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가상현실(VR), 생활 속 깊숙히 파고들다 1

▲ 2017년 11월23일부터 26일까지 엑스코에서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가 열렸고 이곳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 간접 체험을 위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4D 가상현실(VR) 체험장이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VR 기반의 자율주행 기능을 체험했다.
▲ 2017년 11월23일부터 26일까지 엑스코에서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가 열렸고 이곳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 간접 체험을 위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4D 가상현실(VR) 체험장이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VR 기반의 자율주행 기능을 체험했다.
▲ 화력발전소 건립이나 지하철 정비 등 위험요소를 내포한 업무를 하기 이전에 현장 상황을 VR을 통해 작업자에게 미리 알림으로써 사고 위험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 화력발전소 건립이나 지하철 정비 등 위험요소를 내포한 업무를 하기 이전에 현장 상황을 VR을 통해 작업자에게 미리 알림으로써 사고 위험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 디스플레이의 영상은 VR에 장착된 특수렌즈를 통해 시야에 도달한다. 특수렌즈는 상을 밀집시킴으로써 시야의 각도를 넓히고 이를 통해 초점 거리를 좁혀준다.
▲ 디스플레이의 영상은 VR에 장착된 특수렌즈를 통해 시야에 도달한다. 특수렌즈는 상을 밀집시킴으로써 시야의 각도를 넓히고 이를 통해 초점 거리를 좁혀준다.
▲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가 개최될 당시 강릉선수촌에는 올림픽선수촌플라자가 조성됐다. 사진은 헝가리 쇼트트랙 선수들이 삼성 홍보관을 찾아 가상현실(VR ) 체험을 하는 모습.
▲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가 개최될 당시 강릉선수촌에는 올림픽선수촌플라자가 조성됐다. 사진은 헝가리 쇼트트랙 선수들이 삼성 홍보관을 찾아 가상현실(VR ) 체험을 하는 모습.
▲ 스포츠에 AI 기술을 기반으로 VR과 AR을 접목하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경기 중인 선수들의 경로를 애니메이션으로 송출해 시청자에게 입체적 표현을 보여주거나 선수들의 경기 관련 능력치를 생동감 있게 확인할 수 있다.
▲ 스포츠에 AI 기술을 기반으로 VR과 AR을 접목하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경기 중인 선수들의 경로를 애니메이션으로 송출해 시청자에게 입체적 표현을 보여주거나 선수들의 경기 관련 능력치를 생동감 있게 확인할 수 있다.
컷: AI와 함께하는 세상

〈6편〉가상현실(VR), 생활 속 깊숙히 파고들다

인기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등장하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증강현실과 복합현실(MR)을 마법과 과학, 중세와 현재, 스페인 그라나다와 서울을 게임 소재로 풀어낸 SF적 요소의 드라마다.

VR은 인위적 기술을 그 시발점으로 한다. 거기에 곁들인 상상의 요소를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송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와 같은 체험을 구현해내는 기술이다. VR은 더이상 이질적 대상이 아닌 신변잡기를 내제할 만큼 우리 실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VR은 아이러니하다. 분명 가상이긴 하지만 허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각종 해양 연구를 위한 해저탐사, 미지의 리스크를 VR에서 분출하는 정보 제공을 통해 일정 부분 상쇄시킨다. 화력발전소 건립이나 지하철 정비 등 파생 가능한 위험인자를 내포한 업무 이전에 그곳의 현장 상황을 VR을 통해 작업자에게 미리 알림으로써 사고 위험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다음 편에 소개될 빅데이터가 수반돼야 함이 마땅하다. 이는 곧 경험치의 데이터를 VR을 통해 알림으로써 지피지기를 목표로 둔다는 것인데, 가상과 현실의 초연결망이 VR을 통해 발현되는 셈이다.

엘론 머스 크테슬라 CEO는 “우리는 시뮬레이션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 세상이 현실일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를 방증하듯 편의를 기반으로 한 경제논리의 VR 산업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VR 교육, 투어, 스포츠, 의료, 엔터테이먼트 등 이채롭고 다양한 VR 서비스 출시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기업은 AI 기술을 인간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생활, 생산 현장, 사무 공간에 접목해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면 이로 인해 비축한 새로운 자원의 총합은 엄청나다. 비축한 자원을 새로운 창의성 발현에 이용할 수 있고 때로는 다음 업무를 준비하기 위한 여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결국 전체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AI를 도외시하는 것보다 AI 도입으로 기술 진보를 이루고 사회 전반 효용을 높일 수 있다면 AI는 유토피아의 기반이 될 훌륭한 자원이다.

