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영/대구 달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우리나라는 이미 거주 해외 이주민 수가 170만 명 이상의 나라로서, 현재 결혼하는 10쌍 중 1쌍이 외국인과 결혼하는 나라이며, 2050년이 되면 다문화가족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다문화 국가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안정적으로 다문화사회에 진입하였을까?

일반적으로 다문화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적, 인종적, 가치적, 행태적 차이를 가지는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속성에 의해서 차별을 받지 않고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제반 권리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신문이나 방송에서 접하는 우리 사회의 다문화사회 진입을 위한 인식수준은 아직도 열악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다문화사회를 준비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문화에 대한 우리의 시각과 생각을 바꾸는 것이라 생각한다. 달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하는 결혼이민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대다수가 한국에 입국해서 살아가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한국어가 능숙해지고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지만 오히려 주변의 편견과 차별을 더 느낀다고 한다.

그럴 때면 내가 노력한 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여전히 이방인이라는 생각에 절망감을 느끼고 내 자녀들까지 편견과 차별에 노출되는 환경을 직면할 때면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나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들 한다.

우리가 왜 이렇게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가 생각할 때 우리 편견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농촌총각 장가 보내기’ 사업이 아닐까 싶다. 결혼하지 못하는 나이 많고 능력 없는 남자를 위해 ‘여성을 사 왔다’는 생각이 다문화가족이라 하면 다 어렵고 힘든 가족만 떠올리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하는 것이다. 다문화가족 중에도 연애결혼도 있고, 잘 사는 가정도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의 결혼이민은 2009~2010년 정부 정책에 따라 변화가 왔다. 결혼이민을 중개하던 업체들이 폐업하면서 과거 ‘결혼중계’ 대신 ‘연애결혼’으로 인한 결혼이 대폭 증가하고 있고, 내국인 여성과 외국인 남성의 결혼도 증가하고 있다.

TV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윌리엄’이나 ‘다윤이’도 다문화가정이듯 결혼 이주가정을 무턱대고 장애인이나 한부모 가정과 같은 취약계층으로 분류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우리가 다문화가족을 편견 없이 대하기 위해 일반가정도 언제든 다문화가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가정은 만약 자녀가 일자리 때문에 외국에 갔다고 생각할 때 더 명확해질 것이다.

외국에서의 생활하면 국제 결혼의 가능성이 커지고, 그로 인해 거기서 태어나는 손주는 나와 다른 언어를 쓰게 된다. 당신은 그곳에서 나의 자녀가, 나의 손주가 잘 적응하고 사회 일원으로서 잘 성장해주고 터 잡아 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가정해 본다면, 우리나라 안에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해서 우리가 편견 없이 잘 대해 주고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에 잘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 아닐까.



다문화사회로의 변화는 그리 어렵지 않다. 편견과 우월적 사고를 버리고 존중과 공존을 생각하면 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우리는 결혼이민 여성에게 한식을 가르치려고만 했지 그들의 전통음식을 배우려고는 하지 않았다. 지자체별로 다문화 축제를 할 때도 다문화가족들만을 위한 축제에만 머물렀다. 이러한 다문화 축제를 다문화가족만을 위한 축제가 아닌 모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다문화가정 자녀만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보다 일반 학생도 포함한 참가자 모두가 상호 이해 증진과 또래 관계 형성을 꾀하는 정책들로 축제가 변화하고, 다문화 여성에 대한 한식 교육을 하는 만큼 베트남 여성들이 반미나 쌀국수 조리법을 지역사회 사람들을 대상으로 요리교실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 그래서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생각으로 화합하고 소통하면 된다.



글로벌화에 따라 한국 사회는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더욱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다문화가족을 편견을 갖고 대하고 단일민족을 강요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다인종 시대를 넘어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려와 존중을 넘어 공존을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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