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부서, 인턴직원 1명 과실치사 혐의 입건…제철소 압수수색

경찰이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포항 남부경찰서는 지난 15일 포항제철소 현장 근로자 김모(56)씨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제철소 안전 분야와 제품 출하 관련 등 3개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30여 명의 수사관을 투입해 CC(폐쇄회로)TV와 근무일지, 안전 매뉴얼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발생 후 사측이 적절한 구호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어느 선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서 사고 당시 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인턴직원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크레인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숨진 김씨에 대한 부검 결과 산재 가능성이 커지자 크레인을 조작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연휴이던 지난 2일 포항제철소 내 신항만 5부두에 있는 지상 35m 높이 크레인에서 김씨가 홀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수출제품을 배에 선적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김씨는 사고 직전 인턴직원 A씨를 교육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철소 측은 사고 직후 사내 재해 속보를 통해 “산재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심장마비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이를 석연찮게 여긴 유족의 요청으로 부검을 진행한 결과 김씨의 사망 원인은 장기 파열 등에 의한 과다출혈로 드러났다.

이후 유족은 금속노조포스코지회와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을 촉구했으며, 경찰 수사와 함께 현재 노동청 조사도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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