지피지기면 승산은 충분하다. 가상과 증강, 그리고 혼합현실에 대한 고찰을 터부시 말아야 할 때다.



◆VR이란 무엇인가

가상현실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가상현실이란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등을 컴퓨터로 제작,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이 마치 실제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성해 주는 사람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의미한다.

가상현실도 또 다른 현실의 범주다. 생경함이 아닌 생동감을 내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충족하기 위한 VR의 5가지 요소를 우선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상호작용이다. VR이 이질적 대상이 아닌 사교의 아이덴티티가 구축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가상과 현실 간 충분한 상호작용이 영위돼야 하며, 이것이 발현될 때야말로 VR은 또 다른 현실과의 다리 역할을 충족시킬 수 있다.

VR로 인한 상호 공감을 표현하려면 현실감 있는 환경구축이 요구된다. 실제가 아닌 미디어가 어느 수준의 사건, 인물 등을 발현시키기 위해선 리얼리즘이 수반돼야 한다.

리얼리즘의 정점은 실존이다. 서비스 구축 간 가상현실의 괴리를 최대한 상쇄하고 그 어떤 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주의적 구현이 필요하다.

리얼리즘이 구축되면 몰입도는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VR 매체에 의한 가상환경은 신기함을 떠나 신비하되 현실을 충족할 또 다른 세상을 펼쳐낸다.

상호작용은 당사자와의 교감뿐 아니라. 매체 속 인물과의 상호 공감마저 놓쳐선 안 된다. VR 공간 속 인물은 또 다른 자아일 수 있고, 가상이지만 현실에 존재할 법한 신변잡기를 내포한다는 데서 교감을 이끌어낼 명분을 찾아야 한다.

위 사항이 VR의 하드웨어적 인지사항이라면 VR의 소프트웨어적 기술 원리에도 확실한 이해가 필요하다.

VR의 디스플레이는 좌·우 2개로 분할된 영상을 송출한다. 왼쪽은 인간의 좌측 눈으로 바라봤을 때의 영상이, 반대로 오른쪽은 우측 시야에서의 영상이 보여지는 원리다. 여기서 VR과 눈 사이 약 7cm가량의 이격으로 원근감이 발생한다. 이 같은 차이로 인해 3D와 같은 입체감이 느껴지게 된다.

디스플레이의 영상은 VR에 장착된 특수렌즈를 통해 시야에 도달한다. 특수렌즈의 역할을 우선 알아 둘 필요가 있는데 이 렌즈는 상을 밀집시킴으로써 시야의 각도를 넓히고, 이를 통해

초점 거리를 좁혀준다.

머리의 움직임은 위치추적 센서가 감지해 낸다. VR 메인보드 내부에 장착된 위치추적 센서 는 머리의 여러 동작 등을 실시간으로 잡아낸다. 이를 통해 인간이 원하는 장소나 위치 등을 지연감 없이 관찰, 리얼리즘의 극대화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 생활곳곳에 활용되는 VR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기술은 전 방위적 산업군을 아우르는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두드러지는 분야가 VR을 통한 스포츠 중계다. 기존 TV수신영상에서 온라인으로의 패턴 변화를 수용하고 시청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미국 NBA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여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VR, AR 기술을 총망라한 이 기술은 경기 간 선수네임과 통계들이 증강현실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경기 중인 선수들의 경로를 애니메이션으로 송출해 시청자로 하여금 입체적 시청환경을 제공한다. 이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능력치인 리바운드와 슛 성공률 등을 VR 및 AR 기술을 통해 생동감 있게 접할 수 있다.

VR의 비약적 발전은 e스포츠의 환경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시발점이 바로 ‘VR 리그’라는 새로운 장르의 출현이다.

VR 리그란 VR 헤드셋과 장비를 활용, 이를 통해 생성된 게임 등을 모태로 탄생한 e스포츠의 토너먼트다. 기존 컴퓨터 앞에서 영위되는 게임과 달리 프로게이머들은 구축된 VR 장비를 착용한 뒤, 특정 아이템 발굴을 위해 이곳저곳을 이동하는 등 새로운 장르의 게임문화를 선도해가고 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VR 홍보관’은 올림픽 이외 또 다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홍보관은 남미나 아프리카 대륙 등 겨울스포츠의 생경함을 느끼는 관객들을 위해 문을 열었다. 스키점프대 모형에 올라 직접 스키점프를 하는 것 같은 짜릿함을 맛볼 수 있는 스키점프 시뮬레이션 등의 여러 가상·증강 프로그램을 내놓음으로써 동계스포츠의 대리체험을 갖기에 충분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유통업계에 부는 VR의 바람도 거세다.

