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지난번 겨울철 빈번한 강아지 감기에 대해 알아봤다.

얼마 전 10살가량의 말티즈 보호자가 다른 감기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데 기침이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는다며 병원을 찾아오셨다.

사람이나 반려견이나 감기의 대표적인 증상이 기침이다. 하지만 반려견의 기침은 때로는 감기 이상의 다른 증상을 나타내는 척도가 될 때도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단순한 감기라 생각하고 감기 치료만 했던 이 녀석도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니 그 기침은 감기 증상이 아니라 안타깝게도 심장병의 증상이었다.

심장병이 심해지면 심장이 커지면서 심장 위쪽 기도를 누르거나 압박하게 돼 기침하게 되는데 이때 특징은 캑캑거리며 지속해서 토할 듯이 기침을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간혹 음식을 잘못 삼키거나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것으로 착각하거나 오인 할 수 있는데 반드시 정밀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또 기침은 반려견들의 대표적 전염성 기관지염인 ‘켄넬코프’ 증상으로 많이 나타난다. ‘켄넬코프’란 말 그대로 ‘켄넬’(견사)에서 유행하는 ‘코프’(기침)를 말한다.

이 병의 원인은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2형 등의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복합적인 것으로 감염된다. 처음 많은 개체와 지내는 애견숍 같은 곳에서 분양받아 올 때나 애견카페 등 다른 개들과 많은 접촉을 하는 곳에서 감염 위험이 높을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하도록 해야 한다.

켄넬코프의 증상은 기운 없이 마른기침을 심하게 하고 콧물이나 열이 날 때도 있지만 보통 건강한 강아지라면 며칠 앓고 나면 좋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새끼나 노령견은 폐렴까지 진행될 수도 있으니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사람들도 예방접종을 통해 여러 질병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켄넬코프도 백신으로 쉽게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미리 예방 접종해 항체를 만들어주면 피해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반려견의 기침은 요즘 예방접종으로 많이 없어진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면 나타나는 가장 주된 증상이기도 하다. 뿐 아니라 치료가 어려울 수 있는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나 폐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니 기침을 하는 우리 집 강아지, 꼭 예의주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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