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전면에 등장하면서 지역정가 호사가들의 입방아를 타고 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소속 지자체 장으로서 정치적 언사를 삼갔던 권 시장이 한국당을 겨냥, 강도높은 작심 비판 세례를 가한데 이어 한국당 인사들의 5.18 관련 발언과 관련,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대구시민을 대신해 공식 사과하는 등 권 시장의 페이스북 정치 행보를 놓고 긍정과 비판의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권 시장의 페이스북을 통한 메시지 전달은 지역 여론을 크게 흔들고 있다.

당장 18일 엑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장에 5.18구속부상자회대구경북지부 등 66개 시민단체 및 정당이 나서 5.18 망언 국회의원 제명과 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에 맞서 한국당원들간 실랑이가 펼쳐졌다.

시민단체들은 권 시장이 지난 10일과 17일 올린 페이스북에서 연일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관련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 제대로된 평가라며 한국당 해산까지 목소리를 높히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정가 일각에서는 대구시민을 대표한 한국당 소속 대구시장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관련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 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권 시장의 망언이라는 말 한마디에 대구시민 모두가 5.18 관련 망언의 테두리에 갇힌 모양새를 줬다는 것.

비록 5.18 유공자 명단 공개 문제가 지난해 12월 '명단 공개는 사생활 침해'라고 불공개로 법률다툼이 일단락됐지만 되레 권 시장이 한국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5.18 유공자 명단 문제를 꺼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가 일각에서는 지난 10일 권 시장이 한국당을 겨냥, ‘정신들 좀 차리자’란 페이스북 작심 비판 발언과 관련해서도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현 재선 이후 3선 도전이 아니라 차기 대권을 꿈꾸는 권 시장의 ‘빅 픽쳐’ 즉 큰 틀에서의 정치적 돌파구 모색 차원의 페이스북 정치 재개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인 출신의 권 시장이 쇼맨십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대구 시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대표 인물로의 등극을 위한 작심 비판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친박 극복이 아닌 황교안 후보 등 친박 정서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 높아지면서 비박 세력이자 권 시장과 동고동락해 온 오세훈 후보에 대한 간접 지원 차원의 메시지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는 오세훈 후보와 거의 궤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 시장 측은 "최근 시민들과의 여론 소통부분에 많은 시간을 소요한다"면서 "시정에만 전념할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지만 권 시장의 요즘 행보는 대구 대표 맹주 이후의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 도전 쪽에 기울어져 있다는게 또 다른 권 시장 측의 답변이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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