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로 본 번역의 세계

생텍쥐페리, 이정서 지음/새움/416쪽/1만4천 원

도무지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번역계의 논쟁이 있다. 바로 ‘역자의 권한은 어디까지인가’와 ‘직역과 의역 중 어느 것이 더 좋은 번역인가’하는 것이다.

번역에 대해 저자는 작가가 쓴 그대로의 서술 구조를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역자 임의로 작가의 문장을 해체시키는 번역은 ‘의역’이 아니라 ‘오역’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논쟁의 총합물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번엔 ‘직역’에 대한 내 생각을 ‘설명’할 것이 아니라, 직접 원문과 번역문을 1대1 대응시켜 보여 줌으로써 그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어린 왕자는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번역된 텍스트 너머를 볼 수 없는 독자에게는 역자의 눈으로 제한된 세계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역자로 인해 작품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원문과 그에 따른 정확한 직역을 통해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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