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며 빵을 굽다

쓰카모토 쿠미/더숲/212쪽/1만4천 원

일본의 작은 도시 단바에 달의 주기에 따라 20일은 빵을 굽고 나머지 10일은 여행을 떠나는 ‘여행하는 제빵사’가 있다. 점포도, 직원도 없는 빵집을 운영하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빵을 만들고 여행을 떠난다. 저자가 그 주인공이다.

저자는 세 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함께 빵을 만드는 생산자들과의 인연, 자신이 일하고 살아가는 단바에 대한 애정, 그리고 빵을 만드는 의미.

“빵을 먹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훨씬 좋다”는 그녀는 20일간 빵을 만들고, 10일의 여행 기간에는 빵에 쓰는 모든 식재료의 생산자들을 직접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을 통해 새로운 재료와 빵의 궁합, 그 계절에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만들어낼 수 있는 질 좋은 빵을 궁리한다. 또한 생산자의 지속적인 수입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자신과 그들이 오래도록 빵 만드는 일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

저자가 운영하는 빵집 히요리 브롯은 약 5천 건 이상의 예약이 쇄도해 무려 5년을 기다려야 빵을 받아볼 수 있는 빵집이 됐다.

저자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답게, 작지만 매일의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더 많은 수입보다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녀가 만든 맛있는 빵만큼이나 커다란 울림을 전해준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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