3D입체화면을 통해 매장 이곳저곳을 발품 팔지 않고 돌아볼 수 있는 ‘VR 스트리트’, VR을 이용한 여러 테마파크를 생성함으로써 모객효과의 극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상 오토바이를 체험하고 카트를 이용해 아일랜드 곳곳을 둘러보는 등 체험형 VR 상품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인간 생명을 다루는 존엄의 분야, 의료계에도 VR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비만, 이에 따른 만성질환의 증가에 대처하는 전문 인력의 부재를 VR이나 AR 기술로 충족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VR을 활용한 의료 관련 특허 출원은 최근 6년간 연평균 특허 출원 증가율이 49.4%로 급격히 늘었다.

의료에 VR을 활용하는 대표 사례로는 수술, 진단, 의료인 훈련, 회복을 돕는 재활치료, 환자 삶의 질을 향상할 건강 체크 분야 등이다. 특히 고소공포증을 앓는 환자에게 실제가 아닌 고층 복도에 서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VR 노출 치료 프로그램’을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공포증 치료에 적지 않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도 뇌동맥류를 앓고 있는 환자가 가상현실을 통해 수술의 전 과정을 사전에 인지함으로써 수술적 공포를 일정 부분 완화하기도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자폐증, 조울증 같은 심리 치료에 VR 기술이 십분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직접 배를 절개하지 않아도 VR과 AR 기술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의료진은 사전에 수술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감행한다. 실수는 줄어들 것이고 환자의 고통 절감차원에서 수술 시간도 절약될 수 있다.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백년지대계’로 일컬어지는 교육 분야에서도 VR은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입체감이 요구되는 원기둥이나 삼각뿔, 함수 등의 영역에서 VR이 접목된다면 학생들의 이해도 제고에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 수업 간에도 책에서 보는 것이 아닌 가상의 유적과 유물 등을 3D 영상을 통해 접할 수 있다면 시·청각 수업의 더할 나위 없는 표본이 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커지는 VR 시장

VR 시장은 시나브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VR 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VR 시장 규모를 올해 2조8천억 원에서 2020년 5조7천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폭은 더욱 고무적이다. 해외 유력 시장조사기관에 의하면 VR 시장 규모를 2017년 45억2천만 달러에서 2026년 2120억6천만 달러로 내다봤다. 이는 5G 이동통신 시대의 개막과 궤를 함께 하는데 초연결성과 초지연성을 포인트로 시장의 거대 성장을 예측하는 것이다.

미국 역시 2014년 당시 90만 달러 규모였던 세계 시장이 2018년에는 5천2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한 것을 기반으로 VR 산업이 무한대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의 VR 시장은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기기의 수익 창출이 주를 이룬다. 구글의 데이드림,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VR 기기의 활용이 용이한 특정 계층을 기점으로 소비자층의 다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무조건적 청사진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철저히 분석돼야 함이 요구된다. VR의 지나친 의존으로 인한 중독 현상과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구분치 못하는 신종환자들의 발생 개연성이 분명 존재한다. 이를 통해 발생 가능한 각종 범죄 역시도 쉬 간과할 수 없는 맹점이다. 아울러 지나친 AI 기술의 발발로 인한 인간소외 등 윤리적 문제들도 무시해선 안 된다. 콘텐츠 능력으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다. 병원은 그럴듯하게 지어졌지만 의료기기가 부족한 셈이다.

예를 들어 원가절감과 원거리 이동이 용이치 않은 소비자를 위해 각 건설사마다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사이버 모델하우스’. 2006년 인터넷 청약과 함께 시작된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청약과열을 방지하고 모델하우스 건립비용이 오롯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는 단점을 타파하기 위한 이름 그대로 스마트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아파트 평면도 뿐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 심지어 마감재 확인까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사이버 모델하우스의 맹점은 분명 존재한다. 3D 공간을 펼쳐냄으로써 입체화를 제고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실물에 비해선 왜곡된 사항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마감재의 질감까지는 확인이 어렵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기술적 한계를 방증하듯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이버 모델하우스는 보조수단일 뿐”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 또한 사실이다.

세상일에는 일장일단(一长一短)이 상존한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희망과 경계를 더불어 고려해야 한다. 그 괴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오늘, 그리고 현 시점이다.

글·사진=군월드 IT 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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