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년차를 맞은 대구국제학교가 국내 부유층 자녀들의 미국 학력 취득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수는 해마다 줄어 들며 외국인 정원의 20%도 채우지 못하는 반면 내국인은 전국서 입학 자원이 몰리며 법정 정원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2019년 1월 현재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과정인 12학년까지 재학중인 외국인 학생수는 모두 76명으로 정원(408명)의 약 18%만 채워진 상태다.

반면 내국인은 법정 허용 범위인 정원 204명(30%)을 모두 채웠다. 법정 입학 범위를 100%충족한 것. 내국인 허용 범위인 30%에는 별도의 입학 조건이 없어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몰리며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지역 교육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본사를 이전한 공공기관과 정부부처 등 외지에서 대구로 이주한 학생을 위해 열어둔 범위(10%, 68명) 내 내국인 20명이 재학중이다.

외국인 학생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5학년도 106명이던 외국인은 2016년 102명, 2017년 86명, 2018년 77명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8학년도 9월 신규 입학에서도 이같은 상황은 이어졌다.

초등부의 경우 내국인 20명이 새로 입학한 데 반해 외국인은 3명에 그쳤고, 중등부는 외국인 없이 내국인만 9명 입학했다. 고등부는 외국인 1명 내국인 6명이다.

사정이 이렇자 일부 학급은 외국인이 1명인 학급도 있다. 2개 학급으로 운영되는 10학년(고등학교 2학년)의 외국인은 총 2명으로, 학급당 외국인수가 1명에 그친다. 외국인이 3명인 2학년(초등학교 2학년)도 학급당 외국인은 1.5명, 내국인은 12명이다.

대구국제학교(DIS)는 대구시가 해외기업 유치 활성화를 위해 국·시비 220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국내 1호 국제학교로, 2010년 8월 개교했다.

연간 학비가 입학금 300만 원을 포함해 최저 2천350만 원(유치원)부터 3천140만 원(고등부)로 수천만 원이 들어가며, 졸업 후에는 미국 학력이 인정된다.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국내 대학보다 해외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둔 일부 부유층에서 선호하며 ‘내국인 귀족학교’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2017-2018학년도 졸업생 27명 가운데 해외 대학 진학자가 대다수인 20명이다. 국내 대학 진학은 6명, 기타 1명이다. 2016-2017학년도에는 국내 대학 진학생 없이 해외 대학에만 13명 진학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대구의 경제 구조상 외국인이 많지 않아 외국인 학생수가 정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내국인들의 입학희망자들만 넘치는 상황”이라며 “내국인 허용 기준을 확대해 달라는 학교측 요구도 많지만 쉽지 않다. 국제학교 설립 취지에 맞지 않고 수천만 원 학비 때문에 비판적 시각도 많아 부담스러운 사안”이라고 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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