과 수공예가 결합하여 상업적인 판매를 목적으로 공예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공예를 이야기할 때 산업공예는 제외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발간한 ‘2017 산업디자인통계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4천758개의 업체가 산업공예디자인을 활용했으며, 경제적 가치는 1조5천억 원에 이른다. 공예산업은 그보다 많은 3조5천억 정도다.

◆주요 판매 방식과 지원 정책

산업공예품은 공예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상품으로 일반상업유통망(도매, 소매, 대형마트, 백화점)을 거쳐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공예품은 전문적인 유통체계가 없이 개인 공방에서 개별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부분적으로는 일반 미술품 판매 유통망을 통해 소량 유통되고 있다.

공예품이 유통되는 일반 미술품 유통망으로는 화랑, 경매회사, 아트페어, 미술은행, 미술관 등이 있는데 유통량은 많지 않다.

공예산업은 창작성과 예술성 및 실용성이 융합된 고부가 가치산업의 일종으로 개발 여하에 따라서 시장의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많은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미래 유망산업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예산업의 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토록 ‘공예문화산업진흥법’을 시행중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공예품 수요를 늘리기 위해 기념품 수요를 창출하고 공예가들을 연결하거나 전국 단위 혹은 지역 단위로 공예품 공모전을 개최해 수상작을 구매하기도 한다.

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도 그러한 목적으로 만들어져 현대국립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공예품뿐 아니라 자체 공모전이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매하고 전시 및 대여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일정한 조건을 갖춘 공예품을 우수공예품으로 지정하는데 우수공예품으로 지정되면 표시 마크를 공예품, 포장지 및 홍보물에 사용할 수가 있다.



◆준비 과정

예전 공예는 주로 도제제도를 통해 기술을 배웠기 때문에 비교적 긴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각종 공예와 관련된 기술이나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주로 전문대, 대학 및 대학원의 공예 관련학과, 디자인 관련학과에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배울 수 있는데 우리나라 전통공예와 관련한 특성화 교육기관으로는 한국전통문화대학 전통미술공예학과가 있다. 이밖에도 각종 공예학원, 평생교육기관 및 직업전문학교 등에서 배울 수 있고 작가의 개인공방에서도 배울 수 있다.

아직까지 공예와 관련한 특별한 자격제도는 없으며 개인전 또는 공모전을 통하여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공예가로서의 일반적인 입직경로라 할 수 있다.

공모전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예단체 등에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젊은 신인작가들의 주요 등용문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보다 공개적인 다양한 공예품 유통 구조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도움말 윤세환 청소년디자인라이프 대표



우수공예품 지정 작품

문체부 지원 제작 가능

공예가 이모저모

◆공예의 주요 종류 : 금속공예, 섬유공예, 한지공예, 화각공예, 칠공예, 칠보공예, 유리공예, 죽공예, 패각공예, 짚풀공예, 가죽공예, 목공예, 석공예, 보석공예, 장식공예, 가구공예, 염색공예, 도자공예, 자수공예, 매듭공예, 퀼트공예, 비즈공예, 양초공예, 레진공예, 낙화공예.

◆공예품 제작 및 창업 지원 범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창업의 범위.

· 공예기술 및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창업.

· 공예품을 개발·제작하기 위한 창업.

· 공예품을 유통·수출하기 위한 창업.

· 그 밖에 공예문화산업 진흥을 위하여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분야의 창업.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나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도지사·특별자치도지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작의 범위.

· 우수공예품으로 지정된 공예품의 제작.

· 지역특화 공예품의 제작.

· 국제적 규모의 견본시장·시연회·전시회 등에 출품할 목적으로 개발된 공예품의 제작.

· 그 밖에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공예품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공예품의 제작.

◆우수공예품 지정 기준

-대한민국 국민이 디자인을 개발하고 제작한 공예품일 것.

-공정의 100분의 50 이상이 수작업으로 이뤄진 공예품일 것.

-판매 가능한 재고가 있거나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 등 여건을 갖출 것.

-한국의 문화적 요소가 배어 있는 공예품으로서 제작기술 및 마감상태가 우수할 것.

-공예품의 외관을 구성하는 형상, 모양, 색채 등의 요소가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구성되고 독창성이 있을 것.

-공예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

-공예품의 안전성이 확보돼 있을 것.

◆공예 관련 주요 공모전 또는 비엔날레

대한민국 공예품대전(한국공예협동조합연합회),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대한민국 천연염색문화상품대전(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한국천연염색박물관), 공예디자인 스타상품 개발 공모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전통문화유산 활용 브랜드 문화상품 개발 공모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서울공예상 공모전(서울디자인재단), 신기술X공예 상품 제작 프로젝트(서울여성공예센터), 올해의 금속공예가상(유리지공예관),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 아트 상품 공모전(시몬느 핸드백박물관), 올해의 장인상 및 올해의 젊은 공예인상(예올).

◆공예 관련 교육기관

-대학 : 성신여대 공예학과, 숙명여대 공예학과, 수원대 공예디자인학과, 계명대 공예디자인학과, 경성대 공예디자인학과, 서울과학기술대 공예문화정보디자인학과, 강릉원주대 공예조형디자인학과, 원광대 귀금속보석공예과, 국민대 금속공예학과, 서울대 디자인학부 공예전공, 중앙대 디자인학부 공예전공, 한국전통문화대 전통미술공예학과.

-대학원 : 건국대 대학원 공예학과, 경성대 대학원 공예학과,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공예학과, 동덕여대 대학원 공예학과, 성신여대 대학원 공예학과, 서울과학기술대 대학원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국민대 교육대학원 디자인공예교육전공, 경기대 예술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홍익대 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서울대 대학원 디자인학부 공예전공, 한국전통문화대 대학원 전통미술공예학과.

-전문대학 : 한국복지대 귀금속보석공예과.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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