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지금은 투자의 원칙을 되돌아 볼 때

지난해 이맘 때 아내가 몇 년 전에 가입해둔 펀드가 수익이 난 걸 보더니 본격적으로 투자해서 본인도 용돈을 벌어보겠다며 자신만만하게 투자를 시작했었던 기억이 난다.

일주일 만에 조금 더 벌었다고 자랑하더니 그 후 지금까지 조용한 것을 보면 아마도 주식시장의 하락과 함께 손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초만 해도 여기저기서 주식으로 또는 펀드로 얼마를 벌었다는 무용담이 오갔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주변에 투자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기가 힘들다.

올해 경제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뉴스들이 들려오고 많은 금액을 투자한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손해보고 팔아야 할지 더 기다려야 할지 불편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로 돈을 벌어서 어디에 쓸지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시작했는데 이렇게 불편한 고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 세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첫째, 몇 개월 정도만 투자해도 일정수준의 수익은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손해가 발생한 경우. 둘째, 확실한 투자처라고 판단돼 특정 투자처에 집중해서 투자했는데 손해가 난 경우. 셋째, 특정 시점이 확실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하고 목돈을 투자했는데 추가적인 하락으로 손실이 발생한 경우다.

위의 세가지 경우를 잘 살펴보면 모두 ‘확실’이라는 말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당장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초에 올해의 주가지수나 경제를 전망하지만 수많은 변수들 때문에 예측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해 초에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연말 코스피지수를 3,000포인트까지도 갈 것이라 예상했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2,000포인트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했었다.

결국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확률은 조금 높일 수는 있겠지만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뉴스를 보거나 누군가가 주는 정보를 듣고 ‘확실하다’고 판단한 후에 소중한 돈을 쉽게 투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를 해야 실수를 줄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투자를 하기 전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확실’이라는 단어를 빼고 생각해보자.

만약 단기간에 확실한 수익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당연히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확실한 투자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큰 금액을 한 곳에 투자하지 않고 분산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이 확실한 타이밍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기회가 언제든지 올 수 있으니 목돈을 지금 당장 전부 투자할 이유는 없어지고 여유자금으로 나눠서 투자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여유자금으로 분산해서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비록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서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마음가짐과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의 주가하락이 힘든 시기가 아니라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자산관리업무를 하다 보면 많은 고객들이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있는 특별한 방법이나 상품을 찾기 위해 상담을 요청한다.

하지만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비법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는 없다. 그러나 변치 않는 성공투자의 원칙은 있다. 바로 여유자금으로 장기적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다.

대구은행 중동지점 서창호 PB팀장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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